유건이가 7시간 동안 분유를 먹지 않고 잠이 들었다. 거의 밤중수유를 끊을 것처럼 안 일어나길래 조금 찡찡거릴때 깨워서 분유를 먹였는데 분수토를 했다. 진짜 분수가 쏟아지듯 팍하고 분유를 토해냈는데 여태까지 내가 알던 분수토는 분수토가 아니였다. 내가 너무 놀라 소리를 지르는 통에 젖병을 씻던 남편이 급하게 방으로 들어왔다.

  내가 봐왔던 분수토는 기침을 하듯이 팍 튀어나가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그야말로 쏟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괜히 잠도 덜깬 유건이에게 계속 먹으라고 강요한 것 같아 미안했다. 유건이옷, 속싸개, 내옷까지 적실 정도로 많이 게워낸 유건이가 너무 안쓰러웠다.

  절반 이상을 토해서인지 다음 분유텀은 2시간만에 돌아왔다. 이번에는 내가 먹이기가 좀 무서워져서 남편에게 먹이라고 했다. 유건이가 먹으면서 자느라 시간은 20분 가까이 걸렸지만 이번에는 토하는 것 없이 잘 먹었고 금방 다시 잠이 들었다.

  새벽에 심하게 토해서일까 이후 유건이는 100~110ml까지만 먹고 연신 젖병을 밀어냈다. 항상 일정하게 140ml씩 먹어주고 다 먹고도 더 먹고 싶어 첩첩거리던 우리 유건이었는데 조금 걱정이 된다. 조금 여유를 가지고 기다렸다가 먹이니 끝까지 먹긴 하는데 20분이 넘게 걸린다. 그간 잘 먹어주던게 큰 복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주겠지? 분유도 컴포트케어라 맛도 떨어지는데 이대로 먹는 것에 대한 흥미를 잃지는 않을지 모르겠다.

  유건아 엄마가 억지로 먹이는 바람에 우리 유건이를 힘들게 한 것 같아 마음이 아파. 많이 힘들었지? 정말 미안해... 나빴던 기억은 모두 잊고 다시 잘먹고 더 먹고 싶어서 첩첩거리던 첩첩유건선생으로 돌아와줘!!!
 

  출산 전 형님이 아기띠 2개를 주셨는데 사용법을 몰라 어제 형님네가 오셨을 때 물어봤었어야했는데 깜박했다. 남편이 이리저리 해보더니 사용법을 파악했는지 유건이를 태웠다. 확실히 슬링을 하니 안정감은 있었고 남편도 편하다고 했지만 밀착만 될 뿐 고정되는 안정장치가 없는지라 떨어질까봐 나는 못할 것 같다.

  슬링 안에 있는 유건이를 보니 편안해보였고 해먹이 생각났다. 해먹 인테리어도 괜찮은 것 같은데 이사가면 유건이가 자유롭게 쉴 수 있도록 해먹을 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또 유건이가 조금 더 크면 캠핑장으로 함께 여행을 가서 해먹 위에서 자연을 느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유건아 매일매일 새로운 모습을 보이며 우리아들이 다양한 첫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 엄마는 참 신기하고 기쁘단다. 조금 더 크면 신나게 놀러다니며 더 다양한 모습을 엄마한테 보여줘 사랑해~♥ 우리아들 ^^

  어머님이 어제 잠깐 다녀가시면서 형님네 줄 국과 떡을 두고 가셨는데 형님네 가족들이 어머님이 맡기신 음식을 찾으러 우리집에 놀러오셨다. 오늘도 양손 가득 사오셨는데 우선 저녁으로 먹으라며 꼬막 비빔밥과 게튀김, 그리고 유건이 장난감을 사오셨다.

  그중 특히 마음에 드는 것은 단연 강아지 인형이었다. 유건이가 강아지띠(개띠)인만큼 애착인형으로 딱 좋을 것 같았다. 사실 라인 프렌즈의 브라운이나 코니 인형으로 애착인형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형님이 사오신 인형을 보자마자 바로 마음이 바뀌었다.

  유건이에게 쥐어주며 사진을 찍어보았는데 유건이와 애착인형의 조합이 제법 잘 어울린다. 유건이 자체만으로도 귀염귀염하지만 애착인형으로 귀여움지수가 올라간 것 같다.

  형님과 함께 온 남편의 조카는 외동딸인데 동생이 없어 동생 대신 집에서 콩콩이 같은 인형돌보기 놀이를 많이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아기돌보기사가 꿈이라고 했다. 오늘은 우리 유건이가 살아있는 콩콩이가 되어서 사촌누나의 케어를 받게 되었다. 유건이가 울려고 시동을 걸 때마다 조카는 비닐봉지로 백색소음을 내주기도 하고 딸랑이도 흔들며 바쁘게 움직였다. 너무 열성적으로 돌봤던 나머지 볼까지 새빨개졌고 힘들어서 쉬어야겠다고 했다. 우리 유건이가 사촌누나의 꿈을 좌절시킨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유건이가 누나랑 나이차이가 많이 나지만 않았어도 더 살갑게 지낼 수 있었을텐데 조금 아쉽다. 만약에 둘째를 갖게 된다면 우리 유건이도 사촌누나가 해줬던 것처럼 동생을 잘 돌보는 좋은 형 또는 오빠가 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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