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엄마의 그림책
지은이: 김소라, 김은정, 김효선, 안세정
출판사: 이비락
읽은날짜 : 18.05.09~05.24
페이지:  287Pages

  이 책을 빌린 것은 진짜 우연이었다. 아기에게 이야기를 읽어줄 수 있는 그림책의 모음이라고 생각하고 빌렸는데 태교에 좋은 그림책들을 소개하는 책이었다. 잘못 빌렸으니 읽지말까? 생각하다가 그래도 흥미로운 내용일 것 같아서 시도해보았다. 4명의 엄마들이 그림책으로 태교하기 좋은 책 100권을 소개해주는 내용이다. 단순 소개만이 아니라 감상과 숨은 의미, 동화작가의 작품관 등을 주제나 임신주수, 아기의 발달 시기에 맞게 추천 동화가잘 분류되어있다.

  태교용 이야기 책, 태교용 탈무드 등 태교용 책들로만 태교를 해주었고 그래야만 하는지 알았는데 이 책을 읽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다음 도서관에 가면 꼭 그림책을 빌려올 예정이다. 엄마가 뱃속에서 읽어준 그림책이 아기가 태어났을 때 읽어줘도 익숙해서 더 좋아한다고 한다. 또 결정적으로 그림책에 있는 다양한 색채가 아이의 정서적 안정감과 더불어 별도로 미술관에 가지 않아도 그림과 친숙해질 수 있어 내가 생각하고 있는 예술태교의 맥락과도 일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김미경 TV에서 김미경, 신기율의 여자인생연구소 <어린시절 상처를 치유하는 법> 라는 주제의 영상을 본 적이 있었다.

신기율강사 : 아이를 키우다 보면 저 같은 경우에는 제가 자라면서 저는 혼자 자랐거든요, 부모님이 밖에서 같이 일을 하시는 바람에 밥도 혼자 먹고 공부도 혼자하고 TV도 혼자보고 그래서 늘 혼자 있는게 굉장히 싫었어요. 그렇게 자라다보니까 아이는 혼자 있게 하기 싫은거죠.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아이 옆에 있어 주려고 하고 같이 밥을 먹으려고 하고 같이 공부를 하려고 그러는데 정말 신기한 게 아이에게 그런 어떤 배려와 사랑을 줄 때마다 제 그 때가 다시 소환 되서 오는거죠. 제 그 때가 자꾸 생각이 나는 거에요. 나의 어렸을 때가

김미경강사님 : 그래서 어때? 우울해?

신기율강사님 : 그게 아니라 그러면서 치유가 되는거에요. 그 아이가 그대로 제 안에 있잖아요. 그 슬펐던 아이가 있는데

김미경강사님 그대로 있어요. 어렸을 때 슬펐던 기억에 우울한 아이가 안 없어지나봐

신기율강사님 : 근데 내 아이를 사랑하면 그 사랑이 공명이 되나봐요. 저의 아이시절과 그래서 그 부분이 많이 치유가 되는 경험을 되게 많이 했어요. 정말 신기한 존재인거 같아요. 아이를 키운다는 거

김미경강사님 : 나는 이거 되게 중요한 포인트인 거 같아요. 왜나하면 어렸을 때 엄마로부터 제대로 사랑을 받지 못해갖고 내 안에 슬픈 아이가 있는 사람이 꽤 많아요. 근데 그런 사람들은 내 아이를 키우면서 그 30년 전의 내 속에 있던 아이가 소환돼서 두 아이가 같이 크는 것처럼 치유될 수 있단 말씀인거죠.

신기율 강사님 : 근데 그게 너무 심하면 아이 인생에 간섭을 하게 되는데 그게 아니라 어느정도 내가 조율하고 거리를 유지하면서 그런 사랑을 베풀 때는 굉장히 큰 치유의 에너지로 나에게 다시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강의 내용처럼 그림책 태교도 마찬가지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줌으로써 아이의 정서적 발달을 돕고 아이 뿐만 아니라 엄마, 아빠에게도 세상의 각박함을 동심의 눈으로 볼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을 가져온다고 하니 그림책으로 태교를 안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 청주에도 그림책 읽어주거나 같이 정보 교류를 할 수 있는 모임이 있었으면 좋겠다.

[공감가는 문구]

"너도 네 자식이 귀하지? 나도 내 새끼가 소중해서 힘들까봐 와서 해주는 거란다." 당신 몸이 힘들고 아픈데도 아이를 봐주고 반찬을 해다 주시는 엄마에게 이제 안해줘도 된다고 하면, 친정 엄마가 항상 하신 말씀이다. p. 40

  임신을 하니 확실히 엄마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너무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된 우리 엄마, 내가 임신을 하고 나서 하루가 멀다하고 전화해서 먹고 싶은 건 없는지 몸은 괜찮은지 물어보는 우리 엄마, 못해준게 많아서 내가 피곤해서 짜증이라도 내면 빨리 자라고 눈치 보며 전화를 끊는 우리 엄마, 어렸을 때부터 표현하지 않다보니 엄마한테 미안하다 고맙다 표현을 못하게 되었는데 딩턴이를 가지다 보니 엄마한테 많이 미안하고 고맙다. 확실히 딸은 아이를 낳아봐야 엄마를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림책은 그저 아이들만 보는 유치한 책이 아니다. 그림책 안에 담긴 그림과 이야기는 무궁한 세계를 품고 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가치와 도리, 우리 스스로 가져야 할 인생의 가치를 오롯이 풍성하게 담고 있다. p. 46

 그림책이 부모에게도 힐링이 되는 이유는 권선징악이 뚜렷하고 도덕적인 가치, 즉 우리가 생각하는 정의가 실현되는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 학교에서 배운 당연한 가치들이 사회에서 통하지 않을 때가 많았다. 생각보다 세상은 평등하지 않았고 착하게 산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였다. 그런 사회에서 통하지 않는 정의들이 동화책에는 아직 살아 있기 때문에 사회 생활에 지친 부모 역시도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힐링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고민하는 여우 한 마리가 산양할아버지를 찾아가서 "행복이 뭘까요?" 라는 물음을 던진다. 산양 할아버지는 여우에게 어미 양 셀마의 평범한 일상 이야기를 들여준다. 셀마는 아침에 일어나면 풀을 먹고, 오후가 될 때까지는 아이들과 대화를 나눈 뒤, 오후엔 운동을 좀 하다가, 저녁엔 이웃의 마이어 부인과 수다를 떨고 밤이 오면 단잠을 잘 것이라고 말한다. 얼핏 보면 틀에 박힌 지루한 일상이지만, 그러한 반복 속에 소중한 행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군더더기 없고 깔끔한 문장과 그림으로 독자에게 전달해준다. p.118

  만약에 블로그를 하지 않았더라면 임신 후 회사를 그만두고 매일 매일 집에 있는 시간이 지루하고 가치없게 느껴졌을 것 같다. 블로그로 하루 일상을 정리하면서 평범한 일상에서의 소중함을 느꼈다. 소소하게 기록하는 일상이 모이니 내 이야기가 되고 역사가 된다. 단지 기록 하나 한 것 뿐인데도 평범한 일상이 특별해졌다. 또 글을 쓰면서 작은 것에 감사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회사에 다니고 고액 연봉을 받을 때보다 집에서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는 먹어주는 것. 그것에서 느끼는 행복이 더 큰 것 같다. 요즘 내가 느끼는 것을 잘 나타내주는 문장인 것 같아 더 와닿았던 문장이었다. 

<새벽> 이라는 작품으로 우리에게 유명한 미국의 그림책 작가 유리 슐레비츠는 '그림책에서 글은 그림을 반복하지 않으며, 그림도 글을 반복하지 않는다. 글과 그림은 대위적 관계로 서로를 보완하고 완성한다' 라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그만큼 그림책에서 그림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p121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을 때 그림에 대해서는 크게 집중하지 않았었다. 태교동화를 읽어줄 때도 그림보다는 스토리에 치중했었다. 그런데 이 문구는 그간 내가 생각한 상식을 깨는 문구였다. 그림책에서 그림은 당연히 글을 이해하기 쉽게 보충해주는 보조적 관계라고 생각했는데 그림 자체에서의 작가의 의도나 의미가 담겨있다고 하니 다음 그림책을 읽어줄때는 좀 더 그림에 치중하고 그림 자체를 묘사해주는 연습도 미리미리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장소나 취향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책 좋아하고 호기심 많은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엄마가 될 준비를 하는 나 자신부터 책을 사랑하고 호기심 넘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p.135

  어렸을 때 장사를 하는 엄마는 늦게 집에 와서도 가끔씩 책을 봤었다. 당연히 우리에게도 책을 많이 사줬었고 오빠와 밖에 나가 놀기보다는 경쟁하듯이 책을 4~5권씩 읽어치웠던 기억이 많다. 화가 날 때는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책 속에 빠져들어 마음이 많이 위로가 되었다. 중학교 때 도서부장을 하게 되어 학교 도서관에 1시간씩 남아 책을 관리했던 것도 내가 책을 사랑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내가 책을 좋아했던 것만큼 당연히 우리 딩턴이도 책을 많이 사랑하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 자녀 교육에는 정답이라는 것은 없지만 적어도 어렸을 때부터 도서관에 데려가고 같이 책을 읽어줌으로써 책을 사랑하고 호기심 가득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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