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행복의 가격

지은이: 태미 스트로벨

출판사: 북하우스

읽은날짜 : 18.05.06~05.09

페이지: 291 Pages

 

  이 책은 이전에 EBS 지식채널 "작아졌다" 편을 시청한 후 쭉 한 번 읽어봐야지 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책이다. 집에서 검색해보니 늘 다니던 도서관에 이 책이 있길래 당장 빌려왔다. 지식채널 링크는 아래 첨부하였는데 5분 정도 되는 동영상이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요즘 방영하고 있는 숲속의 작은 집을 보면 태미의 작은 집이 떠오른다.

http://www.ebs.co.kr/tv/show?prodId=352&lectId=10150512&gnbVal=1&pageNum=1&srchType=1&srchText=작아졌다&srchYear=&srchMonth=&playListState=off&playAlertState=alertOn&vodProdId=

  이 책의 주인공인 태미는 로건과 결혼한 맞벌이 부부로 34평 아파트와 승용차 2대, 건실한 직장 등 미국에 전형적인 중산층 부부였다. 그러나 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3만 달러나 되는 빚을 가지고 있었다. 빚을 갚기 위해 매번 늦게까지 일을 해야되고 일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아 쇼핑을 하는 생활을 반복하여 빚은 사라지지 않았다. 또 쇼핑을 하지 않더라도 왕복 4시간이나 걸리는 출퇴근 거리로 인하여 피로감을 느낀 나머지 퇴근 후 운동을 하거나 그 어떤 이로운 활동은 하지 않고 온종일 TV를 보거나 술을 마시는 등 스스로 몸을 해치는 일들만 하고 있었다. 어느 날 태미는 자신이 원래 돈을 버는 것이 아닌 남을 돕는 생활을 하고 싶어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나 이 빚과 교통체증 때문에 평생 꼼짝도 못하게 될 것이다 라는 생각하고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다운사이징하며 소박한 삶을 살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태미가 제일 먼저 다운사이징을 시작한 것은 자동차를 줄이는 것이었다. 자동차 1대 당 1만 달러의 연간 유지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대중교통과 자전거를 이용하여 출퇴근 하기 시작하였다. 불편하여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시행해보니 꽉 막힌 도로에 갇혀있는 것보다 상쾌한 공기를 마시고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것에 행복감을 느끼고 활동을 하기 때문에 이전보다 살도 빠지고 건강도 되찾았다. 이렇게 줄인 자동차 유지비는 빚을 줄이는 일에 쓰게 되었다. 다음 프로젝트는 333 프로젝트. 3개월 간 33벌의 옷만으로 살기였다. 남은 옷들은 차고에 넣거나 자선단체에 보냈다. 또 원-인 원-아웃 법칙을 만들어 한 가지 종류의 옷이나 책을 사면 한 가지는 처분하는 방법으로 물건의 양을 줄였다. 물건을 처분함으로서 버려지는 공간이 생겨나고 그 공간을 줄여나감으로서 집세를 줄일 수 있었다 . 그 결과 처음 34평의 집은 3.6평의 작은 집으로 규모가 줄었다. 규모가 줄은 만큼 하기 싫은 일에서도 해방될 수 있었다. 현재 태미는 캘리포니아에서 포틀랜드로 이사를 하고 본인이 하기 싫어했던 투자회사 일에서 벗어나 블로그를 운영하며 하고 싶은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다.

책의 저자 태미의 블로그 주소 https://www.rowdykittens.com/

 

 "내가 행복해야 마땅한, 지극히 운 좋은 사람이라는 건 나도 알고 있었다. 이상형의 남자와 결혼했고, 안전한 동네에 자리 잡은 근사한 투룸 아파트도 있었고, 옷장에는 옷이 가득했고, 괜찮은 자동차도 있었다. 그런데도 내가 왜 이리 우울한지 알 수 없었다." p.42 

  나도 직장에 다닐 때는 태미와 마찬가지였다. 남들이 모두들 다니고 싶어하던 대기업 공채 사원이었고 적지 않은 연봉에 11년간 한결같이 나를 사랑해주는 남편도 있다. 사고 싶은 것은 월급으로 살 수 있었고 결혼하기 전 오빠 유학비와 가게 구입 비용을 약간 대주긴 했지만 빚도 없었다. 그런데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될 당시 회사에서 지원하던 심리 상담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 그 때 상담사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 직업도 좋고 정말 사랑주는 남편 (그 당시 남자친구)도 있고 회사에서도 나름 잘 지내고 있고 이야기 해보니 정말 진솔하고 인간적인 매력도 많으신 분인데 누가 봐도 행복해야하는데 왜 가지지 못한 부분만을 자꾸 보면서 가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 놓치고 있는지 너무 안타까워요." 라고 말해주었다. 그 당시에는 내가 가진 것들을 볼 여유가 없었다. 나 역시도 계속 망가지고 있었다. 입사 후 살은 7kg이나 쪄버렸고 자기계발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운동은 커녕 날마다 내일 이 일을 해야하는데 하는 스트레스와 중압감밖에 없었다. 그래서 태미의 저 글이 특히나 공감이 되었다.

"나는 늘 내가 똑똑하고 유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과연 그럴까,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그렇게 똑똑하다면 어째서 일과 소비만 되풀이하는 악순환에 빠져서 커다란 아파트를 꼭 갖고 싶지도 않은 물건으로 가득 채우게 되었을까? 나는 소유한 물건을 유지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 결과, 공동체나 가족과의 유대는 느슨해졌다. 그리고 나는 자유와 에너지, 자아감을 잃었다." p.43

  많은 사람들이 이 문구를 보고 뜨끔했을지 모른다. 나도 마찬가지다. 입사하고 월급을 받기 시작하면서 필요하지 않던 물건들을 툭툭 사기 시작했다. 쇼호스트들의 현란한 말솜씨에 이끌려 홈쇼핑에서 대량으로 구입하고 유통기한이 지나서 사용하지 못한 경우도 태반이다. 좀 비싼 물건을 살 때는 내가 이만큼 힘들게 돈을 버는데 이것도 못써? 이런 식으로 내가 힘든 만큼 소비하면서 물건으로 보상받으려 했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아마도 링크한 지식채널을 보면서 처음 미니멀라이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래서 우리집은 숟가락 젓가락도 남편과 내꺼 두개 뿐이고 결혼할 때 식기도 많이 사지 않았다.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할 때 죄송하지만 숟가락 젓가락 밥그릇 등을 가지고 와달라고 부탁을 하기도 한다. 우리 두 식구가 사는데 많은 식기는 필요 없어 일부러 구입하지 않았다. 선물로 들어오는 것 외에는 접시도 많이 없다. 다행히 그런 생활 때문인지 그나마 좁은 싱크대 수납장을 유지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아직 미니멀리스트가 되기에는 많이 부족하고 물건들을 사면 버리지 못해서 가급적 물건들을 사지 않으려고 하는데 불필요한 물건들을 정리하는 것은 언젠간 해야하는 내 숙제가 되었다. 시간이 나면 해야지 하는 옷장 정리들도 못했고 태미도 5년에 걸쳐 물건을 줄여나갔다고 하니 나도 시간이 있을 때 옷장과 물건들을 좀 정리해야겠다.

"내가 정말로 전업주부가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처음에는 힘들었죠. 자책감이 들었어요. 나는 일을 해서 스스로 생활비를 버는데 큰 가치를 두는 사람이었거든요. 그래서 어릴 적부터 일을 했어요. 고등학생 때는 대학 학비를 모으느라 아르바이트를 두개나 했고 대학 다닐 때는 한 한기에 네댓 과목씩 수업을 들으면서도 매일 일고여덟 시간씩 일했어요. 그러던 내가 집에만 있게 되었으니 그야말로 엄청난 변화였죠. 처음 한 동안은 집을 아주 멋진 곳으로 만들어보려고 노력하면서도 내가 엄마로서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어서 우울했어요. 행복하지도 않았고 어떤 판단을 내릴 때든 확신이 없었죠. 어쨌든 간에 행복하지 않다면 대체 왜 그런지 이유를 생각해봐야겠죠. 내가 깨달은 한 가지 사실은 집에 있기로 한 덕분에 우리 생활이 제자리를 찾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거예요. 일을 하던 시절에는 바깥일에다가 집 청소 같은 일까지 다 신경쓰느라 스트레스가 심했거든요." p.157

  이 이야기는 태미가 인터뷰한 사례에 나오는 태미의 시누이인 티나이야기이다. 나 역시도 태미의 시누이처럼 내가 전업주부가 될 지 상상도 못했다. 나 역시도 연봉만큼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던 적도 있었다. 지금 나도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우울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그렇지만 나도 이것만은 티나처럼 내 덕분에 우리 생활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아이를 건강하고 바른 인성을 가질 수 있고 스트레스 없는 환경에서 태교를 하고 밖에서 사먹는 외식을 많이 줄였다. 카드 값도 분명히 줄여나가고 있으며 쌓였던 집안일들도 내가 틈틈히 하고 있어 생활의 안정을 느낀다. 여기 사례에 소개된 티나는 새롭게 엄마 노릇을 하는 것에 대해 약간의 우울과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기 위해 블로그에 글을 기재했다고 한다. 우연한 기회에 글 하나가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책에 수록하게 되면서 전통적인 일터는 잃었지만 글을 쓰는 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나도 일단은 내가 회사를 그만둔 불안함을 혼자만 쌓아두지 않고 기록하고 싶은 마음에 내 블로그를 시작하였지만 나중에 블로그를 지속해서 뭔가 다시 사회로 나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사랑하라, 물건이 아니라 삶을" p. 264

  이 책의 저자인 태미는 소박하게 사는 법을 배운 덕에 삶에 크나큰 기쁨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물건이 아닌 삶을 사랑하며 살아가려고 힘쓰고 있다고 한다. 소박하게 사는 것이 꼭 즐거움과 기쁨을 거부하며 궁핍하게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도 불필요한 외식을 줄이기 위해 스스로 요리를 하고 있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맛있게 먹어주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때로는 사먹는 것 이상의 맛이 나기 때문에 외식보다 기분이 좋을 때가 많이 있다. 또한 신선한 재료로 조미료를 최소화하여 만들기 때문에 건강도 챙길 수 있고 성취감도 얻을 수 있었다. 항상 소박한 삶 속에서 행복을 찾고 물건을 소유하고 관리하고자 자신의 시간을 소비하지 말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자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끝으로 행복의 가격은 KBS 서가식당에서도 다룬적이 있다. 나도 올레 TV를 통해 무료로 찾아서 본 적이 있는데 책을 재밌게 본 사람들은 그 프로그램을 찾아서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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