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내 이름은 올레마운
지은이: 크리스티 조단 펜톤, 마가렛 포키악 펜톤 
출판사: 산하
읽은날짜 : 18.06.15~06.17
페이지: 

  엄마의 그림책을 읽고 처음으로 딩턴이 태교용으로 빌린 그림책인 내 이름은 올레마운이다. 아동 도서관에는 가본 적이 없어서 익숙하지 못해 원래 빌리려던 책들은 빌리지 못하고 이 책을 빌려왔다. 엄마의 그림책에 소개되었었던 것 같은데 내 착각이었는지 소개된 100권 리스트에 이 책은 없었다. 책 읽은지 약 20일만에 읽은 책이라니 그것도 남편이 읽고 나랑 딩턴이는 듣기만 한 책이다. 책을 좀 읽어야되는데 회사 그만두면 죽어라 책만 읽을 것 같았는데 그것도 아닌가보다.

  내 이름은 올레마운은 194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 이누이트족을 백인 세계에 편향시키기 위해 아이들을 학교로 데려와서 교육 대신 굳은 일을 시켰다고 한다. 보통은 문학작품에서 인자하게 묘사되는 수녀가 올레마운을 괴롭히길래 상당히 당황했는데 이러한 배경을 이해하고 나니 수녀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울루 칼을 가는 숫돌이라는 뜻을 가진 올레마운은 8살짜리 여자아이이다. 언니가 늘 읽어주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좋아하고 스스로 이 책을 읽고 싶어서 아버지께 강 건너에 있는 학교에 보내달라고 조른다. 어찌된 영문인지 아버지의 반대가 심했는데 올레마운의 끈질긴 설득 끝에 끝내 올레마운은 학교에 갈 수 있었다. 학교에 가자마자 길렀던 긴 머리를 단발로 잘리게 되고 이름도 올레마운에서 마가렛으로 바뀌게 된다. 설거지며 온갖 빨래 등의 허드렛일을 하게 되고 참석한 수업에서도 어려운 글을 읽게 하여 글을 읽지 못하는 올레마운은 수업 대신 벽을 보고 서 있는 벌을 받게 된다. 결정적으로 가장 큰 학대는 다른 아이에 양말은 모두 회색으로 주고 올레마운은 빨간색으로 주어 다른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게 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 나이에는 또래 집단에서의 소속감이 중요한데 빨간 양말을 신은 올레마운을 모두들 뚱땡이 다리라고 놀리며 따돌림을 한다. 오로지 글을 배운다는 일념만으로 집을 떠나온 8세 소녀에게 너무나도 가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올레마운은 여기에서 좌절하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앨리스처럼 나쁜 여왕 (수녀)과 맞서 싸우고 있다고 생각했다. 빨간 양말을 불태워버리고 양말을 신으라는 수녀님께 양말이 없어 신을 수 없다고 항의를 한다. 이미 탄 빨간 양말은 아무리 방을 뒤져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수녀는 할 수 없이 회색양말을 올레마운에게 주었다. 이 장면을 보았을 때 작은 통쾌감이 느껴졌다. 올레마운의 첫 승이었다. 또한 올레마운은 자신이 글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좋아하던 앨리스 책도 결국에는 읽을 수 있게 되었는데 이러한 사실을 몰랐던 수녀님은 올레마운에게 당한 것을 분풀이하기 위해서 올레마운에게 좌절감을 주기로 하고 어려운 책을 강제로 읽게 하였다. 이누이트족의 언어만 할 수 있는 올레마운이 어려운 책을 당당하게 읽어가는 모습에 큰 감동을 느꼈다. 어린 아이지만 자신의 의지를 꺾지 않고 당당하게 불의에 싸우는 올레마운의 모습을 보니 너무 대견하였다. 살다보면 이런 저런 차별에 시달리게 된다. 나도 미국에 있을 때 터키 친구와 서로의 사전을 가지고 영어를 번역하면서 대화했는데 지나가던 미국인이 "Jerk" 라고 욕한 적이 있다. 당시 심슨을 자주 보았기 때문에 욕을 알아들을 순 있었는데 따질 수는 없어 그냥 지나갔었는데 올레마운이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또 미국에서 햄버거나 커피를 주문할 때도 내 발음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들으려 하지 않았던 적도 있었고 심지어 화를 내며 매니저를 불러온 적도 있었다. 그랬을 때 영어를 못하는 내 탓을 하며 주눅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가끔은 맞서 나갈 용기가 없어서 불의에 순응하기도 하지만 나중에 딩턴이가 조금 컸을 때 어떤 불의를 만난다면 이 책을 읽고 올레마운이 한 행동들을 보고 마음의 위로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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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저녁은 어제 사둔 고기로 소불고기를 해서 먹을 예정이기에 아침에는 간단하게 닭가슴살 샐러드로 하루를 시작했다. 닭가슴살은 탄두리치킨 맛으로 했더니 일반 훈제보다는 맛이 좋았다. 그런데 채소믹스는 치커리 비중이 너무 높아 씁쓸했고 먹기가 좀 힘들었다. 명색이 파프리카믹스인데 파프리카는 노란색, 빨간색 각 1조각만 있어 집에 남은 파프리카를 추가로 썰어 넣었다.  토마토도 먹고 사과도 먹었더니 제법 배가 불렀다.

  남편은 출근을 하고 난 설거지와 뒷정리를 하고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저녁에 들으면 귀찮고 하기 싫어지기 때문에 남편이 출근하고 혼자 남게되는 오전에 듣기로 마음을 먹었다. 확실히 오전에 할 일들을 미리 끝내 놓으면 마음이 편하다. 강의를 듣고 졸려서 잠깐 잔다는게 12시까지 자버렸다. 어제 저녁에 나름 일찍자서 많이 안 잘줄 알았는데 4시간이나 잘 줄은 몰랐다.

  일어나서 요거트에 시리얼을 말아먹고 어제 사둔 고기로 소불고기를 만들었다. 한우로 만들었는데 냉동으로는 처음 만드는거라 해동이 잘 안되서 많이 당황스러웠다. 나름 냉장고에 14시간을 넣어놨는데도 안녹았길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낸 방법인 40도 설탕물에 해동을 시켰다. 사과와 양파도 갈고 고기 분량에 맞게 양념 계량량을 늘렸다. 실온에 오래 두면 세균이 증가한다길래 중간중간 설거지도 안하고 재빠르게 만들었다. 고기가 해동되면서 핏물이 흐르는 바닥도 일단 완성부터 하자는 마음으로 미뤄 두었다. 오늘은 아버님, 어머님이 청주에서 모임을 하시고 총각김치와 반찬, 식재료를 가져다주신다길래 매번 받기만 하는게 죄송해서 소불고기를 넉넉하게 만들어서 시댁에도 보낼 예정이다. 그런데 분명 당근을 사고 남았는데 어디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쓰려고 꺼냈다가 버렸으면 다행인데 괜히 엄한 데서 상해서 나올까 덜컥 겁이 났다. 소불고기는 냄새를 맡으니 일단 합격점은 줄 수 있을 것 같다.


  어머님께서 반찬을 주시면 냉장고가 비좁을 것 같아 냉장고에 있는 7개 남은 오렌지를 꺼내 마멀레이드를 만드려고 계획을 했다. 끓는물에 소금을 넣고 농약을 제거하려고 노력했지만 아무래도 찝찝해서 그냥 껍질은 사용하지 않았다. 1개는 너무 상태가 안 좋아서 버리고 6개로 만들었는데 오렌지 수분이 많아서인지 양이 제법 많았다. 일단 식혀서 냉장고에 넣어놨는데 식은 뒤 상황을 봐서 더 졸여야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쨌든 덕분에 냉장고 부피가 줄어서 다행이다.

  남편에게 며칠 전부터 버릴 옷은 정리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아직도 처분하지 않은 남편의 옷들이 박스에 담겨 거실에 그대로 있어 일단 청소와 정리를 좀 하고 저녁밥을 했다. 당연히 반찬은 시식할 소불고기가 메인이다. 생각보다 달지 않고 맛이 좋았다. 1.2킬로의 양은 처음해봐서 양이 증가함에 따라 맛이 이상해질까 걱정했는데 괜찮았다. 아무래도 시부모님께도 드릴꺼라 연신 남편에게 맛 괜찮냐고 수시로 체크를 했다. 남편은 귀찮을 법도 한데 물어볼 때 마다 맛있고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남편이 설거지를 해줘서 난 청소기를 밀고 같이 마트에 갔다. 시부모님 내려가실 때 드시라고 야채음료와 보은에서는 잘 팔지 않는 아보카도도 샀다. 매번 보은에 갈 때마다 어머님은 요구르트 등을 챙겨주시며 먹으면서 가라고 해주셔서 이번엔 나도 준비해봤다. 오늘 하루종일 900걸음 밖에 안움직였는데 마트를 다녀온 덕분에 4천걸음 가까이 되었다. 남편은 집에 짐을 내려주고 바로 운동을 하러 가고 나는 블로그를 정리했다. 나름 바쁜 하루였던 것 같다. 어머님이 9시 좀 넘어서 오실거라고 하셔서 남편은 9시가 조금 되기 이전에 집에 들어왔다. 같이 축구를 좀 보다가 도착하셨다고 하셔서 준비한 것들을 가지고 내려갔다.

  어머님은 참외도 반박스나 챙겨주시고 총각김치 외에도 감자국, 호박무침과 식재료도 가져다주셨다. 이제 회사를 안 다녀서 집에서 만들어도 되는데 매번 번거로우실텐데도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가끔 수육을 먹거나 맛있는걸 먹을 때 어머님이 밥을 잘 해먹는다고 칭찬해주시면서 어머님은 요즘 다 귀찮아서 밥하기도 싫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반찬을 해주셔서 더 죄송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더더욱 내가 직접 만든 반찬을 전해드리고 싶었다. 내가 만든 소불고기가 몇 끼는 어머님께 편안함을 선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머님 아버님을 배웅하고 집에 돌아와 축구를 마저 봤다. 사실 우리는 축구에 별로 관심이 없긴 한데 남편이 어쩐일인지 같이 보자고 한다. 결과는 스웨덴에 1:0  패배, 앞으로 멕시코와 독일이 남은 상대라 16강 진출이 어려울거라는 전망도 나오는 것 같다. 왠지 축구를 보면 치킨에 맥주를 먹어야할 것 같은데 우리집은 수박만 먹었다. 나중에 딩턴이가 태어나고 다음 월드컵 때는 한 번 쯤은 야식 파티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건강도 중요하지만 먹는 즐거움과 추억도 중요하니까 하루 쯤은 괜찮을 것 같다. 어렸을 때 우리집은 연말에 시상식을 보면서 치킨을 먹으며 보신각 종소리까지 듣고 잤던 기억이 있다. 나도 딩턴이가 태어나면 우리집만의 나름 고유한 전통을 갖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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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수육을 실컷 먹었는데도 몸무게의 변화가 없다. 남편은 오히려 몸무게가 빠졌다. 똑같은 칼로리를 먹더라도 어떤 재료를 쓰는지, 어떤 조리법으로 조리하는지에 따라 몸이 받아들이는게 다르다. 무작정 굶기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교적 계획대로 식단을 잘 지키고 있는 것 같다. 임신 전에 진작 관리를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남편과 두유와 바나나를 챙겨 먹고 호수공원에 다녀왔다. 나는 한바퀴 걷고 남편은 반대방향으로 두바퀴 뛰었다. 처음엔 블로그를 쓰면서 걷다보니 속도가 좀 떨어졌는데 뒤편으로 돌면 길이 좁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어 TBS eFM을 들으면서 걸었다. 오늘은 한국에서 미혼모로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사연이 너무 슬펐다. 임신 중 아기 아빠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었고 아기 아빠의 사업이 잘 되야 우리 가족이 행복할 거라는 믿음으로 경제적 지원도 지속했는데 결국엔 헤어졌다는 내용이었다. 임신을 하니까 남편 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간다. 아기를 낳으면 적어도 집안일을 하는 동안은 남편이 아기를 케어해줬으면 좋겠는데 모든걸 혼자서 다 해내야 한다면 진짜 자신이 없다. 우리나라는 미혼모에 대한 시선이 너무 안 좋은데 보통의 마음가짐으로는 여자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다. 아직은 예비엄마지만 똑같은 엄마로서 대단하다는 마음을 담아 응원하고 싶다.

  2.5킬로의 운동을 마치고 도서관에 들러 남편이 읽고 싶어했던 베리 포틀랜드가 남편이 원하는 책이 아니기때문에 반납을 하고 다 읽어준 딩턴이 동화책도 반납을 했다. 추가로 하동에 가기 때문에 하동이 배경지인 토지 2권과 딩턴이 그림책을 추가로 빌려왔다.

  집으로 돌아가려던 중 남편이 배가 고프니 집에서 밥을 하지 말고 먹고 들어가자고 한다. 밥도 안해놓고 운동을 갔기에 최소한 1시간은 지나야 밥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남편의 의견대로 외식을 하기로 했다. 오늘은 간만에 용자1에 가기로 했다. 몇 년 전에 남편이 티비에 비빔칼국수가 나오는 것을 보고 청주에도 비빔칼국수를 하는 집이 있나 찾아보다 우연히 발견한 곳인데 맛이 너무 좋아서 종종 가곤 했다. 임신을 하고 식단조절을 하기 시작한 이후로는 밀가루는 가급적이면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갈 기회가 없었는데 오랜만에 가게 되서 들떠있었다.

  남편은 비빔칼국수, 나는 그냥 칼국수를 시켰다. 건강을 생각해서 콩칼국수를 먹을까 정말 고민하다가 오늘은 진짜 먹고 싶은 걸 먹자고 해서 칼국수를 시켰다. 내가 용자를 좋아하는 이유는 국수 맛도 좋지만 오픈 주방이라 믿을만 하고 특히 김치가 매콤하니 맛있기 때문이다. 칼국수는 좀 먹다가 급하게 찍어서 양이 적어보인다. 나트륨때문에 국물은 자제해야하는데 계속 먹게 되는 마성의 맛이다.

  기분 좋게 오랜만에 외식을 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남편은 씻자마자 잠깐 나갔다온다며 어디가는지 행선지도 말하지 않고 급하게 나갔다. 친구랑 편의점에서 맥주마시려고 하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 선물용으로 기어핏 2를 사왔다. 남편과 나는 기어핏 1이 있었고 남편은 2를 가지고 싶다는 이유로 2를 사서 쓰고 있어 우리집에는 기어핏이 3개나 있는데 또 사온 것이다. 당장 환불해오라고 했는데 중고나라에서 10만원에 미개봉 상품을 거래한것이기 때문에 환불이 안 된다고 했다. 운동 열심히하고 가치있게 쓰라고 하는데 남편이 힘든게 번 돈을 있는 물건을 사는데 썼다는게 속이 상했다. 남편은 기껏 사왔는데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아 속상해하는 것 같았다. 기능이 확실히 더 좋긴 한 것 같다. 기어핏1은 내 V20에 연결이 안되었었는데 2는 잘 연결이 된다. 최근 남편의 주식 수익률이 올라서 그 수익금으로 샀다고 생각하고 부담없이 쓰자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

   낮잠을 좀 자다가 하동에서 묵을 숙소와 일정을 좀 짜봤다. 숙소는 몇 개를 골라놓고 예약은 하지 않았다. 다음주에 최종 결정을 할 것 같다.

  저녁으로 어제 먹은 청국장에 두부를 추가로 넣고 계란후라이를 해서 열무국수와 반찬을 넣고 비벼먹었다. 어렸을 때 엄마가 가게를 닫고 집에오면 오빠랑 같이 엄마랑 양푼에 반찬을 넣고 쓱쓱 비벼먹은 기억이 많기 때문에 난 비벼먹는걸 좋아하는데 남편은 양푼에 비벼먹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오늘은 내 의견을 받아들어 쓱쓱 비벼먹었다. 이상하게 비벼 먹으면 그냥 먹는 것보다 훨씬 배부른 느낌이다.

  소화겸 문암생태공원에 가서 2킬로를 추가로 걷고 왔다. 트랙이 넓을 줄 알았는데 한 바퀴를 도니 1.5킬로 정도인 것 같다. 아직 해가 안떨어져서인지 바베큐가 한창이다. 취사는 캠핑장이나 지정된 바베큐장에서만 가능한데 지정된 곳이 아님에도 곳곳에서 고기를 굽고 있다. 또 텐트나 그늘막도 안되고 음주도 안되는데 안 지키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공원은 깔끔하고 정돈이 잘 되있는데 그런 권리는 누리면서 지켜야하는 의무는 무시하는 현실이 좀 씁쓸했다. 문암생태공원은 밤 7시가 되면 분수에도 불이 켜지고 곳곳이 환해져서 더 예쁘게 느껴진다. 날씨도 선선해서 기분 좋게 다녀왔다.

  돌다보니 배가 좀 땡겨서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운동을 참 많이한 하루여서 뿌듯했다. 딩턴이도 엄마가 운동을 한 덕분에 건강하게 잘 크고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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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새벽 1시 30분에 잤다가 남편이 새벽에 깨는 바람에 4시 30분에 깼다. 어제 이번주에 놀러가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일찍 일어났으니 지금 맘만 먹으면 놀러갈 수 있다고 어떻게 할까? 남편과 상의했는데 이제와서 펜션 예약도 어렵고 다음주에 가기로 최종 결정했다. 남편이 골목식당이 재밌을 것 같다며 골목식당을 봐서 옆에서 같이 봤다. 1편은 보지 못했지만 인터넷에서 엄청나게 욕 먹던 장어집 사장님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괜히 내가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다들 열심히 나름의 노력을 하였지만 싫은 소리를 듣기도 했는데 인생이 그런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노력한 것은 나만의 만족감이고 내가 열심히 했든 아니든 어찌됐든지간에 잘해야 한다는 것, 결과가 좋아야한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

  골목식당을 다 보니 6시 30분쯤 되서 다시 잠이 들었는데 장작 4시간을 잤다. 남편도 같이 잤지만 나보다 빨리 일어나서 우유랑 바나나를 챙겨 먹고 헬스장에서 운동까지 다녀왔다. 주말에는 같이 운동을 했어야했는데 괜히 남편한테도 딩턴이한테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남편에게 전화해 운동을 마치고 마트에서 두부와 애호박을 사다달라고 부탁을 하고 점심밥 준비를 시작했다. 오늘 점심은 어머님이 주신 청국장으로 찌개를 만들 예정이다. 나트륨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두부와 함께 먹으면 제법 훌륭한 단백질 식사가 된다. 그간 청국장을 만들 때마다 맛이 부족했는데 백종원 레시피를 찾아보니 신김치를 넣어야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레시피대로 만드니 평소보다 만족스러운 맛이었다. 요즘 20대는 집밥하면 엄마보다 집밥백종원이 생각난다고 하던데 허튼소리가 아닌 것 같다. 회사 다니며 요리한 적이 별로 없는데 레시피대로 따라하면 어떤 요리인지간에 제법 훌륭한 맛이 난다. 남편은 어머님이 해주신 것과 완전 똑같은 맛이 난다며 극찬해주었다.

  밥을 먹고 소화 시킬 겸 남편과 문암생태공원 쪽으로 산책을 갔다. 날씨가 화창하고 맑아서 마치 가을하늘을 보는 건 같았다. 그런데 해가 제일 쨍쨍한 오후에 가서 그런지 너무 더웠고 자꾸 토레타로 수분을 보충했다. 좀만 수분보충 시기를 놓치면 탈진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남편은 나 먹으라고 일부러 안마시길래 쓰러질까봐 강제로 먹였다. 꽃들이 있어서 꽃 향기가 나긴 했지만 날이 더워서 그런지 시들시들하다. 주변에는 날도 더운데 제초작업이 한참이었다. 너무 힘드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킬로 정도 걷고 문암생태공원캠핑장을 갔다. 생각보다 아담했는데 데크 사이가 좀 좁아서 사람이 많을 때는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경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수육용 사태와 블랙다이아수박을 샀다. 단백질 보충을 위해 고기를 먹으려고 했는데 남편이 수육을 외친다. 4일만에 또 수육을 먹었다. 이번엔 사태에 기름이 좀 있어서 떼고 먹었는데 남편은 역시 기름진 고기가 좀 더 맛있다고 한다. 그래서 삼겹살이 가장 인기인가보다. 수육 덕분에 오늘 하루 영양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었다. 사실 오늘이 일요일인지 알고  낼 출근하는 남편이 안됐기도 해서 힘내라는 의미로 먹고 싶다는걸 해줬는데 설거지를 하다가 "아, 아까 마트갔을 때 키친타올 안사왔다. 내일 내가 가서 사와야겠다. "라고 말하니 남편이 "왜 혼자가? 내일 출근 안하니까 같이 가면되지"라고 말해서 오늘이 토요일인 것을 알았다. 정신 좀 차려야겠다.

  남편과 나눠서 정리를 하고 블랙다이아 수박도 잘라서 수박통에 착착 정리해두었다. 같이 하니까 훨씬 빨리 끝난 듯한 기분이다. 블로그를 정리하려고 하다 우연히 통계를 눌렀는데 저품질블로그에 걸렸는지 400~500명이던 방문자 수가 60명까지 떨어졌다. 광고도 없었고 매일 포스팅도 하고 글자수도 2천자씩은 넘는 것 같은데 억울한 기분이 든다. 인터넷에서 저품질 관련 글을 찾아봤는데 의심가는 것은 첫째, 스킨을 많이 변경한것, 둘째, 남편이 매일 내 글을 읽고 좋아요를 누르는 것, 셋째, 구글 애드센스 신청을 위해 HTML에 구글 광고코드를 삽입했던 것, 넷째, 시간 날 때마다 틈틈히 블로그를 쓰고 글을 올려서 완료되지 않은 상태로 글 수정을 자주 했던 것이다. 사실 원인은 잘 모르겠다. 저품질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몇몇개 인터넷에 나왔고 어떤 사람들은 아예 벗어나지 못하고 새로 블로그를 만들어야한다는 글을 보았다. 조회수가 폭락해서 많이 속상하긴하지만 일단 일일 400명이 넘는 방문자 중 내 글 자체를 보러 오는 사람이 많지 않고 내 일상을 적으려는 목적이 더 강했으니 조회수에는 미련을 갖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블로그를 하는건 아니니까 스스로를 다독였다. 이제 블로그도 정이 들어서 조회수가 어찌되었건 매일매일 글을 올릴 생각이다. 그러다 저품질에서 벗어나 예전의 조회수를 찾는 날도 올거라 믿는다.

  밥을 먹고 배틀트립 워너원 하동편을 봤다. 책에는 안 나오는 아시아에서 제일 긴 짚라인이나 홍도라지 아이스크림이 인상적인 쌍계명차, 섬진강 카누, 벚굴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다음주에 하동에 가면 임산부라 짚라인, 카누는 못타더라도 쌍계명차에 가서 차랑 아이스크림을 먹고 벚굴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동은 겨울에 가거나 벚꽃철에 가면 참 좋을 것 같은 동네인 것 같다. 내년에는 딩턴이가 너무 어려서 힘들 것 같고 내후년 벛꽃철에는 딩턴이 데리고 한 번 가봤으면 좋겠다. 딩턴이와 맞이할 벚꽃의 계절이 벌써 기대가 되는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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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웬일인지 남편도 나도 일어나지 못했다. 남편도 피곤해서 밥을 안먹고 더 자고 싶다길래 6시 10분까지 밍기적거리다가 바나나와 사과, 요거트로 가볍게 챙겨 먹었다.

  남편은 출근하고 언제나처럼 전날 일상을 블로그에 정리하였는데 뭘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최근 들어 단어도 잘 생각이 안난다. 건망증이 생긴 것 같아 불안하다. 예전부터 엄마한테 우스갯소리로 너도 애 낳아봐라 생각이 안난다라는 얘기를 종종 들었는데 출산을 하면 더 심해질까 겁이 난다.

  블로그를 정리하고 11시 40분까지 잠을 자다가 일어났다. 밥을 챙겨 먹어야하는데 오늘은 대충보다는 날 위한 요리를 하고 싶은 날이다. 레시피책을 찾아보다가 버섯밥전을 하기로 한다. 밥전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서 어떤 맛일지 너무 궁금했다. 표고와 느타리버섯을 다져넣고 파브리카, 양파도 잘게 썰어 계란 2개에 섞었다. 아침에 얼려둔 밥 반공기를 계란물에 넣고 아보카도유에 부쳤다. 청양고추를 하나 썰어 넣었더니 별도 반찬이 필요가 없었다. 밀가루는 하나도 첨가하지 않고 밥을 넣었더니 쫀득쫀득한 식감이 좋았다. 나중에 찬밥이 남으면 든든한 별식으로 좋을 메뉴이다.

  밥을 먹고 정리를 하고 도서관에 다녀왔다. 갈 때는 그래도 앉아갔는데 올 때는 서서 오느라 조금 힘들었다. 빌려두었던 책을 반납하고 남편이 리마인더에 읽고 싶다고 적어두었던 베리 포틀랜드와 내가 읽고 싶은 그릿을 빌려왔다. 또 주말에 여행을 가기 위해 적당한 여행책을 골라봤다. 당장 내일인데도 주말에 가려는 여행지를 고르지 못했기 때문에 하동 느리게 걷기 책을 빌려왔다. 책을 대충 훑어 보고나니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하동에 대해 흥미가 생겼다. 주말에 가자고 해야겠다. 하동에 가면 재밌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읽을 책을 빌리고 1층 아동 도서관에 가서 딩턴이에게 읽어줄 책을 골랐다. 원래는 존 버닝햄의 책을 빌려주고 싶었는데 1층은 처음 가서 그런지 책을 찾을 수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1층에서 도서검색도 되지 않아서 청구기호를 확인할 수 없어 원하는 책은 빌려오지 못했다. 이제 자주자주 들러서 익숙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집에 오는 길에 장을 보려했지만 너무 책이 무거워서 일단 집으로 다시 돌아갔다. 짐을 놓고 도서관에 출발하기 전에 돌렸던 빨래를 널고 장바구니를 챙겨 마트에 갔다. 저녁에는 닭가슴살을 소불고기처럼 간장 양념에 재우고 볶을까하다가 닭갈비 양념처럼 만들면 더 맛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닭가슴살만 넣은 닭갈비로 정했다.

  백종원의 닭갈비 레시피를 참조해 만들었다. 닭을 깨끗이 씻으라는데 생닭은 그냥 물에 씻으면 주변에 식중독균인 캄필로박터균이 옮을 수 있다고 들어서 끓는 물에 2분정도 데쳐서 찢었다. 양배추와 당근, 감자를 썰고 청양고추도 준비해서 양념에 버무릴 준비를 하는데 맛술이 없어서 인터넷에 보니 양주로 대체할 수 있다고 해 남편의 발렌타인을 두 숟가락 넣었다. 오늘은 남편이 생각보다 일찍 퇴근을 했다. 평소보다 30분은 먼저 도착해서 당황스러웠다. 남편은 아직 밥이 안되었으니 운동을 갔다오겠다고 했다. 30분만 운동하고 돌아오기로 했는데 오지 않아서 우선 그냥 불을 켜고 닭갈비를 시작했다. 불을 올리고 5분 정도 지나니 남편이 돌아왔다. 닭고기가 다 익어갈 때쯤 깻잎을 넣었더니 풍미가 올라갔다. 닭갈비와 함께 먹으려고 만들어 놓은 오이부추무침도 함께 곁들였다. 닭갈비는 진짜 성공적이었고 다 먹고 밥 한공기를 볶아 먹었더니 진짜 밖에서 파는 닭갈비가 안부러웠다. 오히려 조미료를 넣지 않고 고추장, 고추가루 등의 양념으로만 만들었더니 더 깔끔한 느낌이다. 가끔 특별한 닭가슴살 요리를 만들고 싶을 때 만들면 좋을 것 같다. 다만 애초에는 밥을 안 먹을 생각으로 400g을 만들었더니 배가 너무 부르고 저녁까지 소화가 안되는 것 같았다. 다음에는 양을 좀 줄여야겠다.

  저녁을 먹고 남편과 여행에 대해 남편에게 하동 느리게 걷기 책을 보여줬는데 너무 멀기도 하고 펜션 예약도 어렵고 아직은 차를 오래 타는 것이 좋지 않을 것 같다고 해서 일단 이번주는 가지 않기로 했다. 하동 말고도 조금 더 가까운 완주나 가평 등도 찾았는데 펜션이 마땅치 않다. 지금이 그나마 애기 신경 안써도 되고 비교적 편안한 임신 중기인데 후기로 갈수록 점점 더 여행이 힘들어질텐데 뭔가 아쉽기도 했다. 애기가 태어나면 당분간 둘만의 여행은 불가능하겠지? 좀 더 어렸을 때 더 많이 놀지 못한 것들이 아쉽게 느껴지는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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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밥을 예약해놓지 않아서 5시에 일어나 서둘러 밥을 해놓고 두부를 굽고 계란찜을 했다. 아침부터 풍부한 단백질 식단이다. 아무래도 밥 될 시간을 고려해서 남편에게는 먼저 씻고 회사 갈 채비를 하라고 했다. 예전에는 국이나 찌개만 가지고 밥을 먹었는데 요즘은 가급적이면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국을 먹지 말자는 남편의 제안때문에 원래 아침에는 국에 말아 먹는 습관을 가진 나는 밥을 먹기가 좀 힘든 것 같다.

  정리를 하고 8시쯤 잠들어 2시간 정도 잤다. 오늘도 잘못 걸린 전화에 깼는데 귀찮아서 무음으로 해두고 자다보니 컨트롤이 되지 않아 너무 많이 자게 되어 알람용으로 잘 되었다 싶다. 이제 선거는 끝났으니 여론조사 전화는 더 이상 안오겠지?

  블로그 일기를 정리하고 남편도 다이어트를 위해 식사일기를 쓰고 있어 점심 먹고 영양성분을 캡쳐해서 보내달라고 요청했는데 탄수화물과 지방이 턱없이 부족하고 칼슘 역시 부족이다. 삼성헬스앱 상 남편의 권장칼로리는 2,800칼로리인데 1,300칼로리 밖에 먹지 않았다. 그러면서 저녁은 닭가슴살 샐러드로 메뉴를 요청한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영양상태라 저녁은 무조건 밥을 먹겠다고 결심했다. 저녁에 칼로리를 섭취하게 될 것 같아 점심은 간단하게 바나나와 오디를 우유에 갈아먹었다. 칼슘이 부족해서 고칼슘치즈도 함께 먹어줬다. 나는 영양사가 아닌데 요즘은 영양관리를 철저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인생 최고 몸무게에서 임신을 해 최대한 살을 안찌우려고 관리중이다. 나도 50킬로 초반대부터 스타트했으면 이 정도로 관리하진 않았을 것 같다. 현재 임신 16주 임신전 무게 -1.8킬로이다. 입덧, 먹덧, 토덧이 없어 다이나믹한 무게 변화는 없다. 인터넷에 임산부 몸무게를 검색하니 입덧으로 4~6킬로 정도 빠지거나 진짜 10킬로 이상 찌신분들도 많은 것 같다. 그런 분들에 비하면 나는 고생도 덜하고 상대적으로 건강관리에 신경쓸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 다만 물을 좀 마셔야할텐데 순수 물은 신경써서 500~700ml 정도 밖에 못 먹는 것 같다.


  점심을 간단히 섭취 후 옷 정리를 했는데 아직 여름옷도 꺼내지 않고 있었다. 대충 3벌을 돌려입으며 버틴 것 같다. 이제 배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는 것 같긴 한데 언제까지 내 옷을 입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름 옷을 꺼내면서 긴팔들을 정리하고 버릴 옷들도 꺼내놓았다. 진짜 아끼던 옷들도 있고 감흥 없는 옷들도 있고 어렸을 때 입었던 짧은 옷들과도 이제 안녕해야할 듯 싶다. 또 회사옷은 왜 그렇게 많은지 진짜 회사잠바만 한 짐거리이다. 이제 다시는 입을 일 없는 옷들, 회사 다닐 땐 정말 입기 싫었는데 이제 입을 일이 없다고 생각하니 아쉽기도 하다. 마치 졸업한 이후에 남은 교복을 보는 기분이 든다. 내 옷은 작년 정리할 때도 많이 버려서 이제 꽤 적어졌다. 그런데 정리한 가을 옷들은 아마 올해는 임부복을 입어야할테니 못 입을 듯 싶다.

  옷장에 대부분 남편옷들이 가득하다. 저 중에 반은 비워야할텐데 중학교 때부터 현재 키와 덩치를 유지했던 남편은 (키 180에 80킬로) 그 당시 사둔 옷들도 입는 것 같다. 시댁에서 안가져 온 옷들도 아직 많고 이제 20년 가까이 된 옷들은 버렸으면 좋겠다. 셔츠도 늘 입는 것만 입는데 작년에 세탁소에 맡기고 안입는 옷들이 주렁주렁하다. 남편 옷은 내 맘대로 정리할 수가 없기에 일단 박스에 정리해서 넣어 놓고 시간 있을 때 버릴 옷들을 정리해달라고 요청해야겠다. 남편 옷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딩턴이 옷도 보관할 공간이 나올 것 같다. 딩턴이 공간도 마련해야하고 내후년에 지어지는 아파트로 수월하게 이사를 가기 위해서라도 미니멀라이프를 실현해야된다고 생각한다. 미니멀리스트가 되기 위해 일단 남편 옷 정리는 필수고 다음은 책들을 정리해야겠다. 내 옷들을 정리하고 박스를 쌓는 동안 잘못해서 배를 부딪혔다. 임신한 후 배에 이런 타격을 당한게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 일단 작업종료하고 바로 누웠다. 딩턴아 괜찮아? 엄마가 미안해하면서 배를 쓰담아주었다. 이럴 때 태동이라도 강하게 느껴지면 안심할텐데 16주라 태동을 느끼기가 어렵다. 그래도 초기가 아니고 안정기때 겪은 일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한 출혈이나 외상이 없어 일단은 괜찮을 거라고 마음을 추스렸다.

  널려 있던 옷들을 정리하고 마트에 가서 닭가슴살과 사과, 느타리버섯을 사왔다. 사과는 8개에 만원이었는데 상태가 안 좋은 것들이 많이 섞여있어 고르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집에 와서 밥을 하고 닭가슴살을 삶고 야채들을 준비했다. 오늘 메뉴는 닭가슴살버섯카레볶음밥과 어린잎샐러드이다. 역시 희정님의 레시피를 참조했다. 닭가슴살은 삶아 큐브로 잘라 준비하고 먼저 기름에 마늘을 볶아 향을 낸 후 느타리버섯, 표고버섯, 닭가슴살, 부추를 넣고 볶다가 후추와 카레가루, 밥을 넣고 조금 더 볶으면 되는 간단한 레시피이다. 카레를 만들면 양이 많아 며칠씩 먹어야하는 곤욕이 있었는데 이 조리법은 밥 분량에 맞게 카레가루를 넣고 볶으면 되니 남는 카레가 없어 좋다. 닭가슴살을 그냥 먹는건 곤욕인데 이렇게 볶음밥이나 월남쌈 형태로 먹으니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영양 균형도 권장량을 딱 맞추서 기분이 좋다. 근데 임산부 권장칼로리가 아니라 주 0.25킬로 저강도 감량 칼로리로 설정하고 있어 유지어터버전으로 설정해야하는지 고민이다. 마의 20주가 지나면 급속히 살이 찐다고 하던데 허리나 관절이나 무리가 많이 갈 것 같아 최대한 안찌는 범위까지는 버텨볼 생각이다. 


  밥을 먹고 집 앞을 산책했다. 아파트 주변을 걷지 않고 큰 길가로 빙둘러갔는데도 어제보다 0.5킬로 덜 걸었다. 그런데 똑같이 걸었는데 남편과 내거리 측정에 차이가 있는건 왜 일까? 심지어 남편이 내 핸드폰도 들고있어 남편의 기어도 내 핸드폰도 남편 걸음 기준이었을텐데 의구심이 든다.

  아무튼 산책을 한바퀴 돌고 개운히 샤워 후 수박도 먹고 영화 챔피언도 봤다. 챔피언은 며칠 전부터 찔금찔금 보고 있는데 드디어 어제 다 봤다. 반전없이 뻔한 스토리라는 평이 많았는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근데 그런 스토리는 당연히 주인공이 이겨 관객들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중간에 개그코드가 있고 아역들이 너무 귀여웠던 영화였다. 올레티비로 결제해 내일 저녁 9시까지라 혹시라도 못볼까 싶어서 남편이 졸린데도 꾸역꾸역 보게했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남편은 뻗어서 잔다. 오늘따라 부시럭거리면서 자꾸 배 위에 다리를 올려놓는다. 이제 예전보다 훨씬 더 불편하다. 딩턴이도 제법 크고 있는데 주의를 줘야겠다. 좀 있으면 배가나와서 바로 누워자기도 힘들다고 하던데 그 전에 최대한 편한자세를 발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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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아침에 호수공원에서 운동을 할 계획이었지만 남편이 새벽에 일어난 것 같더니 또 다시 잠들어서 둘 다 8시 10분전에 일어났다. 며칠 전 부터 탐정 리턴즈 10시 40분 영화를 예약해뒀기에 운동은 포기하고 우선 아침부터 먹기로 한다. 영화 후 외식이 예정되어 있기에 아침은 가볍게 오디와 바나나를 우유에 갈아마시고 사과와 딸기잼을 넣은 홈 메이드 요거트를 먹었다.

  씻고 준비하고 영화관으로 출발했다. 나가는데 남편 차 키가 없어 한참을 찾았다. 책상 바닥에 있었는데 남편이 왜 못봤는지 모르겠다. 영화관에 도착하니 20분 정도 여유가 있었는데 아울렛은 11시에 열고 우리 영화는 10시 40분이라 아울렛 구경을 못했다. 할 수 없이 상영관에 10분 정도 일찍 들어갔는데 광고가 너무 많았다. 얼마 전 성안길에서 본 피터래빗은 조조 6천원이었는데 롯데 아울렛점은 8천원이었다. 어차피 KT 포인트로 월 1회 무료로 보는거라 크게 상관은 없었지만 비싸긴해도 크고 깔끔한 롯데시네마 아울렛점이 난 조금 좋은 것 같다.

  첫날 조조라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이 없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남편은 과자를 꺼내 먹기 시작했다. 치토스 한 봉 혼자 다 드셨는데 다이어트 한다고 하지 않았나? 아침도 간소하게 먹었는데 무려 450칼로리 쯤 섭취한 듯 하다. 다음 봉지는 쌀로별, 이건 나랑 반씩 먹어서 200칼로리쯤이다. 과자로만 650칼로를 섭취한 남편, 푸짐한 한끼급 칼로리이다. 밥먹는다고 과자를 안먹진 않기 때문에 아침에 밥까지 차려줬음 큰일날 뻔했다.

  탐정 리턴즈는 들어간지 거의 10분만에 결말을 다 맞춰버렸다. 얼마 전 채널을 지나치며 봤던 케이블 영화와 내용이 약간 비슷한 것 같아서 더 쉽게 추리할 수 있었다. 그래도 권상우, 성동일 기존 두 배우의 케미와 2에서 새롭게 출연한 이광수의 조합이 재밌었다. 적당히 개그코드도 있고 2시간 가까운 시간동안 흥미롭게 봤다. 개인적으로 내용은 1, 개그는 2가 더 좋은 것 같다. 이번 오프닝 스코어가 좋은 것 같은데 세 멤버 동반출연하여 3까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를 보고나서 지웰시티 맛집을 찾다가 복잡할 것 같아 그냥 우리동네로 갔다. 뭘 먹을지 많은 고민을 하다가 봉추찜닭에 갔다. 찜닭의 칼로리가 그렇게 높은지 몰랐는데 나중에 식사일지 체크하며 깜짝 놀랐다. 오랜만에 먹는 찜닭이 적당히 매콤하기도 하고 맛있었다. 동치미가 찜닭의 느끼함을 잡아주기도 하고 화룡정점은 볶음밥이었던 것 같다. 이런 메인을 먹고 비벼주는 볶음밥은 진짜 꿀 맛인 것 같다.

  밥을 먹고 3층 모던하우스에 들러 어머님 드릴 락앤락 수박통을 샀다. 우리 집에는 이미 수박통이 있는데 남편은 우리것도 사자며 우긴다. 세일을 해 9,900원이었는데 넣을 공간도 없고 이미 있는 것을 사는건 낭비라고 생각해 안 사기로 했더니 남편은 약간 서운한가보다. 비싸고 안 비싸고를 떠나서 남편이 힘들게 번 돈을 불필요한 곳에 쓸 수는 없다.

  쇼핑을 하고 집에 와서 낮잠을 잤다. 낮잠을 자면 남편은 30분 정도만 자고 나는 2시간을 자는 것 같다. 남편이 계속 깨우는데 못 일어났더니 혼자 운동을 하고왔다고 한다. 아침에 운동을 못해서 나도 갔어야하는데 이 놈의 잠이 많아 문제다. 남편은 이번에는 문암생태공원 쪽 무심천을 따라 뛰었다고 하는데 주변에 꽃들이 많아 뛸 때마다 꽃 향기가 너무 좋았다고 한다. 꽃이 지기 전에 나도 꼭 가봐야겠다.

  저녁으로 열무국수를 해 먹었다. 점심에 먹을까말까 고민했던 메뉴인데 1인분에 7천원인 메뉴를 집에 있는 재료로 장 하나 보지 않고 만들었더니 돈 번 기분이다. 백종원 레시피를 따라했는데 신 것을 좋아하지 않는 남편은 별로인듯하다. 또 열무국수 국물을 하나도 넣지 않았더니 색깔도 탁했다. 다음에는 다른 레시피를 찾아봐야겠다. 그냥 열무김치 자체에 국수만 넣어도 더 맛있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맛 없어서 못 먹을 정도는 아니고 나름 매력있는 맛이었다.

  저녁을 먹고 집 주변 아파트를 돌며 40분 정도 산책을 했다. 남편은 이미 운동을 하고 와서 귀찮을 법 했을텐데도 같이 가주었다. 날씨가 선선해 가디건도 입고 갔는데 여름답지 않게 산책하기 좋은 날씨였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가족단위로 산책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남편은 눔코치 4개월 코스를 12만원에 결제하고 후기 3번 남기면 10만원을 환급해주는 코스를 신청했는데 오늘은 휴일이라 코치 배정이 안된다고 했다. 자동 걸음도 측정이 잘 안되고 삼성헬스보다 불편한 것 같은데 코치 배정 받고 운동도 배우면 만족도가 올라갈지 모르겠다.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 모쪼록 운동 열심히해서 더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집에 돌아와서 수박을 꺼내 먹었다. 둘이 먹은 수박이 자그마치 1킬로였다. 씨가 너무 많아 불편하긴 하지만 시원하고 달달한 수박을 먹으니 행복한 기분이 든다. 어제 마트에가니 블랙다이아수박이 나왔던데 앞으로는 블랙다이아수박으로 먹어야겠다. 우리 부부는 블랙다이아수박을 팔면 무조건 그걸 먹는데 일반 수박보단 비싸긴 하지만 씨도 없고 달아서 선호하는 수박이다. 앞으로도 쭉 수박의 계절이니 한동안 입에 달고 살아야겠다. 그런데 수박을 많이 먹었더니 가뜩이나 밤에 화장실을 많이가 힘든데 오늘도 계속 왔다갔다하고 있다. 진짜 엄마가 되는게 쉬운게 아니라는 생각을 다시한 번 하게 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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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일어나서 비비고 미역국을 데워 어머님이 주신 반찬과 함께 먹었다. 원래 보통은 금요일에 특식을 먹지만 지난주 한우구이를 먹고 남은 깻잎과 상추가 있기도 하고 마침 내일이 선거로 인하여 휴일이기도 해서 남편에게 특식 데이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남편은 당연히 알겠다고 하고 오늘 특식 메뉴는 지난주부터 남편이 지속 요청하고 있는 수육으로 정했다.

  남편이 출근하고 설거지를 한 후 일기를 정리하고 다시 잠에 들었다. 한 시간쯤 잤는데 아빠한테 전화가 와서 비몽사몽 통화를 하다가 또 잠들었더니 11시 40분이다. 오늘은 낮잠을 굉장히 길게 자버렸다.

  점심을 먹어야하는데 오늘 저녁 메뉴가 수육이기에 간단히 먹어야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었다. 한동안 점심메뉴였던 고구마는 다 떨어졌고 단호박이 남아 있어 단호박죽을 먹기로 했다. 직접 만들기가 귀찮아서 밥솥에 건강죽 모드를 이용하기 위해 밥솥을 이용한 레시피들을 찾았는데 이유식 관련 레시피들이 많다. 이유식은 냄비를 이용하거나 이유식 마스터기로 해야하는지 알았는데 밥솥으로 가능하다니 이유식 마스터기를 사야하는지 고민이 된다. 이사가기 전까지는 주방이 좁아 다기능 물품들로 대체하고 가급적 물건을 늘리고 싶지 않은데 고민이 된다.

  건강죽 모드는 2시간정도 걸린다길래 그냥 단호박을 삶아 핸드믹서로 갈고 찹쌀 대신 아침에 한 숟갈 남은 찬밥을 넣고 같이 갈아주니 제법 든든한 호박죽이 되었다. 색깔도 예쁘고 소화도 잘 되 가끔씩 입맛 없을 때 해 먹으면 좋은 메뉴 같다.

  점심을 먹고 정리를 하고 마트에 가서 수육용 재료들을 샀다. 이번엔 김치를 만들지 않을 계획이기에 집 근처가 아닌 터미널 롯데마트까지가서 배추겉절이를 사왔다. 지방이 많은 삼겹살로 수육을 하긴 부담스러워서 뒷다리살로 사려고 했는데 뒷다리살이 없었다. 그냥 목살을 사야하나 고민중이었는데 종업원분이 지방 없는 부위 찾으시면 사태살로 해도 맛있다고 해 사태살을 구입했다. 단백질 섭취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제일 많은 사태 수육이 적합할 것 같다. 연육작용을 위해 토마토를 구입하였는데 토마토가 2킬로나 되어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 짐도 무겁고 김치겉절이 포장도 약간 찢어져서 짐을 가져오는데 좀 고생을 했다. 장바구니에 미세한 김치국물자국이 생겨 집에 도착하자마자 빨아버렸다.

  마늘을 까고 야채를 미리 씻어두고 수육을 삶을 재료들을 준비했다. 남편의 출발 전화를 받고 고기를 자르고 바로 삶기에 들어갔다. 고기는 지방이 정말 적고 신선해보였다. 단백질은 많은데 지방이 적다보니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사태살은 삼겹살에 비해 많이 저렴해 건강도 챙기고 절약도 할 수 있어 이익을 본 기분이 들었다.

  고기가 삶아질동안 김치도 썰고 파절이도 무쳤다. 밥을 차리며 틈틈히 설거지를 하는데 오래 서 있어인지 다리랑 허리가 아팠다. 남편은 쇼파에 누워 에어컨을 쐬며 핸드폰 게임을 하고 있었다. 좀 도와주지? 를 3번 정도 속으로 삼키고 같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사실 도와주기로는 야채씻기가 제일 쉽지만 시키기 싫어서 미리 다해놨기 때문에 파절이를 담아달라거나 바가지 좀 씻어 달라고는 소소한 요청을 했다. 남편도 회사에서 일하고 왔기 때문에 최대한 시키기 싫지만 오늘은 특식이라 손이 많이 가는 메뉴라 어쩔 수 없었다.

  드디어 수육이 다 익고 미리 오이와 소주를 1대1로 섞어 30분 정도 냉장고에서 숙성한 오이소주를 꺼냈다. 원래는 남편이 만든다고 했지만 30분 정도 미리 숙성해야 맛있다는 블로그 내용을 보고 미리 만들어뒀다. 즐거운 고기파티가 시작되었다. 사태살이 퍽퍽할줄 알았는데 고기를 삶아서인지 수분을 머금고 있어 생각보다 퍽퍽하진 않았다. 그래도 삼겹살 특유의 기름진 풍미는 못 따라갈듯 싶으나 단백질이 많아 이 정도는 넘어갈 수 있다. 고기가 있어 밥도 안하고 찌개도 안 끓였다. 오로지 고기만 먹었더니 생각보다 칼로리가 적다. 사태수육 칼로리는 100g당 200kcal가 조금 덜 되는듯 싶은데 이럴꺼면 왜 아침, 점심을 가볍게 먹었는지 싶다.

  다 먹고난 후 남편은 쓰레기를 버리고 나는 설거지를 했다. 남편이 뒷 정리를 마치고 나머지 설거지를 대신 해주었다. 덕분에 편히 쉴 수가 있었다. 밥을 먹고 인터넷 강의를 보고 하루를 마무리 했다. 가끔 요리를 하는 것이 번거롭고 귀찮을 때도 있지만 남편이 언제나 맛있게 먹어주기에 보람이 있다. 단순 먹기 위한 요리가 아니라 내가 그 사람을 생각하며 맛있게 먹어주길 바라는 정성이 들어가 있고 남편도 그 마음을 느끼기에 한끼한끼마다 소중한 것 같다. 확실히 집 밥은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 교감을 이루는 과정인 것 같다. 앞으로도 밥 하기 귀찮은 순간들이 종종 오겠지만 그 사람을 생각해 정성을 들이며 만드는 이 마음만큼은 변함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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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내일 아침에 뭘 먹을지 남편에게 식단을 짜자고 요청했는데 남편이 매번 잘 차려먹긴 내가 너무 귀찮고 힘드니까 그냥 비비고 육개장을 먹자고 했다. 밥만 예약을 해놓고 부담없이 자고 일어나서 육개장을 데웠다. 육개장과 어머님이 주신 반찬들을 챙겨 먹고 사과까지 먹고나니 배가 제법 불렀다. 남편은 한동안 가져가지 않았던 캡슐커피까지 내려 가지고 출근을 했다. 집 안에 커피냄새가 나니 기분이 좋았다. 카페인을 제한하고 있는 임산부만 아니면 나도 한 잔 마시며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거지를 하고 2시간 정도 잠을 잤다. 오늘은 실업급여인정일로 1시20분까지 고용센터에 방문을 해야한다. 센터는 버스로 10분쯤 걸리는 거리지만 조금 걸을 겸 1시간 일찍 나갔다.  15분 정도 기다려서 버스를 탔고 내릴 때 쯤 보니 40분의 여유가 있어 1정거장 전에 내려 걸어갔다. 사창사거리에는 한참 선거홍보중이다. 춤도 추고 인사도 하고 복잡한 분위기였다. 한 정거장을 걸어갔는데도 시간이 20분이나 남았다. 강의장 문이 열려있지 않을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문이 열려있어 강의장에 들어갔다.

  신분증과 실업급여 수첩을 보여주고 참석자 명단에 사인을 했다. 바로 실업급여수급자격 스티커를 받고 자리에 착석해 질문지와 신청서를 썼다. 추후 일정과 신청방법, 부정수급 등의 교육도 받았다. 내 경우에는 180일간 수급이 가능했다. 중간에 출산일이 포함될 것 같아 실업급여 유예를 해야할 것 같다. 2차, 3차 방문 시에는 구직활동을 1회만 해도 되는데 망설이다가 그냥 인터넷으로 제출하는 것으로 신청했다.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구직 활동은 2회가 필요하다. 설명회는 1시 20분에 시작해서 2시에 끝났다. 질문지와 신청서를 제출하고 바로 퇴실을 했다. 나오는 길에 인터넷 실업신청 매뉴얼도 특별히 챙겨왔다.

  수급자격 스티커에 내 원래 월급과 희망월급이 적혀있었는데 희망월급을 최저임금으로 기재해서인지 원래 월급의 1/3도 안된다. 마치 내 가치가 3분의 1 토막으로 떨어진 기분이다. 정성적으로는 지금이 훨씬 여유롭고 행복한데 눈에 보이는 수치가 줄어드니 우울한 기분이 드는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집에 있는 동안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봤다.

  1. 건강 관리
  2. 출산 준비 (정보수집)
  3. 영어 공부
  4. 취미생활 가지기

  회사를 다니며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과 비활동적인 생활, 과도한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것만 개선되더라도 크게 내 가치가 올랐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보면 블로그를 쓰면서 긍정적인 사고와 작은 것에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된 점도 신체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많이 건강해진 것을 느낀다. 두번째로 정한 것은 출산 준비이다. 아무래도 퇴사의 결정적 요인이 가족계획이었던 것 만큼 우리가족이 가치롭게 생각하는 것이 우리 딩턴이니까 출산준비며 이유식 등 육아와 관련된 정보들을 사전에 수집해서 좋은 엄마가 되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된다. 좋은 엄마가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나는 가치있는 사람이라고 느껴진다. 다음은 영어와 취미활동인데 이것들이 다음 내 직업을 갖는데 도움을 주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수 십년을 공부했지만 말하기 힘든 영어를 하는 것, 당장 또는 은퇴 후의 미래를 봤을 때도 마음에 맞는 취미를 가지고 있는 것도 상당히 가치로운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 앞으로 집에 있을 때에도 이 4가지에 대해 우선순위를 두고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집에 돌아와서 냉장고 청소와 빨래를 했다. 오래된 음식들을 비웠더니 원래 더 이상 무언가를 채울 수 없던 냉장고 공간이 제법 많이 생겼다. 이제 김치냉장고만 남았다. 김치냉장고는 김치가 무거워서 남편이 도와줄 예정이다. 언제쯤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통에 남겨진 반찬 냄새들은 어떻게 깔끔히 지울 수 있을까? 인터넷에는 다양한방법들이 나오긴 하는데 몇 번시도해도 냄새는 남아 있는듯 하다. 전용 청소솔을 사던지 해야겠다.

  정리를 하고 장도 봐왔다. 아침 점심에 먹은 단백질양이 작아 닭가슴살을 넣은 월남쌈을 저녁으로 계획했다. 전에 아보카도 게살 샐러드를 만들고 남은 게맛살이 남아있어 반은 게맛살을 넣은 월남쌈을 만들려고 한다. 오늘은 남편이 운동을 하고 싶다고 해서 저녁을 8시에 먹었다. 남편의 월남쌈은 특별히 청양고추를 썰어넣었더니 역시 반응이 좋다. 집에서 음식을 만들면 입맛에 맞게 변경이 가능해서 좋은 것 같다. 닭가슴살 월남쌈 8개, 게맛살 월남쌈을 8개 만들었는데 배가 불러서 난 7개, 남편은 9개를  먹었다. 임신한 와이프를 두면 남편이 살 찌는게 먹기 싫으면 다 남편에게 토스하기 때문인 것 같다. 남편의 기초대사량과 권장소비량이 나보다 훨씬 높으니 1개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 오늘 아침, 점심 모두 밥을 먹어서 저녁까지 밥을 먹으면 탄수화물이 과다해질까봐 일부러 탄수화물을 제한하고 단백질 섭취를 위해 월남쌈을 만들었는데 의외로 라이스페이퍼의 칼로리가 어마무시하다. 한 장당 23칼로리 수준으로 거의 170칼로리 수준이다. 밥 반공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식사일지 기록 후 거의 최고로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하루였던 것 같다.


  식사일지 작성을 위해 삼성헬스앱에 보니 눔코치 건강관리 환급 이벤트를 하길래 남편에게 한 번 해보라고 제안을 했다. 남편이 하루만 더 생각해보겠다고 했는데 만약 남편이 이벤트에 참가하게 되면 참가과정도 블로그에 간간히 정리를 해야겠다. 와이프는 임신으로 참가 할 수 없으니 대리만족이나 해야겠다. 퇴사 후 건강식으로 챙겨 먹으려 노력하는데 노력하는 만큼 남편도 나도 지금보다 더 건강해지고 건강을 미리 챙긴것만큼 오래오래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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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이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깼더니 아직 7시도 안되었는데 운동을 간다고 한다. 나도 급하게 일어나 따라나섰다. 지금 안 하면 오늘도 운동을 안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가기 전에 두유를 하나씩 나눠 마시고 남편이 콩나물밥을 해뒀다. 편의점에 들러 운동 틈틈이 마실 레몬 워터도 구매하였다. 당이 높긴 하지만 운동을 할 땐 약간 당이 있는 음료를 마셔야 더 에너지가 나는 기분이다.

  호수공원에 도착했는데 제법 쌀쌀했다. 가볍게 준비운동을 마치고 남편은 달리기, 나는 걷기를 시작한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서로 반대방향으로 시작하였다. 지난번에 햇빛 때문에 좀 고생해서 오늘은 선글라스까지 준비하였다. 클래식을 들으며 딩턴이에게 쫑알거리며 걷기 시작했다. 지난번과 비슷한 시점에 남편과 만나 하이파이브를 하고 음료를 건넨다. 반대방향에서 출발하니 언제 마주칠까? 지난번보다 내가 더 많이 가야지라는 동기부여가 되서 더 열심히 걷는 것 같다.

  클래식을 들으며 걷다가 TBS EFM 라디오로 변경해 영어 뉴스를 잠깐 들었다. 요즘 강의를 듣고 있는 EBS 강사님이 추천해주신 채널인데 어제 동영상 강의를 듣지 못했기 때문에 보충 겸 들었다. 아무래도 요즘 이슈인 선거에 대한 뉴스가 나왔다. 영어 라디오를 진짜 조금 들었는데 남편이 저 멀리서 뛰어온다. 더 이상 안 뛰고 그냥 나랑 같이 걷는다고 해서 라디오를 끄고 장미정원에서 사진도 찍고 꽃 구경도 했다. 회사를 그만두는 동안 영어만 잘 하게 되어도 내 나름의 발전은 있는거니 앞으로 TBS EFM과 친하게 지내야할 것 같다.

  집으로 돌아와서 씻고 아침에 미리 남편이 해둔 콩나물밥에 간장을 넣어 비벼먹었다. 예전에는 가끔 남편이 밥을 해줬었는데 요즘은 내가 집에 있다보니 정말 오랜만에 받아보는 남편밥상이었다. 밥을 먹고 아침 10시쯤부터 1시간 정도 다시 잠을 자고 시댁이 있는 보은에 갔다. 어머님이 열무김치를 담그시고 오디를 따서 쨈도 만드셨다고 와서 가져가라고 하셨다. 원래는 저녁에 오라고 하셨는데 남편이 내일 출근해야한다고 그냥 점심에 간다고 우겨서 좀 빨리 내려갔다왔다.

  원래 저녁에 내려갔으면 어머님께서 등갈비 김치찜을 하려고 하셨는데 점심에 가게 되서 근처 그집 쭈꾸미에서 외식을 했다. 우리집 앞에도 그집 쭈꾸미가 있는데 손님도 많고 맛있어 가끔 외식을 간다. 그런데 집 근처보다는 좀 맛이 못했던 것 같다. 아버님, 어머님도 기름이 좀 많게 느껴졌다고 하셨다. 아버님 가게에 가서 참외도 먹고, 오디도 먹고, 오렌지도 먹었다. 집에 들러서 반찬도 가지고 왔다. 열무김치, 무장아찌, 고추잎 무침, 가지무침과 오디쨈, 얼린 오디, 생오디도 가져왔다. 또 식재료인 마늘, 쪽파, 감자, 카레도 얻어왔다. 매번 양손 가득 안겨주시는데 감사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다. 우리가 해서 드리기도 부족한데 매번 얻어오기만 하는 것 같다. 다리도 아프신데 오디도 4시간이나 따서 바로 쨈을 만드셨다고 하셨는데 어머님 몸이 약하신편이라 앓아누우시진 않을지 걱정이 된다.

  양손 가득 가지고 집에 도착했다. 가져온 반찬들을 차곡차곡 냉장고에 넣었다. 냉장고가 작아서 고생을 좀 했다. 지난번에 서랍이 아니라 그냥 냉장고를 정리해야했던 것 같다. 마늘과 양파는 김치냉장고에 저장해야하는데 안들어간다. 조만간 김치냉장고도 정리해야겠다. 

  집에 와서 또 다시 낮잠을 잤다. 오늘 호수공원 갈 때 생전 안 먹고 싶던 소곱창이 먹고 싶다고하니 남편은 신나서 곱창집을 검색한다. 내장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 때문에 어쩌면 남편에게 약간 금기 음식이었는데 그 금기가 풀렸으니 신날 수 밖에 없었겠지? 계속 곱창집을 보여주며 가고 싶다고 졸랐다. 칼로리가 상당하고 임산부에게 유익한 철분을 포함하고는 있지만 대부분 지방으로 이루어진 곱창을 먹기는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곱창집까지 걸어가는 것 + 음주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OK를 했다. 딩턴이 임신 2주쯤 시점에 생전 먹지 않던 양평해장국의 양곱탕을 먹고 싶어 임신한 것 같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엔 소곱창이라니 아무래도 딩턴이는 아빠 입맛을 닮은 것 같다. 술먹는 것은 제발 닮지 않기를 바란다.

  편도 1.5킬로를 걸어 곱창집에 도착했다. 나혼자 산다에서 화사 곱창 먹방 때문인지 테이블이 꽉찼다. 음식이 나오기전 꽤 오랫동안 기다렸다. 나는 딱히 그 방송을 보고 간 것은 아닌데 딩턴아 왜 하필 이 타이밍에 먹고 싶은거니? 내 시야안에 계속 아이유의 이슬 톡톡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계속 보니까 먹고 싶은 기분이 들어 남편에게 이슬 톡톡은 먹어도 된다고 했다. 임산부 대리만족이라도 하려고 했는데 남편은 톡톡은 빼고 이슬 주세요 라고 말한다. 톡톡이라고 해야지 하니 그냥 이슬이요. 이 속은 기분은 뭘까? 음식은 무난하게 맛있었는데 바쁜 것은 이해하지만 앞접시 달라는것도, 추가 반찬 요구도 그냥 다 무시다. 몇 번을 다시 요청해도 대꾸조차 없었다. 서비스가 좋지 않아 다시는 가지 않을 식당이 되었다. 볶음밥을 시켜먹으려고 했는데 또 주문하면 안나올까봐 괜히 30~40분 기다릴 것 같은 느낌에 안먹고 나왔다. 남편은 배가 안찬다며 근처 길거리 토스트를 먹었다.

  다시 편도 1.5킬로를 걸어 우리동네로 넘어왔다. 남편이 태교책을 구경하고 싶다고 해서 영풍문고에도 들렀다. 조만간 집에 있는 상품권을 들고 재방문해야겠다. 회사 다닐 때는 상품권을 1년에 최소 30만원은 받았었는데 회사를 그만두니 상품권은 좀 아쉬운 것 같다.

  아침에 호수공원도 가고 곱창집도 걸어간 덕분에 오늘 칼로리 소모가 꽤나 크다. 물론 칼로리 섭취도 크지만 말이다. 평소에도 이 정도는 움직여야할텐데 걷기 말고 다른 운동이 훨씬 칼로리 소모는 클테지만 아직은 겁이 나서 다른 운동은 못할 것 같다. 7월부터 순산체조 배우면 집에서도 틈날 때마다 따라하면서 체력을 좀 길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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