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네이버로 블로그를 이동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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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밤중수유없이 상쾌하게 하루로 시작했다. 나는 못일어났는데 새벽에 10분 정도 유건이가 깼다고 했다. 남편이 안아주니 금새 다시 잠들었는데 아빠가 안아줄 때 눈을 떠서 아빠 한 번 보고는 쓱 엄마쪽도 보고 안심하고 다시 눈을 감고 잤다고 한다. 인원체크는 확실히 하는 우리 꼬마다. 잘 때도 잠든척하다가 눈떠서 엄마, 아빠가 있는지 꼭 확인을 한다. 잠들었다고 방심 할 수 없다. 😭
 
  오늘은 육아도우미 앱에서 아래와 같이 알림이 왔다.

[2개월, 10주차, 68일차]
아기가 순하고 얌전하다고 결코 기뻐할 일이 아니며, 팔이나 다리 등 몸을 활발하게 움직이는 아기일수록 두뇌와 신체발달이 좋아요. 튼튼하고 똑똑한 아기로 키우기 위해서는 아기의 움직일 수 있게 적극적으로 도와주세요. 아기가 움직임이 적다면 엄마가 활발한 움직임을 유도해 주세요.

  그래서 유건이가 일어나자마자 거실로 가서 속싸개를 풀어준뒤 쭉쭉 몸을 풀 수 있도록 했다. 뱃속에서부터 워낙 움직임이 많았던 유건이지만 이제 제법 동작이 커졌다. 동영상을 캡처했는데 동작이 상당히 역동적이다. 그런데 티스토리 앱에서는 왜 동영상이 안올라갈까? 유건이 귀여운 동영상이 많은데 안타깝다.

  한참을 움직이고는 피곤해서 뻗은 유건이를 침대로 데려왔다. 움직이느라 힘들었는지 발가락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유건이가 자준 덕분에 나도 옆에서 같이 잤다. 유건이가 요즘 잠이 늘어서 원래도 크게 힘들진 않았지만 밤에도 낮에도 한결 수월한 육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육아앱에서는 아기가 순하고 얌전하다고 좋아할일은 아니라고 하지만 우리 유건이는 순하고 활발해서 참 엄마를 편하게하는 효자 귀염둥이 아가다. :)

  출산 전 조리원에서 최장기간 머무르며 몸조리하고 모르는 사람과 좁은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것은 너무 불편할 것 같아서 산후도우미는 안 구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조리원 연장이 녹록치 않았다. 유도분만으로 주말에 유건이를 낳아서인지 방이 2개밖에 남지 않았었고 나보다 하루 늦게 낳은 사람들은 몇달 전부터 예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이틀씩 대기하고 들어올 수 있었다. 예약한 사람도 대기를 하는 상황이라 연장은 절대 불가일 것 같았다. 부랴부랴 조리원에 들어가자마자 남편이 정신없이 산후도우미 업체에 연락을 했다.

  업체는 평가가 좋은 위드맘으로 연락을 했고 급하게 연락하긴했지만 그래도 조리원에 머무르는 2주간의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이모님을 배정 받을 수 있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이모님을 너무 잘 만났다. 나중에 알고보니 남편이 돈은 얼마 더 추가해도 상관없으니 무조건 베스트로 배정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평가가 좋은 김순성 이모님이 배정이 됐다고..😉 남편이 베스트로 해달라고 끈질기게 요청한 덕분에 이모님은 2주 전부터 우리집으로 계속 배정되어있었다고 한다.

 [장점]
1. 분유텀이 생김
  이모님이 오시기 전 남편과 나는 조리원에서 했던 것처럼 80ml를 배고플 때마다 먹였고 분유텀이라는 개념도 없었다. 이모님이 오시는 이틀째 되는 날 유건이가 엄청 울었다. 밥 먹은지도 얼마 안되서 배고플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이모님이 유건이 우는 소리에 출근하자마자 후다닥 오시더니 양이 부족하니 100ml으로 올려야된다고 하셨다. 이모님 말씀대로 100ml로 올리니 거짓말같이 꿀잠을 잤다. 1회양은 늘었지만 분유텀이 길어져서 먹는 절대량은 줄었다. 신생아시절 하루 960ml까지 먹였었는데 이모님이 오신 후 800이하로 떨어졌다. 하마터면 유건이 소아비만 됐을지도.. 이모님이 가시기 전에 1회 120ml까지 올려주셨는데 그때 분유텀을 잘 배워둔 덕에 지금 너무 잘 먹고 벌써 밤중수유도 끊었고 70일이 된 오늘까지 유건이의 몸무게가 2배가 되었다. 😚

2. 산후 우울증 관리
  이모님이 오신 첫 날 티타임을 가졌는데 수다를 떨다보니 6시간동안 떨었다. 남편은 외부인이 집에 왔는데 연락이 안되니 전화를 15통이나 했고 배터리 충전중이라 몰라서 결국 업체 사장님이 이모님께 전화를해서야 남편에게 연락을 할 수 있었다. 그만큼 케미가 잘 맞았다. 임신 초기부터 회사도 그만뒀었기에 사람과의 교류가 거의 없었는데 이모님 덕분에 우울증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3. 수면교육 환경 조성
  딱히 수면교육을 하려고 하진 않았는데 이모님이 오시면 유건이를 거실로 데리고 나가 거실에서 먹놀잠하다가 아빠가 퇴근한 후에는 방에서 재웠더니 저절로 노는 공간과 자는 공간이 분리가 됐다. 아마도 이모님이 안계셨으면 계속 안방에서만 유건이를 데리고 있지 않았을까? 유건이가 거의 완분아가여서 모유수유아가보다 배고픔이 덜했던 점, 수면공간을 분리한 점, 자장가를 틀어주고 조명을 어둡게 한 후 쪽쪽이를 해주고 자기 전에 "지금은 코 잘 시간이야."라고 말해주는 매일 동일한 수면 루틴을 만들어준 것 등의 영향으로 70일동안 밤에 잠 못자서 힘들었던적은 3번 정도로 거의 없었던 것 같다. 5일 전부터는 벌써 밤중수유도 끊어서 중간에 깨는 일도 없다.
 
4. 아기 케어 방법 학습
  조리원에서도 신생아 케어방법을 배우긴 했지만 집에서 실제로 해본 것이 아니라 많이 허둥지둥했었다. 이모님이 목욕법, 안는법, 분유타는법, 젖병세척법, 배냇저고리 입히는법 등 사소한 것까지 알려주셔서 이모님이 가시고도 실제 유건이를 돌보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목욕법은 동영상을 찍어서 남편에게 보여주니 이전에는 둘이서도 허둥거렸는데 남편 혼자 씻기게 되었고 한결 여유가 생겼다.

5. 집안일
  사실 우리가 이모님께 바라는 것중 집안일은 우선순위 최하위였다. 유건이케어와 산모회복이 우선이었기에 집안일은 못하셔도 남편이 퇴근 후 하면 되니까 남편도 무리하게 요구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젖병세척, 빨래, 청소, 식사까지 매일 잘해주셔서 덕분에 남편이 편해졌다. 특히 젖병세척은 마지막 먹이는 시간까지 계산해서 한 병도 남김없이 완벽하게 전부 세척해주셨다.

6. 기타
• 금요일 퇴근하실 때 주말에 무슨 일있거나 궁금한 점 있으면 전화 받을테니 부담없이 연락하라고 하셔서 초보맘인 나는 너무 든든했다.

• 출산 후 입맛이 없어서 딱히 먹고 싶은 것도 없어 장을 안보고 양가 반찬으로 식사를 했는데 안 먹는게 걱정되신다며 카레를 직접 만들어다주셨다. 재료를 산 것도 아니고 굳이 그렇게 안하셔도 되는데 정이 많으신 듯 감동을 받았다

• 나는 유건이 하나 돌보지만 이모님은 그간 30명 이상의 아이를 돌본 경험이 있기에 유건이가 잘 크는지 건강한지에 대해 알려주셨다. 유건이는 트림도 잘하고 밥도 잘먹고 잘자고 잘크고 있다고 안 먹는 애들도 많다고 그렇게 말씀해주실 때마다 건강하게 잘 성장하고 있구나 대략적으로나마 측정할 수 있었다.

  이렇게 위에 장점들을 나열하니 이모님께 정말 고마운 점이 무지 많다. 단점이라면 이모님은 얼른 가서 좀 자라고 하셨지만 수다떠느라 재밌어서 낮잠을 못잔 것, 또 마사지를 거의 못받은 것인데 마사지는 이모님이 해주신다고 하셔도 내가 안한거라 나에겐 단점은 아니다. 잠과 마사지가 중요하신분은 처음에 말씀하시면 이모님이 다 맞춰주실 것 같다.

  케미가 워낙 잘 맞아 가는 날에 울기도 하고 종료 후에도 연락을 주고받곤한다. 너무 감사해서 진작 리뷰를 쓰려고 했는데 이제서야 올리니 죄송할따름이다. 근데 내 블로그는 워낙 인기가 없어서 사람들이 많이 볼까 모르겠다. 아무튼 이모님 많이 가르쳐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덕분에 유건이도 쑥쑥 잘 크고 있어요 ^^
  오늘도 밤중수유 없이 잘잔 유건이 이제 밤중수유는 진짜 끝난듯하다. 거의 10시간만에 분유먹고 신난 유건이 😊 동영상으로 찍었놨는데 무진장 귀엽다.

유건이를 낳고 매일 아침 육아도우미 앱을 통해 월령별 육아정보를 받고 있는데 오늘 67일차가 된 유건이는 아래와 같은 특징이 나타난다고 한다.

[2개월, 10주차 67일차]
오므리고 있던 아기의 손이 펴지기 시작하고 손가락을 빠는 아기들도 있어요. 움직이는 물체를 향해 팔을 휘젓기도 하는 등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엉덩이와 무릎관절이 유연해지면서 발차는 힘이 강해져요.

  아직 손가락을 빨지는 못하지만 아침부터 왼손을 엄청 첩첩 빨고 있는 유건이 쪽쪽이도 툭툭 던져버리고 손을 빨고 있는데 쪽쪽이와는 다른 빠는 맛이 있나보다. 발차는 힘이 강해진다는데 유건이 밴드 업로드용 동영상을 찍고 있는데 유건이가 핸드폰을 발로차서 흔들거렸다. 제법 강한 힘이라 놀랐다.😱

  바닥에서도 침대에서도 엄마한테 안겨서도 어디서든 손을 쪽쪽 빠는 유건이. 덕분에 왼손 두번째 손가락이 시뻘개졌다.😂 손을 꽉 쥐고 있어서 손수건으로 닦아줘도 꼬질꼬질한 냄새가 나서 손을 안빨았으면 좋겠는데 이것도 발달과정이니 당분간은 그냥 둬야겠다. 😣

  어제 예방접종을 하고 와서였을까? 새벽 2시에 배고프다고 낑낑거리던 유건이가 그냥 잠들어서 새벽 6시 30분이되서야 분유를 먹었다. 거의 9시간 가까이 잠을 잔 것이다. 원래 길면 7시간까지 자는 유건이지만 저녁 7시쯤에 자기 때문에 새벽 2시~4시 사이에 분유를 먹곤했는데 오늘은 최고기록을 가뿐하게 넘겼다.

  육아블로그들을 보면 100일의 기적, 100일의 기적하는데 우리 유건이는 이미 50일 전부터 5시간씩은 자줬고 잠도 침대에 눕히면 오래 걸려야 30분 내에는 잠들었기때문에 크게 재우는 것도 무리가 없었던 것 같다. 주변에서는 내가 태교를 잘해서 그렇다고 말하기도 하고 전생에 나라를 구한 것 같다고도 했다. 아마도 완분아가라서 더 잠을 잘자고 밤중수유도 비교적 잘 끊어가고 있는 것 같다. 알아서 잘해주고 있는 순딩이 유건이 덕분에 비교적 육아를 수월하게 하고 있는 요즘이다.

  어제 예방접종으로 인해 씻기지 못했던 유건이를 2일만에 씻기고 엄마표 우주복을 입혔다. 엄마가 재봉틀로 만들고 아빠가 티단추를 달아준 우주복 제법 예쁘장하게 만들어진 것 같다.

  우리 유건이한테도 잘 어울리지만 너무 딱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 2주정도 입을 수 있으려나 아무튼 엄마, 아빠의 사랑으로 만든 옷이니 유건이도 마음에  쏙~ 들었으면 좋겠다. 😚

  오늘은 유건이 생후 2개월차 예방접종을 맞으러 갔다. 2개월차에 맞아야하는 예방접종 종류는 정말 너~~~무 많다. 필수 4종(DTap, 폴리오, Hib, 폐렴구균) + 선택 1종 (로타바이러스) 총 5종이나 되는데 주말마다 일주일에 하나씩 맞으려면 부지런히 맞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아침 일찍부터 소아과로 출동했다.

  유건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동차없이 걸어서 하는 외출인데 날씨가 조금 추웠다. 겉싸개없이 우주복만 입혔더니 다른데는 다 괜찮은데 손이 쏙 나와서 너무 미안했다. 그나마 5분도 안걸리는 가까운 거리라 다행이었다.

   소아과에 도착했는데 생각과는 달리DTap, 폴리오, Hib는 멀티백신이라 한방으로 다 맞을 수 있고 로타바이러스용 백신은 주사가 아니고 먹는약이라 주사는 멀티백신 + 폐렴구균 총 두 대, 먹는약 1병해서 오늘 예방접종 다 끝내고 왔다. 열이 나고 힘들어할까봐 한 번에 맞히기 싫었는데 주사를 2번으로 나눠 맞으면 2번 열이 날 수 있다는 말에 다 맞혔다.

  진료실 앞에서 대기하다가 주사를 맞으러 간 유건이. 앞으로 닥칠 일은 모르고 평온한 상태다.

  전반적인 유건이 건강은 양호한데 몸무게가 너무 많이 늘었다. 3.14kg으로 태어난 유건이는 5~5.5kg 정도가 정상인데 6.5kg이나 되었다. 하루 800ml정도 먹는다고 하니 많이 먹는 편이라고 하셨다. 인터넷에서 본 권장량은 800~1,000ml인데 헷갈린다. 남편이 양을 줄여야하냐고 여쭤보니 "아직 다이어트할 나이는 아니에요."라고 답해주시는 원장님. 유건이가 말을 알아들었다면 아빠를 째려봤을듯 하다. 먹는걸 얼마나 좋아하는 아이인데 줄인다니...

 간단한 진찰 후  먼저 로타바이러스 백신인 로타릭스를 주사기에 넣고 입으로 투입했다. 원장님이 처음에 "비싼약이니까 뱉으면 안돼" 하셨는데 잘 먹는 유건이를 보고 "입으로 들어가는 건 쭉쭉 다 잘먹네. 다른애들은 맛없다고 토하고 뱉고 우는데" 라고 하셨다. 앞서 몸무게 오버판정을 받은 유건이기에 입으로 들어가는건 다 잘 먹는다는 말씀이 민망하게 느껴졌다.😣


  다음은 대망에 주사 왼쪽, 오른쪽 허벅다리에 각각 맞았는데 BCG나 B형간염을 맞을 때처럼 맞을 때만 엥하고 바로 그쳤다. 용감하고 씩씩한 유건이다. 나중에 커서도 주사 맞는걸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주사를 맞고 발진이 있는지 대기 후 이상이 없어 집으로 돌아왔다. 열이 날까 노심초사했는데 집에오자마자 방실방실 잘 웃는 유건이다. 오늘 주사 맞은 아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집에 와서 많이 보채지도 않고 밥도 잘 먹고 너무 기특했다. 유건아 다음 2차, 3차 접종 때도 아프지말고 오늘처럼 잘하고 오자. 사랑해 우리아들 ♥

  남편이 출근하면서 낮 시간동안 간간히 유건이에게 터미타임을 시키라고 말했다. 터미타임이란 아기의 상체발달을 위한 엎어놓기 운동인데 원래 64일차에도 이 정도는 하는건지 1분 이상을 코박기없이 꿋꿋이 버텼다. 그냥 두면 계속 더 할 기세였지만 걱정이 되서 다시 돌려놓았다.

  조리원에 있을 때 산후요가 강사님이 엎드리는 자세가 가스배출에 좋다고 하셔서 너무 신생아라 무섭지만 배 위에서 엎드리기를 시켰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그때는 터미타임이라는 것도 몰랐고 그저 유건이가 가스때문에 많이 울었기때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켰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목에 힘도 세져서 목도 많이 가누고 벌써부터 이렇게 엎드리기에 능숙한 아이가 된 것 같다. 50일 사진 찍을 때도 잘 엎드리는 아가였던 우리 유건이 :)

  유건아 엄마는 유건이를 임신했을 때 '유건이의 발달이 빠르지 않아도 조급해하지 않을꺼야.' 라고 다짐했는데 엄마 걱정 안시키고 빨리빨리 커줘서 고마워. 힘들면 천천히 성장해도 되니까 지금처럼만 건강하게 잘 자라자. 사랑해 우리아들 ^^♥
  어제 오후부터 유건이가 계속 젖꼭지를 거부했고 오늘까지 지속되고 있다. 먹고 남기니 분유텀이 빨라져 분유는 푹푹 사용하고 있고 (반은 버려지지만) 젖병 쌓이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또 많이 못먹으니 칭얼거림도 심해서 내려 놓기 무섭게 울어댄다. 계속 안고 있을 수 밖에 없어서 젖병을 씻을 수가 없었다. 집에 젖병이 10개나 있어서 망정이지 큰일날 뻔 했다.

  유건이는 워낙에 배가 고픈걸 못참는 아이라 배가 고프면 심하게 우는데 "유건아 엄마가 분유를 만들어올께요." 하면 신기하게 울음을 그치고 이렇게 얌전하게 기다려준다. 하지만 분유타기가 종료되자마자 빨리 내놓으라며 으악 소리를 내는 유건이다. 이제 엄마가 분유를 타는 것이 보이는걸까?

  어제 물지 않던 모유를 오늘은 배가 고픈지 먹은 유건이가 잠든 사이 택배를 살펴보니 도착했다. 유레카~얼른 씻어 소독기에 넣고 다음텀을 기다렸다.

  다음 분유 먹을 시간이 되자 150ml까지 쭉쭉 잘 먹어주는 유건이. 역시나 사이즈 문제였구나. 잘 먹어주어서 다행이였다. 그런데 원래 160ml 먹던 아이가 150ml을 먹어서였을까? 아니면 그동안 못먹은걸 보충하려고 그랬던걸까? 먹은지 2시간밖에 안됐는데 울기시작한다. 도무지 멈추지가 않아 계속 안아주었다. 오늘도 어제만큼 참 힘든하루였다.

  아빠가 반찬갖다주러 왔다가 유건이가 칭얼대기도 하고 씻기고 좀 쉬라고 바로 돌아갔다. 오랜만에 얘기도 하고 싶었는데 밥도 못챙겨두고 너무 미안했다.

  아빠가 돌아가자마자 유건이를 씻기고 분유를 먹였다. 우느라 진이 빠졌는지 또 젖병거부가 시작되었다. 남편이 분유를 먹이다 짜증이 났는지 "송유건, 너 오늘 하루종일 이랬어? 엄마 이렇게 괴롭혔어? 안먹을거야? 그럼 먹지마 대신 이따가도 먹지마." 그러는데 훗 1시간보고 저런다고 가소로운 생각이 들었다 ㅋ 그래도 씻고 분유먹고 5시간씩 잘 자준 유건이 덕분에 힘들었지만 마무리는 깔끔했던 하루였다.


  아침부터 너무 힘든하루다. 남편이 오늘 술 약속이 있는데 하루종일 혼자 유건이를 봐야한다는 압박감이 유건이에게도 느껴졌을까? 아빠 출근할 때쯤 분유를 먹은 후 9~10시까지 자는 아이가 잠을 자지 않고 보챈다.

  더운가? 해서 바지를 벗겨두니 잠깐 좋아하다가 이내 또 울기 시작했다. 늦게까지 혼자봐야하는데 벌써부터 이러니 진짜 아찔해진다. 그래도 유건이가 울 때는 뭔가 불편하고 울어야하는 이유가 있는거니까 최대한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속이 불편한가 싶어서 배 위에 올려놓은 후 터미타임도 시켜주고 안아주기도 하고 잠깐씩은 좋아하다가 이내 짜증을 부리고 또 낑낑대기 시작한다.

  그렇게 2시간 가까이 씨름을 하고 힘이 들어 거실로 나가 책을 읽어주려고 자세를 잡으니 갑자기 안하던 트림을 하고 분유덩어리를 토했다. 이게 있어서 답답했구나 역시 이유가 있었다. 토한 후 어느때보다 잘 자는 유건이다. 다행이다 정말 ^^

  유건이가 잘자서 안심했는데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잠에서 깬 유건이의 분유텀이 돌아와 분유를 먹이는데 조금 먹다가 안 먹는다. 중간중간 계속 고개를 휙휙 돌리며 먹기를 거부하는 유건이 덕분에 분유 먹이는데만 40분이 넘게 걸렸다. 분유는 실온에 오래 두면 안되기 때문에 안 먹는 분유는 버리고 새로운 젖병에 다시 타서 160ml을 채워 먹였다. 워낙 잘 먹는 아이라 이런 적이 없었는데 안 먹으니까 너무 힘들다. 늘 안먹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정말 스트레스 받을 것 같다.

  분유텀이 돌아올수록 더 안먹고 울기 시작한다. 설상가상으로 한동안 안 먹였더니 모유조차도 안무는지경까지 아침에도 이렇게 먹었는지 남편에게 물어봤는데 아침에도 그랬다고 한다. 어제까지만해도 160ml을 잘 먹던 아이가 하루아침 사이에 이렇게 휙 변할수가 있는걸까? 유건이가 큰만큼 분유병의 젖꼭지가 작아져서 우유가 잘안나오니 짜증나서 안먹는 것이라 추측해 젖꼭지를 주문했다. 주문한 젖꼭지가 도착할 때까지 어떻게 버틸지 막막하다. 또 만약에 젖꼭지 문제가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할까?

  저녁 약속이 있는 남편이 마음에 걸렸는지 30분 일찍 퇴근해 유건이 목욕도 시키고 나도 유건이가 목욕을 하는 동안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아침 카스테라 한 조각, 점심 카스테라 두조각, 만두, 저녁 돼지족에 끓인 만두국과 식빵이다. 오늘 3끼 다 거지같이 먹을 줄 알았는데 그나마 남편이 일찍 와줘서 덕분에 저녁은 많이 먹을 수 있었다. 사실 하루종일 지쳐서 저녁을 먹을 생각도 없었지만 혹시라도 밤에 유건이가 젖병거부 상태를 지속하면 모유라도 먹여야해서 억지로 먹었다.

  남편은 약속장소로 나가고 저녁에 80ml밖에 먹지 않은 유건이는 생각보다 잘 자주었다. 그래도 유건이가 언제 일어날지 몰라 끙끙대며 대기를 하느라 편히 쉬지를 못했다.

  대기하는 동안 주문해뒀던 티단추와 티단추기구를 열어본 후 유건이 턱받이에 티단추를 달았다. 가시도트보다 훨씬 낫다. 떨어지지도 않고 동글동글한 플라스틱이라 가시도트보다 안전할 것 같다. 그런데 원래 이렇게 티단추를 달 때 힘을 많이 써야하는가? 팔이 떨어져나갈 것 같았다.

  남편이 떡볶이만 먹고 바로 온다고 전화를 했었는데 10시가 넘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아무래도 유건이의 젖병거부 사태가 지속되면 오늘 밤에는 못잘듯 싶은데 10시가 넘을 줄 알았으면 나도 유건이랑 그냥 잘 걸 그랬다.

  11시 57분 드디어 유건이가 깨어났고 밥달라며 미친듯이 울부짖었다. 먼저 기저귀를 갈아주고 밥을 주려고 유건이를 안았는데 팔에 너무 무리가 간다. 오전에 달래느라 계속 안고 있었고 밤에 티단추를 단게 화근인듯 싶다. 유건이를 안을 수 조차 없었다. 남편은 계속 잠만자고 겨우 낑낑거리며 유건이를 들어 기저귀를 갈았다. 기저귀를 갈고 분유를 타러가는 동안 남편이 일어나 유건이를 달랬다. 남편에게 오빠가 분유먹일거냐고 물으니 왜 성질을 내냐고 내가 먹일테니 째려보지말고 자라고 했다. 유건이는 여전히 젖병거부상태지만 그래도 남편이 강제로 먹여서 160ml 다 먹었고 다행히 잘 잘 것 같다.

  얼마 전 코피가 이틀 연속으로 나고 엄지 손가락도 사용할 때마다 너무 아프다. 엄지 손가락은 내가 무리하게 옷을 만들고 가시도트를 빼내느라 그런거겠지? 거기에 오늘은 팔까지 안들어지니 미치겠다. 회복을 해야하는데 내 몸은 더 안좋아지고 있고 유건이를 돌보려면 체력을 키워야하는데 운동은 커녕 밖에 나갈 수조차 없다. 밥 챙겨먹는 것부터 부실하니 좋아질리가 없다. 난 그저 내 몸이 안좋아 예민했을뿐인데 남편도 남편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일찍 와서 유건이도 씻기고 나도 저녁을 먹을 수 있게 시간을 벌어준 것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남편이 술 먹고 온 것에 대해서도 한마디 말도 안했는데 나한테 화를 내니 마음이 안좋았다.

  방에 있기 답답해서 거실로 나와서 북클럽도 찾아보고 원데이공방도 보고 연극과 음악회 일정도 찾아보았다. 그러다가 엄마표 영어 라이브방송이라도 볼 수 있도록 책을 읽었고 주말에 만들다가만 유건이 우주복도 조금씩 만들었다. 천이 얇아 자꾸 말려서 바느질이 좀 씹혔다. 바이어스도 달아야되는데 바이어스는 영 소질이 없다. 계속 만들어야할까 고민이 된다. 지금 가지고 있는 패턴과 유건이가 입고 있는 우주복을 가지고 바이어스 없이 만들도록 응용해봐야겠다.

  나도 속상해서 거실로 나온 것이지만 밤에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나니 조금 마음이 풀리는 것 같다. 당분간은 유건이를 봐야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100% 할 수 있지는 못하겠지만 이렇게 간간히 밤의 일탈을 하면 refresh가 될 것 같다.

 

 
 
  이제 3개월에 접어들었다고 140ml을 먹이면 딱 3시간만에 배가 고프다며 울어대는 유건이... 사실 며칠 전부터 조짐은 있었던 것 같다. 140ml을 먹은 뒤에도 게속 입을 첩첩거리며 뭔가 아쉬워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분유텀이 딱 3시간으로 짧아진 것을 보니 아무래도 용량을 높혀야할 시점이 다가온 것 같다.

  원래는 오늘 남편이 퇴근 후 유건이 목욕을 시키고 용량을 올릴 생각이었지만 자꾸만 모자라하는 유건이가 안타까워 160ml로 올려주었는데 결과는 실패!! 130ml 구간에서도 더 달라고 첩첩거리며 떼쓰는 아이였는데 딱 140ml 맞춰 먹고는 잠들었다.

  분유를 먹자마자 잠든 유건이.. 트림도 하지 않아서 잠자는 동안 안아주어야했다. 안아주는동안 책도 읽어주었다. 어차피 동화책인지 아닌지 지금 유건이에게는 상관없을 것 같고 나도 나를 위해서 하는 것 몇 개쯤은 있어야할 것 같아서 동화책이 아닌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영어리딩전문가 이수영 강사의 함께하는 엄마표 영어 프로젝트에 포함되어 있는 책인데 엄마표 영어 방법과 관련된 책을 분량을 정해 함께 읽는 북클럽이다. 이수영 강사님은 임신기간동안 EBS랑에서 도리를 찾아서 원서강의를 들으며 알게 되었는데 그 때 당시 엄마표 영어 프로젝트를 소개해주는 메일을 발송해주셨지만 출산, 육아 등으로 바빠 잊고 있었다. 우연히 육아 중 영어원서와 관련된 오디오클립을 듣게 되었고 강사님과 혼자만의 재회를 하게 되었다. 오디오클립 뿐만 아니라 유튜브에 영상이 있는 걸 확인하고 흥미를 느껴 나도 이 프로젝트 한 번 해보자하고 참여하게 되었다.

  벌써부터 엄마표 영어는 오버지만 임신 중 유건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에 대한 고민 중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하게 한다라는 항목이 있기도 했고 사실 영어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닌 나를 위한 무언가를 하고 싶어서 시작해봤는데 이미 한참 진행중이라 라이브 참여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3주에 책 1권이니 부지런히 따라잡아봐야겠다.

  아무튼 책도 읽어주고 놀아주다보니 다음 텀이 다가왔고 이번엔 155ml, 또 다음 텀에는 결국 160ml 성공한 유건이다.

  유건아 우유 많이 먹고 쑥쑥 건강하게 자라자. 유건이가 자라는 만큼 엄마도 더 나은 사람이 될께. 유건이가 말을 하고 생각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지금보다 더 좋은 엄마가 되서 기다리고 있을께 :) 사랑해 우리아들 ♥

덧1) 엄마 미안해
기저귀 가는 도중 쉬한 유건이 덕분에 매트랑 라텍스커버까지 교체하느라 진땀뺐다. 사고친 후 엄마 미안해 표정짓는 유건이 :)

덧2) 엄마가 만들어 준 옷
지난번 만든 내복 목이 너무 넓고 티단추가 없어서 에러 ㅜ 그래도 넘 귀엽다. 담엔 더 예쁘게 만들어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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