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 30분 남편이 문을 열고 나가는 소리에 일어났다. 급히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인사도 안하고 가냐고 했다. 이제 집에 있을 날도 2일밖에 안남았는데 처음으로 남편이 출근할 때 못일어났다. 마음이 좋지 못했다. 감기로 인해 컨디션이 너무 안 좋다.

  다시 잘까하다가 일어난김에 블로그를 정리하고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이제 내일 입원, 모레 유도분만으로 출산이기에 아무래도 컨디션 회복을 위해 이비인후과에 갔다. 감기와 알레르기성 비염이 함께 왔다며 약을 처방해주셨다. 임산부도 먹을 수 있는 약이라고 하시면서 산부인과에 상담하고 복용하라고 하셨다. 약국에 들러 처방 받은 약과 함께 오늘 다 떨어진 치실을 하나 샀다.

  집으로 가기 전 내가 없는 동안 남편이 간단하게라도 먹을 수 있도록 롯데슈퍼에 들러 햇반과 컵라면도 사두었다. 컵라면과 햇반을 캐비닛에 넣으며 편지를 동봉했다. 이제 곧 겨울인데 남편이 이것저것 챙기고 살림을 할 동안 컵라면이라도 먹으며 몸을 따뜻하게 했으면 좋겠다.

  병원에 다녀오니 형님이 전화를 하셨다. 아직 소식이 없냐고 해서 금요일에 유도분만을 잡았다고 하니 주변에 유도분만해도 다 분만 성공했다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몸 회복이 우선이니 돈 아낀다고 하지말고 마사지며 할 수 있는거 다 하고 너무 힘들면 분유먹어도 잘 크니까 모유수유에도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하셨다. 일하시는 데 걱정되서 일부러 전화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잘라 놓았던 피피티피용 원단을 마저 만들었는데 타올에 먼지가 많은지 기침이 심해지고 기침을 하다가 2번이나 토했다. 이제 재봉틀도 당분간 안녕이다.

  점심은 나가서 김밥이라도 사오려고 했는데 몸이 너무 안 좋아서 나갈 수가 없어서 컵라면과 햇반을 내가 먼저 개시했다. 산부인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어도 된다는 연락이 와서 약까지 챙겨먹었다. 임신하고 한 번도 먹지 않은 약인데 딩턴이에게 너무 미안했다. 그래도 분만 때 좋은 컨디션을 위해서 빨리 나아야하니까 딩턴이가 엄마 이해해줘...

  엄마한테도 전화가 왔다. 출산임박 이후로 매일 전화가 오는데 장염은 괜찮아졌지만 감기에 걸렸다는 말에 여태껏 멀쩡하다가 분만하러갈때 그러냐며 속상해하셨다. 아무것도 하지말고 푹 쉬라고 하신다.

  감기약을 먹으니 졸음이 쏟아져서 1시간만 잔다는게 약기운에 3시간이나 자버렸다. 냉장고며 집 좀 정리하려고 했는데 남편이 벌써 퇴근 중이다. 빨래를 널고 쓰레기를 정리하니 남편이 도착했다. 남편에게 여기여기 정리하려고 했는데 자느라 못했다고 하니 사진을 찍어두며 안 잊어버리고 나 조리원에 가면 틈틈히 정리할테니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

  저녁은 푸짐하게 삼겹살을 먹기로 하고 앉자마자 남편이 3인분을 시킨다. 남편도 출산이 걱정되는지 출산후기를 많이 찾아봤는데 돼지고기가 좋다며 많이 먹으라고 했다. 누룽지까지 챙겨 먹고 청춘쌀롱에도 가서 남편은 닭발, 나는 콘치즈를 먹었다. 이제 남편과 술집도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서운하다. 남편은 출산하는게 떨리고 긴장되면서도 설레인다고 했다. 이제 내일 모레면 아빠가 되는게 신기하고 어떻게 생겼을지도 궁금하다고 했다. 오히려 나는 뱃속에서 함께 느끼고 늘 24시간 함께 있어서인지 덤덤하다고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찬바람이 많이 불어서 목이 더 안좋아졌다. 오늘은 비도 오고 미세먼지도 없어 산책하기 딱 좋은 날이었는데 뭔가 아쉽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운동을 하기 위해 7층까지 계단으로 올라왔다. 내일이 지나면 당분간은 외출도 안녕이다. 차라리 추운날씨에 잘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집에와서 약을 챙겨먹고 일찍 잠을 자려고 누웠다. 소주를 2병이나 마신 남편은 쿨쿨 잘 잤고 나는 낮에 자서 1시간 정도 뒤에 잠이 들었다.

  내 감기 때문에 라디에이터를 틀어놨었는데 남편이 많이 취할까봐 라디에이터를 끄고 잤는데도 남편이 새벽 2시에 깨버렸다. 덥다며 밖에서 창문까지 열어두고 1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이러다 남편도 감기에 걸리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남편이 깨는 바람에 나도 새벽 3시에 깨서 목에 좋으라고 그 새벽에 남편과 차를 마셨다. 티타임을 하며 이제 집을 떠나는게 많이 싱숭생숭하다고 말했다. 내일 집을 나가면 이제 셋이 돌아오겠지? 우리 삶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 기대가 되면서도 두려워진다.

  차를 마시고 나니 온 몸이 따뜻해지고 잠이 잘 올 것 같다. 이제 남편과 다시 자려고 누웠는데 딩턴이가 갑자기 바바바박 하고 발차기를 한다. 역대급 발차기였다. 요녀석도 밖에 나오는 걸 알고 무서운 걸까? 빨리 나오려고 밑으로 내려가기 위한 수영일까? 아무튼 딩턴이도 많이 힘들테니까 출산 전까지 잘 먹고 기운차려야겠다. 딩턴아 모레 건강하게 만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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