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20분에 일어났다. 배에서 내 배가 아닌 다른 움직임이 느껴진다. 내 호흡과는 다른 빠른 움직임, 첫애 단태아는 13주에 절대 태동을 느낄 수 없다고 했는데, 남편에게도 배에 손을 얹고 느껴보라고 했다. 남편도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느껴진다고 했다. 우린 둘 다 자식 바보인가보다. 절대 느낄 수 없는걸 느끼는건지 느꼈다고 생각하는거지 모르겠다. 아무튼 둘 다 딩턴이가 느껴진다며 신나했다. 남편에게 운동갈꺼냐고 물었는데 귀찮아서 오늘은 쉴거라고 했다. 어제 먹은 순두부찌개에 밥을 챙겨 먹었다. 마이키 이야기 2를 조금 보다가 남편이 더 잔다고 해서 좀 더 잤다. 오늘은 대학교 선배언니 결혼식인데 안산이라 임신중인 나는 좀 힘들 것 같아 남편만 가기로 했다.  남편은 버스를 타고 간다고 10시쯤 집에서 나가고 난 12시 30분까지 잤다.

  일어나서 남은 찬밥에 김을 싸먹고 인터넷 강의를 봤다. 고용지원센터 실업급여 수급용 강의와 워크넷에 등록하려고 했는데 안내 쪽지가 없다. 남편에게 물어보니 관련서류들과 함께 차에 있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남은 시간 동안 청소와 빨래를 했다. 남편은 3시 50분쯤 도착 예정이라고 터미널로 나오라고 했다. 기어핏을 챙겨 착용하고 나갔다.

  남편은 버스시간 때문에 부페를 거의 먹지 못했다고 했다. 회사동생이 오늘 뮤제오 호텔에서 위드마켓이 열린다고 알려줬는데 거기 가면 먹거리도 팔테니 남편과 바로 뮤제오 호텔로 갔다. 생각보다 플리마켓 규모가 작고 4시가 넘어서 그런지 파장되는 듯한 분위기다. 뮤제오 호텔의 보테가 레스토랑에서도 찹스테이크와 생맥주 또는 부리또와 생맥주를 팔았는데 자리가 없어 패스하고 재빠르게 나와 집 근처 뽀끼캠프에 갔다.

  뽀끼캠프도 오픈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 가고 진짜 오랜만이다. 원래 차돌, 치킨, 오징어 떡볶이만 있고 일반 떡볶이는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일반떡볶이가 생겼다. 쿨피스와 순대까지 13천원에 즐겼다. 보통맛으로 시켰는데 먹다보니 살짝 매콤하다. 즉석 떡볶이 특유에 맛남이 있다. 양념도 적당히 맵달하고 사실 예전에 순살치킨 떡볶이는 양이 너무 많아 부담스러웠는데 일반 떡볶이는 치킨, 차돌, 오징어의 토핑이 없으니 간식으로 먹긴 여전히 부담이지만 볶음밥까지 시켜 끼니로 먹긴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가끔 맵고 달달한게 땡길 때 재방문해야겠다.

  먹을수록 떡볶이가 매웠기에 집에서 메로나를 먹으며 마이키 이야기2를 계속 보았다. 남편은 안산까지 다녀와서 피곤한지 6시에 또 잠들었고 나도 같이 잤다. 8시에 일어나서 마이키 이야기 2를 또 보다가 남편은 또 잠들고 나는 블로그를 정리하고 있다. 남편과 영화를 보면 논스톱으로 보기 참 힘든 것 같다. 내일은 고용지원센터에 가야되는데 아직 인터넷 강의도 워크넷 등록도 못했다. 내일 못가면 모레 가지 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자!  백수의 특권은 오늘 할 일을 내일로! 최소한 내일은 실업급여 인터넷 강의도보고 이력서도 우리 딩턴이 예술태교도 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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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고용센터가 있는 사창동에 갔다가 서브웨이 충북대점이 새로 생긴걸 발견했다. 작년 여름에도 블로그 리뷰가 있는 걸로 보아 완전 최근은 아니지만 아무튼 서브웨이가 너무 먹고 싶었다. 그간 왜 청대점밖에 없는지 청대까지는 그래도 거리가 있어 거의 먹질 못했는데 충대에 생겨서 너무 좋다. 아침부터 서브웨이 먹으려 했는데 맥도날드에 가면 아침에는 맥모닝만 팔듯 별도 아침메뉴가 있는듯 했다. 인터넷에 보니 11시부터는 일반 샌드위치도 팔길래 11시에 충대에 가기로 하고 남편은 운동을 갔다.

  남편이 딱 11시에 돌아오고 충대에 가기로 했는데 남편은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거기서 먹길 원하고 나는 포장해서 집에서 영화를 보고 먹길 원했다. 남편이 하는 "거기서 먹어야 더 맛있어 " 이 말을 한 마디로 무너뜨렸다. "충대 간김에 일미 닭갈비 가서 점심 먹고 서브웨이는 싸올까?" 남편은 바로 콜을 외친다.

  그렇게 충대에 가서 일미 닭갈비를 먹었다. 주말이라 혹시 점심 장사 안하면 어쩌지? 했는데 다행히 열려있다. 닭갈비 소자에 볶음밥, 막걸리를 시켰다. 임산부인 나는 막걸리를 먹을 수 없고 술을 잘 마시지 못하지만 그나마 막걸리는 좋아라했었는데 슬펐다. 남편은 시원한 막걸리를 첫 잔 마시자 마자 캬~ 소리를 낸다. 얄밉다. 잔을 뺏어 냄새만 맡았다. 아 내가 좋아하는 달달한 스타일의 막걸리네. 빨리 아기를 낳고 수유를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은 냄새만 맡고 있는 내가 짠했는지 "사실 첫 잔을 마시는데 막걸리가 너무 시원하고 맛있는데 니가 먹고 싶을까봐 맛있는거 숨기고 소리도 안냈어" 라고 말한다. "오빠 캬~ 했거든, 그래서 내가 냄새 맡은거야." 남편이 머쓱해한다.

  오랜만에 먹는 닭갈비가 너무 맛있어서 밥까지 싹 비우고 나오니 공원 앞 화분에 꽃이 예쁘게 피어있다. 미세먼지가 있지만 그래도 맑은 하늘에 붉은 꽃이 제법 강렬한 색감을 뽐낸다.

  더운 날씨에 달달한게 먹고 싶어 가성비 갑이라는 화이트스노우 초코시리얼빙수를 먹고 싶었는데 남편은 막걸리도 조금 마셨고 배도 불러서 그런지 집에 빨리 가고 싶은 눈치다. 서브웨이에 가자고 한다. 그냥 집에 갔다 이따가 다시 나오자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남편은 빙수 못 사준게 걸렸는지 집 근처 설빙에서 사준다고 해서 그냥 아이스크림 사달라고하고 마트에서 쭈쭈바를 사왔다. 갑자기 뽕따가 눈에 들어오길래 사왔는데 정말 오랜만에 먹어 그런지 특유의 시원함이 느껴졌다.

  집에 돌아와서 어렸을 때 재밌게 본 마이키 이야기를 봤다. 사실 어제도 보스 베이비를 봤는데 일기에 깜빡하고 빼먹었다. 딩턴이를 가지다보니 애기 나오는 영화가 보고 싶었다. 마이키 이야기는 유부남과 사랑의 빠진 몰리가 마이키를 임신하게 되는데 유부남은 임신한 몰리를 두고 또 다시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난다. 몰리는 그 상황을 목격하던 중 갑자기 진통을 겪게 되고 급하게 제임스(존 트라볼타)가 운전하는 택시에 타 병원에 가게 된다. 분만실로 이동 중 제임스는 아이 아빠로 오해 받아 함께 출산을 돕는다. 이후 마이키의 베이비시터를 겸하며 마이키와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고 사고를 겪을 뻔 한 마이키를 구해주게 된다. 마이키는 제임스를 아빠라고 부르고 마이키에게 좋은 아빠를 구해주고 싶었던 몰리는 제임스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해피엔딩 스토리이다. 재미도 재미지만 특히 마이키 이야기가 다시 보고 싶었던 이유는 아기의 생각을 볼 수 있었던 영화였기 때문이다. 뱃속에 있는 태아 상태일 때 "엄마, 빨리 사과쥬스 좀 내려주세요.", 출산 장면에서도 "저 빛은 뭐지? 아 밀지마 밀지마", 태어나서도 "뱃속이 아닌데서 어떻게 살라는거야 너무 추워" 하는 모습들이 마치 딩턴이를 보는 것 같았다. 딩턴이도 뱃속에서 "엄마 밥 좀 주세요." 그러고 있을 상상을 하니 웃음이 나온다.

  영화를 보는 중간에 남편이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사와서 내 바람대로 영화를 보며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었다. BLT 샌드위치에 꿀 조합이라는 스위트칠리를 소스로 뿌렸는데 진짜 꿀 조합대로 먹어야하는 이유를 찾았다. 진짜 맛있어서 남편보다 빨리 먹을 정도였다.

  저녁으로는 남편이 얼큰하고 칼칼한 음식이 먹고 싶다고 해 청양고추를 2개 넣은 순두부찌개를 끓여 먹었다. 고추를 많이 넣어 맵거나 속이 쓰릴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입에 맞았다. 뒷 정리를 하고 집에 남아있던 참외를 다 먹었다.

  인터넷 강의를 보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오랜만에 학교에 가서 어렸을 때 같이 먹던 음식을 먹고 거리를 걸으니 기분이 좋았다. 미세먼지가 없는 날 같이 캠퍼스를 걷기로 약속했다. 나중에 딩턴이가 태어나 좀 크면 같이 데리고 나와 엄마, 아빠의 추억을 이야기해주고 맛있는 것도 사줘야지. 남편과 일미 닭갈비에서 밥을 먹으며 우리 딩턴이도 우리처럼 대학생 때 배우자감을 만나 추억을 많이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 이제 인생의 3분의 1을 같이 한 우리는 공유할 추억이 많아 더 행복한 커플인 것 같다. 인생의 21년을 빼고 옆에 있어준 남편이 고맙다. 앞으로 한 60년은 더 내 옆에서 같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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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4시에 깼다. 분명 남편이 먼저 일어나서 나도 깬건데 남편은 일어난 기억이 없다고 한다. 일어나서 어제 늦게온 것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였는데 아침을 먹으며 얘기해보니 남편은 잘자고 있는 남편을 혼내려 내가 새벽 4시에 깨웠다고 말하는게 아닌가? 이게 알코올성 치매인가? ㅋ 뭔가 억울하다.

  오늘은 딩턴이 보러 병원에 가는 날이라 남편이 반차를 내고 왔다. 어머님이 주신 반찬들과 두부를 구워 점심을 챙겨 먹고 흥덕 보건소에 임산부 등록을 하고 철분제를 받으러 갔다. 그간 엽산은 임신기간 중 먹으려 사둔 것과 받은 것들이 있어 병원에 가기 전 보건소에 임산부 등록을 미뤄왔다. 그런데 13주 2일차이기 때문에 12주까지 주는 엽산도 16주부터 받는 철분제도 받지 못했다. 임산부 뺏지와 안내 책자만 받고왔다. 청주는 의료보험납부금액에 따라 건강관리사 지원, 신생아 무료쿠폰, 기저귀와 조제분유를 지원받을 수 있는데 해당이 다 안된다. 타지역은 기형아 검사쿠폰을 주는데도 있어서 살짝 기대했는데 아쉬웠다. 그래도 은근 비싼 철분제를 5개월이나 지원해주니 감사하게 생각해야지. 16주 이후 철분제 받으러 한 번 더 방문해야겠다.

  보건소에서 나와 바로 산부인과로 갔다. 1시 40분에 도착했는데 2시까지 점심시간이라 대기표를 미리 뽑아놨다. 점심시간에 사람이 제일 없기에 어설프게 오전에 가는 것보다 아예 점심먹고 스타트 될 시점에 가는게 훨씬 좋은 것 같다. 오늘도 원래 2시 30분 예약이지만 2시부터 바로 진행할 수 있었다. 초음파를 하는데 딩턴이가 너무 움직여서 자꾸 화면이 깨진다. 손과 발을 흔들며 계속 춤을 추는데 엄마, 아빠 온 걸 아는지 인사를 해주는 것 같았다. 13주라 잘하면 인터넷이나 지인들도 성별을 알 수 있을거라 해서 기대했는데 새침떼기같이 다리를 꼬고 보여주지 못해 다음 달은 되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남편은 인터넷에 올라온 다른 아가들의 성별 초음파를 하도 봐서 병원에서 초음파 봤는데 딩턴이가 아들이었다는 꿈까지 꿨다고 하는데 다음 달까지 기다려야한다니 좀 허망하다.

  딩턴이가 너무 움직여서 남편이 이게 정상인가요? 혹시 자세가 불편해서 계속 움직이는건가요? 라고 의사 선생님께 여쭤봤는데 너무 건강하고 오히려 안 움직이면 이상이 있는지 의심을 해봐야하는데 잘 움직이는게 정상이라고 말씀해주셔서 너무 안심이 된다.

  진료를 보고 기형아 1차 검사를 위해 채혈을 했다. 지난번 채혈했을 때 피가 나오지 않아 피를 2번 뺀 적이 있어 토레타를 엄청 먹고 들어갔다. 채혈할 때도 양손 다 올리고 혈관 두꺼운쪽으로 뽑아달라고 말씀드려서 오른쪽 팔에서 피를 뺏다. 이번엔 한 번에 채혈 성공했다. 계속 밥 먹는 손 피 뽑는 손을 반복해서 되뇌었다. 다음달에 가도 2차 검사를 위해 채혈해야하기에 매번 양손을 다 올릴 수 없으니 말이다. 채혈을 하고 7층 문화센터로 가서 7월에 할 뇌호흡 순산체조를 신청했다. 만들기를 좋아하면 계속 오감 만족 태교를 하라고 추천하셨는데 만들기도 그림, 바느질도 아무 것도 잘 못 하기 때문에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것 같아 신청하진 않았다. 뇌호흡 순산체조는 명상도 하고 체조도 한다고 하는데 참가비가 1회에 1만원인지 알았는데 한달 8회에 1만원이라고 해서 뭔가 금전적으로 이익을 본 기분이다.

  병원에 갔다가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 고용노동센터에 갔다. 상담을 하고 서류를 접수했는데 교육을 받지 못해 오늘 접수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집에서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고 워크넷에 이력서까지 등록해야 완료라고 한다. 제출 서류 중 임신기간이라도 업무를 수행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소견서가 추가로 필요해 인터넷으로 수강과 등록까지 마치고 소견서 추가해 월요일에 다시 방문해달라고 하셨다. 어떻게 보면 서류 접수가 1차 심사인데 서류 접수를 하려고 하시는걸 보면 잘 통과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을 해본다.

  1층에 내려가 캠토 햄토스트와 토마토쥬스를 먹고 다시 병원에 가서 소견서를 출력해왔다. 토마토쥬스는 사이다에 갈았는지 탄산이 있어 맛이 좀 오묘했다. 첫맛은 이상한데 끝맛은 토마토쥬스인 오묘한 맛 그래도 끝맛은 좋아 거의 다 먹었다.

  병원에서 돌아와 집에서 좀 쉬었다. 남편과 같이가 차가 있어서 다행이지 혼자 버스타고 병원, 고용센터, 다시 병원에 간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진짜 힘들었을 것 같다. 쉬다가 저녁으로 삼겹살을 먹으러 갔다. 원래는 청대 근처 90년대 스타일인 소쿠리삼겹살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불금이라 사람이 많을 것 같아 집 근처 제주 왕 소금구이에서 먹었다. 삼겹살은 기름이 많을것 같아 목살로 시켰다. 여기는 숯불에 굽는 곳인데 나는 집 근처에서 여기가 제일 맛있는 것 같은데 남편은 돌판으로 구운 것을 더 좋아한다. 그런데 오늘은 남편이 너무 맛있다고 잘먹어서 기분이 좋다. 함께 나오는 멜젓은 거의 먹지 않지만 가끔 찍어 먹으면 느끼함을 잡아주는 것 같다. 반찬을 리필시켰는데 가득하게 주셔서 1인분을 더 추가해서 먹었다. 임신하고는 많이 못먹었는데 오랜만에 2명이서 목살 3인분을 먹었다. 만족스런 외식이다.

  집에 돌아와서 예술태교를 했다. 오늘 그림은 프레드릭 모건의 사과따기, 사과따기 율동도 남편과 같이하고 사과도 그렸다. 원래 그림은 못 그려 거의 그려본 적이 없는데 오늘은 색칠이 아니라 그림이다. 부담스럽지만 딩턴이를 위해 그려보기로 한다. 남편이 옆에서 보다가 내가 색칠할래 하며 색칠해주었는데 사과의 광택을 표현하였는데 애벌레 2마리 같다. 오늘의 음악은 조플린의 Entertainer 인데 경쾌한 음악이 신이 났다. 어렸을 때 피아노로 쳐본 듯한 음악이다. 같은 음악가의 단풍잎 래그와 파인애플래그도 새소리, 시냇물소리, 눈 밟는 소리 등 다른 버전으로 들어봤는데 asmr이 느껴지는 듯 편안했다. 매번 혼자 태교하다가 남편이 옆에서 동참해주니 더 딩턴이도 행복할 것 같다. 지금 이렇게 여유로운 시간이 생겨서 너무 행복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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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에 남편이 덥다고 깨는 바람에 1시에 일어나 5시까지 자지 못했다. 밥을 하려고 하니 남편도 피곤하다고 그냥 밥을 먹지 않고 좀 더 자고 싶다고 한다. 나도 6시까지 자다가 일어나서 남편과 콩물이랑 사과를 챙겨 먹었다. 잠을 못자서 그런지 유달리 콩물이 먹기가 싫다. 몇 번이나 속이 울렁거리고 기침이 나던지 사과를 먼저 먹고 다시 콩물을 마시니 사과의 달달함 덕분인지 괜찮아졌다. 엽산과 비타민 D를 챙겨먹고 남편을 배웅하고 다시 자려고 누웠다. 어제도 컨디션 때문에 거의 못 먹어서 남편이 계란 노란자에 철분이 많다고 삶은 계란을 2개 삶아주고 갔다.

  누워서 12시 30분까지 잤다. 좀 자고 나니 컨디션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일어나 계란을 챙겨 먹고 아침에 나온 설거지와 빨래를 했다. 그리고 엄마의 그림책을 드디어 다 읽었다. 흥미로웠고 유익한 정보들이 많이 있었다. 독서일기 포스팅에 상세하게 리뷰할 예정이다.

  책을 다 읽고 티비도 보고 모바일 게임도하고 좀 많이 놀다보니 남편 퇴근시간이다. 왠지 늦게 일어난 날에는 오전 시간을 다 날려 버려서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남편은 오늘 저녁에 약속이 있어 집에는 잠깐만 들릴 예정이다. 남편과 같이 밥을 먹지 않기 때문에 남편이 도착할때쯤 밥을 했다. 밥 맛은 없지만 이미 5끼째 밥을 먹지 않고 대충 때우고 있기에 딩턴이를 생각해서라도 꼭 먹어줘야할 것 같았다. 남편이 집에 도착해 차를 주차하고 약속 장소까지 버스를 타고 간다고 해서 버스 노선을 알려줬는데 한 정거장이나 더 가서 내렸다고 한다. 덕분에 한 20분은 더 걸었다고 했다. 공기도 안 좋은데 마음이 쓰인다.

  남편이 약속장소에 도착했으니 나도 나름의 내 일과들을 진행했다. 인터넷 강의를 보고 예술태교를 하였다. 오늘의 그림은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이 그림의 등장하는 마르가리타 공주의 모습을 처음 봤을 때 너무 예뻐서 놀랐던 적이 있었는데 좋아하는 그림이 나와서 좋았다. 시녀들 이외에도 벨라스케스는 마르가리타 공주가 성장함에 따라 시기에 맞춰 초상화를 많이 그렸는데 2살 때부터 정략결혼을 한 미래의 남편감 (레오폴트1세) 에게 공주가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그림을 그려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주의 아버지인 펠리페 4세는 공주를 나의 기쁨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많이 아끼고 사랑했는데 공주의 생애가 결혼을 하고 병으로 20대에 일찍 요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그런지 공주의 어린 시절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더 안쓰럽게 느껴진다. 시녀들에 대한 EBS 해설을 아래 첨부하였다.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EBS 동영상 설명
http://naver.me/5WCzGjdM

오늘의 음악인 바흐의 미뉴엣과 더불어 대표작 G선상의 아리아를 들으며 마르가리타 공주를 색칠해보았다. 원작에서 치마가 하얀색이라 하얀색, 은색, 분홍색을 옅게 칠했는데 잘 눈에 띄지  않아 그림이 미완성처럼 보인다.

  예술태교를 하며 그림도 공부하고 클래식 음악들도 접하다보니 딩턴이에 대한 욕심이 많이 생긴다. 며칠 전만해도 분명 건강하게만 자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내 욕심을 아이에게 강요하지 말자고 하면서도 어쩐지 마음은 그게 잘 안된다.

[내가 키우고 싶은 딩턴이의 모습]
  1. 건강하고 튼튼한 아이로 키운다.
       (운동, 올바른 식습관)
  2. 바른 인성을 가진 아이로 키운다.
  3. 용돈 관리 등 경제 관념을 가르친다.
  4.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는 아이로 키운다.
       (남편은 기타를 가르칠 예정)
  5.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운다.
  6. 영어를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한다.

  진짜 욕심은 끝도 없는 것 같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인데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하하의 세계관처럼 (인기 많고 다 잘하는데 나는 모르는) 딩턴이가 위와 같이 크면서 그렇게 커가는지 몰랐으면 좋겠다. 즉, 다시 말해 스트레스 없이 자연스럽게 생활하는 중에 위와 같은 아웃풋을 가진 아이로 자랐으면 한다. 물론 이게 가장 어렵겠지? 문제집의 범위를 정하고 오늘은 여기부터 여기까지 이렇게는 절대 키우지 않을 생각이다. 딩턴이가 스트레스 없이 내가 바라는 모습대로 크려면 나와 남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거라 생각이 된다. 우리도 공부하고, 사랑과 인내로 포용하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 위 내용은 남편이랑 전혀 상의한 바는 없지만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싶은데 남편이 늦는다. 9시에 들어올거라하고 10시에 전화했더니 30분뒤에 출발한다하고는 11시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구글 아이디로 들어가서 디바이스 찾기로 벨소리를 울리니 드디어 통화가 된다. 월요일에도 약속, 화요일에는 시댁방문, 수요일에는 상갓집, 목요일도 약속, 늦으면 늦는다고 연락이라도 해주지 나랑 딩턴이는 다른 약속들의 뒷전이 된 기분이다. 또 지난번처럼 집에 못찾아올까봐 덜컥 겁도 났다. 통화상으로도 실제로도 취한건 아니라 이번엔 무사히 귀가하였지만 늦어서 미안하다고 말도 안하고 자는 남편이 얄미워 깨워서 사과를 시켰다. 미안해 한마디하고 또 곧바로 잔다. 남편이 약속 갔을 때 마냥 기다리는 스타일도 아니고 나도 인터넷 강의보고 태교하고 내 할일을 하는데도 뭔가 너무 얄밉다. 내 생각들을 도통 얘기할 시간이 없어 더 그런 것 같다. 이번주가 매우 바쁜건 이해하지만 후배들과 약속은 다 챙기면서 나랑 딩턴이에 대해 얘기할 시간이 없는게 너무 서운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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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일어나니 6시 20분이다. 남편은 일찍 가야하는지 벌써 일어나 서두르는 눈치이다. 일어나서 콩물과 사과를 급하게 챙겨주었다. 오늘도 업무 폭탄인 듯 한데 밥을 못챙겨줘서 안쓰럽다. 배웅을 해주고 다시 누웠다. 오늘은 왠지 컨디션이 너무 안좋다. 계속 어지러운게 철분이 부족한 듯 싶다. 원래 결혼 전 산전 검사나 건강검진 때에도 헤모글로빈 수치가 낮았다. 간혹 빈혈로 쓰러지기도 했었고 철분제도 챙겨 먹었었는데 임신 후에도 불안해서 의사선생님께 철분제 복용을 상담했었는데 13주부터 먹으면 된다고 해서 굳이 챙겨먹지는 않았었다. 이제 딱 13주차가 되었는데 바로 증상이 나타나는듯 싶다. 얼른 다시 침대로 돌아가 블로그를 정리하고 12시까지 잠을 잤다.

  점심으로 어제 어머님이 주신 절편을 조금 먹고 책을 읽었다. 요즘 책 읽기가 좀 더딘데 이제 1권이 거의 끝나간다. 곧 독서일기도 쓸 수 있겠다. 책을 읽다가 TV를 켰는데 어지러워서 좀 보다 꺼버렸다. 예술태교도 해야하고 인터넷 강의도 봐야하는데 남편이 갑자기 OTP를 두고왔다고 200만원을 보내달라고 한다. OTP가 있는 침대 서랍에 가려고 일어나다가 주저 앉았다. 좀 어지러워 눈을 감고 있다가 다시 침대로 갔다. 돈을 보내고 책을 좀 더 보다가 그냥 계속 멍하니 누워있었다. 남편은 상갓집에 가야한다고 좀 늦을 것 같다고 연락이 왔다.

  저녁을 먹어야하는데 기운도 없고 혼자 챙겨 먹기도 싫어 남편이 올 때까지 누워있었다. 8시쯤 되서 남편이 와서 삼겹살을 먹으러 가자고 했는데 밥도 먹고왔고 많이 피곤하다고 한다. 같이 참외랑 토마토를 나눠먹고 남편과 9시에 잠들었다. 거의 14시간을 잔 하루였다.

  새벽에 남편이 더워서 깨는 바람에 나도 깼다. 2시간 정도 얘기를 하다 남편은 잠들고 나는 계속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피곤하면 언제든 잘 수 있고 오늘도 미세먼지 때문에 밖에 나갈 수도 없을테니 졸린 것은 걱정이 안된다. 오늘은 좀 컨디션이 회복되서 태교도 하고 밥도 잘 챙겨 먹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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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술을 마신 남편이 배가 고픈지 5시 30분부터 밥을 했다. 집에 있는 비비고 육개장 한 봉을 뜯어 해장용으로 끓여 먹었다. 비비고 육개장은 처음 보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나도 잘 먹었다. 한 그릇 반을 뚝딱한 남편은 이제 됐다 다시 자면 되겠다 하면서 잔다.

  자고 일어나서 남편과 어제처럼 산책을 했다. 아파트 주변을 한 바퀴 빙돌았다. 2킬로 정도 되는 거리였다. 남편과 어제 딩턴이랑 장미꽃도 보고 말도 걸면서 산책했다고 하니 남편도 곧 "딩턴아 저건 무슨색일까?"하며 말을 걸며 걸었다. 어제 혼자 걸을 때는 1500걸음 정도 밖에 못 걸었는데 남편과 이야기하고 노래를 들으며 걸으니 2배나 더 걸었다. 혼자 걷는 것보단 역시 같이 걷는게 더 좋은 것 같다.

  걷는 도중 감탄 떡볶이에서 떡볶이, 순대, 튀김으로 구성된 1인 세트와 쿨피스도 먹고, 남편은 명량 핫도그에서 핫도그 1개도 먹었다. 이런 주전부리를 할 수 있는 것도 산책의 즐거움인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잠깐 들러 토마토와 김, 아이스크림을 사고 아이스크림은 집 근처 벤치에 앉아 바람을 쐬며 먹었다. 남편은 와일드바디 난 튜브형 메로나, 튜브형 메로나는 처음 먹는데 원래 메로나의 각진 네모형태를 튜브에도 적용한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각이 져있어 먹을 때 살짝 불편하다. 역시 쭈쭈바는 둥글어야 깨물었을 때 잘 부숴지는 느낌이다. 그래도 메로나바는 빨리 녹아서 손이 끈적거리는데 튜브형은 그럴 염려가 없어 편하다. 집 근처 바로 앞에 자산관리공사가 있는데 늘 한옥스런 담장이 예쁘다고 생각되어 한 장 찍어보았다. 회사다닐 때 가끔 저기 입사하면 얼마나 좋을까? 출퇴근 3시간에서 3분으로 줄겠구나 하는 생각을 종종했던 기억이 난다.

  어머님께서 손두부를 사셨다고 하셔서 오늘 저녁에는 보은에 가기로 되어있다. 어머님, 아버님이 더울 때 한 잔씩 드실수 있도록 아침부터 불려놓은 흰 강낭콩물을 갈아 한통 챙겼다. 가는 길에 비가 조금씩 떨어진다. 가기 전에 마트에 들러 토마토 한박스를 사서 아버님 가게에 들른다. 아버님은 잠깐 배달가시고 어머님만 계셨다. 요즘 바쁜 시즌이라 어머님이 많이 가게에 계신 것 같았다. 몸은 괜찮은지, 먹고 싶은건 없는지 여쭤 보시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태교도 너무 잘하는 것 같고 요리도 잘해 먹어서 기특하다고 말씀해주셨다. 칭찬을 받으니 '아 그래도 내가 잘하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든다.

  아버님이 돌아오시고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들렀는데 하필 휴무라 원래 가려던 곳이 아닌 조마루 감자탕에 들러 묵은지 감자탕을 먹었다. 비가 오니 따뜻한 감자탕이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감자탕은 고기도 많고 국물에 김치가 어우러져 느끼한 맛을 좀 잡아주는 것 같았다. 특히나 위에 깻잎이 많이 들어 있어 내입에는 더 맛있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1개당 2500원이었던 값비싼 감자도 듬뿍 있어 배부르게 한 상 먹었다. 만족스런 식사를 하고 가게에 들러 두부를 챙겨 시댁으로 갔다. 아버님께서 직접 수박을 잘라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시댁은 그래도 아버님께서 집안일을 많이 도와주시는 편이라 남편도 집안일은 같이 해야한다고 교육을 받은 것 같다. 나도 딩턴이가 남자아이면 남편처럼 집안일은 같이 해야한다고 가르치는 엄마가 되고 싶다.

  어머님은 올갱이국과 어묵, 참나물, 송이버섯, 떡 등을 싸시느라 바쁘시다. 매번 보은에 갈 때마다 한아름 챙겨주시는 어머님 덕분에 마음까지 풍성해지는 기분이 든다. 짐을 한 가득 싣고 집으로 돌아와 어머님께 전화를 드리고 반찬들을 정리했다. 남편은 피곤하다며 거의 씻고 바로 잠들었고 나는 인터넷강의를 듣고 누워 있다가 잠이 들었다.

  매번 어머님을 뵈면 느끼지만 진짜 자식에게 뭐든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신 것 같다. 나도 딩턴이를 낳으면 나보다 먼저 생각하고 무한한 사랑을 줄 수 있을까? 아직 자식을 낳아 길러본 적이 없어 자신이 없다. 회사 동생의 블로그의 가보면 아기의 사진을 올려둔 폴더명이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야'이다. 처음인 초보엄마지만 좋은 엄마가 되자고 다짐해본다. 더불어 아침부터 자식 잘 되라고 절에 가서 등불을 달고 온 우리 엄마도 많이 생각이 난다. 나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된 우리 엄마, 아빠 따라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정착한 우리 엄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때는 엄마는 다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엄마면 당연히 이 정도는 해줘야된다고 생각했는데 딩턴이도 나를 그렇게 생각하겠지? 딩턴아 엄마도 엄마가 된 건 처음이라 많이 노력해볼께 서툴러도 이해해주고 엄마, 아빠도 힘내서 노력하고 있다는거 나중에 크면 이해해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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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잠을 많이 못잤다. 새벽 2시 정도에 잔 것 같은데 늦게 일어나기도 했고 밥을 미리 안해서 자버리면 아침을 챙겨주지 못할 것 같았다. 사실 아침 한 끼 안 먹는다고 큰일 나는 건 아닌데 일요일 저녁에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다음주에는 일이 정말 많아서 걱정이야" 라고 말하는 남편을 보니 안쓰러워서 꼭 아침을 챙겨주고 싶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같이 일하는 상사가 수술로 일주일정도 공석 예정이라고 한다. 험난한 일주일을 시작할 남편이 아침을 먹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3시간만 자고 일어나 응원의 의미를 담아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아침은 남편이 좋아하는 청국장을 끓여주었다. 늘 먹던대로 사과도 챙겨주고 남편이 오늘 특별히 기분 좋게 출근을 했겠지?

  아침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모아뒀던 양말을 삶음모드로 빨아 빨래건조대에 널었다. 오랜만에 대구에 사는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 후배는 졸업하고 공공기관에서 청년인턴을 하다가 대구에 내려가 대기업 파견직으로 일을 하고 있다. 일을 하면서 노무사를 준비중인데 이번에 실수를 많이해 1, 2문제 차이로 1차 시험에 낙방했다고 했다. 내년에는 아예 서울에 가서 공부할 계획인 듯 했다. 그래도 전혀 법학 계열의 공부를 한 적이 없는데 인턴 시절에 접한 노무사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고 도전하는 모습이 대견하다. 시험 뿐만 아니라 노무사라는 직업 자체가 험난할텐데 합격을 하게 되면 잘 지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진짜 열심히 한 친구인 만큼 좋은 일들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날씨가 너무 좋아 잠깐 집 앞 산책을 했다. 아파트들 주변으로 전부 장미가 둘러싸여있다. 간간히 지나갈 때 나는 꽃 냄새에 기분이 좋다. 하늘은 파랗고 바람은 산들거리고 적당한 햇빛과 조지윈스턴의 뉴에이지 음악을 들으며 딩턴이와 대화 나누는 산책길이 여유롭고 평화롭게 느껴졌다. 더 더워지기전까지는 산책길에 매료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집에 돌아와서 아침에 남은 청국장에 밥을 챙겨먹고 이전에 도서관에서 빌려온 예술태교책을 집어들었다. 태교책 중 이 책의 구성이 진짜 너무 맘에 든다. 하루에 1챕터씩하면 13일을 할 수 있는데 처음에 화가의 그림이 나오고 동시대 음악가와 음악가의 작품 중 산모에게 좋은 음악을 소개해준다. CD에는 음악도 수록되어있는데 도서관책이라 CD는 빌려오지 못해 지니뮤직에서 검색해 들었다. 다음장에는 신체활동이 포함되어 있어 간단한 체조나 마사지를 따라할 수 있다. 그 뒷페이지에는 화가의 다른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고 색칠을 할 수 있는 컬러링북의 기능도 포함되어있다. 하루 1챕터씩 따라만해도 풍성한 태교활동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왔기 때문에 복사를 해서 색칠을 했다. 오늘 색칠한 작품은 바닷가에서 모래놀이를 하고 있는 소녀들을 그린 메리커셋의 그림인데 색칠을 하면서  딩턴이에게 아빠랑 바다에서 바나나보트를 탄 것, 갯벌에서 사진을 찍은 이야기들을 태담으로 들려주었다. 또 색칠할 때 이건 검정색이야 라며 색깔에 대해서도 알려주었다. 태담도 많이하고 시각적으로도 훌륭한 태교 같다.

  남편은 저녁에 약속이 있어 저녁을 간단히 먹고 인터넷 강의를 보고 간만에 책도 읽었다. 남편이 10시쯤 들어왔는데 오늘 부부의 날이라고 장미꽃 한송이와 옛날통닭 한마리를 사왔다. 이전에 로즈데이때 장미꽃 한송이도 안사왔다고 면박을 줘서인지, 11년 전 성년의 날에 장미꽃 한 다발을 안겨준 기억때문인지  그냥 오늘은 꼭 꽃을 사주고 싶었다는 남편, 남편은 밥도 많이 먹고 술도 좀 먹고와서 피곤해보였다.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지만 그래도 내가 다 먹을 때까지 앉아서 기다려주었다. 왠지 오늘은 남편이 내 생각을 많이 한 하루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언제나 이렇게 서로 위하고 아끼며 소소한 행복감을 느끼며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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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나 오늘도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7시 30분 기상이다. 남편은 이미 6시에 일어나 푸르미에 가서 운동도 하고 왔다. 운동을 가기 전 남편이 밥을 예약해둬서 오자마자 같이 밥 먹자고 날 깨우는 것이다. 어제 먹었던 콩나물불고기가 남아 아침으로 먹었다. 하루 지나서 그런지 어제보다 맛이 별로다. 밥을 먹고 난 또잤다. 아무리 깨워도 그냥 잤다. 일어나니 11시다. 잠을 많이 잔다고 남편이 타박이다. 새벽에 늦게 자서 그런지 너무 피곤하다. 오늘도 꿈을 꿨다. 딩턴이를 출산한 것 같은데 산모가 회복되면 데리고 오겠다고 보여주지 않았다. 출산 장면은 나오지 않았지만 편안하고 수월하게 낳은 것 같은 꿈이었다. 실제로도 순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딩턴이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아들인지 딸인지 알 수가 없었다. 다음주에 병원가면 알 수 있으려나 딩턴이 성별이 무척이나 궁금하다.

  어제 TV를 돌리다가 맛있는 녀석들에서 민물매운탕이 나왔었다. 남편이 어제 민물매운탕이나 도리도리뱅뱅 또는 어죽국수를 오늘 점심으로 사먹자고했었다. 이전에도 계속계속 요청했는데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메뉴들이라 계속 거절했었다. 그래도 이미 몇 번이나 먹자고했기에 알겠다고 했는데 가자고하니 그냥 남편이 집에서 라면을 끓여먹고 싶다고 한다. 아마도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걸 알아서 먹지 않는다고 한 것 같아 신경이 쓰인다. 그냥 가서 먹어도 된다고해도 극구 사양하며 남편이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라면은 언제 먹어도 맛있지만 임신중이라 가급적 먹지 않으려 했는데 딩턴이한테 안 좋은 음식을 먹은 것 같아 미안하다.

  라면 먹고 남편이 날씨도 좋고 가까운데 드라이브나 가자고 했는데 계속 밍기적거리니 나가지 않는다고한다. 어제 날씨면 화창하고 좋은데 오늘은 좀 흐릿하고 추워보인다. 남편과 드라이브 대신 산책을 가기로 했다. 산책이라고 해봐야 동네 한 바퀴지만 남편이 좋아하는 핫도그를 사주려했는데 한사코 먹지 않는다고 한다. 밖은 역시나 가디건을 입었음에도 쌀쌀한 날씨다. 팔에 온통 닭살이 덮혔다. 산책중에 집 앞 탑골드 금은방에 들러 남편의 시계 2개의 배터리를 교체했다. 원래 지웰시티까지 가야하는데 집 근처에도 시계약을 교체해주는 곳을 발견해서 다행이다. 사실 남편은 기어핏을 차면서 시계도 반대쪽에 차고 다니는데 기어핏도 시계 기능이 분명 있는데 왜 그러는지 악세사리를 답답해하는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시계약을 갈면서 보석들을 구경했는데 반짝반짝 예쁘다. 어차피 사도 끼지 않지만 반짝반짝 한 악세사리들을 보니 기분이 좋다. 돌반지도 있고 미니 금 숟가락도 있었는데 돌반지보다는 숟가락 쪽이 더 귀여웠다. 나중에 남편 친구 부부네 아기 돌 때 사줘야하니 눈여겨보았다. 금은방에서 나와 롯데슈퍼에 들러 사과와 저녁거리들을 산다. 사과는 특대사이즈 8개에 1만원인데 집에와서 사과를 한개 먹으니 정말 새콤달콤 맛있다. 잘 구매한 것 같아 뿌듯하다.

  돌아와서 30분 정도 더 자고 저녁을 만들었다. 몇 가지 재료를 덜 사와 남편에게 추가로 구입요청을 하고 계란말이, 두부김치, 골뱅이무침을 했다. 밥은 따로 먹지 않았는데 양이 상당하다. 3가지 요리를 한 번에 하니 계란이 살짝 탈 뻔했다. 소면을 삶았는데 돌돌말이가 잘 안되었고 남편이 그릇에 막 담아 생각보다 모양이 안 예뻤다. 내가해도 뭐 별 수 없었겠지만 아무튼 남편은 임신한 나를 배려해서 특별히 내가 싫어하는 밤 막걸리를 마신다며 생색이다. 나도 술은 잘 못하는 편이지만 특히 느린마을 막걸리는 좀 좋아했는데 안주만 먹자니 아쉬웠다.

  오랜만에 둘이 앉아 음악을 들으며 천천히 저녁을 먹었다. 예전에 미국 갔던 사진들도 보고, 있었던 일을 얘기하고 그보다 더 어렸을 때 우리가 서로 모르던 시절 있었던 이야기들도 나눴다. 남편과 엊그제 본 인사이드 아웃처럼 우리의 핵심기억이 있고 버려진 기억이 있고 드문드문 가끔 떠오르는 기억도 있는데 우리가 어른이 되었지만 어릴 때를 기억하는 것처럼 우리 딩턴이도 나중에 그렇게 기억을 할테니 좋은 기억들을 많이 만들어주자고 약속했다. 꼭 비싼돈 들여 외국에 가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가 딩턴이를 많이 아끼고 사랑했다는 좋은 기억들을 많이 만들어주고 싶다. 또 우리가 이제 만난지 11년이 되었는데 오래 만나서 함께 공유할 추억이 많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 그때 그랬었잖아 하면 다 통하는 우리는 정말 소중한 인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니 10년 뒤, 20년 뒤 나중에 늙어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서도 우리 예전에 그랬었잖아 하는 좋은 기억들을 많이 쌓아갔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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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에는 좀 늦게 일어나고 싶지만 남편은 늘 일찍자고 일찍 일어난다. 그래도 1시간 정도는 먼저 일어나서 기다리다가 밥을 하고 깨우는걸 알기에 꾸역꾸역 일어났다. 나가보니 다된 밥과 어제 먹은 두부찌개, 김을 꺼내 밥을 차려놨다. 아침을 먹고 정리를 했다.

  남편이 원래 아침에 운동을 갈거라고 했었는데 갑자기 저녁 먹기 전에 가는 것으로 변경했다. 그래서 아침 9시 40분부터 같이 머리를 자르기로 하고 집 앞 미용실에 간다. 이른 시간에 갔는데도 미용실에 손님들이 한 가득이다. 4군데에 들러 퇴짜 끝에 듀크헤어에서 머리를 잘랐다. 남편도 나도 꾸미는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기에 남편도 무조건 짧게고 나도 묶을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짧게다. 원래 말끔히 머리를 정리할 수도 있지만 집에서 더 잘 생각이었기에 그냥 대충 말려주세요라고 말한다. 미용실에 우리 같은 손님만 있으면 편할 것 같다. 머리를 자르니 한결 가벼운 느낌이다.

  남편과 집에서 유튜브를 보는데 청주에서 만난 인생 볶음밥이 인기동영상으로 검색된다. 남편한테 재생해보라고 하니 영국인들이 찍은 청주 작은백로식당의 영상이다. 백로식당 안 간지도 꽤 됐는데 갑자기 땡겨서 버스타고 시내갈까?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가 집 근처 하복대 백로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하복대 가는 길에 미세먼지도 없고 하늘이 파란게 날씨가 너무 좋아 기분이 좋았다.

  백로식당에 도착해 2인분을 시키고 밥도 볶아 먹었다. 한방맛이 강하기에 약간 한방족발 같은 맛도 났다. 오랜만에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아침에 유튜브를 보길 잘 한 것 같다. 볶음밥은 땡밥이라고 부르는데 남편이 인터넷에서 검색해봤을때는 밥을 볶을 때 호일을 싸서 밥 그릇을 얹고 다 되면 숟가락으로 땡하고 치고 먹기 때문에 땡밥이라고 하는데 진짜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재밌는 이름이다. 밥을 먹고 있는 중에 부부가 유모차를 끌고 들어왔다. 아기는 머리에 리본을 하고 있었는데 좀 작아서 어쩌면 딩턴이 친구일지도 모르겠다. 부부가 밥을 먹는데 울지도 않고 유모차에서 혼자 노는데 너무 얌전해서 부러웠다. 보통은 한 명은 전투적으로 먹고 급하게 교대하는데 여유있게 먹는 부부를 보니 괜시리 나까지 기분이 좋았다. 그 부부에게는 육아에 시달리다가 얼마나 간만에 외식이겠나. 우리 딩턴이도 얌전한 아이로 태어났으면 좋겠다.

  백로식당에 갔다가 롯데마트에 들렀다. 어머님이 보름 전에 주신 콩나물이 아직도 남아 소진을 위해 콩나물 불고기를 만들 예정이다. 불고기용 뒷다리와 파채를 구입했다. 최근 요리를 많이해서 고춧가루와 고추장도 떨어져서 함께 구입했다. 사실 가게에 가면 많이 얻어올 수 있는데 살짝 돈이 아까워서 최소량만 구입했다. 조만간 가게에 가서 챙겨와야겠다.

  시장을 본 후 집에 돌아와 낮잠 타임을 갖는다. 가만히 보면 진짜 몇 번씩 쪼개서 잠을 자는 것 같다. 남편도 같이 잤는데 나보다 40분 정도 일찍 일어나 운동하고 왔다고 한다. 1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니 벌써 5시다. 오늘은 음악회에 갈 예정이기 때문에 서둘러 저녁을 차린다. 집에 있는 콩나물 몽땅 넣고 파채와 양파, 고기를 투입하고 양념 넣고 볶으면 끝이다. 처음하는 음식인데 생각보다 쉽다.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마치고 이전에 무료로 예매한 불멸의 베토벤 충북 & 세종 챔버 오케스트라 합동 공연을 보러 청주 아트홀에 갔다. 원래 남편 친구네 부부도 함께 가려고 했었는데 일정상 참석이 어렵다고해서 남편과 둘만 가게 되었다. 이번 공연 참석 연주자만 110명 정도인 대규모 무대였다. 이전에 간 청주시립교향악단의 대공연장보다 청주 아트홀의 음향시설이 훨씬 좋은지 베토벤 음악 특유의 웅장함이 잘 나타난 것 같다. 공연을 가기 전 지니뮤직에서도 프로그램을 찾아보고 유튜브로도 연주모습을 찾아봤었는데 지휘자님이 저희들은 아마추어들이라고 했지만 실제로 감상하는 것이 그 어떤 유명 영상보다 큰 감동을 주었다. 자리도 6번째 줄이라 비교적 가까워서 연주자들의 표정까지 보일 정도였다. 나는 베토벤의 황제 교향곡 1악장이 특히 좋았는데 김민식 연주자의 물 흐르는 듯한 피아노 연주소리가 너무 좋았다. 남편은 기타를 쳐서 그런지 현악기 소리를 원래 좋아하는데 손지연 연주자의 바이올린 협주곡 바이올린 소리가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너무 유명한 운명 교향곡도 좋았고 사회자의 해설까지 곁들여 있어 별도 공부를 하고 가긴 했지만 좀 더 이해를 도와줬다. 무료공연이라 앵콜까지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연주된 음악도 앵콜로 공연해주었다. 그 음악도 밝은게 마음에 들었는데 한 번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공연관람을 마치고 남편과 관람평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집에 돌아왔다. 솔직히 우리에게 어려운 클래식 음악이지만 악기 연주가 주는 묵직한 울림이 있는 것 같다. 종종 기회가 되면 같이 공연을 보러가기로 약속했다. 남편은 클래식 공연 덕분인지 집에 돌아와서 씻고 평온하게 잘 자고 있다. 나도 클래식 음악을 듣고오니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딩턴이 덕에 하는 태교지만 나와 남편까지 힐링되는 느낌이다.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텐데 딩턴이가 태어나면 좀 클때까지는 못갈텐데 아쉬운 마음이 든다. 임신 기간동안이라도 열심히 연주회에 쫓아다녀야겠다.

  자려고 누웠는데 12시가 좀 넘으니 화재경보기가 울린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남편을 다급히 깨우고 남편도 119에 화재신고가 있었는지 확인을 했다. 다행히 오작동인 것 같았다. 회사에서도 화재경보가 울릴 때가 간혹있었는데 무시한 적이 많았었다. 이제 딩턴이도 있고 남편도 있으니 소중한 일상이 화재나 기타 사고로 인해 깨진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싫다. 불안한 마음에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새삼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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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이 씻는 소리에 깨서 보니 6시 25분이다. 밥을 챙겨주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아 콩물 갈은 것과 요거트, 사과를 챙겨주고 나도 같이 먹었다. 밥을 전혀 먹지 않았는데도 왠지 아침을 먹은 것 같은 든든함이다. 그래도 아침 못 챙겨준게 내심 미안해 어제 만든 술빵 2개를 챙겨주었다. 남편을 보내고 블로그 일기를 작성하고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12시 10분이다. 남편이 메신저로 오늘 술빵 인기 폭발이다. 회사 사람들이랑 나눠먹었는데 다들 너무 맛있다고해서 남편은 2조각밖에 못 먹었다고 한다. 만든 사람 입장에서는 음식이 맛있다고하니 뿌듯하고 남편 직장동료들 몫까지 챙겨주니 내조의 여왕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도 일어나서 술빵 1개와 오렌지쥬스 1잔을 점심으로 먹었다. 처음 찐 것과 다르게 뒤에 것들은 건포도를 많이 첨가했더니 내 입에는 좀 달았다.

  점심을 대충 챙겨먹고 TV를 이리저리 돌려본다. 마땅히 볼 만 한게 없다. 홈쇼핑에서 오토물걸레 광고를 하는데 여름철에는 매일 바닥을 닦아야됩니다. 라고 한다. 요리, 빨래, 설거지 등은 그래도 하는 편이지만 청소는 정말 익숙하지 않다. 거의 남편이 틈틈이 치우는 편이었다. 특히 청소기는 결혼한지 1년 반이 되었는데 한 번도 돌려본 적이 없을 정도다. 회사 다닐 때는 딱히 더럽다거나 치워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못했는데 집에만 있다보니 바닥에 머리카락이 떨어져있으면 조금씩 거슬린다. 밖에 비도 왔고 날씨도 후덥지근한게 왠지 바닥도 습한 느낌이라 청소를 했다. 청소용 테이프 크리너로 머리카락 등을 제거하고 청소기와 물걸레질을 하고 에어컨을 제습으로 켠다. 훨씬 뽀송뽀송해졌다. 내친김에 빨래도 했다. 오늘은 집안일을 주로 한 하루였다.

  청소를 마친 후 남편에게 금요특식으로 해주기로한 두부두루치기를 하기위해 마트에 가 두부와 목살 300g을 사왔다. 남편이 원하는 것은 전지적 참견시점에 나온 대전식두부두루치기였는데 백종원 두루치기는 돼지고기와 김치를 별도로 만들어 두부에 싸 먹는 식이여서 다른 레시피를 찾아야했다. EBS 홈페이지에 가서 최고의 요리비결도 검색했는데 결제를 하지 않아 15% 맛보기 밖에 보지 못했고 역시 남편이 원하는 방식과는 다른 레시피였다. 만개의 레시피라는 어플도 받았는데 마땅한 걸 찾기가 어렵다. 네이버 블로그를 뒤져서 그나마 비슷한걸 찾아 만들었는데 두부찌개가 되버렸다. 대실패다.

  회사에서 돌아온 남편은 실패 아니고 맛있네 하면서 잘 먹지만 나는 원래하려던 음식이 아니라 좀 찝찝한 마음이다. 다음에 다시 도전해봐야겠다. 밥을 먹고 정리를 하고 잘라놓은 수박을 먹으며 영화 인사이드아웃을 봤다. 

  인사이드 아웃은 인간의 감정을 컨트롤하는 5가지 감정들이 나오는데 기쁨이(Joy), 슬픔이, 소심이, 까칠이, 버럭이이다. 이들은 주인공인 라일리의 감정을 컨트롤 한다. 기쁨이가 5가지 감정 중 리더급으로 라일리가 행복하기위해서는 기쁨이가 꼭 필요하다. 그러던 어느날 슬픔이가 핵심기억을 건드려 기쁜 기억이 슬픔으로 변화하려할 때 조이가 이를 막고자하다가 슬픔이와 함께 본부 밖으로 빨려 나가게 되고 이들은 라일리가 다시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 본부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픽사가 제작하고 디즈니가 배급하였는데 소재가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우리 딩턴이가 클 때도 이런 5가지 감정을 가지고 성장하겠지? 어느 정도 딩턴이가 크면 같이 보고싶은 애니메이션이다. 딩턴이 머릿속에도 5가지 감정들이 컨트롤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조금 더 딩턴이 마음을 이해하면서 키울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EBS 강의에도 인사이드 아웃을 원서로 공부할 수 있는 강의가 있는데 킹목달 신청하며 받은 무료쿠폰으로 수강해야겠다. 열심히 공부해서 나중에는 자막 없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토이스토리가 너무 좋아 원어로 1만번 보고 영어를 잘하게 된 사례를 본 적이 있는데 우리 딩턴이도 스트레스 받지 않고 그저 좋아서 자연스레 영어에 노출되어 영어를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어떻게 키워야할지 걱정은 되지만 항상 지지해주고 응원해주고 위로가 되는 엄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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