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하고 엄마가 준 육개장과 김치를 꺼내 아침을 차려 먹었다. 오늘도 남편이 타준 연한 커피를 마시며 몸을 깨운다. 모유수유를 하면 아기가 카페인에 민감해 커피는 더 마시지 못할텐데 자꾸 커피에 의지하게 되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

  남편을 배웅해주고 설거지를 하고 어제도 4시간 30분 밖에 못잤기 때문에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물 흐르는 느낌이 났다. 양수인거 싶어 얼른 일어났는데 파수는 아닌듯 침대시트는 뽀송했다. 재빨리 일어나 씻고 병원으로 향했다. 혹시 몰라서 지난번 검진 때 양수가 터지면 어떻게해야하는지 문의드렸었는데 간단하게 씻는 것은 가능하고 1시간 내에 오라고 하셨다. 문의해놓길 잘한 것 같다. 최대한 침착을 유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택시를 타고 가는 동안에 만약 양수고 입원을 해야한다면 일요일에 구입한 출산준비물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 걱정이 되었다. 병원에 가서 바로 접수 후 진료를 보았는데 다행히 양수는 아닌걸로 판명이 났다. 다만 혈압이 많이 높아져서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했다. 원래 임신전 내 혈압은 110/60~70대를 유지했었는데 오늘은 긴장해서인지 150에 90이나왔다. 임신중독증일수도 있어서 단백뇨 검사를 했는데 다행히 단백뇨는 검출되지 않아 임신중독증은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원래 이번주 금요일에 검진이 예정되어 있어 금요일에 혈압과 단백뇨 검사를 재검해보고 단백뇨가 검출 안되더라도 혈압이 높으면 입원 후 유도분만을 진행할지 결정하자고 하셨다. 골반은 벌써 유연해지고 워낙 좋아서 당장 낳아도 될 정도라고 하셨지만 내진결과 아직 자궁은 전혀 열리지 않았다고 하셨다. 유도분만은 하기 싫긴 한데 빨리 낳고 싶은 마음도 있고 딩턴이 몸무게는 많이 늘었으려나 모르겠다. 그래도 7월부터 운동을 해서인지 골반상태가 좋다고 하니 안심이 된다.

  검진 종료 후 순산체조까지 1시간이 남아 카페에 갈까하다가 병원에서 블로그를 쓰면서 기다렸다. 순산체조 강사님도 11월 분만 산모들을 집중관리하셨다. 배밀기 자세도 봐주셨는데 5명 출산예정산모 중 내가 제일 잘한다고 하셨다. 남편 없이도 혼자 잘 낳을 것 같다고 자세 교정할 것도 없고 많이만 하라고 하셨다. 의사선생님도 골반이 좋다고 하고 순산체조 선생님도 배밀기 자세가 좋다고 하시니 괜시리 마음이 편해진다. 아무래도 출산체질인가보다. 만약에 오늘 양수파열이었으면 당장 출산에 들어갔어야하는데 생각보다 당황하지 않고 잘 대처한 것 같다. 혼자였으면 무서웠을지도 몰랐을텐데 딩턴이가 있으니 용감해지는 것 같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버스를 잘 못타서 환승을 해서 돌아왔다. 걷기 귀찮아서 오는 버스를 번호도 확인 안하고 급하게 탄 것이 화근이었다. 환승을 하고 오는 길에 김치만두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점심으로 김치만두와 남편이 어제 회사에서 받아온 카스테라를 추가로 조금 먹었다.

  막달에 많이 누워있지 말라고 해서 어제 재단해놓은 롬퍼를 만들었다. 소매를 달아야하는데 책만 보고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아 남편이 퇴근해서 오면 좀 봐달라고 해야겠다. 진행이 막혀서 재봉틀을 멈추고 저녁을 지었다. 오늘 메뉴는 꽃게를 넣은 된장찌개로 정했다. 출산 전까지 집에 있는 식재료를 부지런히 써야될텐데 조리원까지 들어가게되면 몇 주간 집에는 못올테니 출산 전에 냉장고도 정리해야겠다.

  남편이 퇴근을 하고 오면서 택배를 찾아왔다. 출산용품이 도착해서 출산가방을 싸두었다. 임부복을 샀던 소임에서 패키지로 구매하니 편리했다. 이제 아기용 친환경세제가 도착하면 내 내의를 빨고 말려서 출산용품에 넣어두면 거의 준비가 완료되는 것 같다.

  저녁을 먹고 산책을 가려고 했는데 미세먼지가 높아 나가지 않았다. 오늘은 낮잠도 자지 않고 병원에 가느라 긴장을 해서인지 많이 피곤해서 꾸벅꾸벅 졸다가 12시 이전에 잠이 들었다. 많은 일이 있었던 하루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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