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사축일기
지은이: 강백수
출판사: 꼼지락
읽은날짜 : 18.09.02 ~ 18.09.03
페이지: 203 page

  예전에 남편이 읽었던 책인데 내가 회사에 다니고 있을 때 읽으라고 추천해준적이 있었다. 남편이 읽고 있을 때 옆에서 몇 가지 글을 같이 읽긴 했었지만 전체는 읽지 않았었는데 우연히 도서관에 갔다가 발견해서 빌려왔다. 분량도 많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직장생활 경험이 1년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기재한 이야기를 보면 수 년간 직장생활을 한 듯한 내공이 느껴진다.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있는데 누구든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시 말하자면 그야말로 딱 내 생각을 보기 좋게 글로 표현해 준 저자의 센스가 놀라웠다.

  내일 출근할 생각으로 잠이 안오는 일요일 저녁 이 책을 읽는다면 출근의 대한 두려움은 유머로 날려버릴 수 있지 않을까? 저자가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모든 이들의 지긋지긋한 직장 생활에 가끔씩이나마 청량하고 촉촉함을 가져다줄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공감가는 문구]
1. "내가 진짜 이제는 못 참는다. 이번엔 진짜 그만둘 거야."
"내가 먼저 그만둘 거야. 두고봐라"
"내가 먼저 그만둘걸? 나 지금 완전 확고해."
"나도 그래."
"그래, 뭐 입에 풀칠 못하겠냐."
"그렇지. 그나저나 너무 늦었다. 이제 들어가자."
"그래, 나도 내일 일찍 출근해야 돼."  p.139

  나도 퇴사 전 친구와 만나면 늘 입에 달고 살았던 말이었던 것 같다. 그만둔다면서도 내일 출근 걱정을 하는 모습이 아이러니하면서도 웃프다. 책을 읽다보니 직장생활이 별게 없고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에 더 공감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그만 둔 지금 생각해보면 별 것 아닌 일에 대해 왜 그리 스트레스 받았나 싶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서로 경쟁하듯이 내가 더 힘들다고 말하고 '아~! 그래도 내가 친구보단 낫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위로 받고 스트레스를 해소했던 것 같다.


2. 선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선택했고 매 순간 최선을 다했던 하루라 자부합니다. 그런데 어떤 수를 써도, 심지어 이런 초능력을 동원해도 단지 욕 안 먹는, 기특한 신입사원이 되는 일은 불가능해 보이기만 합니다. 겨우 몇 마디 핀잔을 듣는 것이 무엇이 대수냐고, 그걸 참아내는 것도 다 사회생활이라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해보지만, 지금 당장 괜찮아도 이런 생활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에 자신이 없어집니다. 매번 옳은 선택을 할 수는 없지만, 내가 선택한 것이 오답이라면 무엇이 정답이었는지 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192

  회사에 다니고 있을 때 나 역시도 최선을 다했는데 늘 부족하다는 생각이 있었다. 소위 말해 포장이 중요한데 난 비위맞추기 이런건 진짜 못했고 일을 시키면 짜증도 많이 냈고 감정을 잘 숨기지 못했다. 그래서 일을 하고도 욕먹는 스타일이었던 것 같다. 내가 100을 해도 그런 성격때문에 많이 점수를 깎아 먹었고 실제 상사 미팅을 할 때도 일 적인 면에서 지적할 사항은 특별히 없지만 외적인 면에서 많이 깎아 먹으니 주의하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었다. 평생을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리한 적이 없었고 싸워본 적도 없었고 양보하는 편이었는데 회사는 나를 변화시켰다. 물론 회사에 여직원이 없어서 힘든 점도 있었고 오기와 악만 남으며 대리 생활을 버텨왔던 것 같다. 물론 그만둔 지금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었는데 싶을정도로 여성스러운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만큼 회사 생활이 나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 였던 것 같다. 그 당시 나도 학교 시험은 정답이 있는데 회사는 정답이 없고 학교는 시험범위를 정해주는데 회사는 배우지 않은 것들도 해나가야한다는 사실이 힘이 들었다. 책에서 위에 적은 문구를 보니 예전 회사 생활을 할 때가 생각이 난다. 물론 회사 생활을 하지 않는 지금도 내 삶의 정답은 없지만 적어도 회사 생활을 할 때 보다는 올바른 방향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는 확신은 있어 행복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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