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40분에 깬 우리 딩턴이 신생아실 콜을 받고 딩턴이를 데리러갔다. 남편과 나는 원래 아침을 일찍 시작하니까 딩턴이도 5시에서 6시 사이에 일어나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비교적 이 시간에 일어나는 것 같다. 새벽에는 아직 돌봐본 적이 없어서 언제 깰지 모르는데 잘 자주었으면 좋겠다.

  딩턴이를 돌보다가 산후체조를 하러갔다. 선생님이 날 보시더니 얼굴도 좋아보이고 독보적으로 회복이 빠르다고 하셨다. 임신, 출산 후 붓기까지 15킬로가 쪘지만 출산 12일만에 10킬로가 빠졌다고 했다. 빠지는 속도가 너무 빠르고 의사선생님도 바람직한 속도는 아니라고 하셨다고 말씀드리니 선생님도 이 속도면 집에 갈 때쯤 살이 다 빠질 것 같다고 100일까지는 몇킬로는 남아있어야한다고 하셨다. 이렇게 계속 살이 빠지면 진이 빠지고 기운이 없을거라고 고기 같은 붉은색 음식을 먹고 영양제를 잘 챙겨먹어서 체력보강에 힘써야한다고 하셨다. 다이어트를 하기 싫은데 입맛이 없어 걱정이다. 다이어트할 때 이러면 얼마나 좋았을까?

  운동을 마치고 바로 에스테틱을 받으러 갔다. 평소에는 별로 말을 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관리사분들이랑 수다를 떨며 진행을 하니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았다. 오늘도 산소캡슐을 진행했는데 핸드폰도 들고가고 시간도 체크할 수 있어서 어제보다는 답답하지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약간은 무서워진다.

  마사지를 마치고 딩턴이를 데려올까하다가 1시간 뒤면 신생아 응급처치수업이 있기도 하고 딩턴이도 자고 있어서 식사를 하고 유축을 했다. 오늘도 30ml가 나왔는데 이제는 초유가 아니라 성숙유가 나오는 것 같다. 남편과 초유까지만 먹이고 분유를 먹이기로 했는데 빨기욕구충족이나 애착에는 모유가 좋을텐데 딩턴이한테 미안해진다.

  신생아 응급처치수업인줄 알고 수업을 들었는데 신생아의 특징 등을 설명하는 수업이었다. 그래도 몰랐던 점을 알게 되먼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신생아 수유량]
1회 : 몸무게 * 20cc ± 20
1일 : 몸무게 * 150~180cc

[소변횟수]
생후 3일 : 최소 3회 이상
생후 4일 : 최소 5회 이상
생후 5일 이후 : 최소 7회 이상

[대변횟수]
0~7회 횟수 상관 없음 분유 5일, 모유 10일동안 대변 없어도 되지만 설사, 점액성변, 혈변 등 형태가 중요

[급성장기]
3주, 6주, 3개월, 6개월 잘 울고 보챔 많이 안아주고 토닥여줄 것

[병원에 가야하는 경우]
1. 38도 이상 발열
2. 잦은 구토, 피 섞인 구토
3. 잦은 설사, 체중 감소
4. 아기가 늘어질 때
5. 턱이나 손발 떠는 것을 반복할 때
6. 밝은곳에서 피부를 눌렀을 때 아랫배 이하까지 노란 경우
7. 떨림,  경련
8. 일주일 이상 체중이 늘지 않을 때 (100일까지)

  수업을 마치고 딩턴이를 데려와 같이 한숨 자다가 배고파서 울길래 분유를 먹이는데 갑자기 미친 듯이 울고 자지러졌다. 기저귀를 확인하는데 딩턴이 집게가 속싸개에 들어있다. 순간 뭐지? 하다가 딩턴이 배꼽이 떨어졌구나 그래서 무서워서 울었나 싶었다. 신생아실로 전화를 드리니 데려오면 소독을 해주신다고 딩턴이를 데려갔는데 육아종이 의심된다고 한다. 아까 신생아케어 시간에도 육아종을 언핏 들은 것 같은데 인터넷에 찾아보니 질산염으로 녹여야되는데 많이 아프다고 한다. 내일 소아과 원장님 회진 돌 때 본다고 하셨는데 딩턴이가 엄마 없이 아플 걸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남편이 내가 고기를 많이 먹어야한다고 하니 오늘 보쌈을 사온다고 해서 삼겹살을 시켜 먹자고 했는데 내가 저녁도 안먹고 시간도 7시가 넘어서 삼겹살은 다음에 먹기로 하고 오늘은 그냥 저녁으로 나온밥을 먹었다. 남편은 오늘 노사협의회를 해서 입맛이 없는지 소주와 안주를 사와서 밥 대신 먹었다. 예전 같으면 남편이 소주를 마실동안 옆에 있어줬을텐데 오늘은 딩턴이 옆에 찰싹 붙어있었다. 잠투정도하고 자꾸 속이 불편한지 게워내는 딩턴이를 그냥 둘 수 없었다. 속 편하라고 안아주면 꾸벅꾸벅 조는 딩턴이를 데리고 조리원 한바퀴 돌고 남편과 삼각대를 이용해 세 가족 사진을 찍었다. 딩턴이는 졸고 있어서 잘 나온 사진이 없을 것 같다.

  12월에는 남편이 노사협의회며 성과급 협상때문에 바쁘고 연말이라 회식도 많다. 줄이고 줄여서 3개만 잡았다고 하는데 다음주 회식은 그나마 산후도우미가 계셔서 다행인데 다다음주는 혼자 딩턴이를 봐야해서 체력이 걱정이 된다. 남편이 술을 안 마셔야할텐데 술 취해서 딩턴이를 놀래킬까 걱정이다. 남편도 바빠서 힘들고 딩턴이도 우리집에 적응하느라 힘들테고 나도 엄마노릇은 처음이라 힘들 것 같다. 그래도 우리가족 모두 힘내서 잘 적응해보자 :)

 
  출산 후 남편의 첫 출근날이다. 어제 딩턴이가 막 울고나서 멘붕이 와서 걱정이 됐다. 잠도 잘 자지 못해서 그런지 아침에 딩턴이를 데리러 가면서 혈압을 쟀는데 158에 95가 나왔다. 출산 직후부터 혈압은 계속 떨어지고 정상범위까지 왔었는데 갑자기 올라서 당황스러웠다. 어제 스트레스가 원인일까? 진짜 마음 편히 지내야겠다.

  남편과 딩턴이를 데려와서 남편이 씻는 동안 딩턴이 모유수유를 했다. 유즙도 잘 안 나오는 상황이라 먹을 것도 없지만 10분 정도 젖을 물렸다. 남편은 스트레스 받지 말고 남편이 없는 동안에는 모유수유를 하지 말라고 했다. 아무래도 아직 목도 못가누는 딩턴이를 안는 것도 두려워져서 모유수유자세를 잡는 것도 힘들다보니 걱정이 되나보다.

  남편은 모유가 부족해 배고픈 딩턴이를 위해 분유를 좀 먹이다가 출근을 했고 나는 옆에서 자고 있는 딩턴이를 2시간 정도 한없이 바라보았다. 낑낑거리며 잠투정하면 토닥토닥해주고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신기하다. 요녀석이 10달동안 내 뱃속에서 꼬물딱거렸다니 감회가 새롭다. 딩턴이가 일어나서 기저귀를 갈고 분유를 먹이고 다시 신생아실에 맡긴 후 조리원 결제와 에스테틱 상담을 다녀온 후 다시 딩턴이를 데려왔다.

  그 사이 분유를 먹은 딩턴이는 다시 2시간 정도를 잤고 남편과는 모유수유를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모유수유를 하기 위해 속싸개를 풀고 기저귀를 확인했는데 언제 쌌는지도 모를 마른똥이 있어 너무 미안했다. 얼마나 찝찝했을까? 기저귀를 처리하는데 계속해서 추가로 싸는 딩턴이 때문에 딩턴이 옷과 속싸개가 다 더러워졌다. 할 수 없이 딩턴이는 다시 신생아실로 갔고 나는 점심을 챙겨 먹었다. 그래도 어제보다는 그럭저럭 잘 해낸 것 같다.

  점심을 먹고 좀 쉬다가 딩턴이가 깼다는 콜을 받고 다시 데려왔다. 딱 배고플 시간이라고 하셔서 분유를 챙기고 다시 모유수유를 했다. 아직까지는 잘 물어주는데 계속 모유가 안나와서 초조해진다.

  오늘도 형님과 어머님이 전화를 하셔서 조리원에서는 무조건 딴 걱정하지말고 애기도 신생아실에 맡기고 모유수유도 신경쓰지 말라고 하셨다. 눈에 넣어도 안아플 손주고 조카인데도 나부터 생각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가족들의 응원에 힘내서 잘 지내고 회복을 잘하고 가야겠다고 생각이 든다.

  딩턴이 모유수유와 분유까지 완료하니 또 대변을 본다. 기저귀를 가는중에도 싸고 소변까지 발사해댄다. 분유가 맞지 않는걸까? 엉덩이도 불긋불긋하니 발진이 나는 것 같아 속상하다. 내가 빨리 초유를 먹여야 딩턴이 면역력도 좋아질텐데 신생아실로 다시 보내면서 아기가 계속 기저귀를 가는 중에도 배변을 한다고 하니 너무 빨리 갈아주는 것 같다고 하셨다. 응아도 좀 무른것 같고 설사를 하는 것 아닌지 걱정이 된다.

  남편이 도시락을 사서 퇴근을 했다. 5시에 조리원에서 내 저녁은 나왔지만 남편과 같이 먹으려고 기다렸더니 다 식어서 맛이 없었다. 저녁을 먹고 딩턴이와 3시간 넘게 시간을 보냈다. 딩턴이와 바운서도 타고 산책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 남편이 딩턴이가 태어나니 더 가족이 된 기분이라고 했다. 어깨는 그만큼 무거워졌지만 든든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조리원에 온 이후로 매일 9시에 자던 남편도 딩턴이와 좀 더 시간을 보내기 위해 11시에 잠드는 것 같다. 남편을 보면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딩턴아 아빠는 딩턴이가 커나가는 동안 친구이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실거야.  20년 후에는 딩턴이가 아빠랑 소주도 한잔 마셔주고 친구 같은 아들이 되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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