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원 퇴소가 토요일이라 남편과 같이 애기를 봐서인지 아직까지는 딩턴이 돌보기는 수월한 편이다. 3시간에 한 번씩 깨서 분유를 먹고 또 다시 잠을 자고 계속 반복중인 우리 딩턴이 너무 많이 자고 안 일어나서 원래 신생아는 이런가? 너무 많이 자는 것 아닌가? 하고 걱정을 했었다.

  얌전히 잠을 자주는 딩턴이 덕분에 평온한 주말을 보낼 수 있었고 이렇게 얌전하게 있어준다면 집에서 둘만 있을 때처럼 영화도 보고 커피도 마실 여유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우리 딩턴이는 많이 예민하지 않고 순한 편이라 다행이다.

  3시쯤되서 시부모님께서 미역국과 백김치를 가지고 집을 방문하셨고 오신 김에 많은 후보 중 우리 딩턴이 이름을 유건이로 확정했다. 이름은 시부모님이 지어주고 싶으셨다며 별도로 이름값도 주셨다. 아버님이 지어주신 이름을 안 쓴 것도 죄송한데 병원비, 조리원비에 보태라고 이미 많은 돈을 주셨고 또 이름값까지 주시니 받기가 너무 죄송스러웠다. 뭐든 다해주고 싶은 시부모님에 마음이 느껴져서 감사하기도 하다. 이름이 확정되었으니 조만간 출생신고도 해야하는데 연말에 남편이 너무 바빠 걱정이다.

  새벽에 분유 때문에 몇 번씩 깨긴 하지만 그래도 모유수유를 안하는지라 3시간씩 수면을 지키고 있는 우리 유건이 덕분에 아직은 버틸만 한 것 같다. 임신 중에도 입덧없이 수월한 시간을 보냈는데 역시 효자딩턴이라는 별칭답게 잠을 잘 자준다. 내일부터 남편이 출근을 하니 살짝 걱정은 되지만 산후도우미님이 오시니 일단은 안심이 된다. 성격 좋고 열심히 하시는 좋은 분이 배정되기를 바래본다.
  오늘 드디어 조리원에서 퇴원하는 날이다. 부지런히 짐을 챙기다가 아침을 먹고 다시 짐을 챙겼다. 조리원 입실할 때 나갈 때는 짐이 더 많아질거라고 했는데 어제 남편이 짐을 뺐는데도 여전히 한 가득이다. 퇴실시간이 9시 30분이라 부지런히 서둘렀다가 반납해야할 카드키를 쇼핑백에 넣고 까먹어서 남편한테 구박을 받았다. 정신없이 나가다가 딩턴이 배꼽도 놓고와서 청소하시던 아주머니가 챙겨주셨다. 어제 배꼽챙겨야지 계속 생각하고 있었는데 출산 후 머리가 나빠진 것 같다.

  딩턴이를 겉싸개에 꽁꽁 싸매고 남편과 딩턴이와 시간을 보냈던 하늘정원에서 퇴소 전 마지막 사진을 찍고 집으로 돌아왔다. 조리원과 집과의 거리도 가깝기도 하지만 기특하게도 딩턴이가 이동중에 얌전히 자서 수월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온 후 세팅해놓은 침대에 딩턴이를 눕혔다. 남편이 모빌을 달아놔서 알록달록인데 형님네서 모빌을 또 선물로 주셨다. 덕분에 퇴사선물로 받은 흑백모빌은 딩턴이 침대에서 쫓겨놨다. 조리원에서 나오면 애기가 적응을 못하고 뒤집어져서 멘붕이라는데 생각보다 잘 적응해주었다.

  처음 시키는 목욕이 걱정되었는데 남편이 생각보다 너무 잘해줘서 딩턴이가 목욕중 쉬를 싼것 빼고는 무탈하게 목욕도 마쳤다. 다만 둘다 초보라 꼼꼼하게 닦이고 로션 바르는 것은 아직 좀 힘들다. 신생아 목욕은 스피드가 생명이라 아직은 스피드에 집중하고 있다. 접히는 부분 위주로 잘 닦여야하는데 그부분까지 신경쓰기에는 부족함이 있는 것 같다.

  엄마가 가게 일을 마치고 반찬을 가지고 집으로 왔다. 오늘 단체손님들이 있어 힘들었을텐데 꼬리곰탕, 매실장아찌, 멸치, 장조림, 시금치, 배추쌈, 두부를 가지고 오셨다. 가게에서 우리집까지 거리도 있는데 딸내미 먹인다고 여기까지 와준 엄마한테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 딩턴이를 낳으니 엄마한테 못되게 군것들만 생각나 너무 미안하다. 앞으로 엄마한테 잘하는 착한 딸이 되어주고 싶은데 여태껏 그렇지 못해서 살갑게 구는게 어렵게만 느껴진다.

  그래도 오늘 딩턴이가 조리원에서 나온 첫날인데도 새벽에 딱 3번만 깨서 분유를 먹고 얌전히 다시 자는 아들을 보니 기특하다. 아빠도 출근해야하니 밤에는 쭉 잘자주는 아들내미가 되어주길 ^^
  남편은 오늘 연차를 쓰고 아침을 같이 먹고 내일 딩턴이 맞이 집안 대청소를 하러갔다. 이번주 내내 집에 간 적이 없어 택배가 엄청나게 쌓였고 택배를 뜯고 설치하는데만 2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한다. 젖병도 전부 열탕하고 씻어두고 침대 밑부터 온 집안 청소까지 이래저래 너무 고생하는 남편이다.

  딩턴이는 오전 내내 꿀잠을 자는지 데리러오라는 조리원의 콜이 없었다. 오늘은 무료 에스테틱을 받는 날이라 원장님이 라운딩을 돌고 나서야 11시 30분에 예약을 할 수 있었다. 예약이 되고 바로 모태안 산부인과로 전화를 해서 어제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진료 예약에 대해 문의를 드렸다. 11시 50분에 예약이 가능하다고 해서 시간이 안될 것 같다고 말씀드리니 일단 예약은 해놓고 지금 와서 접수하고 기다리면 진료를 볼 수 있다고 해서 바로 병원으로 갔다.

  병원에 가서 혈압을 재고 높아서 다시재서 조금 낮은 수치를 적어 접수처에 제출했는데 혈압이 높다고 3분 뒤에 다시 재서 가지고 오라고 하셨다. 오늘 아침에 조리원에서 쟀을 때는 127에 83이 나와서 기대했는데 그새 또 혈압이 올랐나보다. 130에 87 수치의 재측정 혈압을 제출하고 1시간 가까이 기다려서야 진료를 볼 수 있었다. 그래도 에스테틱 시간은 맞출 수 있을 듯 하다. 역시나 예상대로 한포진 증상으로 리도맥스를 처방받았다. 아침 저녁으로 1번씩 일일 2회 일주일간 약을 발라야하는데 손은 늘상 써야되는데 약을 발라도 곧바로 씻고 딩턴이를 케어해야해서 걱정이다. 면역성이 나빠져서 그런 것 같은데 빨리 회복이 되었으면 좋겠다.

  약국에서 약을 사고 조리원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딩턴이를 한 번 본 후 바로 에스테틱을 하러 갔다. 딩턴이는 계속 쿨쿨 잘잔다. 오늘은 무료 관리라 그런지 산소캡슐 들어갈 때 따뜻한 돌도 없었고 늘상 전신만 하다가 복부만 하니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마사지를 마치고 늘 건강하고 애기 잘 키우라는 말을 들으니 뭔가 정이 느껴지고 마음이 찡해진다.

  마사지를 마치고 드디어 딩턴이를 데려와 5시까지 돌봐줬다. 남편이 긴긴 청소를 마치고 조리원으로 떡볶이와 튀김, 순대를 구매해 합류했다. 이제 내일이면 집으로 돌아간다. 집에 가는 것이 기대가 되면서 두렵기도 하다. 집에 가면 잘할 수 있겠지? 그래도 휴일인 토요일에 돌아가니 안심이다.
  6시에 일어난 남편이 눈이 온다며 일찍 출발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오늘은 딩턴이도 일찍 일어나서 아빠를 배웅해줬다. 딩턴이랑 눈을 보기 위해 하늘정원에 갔는데 아직 해가 뜨지 않아서 눈이 보이지 않았다. 딩턴이를 1차로 재우고 해가 조금 떴을 때 다시 하늘정원으로 갔다. 도로는 다 녹은 것 같고 그늘진 부분에 눈이 쌓여있다. 조리원에만 있어서 몰랐는데 이제 나가면 정말 춥겠지? 완연한 겨울이다.  당분간 외출도 못할텐데 바깥풍경이 쓸쓸하다.

  딩턴이와 9시까지 놀아주다가 아침을 먹고 산후체조를 하러갔다. 오늘로 산후체조도 마지막이고 7월부터 일주일에 2번씩 만났던 선생님과도 안녕이다. 운동을 마치고 선생님께 그동안 감사했다고 인사를 드리고 전화번호를 받았다. 항상 엄마 편한대로가 아닌 아이입장에서 생각하라고 하셨던 선생님 말씀대로 딩턴이 입장에서 생각하는 좋은 엄마가 되어주고 싶다.

  1시간 정도 쉬다가 에스테틱을 받았다. 이것으로 에스테틱도 끝이 났다. 내일 무료 관리 1회만 받으면 끝이다. 이번주부터는 관리사분들이랑 같이 얘기도 하면서 지내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 한바탕 수다를 떨다보니 이번주에는 울적한 기분도 없었던 것 같다. 13박 14일 중 주말빼고 7회 + 무료관리까지 8회라 빡빡하긴했지만 회복이 빨랐던 요인 중 마사지도 한 몫했을 것 같다.

  마사지를 마치고 돌아와 딩턴이를 돌보며 시간을 보냈다. 출산 후 소양증인지 한포진인지 손에서 물집이 잡히고 너무 간지럽다. 임신중에는 발에만 있었는데 손까지 퍼지고 손목까지도 올라온다. 긁다보니 손목관절도 아프고 스트레스와 짜증이 늘어난다. 6시가 넘어서야 조리원을 퇴소하면 외출이 힘드니 퇴소 전 병원에 들러 약이라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홈페이지에 예약상담을 남겼다. 진작 다녀올걸 왜 병원에 갈 생각을 못했는지 모르겠다.

  6시 40분쯤 남편이 편의점에서 소주와 안주야를 사서 퇴근을 했다. 요즘 회사도 바쁘고 나랑 딩턴이도 케어하느라 힘든지 조리원에서도 술을 자주 마시는 것 같다. 늘 안쓰럽고 미안하다. 남편은 남편이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선을 다하는데 나는 남편이 퇴근할 때쯤이면 녹초가 되버린다. 표정도 없어지고 남편이 내 눈치를 많이 보는 것 같다.

  남편과 대화도 할겸 조리원에 왔는데 치맥을 안먹을 수 없다며 맘스터치에서 치킨 반마리를 사서 남편과 먹었다. 남편이 치킨은 사오자마자 잠에서 깨서 낑낑거리는 딩턴이 덕분에 치킨도 다 식고 정상적인 대화도 할 수 없었지만 딩턴이를 안고 있는 동안 한개라도 더 먹이려고 입에다 치킨을 넣어주는 남편이 고맙다. 딩턴아 쑥쑥 커서 엄마, 아빠랑 같이 대화하면서 따뜻한 치킨 먹자!!! 당분간은 제때 밥 먹기도 힘들 것 같다.

  내일 남편 연차라 딩턴이를 같이 데리고 자려고 했는데 12시에 너무 자지러지게 울고 잠을 잘 자지 못해서 결국 신생아실로 보냈다. 마음이 아프다. 집에 가면 잘 할 수 있을까? 딩턴아 엄마가 초보라 미안해
  오늘은 어제 신생아실에 맡긴 딩턴이가 쭉 안일어나고 잠을 잘잔다. 9시 30분에 에스테틱 예약이 되어있는데 그 때까지 칭얼거림없이 잘 잤는지 콜을 주시지 않았다. 언제 깰지 몰라 계속 대기중이었는데 덕분에 블로그를 많이 쓸 수 있었다. 마사지를 마치고 올라오니 마침 딩턴이가 깨어 있어 방으로 데려왔다. 딩턴이와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신생아실에 맡긴 후 신생아 목욕법 수업을 들으러 잠시 다녀왔다. 간호사님이 방마다 돌아다니며 아기 상태를 말씀해주셨는데 우리 딩턴이는 잘먹고 잘잔다고 아기는 그게 최고라고 걱정하지 마시고 회복에 신경쓰시라고 하셨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는 우리 딩턴이에게 너무 고맙다.

  딩턴이가 깼다는 콜을 받고 딩턴이를 데리러갔다. 배가 고파하길래 분유를 먹이고 1시간 동안 안아서 재워줬다. 자꾸 토하는 딩턴이가 안타까워서 팔이 좀 아프지만 하늘정원에 앉아 토닥이며 안아주었는데 딩턴이 체온도 느껴지고 내 마음도 편안해진다.

  오늘은 다시 작명소에 의뢰한 딩턴이 이름이 나오는 날이다. 오늘 5시에 나온다는데 시간이 참 안가는 것 같다. 4시 30분부터 초조하게 기다리다가 사이트를 들어갔는데 이름이 나와있다. 예상대로 사주에 물이 많아 돌림자인 바다 '해'자는 쓰면 안된다고 한다. 추천받은 이름이 해강, 주한, 채훈, 건우, 유건이었는데 해강은 돌림자라 탈락이고 건우는 너무 흔한 것 같다. 난 주한이가 제일 마음에 드는데 다들 천차만별이라 일단 보류다. 남편은 주한과 채훈이 마음에 드는 것 같고 아버님은 유건인것 같은데 우리 딩턴이는 어떤 이름을 갖게 될까? 딩턴이가 말을 할 수 있으면 어떤 이름을 선택할까? 영어 이름은 딩턴이라고 지었으면 좋겠다.

  오늘 패밀리데이라 일찍 끝난 남편과 내 체력보강을 위해 삼겹살을 배달시켜 먹었다. 딩턴이를 돌보느라 다 식었고 남편이 쌈을 싸서 조달해주었다. 따뜻하게 먹었으면 더 맛있었을텐데 집에 가면 식은밥을 자주 먹게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든다. 엄마, 아빠 밥 먹을때는 얌전히 있어줘 꼬딩턴 알았지? ^^ 일찍 끝난 남편 덕분에 밥을 다 먹고도 8시가 되지 않았다. 매일 패밀리데이였으면 좋겠다.

  딩턴이가 똥을 싸서 남편이 기저귀를 갈아주는데 너무 늦었는지 물총을 발사했다. 태어난지 3일 정도 됐을 때는 그냥 기저귀나 속싸개나 적시는 정도였는데 오늘은 남편한테 정확히 조준해서 상의, 하의까지 모두 흠뻑 젖었다. 정확히 포물선을 그리며 싸는데 당황스럽기도 하고 며칠 사이에 많이 큰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시간이 제법 빨리가는 것 같다. 처음 태어났을 때는 부숴질까 걱정이었는데 이제는 그런 느낌도 없고 벌써 제법 묵직해졌다. 잘 먹고 잘커주는 아들내미가 너무 고맙다.
  새벽 5시 40분에 깬 우리 딩턴이 신생아실 콜을 받고 딩턴이를 데리러갔다. 남편과 나는 원래 아침을 일찍 시작하니까 딩턴이도 5시에서 6시 사이에 일어나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비교적 이 시간에 일어나는 것 같다. 새벽에는 아직 돌봐본 적이 없어서 언제 깰지 모르는데 잘 자주었으면 좋겠다.

  딩턴이를 돌보다가 산후체조를 하러갔다. 선생님이 날 보시더니 얼굴도 좋아보이고 독보적으로 회복이 빠르다고 하셨다. 임신, 출산 후 붓기까지 15킬로가 쪘지만 출산 12일만에 10킬로가 빠졌다고 했다. 빠지는 속도가 너무 빠르고 의사선생님도 바람직한 속도는 아니라고 하셨다고 말씀드리니 선생님도 이 속도면 집에 갈 때쯤 살이 다 빠질 것 같다고 100일까지는 몇킬로는 남아있어야한다고 하셨다. 이렇게 계속 살이 빠지면 진이 빠지고 기운이 없을거라고 고기 같은 붉은색 음식을 먹고 영양제를 잘 챙겨먹어서 체력보강에 힘써야한다고 하셨다. 다이어트를 하기 싫은데 입맛이 없어 걱정이다. 다이어트할 때 이러면 얼마나 좋았을까?

  운동을 마치고 바로 에스테틱을 받으러 갔다. 평소에는 별로 말을 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관리사분들이랑 수다를 떨며 진행을 하니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았다. 오늘도 산소캡슐을 진행했는데 핸드폰도 들고가고 시간도 체크할 수 있어서 어제보다는 답답하지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약간은 무서워진다.

  마사지를 마치고 딩턴이를 데려올까하다가 1시간 뒤면 신생아 응급처치수업이 있기도 하고 딩턴이도 자고 있어서 식사를 하고 유축을 했다. 오늘도 30ml가 나왔는데 이제는 초유가 아니라 성숙유가 나오는 것 같다. 남편과 초유까지만 먹이고 분유를 먹이기로 했는데 빨기욕구충족이나 애착에는 모유가 좋을텐데 딩턴이한테 미안해진다.

  신생아 응급처치수업인줄 알고 수업을 들었는데 신생아의 특징 등을 설명하는 수업이었다. 그래도 몰랐던 점을 알게 되먼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신생아 수유량]
1회 : 몸무게 * 20cc ± 20
1일 : 몸무게 * 150~180cc

[소변횟수]
생후 3일 : 최소 3회 이상
생후 4일 : 최소 5회 이상
생후 5일 이후 : 최소 7회 이상

[대변횟수]
0~7회 횟수 상관 없음 분유 5일, 모유 10일동안 대변 없어도 되지만 설사, 점액성변, 혈변 등 형태가 중요

[급성장기]
3주, 6주, 3개월, 6개월 잘 울고 보챔 많이 안아주고 토닥여줄 것

[병원에 가야하는 경우]
1. 38도 이상 발열
2. 잦은 구토, 피 섞인 구토
3. 잦은 설사, 체중 감소
4. 아기가 늘어질 때
5. 턱이나 손발 떠는 것을 반복할 때
6. 밝은곳에서 피부를 눌렀을 때 아랫배 이하까지 노란 경우
7. 떨림,  경련
8. 일주일 이상 체중이 늘지 않을 때 (100일까지)

  수업을 마치고 딩턴이를 데려와 같이 한숨 자다가 배고파서 울길래 분유를 먹이는데 갑자기 미친 듯이 울고 자지러졌다. 기저귀를 확인하는데 딩턴이 집게가 속싸개에 들어있다. 순간 뭐지? 하다가 딩턴이 배꼽이 떨어졌구나 그래서 무서워서 울었나 싶었다. 신생아실로 전화를 드리니 데려오면 소독을 해주신다고 딩턴이를 데려갔는데 육아종이 의심된다고 한다. 아까 신생아케어 시간에도 육아종을 언핏 들은 것 같은데 인터넷에 찾아보니 질산염으로 녹여야되는데 많이 아프다고 한다. 내일 소아과 원장님 회진 돌 때 본다고 하셨는데 딩턴이가 엄마 없이 아플 걸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남편이 내가 고기를 많이 먹어야한다고 하니 오늘 보쌈을 사온다고 해서 삼겹살을 시켜 먹자고 했는데 내가 저녁도 안먹고 시간도 7시가 넘어서 삼겹살은 다음에 먹기로 하고 오늘은 그냥 저녁으로 나온밥을 먹었다. 남편은 오늘 노사협의회를 해서 입맛이 없는지 소주와 안주를 사와서 밥 대신 먹었다. 예전 같으면 남편이 소주를 마실동안 옆에 있어줬을텐데 오늘은 딩턴이 옆에 찰싹 붙어있었다. 잠투정도하고 자꾸 속이 불편한지 게워내는 딩턴이를 그냥 둘 수 없었다. 속 편하라고 안아주면 꾸벅꾸벅 조는 딩턴이를 데리고 조리원 한바퀴 돌고 남편과 삼각대를 이용해 세 가족 사진을 찍었다. 딩턴이는 졸고 있어서 잘 나온 사진이 없을 것 같다.

  12월에는 남편이 노사협의회며 성과급 협상때문에 바쁘고 연말이라 회식도 많다. 줄이고 줄여서 3개만 잡았다고 하는데 다음주 회식은 그나마 산후도우미가 계셔서 다행인데 다다음주는 혼자 딩턴이를 봐야해서 체력이 걱정이 된다. 남편이 술을 안 마셔야할텐데 술 취해서 딩턴이를 놀래킬까 걱정이다. 남편도 바빠서 힘들고 딩턴이도 우리집에 적응하느라 힘들테고 나도 엄마노릇은 처음이라 힘들 것 같다. 그래도 우리가족 모두 힘내서 잘 적응해보자 :)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오늘 남편은 평택으로 출장을 가야하는데 비가 와서 길이 얼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밤에는 신생아실에 딩턴이를 맡기고 자는데도 남편도 나도 많이 피곤하다. 역시 집이 아니라 그런건가? 집에 가고 싶은데 집에 가면 감당이 될까 모르겠다.

  오늘은 남편이 바빠서 아침에 딩턴이도 못보고 출근을 했고 오늘 딩턴이가 좀 늦게 일어나서 7시쯤 딩턴이를 데려왔다. 2시 베이비마사지 수업을 들을 때까지 딩턴이랑 같이 시간을 보냈다. 새삼 딩턴이가 참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컸던 침대도 이제는 발끝이 닿고 모로반사로 속싸개를 잘못싸면 울고불고 난리였는데 지금은 본인이 속싸개를 풀면서 잔다. 팔을 쭉 뻗고도 잘자는 딩턴이의 모습을 보니 이제 팔 움직임에 익숙해진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잘크는 우리 아들내미 너무 예쁘다.

  지난주에 베이비마사지 수업을 들을걸 조리원에 온지 얼마 안되서 몸도 힘들고 기분도 너무 안좋아서 다음주에 듣자하고 수업을 안 들었는데 자리도 꽉차고 실습인형도 없다. 프린트도 모자라서 나중에 복사한 것을 받았다. 배꼽이 떨어지고 아물기 전에 배 마사지는 금지하고 우선 발 마사지는 지금부터해도 된다고 하는데 천연오일을 사서 발마사지를 해줘야겠다. 마사지는 시원하기도 하고 엄마와의 애착도 높인다고 하니 꼭 해줘야겠다. 마사지 수업에서 태열, 기저귀발진, 영아산통 등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는데 엄마가 무지해서 딩턴이가 아플까봐 걱정된다. 빨리 말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빨리 크는게 아쉬우면서도 너무나도 연약한 우리아가가 빨리 튼튼해졌으면 좋겠다. 아가한테 맞는 오일과 바디워시, 크림제품도 빨리 구입해줘야겠다.

  수업 중에 마사지 예약시간이 다 되서 목욕법 수업은 듣지 못했다. 지난주에 병원 진료로 듣다가 만 신생아 목욕 수업을 수요일에 다시 들어야겠다. 오늘 마사지는 좀 회복이 되서 그런지 부드럽게 하던 림프 마사지에서 좀 강하게 압이 들어갔고 그 동안은 원적외선으로 해독을 하다가 오늘은 산소캡슐에 들어가 30분 동안 누워있었다. 내가 폐소공포증이 있는 것도 아닌데 너무 답답하고 무섭게 느껴졌다. 시간 측정이 안되고 가만히 있는것 자체가 좀 답답했다.

  마사지를 마치고 방에 왔는데 저녁 식사가 나왔다. 저녁만 먹고 딩턴이 데리고왔다. 방 밖을 나가고 싶은데도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어 방에만 있었다. 우리아가 열 오르는데 ㅜㅜ 방이 너무 더운 것 같다. 그래도 엄마라고 능숙한 손길이 아니더라도 안아주고 토닥여주면 금새 얌전해지는 우리 아들내미. 엄마 심장소리에 안심하는 우리 아들을 보면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믿고 의지하고 있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에 힘이 난다. 엄마가 힘내서 지켜줄께

  출장까지 다녀온 남편은 오늘 좀 힘이 드는것 같다. 밥도 못챙겨주고 너무 미안하다. 남편이 올 때 쯤이면 나도 급격히 지치고 기운이 없어 말수가 줄어들고 딩턴이 돌보기도 힘들어진다. 빨리 집에 가고 싶다. 집에 가면 남편이 조금이라도 덜 힘들텐데 이제 회복은 진짜 많이 된 것 같은데 출산 전 건강상태를 빨리 회복해서 남편 밥도 챙겨주고 빨래도 하고 일상적인 집안일을 하고 싶다. 당분간은 내가 움직일 수 없어 남편이 너무 힘들 것 같아 안쓰럽다.
  오늘은 일요일 평소 5시 30분에 딩턴이를 데려오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딩턴이가 7시까지 쭉 자 주어서 우리도 오늘은 평소보다 1시간 정도를 더 쉴 수 있었다. 딩턴이를 데려와 분유를 먹이고 놀아주다가 아침을 먹고 남편이 딩턴이를 데리고 조리원 산책을 나갔는데 갑자기 장이 꼬이는 것 같고 속이 울렁거렸다. 카드키를 두고간 남편이 문을 두드려서 아픈 배를 부여잡고 겨우 문만 열어준 후 다시 침대에 누워 배를 움켜쥐고 누웠다. 놀란 남편이 딩턴이에게 "딩턴아 엄마 아프신가봐 오늘은 찡찡대면 안되 그럼 엄마, 아빠랑 같이 못있어. 엄마 저렇게 아프시잖아."라고 말했다. 딩턴이도 걱정되는지 계속 엄마를 쳐다본다.

  내가 너무 아파해서 결국 남편이 딩턴이를 신생아실로 보내고 수유콜은 넣지 말라고 부탁을 드렸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자궁이 작아지고 장기가 원래 자리로 돌아가면서 아플 수 있으니 일단 쉬고 푹 자고 있으라고 했다. 남편은 오늘 집에서 딩턴이 옷도 빨고 형님네 가서 딩턴이가 물려받을 수 있는 물품을 가질러 가야하기 때문에 나를 간호해줄 수가 없었다. 일단 다녀오라고 한 후 자려고 했는데 마치 진통하는 것처럼 아픈 주기가 있어서 잘 수가 없었다. 진통도 자궁이 수축되면서 아픈거니 진짜 자궁이 수축되나보다 생각했는데 갑자기 속도 좋지 않고 결국 세 번이나 토하고 말았다. 아무래도 아침밥을 억지로 먹었더니 체한 것 같다. 토하고 나니 속이 좀 편안해지고 잠이 왔다. 2시간 정도를 푹 자고 일어났는데 컨디션이 완전 회복되지는 않았다.

  남편한테 메신저가 와서 전화를 하니 빨래만 널고 조리원에 올거라고 했다. 남편이 도착해서 몸은 좀 괜찮은지 물은 후 형님이 딩턴이 옷을 또 사주셨고 바운서와 카시트도 주셔서 카시트를 차에 설치해놨다고 했다. 옷과 손수건도 챙겨주시고 책과 다른 물품들도 가져가라고 하셨는데 차가 꽉차서 못가져왔다고 한다. 다음에 가서 유모차랑 다른 물품도 가지고 와야한다. 감사한 마음에 형님과 통화를 했는데 무조건 편하게 있고 모유수유도 스트레스 받지 말고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하셨다. 스트레스 받으며 안 좋은 모유 먹이는 것보다 분유 먹이며 한번 더 읽어주고 눈 한번 더 맞춰주고 예뻐해주며 애착을 심어주는게 더 중요하다고 하셨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고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마음이 편해졌다.


  형님과 통화를 한 후 다시 장꼬임이 시작되었다. 점심은 먹지도 않고 체한 이후 미역국은 꼴도 보기 싫어졌다. 남편이 고등어살을 발라주어서 두 숟가락 밥을 떠먹고 그만 먹었다. 남편에게 신생아실에 연락해 모유수유가 가능한지 물어보고 가능하다고 하면 소화제를 받아달라고 부탁을 했다. 남편이 가져온 소화제를 먹고 나니 속이 좀 누그러졌다.

  오늘 남편 친구가 와이프와 애기까지 데리고 면회를 왔다. 만두와 찐빵을 사왔는데 고기 만두 한개를 먹으니 다시 장꼬임이 시작되었으나 찐빵을 먹을 때는 괜찮아져서 찐빵은 좀 더 먹을 수 있었다. 우리 딩턴이보다 80일 정도 먼저 태어난 남편 친구 딸은 딩턴이 몸무게 2배는 되어보였다. 이제 목도 가눠서 신생아 때보다는 한결 수월하다고 했다. 우리 딩턴이는 6킬로가 되면 내가 안아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신생아 시절이 짧고 그리워진다고 하는데 조금 힘들어도 조그만할 때 많이 안아줘야겠다. 오랜만에 육아팁도 듣고 출산 후기도 공유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 애기까지 데리고 외출하기 힘들었을텐데 여기까지 와줘서 너무 감사하다. 당분간은 나도 몸을 회복 해야해서 만나기 어렵겠지만 만날 때 마다 임신 시기도 비슷하고 이제 비슷한 연령의 아이가 있어 대화가 잘 통해서 좋다. 다음 만남을 기약해야겠다.

  면회를 마치고 드디어 3시쯤 우리 딩턴이를 데리고 왔다. 엄마가 아파서 오래 같이 못있어줘서 미안해 아들...오늘 엄마가 아프니 찡찡대지 말라고 해서인지 분유먹고 2시간 30분씩 잘 자준다. 뱃속에 있을 때도 입덧한 번 안하게 해주더니 엄마 힘들까봐 찡찡대지도 않는 우리 효자 딩턴이 목욕하고 와서 분유먹고도 푹 자줘서 남편과 앉아서 대화를 많이 했다. 세가족 같이 찍은 사진이 없어 휴게실에서도 같이 사진을 찍고 앞으로 어떻게 키울지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지 집에 가면 어떨지 추가로 더 사야하는 물건은 무엇인지 등등 집에 가서도 물론 힘들겠지만 딩턴이가 잘 자주면 이렇게 남편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길 것 같다. 딩턴이가 있음으로서 책임감이 많이 느껴지긴 하지만 그만큼 행복은 더 커진 것 같다. 언제까지나 늘 이렇게 우리가족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오늘은 6시 이후 딩턴이가 깨면 연락달라고 했었는데 평일에 매일 일찍 데려와서인지 5시 30에 콜이 와서 딩턴이를 데려왔다. 남편은 딩턴이가 온 후 바로 집에서 빨래를 돌리고 운동도 하고 왔다. 남편이 없는 2시간 동안 딩턴이는 한숨도 안자고 찡찡거렸고 남편에게 전화해 애기가 안자서 피곤하니 8시까지는 와달라고 미리 전화를 해두었다. 7시 30분쯤 10분정도 깜박 잠이 들었다가 놀라서 깼는데 우리 딩턴이도 엄마가 자는걸 아는지 얌전하게 혼자 놀고 있었다. 뱃속에서부터 효자 딩턴이었는데 태어나서도 엄마 위할 줄 아는 꼬딩턴인가보다.

  졸면서 남편이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안심하고 그냥 푹 잤다. 남편이 돌아왔을 때 딩턴이는 말똥말똥 눈을 뜨고 두리번거리고 있고 나는 기절중이었다고 했다. 이상하게 모유수유만 하면 너무 졸리다. 딩턴이를 떨어뜨릴까봐 무서워진다.

  남편과 아침을 먹고 산후검진을 위해 산부인과에 갔다. 다행히 타 산모에 비해 회복도 빠르고 상처도 잘 아물고 있다고 하셨다. 남편이 내 몸무게가 하루 1킬로씩 쭉쭉 빠진다며 정상이냐고 주치의께 여쭤봤는데 그건 산모님이 힘드셔서 그런거라며 지금 빠지는건 비정상적으로 많이 빠진거라고 하셨다. 임신기간동안 13kg가 찌고 출산직후 부종으로 2kg이 추가로 쪄 총 15kg이나 쪘는데 벌써 8kg이나 빠졌다. 몸관리를 잘해야겠다.

  계속 조리원에 있는게 답답해 진료를 마치고 남편과 점심을 먹었다. 먹고 싶은게 하나도 없어서 뚜띠쿠치나에서 로마 2인세트를 시켰다. 건강샐러드, 카프리제, 빠네 파스타, 단호박고구마 피자를 시켰는데 반도 못 먹은듯 하다. 그래도 오랜만에 나오니 좋다. 남편은 못 먹는 음식들이라 거의 먹지 못했지만 그래도 평소에 내가 좋아하던 음식을 조금이라도 먹이려고 날 위해 억지로 먹어줘서 좀 미안했다.


  식사 후 오랜만에 우리집에 방문했다. 며칠 전부터 집에 가고 싶다고 펑펑 울던 나를 위해 집에 가서 차라도 마실 겸 간건데 침대에 눕자마자 꿀잠에 빠졌다. 집이 편하긴 한가보다. 이제 딩턴이랑 이곳에서 지낼 생각을 하니 즐겁다. 딩턴이는 우리집이 낯설어서 많이 울겠지만 그래도 나는 빨리 집으로 가고 싶다.

  어머님이 터미널에 계시다고 해서 짐을 챙겨 어머님을 픽업하고 조리원으로 갔다. 아버님은 가게를 정리하고 오시느라 1시간 정도 더 걸리신다고 하셔서 나는 조리원에서 좀 더 쉬고 어머님과 남편은 조리원 옆 스타벅스에 들러 차를 마셨다. 나중에 남편에게 들었는데 어머님이 내가 많이 여린 것 같다고 하셨다고 한다. 남편이 딩턴이를 신생아실에 보낼 때마다 애기한테 미안하다고 울고 모유 안나올 때도 울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하니 어머님도 갑자기 우시면서 초유는 먹였으면 좋겠다고 말한게 너무 미안하다고 하셨다고 한다. 어머님도 진짜 너무 여리신 것 같다.

  아버님도 도착하셔서 신생아실에서 우리 아가를 데려왔다. 너무 예뻐하시는 어머님, 아버님을 뵈니 뿌듯하다. 며칠 사이에 또 금새 큰 것 같다. 아기 이름을 지어야하는데 남편과 어머님은 해찬이가 마음에 드는 것 같다. 인터넷으로 맞는 한자가 있는지 알아보고 해찬이로 결정될 것 같다. 딩턴이라는 이름이 조만간 없어질테니 아쉽다. 우리 꼬마 딩턴이 꼬딩턴


  아버님과 어머님께서 내가 저녁을 먹는 동안 애기를 봐주셔서 저녁을 천천히 먹을 수 있었다. 남편과 나가서 식사하고 가시라고 하셨는데 그냥 먼저 가셨다. 애기가 너무 예뻐서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신다. 사진에는 잘 안나타나지만 졸리면 날 닮아서 쌍꺼풀이 있는 우리아들 나중에 좀 크면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된다.

  요즘 출산 후 우울한 마음인데 어제 면회 온 후배도 고맙고 지난번 대구에서 만난 후배 블로그에 글을 남겼는데 댓글로 힘내라고 응원해주고 연년생 아이를 둔 후배도 40분 정도 전화를 해주며 우울하지 않게 말동무를 해주었다. 형님도 어머님도 매일 같이 문자를 보내주고 기운나게해주시고 엄마, 아빠도 매일 전화를 해준다. 정말 고맙다.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임신기간은 입덧도 없이 수월하게 넘어간 편이라 출산 후 호르몬 변화로 인한 감정기복이 이렇게 심할 줄 몰랐다. 확실히 먼저 출산을 경험한 지인들이 내 마음을 훨씬 잘 이해해주는 것 같다. 나중에 주변에 출산하는 사람들이 생기면 나도 좀 더 신경쓰고 많이 위로를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시 30분에 마사지 예약이 되어 있어 마사지를 받으러갔다. 7회 신청을 했는데 거의 주말빼고 매일같이 가야되서 좀 부담스럽다. 조리원프로그램과 시간 조정도 필요하고 딩턴이를 보는 시간이 애매해질 수도 있어서 5회만 끊을걸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오늘도 해독을 위해 원적외선 기계에 들어갔는데 25분을 채우지 못하고 나왔다. 출산 후 떨어지지 않은 혈압때문인지 탈수 증상 때문인지 온몸이 찌릿찌릿했고 이러다 쓰러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독도 중요하지만 쓰러지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빨리 스태프를 부르고 밖으로 나왔다.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마사지를 마치고 딩턴이를 데려왔다. 분유를 먹이고 트림을 시키기 위해 산책 겸 하늘정원으로 딩턴이를 데리고 갔다. 방안에만 있으면 답답한데 그나마 탁 트인 창문에 있으면 답답한 마음이 좀 풀린다. 트림시키기는 너무 어렵다. 시원하게 끄윽 해줬으면 좋겠는데 이쯤됐다 싶어 눕히면 자꾸 분유를 주루룩 토한다. 아기 장이 일자라 그렇다는데 내가 트림을 잘 못시켜서 그런가 싶어서 미안해진다. 일부러 오래 앉혀서 토닥여주고 안고 걷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게워낼 때가 있어 속상하다. 창 밖으로는  운동하러 문화센터를 오갈 때 가끔 탔던 843번 버스가 지나간다. 버스가 지나갈 때마다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고 울적해지는 기분이 든다. 내 감정상태가 딩턴이에게 전달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늘정원에 있는 책을 읽어주었는데 딩턴이가 짜증을 낸다. 아들내미라 공룡책도 읽어주고 싶었는데 오늘은 실패다. 나름 뱃속에 있을 때 책도 읽어주었는데 아직 책 읽어주기는 너무 빠른걸까? 책을 읽어주고 어머님, 아버님과 영상통화도 했다. 어머님은 하루종일 우리 딩턴이 동영상만 보고 계신다고 하셨다. 우리 딩턴이를 많이 예뻐해주시니 너무 감사하다. 남편도 나도 애기 때 완전 순둥이라서 우리 딩턴이도 순둥순둥하길 기대해본다.

  오늘은 금요일이라 남편이 조금 일찍 퇴근했다. 발목이 아파 2-3cm 굽에 쿠션감 있는 슬러퍼를 사다달라고 했다. 퇴근 후 홈플러스에 들려 슬리퍼와 족발, 그리고 내가 먹고 싶다했던 귤을 한 박스 사왔다. 남편의 쇼핑물품 중 맛동산이 보인다. 내가 집에 있을 때 좋아하던 과자 먹고 싶다고 말도 안했는데 요즘 도통 입맛도 없고 우울해 하는 나를 위해 뭐가 먹고 싶을지 고민해 골라온 맛동산을 보니 눈물이 난다. 남편도 집과 조리원을 오가고 회사일에 딩턴이까지 돌보느라 힘들텐데 나까지 신경쓰고 있구나 생각을 하니 빨리 기운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고맙고 안쓰러운 내편 남편을 위해서라도 빨리 몸도 회복하고 마음을 추스리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