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50분에 일어나서 화장실에 갔다가 또 잤다. 임신하고 난 후 새벽에 화장실 때문에 안 일어난 적이 손에 꼽는 것 같다. 일어난 김에 남편을 깨웠는데 잠이 안 깨는지 못 일어나길래 나도 더 잤다. 6시쯤되니 남편은 자전거를 타러 대청댐에 가고 나는 남편이 집에오고 씻을 때까지도 더 잠을 잤다. 아마 8시는 넘어서 일어난 것 같은데 같이 운동을 갔으면 좋았을텐데 좀 아쉽다.

  어제 친정에서 가져온 육개장과 어머님이 주신 반찬들로 아침을 차렸다. 아침을 먹고 식샤를합시다를 보다가 11시30분에 남편친구네 부부와 점심약속이 있어서 씻고 나갈 준비를 했다. 남편 친구의 차로 10분 정도 함께 이동해 용자1에서 칼국수와 만두를 먹었다. 다소 이른 11시 30분에 갔는데도 거의 만석이었다. 요즘 유달리 면이 안 땡기긴 하지만 그래도 용자칼국수는 역시 맛있었다. 만두까지 있어 배가 불러 많이 먹지는 못했다. 출산이 2주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남편 친구 와이프에게 선물로 아기 젖병을 주었다. 아마도 출산 전 같이 하는 마지막 식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식사를 마치고 함께 차를 타고 돌아와서 헤어졌다. 집으로 가기 전 너무 더워서 남편과 이디아에 가서 망고눈꽃빙수를 먹었다. 시원하긴 했지만 달지 않았다. 역시 내가 먹은 망고빙수 중 최고는 대만에서 먹은 스무시 빙수인 것 같다. 그래도 낮에 여유있게 카페를 오니 힐링되는 기분이다. 주변에는 카공족과 코피스족도 많이 있었다. 이디야커피는 콘센트도 잘 되어 있어서 나중에 여행계획을 세우거나 컴퓨터 작업이 필요할 때 와도 컴퓨터를 들고 와도 좋을 것 같다. 오랜만에 낮에 카페에 오니 여유롭고 좋다는 내 말에 남편이 나중에 애기 낳으면 애기는 자기가 볼 테니 일주일에 한 두번이라도 혼자 카페에 와서 책도 읽고 블로그도 쓰라고 했다. 남편은 애기를 낳으면 지금보다 할 일이 더 많아질테지만 본인이 더 많이 노력할테니 운동이나 여행, 영화나 카페에 가는 등 혼자만의 시간도 가질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항상 말을 했다. 아기를 낳으면 지금까지 내 위주였던 삶과는 완전히 달라져서 산후우울증이나 심리적인 변화를 겪게 될텐데 아직 딩턴이를 낳지 않아 혼자만의 시간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남편이 이런 마인드라도 가져주어서 고맙다.

  카페에서 블로그를 쓰고 있는데 남편이 심심해보여 집으로 가자고 했다. 집에서 간식인 꿀꽈배기를 먹으며 아까 보다만 식샤3 9편을 이어서 보고 낮잠을 잤다. 남편은 30분 정도만 잔 것 같은데 난 오늘도 2시간 정도 잠을 잤다. 일어나니 벌써 4시가 넘어 있었다. 남편과 쉬고 있는데 남편이 이렇게 여유있게 쉬니까 너무 좋다고 했다. 예전에 남편은 가만히 있는걸 싫어했었다. 남편과 데이트를 하지 않을 때는 집에만 있고 TV나 영화만보며 낮잠을 자고 뒹굴거리는 나를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아하는 남편을 보니 직장인의 삶의 지쳤거나 나랑 10년을 넘게 있다보니 내 성향에 조금씩 물이 드는건 아닌가 싶다. 남편이 게으른 내 모습을 정말 싫어했었는데 지금 여기서 더 늘어지진 않았으면 좋겠다.

  5시쯤 되어서 밥을 해야하는데 남편도 나도 별로 밥 맛이 없어서 에어프라이어로 계란빵을 만들었다. 계란과 우유를 섞은 계란물에 핫케익가루를 반죽하고 계란과 칼슘치즈를 풀어 180도에서 15분 돌렸다. 겉면이 살짝 탔지만 아메리카노와 함께 먹으니 나름 맛있는 계란빵이었다.

  반죽이 남아 조금 더 만들까했는데 남편은 맛있긴 하지만 점심도 밀가루를 먹어서 그런지 좀 느끼해서 2개는 못 먹겠다고 했다. 좀 더 먹고 싶었던 나는 남은 반죽으로 팬케익 하나를 구웠는데 남편이 이왕 먹을 거 맛있게 먹으라며 팬케익 시럽을 사다주었다. 확실히 시럽을 뿌리니 맛이 업그레이드되었다.

  저녁을 먹고 식사3 10화를 봤는데 온갖 먹거리가 나와서 에어프라이어에 감자튀김을 또 돌렸다. 남편한테 맥주를 마실거냐고 하니 바로 편의점에 다녀왔다. 감자에 올리브유와 버터와 꿀도 첨가했더니 맛있긴하지만 골고루 익지는 않았다. 다음에는 조금 덜 넣고 많이 뒤적거려야할 것 같다. 감자튀김을 다 먹고나니 식샤에서 복어튀김과 복어회, 복지리 등 복어요리가 나왔는데 복어튀김을 보니 방금 감자튀김을 먹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 먹었어도 아마 그 장면을 보고 뭐라도 먹지 않았을까 싶었다.

  식샤를 다보고 남편과 설거지를 하고 정리를 마쳤는데 남편친구가 전화가 와서 남편은 술을 마시러 나갔다. 남편이 나간동안 어제 만들던 앞치마를 완성하기로 했다. 목부분만 달면 완성인데 한 번 박고보니 끈의 위치가 애매하게 잡혀서 다시 뜯고 다시 재봉틀을 했다. 드디어 완성이고 물을 뿌려서 방수기능을 테스트했는데 굿이다. 조만간 이모것도 완성하고 가게에 보내줘야겠다.

  앞치마를 완성하고 끈이 뜯어졌던 남편의 자전거 가방도 고쳐주었다. 별거 아니지만 이렇게 소소하게 남편에게 의뢰를 받고 그걸 해결할 때 재봉틀 배운 보람을 느끼는 것 같다. 내일은 순산체조를 다녀와서 지난번에 계획했던 수납공간을 좀 더 청소하고 딩턴이 좁쌀베개를 만들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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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소화가 되지 않아 1시 40분까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저녁을 늦게 먹기도 했고 평소보다 많이 먹기도 했더니 바로 증상이 나타났다. 제자리뛰기도 해보고 요가도 해보고 책도 읽어보다가 속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졸음이 쏟아져서 우선 잠을 잤고 다행히 바로 잠들 수 있었다.

  늦게 잔 덕분에 늦잠을 잤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빠르게 아침을 차리려고 했는데 남편이 오늘 7시 30분에 회의가 있어 보고자료 때문에 출근을 서둘러야할 것 같아 밥을 먹지 않겠다고 했다. 남편이 씻는 동안 재빠르게 계란을 삶고 홈메이드 요거트와 사과 바나나를 준비해줬다. 내가 일찍 일어났으면 든든하게 아침을 먹었을텐데 미안했다.

  남편을 배웅하는데 남편이 "딩턴이 안녕? 엄마랑 잘 지내고 오늘 체조시간에 엄마한테 좋은 말씀 많이 들려달라고 해."라며 출근을 했다. 오늘은 진짜 태담을 많이해줘야할 것 같다. 남편이 출근하고 아기와 함께 미니멀라이프 책을 완독했다. 책 리뷰는 별도 페이지에 자세히 써놨다. 책을 읽으니 정리정돈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다. 이 책을 읽고 밀리의 분실물센터라는 책도 조금 읽다가 8시 30분쯤 잠깐 잠들었는데 남편의 문자소리에 깨보니 10시 10분이다. 오늘 순산체조를 가야하는데 일어나 얼른 씻고 옷을 입었다. 다행히 오늘부터는 10시 35분에 만나기로 해서 늦지는 않았다.

  감사하게도 7-8월 폭염기간동안 남편친구 와이프가 픽업을 해주어 편하게 다녔는데 출산이 이제 2주 남아 이번주까지만 운동을 하고 다음주부터는 집에서 쉬실 계획이라고 해서 다시 다음주부터는 대중교통과 투벅이 모드이다. 그래도 날씨가 예전만큼 40도까지는 오르지 않아 다행이다. 어차피 운동부족이기도 하고 남편은 택시 타고 다니라고 하지만 컨디션만 좋으면 대중교통이용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오늘 순산체조시간에 색깔과 건강과 관련된 말씀을 해주셨다. 지난번에도 들었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아 이번엔 확실히 기억하자며 정신을 집중했다.
1. 폐 : 호흡기가 약한 아이, 흰색계열 요리, 옷 등
2. 심장 : 소심한 아이, 붉은계열 요리, 옷 등
3. 위장 : 예민한 아이, 노랑색계열 요리, 옷 등
4. 간장 : 산만한 아이, 초록, 파란계열의 요리, 옷 등
5. 신장 : 지구력이 약한 아이, 검정색 계열 요리, 옷

  이유식을 만들 때도 아이 옷을 입힐 때도 아이의 성향에 따라 컬러를 맞춰주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나중에 육아를 할 때 참조해야겠다.

  또 강사님의 육아법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셨는데 첫째는 너무 공을 들이고 규칙에 맞추고 엄마가 주도적으로 독서나 공부 등을 시키면서 키워서 똑똑하지만 소심한 아이로 키웠고 들볶는 엄마가 되었다고 하셨다. 둘째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아이로 키우자 마음을 먹고 키워서 4살 딱부터 혼자 샤워를 하고 머리도 혼자 묶고 다녔다고 한다. 둘째는 따로 공부를 가르키진 않았지만 첫째가 공부하는 환경을 보고 영재가 되었다고 한다. 별도로 공부를 하지 않아도 전교 1등을 하고 좋은 대학에 들어갔는데 문제는 너무 독립적이어서 하고 싶은대로만 하고 끈기가 없다고 하셨다. 분명 머리가 좋아 고시공부를 했으면 좋겠는데 공부를 하기 싫어한다고 한다. 무엇이든 균형을 맞추는게 힘든 것 같다. 강사님은 학생의 본분은 공부이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로 키워야된다고 하셨는데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칭찬을 받고 격려를 받는다. 어렸을 때를 생각하면 나 역시도 모범적인 편이었는데 부모님의 기대나 칭찬은 오빠보다 내 몫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용돈도 오빠보다 내가 항상 많았고 늘 내 위주로 맞춰지다보니 오빠가 나에게 주눅이 들어 있는편이었다. 이런 것들을 생각할 때 나 역시도 내 아이가 똑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닥달하는 엄마는 되기 싫은데 늘 내가 먼저 독서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모범적인 엄마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육개장과 블루베리쨈, 토마토쨈을 만들었으니 밤에 가게 끝나고 가져다주신다고 하셨다. 차가 없는 엄마가 여기까지 오는 건 무리일 것 같아 남편에게 피곤하겠지만 내일은 마침 쉬는 날이기도 하니까 가게에 갈 수 있을지 물었는데 흔쾌히 알겠다고 했다. 너무 고마웠다. 남편과 통화를 마치고 점심을 먹었다. 점심은 오뚜기 감자피자를 먹었는데 지방이 높긴 했지만 생각보다 탄수화물은 낮고 단백질은 높았다. 냉동식품은 자제하는 편이지만 가끔 입맛이 없을 때 간편하게 먹기 좋은 것 같다.

  엄마가게에 가는 김에 앞치마를 급하게 만들어봤다. 이전부터 덩치가 좀 있는 엄마에게 맞는 방수 앞치마가 없어 비닐을 끼고 설거지를 하는게 안쓰러웠다. 방수천은 미리 사두었는데 자신이 없어서 원단을 자르지 못하고 가지고만 있었지만 망할 때 망하더라도 일단 질러보자는 마인드로 시도해보았다. 패턴과 만드는 방법은 유튜브의 윤식당 앞치마 만들기를 보고 참조하였다. 3시부터 만들었는데 6시쯤 되니 끈만빼고 주머니와 앞판이 만들어졌다. 불과 한달 전만해도 상상도 못했는데 내가 옷이나 앞치마를 만들기 시작하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남편이 올 시간이 되서 우선 앞치마 만들기를 멈추고 가지를 넣어 제육볶음을 볶고 어머님이 주신 육개장을 데웠다. 이제 육개장도 다 먹고 가지도 다 먹었다. 육개장은 엄마가 오늘 줄테니 다시 리필되겠지만 그래도 오늘도 약간은 냉장고를 비웠다. 남편이 도착해서 같이 저녁을 먹고 남편이 설거지를 할테니 계속 더 만들라고 해서 아까 만들다만 앞치마에 끈을 달았다. 목끈만 달면 되는데 끈이 너무 얇아 목끈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좀 더 두껍게 만들었는데 밑실도 다 쓰고 잘못 박아서 뜯어야하는 상황이 발생되었다.  도저히 시간을 못맞출것 같아 오늘은 목선은 빼고 사이즈만 맞는지 볼 겸 가지고 갔다.

  가게에 가기 전 더운 여름 식당에서 일하느라 더울 것 같아서 증평 이디아커피에 들러 팥빙수와 망고빙수를 포장해 가게에 가지고 갔다. 앞치마를 엄마에게 대보니 생각보다 잘 맞았는데 몸통부분이 약간 큰 것 같긴했지만 엄마는 괜찮다고 한다. 그냥 내가 만들어준 것 자체가 마음에 드는것 같았다. 다음에 이모 것도 만들어야되는데 색깔은 좀 더 어두운 계열로 주머니 없이 만들어달라고 하셨다. 주머니 실밥사이로 물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거기까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이모 것도 엄마랑 같은 원단으로 맞추려고 2마를 샀는데 원단을 추가구매해야하나? 남은 원단은 뭘 만들지? 좀 더 고민해봐야겠다.

  가게에서 복숭아를 먹고 잠깐 친정집에 들러 예전에 사두었던 천을 가져왔다. 한 10년 정도 전 쯤 됐을까? 아무튼 그 때도 바느질로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서 사두고 허접한 파우치만 만들고 쳐박혀있던 추억의 천이다. 남편에게도 그 천으로 만든 파우치를 선물한 적이 있기에 남편도 반가운 눈치이다. 오래전부터 천도 찾아보고 만들려고 노력한 것을 보면 내가 옛날부터 재봉틀을 어지간히 하고 싶긴 했나보다.

  짐을 챙겨 집으로 돌아왔다. 상당히 피곤하다. 원래는 집에 와서 앞치마를 완성하려고 했는데 오늘은 무리인 것 같다. 씻고 아까 시간상 못 치웠던 작업의 흔적을 치우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꼭 완성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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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는 낮잠도 자지 않고 간만에 12시 이전에 자는 모범적인 날이었는데도 아침에 6시까지 일어나지 못했다. 밥을 했어야했는데 할 수 없이 한 그릇 남은 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육개장을 데우고 사과와 토마토, 요거트를 준비했다. 똑같이 늦게 일어난 남편은 출근을 위해 먼저 씻었다. 덕분에 남편이 다 씻고 나왔을 때는 아침상이 뚝딱 차려졌다. 

  아침을 챙겨 먹고 남편을 배웅했다. 집에 남아서 설거지를 하고 침대에 누워서 쉬다가 잠깐 잠이 들었는데 무려 3시간이 넘게 잠이 들었다. 어제 블로그에 오늘은 보람찬 하루를 보내자고 써두었는데 벌써 망했다. 일어나자마자 어제 담궈 두었던 열무김치통을 세척하고 엄마가 1년 반 전에 줬던 모과차를 버리고 어머님이 작년에 주신 미나리 열무김치와 2016년에 미국 록시땅에서 샘플로 받았던 쿠스미차도 버렸다. 이렇게 물건을 버리다보면 과유불급이라고 사지도 말고 쌓지도 말아야겠다는 반성이 많이 든다.

  하는김에 집에 있는 마켓비 수납장도 오늘은 정리를 하였다. 무리하지말고 하루에 한 군데만 정해서 불필요한 물건들은 처분하고 재고 파악도 진행해야겠다. 수납을 해두면 깔끔하긴한데 어떤 물건이 어디에 얼마나 남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어서 사용도 못하고 유통기한이 초과되곤 한다. 예전에 mbc에서 집정리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는데 집에 세제가 있는데도 재고파악이 안 되서 수시로 추가 구입을 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나도 마켓비 수납장을 정리하다보니 보유중인지 몰랐던 드럼세탁기용 세제가 나와서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수납장을 정리하니 여유가 좀 생겨 바닥에 보관중인 키친타올을 수납장 안에 넣어둘 수 있어서 조금이나마 바닥이 깔끔해졌다. 내일은 화장대용 수납의자를 정리하고 침대협탁과 1단 마켓비 수납장을 정리해야겠다. 여유가 조금 더 있다면 안방의 꽂혀 있는 책들을 정리하고 안방에서 책꽂이를 치워서 딩턴이가 있을 공간을 조금 더 확보해야겠다. 앞으로 딩턴이 짐들은 점점 늘어날텐데 진짜 너무 걱정이 된다.

  정리를 다 마치고 쓰레기를 버리고 와서 씻었다. 감자에 점점 싹이 자라는 것 같아서 점심으로 감자도 삶아 먹었다. 이제 4개 남았는데 에어프라이어로 튀김을 하던지 빨리 처리를 해야겠다.

  점심을 먹고 재봉틀 수업을 들으러 공방에 갔다. 오늘은 남편의 라글란티를 완성하는 날이다. 옆구리 부분까지 박는데 다이마루원단이라 뜯기 싫어서 바느질에는 심혈을 기울이다가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는지 겉면에서 박아서 시접이 겉에 생겨버렸다. 어쩔 수 없이 다 뜯어야겠다.

  실을 뜯고 있는데 문득 차분하게 앉아서 이렇게 재봉틀을 하는게 나랑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살면서 내가 한번도 밝고 명랑하고 긍정적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조용하고 얌전하고 내성적이고 부정적인 편이었는데 이상하게 회사사람들은 내가 밝고 씩씩하고 외향적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었다. 그렇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회사에 다녔으니 내가 그동안 많이 힘들었던걸까? 일을 해도 사람들과 하는 것보다 혼자하는 것을 좋아했고 이렇게 혼자 실 뜯기에 집중하고 있으니 이 모습이 나랑 어울리는 진짜 내 모습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에까지 이르게되니 실뜯기는 더이상 짜증스러운 작업이 아니라 진짜 나를 찾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오늘 나 왜 이렇게 철학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걸까? 갑자기 피식 웃음이 나왔다.

  뜯은 부분을 안감끼리 박고 박은 부분을 오버록하고 밑단도 시접고정을 위한 감침질 후 오버록처리했다. 손목부분도 안으로 박아주고 이제 남은 것은 대망의 목 시보리처리인데 강사님이 반을 해주셨음에도 망해버렸다. 결국 시보리는 강사님이 다 달아주셨다. 딩턴이랑 남편이랑 커플로 입히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어렵지 않을까싶다. 핸드메이드 아기옷 책에 있는 긴팔티셔츠 디자인 패턴으로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티셔츠를 만들고도 시간에 여유가 30분 정도 남아서 다음 시간에 만들 바지의 패턴을 그렸다. 패턴을 그리니 딱 시간이 종료되었는데 시간이 더 남았어도 원단 재고부족으로 어차피 종료했어야 할 것 같다. 이번주 수요일은 광복절이라 남편과 놀아주어야하는 관계로 이번주 수업은 이것으로 종료다. 쉬는 일주일 동안 딩턴이 좁쌀베개랑 조끼나 만들어줘야겠다.

  집에 돌아와서 배터리 부족으로 꺼둔 핸드폰 전원을 켰는데 남편이 회식을 하고 온다고 한다. 6시까지 쉬다가 밥을 했는데 밥이 될 때까지 기다리기에는 배가 너무 고파서 냉동실에 얼려두었던 고르곤졸라 피자에 칼슘치즈를 얹고 해동시켜서 다 먹어치웠다. 오늘 버린 미나리물김치, 오리백숙에 이어 이제 고르곤졸라도 냉파되었다. 오늘도 냉장고 비우기 실적은 양호한 편이다.

  고르곤졸라를 먹은 덕분에 배고픔이 가셔서 저녁 먹기 전 인터넷 강의를 먼저 들었다. 강의를 다 듣고나서 계란후라이를 하고 양파와 고추, 닭가슴살을 볶아 닭가슴살 덮밥을 만들어 저녁으로 먹었다. 이제 임신 후 1.7킬로 쪘고 지난달 병원갔을 때 보다 2.5킬로나 쪘기 때문에 한달 사이 정상보다 과하게 찌긴했다. 그동안 계속 외식에 간식을 먹지 않은 날이 없고 칼로리를 늘 오버 섭취한 결과이다. 이번주는 병원에 가야하기 때문에 1킬로 정도는 추가 감량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이번주는 무조건 폭식을 금지할 예정이다.

  저녁을 다 먹어갈때 쯤 남편이 출발한다고 전화를 했다. 다행히 오늘은 술을 마시지 않아 운전을 하고 온다고 했다. 남은 밥을 마저 먹고 설거지를 하고 집을 정리했다. 남편에게 도착할 때 전화하라고 해서 같이 롯데슈퍼에 갔다. 수납장 청소할 때 발견한 핸드워시 리필형이 있어서 같은 모델의 핸드워시를 사러갔는데 없어서 그냥 나왔다.

  참마트에도 들렀는데 없다. 아무래도 인터넷으로 구입을 해야할 것 같다. 참마트에서 맥주 1캔, 마른 오징어를 사서 집에서 남편과 먹었다. 오늘 남편의 협상 종료기념으로 임신 초기때부터 사두고 먹지 않았던 클라우드 제로를 꺼내 남편과 건배를 했다. 그동안 고생 많았을 남편이 너무 짠했다. 그래도 큰 건 하나는 끝나서 다행이다. 오늘 공방에서 만든 라글란티셔츠도 남편에게 선물했다. 남편이 착용을 해보았는데 작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딱 맞았다. 어깨가 좁아보이긴하지만 나름 만족스럽다. 남편에게 기억에 남는 좋은 선물을 준 것 같아 뿌듯하다.

  정리를 하고 씻고 식샤를 본방으로 보려고 했는데 남편이 피곤하다며 일찍 자야겠다고 했다. 바로 잘 줄 알았는데 남편이 EBS 달라졌어요를 틀어줘서 조금 봤다. 진짜 매번 부부끼리 저렇게 싸우면 어찌살까 싶다. 매번 싸우는 부부 밑에서 크는 아이들도 정서적으로 너무 학대를 받는 것은 아닌지 가여웠다. 남편이 너무 졸려해서 전문가 상담부분은 보지 못했는데 갈등이 잘 풀렸으면 좋겠다. 진짜 이 프로그램을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볼 때마다 진짜 저런 부부가 있을까? 우리는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구나하는 것을 느낀다. 딩턴이가 태어나면 확실히 지금보다 힘들겠지만 서로 배려하고 아끼는 마음에는 변화가 없었으면 좋겠다. 늘 지금처럼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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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6시 30분 악 소리와 함께 잠을 깼다. 남편이 대각선으로 잠을 자는 바람에 하마터면 침대에서 떨어질뻔 했다. 남편도 내가 소리를 질러 같이 깨버렸다. 늘 내가 안쪽에서 잤는데 어제 인터넷 강의를 듣고 방에 오니 남편이 안쪽에서 자고 있어서 할 수 없이 바깥쪽에서 잤는데 아침부터 이 난리다.

  남편은 일어나자마자 푸르미로 운동을 가고 나는 조금 더 자다가 밥을 하려고 했는데 남편이 올 때까지 잠이 들어버려서 밥을 하지 못했다. 남편이 바로 파리바게트로 가서 커피번과 우유를 사와서 아침으로 먹었다. 방금한 커피번이라 따끈따끈하니 꿀맛이었다. 에어프라이어로도 빵을 구울 수 있으면 커피번을 구워서 먹고 싶을 정도였다. 이사를 가면 오븐이 있으니 취미 삼아 독학으로 베이킹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침을 챙겨먹고 어제 빌려온 책 중 아기와 함께 미니멀라이프를 읽었다. 일본의 수납전문가가 임신과 출산 후 애기의 월령에 맞게 공간 활용방법 등을 기재한 책인데 꼭 수납 외에도 임신이나 아기용품 중 필요한 것, 의외로 필요하지 않는 것 등 다양한 육아팁들이 써 있어서 이제 24주 예비맘인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아직 반 정도밖에 못 읽었는데 빨리 읽고 참조해서 우리 딩턴이가 지낼 쾌적한 공간을 마련해주어야겠다.

  책을 보다보니 벌써 점심시간이다. 얼마 전 에어프라이어로 사태살을 먹을 때 샀던 상추가 남아 있어서 어머님이 주신 제육볶음을 제일 먼저 먹기로 했다. 남편은 제육볶음을 상추에 싸서 먹고 나는 상추를 자르고 집에 남아있었던 열무김치와 제육볶음, 고추장을 함께 넣고 비벼먹었다. 어머님께서 열무김치도 새로 만들어주셨기 때문에 기존 열무김치는 탈탈 털어 먹었다. 당분간은 집에 먹거리가 넘치기 때문에 외식 대신 냉파모드로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늘은 간만에 남편이 베개와 쿠션커버를 빨아 옥상에 널어주었다. 햇볕에 완전히 말리면 뽀송뽀송하고 햇볕 냄새에 기분까지 좋아진다. 나중에 아기옷도 햇볕에 말려주고 싶은데 요즘은 미세먼지나 대기의 유해물질이 많아 아쉽다. 남편은 점심에 반주로 소주를 3잔 정도 마셔서 그런지 빨래를 널고 잠깐 낮잠을 잤다. 남편이 낮잠을 자는 동안 책도 읽고 오늘의 집 앱으로 인테리어 구경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딩턴이 좁쌀베개를 만들어 주려고 옹아리닷컴 DIY 세트도 뜯었는데 설명서를 보니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고 내가 산 심플좁쌀베개는 만들기 동영상도 없어서 난감했다. 이따가 남편이 일어나면 한 번 도안을 보여줘야겠다. 이럴 때는 진짜 비루한 공간지각능력이 원망스럽다.

  남편은 40분 정도 자고 일어났는데 평소 낮잠을 거의 자지 않고 자더라도 20분도 안 자는 것에 비해 오늘은 굉장히 많이 잤다. 남편이 일어나면 일전에 인터넷에서 산 남편바지를 스키니 핏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반품시켰기 때문에 현대백화점이나 롯데 아울렛에 가기로 했는데 남편이 덥고 귀찮아서 가지 않겠다고 했다. 마음에 쏙 들고 편한 바지를 꼭 사주고 싶었는데 안타까웠다. 또 현대백화점에 가게 되면 푸드코너에서 간식을 사먹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너무 아쉬웠다.

  아쉬운 마음에 남편을 꼬셔서 떡볶이를 먹으러 가자고 했다. 원래 아침부터 바게트 빵에 생크림을 찍어 먹거나 앤티앤스 크림치즈 프레즐 생각이 간절했었는데 갑자기 떡볶이가 땡겼다. 역시 딩턴이는 내 입맛보다는 아빠 입맛을 닮은게 아닌가 추측이 된다. 떡볶이를 먹으러 집 근처 김가네 김밥에 가서 라볶이를 시켰다. 라볶이 가격이 무려 5,500원이다. 남편이 전에 6천원인가 그랬다고 해서 4천원이겠지 하면서 나왔는데 김가네 김밥이 비싸긴 비싼 편인 것 같다. 그래도 맛있게 다 먹었다. 크래미 와사비 김밥도 먹고 싶고 다른 김밥들도 먹고 싶었지만 저녁도 먹어야해서 참았다. 벌써 4시인데 배가 불러서 저녁을 어떻게 먹어야할지 모르겠다.

  집에 돌아와서 책도 좀 더 읽고 남편과 TV도 보고 누워서 계속 쉬다가 너무 늦지 않게 저녁을 먹는 것이 좋을 것 같아 6시 30분쯤 식사준비를 했다. 솔직히 라볶이를 먹은 탓에 저녁이 그다지 먹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딩턴이를 생각해서 조금이라도 먹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저녁은 점심에 얼려둔 옥수수밥 한 공기를 남편과 반 공기씩 나누고 제육볶음과 어머님이 만들어주신 오이냉국을 먹을 계획이었는데 내가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 남편은 제육볶음은 안주로 먹어야한다며 술을 사러 마트에 갔다. 나한테 제육볶음은 반찬인데 남편 눈에는 안주로 보이나 보다.

  마트에 가는 남편에게 핫케익가루와 우유를 사달라고 요청을 했다. 내일도 빵이 땡기면 핫케익이나 계란빵이라도 만들어 먹어야겠다. 그래도 오늘 점심에는 상추와 열무김치를 다 먹고 저녁에는 오이냉국까지 냉파하였다. 또 거의 일주일정도 집에 묵혀있었던 가지도 1개 썼고 앞으로 갈길이 멀긴 하지만 냉장고 비우는 실적이 좋은 하루였다.

  저녁을 먹을 동안 남편이 9월 중 제주도나 일본으로 여행을 가자고 해서 여행지를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본을 가면 공항까지 가야하고 대중교통으로 움직여야해서 몸이 좀 힘들 것 같고 여행 중 조산과 같은 돌발상황이라도 발생될까 걱정이 된다. 하지만 애기를 낳으면 해외여행은 당분간 꿈도 못 꿀 것 같고 지금 아니면 남편과 둘이 해외를 갈 수 있는 기회는 향후 십 몇년간은 없을 것 같아서 무리가 되더라도 다녀올까? 하고 망설여진다. 제주도는 제주도 나름대로 렌트카를 이용하면 좀 더 수월하게 여행을 할 수 있고 청주공항만 가면 된다는 장점이 있긴 한데 딩턴이가 조금 더 크면 비교적 쉽게 갈 수 있는 국내여행지라 고민이 된다. 남편은 좀 더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선택하라고 하는데 너무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저녁을 다 먹고 남편이 설거지를 하고 나는 남편이 설거지를 할 동안 토마토를 챙기고 남편이 설거지하기 쉽도록 키친타올로 제육볶음을 한 후라이팬을 닦아두었다. 후식으로 준비한 토마토는 배가 불러서 많이 먹지는 못했다. 김치냉장고에 넣어서 내일 아침에 먹어야할 것 같다.

  남편은 막걸리를 마셔서인지 좀 일찍 잠이 들었고 나는 오늘도 인터넷 강의를 마치고 자려고 누웠다. 별로 일찍 자고 싶진 않은데 졸리긴 하다. 해야할 것들도 많은데 내일은 좀 부지런히 움직여야겠다. 이력서 쓸 곳도 찾아봐야하고 재봉틀 수업도 가야하고 대출기간 일주일 남은 책들도 읽어야하고 딩턴이 좁쌀베개도 만들어줘야하고 여행지도 선택해야하고 딩턴이 공간도 만들어줘야하는데 백수인데도 나름 바쁘게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내일은 멍하게 시간을 보내지 말고 활기차고 보람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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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늦게까지 재봉틀을 돌렸더니 아침에 조금 피곤했다. 남편과 운동을 가기로 했는데 30분만 더 잔다고 찡찡거리다가 8시에 일어났다. 요즘 운동이 너무 부족해서 피곤하긴 하지만 오늘은 꼭 하자는 마음으로 몸을 일으켰다. 남편도 피곤한지 원래 자전거를 좀 타다가 같이 운동을 가기로 했는데 못 일어나서 자전거도 못타러 간 것 같다.

  집 앞에서 가볍게 운동을 하고 싶었는데 남편은 좀 뛰고 싶다며 오송호수공원으로 가자고 했다. 오는 길에 도서관에도 들러 반납하려고 책도 챙겨갔다. 비가 오지 않아서 그런지 호수공원 내 호수는 바짝 말라있었다. 가볍게 준비운동을 마치고 남편은 뛰고 나는 걸었다. 날씨가 제법 선선해서 걸을만 했었는데 땡볕구간에는 쥐약이었다. 또 오랜만에 걷기를 하다보니 심박수는 130까지 올라가고 너무 지쳐서 목표치인 4킬로까지는 무리라는 판단이 들었다. 남편이 한바퀴 반을 돌고 3번째 마주쳤을 때 힘들어서 같이 차까지 걸어가자고 했다. 결국 오늘은 2.3킬로 밖에 걷지 못했다. 엄마가 꾸준히 운동하지 못한 결과인 것 같아 딩턴이에게 미안했다.

  집에 가려다 오송 파리바게트에 들러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샌드위치와 커피번, 아이스 커피를 샀는데 13,000원이 조금 넘었다. 뭔가 계산이 잘못된것 같은 찝찝함이 계속 들었는데 모아뒀던 해피포인트를 올인했더니 6천원 정도만 결제를 했다. 내가 모은 포인트를 쓴 것이긴 하지만 뭔가 이득을 본 기분이다.

  파리바게트에서 아침을 간단히 먹은 후 바로 도서관에 갔다. 어제 다 읽은 패딩턴의 여행을 반납하고 정리정돈과 관련된 책을 왕창 빌려왔다. 책 좀 보고 딩턴이가 태어나기 전 깔끔한 집으로 변신시켜놔야겠다. 내가 빌린 책이 이미 5권이었는데 8월은 여름방학 특집으로 10권까지 책을 빌릴 수 있어서 남편이 보고 싶은 책까지 함께 빌려올 수 있었다. 남편은 거의 책을 빌리고 못 읽는지라 이번에는 책을 다 읽을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도서관에서 바로 집으로 간 후 샤워를 하고 좀 쉬었다. 어머님이 핸드폰을 바꾸러 청주에 오시면서 우리집에 반찬도 가져다주실 겸 오실 예정이기 때문에 집 정리를 해야했지만 땡볕에 운동을 한 탓인지 너무 지쳤다. 12시가 가까워지자 청소는 미루고 일단 바로 점심부터 먹으러 갔다. 남편이 어제부터 베트남 쌀국수가 먹고 싶다고 해서 집 앞에 새로 생긴 사이공스퀘어에 다녀왔는데 예전에도 집 근처에 이 체인이 있었는지만 그 때 당시에는 맛이 없어 굉장히 실망 했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오늘 시킨 닭고기 숯불구이 덮밥은 소스에 비벼먹으니 내 입에 잘 맞았다. 남편은 워낙 쌀국수를 좋아하는지라 한 그릇 뚝딱 비웠다. 서비스음료로 레몬에이드까지 나왔는데 상큼하니 비타민 C 충전이 되어서 기분까지 좋았다.

  만족스러운 점심을 먹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집 정리를 했다. 너저분한 천 조각들과 책들도 싹 정리를 했다. 어머님이 도착했다는 전화를 하셔서 남편이 터미널로 모시러 갔다. 바로 핸드폰을 바꾸러 가실 줄 알았는데 반찬이 상할까 걱정이 되서 우선 집으로 오셨다. 부탁 드린 된장도 가져다주시고 열무김치와 올갱이국, 오이냉국과 주물럭 등 바리바리 싸주셨는데 덕분에 한동안은 반찬 걱정 없이 밥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친정에서 가져온 오미자차와 사과를 준비하는 동안 만들어 둔 손수건과 턱받이를 보시고 어머님이 귀엽다고 하셨다. 그냥 사지 힘들게 왜 만드냐고도 하셨는데 힘들어도 완성품을 봤을 때 뿌듯함이 있어 계속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자꾸만 생긴다.

  어머님과 남편은 핸드폰을 바꾸러 가고 나는 얼마 전 옹아리닷컴에서 구입한 속싸개 DIY를 만들기 시작했다. 장작 4시간의 걸쳐 만들었는데 삐뚤삐뚤하기도 하고 3면만 박아야하는데 4면을 모두 박는 등 실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정성만큼은 딩턴이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속싸개를 만들 동안 남편은 핸드폰을 개통하고 어머님을 오송 형님네에 모셔다드렸다. 어머님은 감기에 걸려 몸이 안 좋으셨는데도 휴가 간 형님이 한국 도착 후 다음날 바로 출근하는게 안쓰러워서 청소도 해주고 반찬도 만들어오셨다. 결혼까지 한 성인인데도 엄마 마음은 그게 아닌가보다. 남편이 올 시간이 한참 지나도 오지 않길래 추가로 운동을 하거나 어머님이 청소하시는 걸 돕나보다 싶었는데 어머님의 새 핸드폰 셋팅을 도와주느라 늦었다고 한다. 아빠나 엄마가 나한테 요청 했으면 그것도 모르냐며 엄청 짜증을 부렸을텐데 남편은 그래도 묵묵히 잘 도와드리고 온 것 같다.

  아버님이 가게를 마치고 오송에 오시면 같이 저녁식사를 하기로 되어있어서 나는 계속 속싸개를 만들었고 남편은 머리를 자르고 왔다. 머리를 자를 시간이 부족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끝이 났다. 오늘 못 잘랐으면 내일 또 미용실에 갔어야했는데 다행이었다. 아버님이 거의 다 오셨다고 전화를 하셔서 우리도 출발을 했다.

  저녁은 시골애에서 먹었는데 내가 주차장에 있는 방지턱에 걸려 넘어질 뻔 한 바람에 온 식구들이 놀랐다. 가뜩이나 배가 나오기 시작해서 균형을 잃기 쉽다고 어플에서 조심하라고 알림이 왔는데 앞으로는 특히나 더 주의해야겠다. 저녁메뉴는 낙지볶음 4인과 밥 4개를 시켰는데 요즘 먹성이 좋아졌긴 하지만 밥양이 많아 조금 남겼다. 시골애는 대전에서도, 집 근처에서도 몇 번 가봤기에 맛은 인정하고 특히나 오송점은 타 지점에 비해 매운맛이 강하지 않아서 더 마음에 들었다. 저녁을 먹고 어머님, 아버님은 내려가시고 우리도 집으로 왔다. 남편은 토요일인데도 많이 쉬지 못해서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은 듯 싶었다. 같이 카누 디카페인으로 아이스커피를 나눠 마시고 오늘 첫방인 보이스2를 봤는데 10분정도보다 꺼버렸다. 너무 잔인하고 징그럽다. 임산부인 내가 보기에는 부적합한 것 같다. 딩턴이도 놀랬는지 움직임도 빠르고 딸국질을 하는 것 같았다. 남편에게 자장가를 틀어달라고 부탁을 하고 음악을 들었다. 쇼팽의 야상곡을 듣자마자 딩턴이의 딸국질이 멈춘다. 임신 초기 때부터 자주 틀어줘서 음악에서 안정을 느끼는 것 같다. 다음부터는 출산전까지 보이스는 필히 삼가해야겠다. 

  남편은 딩턴이의 자장가소리에 바로 잠이 들었고 나는 오늘은 패스하려고 했던 인터넷 강의를 추가로 봤다. 12시가 되기 4분을 남겨 놓고 과제제출까지 완료하였다. 그야말로 Save였다. 나도 이제 자야되는데 낮잠을 안잤는데도 잠이 잘 오지 않아 일기를 쓰고 있다. 오늘은 속싸개를 완성해서 보람찬 하루였고 반찬을 가득 가져다주신 어머님께 감사한 하루였다. 내일은 정리책을 좀 보고 시간이 되면 딩턴이 좁쌀베개를 만들며 시간을 보내야겠다. 오늘 하루도 진짜 수고 했고 내일도 힘내서 보람찬 하루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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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시 30분에 추워서 일어나 에어컨을 끄고 다시 잠들었다. 8월 첫째주의 폭염보다는 확실히 더위가 약간은 꺾긴 것 같다. 일어나서 어제 끓여놓은 소고기무국을 데워 먹었다. 어제 간을볼 때는 청양고추를 3개나 넣어 칼칼했는데 무의 단맛이 중화를 시켜줬는지 딱 맛있게 되었다. 국에 밥을 말아먹고 사과와 요거트를 먹었다. 늘 가만히 두라고 해도 사과를 깎을 동안만이라도 남편이 설거지를 조금이라도 해줘서 아침 설거지는 항상 좀 수월한 것 같다. 출근 준비도 바쁠텐데 늘 내가 힘들까봐 더 움직여줘서 고맙다.

  남편을 배웅해주고 패딩턴의 여행을 다 읽었다. 내일까지 도서관에 반납을 해야하기 때문에 급하게 읽었다. 원래 남편이 딩턴이에게 읽어주곤했었는데 최근에는 잘 읽어주지 않아 그냥 단숨의 읽어버렸다. 아직 남아있는책들도 읽어야되는데 회사를 그만두면 책에 빠져살줄 알았는데 의외로 10일에 한권도 못 읽는 것 같다.

  책을 읽고 깜빡 잠이 들었는데 잠깐 잔다는 것이 4시간 가까이 잠들어버렸다. 오늘은 하루종일 재봉틀을 하려고 했는데 벌써 계획에 차질이 생겨버려 속이 상한다. 일어나서 철분제와 비타민 D, 앱솔맘을 챙겨 먹고 점심을 차렸다. 점심은 아침에 남은 밥과 소고기 무국, 계란후라이와 김을 꺼내 먹었는데 밥이 한그릇 가득이다. 분리해서 반으로 나눠 얼리기에는 양이 적어서 그냥 다 먹었는데 평소양의 2배이기 때문에 배가 터질 것 같았다.

  밥을 먹고 증권거래용 공인인증서를 만들어야해서 은행에 가야했기에 보유하고 있던 달러도 환전할겸 찾아봤는데 아무리 찾아도 못찾겠다. 조만간 집을 한 번 싹 뒤집는 청소를 해야할 듯 싶다. 정리정돈을 잘하고 항상 집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 부럽고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든다.

   달러 환전은 포기하고 일단 집을 나섰는데 너무 덥다. 터미널까지 가는 것도 힘들 것 같아 집 앞에 있는 단위농협인 서청주농협에 갔는데 단위농협이기 때문에 NH증권외에는 거래가 불가능하다고 해서 할 수 없이 터미널 국민은행까지 걸어왔다. 아침에 잠들기 전에 왔어야했는데 2시가 넘은 시간이라 기온도 최고치고 사람도 너무 많다. 그래도 은행 안은 시원해서 상대적으로 기다리는 것이 수월했다.

  30분을 기다려서 증권인증서를 발급받으려고 했는데 은행에서 인증서 발급업무는 안한다고 한다. 아마도 온라인으로 발급해야하는 것 같은데 너무 허탈했다. 이 날씨에 돌아가기도 힘들다. 돌아가는 길에 마트에 들러 상추와 고기, 청양고추와 파채를 구입했다. 남편이 늦지 않으면 에어프라이어로 돼지고기를 구워볼 생각이다.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2천걸음 정도 밖에 안걸었는데도 집에 오니 땀이났다. 원래 땀도 없는 편인데 임신을 해서 그런가 유달리 더워 바로 에어컨을 켜고 샤워를 했다. 샤워 후 KB증권사이트에 가서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하고 ID와 비밀번호를 쳤는데 계속 오류가 난다. 분명 국민은행과 동일한 ID와 비밀번호라고 했는데 결국 5회 오류가 나서 로그인이 되지 않았다. 사실 키움증권계좌신규 가입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증권거래용 공인인증서를 받으려고 계속 계좌가 있는 KB에 거래를 시도한 것인데 혹시 몰라 키움증권사이트에서 계좌 생성하기를 만드니 계좌도 인증서도 모두 만들 수 있었다. 그냥 인터넷으로 가입하면 됐었는데 정말 괜히 헛걸음을 하고 왔다. 키움증권에서는 이벤트 기간동안 신규 가입시 1만원, 100만원 이상 거래 시 5만원을 추가 지급하고 있다. 이벤트 종료 후 일괄 지급하는 것 같은데 100만원으로 주식 투자만 하면 현금 6만원을 주니까 확실히 수익이 마이너스만 안난다면 이득인 이벤트인 것 같다. 아무튼 은행도 다녀오고 KB증권사이트에서도 시간을 많이 낭비해서 이번주 증시는 마감이 되었다. 며칠 추이를 보고 이벤트 참가용 투자를 시도해봐야겠다.

  남편이 오기 전 정리를 좀 해놓고 인터넷 강의를 봤다. 강의가 끝날 때 쯤 출발한다기에 아까 나갔을 때 구입했던 사태살을 에에프라이어에 돌렸다. 두께를 3cm간격으로 잘랐지만 450g을 한 번에 넣어서인지 잘 익지 않아 두 번 나눠서 익혔는데 바베큐의 냄새는 나지만 사태살은 기름기가 없어서 확실히 퍽퍽했다. 다음부터는 사태살은 수육으로 먹고 에어프라이어를 쓰려면 목살이나 삼겹살을 쓰는 것이 나을 듯 하다.

  먹다보니 점심도 많이 먹어서 배는 터질 것 같은데도 비빔면이 땡겼다. 남편과 편의점에 가서 비빔면과 찐만두, 민트초코바를 구입해왔다. 오랜만에 비빔면을 먹으니 새콤달콤 맛있었고 민트초코바로 폭식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몸에 안 좋은 맵거나 단 자극적인 음식과 폭식이 땡기는 요즘이다. 아마 다음주가 병원예약이었던 것 같은데 다음주에는 확실히 식사조절이 필요할 것 같다.

  남편이 설거지를 하는 동안 내일 시부모님과 저녁식사가 예정되어있어 식당을 찾아보았다. 오송에서 먹어야할 것 같은데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해물찜을 먹을 계획이다. 오늘 많이 먹기도 했고 요즘에는 운동도 부족한지라 내일은 남편과 걷기 운동을 하기로 했다. 덥지 않게 일찍 일어나 다녀와야겠다.

  남펀과 그동안 못보던 맘마미아를 봤는데 남편은 소주를 마셔서 인지 10분도 안되서 잠들었다. 지난주 일요일에 영화 결제한 것 같은데 빨리 안보면 시청기간이 종료될 것 같아 걱정이다. 오늘은 무진장 낮잠을 많이자서 잠도 안올 것 같은데 9시 밖에 안됐는데 남편은 벌써 자고 있어 심심해진다.

  일기와 아침에 다 읽은 패딩턴의 여행을 블로그에 정리하고도 잠이 오지 않아 재봉틀을 돌렸다. 그동안 미루고 있던 딩턴이 손수건 만들기를 완료했다. 처음에는 바이어스를 달고 했는데 천은 손수건 8개 분량에 4,500원인데 바이어스 1개는 4,400원이고 바이어스 1개로 손수건 1개를 만들고 조금 남는 분량이기 때문에 타산이 맞지 않는다. 차라리 사주는 것이 더 쌀 것 같아서 바이어스 없이 끝만 잘 접어서 G노루발로 직선박기를 했근데 더 깔끔하고 가볍게 잘 만들어졌다. 오히려 바이어스처리로 인해 딩턴이가 더 불편해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니 조금은 억울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손수건만들기를 마치니 후련한 마음이 든다. 내일은 속싸개를 만들어주고 싶은데 완성을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새벽까지 재봉틀을 돌려서 시끄러울까 걱정이었는데 같은 집에 있는 남편도 안 일어난 것보니 다른 집에서도 안들리겠지? 새벽에도 크게 시끄럽지 않다면 잠이 오지 않는 날에는 출산전까지 간간히 재봉틀을 돌려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얼른 딩턴이 속싸개도 조끼도 신발도 빨리 완성해줬으면 좋겠다. 엄마표 아기옷은 너무 어렵지만 그래도 정성만큼은 우리 딩턴이에게 잘 전해졌으면 좋겠다. 아기 옷을 만드니 딩턴이가 더 기다려진다. 출산이나 육아에 두려움도 줄어드는 것 같아 초보이지만 출산 전까지 열심히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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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5시 30분부터 남편이 일어나서 맥도날드에 가자고 성화이다. 어제 1시쯤 잠이 들었기 때문에 굉장히 피곤했지만 꼭두새벽부터 맥도날드에 가는 것도 나름 추억이 될 것 같아 일어나서 남편을 따라나갔다. 입추가 지나서인지 새벽에는 닭살이 돋고 추웠다. 날씨도 흐렸는데 남편이 오후부터 비 온다고 밖에 나가지 말라고 했다. 오늘 순산체조하는 날이라 주차장에서 문화센터를 가려면 건물 반대편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제발 순산체조 할 때는 비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맥도날드에 도착해서 남편은 에그맥머핀 세트를 나는 핫케익 3조각을 시켰다. 원래는 오렌지쥬스와 함께 먹을 생각이었지만 맥도날드 실내온도가 굉장히 낮아서 따뜻한 커피가 절로 생각났다. 커피를 마시고 싶었지만 카페인을 생각해 내 것은 시키지 않고 남편이 시킨 아이스커피를 두 모금 정도 마셨다. 추위에 떠는 나를 보다못한 남편이 차에서 겉옷을 가져다주었다. 긴 옷을 입으니 그나마 살 것 같았다. 오랜만에 시럽 듬뿍 핫케익은 정말 꿀맛이었다. 남편이 어제 딩턴이에게 맥머핀을 한 입만 주겠다고 해서 쳐다봤더니 그렇게 먹고 싶냐며 한 입 주었다. 술이 취했는지 어제 딩턴이한테 한 말은 기억하지 못하는 눈치이다.

  특별했던 아침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남편이 우리집 전력계량기 위치를 묻는다. 당연 나도 모르고 아마 1층에 있지 않을까 추측만 되었는데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우리집에 누진세가 적용되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동안 카드로 자동이체 해두어 관심 없었던 이메일 명세서를 열어봤다. 8월청구서 49,440원이다. 7월에도 3만 5천원쯤 나와서 놀랐는데 최고기록 갱신이다. 물론 아직 아파트가 아니라 이 정도만 나온거겠지만 작년에는 3만원을 넘은 기억이 없는데 올해가 덥긴 더웠던 것 같다. 하긴 작년에는 둘 다 직장을 다녀 잠만 자는 수준이었고 잘 때도 꼭 취침 예약을 하고 자곤했는데 요즘은 진짜 잘 때조차 논스톱이었기 때문에 많이 나올 수 밖에 없었을 것 같긴 하다.

  남편이 배웅해주고 세탁기를 돌리고 블로그를 정리했다. 블로그를 정리한 후 좀 더 잘까했지만 오후에는 책을 읽던지 재봉틀을 하던지 좀 더 생산적으로 보낼 생각으로 인터넷강의부터 우선 듣기로 했다. 오늘은 영어발음훈련을 들었는데 한참 토익을 준비할 때 EBS Lang 토목달로 준비해서 익숙한 태우쌤 강의라 지겹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당분간 킹목달은 영발훈과 GPS강의를 병행해야겠다.

  인터넷 강의를 다 보고 빨래를 너니 벌써 9시 50분이다. 얼른 씻고 준비한 후 남편 친구 와이프와 문화센터로 출발했다. 오늘은 수업시작 후 남편이 요즘 특별히 잘해주는 점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다들 집안일이나 마사지를 해주는 것에 대해 얘기를 했다. 이제 내 차례가 되었고 요즘 내가 제일 마음에 들어하는 점인 아기에게 말을 많이 걸어주고 노래도 불러준다고 대답했다. (우리 남편도 물론 많은 집안일과 안마를 해주긴 한다) 강사님이 노래는 무슨 노래를 해주냐고 물으셔서 곰 세마리를 매일 불러준다고 했더니 애기 태명이 뭐냐고 물어보셨고 딩턴이 아빠는 진짜 훌륭한 사람이라고 하셨다. 나중에 애기 울 때 틀림없이 곰 세마리가 동앗줄이 되서 불러줄 때마다 울음을 그칠 거라고도 말씀해주셨다.

  또 딩턴이 엄마는 더 훌륭하다고 하셨는데 배운 걸 실천하고 남편이 아빠가 될 수 있게 준비하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하셨다. 강사님 마음에 드는 집은 딱 딩턴이네 밖에 없고 다들 너무 엄마 위주라고 하셨는데 지금부터라도 아빠를 찾으며 아기에 마음을 대신 전달하는 역할을 엄마가 해야한다고 하셨다. 엄마는 아이를 품고 느끼지만 아빠는 어느날 갑자기 뚝 떨어진 것이기 때문에 아빠 역할을 잘 하기는 쉽지 않다고 하셨는데 계속 칭찬하고 독려하면서 아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한다고 하셨다. 요즘은 거의 우리 둘이 얘기할 때보다 딩턴이가 아빠 보고 싶었대요. 처럼 딩턴이를 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인지 어제 저녁을 먹을 때도 남편이 딩턴이를 낳으면 물론 안 힘들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너무 좋을 것 같고 기대가 된다고 말을 했었다. 남편은 이미 훌륭한 아빠가 될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딩턴이는 좋겠다. 아빠가 딩턴이 아빠라서..." 새삼 남편이 더 고마워지는 시간이었다.

  순산체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비타 500을 한잔 마시고 점심을 먹었다. 오늘 남편은 교섭으로 아무래도 늦을 것 같고 저녁까지 혼자 먹을 것 같은데 입맛이 영 없어 냉동실에 있던 고르곤졸라 피자에 칼슘치즈를 얹어 디카페인 카누와 함께 먹었다. 아침에도 맥도날드였기 때문에 탄수화물 섭취가 많고 단백질 섭취가 적어 단백질바도 추가해서 먹었다. 이따가 저녁은 또 어떤 단백질 식단을 준비해야할지 고민이 된다.

  점심을 먹고 패딩턴의 여행을 10분 정도 읽다가 바로 잠이 들었는데 에어컨을 끄고 잤더니 너무 더웠다. 일어나서 에어컨을 켜고 책을 좀 더 읽었다. 에어컨을 켜니 좀 살 것 같았다. 책을 읽다 보니 비가 올 것 같아 그 전에 마트를 다녀와야할 것 같아 집을 나섰다. 오늘은 남편이 늦는다고 했고 저녁을 먹을 수도 있다고 해서 어제 먹고 싶다던 크리스피크림 도넛을 사러 갔는데 9개 남은 오리지널을 앞 사람이 8개나 구입해버렸다. 할 수 없이 오리지널 글레이즈드 하나에 밀키스 글레이즈드와  신상품인 꼬깔콘 도넛을 샀다. 협상 때문에 스트레스 만빵일 남편이 돌아와서 달달한 도넛으로 잠시나마 기분이 전환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도넛을 사고 마트에 들려 아오리사과와 국거리용 한우, 콩나물을 샀다. 집에 오랫동안 무가 남아있는데 내일 아침에는 소고기무국을 먹어야겠다.

  마트에 다녀오니 남편이 퇴근을 한다고 전화가 왔다. 저녁 먹었냐고 물었는데 아직 먹지 못했다고 한다. 이럴줄 알았으면 마트에서 돼지고기도 사와서 콩나물불고기를 할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하게 콩나물밥을 하고 어제 남았던 청국장과 닭가슴살 소세지를 넣은 계란후라이를 만들었다. 원래 저녁에는 도넛도 있고 남편만 아니였으면 밥은 안 먹고 삶은 계란으로 때울 생각이었는데 본의 아니게 저녁도 먹고 도넛도 먹게 되었다. 꼬깔콘 도넛은 나름 매력있고 맛있었는데 300칼로리가 훌쩍 넘기에 자주는 못 먹겠다. 기회가 된다면 빠다코코넛과 초코칩 도넛도 한번 먹어보고 싶긴하다.

  저녁과 도넛까지 먹고나니 배가 빵빵해졌다. 남편이 설거지를 해줘서 편하게 쉴 수 있었다. 밥을 먹고 잠깐 인터넷으로 남편친구네 출산 선물로 누크 유리젖병을 구매했다. 좀 이른감은 있지만 선물을 사는 김에 우리 딩턴이 것도 같이 구매했다. 엊그제 주문한 남편의 바지도 오늘 도착했는데 핏이 너무 스키니하고 옷도 타이트해서 반품을 해야할 것 같다. 난 예쁘고 마음에 드는데 남편이 불편해서 도저히 못 입겠다고 했다. 그냥 집에 있는 상품권으로 백화점이나 아울렛에서 하나 구매해야할 것 같다.

  인터넷 쇼핑을 마치고 바로 식샤3를 봤다. 오늘 먹방은 스페인 요리와 아나고 회였는데 회덮밥이 정말 먹고 싶었다. 진짜 먹을 수 없는 회가 나올 때면 너무 곤욕인 것 같다. 식샤를 다보고 소고기무국을 미리 끓여놓고 밥을 미리 예약해뒀다. 남편은 내가 다 할 때까지 기다린다고 버텼는데 결국 먼저 잠이 들었다. 내일 아침에는 얼큰하고 따뜻한 소고기국에 밥을 말아서 든든한 하루를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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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남편이 일찍 출근하는 수요일이라 새벽 4시10분에 일어나서 밥을 짓고 남편이 좋아하는 청국장찌개를 끓였다. 어제 에어프라이어로 닭을 튀길 때도 그렇고 오늘도 청국장을 끓이다보니 문득 정말 간만에 요리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휴가이기도 하고 날이 더워서 그랬는지 별로 요리를 하지 않았던 최근이다.

  밥이 다 되어서 5시 10분쯤에 남편을 깨웠는데 10분만 더 잔다고 해서 남편의 핸드폰으로 폰 뱅킹에 로그인해 자산내역과 8월 카드사용내역을 정리하였다. 네이버 가계부에 남편과 내 합산 자산 & 소비내역이 점점 완성되어가고 있다. 남편을 깨우고 아침을 같이 먹었다.

  남편을 배웅해주고 설거지를 마친 후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네이버 가계부를 미리 캡쳐해놓은 사용내역을 보고 마무리 지었다. 내 고정비용은 다 정리했지만 남편의 고정비용은 일부 밖에 정리하지 못했는데 이 부분은 어차피 이번달 현금흐름 정리 시 확인될테니 우선은 패스하기로 했다.

  인터넷 강의를 볼까했는데 새벽에 일어나서인지 3시간 정도 다시 잠이 들었다. 정말 피곤했는지 나도 모르게 스르륵 잠이 든 것 같다. 일어나니 벌써 11시다. 블로그를 정리하고 네이버가계부 예산 기능을 통해 예산을 세웠다. 예산반성을 눌러보니 8월 8일밖에 되지 않았는데 식비가 40만원 가까이 될 정도로 높다. 역시 최근에 외식이 늘어난 것이 원인이었다. 확실히 가계부를 적고 눈으로 금액이 보이니 뭔가 위기의식이 느껴지는 것 같다. 예산은 아직 고정비용이나 소비흐름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느슨하게 세웠는데 이번달 소비수준을 보고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통제를 해야겠다.

  아침에 먹고 남은 청국장을 점심에 데워먹었다. 점심까지 청국장을 먹었는데도 아직 한끼 분량은 더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남았다. 점심을 먹고 재봉틀 수업을 하러 갔다. 지난번 초급 수업 종료 시 짐을 다 가져와서 오늘은 바리바리 싸가지고 가야만 해서 좀 힘들었다.

  오늘은 중급 의류과정 첫 시간으로 남편이 입을 라글란 티셔츠를 만드는 날이다. 곡선재단도 처음해보고 너무 긴장이 된 나머지 패턴도 조금 같이 잘라버려서 당황스러웠다. 강사님이 테이프로 수습해주셨는데 조금 자르다 알아차려서 다행이지 패턴 몽땅 다 잘라버릴 뻔했다. 곡선 패턴이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점선으로 그리다보니 금방 적응해서 30분만에 끝을 냈다. 워낙에 미술에 소질이 없는터라 걱정했는데 그래도 제법 잘해냈다. 재단도 많이 걱정했는데 새로 구매한 의류용 칼이 날카롭게 잘 들었고 자로 시접선을 맞추며 자르니 곡선도 직선처럼 제법 잘 재단했다. 다만 골선의 여백을 주는 실수를 해서 뒷 목이 좀 더 파였는데 남편은 목이 두꺼운편이니 괜찮겠지 위로해본다.

[라글란 티셔츠 만드는 과정]
1. 사이즈를 골라 패턴을 그리고 자른다.

2. 몸통과 소매용 원단을 고른 후 패턴을 대고 재단자로 직선처럼 시접을 재며 식서방향을 고려해 재단한다.
(소매끝부분 2.5cm, 몸통 밑단 3cm, 그외 1cm, 소매끝부분은 말아넣었을때 딱 맞아야하므로 살짝 각도를 줘서 넓게 재단하고 식서방향은 올이 풀리지 않도록 마감처리되어 있는 방향이라고 보면되고 식서표시 화살표 방향과 마감처리부분을 평행하게 두고 재단한다)

3. 소매와 몸통에 시접을 많이 넣은 부분을 시접 cm에 맞게 다림질하고 오버록 처리한다. 다이마루 원단을 사용했기 때문에 다림질은 최소로 하고 겉감쪽으로 다림질한다.

4. 몸통과 소매를 앞 뒷면 맞춰서 핀을 꽂는데 이때 끝부분 기준이 아닌 시접 1cm로 바느질 될 부분을 맞춰야한다. 연결부위를 맞춘 후 시접노루발을 사용하여 1cm로 박는다. 곡선이지만 직선처럼 천천히 원단을 맞춰 박는다. 몸통 앞 - 소매앞, 몸통 뒤-소매 뒤 오른쪽, 왼쪽 총 4번 반복한다.

5. 시접 처리된 4부분을 오버록 처리 한다.

  오늘은 여기까지 배웠는데 시간이 10분 정도 남아서 다음 과정을 더 진행하기에는 애매한 시간이었다. 다음 시간에 소매아랫부분과 옆부분을 박고 목에 시보리 처리만 하면 작품이 완성된다. 작품이 완성된 후에는 바로 연속으로 바지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래도 집에 재봉틀을 두고 연습한 덕분인지 실력이 늘었다고 칭찬을 받았고 진도도 제법 빠르다고 하셨다. 원래는 6작품을 12회에 걸쳐 완성하는 과정이라 1작품 당 2회 수업인데 2회차에 바지 수업도 조금은 들어갈 수 있을테니 빨리 만들긴 한 것 같다. 학원에서는 잘 되는데 집에서 혼자하면 왜 이렇게 어려운지 미스테리이다. 남편의 옷을 만들고 원단이 조금 남아 딩턴이랑 남편을 커플티 세트로 만들어 입히고 싶은데 과연 가능할지 모르겠다.

  다음주 월요일 오후로 수업을 예약하고 이번주에는 손수건이라도 완성할 계획으로 짐을 바리바리 다시 싸왔다. 오늘은 남편이 협상 때문에 늦을 거라고해서 밥을 하지 않았는데 5시 30분에 끝나서 집에 올 거라고 했다. 밥을 할까 물으니 얼마 전 집 앞에 생긴 김가네 생고기에 가고 싶다고 밥은 하지 말라고 했다. 외식비가 걱정되긴 하지만 남편이 도착하자마자 바로 김가네 생고기로 향했다.

  김가네 생고기는 고기집임에도 환기가 잘되서 문을 닫고 에어컨을 켤 수 있어 시원했고 초벌도 되기 때문에 굽기 편했다. 가지와 버섯, 양파, 김치도 함께 구워먹을 수 있는데 가지가 특히 맛있었다. 또 눈치볼 필요없이 야채나 추가반찬이 셀프인 것도 마음에 들었다. 오픈한지 얼마 안되서 그런지 사장님도 젊어보이고 친절했다. 식당을 하는 우리 오빠가 생각날정도로 싹싹하셨다. 남편도 마음에 들어하고 옆테이블 분도 고기가 맛있다고 하셨다. 고기를 초벌할 때 에피타이저로 시원한 물냉면을 주신 것도 굿아이디어였다. 다 좋았는데 개인적으로 김치가 맛이 없었다. 한참을 구워야 신맛이 좀 사라졌고 김치찌개도 내 입에는 맞지 않았다. 된장찌개는 밥 1공기와 함께 2천원인데 김치찌개는 6천원에 밥도 없었고 김치찌개에 들어 있는 김치 역시 너무 신맛이 나고 육수가 잘 우러나지 못한 것 같았다. 고기가 먹고 싶을 때 재방문 의사는 있지만 다음에는 개인적으로 된장찌개를 시켜봐야겠다.

  남편은 김가네에서 소주를 2병이나 먹었는데 고기집에서 나왔음에도 배가 고프다며 크리스피도넛이나 햄버거를 시켜달라고 성화이다. 크리스피도넛 최소배달비용이 14천원이라고 하니 나가서 2개만 사오겠다고 하는데 술 취한 남편을 보낼수 없어 참으라고 하며 수박과 초콜렛을 주었다. 술 취한 와중에도 가짜 배고픔이니 시켜주지말고 말려야된다고 얘기하는거보니 완전 취한 건 아닌 것 같다.

  남편은 술 기운 때문인지 9시도 안되서 뻗어버렸는데 나는 잠이 오지 않아 인강도 보고 블로그도 정리했다. 또 옹아리닷컴에서 속싸개 만드는법도 동영상으로 보았는데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과연 가능할지 걱정이다. 이번주에는 꼭 손수건과 속싸개를 완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 작품씩 차근차근하다보면 언젠가는 끝나겠지 ^^;
힘내서 열심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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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는 어제 팬케익이 갑자기 먹고 싶어서 아침에 일어나면 24시간 운영하는 맥도날드에 가서 나는 팬케익, 남편은 맥모닝을 먹기로 했지만 아무리 팬케익이 먹고 싶기로 새벽 5시 30분부터 외출하기도 그렇고 해서 남편은 스팸을 구워 밥을 차려주고 나는 토스트에 빵을 구워먹었다. 중간에 작은 빵조각이 토스트에 껴서 빼내느라 혼이 났다. 남편은 한식, 나는 양식으로 먹다보니 국제결혼으로 음식이 맞지 않아 매번 양국의 음식을 각각 차려먹는다는 블로거의 글이 생각났다. 오늘 한끼만 이렇게 먹어도 뭔가 이질감이 느껴지는데 매끼마다 수십년간 이렇게 먹는다면 얼마나 힘이 들까? 그래도 그마저도 감수하는게 사랑의 힘이겠지?

  식사를 마치고 남편은 출근을 하고 나는 설거지를 하고 블로그를 정리하다가 30분 정도 잠이 들었다. 오늘은 순산체조 8월 개강일이다.  한달에 8번 수업이기에 지난주는 쉬는 주였는데 일주일만에 수업을 하려니 몸도 안따라주고 개강 첫날이라 사람도 많아서 산소가 부족한지 어지러웠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 실제로 어지러워하는 산모도 있었고 남편 친구 와이프도 그렇다고 하니 진짜 많이 오긴 했나보다. 남편친구 와이프와 같이 수업을 다니니 말동무도 생기고 더운 여름날에 차를 얻어탈 수 있는 점도 감사한데 이제 남편친구 와이프는 출산이 3주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얼마나 무서울까? 나도 그때가 되면 두려워질 것 같은데 마인드컨트롤이 필요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체조를 마치고 집에 오니 옹아리닷컴에서 구입한 딩턴이 좁쌀베게, 조끼, 속싸개 DIY 재료들이 배송 되어 있었다. 사은품으로 아기 신발과 바느질세트도 받았는데 제법 어려워보인다. 재봉틀로 만드려고 구입한 것이지만 완성할 수 있을까? 9월에 찍을 만삭사진 전에는 다 만들고 싶은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저녁은 어제 구입한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해 푸짐하게 먹을 생각으로 점심은 어제 산모교실에서 받은 에너지바와 앱솔맘, 철분제만 챙겨먹었다. 점심을 먹고 나서 이제 딩턴이도 태어나고 입주할 집도 생겼으니 생활비도 아낄겸 결혼 전 직장생활을 할 때 3년 정도 꾸준히 사용했던 네이버가계부로 예산을 짜고 사용내역을 분석하기 위해 정리를 했는데 내 것만 정리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내가 네이버가계부를 그만 정리했던 것도 결혼 후 남편의 현금흐름까지 관리하기가 힘들어서였는데 이제 남편 아이디로 계정을 만들어서 한번에 관리를 해야할 것 같다. 어차피 공인인증서랑 비밀번호를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시간내서 정리를 하면 그다지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이번주안에는 정리를 마쳐야겠다.

 네이버가계부를 일단 접어두고 나니 집이 너무 지저분한 것 같아서 방과 침구, 화장실, 화장대 등 구석구석 청소를 하고 빨래도 했다. 빨래를 하려고 남편의 청바지를 들었는데 왠지 짠한 느낌이 들었다. 남편은 15킬로나 감량을 했는데도 새로 산 옷은 사이클할 때 입는 옷뿐이고 청바지나 회사에 입고 가는 옷들은 허리띠를 하면 된다고 돈 아까우니 새로 사지 말라고 하면서 바로 벗겨질 정도로 큰 옷을 허리띠로 유지하며 입고 다녔다. 워낙 남편도 나도 꾸미기에 무신경하다보니 필요하지 않나보다하고 넘어갔는데 남편은 내 임부복도 기꺼이 사줬는데 내가 너무 관심이 없었나 반성이 되었다. 오늘 마침 실업급여도 받았고 인터넷으로 남편 바지 2벌을 구매했다. 남편이 마음에 들어했으면 좋겠다.

  힘들긴 했지만 청소를 마치니 개운한 기분이 들었다. 오늘은 진작부터 에어프라이어로 치킨을 만들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눈치 없는 남편이 콩나물불고기가 먹고 싶다고 메신저를 보낸다. 오늘 더워서 입맛이 너무 없고 며칠 전부터 콘푸라이트가 먹고 싶어서 저녁은 간단하게 요거트에 콘푸라이트를 말아먹고 싶다고 거짓말을 했다. 가끔은 남편이 퇴근을 했을 때 서프라이즈로 깜짝 요리가 준비되어있는 것도 삶의 활력소가 될 것 같아 거짓말을 하고 특식을 만들곤 하는데 오늘이 바로 그런날이다. 남편에게 메신저를 보내고 바로 장을 보러 갔다. 닭봉이랑 닭다리, 맥주, 허브솔트 등 치킨을 만들 때 쓰는 재료비와 그 외 계란, 우유, 두부 등 원래 구입해야할 재료를 사느라 2만원이 넘었고 결제내역이 남편에게 문자로 갔을텐데도 눈치를 채지 못한다. 2만원짜리 콘푸라이트가 어디있다고 남편 골탕먹이는 것은 세상에서 제일 쉬운 것 같다.

  집으로 돌아와서 닭봉과 닭다리는 뜨거운물에 데치고 우유에 담궜다가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해서 재웠다. 치킨과 함께 곁들일 감자도 손질해두었다. 에어프라이어를 3분정도 200도에서 예열하고 닭봉부터 투입, 180도에서 15분, 뒤집고 감자넣고 추가 15분을 더 구웠다. 닭다리도 마찬가지로 15분씩 30분을 구웠다. 치킨양념도 간단히 전자렌지를 이용해 만들었다. 시중 양념치킨보다는 많이 달지 않지만 먹을만한 소스를 만들었다.

[전자렌지로 만드는 양념치킨 소스]
1. 물 7스푼, 설탕 4스푼을 젓지 않고 전자렌지에 2분돌린다.
2. 1에 고추장2, 케찹1, 고추가루1, 다진마늘 1/2를 넣고 전자렌지에 1분 돌린다.
3. 기호에 따라 견과류나 깨를 추가한다.

  닭봉을 다 굽고 닭다리를 구울 때쯤 남편이 도착했는데 구워진 닭봉을 보고 깜짝 놀란다. 혹시 술도 사왔냐며 조심스럽게 묻는 남편, 맥주까지 2캔 사온 나는 진정 사랑스러운 아내였을 것 같다. 역시 예상대로 닭봉만은 부족했고 닭다리까지 먹으니 터질 것 같진 않지만 배가 찼다는 느낌은 들었다.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해보니 진짜 신세계이고 기름 없이 먹으니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것 같아 좋았다. 크기가 좀만 컸으면 좋았을텐데 그래도 싸게 잘 구입한 것 같다.

  원래 느긋하게 먹고 싶었는데 몇 달 전부터 수명을 다한 안정기를 고치러 사람이 올거라고 해서 40분만에 다 먹어치웠다. 안정기까지 갈고 나니 그간 거실불을 못켜서 답답했는데 진짜 속이 후련하다.

  남편은 배는 부른데 술은 부족했는지 오봉자쌀롱에 가자고 했고 나는 안정기를 갈 때부터 보고 있었던 인터넷 강의를 다보고 나가자고 했다. 인터넷 강의를 마치고 바로 오봉자쌀롱으로 출동했는데 손님들로 엄청 시끄러워서 스트레스를 좀 받았다. 집에서 먹으면 1만원도 안 들었겠지만 분위기를 즐기러 간 것이었는데 한 테이블에서 술도 취한데다가 너무 고성을 질러대서 진짜 짜증이 났다. 남편이 소주를 마신 덕에 그래도 예상보다 술값은 덜나왔다. 맥주였으면 최소 3잔 이상은 마셨을텐데 내일 일찍가야해서 자제를 했다고 한다.

  술 마시면서 남편과 공모전에 응시할 사업계획서에 대해서 얘기를 나눴다. 그래도 이렇게 한 두번씩 나오면 미래 먹거리에 대해 생각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회사일도 바쁠텐데 제법 진지하게 고민을 해 온 남편이 대견했다. 지금처럼 살아도 충분히 행복하지만 앞으로 뭘하든 같이 힘내서 더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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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가 후 첫 출근 하는 남편에게 미안하게도 아침밥을 차려주지 못했다. 다행히 일찍 일어난 남편이 밥도 지어놓고 어제 남겨둔 떡볶이 국물로 볶음밥까지 한 후 아침밥 먹으라며 깨웠다. 떡볶이가 매웠던지라 볶음밥 역시 맵긴 했지만 끌리는 매운맛이라 김에 싸서 계속 먹었다. 평소보다 2배는 많이 먹은 아침이다.

  남편을 배웅해주고 설거지를 마친 후 인터넷 강의를 볼까 하다가 귀찮아서 보지 않았다. 영암송 강의가 끝난 후 남아있는 킹목달 강의 중 아직 흥미있는 강의를 발견하지 못했다. 야나두는 짧아서 좋지만 출산 후 육아할 때를 대비해 아껴둬야하고 그나마 GPS 강의를 듣기 시작했는데 재밌긴 하지만 길어서 집중력이 떨어진다. 나머지 강의들은 너무 오래된 것 같은 영상이라 아쉬움이 많다. 점점 인터넷 강의가 듣기 싫어지는 요즘이다. 그냥 누워서 쉬다가 나도 모르게 3시간 정도 잠이 들었다. 한동안 자지 않았던 아침잠이 최근에 다시 늘어나고 있다.

  잠을 잔 후 오늘은 남편 친구 와이프와 같이 맘블리 산모교실에 가기로 했기 때문에 일어나 씻고 준비를 했다. 산모교실에 가기 전 집 앞 오늘 하루에 들러 함께 식사를 했다. 고추장 불고기와 소불고기 정식을 시켰는데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남편 외 다른 사람과 밥을 먹을 때면 사진 찍는 걸 잊곤 하는 것 같다. 사진 찍는다고 잠깐 기다려달라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직은 밥 먹기 전 사진이 습관이 안된 것 같다.

  둘다 임산부라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나 육아용품준비 같은 것들도 많이 얘기할 수 있고 특히나 남편 친구 와이프는 나보다 3개월 정도 빠르기에 후기 증상들이나 이런점을 주의하라고 많이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비슷한 시기에 임신을 했으면 좀 더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었을텐데 그 점이 아쉬운 것 같다.

  밥을 다 먹고도 1시간 정도 여유가 남아 20분 정도 더 앉아있다가 행사장소인 CJB 미디어센터로 출발했다. 초행길이라 서두른 것인데 생각보다 가까워서 행사 시작인 2시보다 30분 일찍 도착했다. 후기들이 사악하고 선물도 부족해서 각 업체별로 택배로 따로따로 준다는 얘기도 들은지라 걱정했는데 모집인원 80명을 다 커버하기에는 선물이 적은 것 같긴 했다. 행사시작보다 30분 일찍 도착한데다가 행사가 30분 늦게 시작되어서 총 1시간을 기다렸는데 그래도 강의는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화장실도 자유롭게 가도 되고 허리가 아프면 뒤에서 서서 듣거나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도 된다고 하셨다. 아무래도 산모가 오래 앉기에는 약간 불편한 식탁의자라서 더 그랬던 것 같다.

  1부 강의는 재테크 투자상품이었고 2부 강의는 모유수유관련 강의였다. 아무래도 이런 강의의 후원사가 금융사다보니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상품을 판매하였다. 재무공부도 많이 했었고 사회초년생 때부터 재테크도 관심이 있었던지라 강연은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강사분도 재미있었고 상품에 가입해야하는 이유에 대해 잘 설득하셔서 그런지 실제 가입자도 상당한 것 같았다. 다만 나는 이미 사회초년생일 때부터 남편과 합쳐서 상당한 비과세 저축보험을 이미 가지고 있어 가입하지는 않았다. 해지 시 사업비가 제외되어 원금의 손실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설명해주지 않으셨는데 그 점이 조금 아쉬웠다. 그 부분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가입하신 분이 있다면 계약 파기 시 분명히 손해가 될텐데도 말이다.

  아무튼 1부 강의가 좀 길어져서 2부 모유수유 강의는 더 짧고 급하게 진행되었다. 모유수유 힘들고 어렵고 두렵다는 정도만 알았지 출산 전부터 준비해야하는 것이 있는지도 몰랐다. 가슴마사지 하는법, 올리브오일 습포법, 아이 모유수유방법 등을 배웠다. 진짜 올리브오일 습포법은 듣지도 못했던 것인데 화장솜에 올리브오일을 묻히고 가슴위에 올린 후 랩으로 감싸고 10분 뒤 제거 후 샤워를 하는 방법인데 가슴에 있는 이물질과 각질제거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강사님은 20주는 일주일 1회, 30주는 2회, 35주 이상은 3회하라고 하셨는데 인터넷에서 자궁을 수축시켜 조산 위험을 가져오므로 35주 이상 산모만 하라고 쓰여 있는 글도 봐서 어느게 맞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찝찝하니 30주 이상 지나기 전까지는 하면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또 모유수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셨는데 모유수유가 인공젖병보다 아기에게도 훨씬 힘들기 때문에 어려움을 이겨내는 DNA가 내재되고 양쪽을 번갈아 먹이기 때문에 좌뇌, 우뇌가 골고루 발달한다고 한다. 또 모유수유는 최소 1년 이상은 먹여야하는데 아기의 정서적 안정과 애착형성에도 중요하고 엄마의 유방암예방에도 좋다고 하셨다. 모유수유가 좋긴 할텐데 모유를 거부하는 아이도 있으니 우리 딩턴이는 큰 어려움 없이 잘해주길 바래야겠다.

  너무 안 좋은 후기를 봐서 기대가 없어서 그랬는지 생각보다는 유익했던 것 같다. 강의가 끝나고 다행히 선물도 받았다. 원하던 A세트는 아니지만 보낭과 유모차 이너시트를 받을 수 있었다. 강의도 듣고 선물도 받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강의가 끝나고 소잉스토리에 들러 중급 의류과정을 등록하고 바이어스와 실 2개를 구입했다. 바이어스메이커도 구입하고 싶었는데 강사님이 비추한다고 하셔서 구입하지 않았다. 접혀있지 않은 바이어스로 재봉틀을 하자니 삐뚤하고 잘 되지 않아 고민이다. 집으로 돌아왔는데 일찍 간 시간 포함 4시간을 앉아 있었더니 허리가 아프고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저녁은 삶은달걀과 빵으로 대충 때우고 일찍 쉬었다. 내가 너무 힘들어하니 설거지며 뒷정리는 남편이 다 해주었다. 이렇게 컨디션이 안 좋아질 줄 알았으면 아침에 인터넷 강의를 들을껄 오늘은 그냥 인터넷 강의는 SKIP해야겠다.

  남편은 운동을 가고 나는 누워있다가 남편의 회사 옷의 로고를 달아주었다. 남편 회사의 사명이 바뀌었는데도 예전 회사명이 적힌 옷을 입고 있어서 새로운 사명이 박힌로고를 직선박기로 달아주었다. 은근 두꺼워서 어려웠고 삐뚤하지만 남편이 로고를 보더니 흡족해했다.

  남편이 에어프라이어를 갖고 싶어해서 중고나라로 청주 직거래로 4만원에 구입하기로 했는데 9시 30분 쯤 거래를 마치고 집으로 왔고 우리집에 새 가전제품 에어프라이어가 생겼다. 감자튀김을 할까하다가 컨디션난조로 일찍 자기로 했다. 딩턴이도 답답했는지 연신 발로 빵빵 차는데 사소한 일에도 컨디션이 갑자기 이렇게까지 안 좋아지다니 진짜 임산이 쉬운 건 아닌 것 같다. 딩턴이가 엄마 고생한 거 생각해서 건강하고 바르게 자라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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