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내 이름은 올레마운
지은이: 크리스티 조단 펜톤, 마가렛 포키악 펜톤 
출판사: 산하
읽은날짜 : 18.06.15~06.17
페이지: 

  엄마의 그림책을 읽고 처음으로 딩턴이 태교용으로 빌린 그림책인 내 이름은 올레마운이다. 아동 도서관에는 가본 적이 없어서 익숙하지 못해 원래 빌리려던 책들은 빌리지 못하고 이 책을 빌려왔다. 엄마의 그림책에 소개되었었던 것 같은데 내 착각이었는지 소개된 100권 리스트에 이 책은 없었다. 책 읽은지 약 20일만에 읽은 책이라니 그것도 남편이 읽고 나랑 딩턴이는 듣기만 한 책이다. 책을 좀 읽어야되는데 회사 그만두면 죽어라 책만 읽을 것 같았는데 그것도 아닌가보다.

  내 이름은 올레마운은 194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 이누이트족을 백인 세계에 편향시키기 위해 아이들을 학교로 데려와서 교육 대신 굳은 일을 시켰다고 한다. 보통은 문학작품에서 인자하게 묘사되는 수녀가 올레마운을 괴롭히길래 상당히 당황했는데 이러한 배경을 이해하고 나니 수녀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울루 칼을 가는 숫돌이라는 뜻을 가진 올레마운은 8살짜리 여자아이이다. 언니가 늘 읽어주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좋아하고 스스로 이 책을 읽고 싶어서 아버지께 강 건너에 있는 학교에 보내달라고 조른다. 어찌된 영문인지 아버지의 반대가 심했는데 올레마운의 끈질긴 설득 끝에 끝내 올레마운은 학교에 갈 수 있었다. 학교에 가자마자 길렀던 긴 머리를 단발로 잘리게 되고 이름도 올레마운에서 마가렛으로 바뀌게 된다. 설거지며 온갖 빨래 등의 허드렛일을 하게 되고 참석한 수업에서도 어려운 글을 읽게 하여 글을 읽지 못하는 올레마운은 수업 대신 벽을 보고 서 있는 벌을 받게 된다. 결정적으로 가장 큰 학대는 다른 아이에 양말은 모두 회색으로 주고 올레마운은 빨간색으로 주어 다른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게 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 나이에는 또래 집단에서의 소속감이 중요한데 빨간 양말을 신은 올레마운을 모두들 뚱땡이 다리라고 놀리며 따돌림을 한다. 오로지 글을 배운다는 일념만으로 집을 떠나온 8세 소녀에게 너무나도 가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올레마운은 여기에서 좌절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앨리스처럼 나쁜 여왕 (수녀)과 맞서 싸우고 있다고 생각했다. 빨간 양말을 불태워버리고 양말을 신으라는 수녀님께 양말이 없어 신을 수 없다고 항의를 한다. 이미 탄 빨간 양말은 아무리 방을 뒤져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수녀는 할 수 없이 회색양말을 올레마운에게 주었다. 이 장면을 보았을 때 작은 통쾌감이 느껴졌다. 올레마운의 첫 승이었다. 또한 올레마운은 자신이 글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좋아하던 앨리스 책도 결국에는 읽을 수 있게 되었는데 이러한 사실을 몰랐던 수녀님은 올레마운에게 당한 것을 분풀이하기 위해서 올레마운에게 좌절감을 주기로 하고 어려운 책을 강제로 읽게 하였다. 이누이트족의 언어만 할 수 있는 올레마운이 어려운 책을 당당하게 읽어가는 모습에 큰 감동을 느꼈다. 어린 아이지만 자신의 의지를 꺾지 않고 당당하게 불의에 싸우는 올레마운의 모습을 보니 너무 대견하였다. 살다보면 이런 저런 차별에 시달리게 된다. 나도 미국에 있을 때 터키 친구와 서로의 사전을 가지고 영어를 번역하면서 대화했는데 지나가던 미국인이 "Jerk" 라고 욕한 적이 있다. 당시 심슨을 자주 보았기 때문에 욕을 알아들을 순 있었는데 따질 수는 없어 그냥 지나갔었는데 올레마운이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또 미국에서 햄버거나 커피를 주문할 때도 내 발음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들으려 하지 않았던 적도 있었고 심지어 화를 내며 매니저를 불러온 적도 있었다. 그랬을 때 영어를 못하는 내 탓을 하며 주눅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가끔은 맞서 나갈 용기가 없어서 불의에 순응하기도 하지만 나중에 딩턴이가 조금 컸을 때 어떤 불의를 만난다면 이 책을 읽고 올레마운이 한 행동들을 보고 마음의 위로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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