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먹은 김치찜에 밥을 먹고 남편은 출근했다. 엊그제 오후부터 쉬어서 일이 많이 밀렸을텐데 오전에 회의 2개에 오후에는 옥천으로 출장까지 있다고 한다. 어제 일을 했어야하나? 업무 스케줄을 분단위로 짜서 몇시까지 뭐하고 끝내면 되겠다 하면서 출근을 했다. 내가 회사다닐 때는 이렇게 바쁘게 쫓겨다니는 게 싫었었다. 업무 특성상 급하게 계획을 바꿔야할때, 급하게 보고 자료를 만들거나 수정할때가 더러 있어 순발력이 부족한 나에게는 너무 힘들었다. 시간 내 업무를 끝내고 업무 처리를 빨리빨리하면서 집에서는 일하지 않고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는 남편의 업무 스타일 덕분에 그래도 남편은 일이 할만 한 듯 하다. 매일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불평이나 짜증을 부리지 않아 고맙다. 술만 줄이면 참 좋을텐데 아침에도 선서를 시켰다. 잘 지켜줬으면 좋겠다.

1. 밖에서는 술을 1병 이상 먹지 않는다.
2. 집에는 찾아온다.
3. 불필요한 자리는 가지 않는다.

  남편을 출근 시키고 콩을 불린 후 설거지를 하고 소화겸 블로그를 마저 정리하고 심슨을 10분 정도 봤는데 바로 잠들어버렸다. 일어나니 1시 40분이다. 헐 1시 40분이라니 맙소사 어쩌다 이 시간까지 잔걸까? 얼른 일어나 불려둔 콩물을 삶았다. 콩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40분을 삶았는데 약불로 줄이는 것을 잊어버려 조금 눌러붙었다. 콩을 삶고 통에 한 가득 담아두니 든든하다.

  콩물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바로 술빵 반죽을 했다. 막걸리 2컵, 설탕 1컵, 소금 약간, 우유 50ml를 넣고 설탕과 소금이 녹을 때까지 잘 저어준 후 밀가루 4.5컵, 계란 2개를 넣어 반죽을 만들었다. 반죽은 바로 담요를 덮어 발효되도록 놓아두었다.

  반죽을 만들어두고 바로 저녁밥 준비에 돌입했다. 너무 늦게 일어나서인지 바쁘게 움직였다. 저녁은 아침에 먹고 남은 김치찜과 김으로 준비했고 파김치와 지난번 수육먹고 남은 부추를 몽땅 썰어 김치전을 만들었다. 파김치 냉파에는 김치전이 최고인데 혹시나 맛이 없을까 싶어 김치도 조금 섞어주었다. 파김치의 파가 부드러워서 더 맛있는 김치전이 되었다. 남편은 김치전을 안주삼아 술빵 만들고 반병 정도 남은 막걸리를 다 비웠다.

  저녁밥을 먹고 빵을 찔 틀을 사기 위해 남편과 롯데슈퍼에 갔는데 마땅한게 없다. 괜시리 토레타와 콜드쥬스, 요거트만 추가로 구매하였다. 혹시 몰라 집 앞 마트에 가니 적정한 빵틀 발견, 기름칠 할 수 있는 솔까지 같이 구매했다. 남편은 작은 방 형광등을 갈기 위해 형광등도 2개 구입하였다. 마트 내부가 너무 더워서 갑자기 쓰러질 것 같았다. 집에 얼른 가자고 보채고 집에 도착해서 잠깐 누워있었다. 순간 괜히 반죽을 만들었나 싶기도 했다.

  일어나 정신을 차리고 잘 발효된 반죽에 강낭콩과 건포도를 투입했다. 틀에 기름을 발라 반죽을 채우고 찜기에 넣고 빵을 쪄냈다. 빵은 총 6개 정도 만들어졌다.

  개당 25분씩 찌는 시간이 상당히 걸렸다. 빵을 찌며 또 먹으며 나의 아저씨 최종회를 봤다. 90분으로 특별편성되어 끝날 때쯤 빵 찌는 것도 마무리 되었다. 너무 재밌게 본 나의 아저씨, 처음부터 보지 못해서 나중에 생각날 때 처음부터 차근차근 봐야지. 마음 따뜻했고 위로도 된 힐링드라마이다. 엔딩 크레딧도 보통 드라마는 '그 동안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다른 프로가 방송됩니다.' 정도 였는데 나의 아저씨는 '우리 모두는 괜찮은 사람입니다. 엄청. 모두 편안함에 이를 때까지 화이팅'이라고 드라마 대사를 인용해 위로해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의 아저씨를 보고 인터넷 강의를 보고 자려고 누웠는데 여운이 계속 남는다. 나도 좋은 사람, 따뜻한 사람, 남에게 위로가 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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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시 30분이다. 오늘은 남편 알람이 울리지 않았다. 어제 술을 진탕 먹어서 밥 안 챙겨먹으면 속쓰릴텐데 남편을 깨웠다. 밥 안먹고 잔다고 한다. "회사 안가?" "안간다고 했어" 큰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경조휴무라고 한다. 어제 그래서 맘 놓고 마셨구나 뭔가 괘씸하다. 억지로 깨워서 육개장을 먹였다. 이것으로 어머님표 육개장은 다 먹었다. 남편한테 어제 있던 일이 녹음된 파일을 들려주는데 10초도 못 듣고 꺼달라고 한다. 잘못한건 아나보다. 남편이 핸드폰을 가져다달라고 해서 가져다주니 통화목록을 확인한다. 아버님 어머님께 술 취해서 전화를 걸었다. 바로 그 새벽에 두 분께 전화를 드린다. 술 먹지말라고 1차적으로 혼난다.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아프다고해서 일단 더 자라고 하고 나도 더 잤다.

  12시 30분에 어머님 전화 소리에 깨서 전화를 받았다. 남편 오늘 회사 안갔냐고 점심시간 이용해서 혼내려고하는데 전화를 안 받는다고 하셨다. 남편 술 많이 먹었냐고 전화가 바로 끊겨서 잘 모르겠지만 술 많이 먹은 목소리는 아니라고 하셨다. 어제 공단오거리까지 출동해서 찾아온 사연을 말씀드렸다. 그 사이 남편은 깼는지 눈 감고 웃으며 씰룩거린다. "어머님 오빠 일어났어요. 옆에서 씩 웃고 있어요", "당장바꿔 요놈의 자식 혼나야되겠어." 전화로 남편에게 "와이프가 홀몸도 아니고 스트레스 받으면 안되는데 신경 쓰이는 일 하지말라니까 니가 정신이 있냐 앞으로 그런 자리 가지도 말아라" 2차적으로 또 혼나는 남편이다.

  실컷 욕 먹고 배고프다고 짬뽕 먹고 싶다고 한다. 그래도 아침에 밥을 먹여서 속이 많이 풀렸다고 고맙다고 하는 남편, 아 요즘 면이 먹기 싫었는데 집 근처 이비가 짬뽕에 간다. 오랜만에 외식이다. 남편은 이비가 짬뽕 2단계, 나는 순한짬뽕을 먹었다. 면은 남편한테 조금 덜어줬다.

  남편과 밥 먹을 때 장례식장에서 친척들이 아기는 있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이제 임신 3개월이라고 하니 축하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 중 고모님과 남편이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고모님 아들 즉 남편 사촌 동생은 5급 공무원이고 와이프도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다고 한다.

고모: 와이프 임신했니? 축하한다. 회사는? 그만둬야지 회사 다니면 엄마도 아기도 몸 힘들고 좋을 것 하나 없다.

남편 : 안 그래도 지난 달부터 그만두고 쉬고 있어요. 사촌 동생은 소식 없어요?

고모 :  걔네는 바빠서 아직 없는 것 같아

남편 : 그만두라고 해요.

고모 : 얘는 화폐발행하는 중앙은행 다니는데 어떻게 그만두니? 얼마나 좋은 직장인데

남편 : 저희 와이프도 철웅이네 회사 다녔어요. 대기업 그룹사 다니는데도 그만뒀어요. 와이프가 엄청 착한데 애기도 엄마 닮았는지 입덧도 안하고 순해요.

  남편의 승리인 것 같다. 편들어주고 고맙긴한데 좀 씁쓸하다. 퇴사한 덕에 행복하고 스트레스 없는 생활을 하고 있지만 뭔가 아무런 직함 없는 평범한 아줌마가 되어가는 기분이다. 지금은 일 할 때가 아니다. 언젠가는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해야지라고 마음을 다 잡아본다.

  밥 먹고 도서관에 들러 책 반납하고 연장하고 그림책을 빌리러 갔는데 갑자기 지진대피 훈련을 한다고한다. 에잇 그냥 나가버려야겠다. 길에서 파는 참외가 맛있어보여 참외를 사고 마트에 들러 수박과 건포도와 막걸리와 돼지고기 뒷다리도 샀다. 오늘은 김치찜 만들고 내일 술빵 만들어먹어야지 집에가는 길에 급 생각이 나서 약국에 들러 비타민D도 구입한다.

  집에 와서 또 다시 한숨잔다. 사실 어제 많이 놀랬는지 하루종일 기운도 없고 밥맛도 없다. 아침에도 아무것도 먹지 못해 남편이 사온 편의점 김밥 3개와 딸기우유를 마셨다. 2시간 가량을 더 자고 수박은 잘라서 냉장고에 두고 묵은지도 한 포기만 정리해서 잘라두었다. 묵은지가 많이 남은지 알았는데 딱 네 포기 남았다. 집에 있으면서 있는 재료들로만 계속 요리하니 이제 거의 냉장고가 많이 비었다. 회사에 다녔으면 계속 쌓였을텐데 식비도 많이 줄고 음식쓰레기도 줄이고 건강도 챙기는 것 같아 뿌듯하다.

  김치찜은 원래 등갈비로 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엄청 비싸구나. 구매해온 뒷다리살과 3배의 가격차이가 난다. 김치랑 고기 넣고 1시간 10분을 끓여 맛있는 김치찜 완성. 요즘 닭도리탕, 수육, 돼지고기김치찜, 콩국수, 짬뽕 등 살이 많이 찔 것 같은 음식을 많이 먹었는데 아침마다 콩을 갈아먹어 그런지 1.4킬로가 빠졌다. 남편이 흰강낭콩도 인터넷에서 추가 구매를 해줬는데 꾸준히 먹어야겠다.

 

  김치찜도 역시 꽃게탕의 아성을 이기지 못하고 공동 2위가 되었다. 남편은 내게 강서동 장금이라는 별명을 지어주었다. 밥 먹고 정리하고 어머님께 김치찜 사진을 보내드렸다. 바로 전화하셔서 너무 잘해먹는다고 칭찬을 받고 남편은 아버님께 집에 못찾아올정도로 술먹지 말라고 3차로 혼났다.  나의 아저씨 본방사수 후 오늘은 인터넷 강의도 못 보고 그냥 잤다.  남편도 일해야한다고하고 그냥 계속 자고 있다. 뭐 아무것도 안하고 맛있는거 먹고 쉬는 날도 있어야지 오늘도 즐거운 하루가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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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일어나서 남편은 육개장을 데워주고 나는 어제 남은 콩나물배추 된장국을 먹었다.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났지만 특별히 피곤하지도 않았고 오랜만에 기운 있는 하루였다.

  남편은 출근을 하고 나는 책을 좀 보다가 문득 어제 회사동생이 알려준 고백부부의 원작웹툰 한번 더 해요를 3시간에 걸쳐 완결까지 봤다. 한번도 안 쉬고 원스탑으로 읽은 것을 보면 나도 참 집요한 성격인 것 같다. 이번달 23일부터 유료로 바뀐대서 읽었는데 19금이 포함되어 있어 야하지만 스토리가 좋다. 특히 결혼한 기혼 입장이라 그런지 공감가는게 많다. 다만 처음에 드라마로 먼저 접해서인지 드라마의 발랄하고 짠한 스토리 설정이 조금 더 맘에 든다.

고백부부 원작웹툰

  드라마 고백부부는 남편이 회사 직원의 추천을 받아 같이 보자고 권유해서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CC로 남편을 만나 결혼까지 했기에 더 공감이 갔었다. 그 시절로 돌아가도 나는 남편과 잘 만나고 결혼했겠지?  날 제일 많이 사랑해주고 이해해줄 사람은 남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취업걱정, 공부걱정, 진로걱정, 스펙쌓기 등의 치중했던 학창시절은 아쉬움이 많이 남아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면 좀더 도전적이고 무모하고 안정지향적이 아닌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다시 돌아가더라도 지금 살아온 만큼 더 잘 살 자신은 없다.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남편이 집에 잠깐 들렀다. 큰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수원에 가야하는데 너무 졸려서 30분만 자다 간다고 한다. 참외를 잘라 먹이고 남편은 수원으로 출발했다. 책을 좀 보다가 잘 안들어와서 심슨을 보고 좀 쉬다 놀았다. 회사동생이 블로그를 만들어서 잠깐 들러 글도 읽었다. 육아도 하고 회사도 다니고, 드림캐쳐도 배우고 있어 나보다 더 좋은 컨텐츠들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남편이 5시쯤 상가집에서 돌아왔고 학교 동문행사 때 있던 불미스러웠던 일 때문에 후배들을 위로해준다고 선배 몇몇과 학교에 간다고 했다.  입맛이 별로 없어 점심도 안 먹었는데 저녁도 혼자 챙겨먹어야한다니 저녁까지 안 먹기에는 우리 딩턴이에게 좋지 않을 것 같아 집 앞 마트에 가서 김을 사왔다. 김을 싸서 어거지로 밥을 먹고 인터넷 강의를 봤다. 그리고 문화센터 등을 알아봤다. 재봉틀도 배우고 싶고 신생아 아기용품도 내 손으로 만들어 주고 싶었다.

  7월에는 산부인과 문화센터에 있는 뇌호흡 순환체조를 배우려고 계획하고 있어 근처에 있는 홈플러스 문화센터 위주로 알아보았다. 회사 동생이 현대백화점 강의도 몇몇 추천해주었다. 인터넷 쇼핑몰 옹아리닷컴에서 유기농 아기옷 DIY도 찾았다. 바느질로 하는 것이라 잘 할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개의 해의 태어나는 우리 딩턴이를 위해 한 번 도전해보고픈 신생아용품 디자인이다. 이미 베냇저고리는 3개나 있고 손싸개, 발싸개도 회사에서 받았는데 강아지 디자인에 유기농이고 내가 직접 만드니 더 특별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남편과 상의해서 구매해야겠다.

 
 배우고 싶은 강의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남편이 전화가 왔다. 역시나 술이 취했다.

남편 : 이제 들어갈꺼야 빵이 먹고 싶어서 파리바게트 앞이야

나: 집 앞에서 내리랬잖아 내가 술 취해서 걷는거 싫어하는거 알잖아

남편 : 여기가 파리바게트 앞인데 나 데릴러오면 안될까?

나 : 응 나갈께 기다려 (당연히 집 근처 파리바게트인줄)

남편 : 나 이제 신한은행이야 아 뭐야 비켜 아씨 (지나가는 사람이랑 부딪힌건가? 광주 폭행사건도 못 봤냐 술 취하고 시비 붙으면 얼마나 험악한 세상인데)

나: 어떻게 신한은행이야 (??? 우리 집 근처 파리바게트와 신한은행은 걸어서 족히 10분은 걸림)

남편 : 여기 공단 오거리야. 걱정하지마 내가 집에 갈꺼야 택시타고 갈꺼야 아무 걱정하지마. 근데 나 택시 타면 뭐라고 하면 되지? 어디간다고 해야되지? 뭐라고 하면 되?

나: 진짜공단오거리야? 거기 그대로 있어 왜 술먹고 정신을 못 차려 그냥 그 자리에 있어 내가 택시타고 갈꺼야 (이때부터 심각, 막 미친것처럼 소리 지르기 시작)
 
남편 :  아니야 나오지마 혼자갈 수 있어 (내가 화내니 주눅들어있음) 나오지마 내가 들어갈꺼야

나 : 지금 택시 탔어 (전화 끊기면 또 안될까봐 계속 전화 키고 출발함) 어디야 정신 좀 차려. 신한은행 앞에 그대로 있어. 내말 안들려?

남편 : 엄마 엄마 ㅜㅜ (갑자기 엄마 찾으며 울먹임 시작)

나 : 어디야 안들려? 도대체 어디냐고 거기 그냥 그 자리 그대로 있어 어디가지마 (이제 택시 기사님 보기 민망하기 시작)

나 : 나 신한은행 도착했는데 안보여

남편 : 나 안보여? 나 여기 손들고 있는데

나 : 혹시 나보여? 나 안보이는데

남편 :  나도 안보여 나 왜 못찾아? 나 여기 있는데 나 여기

나 : 여기가 어디야? 어딨는데 어디갔는데 도대체 어딨어? 정신 안차릴래? (10분 동안 찾아도 안보임 처음엔 짜증났는데 걱정되서 울기 시작) 나 파리바게트 앞이야 어디야?

남편 : 여기 나 여기 내가 파리바게트인데 나 왜 못찾아?

나 : 오빠 나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유산할 것 같아 제발 똑바로 정신차려 앞에 보이는 건물이 뭐야?

남편 : ○○아 (평소에 절대 내 이름 부르지 않음 갑자기 진지모드, 정신차렸나) 나 진짜 농담아니고 어딘지 모르겠어ㅜㅜ 나 좀 찾아줘 제발 나 좀 찾아줘 으앙

나 :  그러니까 정신 차려 어딘지 똑바로 말해 (횡단보도 맞은 편에 비틀거리는 사람 발견) 오빠 나 찾은 것 같아. 길 건너지마 거기 그대로 있어 내가 갈께. (횡단보도만 있고 신호등이 없어 정신 없이 길 건너다 차에 치일 듯) 내가 갈께 움직이지마

  이렇게 10분 정도 헤매다 남편 발견, 택시 잡고 집으로 겨우 왔다. 남편이 술 취해서 택시 안 태워 줄까봐 조마조마했다. 아버님께 10시 30분 쯤 통화한 것 같은데 그럼 내가 갈 때까지 50분을 헤매고 충대에서 공단 오거리까지 직진만한건가? 중간에 길도 많이 건넜을텐데 집에 와서 남편은 씻고 바로 뻗었다. 나는 너무 놀랐고 소리도 많이 지르고 스트레스 받아서 그런지 배가 아팠다. 바로 잘 수가 없어 뉴에이지를 들으며 딩턴이를 달래주었다. "아빠 이제 괜찮아 옆에 있지? 딩턴이 많이 놀랬지? 엄마가 소리 지르고 울어서 미안해. 이제 괜찮다. 이제 자자 딩턴아." 딩턴이를 계속 2시간이나 달래주었다. 혹시나 못 찾고 경찰서 가야될 때를 대비해 남편과 통화내역을 녹음했었는데 다시 들어도 너무 아찔하다. 10분 내 찾아서 다행이지 남편한테 내일 들려주고 반성하게 해야겠다. 덤으로 너무 급하게 나가느라 화단에 부딪혀서 다리가 쓸렸다. 이불에 닿이는데  너무 쓰리다. 이것까지 추가해서 내일 죄를 물어야겠다. 드라마 한 편 찍은 듯 하다. 퇴사한 후 다이나믹하지 않은 하루하루였는데 이런 다이나믹함은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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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계속 바빴던 남편이 못 일어나서 아침 먹을 시간이 별로 없다. 갈아놓은 콩물 한 잔씩 마시고 사과를 반씩 나눠 먹었다. 콩에 단백질도 많아 건강에도 좋고 식이섬유도 풍부해 속도 편안하다. 또 GI 지수가 낮은지 밥을 먹지 않았는데도 배가 든든하다. 흰 강낭콩에는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성분이 있어 다이어트식품으로 각광을 받는다는데 일반 강낭콩에도 비슷한 성분이 있는지 전날 실컷 국수와 라면을 먹었는데도 살이 0.7킬로 정도 빠졌다. 두유처럼 아침마다 챙겨먹는 것도 애기랑 내 건강을 위해 좋을 것 같다.

  남편이 회사에 가고 역시 오늘도 11시까지 잤다. 자고 일어나서 오랜만에 회사 동생이랑 수다를 떨었다. 카톡으로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확실히 같은 유부녀라 그런지 공감가는 얘기들이 많다. 회사 다니며 퇴근 후 매일 육아출근까지 하고 있는 동생은 출퇴근 거리도 있어 힘들텐데도 출퇴근 할 때는 늘 일어공부를 한다고 한다. 열심히 사는 모습이 보기 좋다. 가끔은 지치지 않게 해야하는 것 말고 하고 싶은 것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동생이랑 얘기하면서 재밌게 본 고백부부 얘기도 했다. 부부간 서로 좋아해도 대화가 단절되면 오해가 많아져 소통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했는데 남편이랑 나는 지금도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지만 앞으로 살아가는 데도 어떤 상황 속에서도 서로 오해가 없도록 대화를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오늘 로즈데이라 인터넷에 떠도는 글도 공유했다.
와이프: 오늘 무슨 날이게?
남편 : 몰라
와이프 : 검색이라도 해봐 성의없게
남편 : 경동대학교의 개교기념일
 
  서로 빵 터졌다. 동생은 남편이 센스가 없어서 기대가 없다고 한다. 나도 네이버 실검 1위지만 남편은 모르거라 말했다. 역시나 장미는 없었다. 기대가 없었기에 실망도 없다.

  오늘은 지난번 만물상에서 본 수육부추무침을 레시피를 참고하여 수육을 만들어 보았다. 특이하게 토마토를 넣고 삶는데 토마토가 연육작용이 있어 고기를 부드럽게 하고 지용성이라 고기 기름에 잘 녹아 토마토의 영양이 고기에 잘 어우러진다고 한다. 마침 토마토도 2개 남아있어 딱이라고 생각했다. 고기는 기름 없는 앞다리로 사려고 했는데 보쌈고기용은 뒷다리 밖에 없어 뒷다리로 구매했다. 나는 혹시 잡내가 날까 기존 레시피에 월계수 잎도 추가했다. 토마토가 들어가서 색깔이 예쁘다.

  수육과 잘 어울리는 배추 겉절이도 절여서 담궜다. 물기 짜는게 힘들어 야채탈수기를 사용했는데 너무 자리를 많이 차지해서 진짜 꺼내기 싫은 주방용품 중 하나이다. 다행히 엄마 손맛은 못따라가지만 적당히 맛은 합격이라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부추무침도 하려고 했는데 배추겉절이하느라 진이빠져 포기했다.

  남편이 퇴근하고 출근했다고 연락이 와서 재료를 준비한 냄비에 고기를 올린다. 수육보고 견딜수가 없는지 평소보다 10분 빨리 출발했다. 이 레시피는 특이하게 물은 2컵만 넣고 끓이는데 야채 고유에 수분이 올라와서 나중에는 넘칠 것 같았다. 고기 맛은 정말 기가막혔다. 기름기도 하나없이 담백하고 사먹는 보쌈의 느끼함도 없었다. 잡내도 하나도 없고 정말 강추하는 레시피이다. 집에 있는 재료 빼고 재료비가 거의 13천원 들었는데 진짜 아깝지가 않았다. 다만 단점은 중간에 토마토가 부숴져서 고기에 토마토의 흔적이 남는 것인데 토마토가 빨개서 흡사 된장에 찍은 수육 같아 먹다 남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외관적 단점이 있다.

  남편이 먹은 요리 베스트 순위가 또 바뀌였다. 이번 요리가 당당히 2위를 차지했다. 내가 해준 음식이 최고라며 맛있게 먹어주는 남편이 있어 행복하다. 나중에 시댁식구들이랑 김장을 할 때 한번 선보여야겠다.

  밥을 먹는 도중 내내 남편 전화가 계속 울린다. 모처럼 만찬인데 속상하다. 남편은 밥을 먹고 어제 잠이 부족해서 일찍자고 나도 인터넷 강의를 보고 잠들었다. 자다가 새벽 3시30에 일어났다. 임신을 하니 새벽에 한 번은 깨서 화장실에 가게 된다. 내가 깨서 남편도 같이 깨버렸다. 한 1시간정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남편은 다시 잠들었다. 좋은 부모가 되자, 앞으로도 잘 살자, 서로 숨기는 것 없이 소통을 잘하자, 우리 참 행복한 것 같다 등등 앞으로도 우리는 행복하고 잘 살아갈 것 같다는 믿음과 자신감이 생겨나는 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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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시에 삑삑삑삑 현관문 여는 소리가 난다. 문이 열리자마자 벌떡 일어났다. 연락 좀 하지? 핸드폰을 차에 뒀다고 한다. 술 먹고 선배들이 싸우고 그래서 경찰차까지 왔다는 다이나믹한 소리를 들었다. 좀 바가지 좀 긁다가 그래도 무사히 와서 다행이다. 안도를 한다. 밥이 없어서 남편이 햇반을 사오고 해장국도 먹였다. 내려오면서 휴게소에서 라면을 먹고와서 안먹는다는걸 강제로 먹였다. 오늘 아파트 옵션 관련해서 모델하우스에도 가야하고 입주자 모임 위임장 관련해서 봉사도 해야하기 때문에 든든히 먹였다. 2시간 정도 밖에 자지 못한 남편은 30분 정도 더 자고 모델하우스에 갔다.

  남편이 모델하우스에서 위임장 받는 일을 할동안 어제 불려 놓은 강낭콩을 삶았다. 끓는 물에 40분  정도 삶으니 비린 맛이 없다. 콩을 다 삶고 너무 졸려서 또 잠들었다가 급히 일어나서 삶은 콩을 갈아 콩물을 만들었다. 마침 남편도 점심 먹으러 돌아와 국수를 삶아 콩국수를 만든다. 원래 강낭콩으로는 콩국수 안 만드는 것 같은데 콩을 소진할 길이 없어 그냥 갈아버렸다. 나는 그냥 강낭콩맛이 강해 싫었는데 남편은 맛있게 먹었다. 오이가 없어 고명으로 참외를 올리니 색깔이 이쁘다.

  콩국수를 먹고 옵션 계약하러 갔다. 가는 길에 남편이 인감증명서며 도장이며 계약서 다 두고와서 다시 갔다왔다. 별도옵션은 욕조에 유리 추가하는 것 이외에 나중에 입주 시 공구로 구매하려고 신청하지 않았고 시스템 에어컨, 스팀 오븐, 식기세척기와 발코니 확장을 신청했다. 집 값에서 1,800만원이 추가 되는 순간이다. 계약을 하려보니 OTP도 두고왔다. 출발하기전에 챙기라고 했는데 할 수 없이 아버님께 SOS한다. 무사히 옵션계약도 마치고 위임장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와서 아까 콩국수하고 남은 국수로 김치 비빔국수를 했다. 백종원 레시피를 따라했는데 내 입에는 콩국수보다 더 맛있었다.

  밥을 먹고 남편도 나도 잠들었다. 남편이야 3시간도 못자 잔다고 쳐도 난 진짜 너무 많이 자는 것 같다. 일어나보니 저녁 8시다. 저녁으로 컵라면 1개에 밥 1공기 말아 둘이 나눠먹었다. 이로서 남편은 오늘 하루 5식을 했다. 5식 중 4식이 면이라니 안됐다. 밥을 먹고 남편은 위임장을 정리하고 나는 책을 보다 인터넷 강의를 봤다.

  남편은 피곤해서 일찍 잤고 나도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잘 안왔다. 그래도 남편이랑 같이 이불을 덮고 누우니 따뜻하고 포근하고 안심이 된다. 겨우 하루 떨어져 있었는데 늘 한결같은 일상의 작은 변화였고 내 옆에 변함없이 있어주는 남편의 존재가 새삼 감사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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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남은 닭볶음탕으로 아침을 먹고 남편은 사우나 갔다가 학교가서 동문회 장소로 이천으로 이동 예정이다. 오늘 자고 올거라 간만에 혼자 있는 날이다. 일단 늘 코스처럼 다시 잔다. 9시 30분에 남편이 이제 이천 출발한다고 전화가 왔다. 조심히 다녀오라고 하고 또 잔다. 일어나니 정오다. 임신하니 잠이 진짜 많아진다. 역대 최고로 늦게 일어난 하루다.

  남편한테 메신저를 보내도 연락이 없고 읽음 표시도 안되고 잘 도착했겠지? 오후 4시, 6시, 8시, 10시, 12시까지 전화도 없고 확인도 안한다. 그래도 내가 배우자인데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이 왔겠지? 학교 사람들도 남편이 거기 갈꺼라는거 다 아니까 도착 안했으면 나한테 전화왔겠지? 하며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한다.

  이런 내 맘을 아시는지 저녁 9시 40분 쯤되서 어머님이 전화가 오셨다. 오늘 혼자있어서 무섭지 않냐고 하셨다. 오빠가 연락이 안 되서 걱정이 된다고 말씀드리니 행사중이라 전화를 진동으로 해놨나보다, 도착했으면 연락을 해야지, 술 먹어서 못 받을 수도 있으니 신경쓰지말고 걱정하지말고 일찍 자라고 말씀하신다. 그래도 혼자 끙끙거리고 있었는데 어머님이랑 통화가 되니 안심이 된다. 그래 무슨 일이 있었으면 어머님께라도 연락이 가겠지

  인터넷 강의를 보고 책도 읽고 시간 참 안간다. 걱정스런 마음에 괜시리 쏘렌토 사고도 검색해본다. 오늘 올라온 글은 없다. 다행이다. 새벽까지 잠을 못자서 내일 남편이 오면 해장을 할 수 있도록 콩나물 김치국을 끓인다.

   책이 도저히 안 읽혀서 평소 듣지 않는 라디오도 들어보고 클래시카 채널에서 헨델의 오페라 아드메토를 봤다.  아드메토의 줄거리는 아드메토 왕이 병에 걸려 아내인 알체스테 왕비가 아폴로 신께 그의 병이 낫는 법을 알려달라고 기도한다. 왕비는 곧 왕의 병은 죽어야 낫는 병이고 아니면 가까운 누군가가 죽어야 나을 수 있다고 신탁을 받게 된다. 결국 왕비는 자살을 하게 되고 왕은 완쾌되지만 사랑하는 왕비의 죽음의 깊은 슬픔을 느껴 신하인 에르콜레에게 지하세계에 와서 왕비를 구출해달라고 부탁한다. 한편 아드메토 왕을 좋아하는 이웃나라 공주 안티고나는 왕비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신분을 양치기 소녀로 숨기고 왕궁에 들어가 왕에게 애정을 고백하고 지하세계에 간 에르콜레는 왕비를 결국 구출해낸다. 왕비는 왕을 시험하기 위해 에르콜레에게 왕비를 구출했다는 사실을 숨겨달라고 하고 왕은 그 사이 안티고나와 결혼을 준비한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에는 왕비와 왕은 다시 이어지게 되는데 사실 나는 에르콜레가 지하세계로 간 것 까지만 보고 텔레비전을 껐다. 일본풍의 무대 디자인과 의상 스모선수의 등장 등 유럽 오페라인데 뭐지? 좀 생소했다. 스모선수 다리를 세우고 부들부들 떠는데 너무 불편해보이고 안타까웠다.

  뭔가 남편이 계속 연락이 안 되서 음악도 잘 안 들어오고 음악적 감상은 쓸 수가 없다.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 생각 없이 주입할 것이 필요해서 정말 오랜만에 심슨을 봤다. 남편이 학창시절에 필리핀에 어학 연수를 가고 미국에 인턴 갔을 때 집에서 공부하면서 밥 먹을 때마다 봤던 심슨 역시나 생각이 없어진다. 한 3개 보다가 잠들었다. 심슨 덕분에 걱정 덜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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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남편이 출근할 때까지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못했다. 컨디션이 안 좋다. 남편도 일어나기 싫어서 밥 안먹고 더 자려고 일부러 안깨웠다고 한다. 겨우 잘 갔다오라며 인사만 하고 다시 잠이 들어 10시에 겨우 일어났다.

  입맛이 너무 없어서 냉장고에 보관중이던 찐빵을 전자레인지에 돌려먹었다. 무기력하게 TV를 켜니 만물상을 재방송하고 있었고 고기 다이어트와 콩 다이어트 식단을 소개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마음껏 먹고도 2주간 15 ~ 26센티까지 허리 사이즈를 줄였다. 인생 최대 몸무게에서 임신을 하게 되서 나중에 만삭이 되었을 때 무릎과 관절, 허리 등에 무리가 올 것 같아 의사선생님께 3킬로만 빼면 안되냐고 여쭤본 적이 있다. 100킬로 찐 사람한테도 임신하면 6킬로 정도 더 찌우라고 하시면서 만삭 때 무게가 80만 안 넘으면 정상이시라고 살 빼지 말라고 하셨는데 흰 강낭콩 다이어트 식단이면 임산부도 무리하지 않고 살을 뺄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냉동실에 쌓인 일반 강낭콩부터 빨리 먹어야할텐데 다 먹기 전까진 흰 강낭콩 구입은 보류해야할 것 같다.

  컨디션이 정말 안좋아서 누워있다가 계속 누워만 있으니 더 가라 앉는 기분이다. 산책을 할까하고 미세먼지를 검색했더니 초미세먼지 나쁨 진짜 최악이다.

  유튜브에서 김미경 TV를 검색해서 40~50대 여자들이 젊게 살기 위해 해야 하는 3가지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난 아직 30대지만 집에만 있다보니 많은 공감이 됐다. 워낙 유명하신분이지만 그래도 초상권 보호를 위해 얼굴은 가려서 업로드했다. 첫째는 혼자 여행을 가보라는 것인데 예전에 나도 대학교 때 힘들적이 있어서 당일 제천으로 기차여행을 간 적이 있다. 난 독립적인 사람도 아니고 그 때 당시에는 혼자 기차를 타본 적도 없어서 겁도 많이 났는데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평소에 보지 않았던 풍경들을 보고와서 힐링이 되었던 경험이 있다. 가족이 생긴 이후로는 혼자하기 보다는 가족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아직은 많아 혼자 여행을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시대기도 하고 출장 때문에 기차도 어마하게 타고 다녔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두번째 방법은 자원봉사로 인턴 경험을 하라는 것이었는데 집에만 있다보면 작은 것에도 두려움을 느끼고 내가 할 수 있을까 덜컥 겁이 나기도 한다. 인턴 생활을 하면서 프로들의 행동을 보고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예전에는 지역사회에 관심이 없었는데 지역에서 하는 음악회나 블로그나 행사 등 내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고 서구권 저자들이 쓴 책을 읽다보면 요즘은 기부나 봉사, 지역사회에 이바지 등에 대해 점점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차근차근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을 해봐야겠다. 마지막으로는 예전에 나를 찾기이다. 젊어질 수는 없지만 젊어지도록 노력은 할 수 있다. 노력하면 예전의 늘씬한 몸매로 돌아갈 수도 있고 생기와 열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40~50대에 젊게 살 수 있는 내공을 갖도록 지금의 나를 좀 더 알아가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자 ^^

  더 이상 누워 있으면 정말 아플 것 같아 블로그를 정리했다. 다 쓰지 못했던  행복의 가격 리뷰도 쓰고 일기도 쓰고 이전 일기들을 읽으니 별 의미 없었던 일상들도 많지만 내 역사가 내 이야기가 쌓이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멍하니 있다가 이제 저녁시간이다. 오늘은 오전에 만물상에서 본 다이어트 식단용 닭볶음탕을 해봐야지 하고 마트에 가서 단호박과 닭, 팽이버섯을 사왔다. 다이어트 닭볶음탕 레시피는 설탕대신 팽이버섯 갈은 물이 들어가는데 당뇨병 환자들도 설탕 대신 팽이버섯을 이용하여 요리하도록 권장한다고 한다. 팽이버섯에서 단맛이 날지 상상도 못했는데 신기했다. 임산부도 호르몬 영향으로 인해 임신성 당뇨병이 생길 수 있다고 들었는데 당분간 요리할 때 설탕은 줄여야겠다.
 
  집에와서 닭을 손질하고 강낭콩 소진을 위한 콩밥을 짓고 팽이버섯을 갈았는데 다 엎었다. 남편은 벌써 출발했는데 시간도 급한다가 엎지른 것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설탕 대신 넣으려고 갈은건데 그냥 설탕 넣을까하다가 과감히 생략했다. 닭을 데친 후 얼음물에 담가 쫀득하게하고 양념과 함께 볶은 후 단호박, 당근, 양파, 고추, 대파를 썰어넣고 마무리 했다.

  설탕을 넣지 않아도 단호박과 양파 덕분에 충분히 달았다. 이렇게 먹어도 정말 살이 안찌려나 아무튼 나름 맛있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백종원 닭도리탕 레시피가 조금 더 맛있는 것 같다. 요즘 여러가지 일로 바쁜 남편이 맛있게 먹어서 뿌듯하다. 조금이나마 힘이 났으면 좋겠다.

  남편은 밥 먹고 또 학교에 갔고 난 책을 보다가 인터넷 강의를 봤다. 가급적 TV도 안보고 핸드폰 게임도 안하는 데 그래도 멍하게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것 같다. 과제를 할 때나 일을 할 때나 2시간이 남았든 일주일이 남았든 막판에 몰아서 처리해서 퀄리티는 비슷하듯 시간이 남아도 그냥 흘러가게 두는 것 같아 조금 안타깝다. 내일부터하자 일주일만 더 쉬자 했는데 벌써 18일차가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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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먹은 꽁치찌개를 데워 먹고 남편은 출근을 하고 또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11시 20분이다. 아 너무 많이 잠들었네 나의 아저씨 재방송 보려고 했는데 거의 다 끝나버렸다.
 
  오늘은 남편이 오후에 민방위훈련을 가야해서 오전 근무만 하고 퇴근 후 점심을 같이 먹었다. 집에 있는 참나물과 가지무침, 멸치볶음을 볶음고추장에 비벼서 계란후라이를 얹은 비빔밥이 먹고 싶어 비비고 된장찌개를 끓였다. 직접 끓이고 싶었는데 집에 두부가 없어 비비고를 이용했다. 지난번 비비고 김치두부찌개는 두부가 달랑 3개 있어 기대를 안했는데 된장찌개는 두부에 감자까지 건더기가 풍부해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밥을 먹고 설거지하고 수박과 매그넘 민트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달달한게 기분이 좋다.

  남편은 민방위 훈련 가고 나는 인터넷 강의와 블로그 글을 쓰고 책을 봤다. 단순한 삶이다.  요즘은 엄마의 그림책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엄마가 되는 마음과 출산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는데 도움이 되는 그림책을 많이 소개해준다. 태교용 책을 읽어줄 생각만 했지 그림책을 읽어줄 생각은 못했는데 다음에 도서관 갈때는 그림책도 좀 빌려와야겠다.

  남편이 돌아오고 간만에 외식을 했다. 이영자씨에 쫄면 CF를 보고 쫄면을 먹으러 갈까하다 집 근처 류창희 국수를 갔다. 비빔국수 + 햄버거, 멸치국수 + 보리밥 조합으로 먹었는데 가격이 14천원인가 밖에 안했던 것 같다. 세트라 국수 양이 적을 줄 알았는데 양도 대박, 비빔국수는 좀 생각보다 매콤새콤한 맛이 부족하고 면에 양념도 덜 배인건 같은데 나머진 맛있다. 남편은 햄버거가 빅맥 햄버거보다 맛있다고 했고 나는 보리밥이 특히 더 맛있었다. 가성비는 좋은 편인 것 같다. 사진을 찍으니 콩물은 서비스로 주셔서 시원하게 잘 마셨다. 사장님도 비교적 친절하셨다.

  간만에 저녁으로 외식을 하고 남편과 좀 놀다가 남편은 아파트 입주자 모임에 갔다. 나는 TV로 오전에 못 본 나의 아저씨 재방과 본방을 보았다. 본방으로 본 건 처음이었는데 다음날 영상이 나오거나 재방송까지 기다리지 않고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요새 거의 유일하게 챙겨 보는 프로그램 인 것 같다.

  나도 극중 이선균의 나이가 되면 진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그 때가 될 때까지 인생의 내력을 길러야할텐데 안식년이라고 생각하고 태교에 집중하자라고 생각하다가도 아무 것도 안하고 있는 나를 보면 불안해진다. 무언가 나라는 사람이 멈춰있지 않고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하는데 이대로 나태해질까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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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일어나서 역시 어머님이 주신 반찬과 육개장을 데워 아침에 먹었다. 어머님이 반찬을 많이 주셔서 도통 요리를 안하는 것 같다. 남편이 출근하고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었다. 책을 읽다가 잠깐 인터넷을 했는데 의미 없이 시간을 많이 보낸 것 같다. 일부러 늘 하던 모바일 게임도 들어가지 않는데 그 이상으로 시간을 허비한 것 같다.

  시작은 임부복 검색이었다. 그러다가 예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재봉틀도 검색하고 임부복을 내가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하면서 근처 공방에서 운영하는 블로그에 들어가서 수강생 작품을 검색하였다. 그러다가 또 다른 블로거들이 올려 놓은 작품도 구경하고하고 유튜브에서 재단하는 것 좀 구경하다보니 익숙하신 분이 소잉디자이너로서 옷을 만드는 동영상이 있었다.

  바로 언니의 독설, 최근에는 엄마의 자존감 공부를 쓰신 김미경 작가였다. 이전 TV 강의를 통해 어머니가 증평에서 리리양장점을 하셨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었는데 작가님도 재봉틀을 배우고 소잉 디자이너를 하고 계셨줄이야.  너무나도 다른 분야의 도전이 멋지게 느껴졌다. 이전에 힘들거나 마음이 약해질 때 책도 보고 TV에서 하는 강의들도 챙겨봤었는데 얼마 전에는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도서관에서 드림온도 빌려왔는데 유튜브로 만나니 더 반갑다. 가끔 자존감이 떨어질 때 유튜브에 들어가서 독설도 보고 옷 만드는 것도 시청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추진력이 있었음 좋겠다.

  갑자기 툭툭 소리가 나서 가보니 바나나 사망 4개나 되는데 다 먹긴 힘들고 에휴 갈아먹어야하나. 떨어진 바나나 하나를 들고 재빨리 먹어 치운다. 집에서 빨래를 하고 책을 다 읽었다. 2시가 조금 넘어서 정수기 필터 교체하러 직원분이 오셨다. 매번 늦은 퇴근으로 인해 정수기 교체는 남편 몫이었는데 처음으로 내가 맞이하게 되었다. 너무 친절하시고 요즘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거의 하지 않아 유쾌한 시간이었다.

  오늘 저녁은 뭘 먹어야하나 남편은 회사에서 점심으로도 육개장이 나왔다고 한다. 인간적으로 3끼 육개장은 너무한 것 같아 뭘 만들까 고민을 하다가 갑자기 김치찌개가 먹고 싶었다. 참치도 싫고 고기도 싫고 그러다 꽁치김치찌개가 생각났다. 한번도 꽁치로 해본 적이 없는데 인터넷 검색하니 총각김치로 꽁치찌개를 끓인다고 나와있다.

  생선은 보통 무랑 조리니 배추김치보다 국물 맛이 낫겠구나. 집에 총각김치 오래된게 조금 남아있었는데  메뉴는 이것으로 정하고 냉장고파먹기도 성공 했다. ^^ 마트가서 김치찌개용 꽁치를 사서 끓이고 백종원 레시피라고 된장도 살짝 넣고 끓이니 진짜 맛있다.

나머지 반찬들 다 필요없다면서 꺼내지 말라고하고 역시 강서동 최고의 맛집은 우리집이라며 평생 먹어본 꽁치찌개 중 1위라고 한다. 결국 남편은 밥 2그릇 뚝딱했다. 근데 비쥬얼은 별로다. 디피나 사진을 잘 찍었으면 좋겠다. 남편이 꼽은 내 음식 베스트 순위가 변경되었다. 원래 3위를 차지한 닭볶음탕을 밀어내고 총각무 꽁치찌개가 3위가 되었다. 꽃게탕은 범접할 수 없는 부동의 1위라고 한다. 나중에 또 해줘야겠다.

  설거지랑 뒷정리하고 남편이 딩턴이 태교책을 읽어주었다. 아예 관심 없는 사람도 많다던데 남편은 그래도 매일 읽어주려고 많이 노력한다. 나중에 딩턴이가 태어나면 아빠가 딩턴이 뱃속에 있을 때 책을 많이 읽어주었다고 칭찬해줘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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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계속 꿈을 꾼다. 쫓기거나 액션이 많은 꿈이었는데 깨고나면 기억에는 없다. 임신중이라 별로 아기한테도 이로운 꿈은 아닌 것 같은데 꿈을 꾸지 않고 푹 잤으면 좋겠다.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번과 요거트, 두유와 사과를 남편과 아침으로 나눠 먹었다. 준비를 마치고 남편은 회사로 갔다. 아침 설거지를 마친 후 책을 좀 보다가 또 잠이 들었다.  밤에 잠을 못 잘까봐 자지 않으려 노력하는데도 자꾸 졸리다.

  일어나서 퇴직금 입금된 것을 확인하고 이번달 결제예정카드 금액을 정산하고 남편의 통장에 옮겨 두었다. 카드결제일도 남편 월급일에 맞춰 변경해두었다.  그래도 퇴사한 후 핸드폰 요금도 무제한에서 낮추고 인터넷 쇼핑도 남편에게 필요한 것만 요청해서 결제하고 외식도 안하다보니 남편과 내 카드값이 70만원 정도 줄었다. 맞벌이 아니면 큰 일 날 것 같았는데 제법 잘 해내고 있는 것 같다. 어머님께서도 여자가 집에서 살림만 알뜰히 해도 돈 버는거라고 힘들게 3시간씩 다니지 말라고 하셨는데 그 말에 전격 동의한다. 내 월급이 적은편도 아니었는데 생각보다 경제적 타격이 크지가 않다. 물론 내가 사고 싶은 물건이나 옷 같은 것은 확실히 못 사는 것은 있지만 물건에 집착하거나 꾸미기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다.

  은행 업무들을 정리하고 컴퓨터를 켜서 인터넷 강의를 보았다. 가급적 남편이 없을 때 미리미리 해놔야 미루고 싶은 마음이 없어진다. 인터넷 강의를 본 후 책 리뷰를 쓰고 도서관 책이 오늘까지 반납이라 버스를 타고 도서관에 다녀왔다.

  도서관은 버스로 10 정거장 정도 떨어져있는데 지은지 얼마 안 된 신축건물이라 책도 깨끗해서 일부러라도 멀리가서 책을 빌려온다. 우리집이 버스 중간지점이라 앉아서 갈 수 없는게 유일한 단점이다. 도서관에 들러 책을 반납하고 연장할 것은 연장했다. 간 김에 태교책도 다시 빌려왔다. 시간이 있으면 책을 읽다오고 싶은데 집에 가서 빨래도 하고 저녁도 해야하기 때문에 용무를 마치고  바로 버스를 타러갔다. 의도하진 않았는데 환승시간을 초과하지 않아 돌아오는 버스는 공짜로 탔다. 소소하게 기분이 좋았다.

  집으로 돌아온 후 빨래를 널고 저녁을 준비했다. 남편은 집에 와서 저녁만 먹고 다시 학교로 가서 동문회 준비를 했다. 혼자 있는 동안 충북 & 세종 챔버오케스트라에서 진행하는 무료음악회를 발견해서 남편 친구네 내외랑 우리 부부랑 표를 4장 예매했다. 마침 토요일이기도 하고 남편 친구네 부부도 임신 중이라 같이 가자고 권유했다.
자세한 공연 정보는 하기 링크에 첨부했다. 청주도 훌륭한 음악 공연을 무료나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텐데
http://me2.do/GF2111cW

  프로그램은 6곡인데 유튜브에서 영상을 찾아 조금씩 보았다. 그래도 익숙하게 듣고 가면 더 공연을 잘 감상할 수 있겠지? 지난번 뮤지컬 음악은 익숙한 곡이라 따라 부르며 즐겼는데 이번 공연은 완전 클래식 오케스트라 공연이라 살짝 걱정되기는 한다. 이것도 익숙해지는 과정이겠지 ^^

  남편이 예상보다 늦게 들어왔다. 집에 와서 씻고 딩턴이 책 1개 스토리 읽어주더니 골아 떨어졌다. 10시 30분인데 나는 잠이 안온다. 읽던 책을 1시간 더 읽다가 나도 잤다.

  퇴사 전 연차 3주와 퇴사 후 15일이 지났다. 이제 그래도 퇴사 초기에 무분별한 TV 시청도 무의미한 모바일 게임도 지금은 하지 않는다. 그저 내 삶이 느리게 갈 뿐 방향은 맞다고 생각한다. 이전보다 나도 우리 가족도 행복해졌으니 앞으로도 지금 내 시간이 의미 있는 시간으로 채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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