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일어나니 6시 20분이다. 어제 9시도 안되서 잠들었지만 1시에 깬 후 3시 30분까지 잠들지 못해 책을 읽었다. 남편도 내 덕에 깨서 둘다 헤롱거리는 상태로 아침을 맞이했다. 아침은 대충 두유와 바나나를 먹었는데 바나나를 먹자마자 장꼬임이 재발했다. 너무 아파서 남편을 겨우 배웅하고 바로 누웠다. 누워 있어도 배가 아파서 더 잠은 오지 않았다.

  세탁조 청소가 지연되는 바람에 아기옷을 다 빨지 못했다. 아마 내가 입원을 하고 조리원에 있는 동안 남편이 왔다갔다하면서 빨래를 할 것 같은데 남편이 빨래를 잘 정리할 수 있도록 라벨링을 해서 붙여두었다. 일주일 전부터 해달라고 한 것 같은데 시간 있을 때는 안하다가 이제 집 떠날 시간이 다가오니 왜 이렇게 집에 눈에 보이고 할 일이 많은 건지 모르겠다.


  라벨링을 마치고 배가 고파서 남은 배추된장국에 밥을 말아었다. 밥을 먹으니 어제처럼 장이 꼬이는 느낌은 없었다. 밥을 먹고 씻고 택시를 타고 순산체조를 다녀왔다. 오늘 산모 중 내가 제일 빠른 예정일인듯 하다. 강사님도 특별히 동작을 바꿀때마다 아픈지 어떤지 물어보셨다. 발을 들거나 할 때 확실히 하복부가 뻐근한 느낌이 들었다. 어떤 동작은 따라하기 힘들었고 어떤 동작은 쉽게 따라했는데 아직 낳으려면 멀었나보다고 낳을 때가 되면 이 동작은 아파서 할 수 없다고 하셨다. 혈압이 높아서 빨리 낳아야되는데 그 말을 들으니 걱정이 되었다.

  순산체조를 마치고 바로 병원으로 갔다. 남편이 그래도 컨디션이 안좋으니 유도분만 전에 상담한 번 받고 오라고 해서 갔는데 역시나 혈압은 140에 90으로 떨어지지 않았고 주치의 선생님은 수술가셔서 진료가 불가하다고 하셨다. 할 수 없이 처음 본 원장님과 상담을 진행했는데 태동검사 먼저 하라고 하셔서 태동검사를 진행했다. 딩턴이는 전혀 안움직이다가 간호사님이 사탕을 주니 그제서야 폭풍 태동이 시작되었다. 역시 아빠를 닮아 먹성이 좋은가보다. (남편은 날 닮아 그런거라고 했지만 ㅋ) 이번에도 잘 움직여주어서 태동검사도 20분만에 정확히 끝이 났다. 혈압에 태동검사까지 마치고 상담을 받았는데 자궁수축이 아니라 배탈이 난 것 같다고 장을 쉬게 해줘야겠다고 금식하라고 하셨고 유도분만은 그냥 희망날짜로 예약을 해주셨다. 아무래도 주치의분이 아니라서 시기가 적절할지 그런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견을 주시지 않으셨다. 내진도 진행했는데 자궁이 1cm 열려 있고 많이 부드러워졌다고 하셨는데 지난번 내진보다 확실히 너무 아팠다. 그래도 자궁이 열려있다고 해서 진행은 차차 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은 덜었지만 혈압때문에 운동을 하지 말라고 하시니 순산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 같다. 잘 해왔는데 감기에 장염, 혈압까지 막판 2주가 왜 이렇게 힘든건지 속이 상한다.

  철분제가 떨어져서 철분제 처방 후 약국에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금식하라고 하셔서 누룽지차를 따뜻하게 마시다가 배가 너무 고파서 홍시를 먹었는데 또 배가 꼬이기 시작한다. 괜히 먹었다 싶다. 기운이 없어 누워서 책만 읽었다. 오늘 회사에서 김장 봉사활동을 간 남편이 평소보다 2시간 정도 일찍 들어왔다. 본죽에서 야채죽을 사다 주었는데 죽을 먹으니 또 장염증세는 없었다. 이제 장염은 나은 것 같고 감기가 걱정이다. 

  회사에서 김치를 2포기 가져온 남편이 1포기는 친구한테 가져다 준다며 나갔다 오면서 따뜻한 유자차와 함께 쌀로별과 맥주를 1캔 사왔다. 나는 차 남편은 맥주를 마시며 산후 도우미나 집을 어떻게 정리할지, 목요일 입원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얘기를 할수록 혼자 집에 왔다갔다 하며 집안일이며 이것저것 챙기며 고군분투할 남편이 왜 이렇게 안쓰러운지 모르겠다. 남편은 남편대로 출산하고 몸조리 해야하는 내가 짠한 것 같다. 원래 산후 도우미도 안쓸 계획이었지만 혼자 힘들다고 무조건 써야된다고 한다. 집도 좁고 동선도 겹쳐서 같이 있으면 많이 불편할 것 같은데 단 며칠이라도 산후 도우미를 불러야할지도 모르겠다. 얘기하면서 쌀로별을 먹으면 장염증세가 재발하까봐 3개만 먹었는데 장꼬임 없이 괜찮았다. 남편이 쓰레기를 버리러 가면서 맥주가 모자란다며 바나나우유와 함께 꼬깔콘과 웨하스 맥주 1캔을 더 사왔다. 아까 쌀로별도 괜찮길래 이번에는 맘 놓고 먹었는데 역시나 괜찮았다. 남편이 뒷정리를 하고 양치질을 하려다가 갑자기 "술이 조금 오른것 같아 지금 삼겹살이든 치킨이든 먹자면 먹을 것 같아." 라고 말해서 급 배달음식을 시켜먹기로 했다. 삼겹살과 치킨 너무 어려운 선택이라 남편이 이기면 삼겹살, 내가 이기면 치킨을 먹기로 하고 가위바위보를 했는데 내가 이겼다. 이번엔 브랜드 남편이 이기면 지코바, 내가 이기면 교촌을 먹기로 하고 내가 이겼지만 그냥 지코바로 시키라고 했다. 지코바는 정말 오랜만에 먹는 것 같다. 이번 치킨이 출산 전 마지막 배달음식이 될 것 같다. 딩턴이를 낳으면 당분간 이런 여유는 없겠지? 딩턴이를 만나서 반갑고 기쁘지만 남편과의 시간이 많이 줄어들 것 같아서 섭섭하다.

 

  치킨이 배달되기 전 임신,출산, 육아 대백과에서 산후조리에 대한 글을 읽었는데 엄마는 출산 후 고열에 으슬으슬 춥고 여기저기 아플거라는 글들이 쇄도한다. 출산도 두렵지만 후폭풍도 두려워진다. 내 몸은 얼마나 변하게 될까? 엄마 되는게 쉬운 것은 아닌 것 같다. 임신하고 힘들때마다 엄마한테 못되게 군것들이 생각나 미안하다. 그 전에는 나 혼자 컸다고 생각해왔었는데 그냥 낳아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드려야할 존재인 것 같다. 드디어 치킨이 배달되었고 맛있게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배가 불러서 남긴 치킨을 보고 과자 안사먹고 그냥 처음부터 치킨 먹을 걸 그랬다 싶었다. 뒷정리를 하고 씻고 10시쯤 잠자리에 들었다. 치킨까지 먹었는데도 장꼬임이 없는걸 보니 확실히 장염은 나은 것 같다. 문제는 감기다. 금요일에 출산을 하려면 호흡이 중요할텐데 코가 꽉 막혔다. 내일 이비인후과라도 다녀와야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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