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이 최우선이라 팔목에 무리가 될까 출산 후 일기를 쓰지 않으려했지만 딩턴이와의 하루하루가 그냥 잊혀질까 아쉬워서 간단하게라도 일상을 남겨본다.

  아직 기저귀 갈기도 안는 것도 무서운 초보엄마다. 남편과 똥기저귀를 갈아주려고 나는 다리를 들고 남편은 기저귀를 갈고 있는데 갑자기 소변을 보는 우리 꼬딩턴이... 다행히 물총을 직접적으로 맞지는 않았지만 만들어둔 피피티피도 집에 두고 오고 과연 직접 겪어보니 실효성이 있을까 의심스럽다. 아직 태변 때문인지 하루에 큰일만 5번은 싸는 것 같다. 남편은 기저귀도 속싸개도 실력이 늘고 있는데 난 아직도 어설프다. 남편이 회사에 가면 어찌봐야할까 큰 걱정이다.

  원래 아버님 생신으로 다 같이 식사를 하는 날인데 우리는 출산으로 불참하여서 식사를 마치고 시댁 식구들이 총출동해 면회를 오셨다. 시부모님이 고생하고 애썼다고 병원비에 보태라며 300만원과 함께 꽃바구니도 사주셨다. 퉁퉁부은 내몸을 보고 어머님은 너무 속상해하셨고 먼저 출산을 겪은 형님은 튼살회복에 좋다고 록시땅 바디제품과 함께 랍스터 요리까지 포장해오셨다. 진심으로 걱정해주시는 마음이 너무 감사하다. 우리 애기가 특별히 예쁘장하게 생겼다며 너무 좋아하시는 어머님을 보니 뿌듯했다.

  내일은 일요일이기도 하고 수유연습도 할 겸 딩턴이를 데리고 있으려고 했는데 12시부터 2시까지 우는 딩턴이를 결국 포기하고 신생아실에 맡겼다. 설상가상으로 나는 그냥 잠들어버려서 남편 혼자 그 시간 동안 끙끙거리며 극한의 육아를 맛봤다. 신생아실에 데려다주니 배가 고파서 그런거라며 하루사이에 먹는 양이 껑충 올랐다. 첫날 회복 때문에 신생아실에 보내고 분유를 먹도록 둔 것도 미안하고 배가 고프도록 2시간 동안 울린 것도 미안하고 육아를 하니 왜 이렇게 미안한 것 투성이인지 너무 예쁜데 다치게할까 두려운 내아가 진짜 초보 엄마의 한계를 느낀다. 딩턴아  뱃속에 있는 동안 잘 돌봐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진짜 미안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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