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포트케어로 분유를 바꾼 후 가스는 좀 덜 한것 같았지만 2일동안 응가를 하지 못했다. 컴포트케어가 유당을 줄여 가스를 덜 차게 하긴 했지만 대신 변비가 생긴다고 한다. 이는 컴포트케어보다 유당이 더 낮은 노발락AC 분유도 마찬가지... 진작 알았으면 분유 바꾸는 것을 좀 더 고려해봤을텐데 아쉽다. 가스가 덜하더라도 2일째 변을 못보니 유건이도 찝찝하고 결국에는 가스도 생기는 것 같다. 계속 울고 오늘따라 많이 보채는게 더 힘들게 하는 것 같다.

  남편이 출근 전 분유를 타주었는데 정량보다 조금 많게 분유를 타줬다. 이 방법은 지난번에도 이틀간 변을 못봤을 때 썼던 방법이었는데 효과가 만점이었다. 거기에다가 배마사지도 해줬는데 가스가 찼을 때 배마사지를 해주면 너무 자지러진다. 이런 방법들 덕분인지 오늘은 응가를 했다. 처음 9시에 응가를 했을 때는 잘했다고 좋아했는데 12시에 한 번 더 했다. 이때까지는 며칠 못했다고 두번하는구나  생각했는데 2시 30분에 또하고 기저귀를 갈아주자마자 또 응가를 했다. 4번의 응가를 닦고 물로 씻기고 나니 엄마도 기진맥진 힘든 하루였다. 그래도 가스 때문에 안울고 유건이 속이 편할 걸 생각하니 힘들어도 기분 좋은 하루였다.
  어제 오후에 시부모님이 잠깐 오시고 밤에는 엄마가 오셔서 그런지 유건이의 수면시간이 9시간도 되지 않았다. 밤에 잠은 잘 자주지만 전반적으로 잠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은 유건이다. 신생아 시절에도 평소에는 13시간 정도만 자고 주말에 16시간씩 몰아자던 유건이라 걱정했는데 9시간도 안되다니... 나중에는 점점 낮에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질텐데 낮동안 독박육아하는 내 체력이 걱정된다.

  어제 국가부도의 날의 한시현 팀장을 보고 든 생각은 자기관리를 잘하자였다. 네이버캘린더에 시간대별로 동작분석을 해보니 생각보다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유건이가 오늘은 많이 자준 덕분이기도 하지만 집안일도 말끔히 끝낼 수 있었다. 예전에 도우미 이모님께서 애기가 잘 때 엄마도 무조건 자야한다고 안 그러면 엄마가 잘 시간이 없다고 했는데 낮에 자면 밤에 잠을 잘 안 자게 되는게 맹점인 것 같다. 멍하게 의미 없이 인터넷 서핑하는 시간을 줄이면 좀 더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지 않을까?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이 거의 없다고 생각해서 살짝 우울했는데 오늘 동작 분석을 해보니 조금 희망이 보이는 것 같다.

  유건아 하루 하루 잘 커줘서 고맙고 우리 아들 덕분에 엄마도 더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 유건이가 커가는 만큼 엄마도 열심히 관리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께 사랑해 :)
  우리 유건이는 정말 순딩순딩한 아이다. 내가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는데도 남편 출근 때문에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서인지 벌써 수면 패턴도 잡혀서 밤에 분유 한 번 먹는 것을 제외하고는 울거나 깨지 않는다. 가끔 용쓰기나 속이 불편해 낑낑거릴 때가 있어 안아주긴 해야하지만 그래도 많이 수월한 편인 것 같다. 분유텀도 140씩 하루 딱 6번을 먹어주는데 적게 먹거나 안 먹는 경우도 거의 없어서 정말 기특하다.

  우리 유건이가 기특한 것 중 또 하나는 바로 먹놀잠이다. 육아 관련 검색을 하다보면 먹놀잠이라는 단어를 많이 보게 된다. 먹고 놀고 자는 패턴을 유지해야한다는 것이다. 우리 유건이는 정확히 말하면 먹잠놀잠먹인데 먹고 5~30분 자고 1시간 ~ 2시간을 놀다가 자고 다시 먹는다. 이렇게 3시간 30분 ~ 4시간 정도의 분유텀을 유지해준다. 사실 나는 왜 먹놀잠해야하는지 이유도 잘 모른다. 그냥 유건이가 그렇게 해주고 있을 뿐이다. 이 먹놀잠이라는 단어는 똑게육아라는 책에서 처음 나온 개념이라는데 부모들 사이에서 매우 유명한 육아서라고 한다. 작가님 이력도 대단한데 올해 목표 중 육아서 10권 읽기가 포함되어있는만큼 조만간 똑게육아를 읽어야겠다.

  그런데 말 못하는 유건이랑 놀아주는 것은 너무 한계가 있는 것 같다. 모빌도 보여주고 딸랑이도 흔들어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책과 국기카드도 보여주지만 아직은 유건이가 진득하게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보니 뭘 해줘야할지 감이 잘 안서는 것 같다. 월령에 맞게 놀아줘야하는 놀이를 못해줘서 발달에 영향이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요즘 유건이가 제일 좋아하는 놀이는 쪽쪽이를 빨다가 뱉고 다시 넣는 놀이인데 아직은 손 사용이 어려워 늘 내가 넣어줘야한다. 그래도 재미있게 놀거리가 하나 있어서 다행이다.

  유건아 너무 순하게 잘 자라줘서 고마워 유건이 덕분에 엄마, 아빠의 육아가 조금은 쉬워졌단다. 엄마가 태교를 잘해서 그런거라고들 하는데 유건이를 임신기간동안 너무 행복했고 결과적으로 유건이에게 도움이 되는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이 많이 뿌듯한단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착하고 건강하게 자라줘 사랑해 ^^♥

덧1) 양가의 반찬지원
오후 4시쯤 시부모님이 오셔서 묵은지, 김치콩나물국, 어묵, 깻잎, 키위를 가져다주셨고 9시에 가게를 마치고 엄마가 오셔서 소고기와 모유를 늘려주는 돼지족, 꼬막, 우엉, 장조림과 레드향, 딸기를 사오셨다. 내가 요리할 틈이 없는 것 같다. 감사하면서도 죄송할따름 부지런히 챙겨먹어서 정성껏 준비하신 음식들을 버리는 일은 없도록 하자
 

 
  일요일 아침이다. 남편과 아침 식사를 하는데 평소와 달리 유건이는 찡찡거림 없이 우리가 밥을 다 먹을 때까지 그냥 지켜봐주었다. 덕분에 여유로운 식사를 할 수 있었고 느긋하게 기다려준 유건이가 너무 기특했다.

  의젓한 유건이의 모습을 보니 문득 아들내미가 어느새 부쩍 큰 것 같다. 아직 45일차지만 4시간의 수유텀을 꼬박 지켜주고 있고 새벽에도 수유시간 외에는 거의 깨는 일이 없다. 또 표정이 생기고 옹알이도 시작했다. 예전에는 울 때 이외에는 소리가 없었는데 찡얼거리는 소리가 들려 유건이에게 가보면 옹알이와 함께 웃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 시력도 제법 자리를 잡았는지 관심 없었던 모빌을 보며 좋아하기도 한다. 이제 신생아 시절의 부숴질 것 같은 여리여리함은 사라졌다. 좀 더 머물러 있어주길 바라면서도 조금 커서 같이 여행도 다니고 같은 추억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출산하고 처음으로 집에서 영화를 봤다. 남편이 미디어팩 가입자라 매달 TV포인트가 생기는데 무슨 영화를 볼까하다가 국가부도의 날을 봤다. 보는 내내 화가 나고 마음이 무겁다. IMF 사태 때는 내가 너무 어려서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정부 정책에 따라 서민들의 삶이 붕괴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국민의 혼란을 막는다는 핑계로 당연히 알아야 할 국가부도 소식을 기득권에만 알리는 모습이 씁쓸하다. 사실 항상 경제가 어렵다 소리만 들어 경제 호황기였던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신기하다. 만약 나도 그 시절에 경제활동을 하는 성인이였다면 내 삶도 붕괴되었지도 모르겠다. 극중 김혜수씨가 연기한 한시현 역의 카리스마가 인상 깊었다. 나도 한시현 같은 멋진 커리어우먼이자 금융인이 되고 싶었었는데 영화를 보며 한시현의 능력과 리더십, 그리고 용기가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세력 앞에서 아무런 변화도 주지 못했지만 그것 역시 현실을 반영한 것 같았다.

  국가 부도의 날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끊임없이 의심하고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항상 깨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 이라는 나레이션이 나온다. 주입식 교육을 받아서인지 비판적인 시각을 갖는 것이 익숙하지 않지만 이런 사태에 두 번 당하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면 좀 더 세상의 흐름에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지금과는 다른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육아를 하는 것도 힘이 들지만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자
  새벽에 분유 먹을 때를 제외하고 숨소리도 없이 꿀잠을 잔 유건이를 보고 남편과 분유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컴포트케어 분유는 가격이 꽤 나가기 때문에 남양몰에서 정기배송으로 할인 받아 구입했다. 하지만 샘플 분유가 얼마 남지 않아 배송 전까지 못버틸 것 같아 남편이 오후에 운동 갔다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분유를 사오기로 했다.

  남편이 오후에 운동을 가면 내가 혼자 유건이를 돌봐야 하기 때문에 오전은 남편이 보고 나는 좀 더 늦잠을 잤다. 10시쯤 일어나보니 남편과 유건이가 잠들기 직전이라 추가로 잠을 더 잘 수 있었다. 거의 1시에 일어났는데 출산 후 이렇게 늦게 일어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운동을 마치고 마트에 간 남편이 큰일났다며 메신저를 보냈다. 내용인 즉 터미널 롯데슈퍼에 아이엠마더 컴포트케어가 없어 홈플러스에 들렀다 오겠다고 했다. 잠시 후 홈플러스에도 없고 서청주 롯데마트에도 전화를 했는데 없다고 연락을 받았다.

  갑자기 불현듯 아기 있는 부모들은 쿠팡을 이용하게 된다는 말이 생각나 검색을 했고 내일이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배송이 가능했다. 바로 마트에 있는 남편에게 전화를 해 쿠팡으로 주문을 해달라고 했다. 기존의 먹던 분유도 거의 다 먹었었기에 쿠팡의 로켓배송이 아니였으면 기존분유를 사서 며칠만 먹고 버릴뻔 했는데 정말 다행이었다. 아기를 키우다보니 정신도 없고 미리미리 준비할 수 없는 변수들도 많은데 앞으로 종종 쿠팡과 친해질 것 같다. 땡큐 쿠팡 로켓배송!! 얼마전에 구입한 아이엠마더 분유는 바로 반품해야겠다.

 
  요 며칠 모유를 짜내고 어제 유축기로 유축을 했더니 젖양이 늘어 가슴이 뭉치고 아팠다. 젖몸살인지 근육통처럼 몸이 무겁고 기운이 없었다. 12시에 분유를 먹이고 남편과 유건이 돌보기 순번을 바꾼 후 마음 편하게 잠이 들었다.

  잠을 자고 유건이가 우는 소리에 깨서 일어나보니 벌써 새벽 4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남편이 유건이를 달래주고 있었는데 나한테 짜증을 많이 부렸다. 내가 유건이가 우는데도 안일어나서 그런가? 생각했는데 유건이가 울 때 내가 남편을 툭툭 치면서 "빨리가, 빨리가" 라고 짜증을 냈다고 했다. 난 잠결이라 전혀 기억도 없는데 남편은 내가 1군일 때도 한 번도 짜증내지 않고 도와줬는데 서운하다고 했다. 내가 몸이 아파서 그랬나보다고  사과를 했지만 남편은 짜증을 내며 등을 휙 돌리고 잤다.

  평소에 잘 자던 유건이가 오늘은 새벽 2시30분부터 계속 못자고 있어 남편이 거의 2시간을 달래고 나도 4시부터는 어제 유축했던 모유와 분유를 먹이며 계속 달랬다. 남편이 출근할 때가 되어 깨우고 밥도 차려줬지만 분위기가 냉랭하다. 나도 잠을 거의 4시간 밖에 못자서 예민해진 상태라 그대로 아무말도 없이 밥을 먹었다.

  남편이 출근을 했고 유건이는 오전내내 가스때문에 짧게 자다깨다를 반복하며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 급기야 분유를 토하고 먹기를 거부까지 해서 분유먹이는데도 20분이나 걸렸다. 평소 유건이의 먹성이라면 절대 그럴리가 없는데 속이 엄청 불편한 것 같다. 결국 모태안문화센터에서 샘플로 받았던 소화가 잘 되도록 만들어진 아이엠마더 컴포트케어를 생각해냈고 혹시 모를 부작용에 대비해 남편이 퇴근한 이후 먹여보기로 했다.

  남편이 남양 고객센터에 전화해 컴포트케어에 대해 하기와 같은 정보를 얻었는데 기존에 아이엠마더를 먹고 있는 유건이의 경우 크게 부작용은 있을 것 같지 않았다.

1. 배앓이에 원인이 유당분해를 잘 못하는 아가라면 효과가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크게 효과는 없고 다른 원인을 찾아야 함

2. 컴포트케어와 아이엠마더는 성분이 똑같아 분유를 갈아탈 때 섞여먹일 필요는 없고 부득이하게 섞여먹이더라도 2~3일 이상은 섞지 말고 먹일 것

3. 컴포트케어는 쓴맛이 있어 분유를 갈아타려고 해도 안 먹는 아기들이 있음

  속이 불편한지 3번이나 응아를 하는 유건이를 보니 마음이 조급해졌고 남편이 퇴근을 한 후 바로 컴포트케어 스틱 1개 (100ml) + 아이엠마더 40ml를 조합해 분유를 먹였다. 분유가 맞는지 아니면 응아를 많이해서인지 유건이가 숨소리도 내지 않고 잠을 자줬다. 중간중간 숨을 쉬고 있는지 확인을 해야할 정도였다. 아무튼 잘자는 유건이를 보니 마음이 놓인다. 아들 항상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잘 자라줘 사랑해 :)

덧1) 우울감을 느끼다.
오전에 유건이가 너무 울어서 달래주며 창문을 보았다. 장미가 폈던 따뜻한 5월 유건이가 딩턴이었던 시절에 임신한 몸으로 뉴에이지를 들으며 산책을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유건이를 임신했을 때 너무 행복했지만 그 때를 생각하면 또 슬퍼지기도 한다. 나랑 한 몸이었던 아이가 지금 내 눈에서 자라고 있는데 가끔은 내 몸 속에서 함께하고 있을 때가 그리워진다. 바깥에 돌아다니는 사람은 자유로운데 나는 집 안에만 있는 것도 좀 답답하다. 이런 우울감 때문인지 집에 온 남편과 저녁을 먹으며 대화를 하던 중 울어버렸다. 남편은 별 생각없이 한 말이었는데 새벽에 있었던 냉랭함과 나 자신을 위해서는 별로 할 수 있는게 많지 않은 현실에 따뜻하지 못했던 말투 자체가 더 서운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결국 남편의 사과로 화해는 했지만 이 우울감은 내가 극복해야할 과제인 것 같다.

 
  오늘은 남편의 새해 첫 출근날이다. 간만에 유건이를 혼자보게 되니 너무 긴장이 되었는지 마치 월요병을 앓는 사람처럼 잠을 설쳤다.

  남편이 출근한지 얼마 안된 아침 7시부터 유건이가 울기 시작했다. 악 소리를 내며 계속 발을 구르는게 아무래도 가스가 찬 것 같아 베이비마사지도 해주고 분유도 주지 않았다. 크라잉베베 어플로 조회를 해도 가스참과 트림이 번갈아 가면서 떴다. 속이 편안해질때까지 기다렸다가 분유를 주려고 계속 대기했는데 유건이가 너무 울어서 혹시 배고픈데 내가 안주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분유를 줬더니 분수토를 했다. 괜히 더 아프게 한 것 같아 유건이에게 너무 미안하다.

  아기가 뭘 원하는지 빠르게 알아차리는 것도 엄마의 능력인 것 같다. 그저 울음으로 밖에 의사표현을 못하는 유건이를 위해서라도 엄마가 빨리 우는 원인을 찾아야하는데 그나마 크라잉베베 어플이 있어서 다행이다. 옛날에는 울음분석기도 없고 인터넷 검색도 없고 분유포트도 종이 기저귀도 없이 도대체 어떻게 아기를 키웠을까? 오늘도 육아를 하다가 지금 나보다 더 힘들었을 환경에서 나를 키워준 부모님께 감사하고 표현을 많이 못해서 죄송한 마음이 든다. 나중에 유건이도 나처럼 표현 못하는 무뚝뚝한 자녀가 되겠지? 그래도 지금 너무 예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유건이를 기억하면서 엄마는 서운해하지 않을께. 건강하게 자라줘 우리 예쁜 아들 ♥

덧1) 유축
보건소에서 빌려온 해피맘 유축기와 조리원에서 사용하던 내 깔때기가 맞지 않아 남편 친구 와이프에게 각시밀 유축기를 빌려서 유축을 했다. 20분에 30cc 많은 양은 아니지만 거의 나오지 않았었는데 확실히 막걸리를 마시고 짜낸 것이 젖양을 늘려버렸다. 유건이에게 계속 물려야할지 걱정이 된다. 그런데 깔때기를 억지로 맞춰서 그런지 압이 높았는지 가슴이 너무 아팠다. 유축은 다시는 안해야겠다.

덧2) 도시가스 점검
오전 내 깊게 잠을 못 자던 유건이가 2시부터 3시간 동안 쭉 잠이 들었고 밥을 먹은지도 5시간 30분이 지났다. 4시부터 도시가스 점검이 오기로 되어있었기에 언제 유건이가 일어나 분유를 찾을지 몰라 긴장하고 있었다. 아기가 있어 벨을 누르지 말아달라는 글을 현관에 붙이고 왔다. 점검시간은 피해서 일어났으면 했는데 귀신같이 점검오기 직전에 일어나 울어대는 유건이다. 잠시 유건이를 눕혀두고 분유를 타는 중에 점검까지 와서 진땀을 뺀 하루였다.

 
  새벽에 유건이 돌보기 1군이었던 남편이 유건이가 용을 쓰다 침대 밑까지 사선방향으로 이동해 이불을 뒤집어 쓰고 낑낑거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했다. 하마터면 질식할 수도 있었던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이제 겨우 41일 밖에 안된 아기가 침대에서 이동이라니 자칫하다 침대에서 낙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 아찔하다.

  그런데 이 꼬마는 그렇게 위험한 상황인데 울지도 않고 낑낑만거린다. 남편이랑 얘기하다가 "애기가 오빠가 운다고 짜증내서 트라우마 있는거 아니야?" 라고 농담으로 말했는데 남편이 심각해진다. 유건이가 예전에 새벽에 배고파서 깼는데 남편이 너무 피곤하고 짜증이나서 "송유건, 자꾸 울면 혼난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유건이는 밤에 잘 안울고 낑낑거리기만 해서 우리가 깊게 잠이 들면 알아차리기가 힘들다. 또 한번은 낑낑거리고 있다가 남편이 안아주고서야 울음을 터트렸다는데 너무 안쓰럽다.

  어제 떨어질뻔 한 것 보다 더 큰 사고가 날뻔했다. 남편이 유건이에게 "유건아 아프고 무서우면 울어도 되 아빠가 짜증 안낼께 아빠가 미안해 밤에도 꼭 울어." 라고 말해주었다. 유건아 무서워하지 말고 밤에도 꼭 우는거야 엄마, 아빠는 언제든 유건이 지켜줄거야 ♥

덧1) 새해 계획
남편이 구남친이였던 시절부터 새해에 카페나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새해 계획을 세우곤 했는데 올해는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고 정신이 없어 남편과 계획에 대해 얘기하지 못했다. 자려고 누웠다가 문득 그래도 새해 계획은 있어야지 하는 생각에 대강 계획을 정리해봤다.

1. 다이어트 (매월 500g, 총 6킬로)
2. 책 30권 이상 읽기 (육아서 10권, 소설 10권, 그외 10권)
3. 미드 프렌즈 다시보기 (육아스트레스도 풀고 영어도 들을겸 공부는 아님 ×)
4. 3월부터 주2회 이상 운동하기 (유건이 100일 이후, 종목은 고민중)
5. 유건이 돌복 만들기
6. 유건이 데리고 가족 여행 1회 이상

덧2) 모유수유 고민
 12월 31일 막걸리를 마신 후 모유를 짜낸 후 먹여야한다고 해서 손으로 짰더니 젖양이 늘어난 것 같다. 원래 거의 완분하면서 울 때만 잠깐씩 물렸는데 그대로 혼합수유를 해야할지 단유를 해야할지 고민이 된다

덧3) 체험단 선정
크라잉베베 어플에서 신청한 순둥이 물티슈 체험에 당첨되었다. 약 230명 중 30명만 뽑는데 당첨되다니 당첨운 없는 나로서는 기쁘기만 하다. 유건이와 관련해서는 이상하게 재물운이 좋은 것 같다. 돈딩턴이 간만에 실력 발휘 좀 했구나 앞으로도 잘부탁해 ^^

덧4) 요리를 하다
그간 양가에서 음식을 조달 받으며 지냈는데 남편이 양가에서 음식 주는 것도 너무 스트레스고 내가 해준 닭볶음탕이 먹고 싶다고 해서 만들어줬다. 오늘도 어김없이 소주한잔 하시는 남편 새해에는 절주한다더니 올해도 실패할 것 같다.

  새해가 밝았다. 태어난지 40일 밖에 안된 우리 유건이도 2살이 되었고 남편은 빼도 박도 못하는 30대 중반이 되었다. 남편이 내일까지 5일을 쉬는 덕분에 그동안 젖병세척과 유건이 응가처리는 한 번도 안할 수 있었다. 육아도 교대로 하는 덕분에 좀 수월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유건이만 보고 있어도 시간이 너무 금새 빨리간다.

  결혼 준비로 한참 바빴던 2016년 여름 남편과 미국으로 휴가를 갔었다. 당시  9년된 커플이었지만 생각보다 함께 찍은 사진이 많이 없다고 생각한 남편은 그 때부터 사진을 많이 찍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핸드폰으로 사진을 남기는 수준에서 사진도 많이 보고 사진 찍는 법도 공부하더니 이제는 제법 잘 찍게 되었다. 그런 남편이기에 당연히 유건이 사진을 찍는 것도 너무 좋아하고 나도 유건이의 예쁜 모습을 담아주는 남편의 취미가 너무 좋다.

  그런데 유건이를 안고 있던 남편이 유건이가 너무 예쁘다며 한 손으로 유건이를 들고 카메라로 찍으려다가 유건이를 떨어뜨릴뻔 했다. 놀란 유건이가 미친듯이 울었고 나도 덩달아 너무 놀랐다.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우리 귀한 보물 유건이가 다치면서까지 남겨야하는 사진은 없다. 신년부터 액땜한 셈 쳐야겠다. 자제 좀 해줘 남편


덧1) 남편이 끓여준 새해떡국

덧2) 남편이 건진 오늘의 사진

덧3) 유건이가 대변테러를 했을 때 방수패드가 하나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해 간만에 재봉틀을 돌렸다. 앞면은 유기농 퀄팅천과 뒷면은 방수천으로 만들었다. 정확하게 재단하지 않고 재단가위로 대충 잘랐더니 삐뚤삐뚤 망했다. 역시 재단은 밑작업이 중요한 것 같다. 아쉬운대로 집에서만 사용해야겠다.

  오늘은 남편이 회사를 가지 않는 날이다. 오후에는 내가 임신기간에 예약해둔 치과를 다녀와야해서 새벽에 남편이 유건이를 돌보고 대신 오전에 자유시간을 가지겠다고 했다. 지난주 금요일에도 일찍 끝난 김에 사우나를 가겠다고 했었던 남편이었지만 유건이가 너무 칭얼대는 바람에 내 SOS 요청으로 결국 사우나를 가지 못했다. 원 계획은 운동 후 사우나에 가려고 했었지만 유건이를 좀 더 돌봐주고 운동과 마트, B형 접종 환불만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좀 쉬다와도 되는데 할 일만 딱 하고 집에 온 남편이 안쓰럽다.

  남편은 내게 오늘 치과에 갔다가 커피숍에서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좀 쉬다오라고 했다. 그게 진짜 남편이 원하는 거고 육아 스트레스가 쌓이다보면 유건이가 미워질 수도 있으니 쌓이기 전에 미리 미리 풀어두라고 했다. 치과에 가서 오늘은 파노라마 사진을 찍고 스케일링과 잇몸치료만 하고 끝이 났다. 임신과 출산 후 잇몸이 많이 상했다는 느낌은 있었는데 역시나 상태가 안 좋은 것 같다. 치위생사님이 계속 "아프시죠? 오랜만에 하셔서 피도 많이나고 아프일거에요. 그래도 잘 참아주고 계세요. 너무 힘드시면 말씀하세요." 라고 하셨는데 민망할 정도로 안 아팠다. 스케일링 그래봤자 출산의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다음 예약일정을 잡고 바로 스타벅스로 향했다.

  KT VIP 초이스가 남아서 진저레몬차이티로 업그레이드하고 남편 말대로 책도 읽고 음악도 들을까 망설였지만 곧 유건이 목욕시간도 다가오고 해서 테이크아웃 후 남편이 좋아하는 크리스피 크림도넛을 사서 집으로 컴백했다. 집에 오니 외출한지 딱 1시간이 지났다.

  생각보다 일찍 온 나를 보고 남편이 놀랐지만 은근 반가워하는 눈치다. 목욕을 마친 유건이가 푹 자주는 덕분에 엄마랑 아빠는 연말파티를 시작했다. 치킨도 시키고 남편이 오전에 사온 느린마을 막걸리도 두잔 마셨다. 사실 분유텀이 안됐는데 배고파서 울 때를 제외하곤 모유를 거의 안 먹이기에 단유를 하고 술을 마셔도 되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계속 술을 안 마셨었는데 연말이 되고 한 두잔씩 자꾸 먹게 되는 것 같다. 오늘은 모유를 줄 수 없으니 유건이가 칭얼대지 않기를 바래야겠다.

  음식을 먹으며 계속 유건이를 모니터로 체크했는데 너무나 잘 자준다. 3시간이 좀 넘으면 배고파서 울던 아이가 6시간 동안 분유도 안먹고 쉬도 안하고 잠만 잔다. 처음에는 아빠, 엄마랑 카운트다운하려고 하나? 했는데 12시가 가까워져도 일어날 생각도 안한다. 슬슬 걱정도 되고 억지로 깨워 사진을 찍었는데 못일어난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유건이를 낳고 한번도 안 켰던 TV까지 켜서 KBS 연기대상과 함께 카운트하며 동영상도 남겼다. 세식구와 보낸 첫 새해, 유건이도 깨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남는 하루였다. 2018년에는 퇴사, 임신, 출산이라는 어느때보다 인생의 큰 변화를 겪은 한 해였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유건이를 만나 참 행복하다. 요즘 부쩍 웃음이 많아진 유건이를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내년에도 우리 가족 더 행복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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