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남편의 첫 출근날이다. 어제 딩턴이가 막 울고나서 멘붕이 와서 걱정이 됐다. 잠도 잘 자지 못해서 그런지 아침에 딩턴이를 데리러 가면서 혈압을 쟀는데 158에 95가 나왔다. 출산 직후부터 혈압은 계속 떨어지고 정상범위까지 왔었는데 갑자기 올라서 당황스러웠다. 어제 스트레스가 원인일까? 진짜 마음 편히 지내야겠다.

  남편과 딩턴이를 데려와서 남편이 씻는 동안 딩턴이 모유수유를 했다. 유즙도 잘 안 나오는 상황이라 먹을 것도 없지만 10분 정도 젖을 물렸다. 남편은 스트레스 받지 말고 남편이 없는 동안에는 모유수유를 하지 말라고 했다. 아무래도 아직 목도 못가누는 딩턴이를 안는 것도 두려워져서 모유수유자세를 잡는 것도 힘들다보니 걱정이 되나보다.

  남편은 모유가 부족해 배고픈 딩턴이를 위해 분유를 좀 먹이다가 출근을 했고 나는 옆에서 자고 있는 딩턴이를 2시간 정도 한없이 바라보았다. 낑낑거리며 잠투정하면 토닥토닥해주고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신기하다. 요녀석이 10달동안 내 뱃속에서 꼬물딱거렸다니 감회가 새롭다. 딩턴이가 일어나서 기저귀를 갈고 분유를 먹이고 다시 신생아실에 맡긴 후 조리원 결제와 에스테틱 상담을 다녀온 후 다시 딩턴이를 데려왔다.

  그 사이 분유를 먹은 딩턴이는 다시 2시간 정도를 잤고 남편과는 모유수유를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모유수유를 하기 위해 속싸개를 풀고 기저귀를 확인했는데 언제 쌌는지도 모를 마른똥이 있어 너무 미안했다. 얼마나 찝찝했을까? 기저귀를 처리하는데 계속해서 추가로 싸는 딩턴이 때문에 딩턴이 옷과 속싸개가 다 더러워졌다. 할 수 없이 딩턴이는 다시 신생아실로 갔고 나는 점심을 챙겨 먹었다. 그래도 어제보다는 그럭저럭 잘 해낸 것 같다.

  점심을 먹고 좀 쉬다가 딩턴이가 깼다는 콜을 받고 다시 데려왔다. 딱 배고플 시간이라고 하셔서 분유를 챙기고 다시 모유수유를 했다. 아직까지는 잘 물어주는데 계속 모유가 안나와서 초조해진다.

  오늘도 형님과 어머님이 전화를 하셔서 조리원에서는 무조건 딴 걱정하지말고 애기도 신생아실에 맡기고 모유수유도 신경쓰지 말라고 하셨다. 눈에 넣어도 안아플 손주고 조카인데도 나부터 생각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가족들의 응원에 힘내서 잘 지내고 회복을 잘하고 가야겠다고 생각이 든다.

  딩턴이 모유수유와 분유까지 완료하니 또 대변을 본다. 기저귀를 가는중에도 싸고 소변까지 발사해댄다. 분유가 맞지 않는걸까? 엉덩이도 불긋불긋하니 발진이 나는 것 같아 속상하다. 내가 빨리 초유를 먹여야 딩턴이 면역력도 좋아질텐데 신생아실로 다시 보내면서 아기가 계속 기저귀를 가는 중에도 배변을 한다고 하니 너무 빨리 갈아주는 것 같다고 하셨다. 응아도 좀 무른것 같고 설사를 하는 것 아닌지 걱정이 된다.

  남편이 도시락을 사서 퇴근을 했다. 5시에 조리원에서 내 저녁은 나왔지만 남편과 같이 먹으려고 기다렸더니 다 식어서 맛이 없었다. 저녁을 먹고 딩턴이와 3시간 넘게 시간을 보냈다. 딩턴이와 바운서도 타고 산책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 남편이 딩턴이가 태어나니 더 가족이 된 기분이라고 했다. 어깨는 그만큼 무거워졌지만 든든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조리원에 온 이후로 매일 9시에 자던 남편도 딩턴이와 좀 더 시간을 보내기 위해 11시에 잠드는 것 같다. 남편을 보면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딩턴아 아빠는 딩턴이가 커나가는 동안 친구이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실거야.  20년 후에는 딩턴이가 아빠랑 소주도 한잔 마셔주고 친구 같은 아들이 되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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