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분이 너무 울적해서 자꾸 눈물이 난다. 그나마 조리원 생활에 위안이 되는 것은 산후체조이다. 산전에도 순산체조를 하며 익혀놔서 몸도 가벼워지고 기분도 전환된다. 그리고 아기 육아나 교육, 행동발달에 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다. 오늘은 모빌다는법과 트림시키는 법, 조리원 퇴소 시 우유는 30분 전에 먹이라는 등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아이에 입장에서 이야기 해주신다. 이제 조리원에 있는 동안 수업이 2번 밖에 안남았는데 7월부터 약 5개월을 함께한 선생님과 헤어지려니 좀 아쉽다.

  그동안 모유 유즙도 안 나와서 모유수유를 포기하고 있었는데 원래 예정일이었던 어제부터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다. 아침마다 모유수유를 봐 주시는 간호사님께서 유축기 사용법을 알려주셨다. 첫 유축양은 10cc, 먹이기엔 턱 없이 부족하지만 내 눈으로 초유가 나오는 것을 확인해서 안심이 된다. 남편은 집으로 돌아가면 완전 분유로 갈아 타자며 모유를 먹이면 내 몸이 너무 축날것 같아서 싫다고 했다. 나는 좀 더 먹이고 싶은데 나한테 안겨 모유를 물고 있는 딩턴이를 보면 평온해보이고 애쓰는게 안쓰럽고 많이 못줘서 미안한 마음이 든다.

  산후 요가 전 9시에 분유를 먹이고 10시 30분에 바로 데려왔는데 딩턴이가 토했다. 1시간 30분 동안 얼마나 괴로웠을까? 유축을 가르쳐주시러 오신 간호사님께 애기가 자꾸 토한다고 하니 소아과에 다녀오라고 하셨다. 유당을 분해하지 못하거나 분유가 안맞을수도 있다고 하셨다. 분유가 안 맞나? 하는 생각은 우리도 의심하고 있었기에 소아과에 다녀오겠다고 했다.

  소아과에 가니 원장님이 소화가 안되는애가 몸무게가 이렇게 늘어나냐며 엄마가 오버한다는 식으로 말씀하셔서 좀 기분이 나빴다. 유당분해에 관해서도 조리원에서 먼저 그럴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해서 온건데도 어떻게 하면 그렇게까지 앞서 생각하냐며 타박하셨다. 또 분유를 얼마나 주냐고 하시길래 500정도 주고 모유수유하는데 모유는 거의 안나온다고 말씀드리니 500cc도 많은데 거기에 모유까지 먹이냐고 되게 한심하다는 듯이 말씀하셨다. 분유량은 신생아실에서도 몸무게 * 150cc정도로 우리 딩턴이는 500cc정도 먹는게 맞는데도 그렇게 말씀하시니 내가 뭘 잘못한건지 그리고 애기가 왜 자꾸 토하는건가요? 라고 말씀드리니 구토한다고 말씀하시면 지금까지 어머니랑 한 모든 얘기가 의미가 없고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는건데 게워내는거지 구토하는건 아니잖아요? 게워내는거랑 구토가 다른건지 살면서 오늘 처음 알았다. -_- 아무튼 어제 설소대 수술을 해준 원장님은 친절했는데 오늘 원장님은 좀 그랬다. 신생아실에 맡기는 동안 내가 패턴체크를 못해서 더 짜증이 나셔서 그랬다고 생각해야겠다. 어쨌든 애가 너무 많이 먹는다며 유산균류의 소화제를 처방 받고 왔는데 딩턴이가 크게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다.

  딩턴이를 데리고 있는 동안 분유는 좀 더 천천히 먹이고 트림도 바로 시키는 것보다 안고 조리원을 두바퀴 걸으며 소화를 도왔다. 중력에 의해 굳이 트림을 시키지 않아도 걷는 것만으로도 소화가 잘 된다고 하니 트림이 나오지 않을 때는 안고 걸어줘야겠다. 걷다가 조리원 하늘 정원에 정착해 딩턴이에게 곰아저씨 농장이라는 책도 읽어주고 어제 남편에게 부탁해 집에서 가져온 국기카드도 보여줬다.

  후배가 선물해준 책도 읽어줬는데 한장 읽으니 자려는지 투정을 부려서 많이 못 읽어줬다. 아기를 어떻게 키워야할지 내가 잘 몰라 놓치는 것은 없는지 걱정이 된다. 너무 조급해하지말자 꼬딩턴 육아는 한순간이 아니라 장기니까 이번에 못하면 다른 걸로 채워주면되지 꼬마 딩턴이가 커가면서 남편과 나와 함께 보낼 시간이 너무 기대된다. 우리가족 언제나 행복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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