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어머님이 보내주신 감자북어국을 데우고 반찬을 꺼내 아침밥을 준비했다. 그냥 같이 밥을 먹는게 좋고 일상처럼 매일 아침을 차리는데 회사에서 매일 와이프가 챙겨주는 아침을 먹고 나오는 남편을 신기해 하고 있는 것 같다. 특별히 근사하게 차려주지도 못하는데 괜히 부끄러웠다.

  남편을 배웅해주고 설거지를 하고 블로그를 정리했다. 사진을 못 넣은 블로그글을 수정해야하는데 게을러서 잘 안하게 된다. 계획표를 세우고 생활하고 있어 블로그글은 1시간 안에 끝내야해서 예전과는 다르게 질질 끌며 적지 않게 된다. 요즘의 내 생활은 모두 기록되고 있다. 기어핏을 이용한 수면시간부터 혈압, 몸무게, 식사일기, 블로그, 생활계획표까지 시간 단위로 뭘하고 있는지 체크를 하기 때문에 조금 더 활동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확실히 집에만 있으니 쳐지고 게을러져서 이렇게 생활패턴을 바꿔가는데 강박증이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오늘은 날씨가 흐리고 비가와서 어제 7시간이나 잤음에도 불구하고 8시부터 11시까지 잠이 들었다. 오늘 밤에도 잠이 안와 늦게잘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딩턴이한테도 늦게 자고 낮잠을 자는 습관은 스트레스가 된다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추가로 자지 않으려 노력해도 거의 매일 잠이 쏟아진다. 덕분에 늦게 자니 피곤하고 악순환이 반복된다. 계획표를 통해 이 습관은 꼭 고쳐야겠다. 잠을 잔 덕분에 인터넷 강의와 이력서는 쓰지도 못했다. 일단 인터넷 강의를 먼저 보고 점심으로 삶은 달걀 1, 감자 1, 토마토1, 두유1을 먹는다. 감자와 달걀이 삶아지는 동안 제자리걸음을 했다. 하동에 다녀온 후 2.5킬로 증량된 몸무게는 0.6킬로가 빠지긴 했지만 잘 내려가지 않는다. 임신중이라 활동량과 식사를 너무 조절할 수는 없어 아무래도 더디다. 그래도 우리 딩턴이한테 영양 가는걸 막을 수는 없으니 엄마가 잘 먹고 좀 더 움직여볼께

  밥을 먹고 정리를 한 후 오후에는 오전에 못 쓴 이력서를 마무리했다.  간만에 쓰니까 자기소개서도 맘에 들지 않고 쓸 말도 없거니와 무엇보다 오래걸린다. 해당 공고 조회수가 19,000명이고 청주 지역은 2명 뽑으니 난 안되겠구나 자신감이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쓸말이 없어 계속 생각만하다가 거의 3시간 가까이를 써서 이력서를 완성하고 마트에 다녀왔다. 밖에는 비가 내렸다. 오전에는 천둥과 번개도 쳤는데 지금은 좀 잠잠하다. 아침에 남편한테 "오늘은 번개가 칠까? 지난번엔 집 안쪽까지 번쩍해서 딩턴이가 무서워해." 라고 했더니 "장마에는 번개 없어 딩턴아 무서워하지마." 하고 출근했는데 없긴 오늘 친 번개는!!! 요즘 딩턴이를 사이에 두고 대화를 많이하는데 딩턴이가 진짜 우리 가족이 된 것 같아서 재밌다. 오늘 저녁 메뉴는 돼지고기 고추볶음이다. 지방이 적은 주물럭용 앞다리살과 꽈리고추, 그리고 얼마 전 회사동생이 임신했을 때 자두를 엄청 먹었다고 해서 갑자기 먹고 싶어졌던 자두도 추가로 구매했다. 8개에 3천원이었는데 빨갛고 가격도 많이 내린 것 같았다. 저녁에 후식으로 먹어야겠다.

  집에와서 돼지고기를 양념에 버무리고 청양고추와 꽈리고추를 씻어서 준비해뒀다. 오늘은 남편이 운동을 먼저하고 밥을 먹을 거라고 해서 상대적으로 준비하는데 많이 여유가 있었다. 오늘 메뉴를 돼지고기 고추볶음으로 한 것은 아무래도 체중조절을 위해서인데 지용성은 고추가 고기 기름과 잘 어울려서 영양분의 흡수를 돕고 갈색 지방을 태우는 역할을 해서 다이어트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렇게 배불리 고기를 먹고도 다이어트가 된다니 진작에 관리 좀 할걸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남편이 설거지를 해줘서 쉬고 있다가 같이 자두를 먹었다. 달콤하니 너무 맛있다. 조만간 또 사먹을 것 같다. 자두를 먹고 남편이 딩턴이에게 책을 좀 읽어주고 같이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영국편을 좀 봤다. 아까 점심 먹으면서 잠깐 봤는데 재밌어서 남편과 함께 보려고 껐는데 남편도 재밌다고 까르륵 웃는다. 그런데 남편이 졸리다고 딱 내가  점심 때 본 부분까지만 보게 되서 좀 아쉬웠다. 그래도 아까 못봤던 앞 부분을 좀 봤으니 아쉬운 마음을 달래야지. 영국 친구들이 간 한옥 숙소가 너무 예뻐보였다. 나중에 서울에서 머물게 된다면 나도 이색적인 한옥체험을 한 번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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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6.25날이다. 68년 전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났다니 평화로운 시대만 살아왔던 나에게는 상상하기도 어렵다. 며칠 전 하동에서 남편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갑자기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해서 우리가 헤어지게 되고 그대로 끝나서 다시는 보지 못하게 되더라도 니 사진이 있고 딩턴이 초음파 영상이 있어서 그냥 이거 하나만으로도 버티면서 살 수 있을 것 같아, 너는 사진 찍을 때 왜 이렇게 많이 찍냐고 찍지 말라고 자꾸 말하지만 이거 한 장 한 장 나한텐 너무 소중해." 라고 남편과 나 그리고 딩턴이가 함께 없는 삶은 생각하기도 싫다. 그런데 실제로 이렇게 살아가는 분들이 있다는게 너무 안타까웠다. 예전에는 이산가족에 대한 기사에 대해 크게 공감하지 못했는데 나한테도 소중하고 지켜야되는 가족이 생기니 너무 현실이 슬픈 것 같고 내 평범한 일상이 무척이나 소중하다.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같이 있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면서 살아야 할 것 같다.

  어제는 여행을 갔다오고 2시간 30분 동안 낮잠을 잔 덕분에 새벽 2시 30분까지 잠을 자지 못했다. 딩턴이도 잠 못자는 엄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지 연신 움직움직거린다. 내가 잠을 못자서 남편까지 2시 30분에 깨버렸다. 남편이 자장가를 틀어주자마자 1분 만에 내가 잠이 들었다고 한다. 남편은 그 때 깨버려서 새벽 4시까지 잠을 자지 못했다. 남편은 출근도 해야하는데 너무 미안했다.

  2시간 50분을 자고 5시 30분에 일어나서 참치김치찌개를 끓였다. 가끔 남편이 식샤를 합시다 2의 먹방장면을 보곤하는데 어제는 김치찌개를 보고 있길래 먹고 싶을 것 같아서 해줬다. 평소보다 밥을 조금 더 줬는데도 잘 먹어서 뿌듯했다.

  남편은 출근을 하고 나는 밤에 잠을 잘 못자는 것 같아서 오늘부터는 계획표대로 생활해보기로 했다. 일단 낮잠은 빼버리고 네이버캘린더 어플을 받아 해야할 일들을 적어두었다. 해야할 일들이라고 해봐야 집안일들의 나열이지만 일단 규칙적으로 생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오전에는 하동 여행을 다녀온 것들을 블로그에 정리하고 철분제랑 비타민을 챙겨 먹고 자세교정과 제자리걸음 30분 운동을 진행했다. 오전은 낮잠도 자지 않고 일정대로 잘 흘러갔다.  

  오후에는 점심으로 삶은 달걀 2개와 두유를 챙겨 먹었는데 삶은 달걀 1개가 좀 덜익어 반숙 상태의 노른자부위를 젓가락으로 구멍을 뚫어 전자렌지에 돌렸는데 1초를 남겨두고 폭발했다. 일정에 없던 전자렌지 청소가 시작되었다. 너무 귀찮고 짜증이 밀려왔다. 나는 일부러 터질까봐 젓가락으로 구멍까지 뚫었는데 억울한 마음이다. 점심을 챙겨 먹고 이력서를 쓰려고 했는데 딩턴이 태교 겸 클래식을 틀어줬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밤에 2시간 50분 밖에 못잤으니 그럴만도 하다. 이력서 써야하는 2시간을 온전히 잠으로 보냈다. 그런데 웃긴게 얼마나 잠을 자는게 싫었는지 남편한테 오는 메신저에는 꼬박 답장을 보냈다. 그래서 남편은 내가 잠든지도 몰랐다고 했다. 이력서는 내일 쓰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해놨다.

  오늘은 초미세먼지로 장을 볼 수도 없고 주말에 무리한 폭식을 했기에 밥은 130g만 담은 닭가슴살마요와 삶은 두부를 아침의 남은 참치찌개와 함께 먹었다. 지난 번과 다르게 청양고추도 한 개 넣었더니 느끼한 맛을 많이 잡아주었다. 치킨마요에 밥이 적음에도 두부가 있어 배가 불렀다. 밥을 먹고 설거지는 남편이 해줘서 나는 40분간 휴식을 취했다. 남편도 소화를 좀 시키다가 운동을 가고 나도 집에서 제자리걸음을 조금 더 해주었다. 집에만 있었음에도 일부러 제자리걸음을 해줘서 오늘 걸음수가 6천보가 넘었다. 기어핏 덕분에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남편은 운동을 마치고 장까지 봐서 집에 돌아왔다. 남편과 같이 하동여행경비와 사진들을 클라우드에 정리했다. 2박 3일 일정인데 경비가 예상보다 적게 나온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음에 지리산 쪽으로 다시 여행을 가면 펜션 대신 에어비앤비에서 쾌적하고 저렴한 숙소를 구해 조금 더 경비절감하며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 여행기를 회사동생이 읽었는데 남편과 나 사이에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시너지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좋아보인다고 했다. 이번 여행에서도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아마도 서로를 못 만났고 그저 그런 사람과 결혼했으면 대기업에 갈 생각도 못했을 거고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 되지 못했을 거라고 그냥 이 정도가 나한테 맞는다고 생각하면서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면서 살았을거라고 했다. 남편과 나는 우리가 만났기 때문에 서로가 더 좋은 사람이 됐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이게 다른 사람의 눈에도 보인다는게 신기했고 그만큼 우리가 예전보다 더 성장한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처럼 항상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부부로 살아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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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남편도 나도 일찍 일어나지는 못했다. 7시에 일어나긴 했는데 또 잠이 들어 8시 가까이 되서야 일어났다. 남편은 오늘도 칠불사 산책을 가려 했는데 결국 가지 못했다. 남편이 IC 올라가는 길에 다슬기탕과 다슬기수제비를 파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자고 했는데 어제 어머님이 두부를 사 두셨다고 올라오는 길에 들를 수 있냐고 하셔서 오늘 조식은 먹지 않고 펜션과 짐을 정리하고 체크아웃을 했다. 보은은 지나는 길이 아니기에 올라가는 길이 1시간은 추가 될 것 같아 다슬기탕은 아침으로 대체해먹었다. 원래 화계장터에 들러 어머님, 아버님 드릴 선물과 쌍계명차에서 테이크아웃 음료를 사서 식당에 가려고 했는데 남편이 너무 배가 고프다며 우선 식당에 가자고 했다. 덕분에 왕복 20분은 돌아가야한다.

  섬진강 다슬기에 가서 나는 다슬기탕 남편은 다슬기수제비를 먹었다. 청양고추가 들어가 칼칼한게 딱 남편스타일이었다. 다슬기탕은 재첩국처럼 뽀얗고 투명한 국물이 특징인데 늘 된장베이스의 다슬기국을 먹다가 탕을 먹으니 새로웠다. 그렇지만 내 입엔 수제비가 더 맛있어서 남편과 바꿔 먹었다. 수제비는 다슬기탕 육수에 간장이랑 조미료가 더 들어간 느낌인데 탕보다 더 자극적이고 좀 짰지만 원래 수제비를 좋아하는지라 맛있게 먹었다. 20분 돌아가는 것이 아쉽지 않을 정도였다.


  다시 화계장터로 가서 어머님 드릴 컵을 추가로 구매하고 쌍계명차에 가서 남편은 녹차라떼, 나는 카페인 없는 루이보스 레몬에이드를 시키고 화장실에 갔다. 나는 올라가면서 마실 생각으로 남편에게 테이크 아웃잔으로 시켜달라고 요청했는데 컵에 나왔다. 그냥 먹고 가기로 하다 아무래도 아쉬워 테이크아웃 잔으로 옮겨 달라고 요청하니 100원이 추가되었다. 시원 달달한 레몬에이드로 약간 실론티 맛도 났다.

  이제 진짜 하동과는 안녕이다. 올라가는 길에 아침에 먹었던 식당은 주차할 공간이 없을 정도로 만원이다. 우리가 갔을 때도 계속 손님이 들어왔는데 아침으로 먹은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시간 가까이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벌곡휴게소에 들러 간식을 사먹었다. 호두과자, 통감자, 떡볶이에 남편은 후라이드닭꼬치를 추가했는데 다 최소단위로 구입해 나름 칼로리를 줄이고자 노력했다. 호두과자 4개, 통감자 4개, 떡볶이 8개 + 어묵 1개가 들어 있었는데 남편과 반 씩 먹었는데 400칼로리 가까이 된다. 그냥 밥 먹을 걸 그랬나 싶다.

  휴게소에서 나와 1시간 정도 더 가서 보은에 도착했다. 어머님께서 아로니아바나나우유를 챙겨주셔서 시원하게 마셨다. 양파, 손두부 2모, 오이냉국, 감자볶음, 파프리카도 살뜰히 챙겨주셨다. 피곤하다고 빨리 가라는 어머님을 보니 죄송하고 감사했다. 좀 일찍 도착했으면 같이 식사라도 했을텐데 남편이 일어난 시간을 체크하고 쉬면서 가기도 해야하고 점심을 보은에서 먹으려면 마음이 급해서 위험할 것 같다고해서 이번에는 할 수 없이 함께 식사를 하지 못했는데 계속 마음에 걸렸다.

  보은에 들렀다 드디어 집에 왔다. 반찬들을 냉장고에 넣고 씻고 낮잠을 잤다. 나는 2시간 넘게 잤고 남편은 10분 정도 잤는데 일어나서 갔다온 짐가방을 정리하고 빨래도 다 해놓았다. 오늘은 남편의 집안일데이이다. 보은까지 들리느라 4시간 가까운 운전으로 피곤할텐데도 나 힘들다고 오늘은 다 해준다고해서 너무 고마웠다.

  집에와서 몸무게를 쟀더니 임신 전 몸무게로 돌아가있다. 아니 2박 3일 밖에서 먹었다고 2.5킬로가 찌다니 나름 조절도 했는데 그냥 무조절로 먹었으면 얼마나 쪘을까? 조절을 했다고 해도 평소보다 800칼로리씩은 오버되긴 했으니 찌는게 맞겠지만 2.5킬로나 찔 줄은 몰랐다. 남편은 나보다 더 먹고 술까지 마셨는데 3킬로 증가로 나와 거의 차이가 없다. 남편은 기초대사량과 운동량이 많아 크게 걱정이 안되는데 내가 문제이다. 조만간 임당검사도 해야하는데 원래 몸무게를 찾을 때까지 식단 조절을 더 해야겠다. 딩턴이때문에 심하게 음식 섭취를 줄이거나 운동도 강하게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좀 신경써야겠다.

  오늘 저녁은 닭가슴살 먹을까하다가 오늘까지만 먹자하고 통족을 시켰다. 오늘도 역시 800칼로리 초과다. 매운게 땡겨 평소에 잘 못먹는 매운맛을 시켰는데 간만에 먹으니 맛있다. 남편에게 한 달간 외식 없다며 꼭 먹고 싶은걸로 신중하게 시키라고해서 통족을 골랐는데 내 입에도 너무 즐거웠다. 밥을 먹고 남편은 쓰레기를 정리하고 난 설거지를 했다. 매운거 먹었으니 아이스크림이 땡겨 진짜 오랜만에 빵빠레도 먹었다. 이제 당분간 폭식은 생각도 안나겠지? 폭식이 건강에는 나쁘겠지만 마음은 너무 행복했다. 그래도 내일부턴 다시 관리가 필요하기에 남편에게 다신샵에서 통밀빵과 닭가슴살, 단백질바를 구입해달라고 요청했다. 통밀빵은 예약판매라 다른 물품들도 화요일 이후 묶음배송될 예정인데 제품들이 도착하면 다시 한 번 힘을 내서 관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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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도 좀 정리하고 내일 일정들도 점검했는데도 잠이 오지 않는다. 펜션에 와이파이가 잘 안되서 인터넷이 무제한인 남편의 핸드폰으로 자장가를 틀고자니 잠을 잘 수 있었다. 요즘 딩턴이의 청각도 발달하고 있어 잘 때 자장가를 30분 정도 시간을 맞춰 틀어주는데 항상 중간에 잠이 든다. 자장가는 딩턴이 뿐만 아니라 내 숙면에도 많은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어제 비교적 일찍 잠든 남편은 6시 30분쯤 일어나서 펜션에서 칠불사 가는 길을 산책하고 왔다. 처음엔 나를 깨워 같이 가자고 했는데 2시 30분에 잠들었다는 나의 말에 남편 혼자 다녀왔다. 남편이 나간 후에도 몇 번 자다깨다를 반복했더니 피곤했다. 남편이 8시쯤 돌아오고 8시 30분까지 기다리다가 조식을 먹으러 갔다. 하동 아름다운펜션은 조식을 무료로 제공해줘서 너무 편리한 건 같다. 식빵과 샐러드, 스프, 계란후라이까지 해서 감귤쥬스와 함께 먹었는데 오늘은 토지길 일부를 걸어야하기 때문에 아침을 먹지 못했으면 좀 힘들었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조식이 600칼로리 가까이 된다. 오늘 저녁에는 바베큐도 예정되어 있어 이번 여행에서는 살이 좀 찔 것 같다.

  조식을 먹고 토지길 코스인 평사리공원에 차를 주차하고 평사리 공원 → 평사리 들판 → 최참판댁 코스를 걸을 예정이다. 원래는 조씨고가까지 갈까? 고민을 하다가 매암다원이 좋다고 해서 조씨고가는 일정에서 뺏다. 매삼다원까지가면 왕복 11km 정도 되는 코스인 것 같다. 평사리 공원에서 평사리 들판 쪽으로 걷다보면 부부 소나무가 보이는데 부부 소나무를 이정표 삼아 논길을 걸었다. 논 안에는 우렁이도 있고 청둥오리와 백로도 있었는데 친환경공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 지역이었다. 자세히 보니 올챙이들도 굉장히 많았다. 안을 파보면 미꾸라지도 나오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0시부터 걸었더니 아직까진 걷는데 크게 덥지는 않았다.

  가는 중간에 반가운 지리산 둘레길 12코스 이정표도 만났다. 작년 여름휴가 때 지리산 둘레길 2코스와 6코스를 걸었었는데 한 달에 한 번씩 코스를 정복하자고 약속하고 여태껏 못왔었는데 이번에는 둘레길은 걷는 것은 아니지만 코스가 일부 겹쳐서 반가웠다. 부부송 앞에서 포토타임을 가지고 계속 걸었는데 어제 갔던 쌍계사와는 달리 평지라서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드라마 토지 세트장이었던 최참판댁에 도착해서 인터넷에서 맛있었다고 봤던 고래밥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남편은 원래 밥돌이라 아침에 먹었던 빵으로는 배가 안차서인지 묵밥에 녹두전까지 시켰고 나는 산채비빔밥을 시켰다. 야채가 가득한게 입맛을 돋궜다. 임산분한테는 녹두가 크게 좋지 않다고 해서 녹두전은 작게 두 조각만 먹고 산채 비빔밥에 집중했다. 어제 먹었던 화개장터집보다 훨씬 맛있었다. 요 근래 식당에서 밥을 먹은 적도 많이 없지만 먹더라도 한 그릇을 뚝딱 한 적이 없었는데 밥을 싹 다 비웠다. 식당 사장님은 놀러왔다가 하동이 좋아 3개월 전에 내려와서 정착 중이라고 하셨다. 남편과 나도 나중에 이렇게 경치 좋고 여유로운 동네에 살고 싶다.

  최참판댁을 구경하려고 했는데 남편이 우선 차가 있는 평사리 공원으로 돌아 가자고 했다. 날씨도 더워지고 괜히 매암 다원까지 걸어갔다가는 5킬로를 다시 돌아와야하기 때문에 무리가 될 것 같아 일단 차라도 중간지점인 최참판댁에 주차해두자고 했다. 다시 2.9킬로를 걸어 평사리 공원에 돌아왔다.

  이제 정오가 넘는 시간이라 제법 더웠고 거의 도착했을 때쯤에는 배도 땡겨서 최참판댁에는 가지 않고 바로 매암다원으로 차를 가지고 가기로 했다. 11킬로를 걸으려 했던 코스는 5.8킬로로 축소되었다. 매암다원에 도착하니 차 밭이 탁 트여있어 푸르름이 싱그럽게 느껴졌다. 다원안에 있는 다방에 들러 홍차를 마셨다. 1인당 3천원에 이용할 수 있어 저렴하고 냉방이 너무 시원해서 좋았다. 다기를 이용해본 적이 없어 걱정했는데 친절한 설명과 함께 차근차근 알려주셔서 크게 어렵지 않았다. 홍차에도 카페인이 있어 나는 작은 잔에 한 잔 정도 마시고 남편은 두번이나 우려서 계속 마셨다. 은은한 차 향이 너무 좋았다. 역시 티백이 아닌 잎차로 우리니 향이 더 풍부한 것 같았다. 차를 판매하는 매암아트숍도 있었는데 차를 구입할까하다 분명 집에 가면 안 먹을 것 같아서 그냥 사지 않았다. 날씨가 좀 선선할 때 야외 테라스에서 마시면 운치도 있고 초록색의 차밭을 배경으로 멋진 인생샷이 나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암다원을 나와 펜션으로 돌아가 계곡에 발을 담그며 어제 먹던 수박을 평상에서 먹었다. 라면까지 먹었으면 더 꿀맛이지 않았을까 싶지만 건강을 생각해 라면은 구입하지도 않았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펜션손님이 많아 계곡에도 사람이 굉장히 많다. 꼬마손님들은 튜브까지 동원해 신나게 놀고 있고 우리가 계곡에 있을 때도 다슬기가 보이긴 했는데 곳곳에서 다슬기 잡는데 여념중이다. 다슬기가 살 정도로 너무나도 깨끗하고 시원한 계곡물이었다. 나중에 딩턴이가 태어나서 조금 크면 같이 튜브 태워서 놀아줘야겠다.

  실컷 계곡에서 놀다가 샤워를 하고 좀 쉬었다. 6시에는 바베큐를 준비해주신다고 하셔서 에어컨을 쐬며 바베큐를 기다렸다. 걷는게 무리였는지 허리가 너무 아파서 남편이 마사지를 계속해주었다. 임산부 특권으로 짐도 남편이 다 들었는데 마사지까지 해주니 고맙고 미안했다. 6시 30분쯤 되서 드디어 바베큐가 도착했다. 직접 재료를 준비하면 힘들 것 같아 숯불값까지 총 6만원을 주고 펜션에 바베큐 신청을 하였다. 구성은 목살500g과 새우, 호박, 소세지가 있고 밥과 반찬, 된장찌개 포함이다. 좀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편리하고 맛있었다. 나중에 가족이 늘면 가격부담때문에 직접 다 준비해야겠지만 이번엔 펜션에서 밥을 안 할 생각으로 조식도 제공되고 바베큐도 신청 가능한 펜션으로 일부러 예약했다. 아마 우리가 준비했으면 분명 고기를 더 사오지 않았을까 싶다. 간만에 바베큐라 신나지만 몸무게 증가가 걱정되긴 한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밥을 먹고 정리하고 남편과 오랜시간 테라스에 머물렀다. 모기퇴치기 덕분인지 아니면 저녁에는 서늘한 날씨때문인지 다행히도 모기의 귀찮은 공격은 피했다.

  거의 9시가 다 되어서야 펜션에 들어갔고 남편은 간단히 샤워를 하고 나는 히누끼탕에서 10분 정도만 반신욕을 했다. 너무 뜨거운 것도 아이에게 무리가 간다고 해서 짧게 있었더니 좀 아쉬웠다. 씻고 나와서 에어컨을 틀고 남편과 오전에 햇빛에 노출된 피부를 달랠 겸 마스크팩을 했는데 남편은 피곤한지 바로 코까지 골며 잠이 들었다. 10분 후 깜짝 놀라며 "아 큰일날뻔했어 같이 영화보기로 했는데 깜박 잠들 뻔 했어."라면서 깬다. 오빠 잤거든 그냥 자라고 실컷 놀려줬다. 오늘은 나도 걸은게 피곤해서인지 반신욕을 해 노곤노곤해서인지 중간에 화장실 가려고 깬 것 빼고는 7시간을 넘게 잠이 푹 잤다. 즐겁고 평온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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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일어나니 6시다. 오늘은 병원도 가고 하동도 가야하기 때문에 인터넷 강의를 들을 수 없을 것 같아 일어난 김에 인터넷 강의를 들을까? 생각만 하다 다시 잠이 들었다. 넘치지 못한 학구열은 잠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다. 결국 6시 30분에 일어나서 일단 차근차근 짐을 챙겼다. 원래 속옷과 양말을 챙기는 전용 파우치가 있는데 보이지 않는다. 그게 있어야 편한데 15분 쯤 찾다가 포기하고 다른 파우치에 속옷과 양말을 넣었다. 원래 전용 파우치가 아니다보니 좀 작은 것 같다.

  파우치 찾기 덕분에 예상시간보다 밥은 15분 늦게 먹게 되었다. 이제 마지막 남은 소불고기를 볶고 어제 일부러 아침까지 해서 얼려둔 밥을 전자렌지에 데웠다. 남편은 마지막 남은 소불고기가 여간 아쉬운게 아닌 것 같았다. 다음에 꼭 더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밥을 먹고 나는 설거지를 하고 남편은 먼저 씻었다. 남편이 씻고 난 후 나도 씻고 화장품들을 바른 후 짐 가방에 챙겨 넣었다. 아침부터 짐을 챙기고 정신 없이 분주한데 남편은 여행갈 플레이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 아직 옷도 안 갈아입고 있길래 "남편 굼떠, 오늘 너무 굼떠." 연신 구박을 해줬다.

  8시 20분에 병원 출발하자고 하더니 굼뜬 남편 덕에 15분이 지체됐다. 원래 예약은 내일인데 하동에 가야해서 오늘은 예약없이 대기를 해야한다. 다행히 대기번호가 3번이어서 생각보다 빨리 끝나겠다며 좋아했는데 역시나 주치의 원장님의 인기가 워낙 많아 1시간 대기 후 진료를 볼 수 있었다.

  딩턴이는 어제 아빠의 요청대로 한 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인다. 움직임이 심해 초음파가 계속 흔들려 잡기도 힘들 지경이고 원장님도 애기가 유난히 많이 움직인다고 말씀하실 정도였다. 태어나서 엄청 에너제틱할까봐 저질체력인 나는 벌써부터 겁이 난다. 성별은 역시나 아들이었다. 태몽이 애매하긴 했지만 단 한 순간도 딩턴이가 아들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기에 특별히 놀라진 않았다. 남편은 아들이든 딸이든 상관 없다고 말은 했지만 내심 첫째는 아들이길 바랬기 때문에 더 좋아했다.

  안 그래도 여쭤보려고 했는데 원장님이 먼저 몸무게가 왜 이렇게 빠지냐고 물어보셨다. 오늘 17주 2일차이고 오늘자 아이랑스토리에서도 '엄마 몸무게는 4.5kg에서 5.5kg이 느는게 정상입니다.' 라고 알림이 왔지만 난 2.5kg이 빠졌고 병원 갈 때마다 최저 몸무게를 갱신하고 있다. 일부러 식단 관리를 하고 있고 채소도 많이 먹고 간식을 안 먹는다고 말씀드리니 안 좋은 것들 먹으며 살 찌는 것 보다 낫다고 괜찮다고 말씀해주셨다. 딩턴이 무게도 주차대비 정상이라고 하시니 지금 상태를 유지하고 싶긴한데 남편은 양을 조금만 늘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실 매일 세 끼를 영양을 고려해서 다 챙겨 먹긴 하지만 적게 먹을 때는 1,100칼로리, 보통은 1,500칼로리 수준으로만 먹고 있기 때문에 양을 늘리긴 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만삭이 되면 최소 10킬로는 찔텐데 무릎이며 관절이 안 좋아질까 걱정이 된다. 임신 전 체중관리를 했었어야했는데 회사 다니다보니 커피믹스도 달고 살았고 외식도 자주 했었다. 진작에 그만두고 몸 관리를 했어야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만약 딩턴이가 없을 때 관리 했으면 2.5킬로가 아니라 5킬로는 넘게 빠졌을텐데 닥치지 않았는데 미리 하는 것은 미루기 좋아하는 나한테는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집에 가서 계란을 2개 삶고 호밀빵을 토스트한 후 잼을 바르고 포장을 해서 챙겼다. 휴게소에 가서 고삐가 풀릴까 싶어 집에서 준비한 건강한 음식으로 요기를 할 생각이다. 남편은 창 유리가 너무 지저분하다며 내가 음식을 챙길 동안 세차를 하고 왔다. 이제 드디어 하동으로 출발이다. 가는 길에 엄마와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다. 엄마는 첫째는 딸이 좋은데라며 말을 흐렸는데 한 번도 티낸적 없지만 내심 딸이길 바랬나? 어머님은 아들, 딸 상관 없다고 하시긴 하셨지만 아버님이 아들이길 바라신 것 같기에 좋아하셨다. 애기도 건강하다고 하니 태교를 너무 잘해서 그런 것이라고 칭찬을 해주셨다. 하동에 놀러갈 거라고 말씀드리니 남편에게 꼭 내가 먹고 싶은거 저녁에 사주라고 용돈까지 보내주시고 운전 살살하고 잘 데리고 가라고 신신당부까지 하셨다. 사랑 받는 며느리인 것 같아 너무 감사했다.

  하동 가는길에 벌곡휴게소에 들러 점심을 먹기로 했다. 아 역시 다른 유혹은 다 이겼는데 떡볶이에 KO했다. 떡볶이와 집에서 가져온 호밀빵과 삶은 달걀을 함께 먹었다. 원래 삶은 달걀은 떡볶이 친구이니 맛이 업그레이드 되었다. 떡볶이가 그냥 먹고 싶어 샀지만 삶은 달걀을 챙겨온 내 센스가 갑자기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밥을 먹고 남편에게 아메리카노를 사 먹자고 꼬셨다. 먹지 않겠다고 했는데 나 먹고 싶다는 말에 남편이 바로 사줬다.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한 잔만 사서 조금만 뺏어 먹었다. 원래 여행길엔 늘 아메리카노가 함께했는데 임신을 하니 카페인이 걱정되서 정말 간만에 마시는 커피이다.

  휴게소는 벌곡 한 군데만 들리고 바로 하동 쌍계사에 갔더니 2시 30분에 도착했다. 입장료를 내고 올라가는데 오르막이라 유난히 숨이 찼다. 별로 멀지 않은 거리임에도 몇 번이나 쉬면서 올라갔다. 임신 후 평지는 40분씩 걷기 운동을 했지만 오르막은 처음이므로 다리에 알이 배일 정도였다. 숨이 턱턱 막힐 때 쯤 도착했는데 목이 너무 말라 절 안에 있는 매점에서 헛개수를 구입하였다. 곳곳에 지하수를 떠먹을 수 있는 시설이 있었지만 혹시나 탈이 날까 안전하게 구입한 음료를 마셨다.

  쌍계사 안에는 하동 8경 중 하나인 불일폭포가 있는데 거기에 도달하려면 1시간 30분의 오르막을 더 올라야해서 30도가 넘는 날씨에 임산부인 내게는 무리인 것 같아 불일폭포 관람은 포기했다. 쌍계사 대웅전까지만 관람했는데 대웅전은 보물 500호로 대통령과 정치인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연등이 금색으로 달려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또 인상적인 것은 무척이나 더운 날씨였는데 이상하게 대웅전 앞에만 가면 마치 에어컨을 켠 것처럼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특이한 건축기법을 써서 건축한 것은 아닌지 뭔가 신비감마저 느껴졌다.

  내려갈 때도 마찬가지로 쉬면서 쉬엄쉬엄 내려갔다. 임신 전에는 그래도 제법 잘 걸었는데 확실히 내가 임산부이긴 한가보다. 주차장까지 내려와서 더위도 식힐겸 배틀트립에 반영되었던 쌍계명차에 갔다. 워너원이 극찬한 홍도라지 아이스크림과 녹차아이스크림을 먹었다. 확실히 홍도라지는 진짜 말하지 않으면 도라지인지 절대 모를 맛이다. 약간 커피맛 같기도 하고 구수한 콩을 갈아넣은 미숫가루 같기도 한데 맛있었다. 홍도라지가 더 달기 때문에 홍도라지를 먹고 녹차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씁쓸한 맛이 나기도 하지만 녹차아이스크림도 깔끔하니 맛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홍도라지는 먹다보면 약간 단맛이 강해 녹차가 더 입에 맞는 것 같다. 쌍계명차는 건물이 깔끔하고 2층에는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과 다기류를 모아 놓은 박물관도 있어서 한 번 들르기 좋은 곳이다. 근처에 있으면 하루 종일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평일 오후라 손님이 없어서 더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쌍계명차에서 더위를 식히고 화계장터로 걸어내려갔다. 생각보다 문을 닫은 가게도 많고 호객행위도 좀 심했다. 몇 바퀴를 돌다 그 집이 그 집이겠거니 하고 적극적으로 호객을 하셨던 집으로 들어갔다. 시아버지 밥상을 시켰는데 시아버지 밥상은 은어튀김 + 참게장 + 재첩국이 나오는 메뉴인데 임신중이라 날 것을 먹지 못하기 때문에 참게장 대신 은어전을 더 많이 달라고 요청드리니 그렇게 변경해주셨다. 재첩국은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어서 어떤 맛일까 궁금했는데 시원한 맛에 먹는다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아마 내가 별로 재첩국을 안 좋아하거나 술을 안 마셔서 시원하게 속이 풀린다는 느낌이 없었던 건 같다. 은어튀김은 은어 2마리에 빙어튀김이 나오는데 빙어튀김은 뼈도 먹을 수 있어 칼슘섭취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식당에 파리가 너무 많아서 밑반찬은 손도 안대고 남편도 나도 밥은 반그릇도 채 먹지 않았다. 그나마 비싼 은어튀김을 집중적으로 먹고 나왔다. 인당 16천원인데 솔직히 돈이 아까웠다.

  화계장터에서 아까 차를 세워두었던 쌍계명차까지 걸어서 왔다. 쌍계명차 바로 옆에 있는 마트에 들어가 음료수와 보리차 등을 사고 남편의 술과 안주용 웨하스, 맥반석 오징어 구이도 샀다. 수박이 먹고 싶어 구입했는데 크기가 너무 크다. 반쪽만 파는 조각이 있길 바랬는데 사이즈가 다양하지 못해 아쉬웠다.

  이제 장본 것들을 챙겨들고 펜션에 왔다. 임신 초기에는 조심해야해서 돌아다니지 못했는데 얼마만에 놀러오는 건지 기분이 좋았다. 황토집들이 즐비하고 작지만 히누끼 욕조도 있고 우리층은 테라스도 있어서 더 멋스럽게 느껴진다. 짐을 대충 풀고 펜션 앞 계곡으로 내려가 발만 담그고 다시 올라왔다. 물도 너무 깨끗하고 사람도 없어서 조용히 즐기기 좋았다. 내일 오후에는 일정을 조금 일찍 마치고 계곡에서 놀 생각이다.

  방에 가서 짐들을 정리하고 수박도 잘라 수박통 안에 넣어두고 남는 수박은 잘라서 우리 먹을 것을 빼고 펜션 관리자분께 드리고 왔다. 욕심부리고 가지고 있어봐야 먹지 않을 것 같아 드렸는데 두고두고 잘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저녁은 먹었기에 일찌감치 테라스에 가서 남편은 술을 마시고 나는 수박을 먹으며 3-4시간 동안 하염없이 얘기를 했다. 딩턴이 얘기도 하고 은퇴 후의 삶이나 내 커리어, 요즘 내 기분들과 서로 감사한 것들에 대해 얘기하고나니 남편과 더욱 가까워진 느낌이다 .집에 있으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가 싶지 않은데 나와서 좋은 경치를 보며 물소리도 듣고 어둑해질 때까지 밖에서 얘기하다보니 더 서로에게 감성적이고 진솔해졌다. 내 인생의 3분의 1 이상을 함께 했기에 항상 의지가 되지만 앞으로도 함께 해쳐 나가야 일들이 무수하기에 다시 한 번 잘 살아보자며 화이팅 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회사 스트레스 등 일상에 지친 남편에게 이번 여행이 힐링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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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남편이 안마를 하다 그대로 잠들어서 알람을 맞추지 않았나보다. 당연히 매일 남편이 알람을 맞추기에 나도 맞추지 않았더니 6시 5분전에 일어났다. 서둘러 일어나 빵을 토스트기에 굽고 어제 구우려고 잘라서 준비해둔 감자는 전자렌지로 익혔다. 계란후라이까지해서 후다닥 아침을 차렸다. 남편은 어제 10시도 안 되서 잠이 들었는데 6시까지도 일어나지 못했다.

  엊그제 만들어 놓은 오렌지쨈에 빵을 발랐는데 설탕을 많이 안 넣어서 그런지 달지가 않았다. 어머님이 보내주신 오디쨈이 훨씬 내 입에 맞는 것 같았다. 원래는 브런치처럼 스크램블 에그도 하고 소세지도 굽고 싶었는데 소세지는 건강을 생각해서 패스하고 스크램블 에그도 시간 때문에 하지 못했다. 감자는 따로 먹을 생각이었지만 빵이 좀 퍽퍽해서 토스트 안에 계란이랑 감자를 긁어 넣었다. 한결 맛이 업그레이드가 되었다. 간만에 빵을 먹었더니 더 맛있게 느껴졌다.아침부터 724kcal를 섭취한 푸짐한 식사였다.

  밥을 먹고 남편을 배웅하고 인터넷 강의를 봤다. 강의를 다 보고난 후 이력서를 썼다. 간만에 이력서를 쓰려고하니 잘 풀리지가 않았다. 인적사항과 자격증, 업무경험 등을 기재하고 자기소개서 항목을 워드에 복사해두었다. 400자씩 5개 항목이었는데 키워드만 기재하고 자기소개서는 쓰지 않았다. 학교 다닐 때 많이 써서 지긋지긋하다. 다시는 안쓸 줄 알았는데 또 쓰게 되다니 뭔가 어릴 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 것 같았다.

  공복 상태로 철분과 앱솔맘을 챙겨먹고 1시간 뒤 점심으로 어제 사둔 에그타르트 1개를 먹었다. 아침에도 빵을 먹고 점심에도 빵을 먹어 평소보다 탄수화물 수치가 월등하게 높았다. 저녁은 필히 닭가슴살을 먹어야겠다. 오랜만에 엄마가 전화가 와서 이런저런 수다를 떨었다. 어제는 아빠가 전화가 왔었는데 오늘은 엄마가 전화를 한다. 하동에 놀러간다고 하니 날도 덥고 그 멀리까지 힘들게 뭐하러 가냐며 잔소리 좀 들었다.

  하동갈 때 필요한 물품들을 장볼거리, 집에서 가져갈 것들, 갈아 입을 여벌 옷 등을 수첩에 적어 리스트를 작성했다. 원래 그렇게 꼼꼼히 챙기는 스타일이 아닌데 2박 3일 일정이라 조금 더 신경써서 챙겼다. 가져가야 할 옷들 중 세탁이 필요한 옷이 있어서 빨래를 하고 널었다.

  정리를 다 하고보니 벌써 5시다. 마트에서 닭가슴살을 챙겨왔다. 원래 괜찮았는데 마트를 갔다오니 배가 너무 아팠다. 밥만 겨우하고 계속 멍하니 쇼파에 앉아있었다. 배가 아파서 쉬고만 싶은 기분이다. 남편 올 시간에 맞춰 음식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6시가 지나도 남편이 전화가 없다. 20분쯤 지나서 전화를 했더니 아직 못 나왔다고 나갈 때 전화한다고 하고 끊었다. 안 좋은 일이 있는지 누구랑 싸우고 있는 중이라고 하는데 걱정이 된다. 10분쯤 지나니 남편이 출발한다고 전화가 와서 나도 일어나 닭가슴살 마요덮밥을 만들었다. 단백질 보충과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기 위해 밥은 검정콩을 섞어서 지었고 밥양도 130g만 맞춰서 담았다. 간장, 설탕, 물을 섞어 데리야끼 소스를 만들고 양파, 닭가슴살, 계란을 넣고 소스를 졸였다. 훈제 닭가슴살을 쓰니 소스와 섞여 닭 자체의 맛이 좀 그랬다. 아 이번에는 망했구나 싶었다. 다음에는 생 닭가슴살이나 탄두리치킨으로 도전해봐야겠다.

  남편이 집에 도착해서 밥에 요리한 닭가슴살을 얹고 하프마요네즈를 뿌리고 김을 잘라 얹었다. 비비기 전 사진을 못 찍어서 비빈 후 사진을 올리려고하니 마치 개밥 같은 비쥬얼이다. 그래도 확실히 마요네즈와 김이 추가되니 이제 제법 내가 알던 치킨 마요의 맛과 똑같아졌다. 남편도 만족스러워했고 종종 해달라고 요청을 했다. 결혼 전에는 닭가슴살하면 매일 똑같이 전자렌지에 데워 먹는게 고작이라 오래 먹지도 못하고 쉽게 질렸는데 매번 번갈아가며 요리를 하니 확실히 질리는 것도 덜하고 오래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에는 또 어떤 닭가슴살 요리를 할지 기대가 된다.

  남편에게 왜 싸웠는지 물어보려다 밥 맛이 떨어질까봐 말을 안했더니 화제가 전환되어 까먹고 못 물어봤다. 밥을 먹고 난 후 하동갈 코스들을 대충 다시 리마인드하고 준비물 리스트를 남편에게 공유하고 그 중 불필요한 것들을 지웠다. 짐을 싸야하는데 오늘 낮잠을 안 자서 너무 피곤했다. 짐은 내일 싸기로 하고 남편이 영화보자는 제안도 거절하고 일단 일찍 자려고 누웠다. 내일은 한 달만에 딩턴이 보러 병원에 갈 예정인데 남편이 "딩턴아 내일 엄마, 아빠보니까 신나지? 내일도 많이 움직이고 춤 추면서 엄마, 아빠 반겨줘. 사랑해" ^^ 라고 말한다. 진짜 딩턴이가 아빠 말대로 많이 움직일지 모르겠다. 딩턴아 내일보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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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일 아침이다. 매번 오전에 있는 중역회의자료들을 만드느라 일찍 출근하는 남편이지만 매주 수요일은 특히나 더 일찍 가야하는 중요한 날이다. 그래서인지 수요일만 되면 마음이 더 급해진다. 오늘도 역시 소불고기에 반찬들을 꺼내 밥을 챙겨줬다. 어제 국에 열무김치까지 먹었더니 칼로리가 좀 높아 오늘은 뺐다. 오늘로서 임신 17주차인데 몸무게는 임신 전 -2.2kg이다. 건강하게 식단을 관리하고 주 3회 40분씩 걷기운동을 하고 있긴 하지만 점점 살이 빠지고 있어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번주에 검진을 가면 애기 몸무게가 정상인지 여쭤보고 계속 관리를 유지해야할지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남편을 배웅하고 설거지를 하려고 했는데 너무 어지러웠다. 엄마랑아가랑 앱을 통해 매일 아가와 산모의 신체변화를 확인하는데 혈액이 40% 증가해 어지러울 수 있는 시기라고 미리 체크를 했었기에 어지러움증이 나타나는 것에 대해 크게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기운이 너무 없어서 일단은 누웠다. 누워서 4시간 정도 잤다. 중간중간 깨긴했지만 기운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일어나서 점심을 먹어야되는데 별로 기운이 없어 삶은달걀 1개에 앱솔맘 오렌지쥬스를 챙겨 먹었다. 앱솔맘은 임신 후 전에 없던 변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식사일지를 작성하다보면 야채를 그렇게 먹음에도 지속적으로 식이섬유가 부족하기 때문에 구입했다. 이제 철분을 먹어야하는 시기도 되었는데 오렌지 쥬스에 있는 비타민 C가 철분의 흡수도 도와준다고 한다.

  점심은 간단히 때우고 아까 못했던 설거지와 빨래를 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바닥도 닦았다. 청소를 하면 개운한 느낌이 드는데 청소기를 돌리는건 왜 이렇게 귀찮은지 모르겠다. 인터넷에서 운동하면서 제일 힘든게 헬스장가기라고 하는데 나한테는 청소도 마찬가지인 건 같다. 청소기를 들기까지 온갖 귀찮음의 유혹을 이겨내야한다. 내가 회사다닐 때는 늘 남편이 해줘서 그런지 청소기가 특히 더 하기 싫은 것 같다. 청소를 마치고 인터넷 강의도 들었다.

  강의를 다 듣고 회사 동생에게 연락을 해봤더니 어제 부탁하자마자 경력증명서는 보내줬고 천천히 보내줘도 된다고 했던 원천징수영수증까지 꼼꼼하게 이미 메일로 보내 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그것 땜에 연락해본 것은 아니지만 잊지 않고 신경 써줘서 고마웠다. 먼저 결혼하기도 했고 벌써 한 아이에 엄마인 동생은 임신 중인 나를 위해 이건저것 정보를 많이 주고 있다. 그것도 고맙고 일하랴 육아하랴 힘들 법도 한데 애기도 잘 챙기는 좋은 엄마이다. 요즘 복직 후 회사생활에 권태로움을 느끼는 것 같은데 슬기롭게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오늘 특히 어지럽기도 했고 이제 철분 먹을 시기도 되어서 운동도 할겸 흥덕보건소에 가서 철분제를 받아왔다. 한 달치만 주는지 알았는데 세 달치나 주셨다. 중기, 후기 두 번만 가면 되서 편리한 것 같다. 보건소에 다양한 임산부 복지가 많아서 좋다. 나중에는 수유교실에도 참석하고 딩턴이가 태어나면 아기 마사지 수업에도 참석 해봐야겠다.

  보건소에서 나와 마트에도 들렀다. 오늘 남편도 그렇고 나도 점심을 대충 먹어서 탄수화물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감자전을 만들 예정이다. 부침가루를 사고 단백질도 빼놓을 수가 없어 연두부도 추가로 구입했다. 보건소까지 걸어 갔다온 덕분에 2.93km나 걸을 수 있었다. 소모 칼로리 169kcal이다.

  집에 와서 곰돌이채칼로 감자를 채썰었다. 곰돌이 채칼은 결혼하기 전 홈쇼핑을 보고 혹해서 샀는데 몇 년동안 칼날이 무서워서 쓰지 않았다. 남편이 지난주에 곰돌이 채칼 광고를 보고 좋다며 오이로 시연을 해봐서 사용법을 약간은 이해했다. 여전히 조립이나 이런건 어려운 것 같다. 딩턴이 이유식해주려면 사용법에 더 익숙해져야할텐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오늘은 패밀리데이라 남편이 평소보다 일찍 퇴근을 했다. 올 시간에 맞춘다고 준비하긴 했는데 차가 안막혀서인지 부치기도 전에 남편이 도착을 했다. 운동하고 온다고 해서 감자전을 부쳤는데 생각보다 너무 안익어서 당황했다. 다음부터는 귀찮더라도 그냥 갈아서 해야겠다. 양파, 당근, 파도 넣었더니 감자끼리 접착력도 떨어져서 뒤집는 것도 너무 어려웠다. 첫 장은 그냥 굽고 두번째, 세번째 장은 칼슘 치즈를 추가했다. 남편의 영양성분표를 보면 늘 칼슘이 부족해서 치즈를 권해도 안먹기 때문에 일부러 감자전에 치즈를 추가해서 먹였다. 치즈를 별로 안좋아하는 남편인데 감자전에 해주니 그래도 잘 먹어서 보기 좋았다. 연두부도 살짝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었는데 꿀맛이다. 남편이 막걸리만 안 먹었으면 훌륭한 영양식단이었던 것 같다.

  저녁을 다 먹고 오늘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고하니 남편이 설거지를 다했다. 패밀리데이라 그런지 설거지까지 다 했는데도 8시도 안 되었다. 내일 아침에는 빵을 먹을 생각으로 남편과 빵을 사러갔다. 집 앞 베리하우스빵이 천연 통밀빵이라고 해서 갔는데 다 팔렸는지 쌀 식빵 밖에 없어 할 수 없이 파리바게트에 갔다. 파리바게트에서 호밀호두빵을 샀는데 단백질도 있고 당도 적어 영양성분이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다. 인터넷에서 호밀빵을 주문해서 먹을까도 생각했는데 가끔 빵이 생각날 때 파리바게트 호밀식빵도 괜찮을 것 같았다. 오늘 섭취한 전체 칼로리가 1,100칼로리 밖에 안되었기 때문에 에그타르트도 하나 살짝 집어왔다. 남편이 빵을 사기위해 일부러 지갑을 챙겨나왔었는데 무색하게 내 해피포인트로 결제했다. 공짜로 빵을 먹는 기분이다. 밖은 선선하고 제법 기분 좋게 산책을 하고 집에 돌아왔다.

  수박을 먹으며 모르코와 포르투칼의 경기를 10분 정도 봤는데 확실히 움직임이 좋은 것 같았다. 남편도 저 축구는 재밌다고 했다. 수박을 다 먹고 남편은 먼저 씻고 방에 가서 마사지 기계로 허리를 마사지 했다. 나는 낮에 보건소에 다녀오느라 찝찝해서 샤워까지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는데 남편은 허리안마기를 하다가 그대로 잠이 들어있다. 허리 안아플려나? 남편을 깨워서 마사지 기계를 빼주었다. 남편은 진짜 오랜만에 술을 마셔서인지 완전 골아떨어졌는데 나는 낮에 자서 잠이 하나도 안왔다. 블로그를 정리하고 1시쯤 잠든 것 같다. 잠들기 전 자장가를 틀어 30분 뒤 자동꺼짐으로 맞춰두고 딩턴이에게 잘 자라며 인사를 해주었다. 이제 청각이 발달하고 있는 딩턴이가 자장가를 듣고 평온하게 잠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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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너무 피곤해서 5시 10분에 눈을 뜨고도 또 잠이 들었다. 5시 35분쯤 남편이 깨워줘서 겨우 일어날 수 있었는데 남편은 한참 전에 일어났는데도 더 자라고 지금 깨웠다고 한다. 나 땜에 서두르는건 아닌지 괜히 미안해진다. 벌떡 일어나서 소불고기를 후라이팬에 볶고 어머님이 주신 북어감자국을 데웠다. 반찬들을 꺼내니 뚝딱 아침상이 차려졌다.

  예전에 방학동안 미국에서 어학연수를 한 적이 있었는데 같은 반에 기러기 부부를 하는 두 분이 계셨다. 한 분은 아침마다 빵으로 아침을 차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한 분은 밥을 차려 먹이고 학교에 보낸다고 했다. 빵으로 아침을 차려주시는 분이 매일 어떻게 밥을 차려주냐며 대단하다고 말하니 밥을 차려주시는 분이 "밥은 전날 국만 끓이면 아침에는 데워주면 끝이야. 맨날 빵 차려주는게 더 일이라 밥으로 바꿨어." 라고 말씀하셨다. 그 때는 그냥 토스트기에 넣고 쨈을 바르면 되는 빵이 훨씬 편할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해보니 확실히 전날 준비만 되어 있으면 밥이 차리는건 훨씬 빠른 것 같다. 소불고기도 미리 재워 놓으니 아침에 볶기만 하면 되서 간단하게 준비도 되고 단백질도 보충되서 좋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이고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해줬다. 며칠 전부터 아침마다 혈압을 체크하는데 원래 정상인 나는 여전히 정상이지만 남편은 약간 고혈압이 있었는데 이제 정상혈압이 되었다. 최근 남편이 술도 안 먹고 운동을 하는 것도 있지만 건강식으로 영양을 고려하여 식단을 짜고 있는 내 덕도 조금 있는 것 같아 뿌듯했다.

  남편이 출근을 하고 설거지를 마치고 오늘은 낮잠을 자지 않고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매일 남편이 출근하면 잠을 자기 때문에 밤에 잠이 잘 안와 가급적이면 자지말자고 생각했다. 산책을 가고 싶었는데 오늘 초미세먼지가 나쁨이라 나갈 수 없을 것 같다. 하루종일 집에서 뭘해야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남편이 메신저를 보낸다. 하동갈 때 모기퇴치기를 사려고 하는데 재무부장관의 허락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내게 줄 기어핏을 맘대로 사서 욕 먹은 이후로 돈 쓸 때마다 나의 의견을 묻는다. 사실 나도 돈 쓸 때마다 그렇게 하고 있는데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어디서 돈이 세는지 알 수가 없고 불필요한 물건을 사게 되는 것 같아서 둘의 의견을 종합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하동에 갈 펜션도 정했는데 아름다운 산골이라는 황토펜션이고 방은 축복방이다. 축복방은 2층이라 밖에 테라스가 있어서 바베큐도 거기서 해야하고 밤에는 과일을 먹으며 늦게까지 얘기할 계획이기 때문에 테라스에 있는 시간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딩턴이가 있어 모기에 의한 질병이라도 옮으면 위험할 것 같아 모기퇴치기를 구매하기로 했다.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 점심은 감자 2개와 삶은 달걀로 대체했다. 감자는 1개만 먹으려했는데 칼로리도 부족하고 탄수화물도 부족해 양을 늘렸다. 원래 감자나 고구마를 좋아해서 맛있는 한끼였다.

  밥을 먹고 소화를 시키다가 집에만 있으니 답답한 것 같아 삼성헬스앱의 운동 프로그램을 따라하려고 찾아봤다. 처음에는 몸의 균형맞추기 프로그램을 선택했는데 와이드 스쿼트와 왼쪽 오른쪽 원 레그 브릿지로 구성되어 있다. 인터넷에는 임산부에게 스쿼트가 좋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고관절 운동이라 조산의 위험이 있어 하면 안된다고 후배한테 들은적이 있어서 몇 번 따라하다가 찝찝해서 그만두기로 했다. 아무래도 병원에서 물어보고 운동을 하는게 좋을 것 같다. 대신 자세 개선하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런지 트위스트만 빼고는 할 만했다. 다만 평소 자세가 얼마나 안 좋은지 월스탠드를 하기 위해 벽에 1분 40초간 서 있기만 했는데도 어깨가 아팠다. 앞으로 쭉 연습해서 자세 개선에 힘써야겠다. 삼성헬스 운동 프로그램은 기어핏2와 연결되서 내가 동영상을 보고 따라하는 만큼 심박수를 측정해 소모 칼로리를 계산해준다. 다른 운동 동영상 프로그램을 따라하면 내가 얼마나 칼로리를 소모했는지 알 수가 없었는데 삼성헬스의 큰 장점이 아닌가 싶다.

  특히 내가 느끼는 기어핏2와 삼성헬스의 최대장점은 런닝머신기능이다. 런닝머신 모드로 운동을 설정하고 제자리걸음만해도 심박수로 얼마나 운동했는지 측정을 해준다. 임산부한테 워킹머신운동이 좋다고 해서 살까 고민했는데 90만원 정도 되는 것 같아 망설였다. 기어핏만 있으면 워킹머신 없이 내가 제자리에서 걸은 운동량을 측정해줘서 편리하다. 좀 제자리걷기가 지겹긴하지만 오늘처럼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집에서 제자리걸음 운동으로 야외활동을 대체 해야겠다. 기어핏2가 있으니 편리한데 남편한테 너무 뭐라고 한 것 같아 미안하다.

  아침에도 밥을 먹고 점심도 탄수화물을 섭취했기에 저녁에는 닭가슴살을 먹기로 했다. 닭가슴살이 금방 지겨워질까봐 늘 요리방법을 바꾸는데 오늘은 뭘해야하나 고민하다 인터넷을 뒤져봤다. 월드컵 시즌이라 치킨이나 고칼로리 야식 섭취 많아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건강야식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닭가슴살 꼬치를 발견했다. 오늘 요리는 꼬치로 바로 결정했다. 다만 미세먼지때문에 나갈 수 없어 오로지 집에 있는 재료로만 만들었다. 파인애플도 구웠으면 좋았을텐데 살짝 아쉽다. 닭가슴살, 토마토, 쪽파, 양파와 지방 보충을 위해 땅콩을 부숴 뿌렸다. 데리야키소스보다는 매콤한 것이 어울릴 것 같아 고추장과 케찹을 베이스로 한 매콤새콤소스를 만들었다. 남편이 별식이라며 후딱 먹어치웠다. 영양간식으로도 좋을 것 같다.

   밥을 먹고 30분 정도 있다가 남편은 운동을 가고 나는 방콕이다. 티비를 보면서 런닝머신기능으로 제자리걸음 운동을 했다. 런닝머신은 어쩔 수 없이 속도를 따라가야하지만 제자리걷기 운동은 내가 나 의지로 속도를 맞춰야하는 단점이 있다. 빨리 걷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나는 느릿느릿하게 걸었다. 그래도 임산부니까 너무 무리하면 안되겠지? 하고 시속 4킬로 정도로만 걷는다. 원래 오늘 같은 대기 상태로는 더더욱 운동을 안했을텐데 그래도 기어핏 덕분에 120칼로리분 만큼은 소모했다. 남편이 선물한 기어핏으로 열심히 운동해서 나랑 딩턴이 모두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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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저녁은 어제 사둔 고기로 소불고기를 해서 먹을 예정이기에 아침에는 간단하게 닭가슴살 샐러드로 하루를 시작했다. 닭가슴살은 탄두리치킨 맛으로 했더니 일반 훈제보다는 맛이 좋았다. 그런데 채소믹스는 치커리 비중이 너무 높아 씁쓸했고 먹기가 좀 힘들었다. 명색이 파프리카믹스인데 파프리카는 노란색, 빨간색 각 1조각만 있어 집에 남은 파프리카를 추가로 썰어 넣었다.  토마토도 먹고 사과도 먹었더니 제법 배가 불렀다.

  남편은 출근을 하고 난 설거지와 뒷정리를 하고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저녁에 들으면 귀찮고 하기 싫어지기 때문에 남편이 출근하고 혼자 남게되는 오전에 듣기로 마음을 먹었다. 확실히 오전에 할 일들을 미리 끝내 놓으면 마음이 편하다. 강의를 듣고 졸려서 잠깐 잔다는게 12시까지 자버렸다. 어제 저녁에 나름 일찍자서 많이 안 잘줄 알았는데 4시간이나 잘 줄은 몰랐다.

  일어나서 요거트에 시리얼을 말아먹고 어제 사둔 고기로 소불고기를 만들었다. 한우로 만들었는데 냉동으로는 처음 만드는거라 해동이 잘 안되서 많이 당황스러웠다. 나름 냉장고에 14시간을 넣어놨는데도 안녹았길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낸 방법인 40도 설탕물에 해동을 시켰다. 사과와 양파도 갈고 고기 분량에 맞게 양념 계량량을 늘렸다. 실온에 오래 두면 세균이 증가한다길래 중간중간 설거지도 안하고 재빠르게 만들었다. 고기가 해동되면서 핏물이 흐르는 바닥도 일단 완성부터 하자는 마음으로 미뤄 두었다. 오늘은 아버님, 어머님이 청주에서 모임을 하시고 총각김치와 반찬, 식재료를 가져다주신다길래 매번 받기만 하는게 죄송해서 소불고기를 넉넉하게 만들어서 시댁에도 보낼 예정이다. 그런데 분명 당근을 사고 남았는데 어디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쓰려고 꺼냈다가 버렸으면 다행인데 괜히 엄한 데서 상해서 나올까 덜컥 겁이 났다. 소불고기는 냄새를 맡으니 일단 합격점은 줄 수 있을 것 같다.


  어머님께서 반찬을 주시면 냉장고가 비좁을 것 같아 냉장고에 있는 7개 남은 오렌지를 꺼내 마멀레이드를 만드려고 계획을 했다. 끓는물에 소금을 넣고 농약을 제거하려고 노력했지만 아무래도 찝찝해서 그냥 껍질은 사용하지 않았다. 1개는 너무 상태가 안 좋아서 버리고 6개로 만들었는데 오렌지 수분이 많아서인지 양이 제법 많았다. 일단 식혀서 냉장고에 넣어놨는데 식은 뒤 상황을 봐서 더 졸여야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쨌든 덕분에 냉장고 부피가 줄어서 다행이다.

  남편에게 며칠 전부터 버릴 옷은 정리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아직도 처분하지 않은 남편의 옷들이 박스에 담겨 거실에 그대로 있어 일단 청소와 정리를 좀 하고 저녁밥을 했다. 당연히 반찬은 시식할 소불고기가 메인이다. 생각보다 달지 않고 맛이 좋았다. 1.2킬로의 양은 처음해봐서 양이 증가함에 따라 맛이 이상해질까 걱정했는데 괜찮았다. 아무래도 시부모님께도 드릴꺼라 연신 남편에게 맛 괜찮냐고 수시로 체크를 했다. 남편은 귀찮을 법도 한데 물어볼 때 마다 맛있고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남편이 설거지를 해줘서 난 청소기를 밀고 같이 마트에 갔다. 시부모님 내려가실 때 드시라고 야채음료와 보은에서는 잘 팔지 않는 아보카도도 샀다. 매번 보은에 갈 때마다 어머님은 요구르트 등을 챙겨주시며 먹으면서 가라고 해주셔서 이번엔 나도 준비해봤다. 오늘 하루종일 900걸음 밖에 안움직였는데 마트를 다녀온 덕분에 4천걸음 가까이 되었다. 남편은 집에 짐을 내려주고 바로 운동을 하러 가고 나는 블로그를 정리했다. 나름 바쁜 하루였던 것 같다. 어머님이 9시 좀 넘어서 오실거라고 하셔서 남편은 9시가 조금 되기 이전에 집에 들어왔다. 같이 축구를 좀 보다가 도착하셨다고 하셔서 준비한 것들을 가지고 내려갔다.

  어머님은 참외도 반박스나 챙겨주시고 총각김치 외에도 감자국, 호박무침과 식재료도 가져다주셨다. 이제 회사를 안 다녀서 집에서 만들어도 되는데 매번 번거로우실텐데도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가끔 수육을 먹거나 맛있는걸 먹을 때 어머님이 밥을 잘 해먹는다고 칭찬해주시면서 어머님은 요즘 다 귀찮아서 밥하기도 싫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반찬을 해주셔서 더 죄송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더더욱 내가 직접 만든 반찬을 전해드리고 싶었다. 내가 만든 소불고기가 몇 끼는 어머님께 편안함을 선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머님 아버님을 배웅하고 집에 돌아와 축구를 마저 봤다. 사실 우리는 축구에 별로 관심이 없긴 한데 남편이 어쩐일인지 같이 보자고 한다. 결과는 스웨덴에 1:0  패배, 앞으로 멕시코와 독일이 남은 상대라 16강 진출이 어려울거라는 전망도 나오는 것 같다. 왠지 축구를 보면 치킨에 맥주를 먹어야할 것 같은데 우리집은 수박만 먹었다. 나중에 딩턴이가 태어나고 다음 월드컵 때는 한 번 쯤은 야식 파티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건강도 중요하지만 먹는 즐거움과 추억도 중요하니까 하루 쯤은 괜찮을 것 같다. 어렸을 때 우리집은 연말에 시상식을 보면서 치킨을 먹으며 보신각 종소리까지 듣고 잤던 기억이 있다. 나도 딩턴이가 태어나면 우리집만의 나름 고유한 전통을 갖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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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수육을 실컷 먹었는데도 몸무게의 변화가 없다. 남편은 오히려 몸무게가 빠졌다. 똑같은 칼로리를 먹더라도 어떤 재료를 쓰는지, 어떤 조리법으로 조리하는지에 따라 몸이 받아들이는게 다르다. 무작정 굶기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교적 계획대로 식단을 잘 지키고 있는 것 같다. 임신 전에 진작 관리를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남편과 두유와 바나나를 챙겨 먹고 호수공원에 다녀왔다. 나는 한바퀴 걷고 남편은 반대방향으로 두바퀴 뛰었다. 처음엔 블로그를 쓰면서 걷다보니 속도가 좀 떨어졌는데 뒤편으로 돌면 길이 좁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어 TBS eFM을 들으면서 걸었다. 오늘은 한국에서 미혼모로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사연이 너무 슬펐다. 임신 중 아기 아빠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었고 아기 아빠의 사업이 잘 되야 우리 가족이 행복할 거라는 믿음으로 경제적 지원도 지속했는데 결국엔 헤어졌다는 내용이었다. 임신을 하니까 남편 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간다. 아기를 낳으면 적어도 집안일을 하는 동안은 남편이 아기를 케어해줬으면 좋겠는데 모든걸 혼자서 다 해내야 한다면 진짜 자신이 없다. 우리나라는 미혼모에 대한 시선이 너무 안 좋은데 보통의 마음가짐으로는 여자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다. 아직은 예비엄마지만 똑같은 엄마로서 대단하다는 마음을 담아 응원하고 싶다.

  2.5킬로의 운동을 마치고 도서관에 들러 남편이 읽고 싶어했던 베리 포틀랜드가 남편이 원하는 책이 아니기때문에 반납을 하고 다 읽어준 딩턴이 동화책도 반납을 했다. 추가로 하동에 가기 때문에 하동이 배경지인 토지 2권과 딩턴이 그림책을 추가로 빌려왔다.

  집으로 돌아가려던 중 남편이 배가 고프니 집에서 밥을 하지 말고 먹고 들어가자고 한다. 밥도 안해놓고 운동을 갔기에 최소한 1시간은 지나야 밥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남편의 의견대로 외식을 하기로 했다. 오늘은 간만에 용자1에 가기로 했다. 몇 년 전에 남편이 티비에 비빔칼국수가 나오는 것을 보고 청주에도 비빔칼국수를 하는 집이 있나 찾아보다 우연히 발견한 곳인데 맛이 너무 좋아서 종종 가곤 했다. 임신을 하고 식단조절을 하기 시작한 이후로는 밀가루는 가급적이면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갈 기회가 없었는데 오랜만에 가게 되서 들떠있었다.

  남편은 비빔칼국수, 나는 그냥 칼국수를 시켰다. 건강을 생각해서 콩칼국수를 먹을까 정말 고민하다가 오늘은 진짜 먹고 싶은 걸 먹자고 해서 칼국수를 시켰다. 내가 용자를 좋아하는 이유는 국수 맛도 좋지만 오픈 주방이라 믿을만 하고 특히 김치가 매콤하니 맛있기 때문이다. 칼국수는 좀 먹다가 급하게 찍어서 양이 적어보인다. 나트륨때문에 국물은 자제해야하는데 계속 먹게 되는 마성의 맛이다.

  기분 좋게 오랜만에 외식을 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남편은 씻자마자 잠깐 나갔다온다며 어디가는지 행선지도 말하지 않고 급하게 나갔다. 친구랑 편의점에서 맥주마시려고 하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 선물용으로 기어핏 2를 사왔다. 남편과 나는 기어핏 1이 있었고 남편은 2를 가지고 싶다는 이유로 2를 사서 쓰고 있어 우리집에는 기어핏이 3개나 있는데 또 사온 것이다. 당장 환불해오라고 했는데 중고나라에서 10만원에 미개봉 상품을 거래한것이기 때문에 환불이 안 된다고 했다. 운동 열심히하고 가치있게 쓰라고 하는데 남편이 힘든게 번 돈을 있는 물건을 사는데 썼다는게 속이 상했다. 남편은 기껏 사왔는데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아 속상해하는 것 같았다. 기능이 확실히 더 좋긴 한 것 같다. 기어핏1은 내 V20에 연결이 안되었었는데 2는 잘 연결이 된다. 최근 남편의 주식 수익률이 올라서 그 수익금으로 샀다고 생각하고 부담없이 쓰자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

   낮잠을 좀 자다가 하동에서 묵을 숙소와 일정을 좀 짜봤다. 숙소는 몇 개를 골라놓고 예약은 하지 않았다. 다음주에 최종 결정을 할 것 같다.

  저녁으로 어제 먹은 청국장에 두부를 추가로 넣고 계란후라이를 해서 열무국수와 반찬을 넣고 비벼먹었다. 어렸을 때 엄마가 가게를 닫고 집에오면 오빠랑 같이 엄마랑 양푼에 반찬을 넣고 쓱쓱 비벼먹은 기억이 많기 때문에 난 비벼먹는걸 좋아하는데 남편은 양푼에 비벼먹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오늘은 내 의견을 받아들어 쓱쓱 비벼먹었다. 이상하게 비벼 먹으면 그냥 먹는 것보다 훨씬 배부른 느낌이다.

  소화겸 문암생태공원에 가서 2킬로를 추가로 걷고 왔다. 트랙이 넓을 줄 알았는데 한 바퀴를 도니 1.5킬로 정도인 것 같다. 아직 해가 안떨어져서인지 바베큐가 한창이다. 취사는 캠핑장이나 지정된 바베큐장에서만 가능한데 지정된 곳이 아님에도 곳곳에서 고기를 굽고 있다. 또 텐트나 그늘막도 안되고 음주도 안되는데 안 지키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공원은 깔끔하고 정돈이 잘 되있는데 그런 권리는 누리면서 지켜야하는 의무는 무시하는 현실이 좀 씁쓸했다. 문암생태공원은 밤 7시가 되면 분수에도 불이 켜지고 곳곳이 환해져서 더 예쁘게 느껴진다. 날씨도 선선해서 기분 좋게 다녀왔다.

  돌다보니 배가 좀 땡겨서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운동을 참 많이한 하루여서 뿌듯했다. 딩턴이도 엄마가 운동을 한 덕분에 건강하게 잘 크고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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