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6시 이후 딩턴이가 깨면 연락달라고 했었는데 평일에 매일 일찍 데려와서인지 5시 30에 콜이 와서 딩턴이를 데려왔다. 남편은 딩턴이가 온 후 바로 집에서 빨래를 돌리고 운동도 하고 왔다. 남편이 없는 2시간 동안 딩턴이는 한숨도 안자고 찡찡거렸고 남편에게 전화해 애기가 안자서 피곤하니 8시까지는 와달라고 미리 전화를 해두었다. 7시 30분쯤 10분정도 깜박 잠이 들었다가 놀라서 깼는데 우리 딩턴이도 엄마가 자는걸 아는지 얌전하게 혼자 놀고 있었다. 뱃속에서부터 효자 딩턴이었는데 태어나서도 엄마 위할 줄 아는 꼬딩턴인가보다.

  졸면서 남편이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안심하고 그냥 푹 잤다. 남편이 돌아왔을 때 딩턴이는 말똥말똥 눈을 뜨고 두리번거리고 있고 나는 기절중이었다고 했다. 이상하게 모유수유만 하면 너무 졸리다. 딩턴이를 떨어뜨릴까봐 무서워진다.

  남편과 아침을 먹고 산후검진을 위해 산부인과에 갔다. 다행히 타 산모에 비해 회복도 빠르고 상처도 잘 아물고 있다고 하셨다. 남편이 내 몸무게가 하루 1킬로씩 쭉쭉 빠진다며 정상이냐고 주치의께 여쭤봤는데 그건 산모님이 힘드셔서 그런거라며 지금 빠지는건 비정상적으로 많이 빠진거라고 하셨다. 임신기간동안 13kg가 찌고 출산직후 부종으로 2kg이 추가로 쪄 총 15kg이나 쪘는데 벌써 8kg이나 빠졌다. 몸관리를 잘해야겠다.

  계속 조리원에 있는게 답답해 진료를 마치고 남편과 점심을 먹었다. 먹고 싶은게 하나도 없어서 뚜띠쿠치나에서 로마 2인세트를 시켰다. 건강샐러드, 카프리제, 빠네 파스타, 단호박고구마 피자를 시켰는데 반도 못 먹은듯 하다. 그래도 오랜만에 나오니 좋다. 남편은 못 먹는 음식들이라 거의 먹지 못했지만 그래도 평소에 내가 좋아하던 음식을 조금이라도 먹이려고 날 위해 억지로 먹어줘서 좀 미안했다.


  식사 후 오랜만에 우리집에 방문했다. 며칠 전부터 집에 가고 싶다고 펑펑 울던 나를 위해 집에 가서 차라도 마실 겸 간건데 침대에 눕자마자 꿀잠에 빠졌다. 집이 편하긴 한가보다. 이제 딩턴이랑 이곳에서 지낼 생각을 하니 즐겁다. 딩턴이는 우리집이 낯설어서 많이 울겠지만 그래도 나는 빨리 집으로 가고 싶다.

  어머님이 터미널에 계시다고 해서 짐을 챙겨 어머님을 픽업하고 조리원으로 갔다. 아버님은 가게를 정리하고 오시느라 1시간 정도 더 걸리신다고 하셔서 나는 조리원에서 좀 더 쉬고 어머님과 남편은 조리원 옆 스타벅스에 들러 차를 마셨다. 나중에 남편에게 들었는데 어머님이 내가 많이 여린 것 같다고 하셨다고 한다. 남편이 딩턴이를 신생아실에 보낼 때마다 애기한테 미안하다고 울고 모유 안나올 때도 울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하니 어머님도 갑자기 우시면서 초유는 먹였으면 좋겠다고 말한게 너무 미안하다고 하셨다고 한다. 어머님도 진짜 너무 여리신 것 같다.

  아버님도 도착하셔서 신생아실에서 우리 아가를 데려왔다. 너무 예뻐하시는 어머님, 아버님을 뵈니 뿌듯하다. 며칠 사이에 또 금새 큰 것 같다. 아기 이름을 지어야하는데 남편과 어머님은 해찬이가 마음에 드는 것 같다. 인터넷으로 맞는 한자가 있는지 알아보고 해찬이로 결정될 것 같다. 딩턴이라는 이름이 조만간 없어질테니 아쉽다. 우리 꼬마 딩턴이 꼬딩턴


  아버님과 어머님께서 내가 저녁을 먹는 동안 애기를 봐주셔서 저녁을 천천히 먹을 수 있었다. 남편과 나가서 식사하고 가시라고 하셨는데 그냥 먼저 가셨다. 애기가 너무 예뻐서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신다. 사진에는 잘 안나타나지만 졸리면 날 닮아서 쌍꺼풀이 있는 우리아들 나중에 좀 크면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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