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점심, 저녁을 과자와 김밥으로 대체한 덕분에 꽃게탕이 조금 남아 아침으로 꽃게탕을 먹었다. 남편은 출근을 하고 나는 클래식 음악을 태교로 들었다. 클래식을 좀 듣다보니 피곤해서 9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2시간 정도 추가로 잠을 잤다. 전화가 와서 깼는데 계속 날 괴롭히는 잘못 걸린 전화이다. 내 번호와 같은 070  전화번호로 에어간판 영업을 하시나보다. 계속 카톡, 전화, 문자로 에어간판 문의가 오길래 구글링해서 광고도 찾아낸 적이 있었다. 정말 귀찮아서 전화번호를 바꿀까 생각 한 적도 많이 있었다. 잘못 거셨다고 문자를 보내고 깬 잠 때문에 짜증이 났다.

  일어나서 유튜브로 임산부 요가를 찾아보았다. 초기 임산부용 무리하지 않는 요가가 있었다. JY라는 요가 강사님의 강의였는데 강사님도 임산부라 무리하지 마시고 천천히 하세요. 이 동작이 안되면 이렇게 하세요. 라고 설명해주셔서 따라하는데 부담이 없었다. 이제 14주 접어 들어서 운동을 해야겠다 생각했는데 틈틈히 집에서 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쉬운 동작들로 구성되어 있어 25분이 금새 지나갔다. 그런데 나는 워낙 뻣뻣한 몸이기에 배가 좀 땡겼다. 안 쓰던 근육을 써서 그런거겠지. 그래도 임산부라 걱정이 된다. 걷기 위주로 운동을 해야하는걸까? 고민이 된다.

  요가를 하고 삶은 계란 2개와 두유, 토마토 1개로 요기를 하였다. 점심에 혼자 밥 챙겨 먹기가 여간 번거로운게 아닌 것 같다. 밥을 먹고 청소기를 돌리고 빨래를 했다. 그리고 마트에 가서 장도 보았다. 이것저것 사다보니 한 짐이다. 손이 후덜덜 거린다. 나중에 출산하면 관절이 많이 안 좋아진다고 들었는데 출산 후 신체 변화들이 걱정이 된다.

  남편이 요즘 살도 찌고 나 때문에 운동도 못가서 피곤하고 체력이 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남편은 작년에 14킬로를 감량하고 유지중인데 최근 1-2킬로가 증량되었다. 겨우 1,2킬로지만 혈압도 높아졌다고 해서 저녁은 다이어트 식단으로 준비해봤다. 임산부는 날달걀이 좋지 못하다고해 나는 완숙으로 먹었다. 이것저것 다이어트식단 레시피를 찾아봤는데 다이어트 도시락 광고 일색이었다. 우연히 인스타그램 스타인 최희정 작가가 발행한 다이어트 식단 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희정님은 72.8킬로에서 식단조절과 운동으로 48킬로까지 감량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중에 빌려봐야지. 또 네이버에서 수달이라는 필명을 가진 의사 선생님의 블로그도 발견했는데 음식을 만들고 예쁘게 그림을 그려 레시피를 저장하셨다. 세상에는 능력자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다이어트 식단은 말이 다이어트지 일반 밥보다 포만감이 대단했다. GI 지수 낮은 것들로만 구성해서 그런지 먹을 때도 배가 터질 것 같았다. 남편은 파프리카 안에 계란 후라이를 한 게 제일 맛있다고 했다. 배가 너무 불러서 과일이며 요거트며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고 소화도 시킬겸 도서관에 갔다. 희정님의 신간 한 그릇 집 밥 다이어트 레시피도 잊지 않고 빌려왔다. 구성도 좋고 만들기도 크게 어렵지 않아 보였다. 앞으로 남편 건강관리도 그렇고 우리 딩턴이도 단백질이 많이 필요한 시기이니 대충 먹기보다는 하루 한끼라도 건강식으로 잘 챙겨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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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일어나서 꽂게탕 남은 것에 밥을 먹고 마지막 남은 사과를 먹었다. 조만간 사과를 다시 사와야겠다.

  남편이 출근을 하고 블로그를 정리하다가 9시쯤 잠이 들었다. 어제는 저녁 9시에 자서 새벽 5시에 일어났는데도 또 졸렸다. 일어나니 11시 30분이다. 집에 있는 장점 중 하나가 자고 싶을 때 잘 수 있는 것 같다. 만약 회사에 다녔으면 임신기간이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

  일어나서 바로 인터넷 강의를 봤다. 어제 간만에 강의를 안들었기 때문에 오늘도 안 들으면 나태해질 것 같아 바로 강의를 들었다. 인터넷 강의로 영어를 들으니 당분간은 안되겠지만 미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강의를 듣고 밥을 먹으려다 입맛이 없어 맛동산과 콘칲으로 대충 점심을 때웠다. 밥보다 폭탄 칼로리겠지만 입덧이 심해 막걸리만 마셨다는 어떤 블로그 글도 봤으니 딩턴아 하루만 봐줘~ 과자를 먹으며 아무 생각없이 TV를 보고 싶었다. 생각해보니 진짜 별거 아닌데 혼자 과자를 먹으며 TV 본지 꽤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슨을 4개 정도 연달아 보면서 과자를 먹었다. 나름 소확행이었다.

  오랜만에 친구한테 연락이 왔다. 이직한 회사의 상사가 정말 거지같다는 내용이었다. 이런저런 조언들을 해줬는데 친구가 굉장히 마음이 편해보인다고 했다. 솔직히 요즘에 생활이 무료하긴 하지만 행복하다. 거의 매일 집에 있지만 난 원래 집순이고 낯도 가려서 혼자 있는 것도 잘 견디는 편이기 때문에 괜찮다.

  롯데카드에서 광고문자가 왔는데 롯데제주호텔 패키지 프로모션 내용이었다. 아기와 태교여행 재밌을 것 같긴한테 평일도 47만, 주말 53만 그나마 성수기면 60만원이 훌쩍넘는다. 어차피 임신기간에 스파도 오래하진 못할 것 같은데 그래도 애착인형도 주고 바디필로우도 대여해주고 엄마들 맘을 잘 캐치한 것 같다.
http://www.lottehotel.com/jeju/ko/offer/packageView.asp?seq=2685&totalCount=332

    남편은 오늘 워크샵 후 회식을 한다고 해서 입맛도 없고 집 앞에서 꼬마김밥을 사먹었다. 5줄에 3천원이다. 가성비는 좋은 것 같은데 예전에는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이번엔 좀 짜게 느껴졌다. 아마도 외식을 거의 하지 않아서 입맛이 변한 것 같다. 가급적이면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생각보다 일찍 집에왔다. 술도 하나도 마시지 않고 8시 20분쯤 도착해서 바로 운동을 갔다.  나도 엄마의 그림책 리뷰를 드디어 마무리하고 예술태교를 시작했다. 오늘 그림은 드가의 발레연습, 음악은 들리브의 실비아 중 피치카토로 경쾌한 스타카토 음악이 인상적이다. 활동으로 발레동작도 2번씩 따라했다. 어렸을 때 방과후 활동으로 발레를 하고 싶었는데 엄마가 시켜주지 않았었다. 아마 그때 발레를 했으면 지금과 다르게 조금은 유연한 몸을 가지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와서 배우기엔 뻣뻣한 몸이라 두려움이 있다. 발레가 임산부 하체 부종에 좋다고하는데 유튜브를 보고 어렵지 않은 동작은 틈틈히 따라해봐야겠다.

  남편이 운동을 갔다와서 나랑 남편의 사진으로 아이 얼굴을 추정하는 어플을 다운 받아 딩턴이 얼굴을 추측해보았다. 나름 귀여운데 여자아이는 약간 이목구비가 뚜렷하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혹시 의심스러워서 남녀 개그맨 얼굴로도 해봤는데 그 아이도 귀여웠다. 아이라 귀여운건지 유전자가 많이 반영이 안되는건지 아무튼 딩턴이가 3살이 되면 아래사진과 비교해보고 싶다.

  어제 예술태교 중 어릴적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요즘 특별히 꿈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남편에게도 딩턴이에게 꿈을 이야기해달라고 했는데 남편의 어릴적 꿈은 대통령이었고 지금은 단기적으로 딩턴이가 건강하게 태어나서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사는 거라고 했다. 그리고 뒤에 이어진 말이 행복하게 살려면 돈이 있어야되는데 아빠 월급으로는 우리 가족 생활비정도 밖에 안되. 그래서 아빠랑 엄마는 부자가 되는 방법을 열심히 생각해볼거야라고 했다. 가장의 무게가 느껴져서 슬픈말이었다. 남편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고 아끼고 검소하게 살면 되니까 너무 부담갖지마요. 그리고 나 임신하자마자 힘들다고 맞벌이 안 하게 해줘서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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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6시에 일어났다. 집에 밥이 하나도 없어서 밥을 하자니 남편이 지각을 할 것 같았다. 남편이 그냥 회사에서 밥을 먹는다고 한다. 남편은 교대근무도 아니고 사무실인데 늦어도 6시 40분에는 집에서 나가는 것 같다. 정규출근시간도 8시까지인데 7시 10분 ~20분 사이에는 회사에 도착해 오전  회의자료를 만드는 것 같았다. 너무 출근 시간이 이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기준으로는 아침 일찍 일어났기에 고용노동부 실업급여 온라인 수강을 들었다. 중간에 동영상도 있어 그런지 1시간 정도 시간이 걸렸다. 동영상을 수강하고 워크넷에 등록을 했다. 예전에 써둔 이력서와 경력기술서가 회사컴퓨터에 있는 것 같았다. 아 백업해뒀어야되는데 다행히 경력기술서가 남편 메일에 남아있어 경력기술서만 첨부했다. 학교 다닐 때 땄던 자격증 중 일부는 갱신하지 않아 날라갔기 때문에 그냥 모든 자격증을 적지 않았다. 어학성적도 당연히 유효기간 초과, 증빙들을 찾기 어려워 3개월의 어학연수 기간도 다 기재하지 않았다. 학점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진짜 초라란 스펙이다. 신입으로 입사할 때는 그래도 자격증도 5~6개쯤 되었었고 토익, 오픽, 인턴 기록도 다 있었는데 회사 다니는 7년동안 남은게 경력기술서 밖에 없는 것 같았다. 여기에 임신까지 했는데 과연 취업이 될까? 부정적인 생각들만 가득하다.

  동영상 수강과 워크넷 등록을 마치니 고용센터 요청 내용은 다했다. 이제 실업급여신청을 하러 센터로 향했다. 오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많아 마스크를 했는데 마스크를 한 사람은 가끔 1~2명이다. 나만 뭔가 유난인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래도 태아에게 미세먼지가 좋지 않다고 하니 우리 딩턴이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쯤은 감소해야지

  고용센터에 도착해 다행히 대기 없이 바로 접수를 했다. 지난 주 금요일에도 방문을 했기에 담당자분이 내용을 알고 계셔서 서류만 재확인하시고 동영상 수강과 워크넷 등록만 체크하고 접수를 해주셨다. 회사에 사실 여부도 확인하였는데 내 앞에서 바로 전화를 걸어 조금 민망했다. 다행히 회사 담당자가 내가 회사에 휴직 요청한 것과 인사팀 진행사항들을 잘 알고 있어서 무난하게 확인되었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진짜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환승까지 된 걸보니 30분 안쪽으로 끝내고 왔나보다. 버스에서 내려서 롯데마트에 들러 꽃게와 콩나물을 사왔다. 대파도 필요했는데 종량제 봉투를 사지 않았기에 대파를 들고 터미널 사거리를 활보할 자신은 없다. 생각만 해도 웃기다. 나에게는 집 앞 동네지만 나름 핫 플레이스다.

  집까지 걸어 오는 길에도  냉동꽃게가 조금씩 녹고 있어 집에 오자마자 바로 요리를 시작한다. 집에 호박도, 무도 양파, 두부 모두 소진이 필요하기도 했고 아침을 먹지 않고 간 남편에게 미안하기도 해서 꽃게탕을 끓였다. 어차피 맛은 꽃게가 다 커버해줄테니 걱정이 없다. 이전에도 꽃게탕을 끓였는데 꽃게탕은 남편이 선정한 내 베스트 요리 랭킹 1위 음식이다. 이전에는 직접 손질했는데 이번엔 손질꽃게를 사왔다. 확실히 비린내가 이전보다 덜 진동하는 것 같다. 또 오늘은 냉동실에서 잠자고 있던 냉동꼬막과 반건조 오징어까지 추가해서 넣었다. 꽃게를 끓이다가 두부를 몽땅 썰어 덮어 버렸다. 어머님께서 시장에서 직접 만든 손두부를 2모 주셨는데 워낙 커서 일반두부 3모 사이즈 정도 크기인데 부쳐 먹는 등 요리에 3번 정도 썼는데도 아직 1모도 못썼다 1모 남은 부분을 올인해서 다 넣었다. 내 요리의 컨셉은 거의 냉파인 것 같다. 집에 재료가 남아 있으면 그걸 최대한 쓸 수 있는 조합을 찾아 요리한다. 오늘도 꽃게와 콩나물 말고는 산 재료가 없다.

  꽃게탕이 되는 동안 롯데마트안에 있는 이삭토스트에서 구입한 토스트를 먹는다. 고용센터안에 토스트가게가 있어 갈 때마다 토스트를 먹고 싶은데 오늘은 어차피 롯데마트에 들를 계획이었기에 롯데마트에서 구입했다. 꽃게랑 사투하느라 빵이 눅눅해진게 아쉽다. 가끔 이삭토스트의 키위사과쨈을 만들어 집에서 토스트를 만들어 먹기도 할 만큼 이삭토스트는 진짜 토스트 중 내 입에 제일 맛있는 것 같다. 요즘 매장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 아쉽다.

  어제 새벽 3시에 자서 3시간 밖에 못 자기에 토스트를 먹고 3시간이나 낮잠을 잤다. 일어나서 밥을 하고 꽃게탕을 데웠다. 남편이 운동을 하기 위해 7층인 우리집까지 걸어 올라왔는데 6층부터 꽃게냄새가 진동한다고 한다. 저건 분명 우리집이다. 오늘의 행운의 주인공은 나다. 하며 올라왔다고 한다. 가끔 나도 밖에 나가다 다른 집에서 음식 냄새가 나면 "아 라면이다, 맛있겠다." 그러면서 지나가기 때문에 좀 민망해 얼른 환풍기를 켰다.

  꽃게탕으로 차린 저녁식사는 남편의 술상이 되고 거의 1시간 30분에 걸쳐 천천히 먹었다. 확실히 남편이 좋아하는 요리라 그런지 먹는 소리부터 차이가 있다. 남편은 지난번 것도 맛있었지만 이번에는 두부가 듬뿍 들어가있기에 꽃게탕이 아닌 두부해물전골, 또는 두부해물탕으로 명명을 바꿔야하고 본인은 두부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오늘 만든 음식이 더 맛있다고 했다. 만든 사람 입장에선 맛있게 먹어주니 너무 뿌듯하다. 근데 남편은 천연사이다와 칠성사이다의 맛 구분도 못하는데 입 맛을 믿어도 될지 모르겠다.

  뒷 정리를 다하고 남편은 소주를 마셔서 그런지 졸리다고 했다. 마이키 이야기 10분만 보고 자자고 졸라 딱 10분 보고 9시 10분에 잤다. 오늘은 예술태교도 인터넷 강의도 Skip이다. 임신을 해서 그런지 아까 꽃게탕 끓이려고 서있을 때부터 발이 무거운 느낌이다. 만삭에 가까울수록 발이 붓고 아파 신발도 한 사이즈 크게 신어야한다는데 벌써 걱정이다. 엄마가 되는 것이 쉬운 과정은 아닌 것 같다. 겪어보지 못하면 알 수 없다고 예전에는 그냥 누구나 당연히 엄마가 된다고 생각했는데 무수한 과정이 있고 힘듦이 있구나 새삼 느낀다. 우리 딩턴이도 뱃 속에서 기관을 만들고 발달하는 무수한 과정들을 거치고 있으니 엄마도 힘내 볼께 ^^♥ 내일은 예술태교도 꼭 해줄께 낼 보자 딩턴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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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6시 20분에 일어났다. 배에서 내 배가 아닌 다른 움직임이 느껴진다. 내 호흡과는 다른 빠른 움직임, 첫애 단태아는 13주에 절대 태동을 느낄 수 없다고 했는데, 남편에게도 배에 손을 얹고 느껴보라고 했다. 남편도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느껴진다고 했다. 우린 둘 다 자식 바보인가보다. 절대 느낄 수 없는걸 느끼는건지 느꼈다고 생각하는거지 모르겠다. 아무튼 둘 다 딩턴이가 느껴진다며 신나했다. 남편에게 운동갈꺼냐고 물었는데 귀찮아서 오늘은 쉴거라고 했다. 어제 먹은 순두부찌개에 밥을 챙겨 먹었다. 마이키 이야기 2를 조금 보다가 남편이 더 잔다고 해서 좀 더 잤다. 오늘은 대학교 선배언니 결혼식인데 안산이라 임신중인 나는 좀 힘들 것 같아 남편만 가기로 했다.  남편은 버스를 타고 간다고 10시쯤 집에서 나가고 난 12시 30분까지 잤다.

  일어나서 남은 찬밥에 김을 싸먹고 인터넷 강의를 봤다. 고용지원센터 실업급여 수급용 강의와 워크넷에 등록하려고 했는데 안내 쪽지가 없다. 남편에게 물어보니 관련서류들과 함께 차에 있다고 한다. 할 수 없이 남은 시간 동안 청소와 빨래를 했다. 남편은 3시 50분쯤 도착 예정이라고 터미널로 나오라고 했다. 기어핏을 챙겨 착용하고 나갔다.

  남편은 버스시간 때문에 부페를 거의 먹지 못했다고 했다. 회사동생이 오늘 뮤제오 호텔에서 위드마켓이 열린다고 알려줬는데 거기 가면 먹거리도 팔테니 남편과 바로 뮤제오 호텔로 갔다. 생각보다 플리마켓 규모가 작고 4시가 넘어서 그런지 파장되는 듯한 분위기다. 뮤제오 호텔의 보테가 레스토랑에서도 찹스테이크와 생맥주 또는 부리또와 생맥주를 팔았는데 자리가 없어 패스하고 재빠르게 나와 집 근처 뽀끼캠프에 갔다.

  뽀끼캠프도 오픈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 가고 진짜 오랜만이다. 원래 차돌, 치킨, 오징어 떡볶이만 있고 일반 떡볶이는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일반떡볶이가 생겼다. 쿨피스와 순대까지 13천원에 즐겼다. 보통맛으로 시켰는데 먹다보니 살짝 매콤하다. 즉석 떡볶이 특유에 맛남이 있다. 양념도 적당히 맵달하고 사실 예전에 순살치킨 떡볶이는 양이 너무 많아 부담스러웠는데 일반 떡볶이는 치킨, 차돌, 오징어의 토핑이 없으니 간식으로 먹긴 여전히 부담이지만 볶음밥까지 시켜 끼니로 먹긴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가끔 맵고 달달한게 땡길 때 재방문해야겠다.

  먹을수록 떡볶이가 매웠기에 집에서 메로나를 먹으며 마이키 이야기2를 계속 보았다. 남편은 안산까지 다녀와서 피곤한지 6시에 또 잠들었고 나도 같이 잤다. 8시에 일어나서 마이키 이야기 2를 또 보다가 남편은 또 잠들고 나는 블로그를 정리하고 있다. 남편과 영화를 보면 논스톱으로 보기 참 힘든 것 같다. 내일은 고용지원센터에 가야되는데 아직 인터넷 강의도 워크넷 등록도 못했다. 내일 못가면 모레 가지 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자!  백수의 특권은 오늘 할 일을 내일로! 최소한 내일은 실업급여 인터넷 강의도보고 이력서도 우리 딩턴이 예술태교도 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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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고용센터가 있는 사창동에 갔다가 서브웨이 충북대점이 새로 생긴걸 발견했다. 작년 여름에도 블로그 리뷰가 있는 걸로 보아 완전 최근은 아니지만 아무튼 서브웨이가 너무 먹고 싶었다. 그간 왜 청대점밖에 없는지 청대까지는 그래도 거리가 있어 거의 먹질 못했는데 충대에 생겨서 너무 좋다. 아침부터 서브웨이 먹으려 했는데 맥도날드에 가면 아침에는 맥모닝만 팔듯 별도 아침메뉴가 있는듯 했다. 인터넷에 보니 11시부터는 일반 샌드위치도 팔길래 11시에 충대에 가기로 하고 남편은 운동을 갔다.

  남편이 딱 11시에 돌아오고 충대에 가기로 했는데 남편은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거기서 먹길 원하고 나는 포장해서 집에서 영화를 보고 먹길 원했다. 남편이 하는 "거기서 먹어야 더 맛있어 " 이 말을 한 마디로 무너뜨렸다. "충대 간김에 일미 닭갈비 가서 점심 먹고 서브웨이는 싸올까?" 남편은 바로 콜을 외친다.

  그렇게 충대에 가서 일미 닭갈비를 먹었다. 주말이라 혹시 점심 장사 안하면 어쩌지? 했는데 다행히 열려있다. 닭갈비 소자에 볶음밥, 막걸리를 시켰다. 임산부인 나는 막걸리를 먹을 수 없고 술을 잘 마시지 못하지만 그나마 막걸리는 좋아라했었는데 슬펐다. 남편은 시원한 막걸리를 첫 잔 마시자 마자 캬~ 소리를 낸다. 얄밉다. 잔을 뺏어 냄새만 맡았다. 아 내가 좋아하는 달달한 스타일의 막걸리네. 빨리 아기를 낳고 수유를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은 냄새만 맡고 있는 내가 짠했는지 "사실 첫 잔을 마시는데 막걸리가 너무 시원하고 맛있는데 니가 먹고 싶을까봐 맛있는거 숨기고 소리도 안냈어" 라고 말한다. "오빠 캬~ 했거든, 그래서 내가 냄새 맡은거야." 남편이 머쓱해한다.

  오랜만에 먹는 닭갈비가 너무 맛있어서 밥까지 싹 비우고 나오니 공원 앞 화분에 꽃이 예쁘게 피어있다. 미세먼지가 있지만 그래도 맑은 하늘에 붉은 꽃이 제법 강렬한 색감을 뽐낸다.

  더운 날씨에 달달한게 먹고 싶어 가성비 갑이라는 화이트스노우 초코시리얼빙수를 먹고 싶었는데 남편은 막걸리도 조금 마셨고 배도 불러서 그런지 집에 빨리 가고 싶은 눈치다. 서브웨이에 가자고 한다. 그냥 집에 갔다 이따가 다시 나오자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남편은 빙수 못 사준게 걸렸는지 집 근처 설빙에서 사준다고 해서 그냥 아이스크림 사달라고하고 마트에서 쭈쭈바를 사왔다. 갑자기 뽕따가 눈에 들어오길래 사왔는데 정말 오랜만에 먹어 그런지 특유의 시원함이 느껴졌다.

  집에 돌아와서 어렸을 때 재밌게 본 마이키 이야기를 봤다. 사실 어제도 보스 베이비를 봤는데 일기에 깜빡하고 빼먹었다. 딩턴이를 가지다보니 애기 나오는 영화가 보고 싶었다. 마이키 이야기는 유부남과 사랑의 빠진 몰리가 마이키를 임신하게 되는데 유부남은 임신한 몰리를 두고 또 다시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난다. 몰리는 그 상황을 목격하던 중 갑자기 진통을 겪게 되고 급하게 제임스(존 트라볼타)가 운전하는 택시에 타 병원에 가게 된다. 분만실로 이동 중 제임스는 아이 아빠로 오해 받아 함께 출산을 돕는다. 이후 마이키의 베이비시터를 겸하며 마이키와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고 사고를 겪을 뻔 한 마이키를 구해주게 된다. 마이키는 제임스를 아빠라고 부르고 마이키에게 좋은 아빠를 구해주고 싶었던 몰리는 제임스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해피엔딩 스토리이다. 재미도 재미지만 특히 마이키 이야기가 다시 보고 싶었던 이유는 아기의 생각을 볼 수 있었던 영화였기 때문이다. 뱃속에 있는 태아 상태일 때 "엄마, 빨리 사과쥬스 좀 내려주세요.", 출산 장면에서도 "저 빛은 뭐지? 아 밀지마 밀지마", 태어나서도 "뱃속이 아닌데서 어떻게 살라는거야 너무 추워" 하는 모습들이 마치 딩턴이를 보는 것 같았다. 딩턴이도 뱃속에서 "엄마 밥 좀 주세요." 그러고 있을 상상을 하니 웃음이 나온다.

  영화를 보는 중간에 남편이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사와서 내 바람대로 영화를 보며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었다. BLT 샌드위치에 꿀 조합이라는 스위트칠리를 소스로 뿌렸는데 진짜 꿀 조합대로 먹어야하는 이유를 찾았다. 진짜 맛있어서 남편보다 빨리 먹을 정도였다.

  저녁으로는 남편이 얼큰하고 칼칼한 음식이 먹고 싶다고 해 청양고추를 2개 넣은 순두부찌개를 끓여 먹었다. 고추를 많이 넣어 맵거나 속이 쓰릴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입에 맞았다. 뒷 정리를 하고 집에 남아있던 참외를 다 먹었다.

  인터넷 강의를 보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오랜만에 학교에 가서 어렸을 때 같이 먹던 음식을 먹고 거리를 걸으니 기분이 좋았다. 미세먼지가 없는 날 같이 캠퍼스를 걷기로 약속했다. 나중에 딩턴이가 태어나 좀 크면 같이 데리고 나와 엄마, 아빠의 추억을 이야기해주고 맛있는 것도 사줘야지. 남편과 일미 닭갈비에서 밥을 먹으며 우리 딩턴이도 우리처럼 대학생 때 배우자감을 만나 추억을 많이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 이제 인생의 3분의 1을 같이 한 우리는 공유할 추억이 많아 더 행복한 커플인 것 같다. 인생의 21년을 빼고 옆에 있어준 남편이 고맙다. 앞으로 한 60년은 더 내 옆에서 같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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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4시에 깼다. 분명 남편이 먼저 일어나서 나도 깬건데 남편은 일어난 기억이 없다고 한다. 일어나서 어제 늦게온 것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였는데 아침을 먹으며 얘기해보니 남편은 잘자고 있는 남편을 혼내려 내가 새벽 4시에 깨웠다고 말하는게 아닌가? 이게 알코올성 치매인가? ㅋ 뭔가 억울하다.

  오늘은 딩턴이 보러 병원에 가는 날이라 남편이 반차를 내고 왔다. 어머님이 주신 반찬들과 두부를 구워 점심을 챙겨 먹고 흥덕 보건소에 임산부 등록을 하고 철분제를 받으러 갔다. 그간 엽산은 임신기간 중 먹으려 사둔 것과 받은 것들이 있어 병원에 가기 전 보건소에 임산부 등록을 미뤄왔다. 그런데 13주 2일차이기 때문에 12주까지 주는 엽산도 16주부터 받는 철분제도 받지 못했다. 임산부 뺏지와 안내 책자만 받고왔다. 청주는 의료보험납부금액에 따라 건강관리사 지원, 신생아 무료쿠폰, 기저귀와 조제분유를 지원받을 수 있는데 해당이 다 안된다. 타지역은 기형아 검사쿠폰을 주는데도 있어서 살짝 기대했는데 아쉬웠다. 그래도 은근 비싼 철분제를 5개월이나 지원해주니 감사하게 생각해야지. 16주 이후 철분제 받으러 한 번 더 방문해야겠다.

  보건소에서 나와 바로 산부인과로 갔다. 1시 40분에 도착했는데 2시까지 점심시간이라 대기표를 미리 뽑아놨다. 점심시간에 사람이 제일 없기에 어설프게 오전에 가는 것보다 아예 점심먹고 스타트 될 시점에 가는게 훨씬 좋은 것 같다. 오늘도 원래 2시 30분 예약이지만 2시부터 바로 진행할 수 있었다. 초음파를 하는데 딩턴이가 너무 움직여서 자꾸 화면이 깨진다. 손과 발을 흔들며 계속 춤을 추는데 엄마, 아빠 온 걸 아는지 인사를 해주는 것 같았다. 13주라 잘하면 인터넷이나 지인들도 성별을 알 수 있을거라 해서 기대했는데 새침떼기같이 다리를 꼬고 보여주지 못해 다음 달은 되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남편은 인터넷에 올라온 다른 아가들의 성별 초음파를 하도 봐서 병원에서 초음파 봤는데 딩턴이가 아들이었다는 꿈까지 꿨다고 하는데 다음 달까지 기다려야한다니 좀 허망하다.

  딩턴이가 너무 움직여서 남편이 이게 정상인가요? 혹시 자세가 불편해서 계속 움직이는건가요? 라고 의사 선생님께 여쭤봤는데 너무 건강하고 오히려 안 움직이면 이상이 있는지 의심을 해봐야하는데 잘 움직이는게 정상이라고 말씀해주셔서 너무 안심이 된다.

  진료를 보고 기형아 1차 검사를 위해 채혈을 했다. 지난번 채혈했을 때 피가 나오지 않아 피를 2번 뺀 적이 있어 토레타를 엄청 먹고 들어갔다. 채혈할 때도 양손 다 올리고 혈관 두꺼운쪽으로 뽑아달라고 말씀드려서 오른쪽 팔에서 피를 뺏다. 이번엔 한 번에 채혈 성공했다. 계속 밥 먹는 손 피 뽑는 손을 반복해서 되뇌었다. 다음달에 가도 2차 검사를 위해 채혈해야하기에 매번 양손을 다 올릴 수 없으니 말이다. 채혈을 하고 7층 문화센터로 가서 7월에 할 뇌호흡 순산체조를 신청했다. 만들기를 좋아하면 계속 오감 만족 태교를 하라고 추천하셨는데 만들기도 그림, 바느질도 아무 것도 잘 못 하기 때문에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것 같아 신청하진 않았다. 뇌호흡 순산체조는 명상도 하고 체조도 한다고 하는데 참가비가 1회에 1만원인지 알았는데 한달 8회에 1만원이라고 해서 뭔가 금전적으로 이익을 본 기분이다.

  병원에 갔다가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 고용노동센터에 갔다. 상담을 하고 서류를 접수했는데 교육을 받지 못해 오늘 접수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집에서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고 워크넷에 이력서까지 등록해야 완료라고 한다. 제출 서류 중 임신기간이라도 업무를 수행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소견서가 추가로 필요해 인터넷으로 수강과 등록까지 마치고 소견서 추가해 월요일에 다시 방문해달라고 하셨다. 어떻게 보면 서류 접수가 1차 심사인데 서류 접수를 하려고 하시는걸 보면 잘 통과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을 해본다.

  1층에 내려가 캠토 햄토스트와 토마토쥬스를 먹고 다시 병원에 가서 소견서를 출력해왔다. 토마토쥬스는 사이다에 갈았는지 탄산이 있어 맛이 좀 오묘했다. 첫맛은 이상한데 끝맛은 토마토쥬스인 오묘한 맛 그래도 끝맛은 좋아 거의 다 먹었다.

  병원에서 돌아와 집에서 좀 쉬었다. 남편과 같이가 차가 있어서 다행이지 혼자 버스타고 병원, 고용센터, 다시 병원에 간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진짜 힘들었을 것 같다. 쉬다가 저녁으로 삼겹살을 먹으러 갔다. 원래는 청대 근처 90년대 스타일인 소쿠리삼겹살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불금이라 사람이 많을 것 같아 집 근처 제주 왕 소금구이에서 먹었다. 삼겹살은 기름이 많을것 같아 목살로 시켰다. 여기는 숯불에 굽는 곳인데 나는 집 근처에서 여기가 제일 맛있는 것 같은데 남편은 돌판으로 구운 것을 더 좋아한다. 그런데 오늘은 남편이 너무 맛있다고 잘먹어서 기분이 좋다. 함께 나오는 멜젓은 거의 먹지 않지만 가끔 찍어 먹으면 느끼함을 잡아주는 것 같다. 반찬을 리필시켰는데 가득하게 주셔서 1인분을 더 추가해서 먹었다. 임신하고는 많이 못먹었는데 오랜만에 2명이서 목살 3인분을 먹었다. 만족스런 외식이다.

  집에 돌아와서 예술태교를 했다. 오늘 그림은 프레드릭 모건의 사과따기, 사과따기 율동도 남편과 같이하고 사과도 그렸다. 원래 그림은 못 그려 거의 그려본 적이 없는데 오늘은 색칠이 아니라 그림이다. 부담스럽지만 딩턴이를 위해 그려보기로 한다. 남편이 옆에서 보다가 내가 색칠할래 하며 색칠해주었는데 사과의 광택을 표현하였는데 애벌레 2마리 같다. 오늘의 음악은 조플린의 Entertainer 인데 경쾌한 음악이 신이 났다. 어렸을 때 피아노로 쳐본 듯한 음악이다. 같은 음악가의 단풍잎 래그와 파인애플래그도 새소리, 시냇물소리, 눈 밟는 소리 등 다른 버전으로 들어봤는데 asmr이 느껴지는 듯 편안했다. 매번 혼자 태교하다가 남편이 옆에서 동참해주니 더 딩턴이도 행복할 것 같다. 지금 이렇게 여유로운 시간이 생겨서 너무 행복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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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에 남편이 덥다고 깨는 바람에 1시에 일어나 5시까지 자지 못했다. 밥을 하려고 하니 남편도 피곤하다고 그냥 밥을 먹지 않고 좀 더 자고 싶다고 한다. 나도 6시까지 자다가 일어나서 남편과 콩물이랑 사과를 챙겨 먹었다. 잠을 못자서 그런지 유달리 콩물이 먹기가 싫다. 몇 번이나 속이 울렁거리고 기침이 나던지 사과를 먼저 먹고 다시 콩물을 마시니 사과의 달달함 덕분인지 괜찮아졌다. 엽산과 비타민 D를 챙겨먹고 남편을 배웅하고 다시 자려고 누웠다. 어제도 컨디션 때문에 거의 못 먹어서 남편이 계란 노란자에 철분이 많다고 삶은 계란을 2개 삶아주고 갔다.

  누워서 12시 30분까지 잤다. 좀 자고 나니 컨디션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일어나 계란을 챙겨 먹고 아침에 나온 설거지와 빨래를 했다. 그리고 엄마의 그림책을 드디어 다 읽었다. 흥미로웠고 유익한 정보들이 많이 있었다. 독서일기 포스팅에 상세하게 리뷰할 예정이다.

  책을 다 읽고 티비도 보고 모바일 게임도하고 좀 많이 놀다보니 남편 퇴근시간이다. 왠지 늦게 일어난 날에는 오전 시간을 다 날려 버려서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남편은 오늘 저녁에 약속이 있어 집에는 잠깐만 들릴 예정이다. 남편과 같이 밥을 먹지 않기 때문에 남편이 도착할때쯤 밥을 했다. 밥 맛은 없지만 이미 5끼째 밥을 먹지 않고 대충 때우고 있기에 딩턴이를 생각해서라도 꼭 먹어줘야할 것 같았다. 남편이 집에 도착해 차를 주차하고 약속 장소까지 버스를 타고 간다고 해서 버스 노선을 알려줬는데 한 정거장이나 더 가서 내렸다고 한다. 덕분에 한 20분은 더 걸었다고 했다. 공기도 안 좋은데 마음이 쓰인다.

  남편이 약속장소에 도착했으니 나도 나름의 내 일과들을 진행했다. 인터넷 강의를 보고 예술태교를 하였다. 오늘의 그림은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이 그림의 등장하는 마르가리타 공주의 모습을 처음 봤을 때 너무 예뻐서 놀랐던 적이 있었는데 좋아하는 그림이 나와서 좋았다. 시녀들 이외에도 벨라스케스는 마르가리타 공주가 성장함에 따라 시기에 맞춰 초상화를 많이 그렸는데 2살 때부터 정략결혼을 한 미래의 남편감 (레오폴트1세) 에게 공주가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그림을 그려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주의 아버지인 펠리페 4세는 공주를 나의 기쁨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많이 아끼고 사랑했는데 공주의 생애가 결혼을 하고 병으로 20대에 일찍 요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그런지 공주의 어린 시절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더 안쓰럽게 느껴진다. 시녀들에 대한 EBS 해설을 아래 첨부하였다.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EBS 동영상 설명
http://naver.me/5WCzGjdM

오늘의 음악인 바흐의 미뉴엣과 더불어 대표작 G선상의 아리아를 들으며 마르가리타 공주를 색칠해보았다. 원작에서 치마가 하얀색이라 하얀색, 은색, 분홍색을 옅게 칠했는데 잘 눈에 띄지  않아 그림이 미완성처럼 보인다.

  예술태교를 하며 그림도 공부하고 클래식 음악들도 접하다보니 딩턴이에 대한 욕심이 많이 생긴다. 며칠 전만해도 분명 건강하게만 자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내 욕심을 아이에게 강요하지 말자고 하면서도 어쩐지 마음은 그게 잘 안된다.

[내가 키우고 싶은 딩턴이의 모습]
  1. 건강하고 튼튼한 아이로 키운다.
       (운동, 올바른 식습관)
  2. 바른 인성을 가진 아이로 키운다.
  3. 용돈 관리 등 경제 관념을 가르친다.
  4.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는 아이로 키운다.
       (남편은 기타를 가르칠 예정)
  5.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운다.
  6. 영어를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한다.

  진짜 욕심은 끝도 없는 것 같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인데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하하의 세계관처럼 (인기 많고 다 잘하는데 나는 모르는) 딩턴이가 위와 같이 크면서 그렇게 커가는지 몰랐으면 좋겠다. 즉, 다시 말해 스트레스 없이 자연스럽게 생활하는 중에 위와 같은 아웃풋을 가진 아이로 자랐으면 한다. 물론 이게 가장 어렵겠지? 문제집의 범위를 정하고 오늘은 여기부터 여기까지 이렇게는 절대 키우지 않을 생각이다. 딩턴이가 스트레스 없이 내가 바라는 모습대로 크려면 나와 남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거라 생각이 된다. 우리도 공부하고, 사랑과 인내로 포용하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 위 내용은 남편이랑 전혀 상의한 바는 없지만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싶은데 남편이 늦는다. 9시에 들어올거라하고 10시에 전화했더니 30분뒤에 출발한다하고는 11시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구글 아이디로 들어가서 디바이스 찾기로 벨소리를 울리니 드디어 통화가 된다. 월요일에도 약속, 화요일에는 시댁방문, 수요일에는 상갓집, 목요일도 약속, 늦으면 늦는다고 연락이라도 해주지 나랑 딩턴이는 다른 약속들의 뒷전이 된 기분이다. 또 지난번처럼 집에 못찾아올까봐 덜컥 겁도 났다. 통화상으로도 실제로도 취한건 아니라 이번엔 무사히 귀가하였지만 늦어서 미안하다고 말도 안하고 자는 남편이 얄미워 깨워서 사과를 시켰다. 미안해 한마디하고 또 곧바로 잔다. 남편이 약속 갔을 때 마냥 기다리는 스타일도 아니고 나도 인터넷 강의보고 태교하고 내 할일을 하는데도 뭔가 너무 얄밉다. 내 생각들을 도통 얘기할 시간이 없어 더 그런 것 같다. 이번주가 매우 바쁜건 이해하지만 후배들과 약속은 다 챙기면서 나랑 딩턴이에 대해 얘기할 시간이 없는게 너무 서운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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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엄마의 그림책
지은이: 김소라, 김은정, 김효선, 안세정
출판사: 이비락
읽은날짜 : 18.05.09~05.24
페이지:  287Pages

  이 책을 빌린 것은 진짜 우연이었다. 아기에게 이야기를 읽어줄 수 있는 그림책의 모음이라고 생각하고 빌렸는데 태교에 좋은 그림책들을 소개하는 책이었다. 잘못 빌렸으니 읽지말까? 생각하다가 그래도 흥미로운 내용일 것 같아서 시도해보았다. 4명의 엄마들이 그림책으로 태교하기 좋은 책 100권을 소개해주는 내용이다. 단순 소개만이 아니라 감상과 숨은 의미, 동화작가의 작품관 등을 주제나 임신주수, 아기의 발달 시기에 맞게 추천 동화가잘 분류되어있다.

  태교용 이야기 책, 태교용 탈무드 등 태교용 책들로만 태교를 해주었고 그래야만 하는지 알았는데 이 책을 읽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다음 도서관에 가면 꼭 그림책을 빌려올 예정이다. 엄마가 뱃속에서 읽어준 그림책이 아기가 태어났을 때 읽어줘도 익숙해서 더 좋아한다고 한다. 또 결정적으로 그림책에 있는 다양한 색채가 아이의 정서적 안정감과 더불어 별도로 미술관에 가지 않아도 그림과 친숙해질 수 있어 내가 생각하고 있는 예술태교의 맥락과도 일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김미경 TV에서 김미경, 신기율의 여자인생연구소 <어린시절 상처를 치유하는 법> 라는 주제의 영상을 본 적이 있었다.

신기율강사 : 아이를 키우다 보면 저 같은 경우에는 제가 자라면서 저는 혼자 자랐거든요, 부모님이 밖에서 같이 일을 하시는 바람에 밥도 혼자 먹고 공부도 혼자하고 TV도 혼자보고 그래서 늘 혼자 있는게 굉장히 싫었어요. 그렇게 자라다보니까 아이는 혼자 있게 하기 싫은거죠.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아이 옆에 있어 주려고 하고 같이 밥을 먹으려고 하고 같이 공부를 하려고 그러는데 정말 신기한 게 아이에게 그런 어떤 배려와 사랑을 줄 때마다 제 그 때가 다시 소환 되서 오는거죠. 제 그 때가 자꾸 생각이 나는 거에요. 나의 어렸을 때가

김미경강사님 : 그래서 어때? 우울해?

신기율강사님 : 그게 아니라 그러면서 치유가 되는거에요. 그 아이가 그대로 제 안에 있잖아요. 그 슬펐던 아이가 있는데

김미경강사님 그대로 있어요. 어렸을 때 슬펐던 기억에 우울한 아이가 안 없어지나봐

신기율강사님 : 근데 내 아이를 사랑하면 그 사랑이 공명이 되나봐요. 저의 아이시절과 그래서 그 부분이 많이 치유가 되는 경험을 되게 많이 했어요. 정말 신기한 존재인거 같아요. 아이를 키운다는 거

김미경강사님 : 나는 이거 되게 중요한 포인트인 거 같아요. 왜나하면 어렸을 때 엄마로부터 제대로 사랑을 받지 못해갖고 내 안에 슬픈 아이가 있는 사람이 꽤 많아요. 근데 그런 사람들은 내 아이를 키우면서 그 30년 전의 내 속에 있던 아이가 소환돼서 두 아이가 같이 크는 것처럼 치유될 수 있단 말씀인거죠.

신기율 강사님 : 근데 그게 너무 심하면 아이 인생에 간섭을 하게 되는데 그게 아니라 어느정도 내가 조율하고 거리를 유지하면서 그런 사랑을 베풀 때는 굉장히 큰 치유의 에너지로 나에게 다시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강의 내용처럼 그림책 태교도 마찬가지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줌으로써 아이의 정서적 발달을 돕고 아이 뿐만 아니라 엄마, 아빠에게도 세상의 각박함을 동심의 눈으로 볼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을 가져온다고 하니 그림책으로 태교를 안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 청주에도 그림책 읽어주거나 같이 정보 교류를 할 수 있는 모임이 있었으면 좋겠다.

[공감가는 문구]

"너도 네 자식이 귀하지? 나도 내 새끼가 소중해서 힘들까봐 와서 해주는 거란다." 당신 몸이 힘들고 아픈데도 아이를 봐주고 반찬을 해다 주시는 엄마에게 이제 안해줘도 된다고 하면, 친정 엄마가 항상 하신 말씀이다. p. 40

  임신을 하니 확실히 엄마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너무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된 우리 엄마, 내가 임신을 하고 나서 하루가 멀다하고 전화해서 먹고 싶은 건 없는지 몸은 괜찮은지 물어보는 우리 엄마, 못해준게 많아서 내가 피곤해서 짜증이라도 내면 빨리 자라고 눈치 보며 전화를 끊는 우리 엄마, 어렸을 때부터 표현하지 않다보니 엄마한테 미안하다 고맙다 표현을 못하게 되었는데 딩턴이를 가지다 보니 엄마한테 많이 미안하고 고맙다. 확실히 딸은 아이를 낳아봐야 엄마를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림책은 그저 아이들만 보는 유치한 책이 아니다. 그림책 안에 담긴 그림과 이야기는 무궁한 세계를 품고 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가치와 도리, 우리 스스로 가져야 할 인생의 가치를 오롯이 풍성하게 담고 있다. p. 46

 그림책이 부모에게도 힐링이 되는 이유는 권선징악이 뚜렷하고 도덕적인 가치, 즉 우리가 생각하는 정의가 실현되는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 학교에서 배운 당연한 가치들이 사회에서 통하지 않을 때가 많았다. 생각보다 세상은 평등하지 않았고 착하게 산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였다. 그런 사회에서 통하지 않는 정의들이 동화책에는 아직 살아 있기 때문에 사회 생활에 지친 부모 역시도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힐링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고민하는 여우 한 마리가 산양할아버지를 찾아가서 "행복이 뭘까요?" 라는 물음을 던진다. 산양 할아버지는 여우에게 어미 양 셀마의 평범한 일상 이야기를 들여준다. 셀마는 아침에 일어나면 풀을 먹고, 오후가 될 때까지는 아이들과 대화를 나눈 뒤, 오후엔 운동을 좀 하다가, 저녁엔 이웃의 마이어 부인과 수다를 떨고 밤이 오면 단잠을 잘 것이라고 말한다. 얼핏 보면 틀에 박힌 지루한 일상이지만, 그러한 반복 속에 소중한 행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군더더기 없고 깔끔한 문장과 그림으로 독자에게 전달해준다. p.118

  만약에 블로그를 하지 않았더라면 임신 후 회사를 그만두고 매일 매일 집에 있는 시간이 지루하고 가치없게 느껴졌을 것 같다. 블로그로 하루 일상을 정리하면서 평범한 일상에서의 소중함을 느꼈다. 소소하게 기록하는 일상이 모이니 내 이야기가 되고 역사가 된다. 단지 기록 하나 한 것 뿐인데도 평범한 일상이 특별해졌다. 또 글을 쓰면서 작은 것에 감사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회사에 다니고 고액 연봉을 받을 때보다 집에서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는 먹어주는 것. 그것에서 느끼는 행복이 더 큰 것 같다. 요즘 내가 느끼는 것을 잘 나타내주는 문장인 것 같아 더 와닿았던 문장이었다. 

<새벽> 이라는 작품으로 우리에게 유명한 미국의 그림책 작가 유리 슐레비츠는 '그림책에서 글은 그림을 반복하지 않으며, 그림도 글을 반복하지 않는다. 글과 그림은 대위적 관계로 서로를 보완하고 완성한다' 라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그만큼 그림책에서 그림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p121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을 때 그림에 대해서는 크게 집중하지 않았었다. 태교동화를 읽어줄 때도 그림보다는 스토리에 치중했었다. 그런데 이 문구는 그간 내가 생각한 상식을 깨는 문구였다. 그림책에서 그림은 당연히 글을 이해하기 쉽게 보충해주는 보조적 관계라고 생각했는데 그림 자체에서의 작가의 의도나 의미가 담겨있다고 하니 다음 그림책을 읽어줄때는 좀 더 그림에 치중하고 그림 자체를 묘사해주는 연습도 미리미리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하는 장소나 취향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책 좋아하고 호기심 많은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엄마가 될 준비를 하는 나 자신부터 책을 사랑하고 호기심 넘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p.135

  어렸을 때 장사를 하는 엄마는 늦게 집에 와서도 가끔씩 책을 봤었다. 당연히 우리에게도 책을 많이 사줬었고 오빠와 밖에 나가 놀기보다는 경쟁하듯이 책을 4~5권씩 읽어치웠던 기억이 많다. 화가 날 때는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책 속에 빠져들어 마음이 많이 위로가 되었다. 중학교 때 도서부장을 하게 되어 학교 도서관에 1시간씩 남아 책을 관리했던 것도 내가 책을 사랑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내가 책을 좋아했던 것만큼 당연히 우리 딩턴이도 책을 많이 사랑하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 자녀 교육에는 정답이라는 것은 없지만 적어도 어렸을 때부터 도서관에 데려가고 같이 책을 읽어줌으로써 책을 사랑하고 호기심 가득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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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일어나니 6시 20분이다. 남편은 일찍 가야하는지 벌써 일어나 서두르는 눈치이다. 일어나서 콩물과 사과를 급하게 챙겨주었다. 오늘도 업무 폭탄인 듯 한데 밥을 못챙겨줘서 안쓰럽다. 배웅을 해주고 다시 누웠다. 오늘은 왠지 컨디션이 너무 안좋다. 계속 어지러운게 철분이 부족한 듯 싶다. 원래 결혼 전 산전 검사나 건강검진 때에도 헤모글로빈 수치가 낮았다. 간혹 빈혈로 쓰러지기도 했었고 철분제도 챙겨 먹었었는데 임신 후에도 불안해서 의사선생님께 철분제 복용을 상담했었는데 13주부터 먹으면 된다고 해서 굳이 챙겨먹지는 않았었다. 이제 딱 13주차가 되었는데 바로 증상이 나타나는듯 싶다. 얼른 다시 침대로 돌아가 블로그를 정리하고 12시까지 잠을 잤다.

  점심으로 어제 어머님이 주신 절편을 조금 먹고 책을 읽었다. 요즘 책 읽기가 좀 더딘데 이제 1권이 거의 끝나간다. 곧 독서일기도 쓸 수 있겠다. 책을 읽다가 TV를 켰는데 어지러워서 좀 보다 꺼버렸다. 예술태교도 해야하고 인터넷 강의도 봐야하는데 남편이 갑자기 OTP를 두고왔다고 200만원을 보내달라고 한다. OTP가 있는 침대 서랍에 가려고 일어나다가 주저 앉았다. 좀 어지러워 눈을 감고 있다가 다시 침대로 갔다. 돈을 보내고 책을 좀 더 보다가 그냥 계속 멍하니 누워있었다. 남편은 상갓집에 가야한다고 좀 늦을 것 같다고 연락이 왔다.

  저녁을 먹어야하는데 기운도 없고 혼자 챙겨 먹기도 싫어 남편이 올 때까지 누워있었다. 8시쯤 되서 남편이 와서 삼겹살을 먹으러 가자고 했는데 밥도 먹고왔고 많이 피곤하다고 한다. 같이 참외랑 토마토를 나눠먹고 남편과 9시에 잠들었다. 거의 14시간을 잔 하루였다.

  새벽에 남편이 더워서 깨는 바람에 나도 깼다. 2시간 정도 얘기를 하다 남편은 잠들고 나는 계속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피곤하면 언제든 잘 수 있고 오늘도 미세먼지 때문에 밖에 나갈 수도 없을테니 졸린 것은 걱정이 안된다. 오늘은 좀 컨디션이 회복되서 태교도 하고 밥도 잘 챙겨 먹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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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술을 마신 남편이 배가 고픈지 5시 30분부터 밥을 했다. 집에 있는 비비고 육개장 한 봉을 뜯어 해장용으로 끓여 먹었다. 비비고 육개장은 처음 보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나도 잘 먹었다. 한 그릇 반을 뚝딱한 남편은 이제 됐다 다시 자면 되겠다 하면서 잔다.

  자고 일어나서 남편과 어제처럼 산책을 했다. 아파트 주변을 한 바퀴 빙돌았다. 2킬로 정도 되는 거리였다. 남편과 어제 딩턴이랑 장미꽃도 보고 말도 걸면서 산책했다고 하니 남편도 곧 "딩턴아 저건 무슨색일까?"하며 말을 걸며 걸었다. 어제 혼자 걸을 때는 1500걸음 정도 밖에 못 걸었는데 남편과 이야기하고 노래를 들으며 걸으니 2배나 더 걸었다. 혼자 걷는 것보단 역시 같이 걷는게 더 좋은 것 같다.

  걷는 도중 감탄 떡볶이에서 떡볶이, 순대, 튀김으로 구성된 1인 세트와 쿨피스도 먹고, 남편은 명량 핫도그에서 핫도그 1개도 먹었다. 이런 주전부리를 할 수 있는 것도 산책의 즐거움인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잠깐 들러 토마토와 김, 아이스크림을 사고 아이스크림은 집 근처 벤치에 앉아 바람을 쐬며 먹었다. 남편은 와일드바디 난 튜브형 메로나, 튜브형 메로나는 처음 먹는데 원래 메로나의 각진 네모형태를 튜브에도 적용한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각이 져있어 먹을 때 살짝 불편하다. 역시 쭈쭈바는 둥글어야 깨물었을 때 잘 부숴지는 느낌이다. 그래도 메로나바는 빨리 녹아서 손이 끈적거리는데 튜브형은 그럴 염려가 없어 편하다. 집 근처 바로 앞에 자산관리공사가 있는데 늘 한옥스런 담장이 예쁘다고 생각되어 한 장 찍어보았다. 회사다닐 때 가끔 저기 입사하면 얼마나 좋을까? 출퇴근 3시간에서 3분으로 줄겠구나 하는 생각을 종종했던 기억이 난다.

  어머님께서 손두부를 사셨다고 하셔서 오늘 저녁에는 보은에 가기로 되어있다. 어머님, 아버님이 더울 때 한 잔씩 드실수 있도록 아침부터 불려놓은 흰 강낭콩물을 갈아 한통 챙겼다. 가는 길에 비가 조금씩 떨어진다. 가기 전에 마트에 들러 토마토 한박스를 사서 아버님 가게에 들른다. 아버님은 잠깐 배달가시고 어머님만 계셨다. 요즘 바쁜 시즌이라 어머님이 많이 가게에 계신 것 같았다. 몸은 괜찮은지, 먹고 싶은건 없는지 여쭤 보시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태교도 너무 잘하는 것 같고 요리도 잘해 먹어서 기특하다고 말씀해주셨다. 칭찬을 받으니 '아 그래도 내가 잘하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든다.

  아버님이 돌아오시고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들렀는데 하필 휴무라 원래 가려던 곳이 아닌 조마루 감자탕에 들러 묵은지 감자탕을 먹었다. 비가 오니 따뜻한 감자탕이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감자탕은 고기도 많고 국물에 김치가 어우러져 느끼한 맛을 좀 잡아주는 것 같았다. 특히나 위에 깻잎이 많이 들어 있어 내입에는 더 맛있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1개당 2500원이었던 값비싼 감자도 듬뿍 있어 배부르게 한 상 먹었다. 만족스런 식사를 하고 가게에 들러 두부를 챙겨 시댁으로 갔다. 아버님께서 직접 수박을 잘라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시댁은 그래도 아버님께서 집안일을 많이 도와주시는 편이라 남편도 집안일은 같이 해야한다고 교육을 받은 것 같다. 나도 딩턴이가 남자아이면 남편처럼 집안일은 같이 해야한다고 가르치는 엄마가 되고 싶다.

  어머님은 올갱이국과 어묵, 참나물, 송이버섯, 떡 등을 싸시느라 바쁘시다. 매번 보은에 갈 때마다 한아름 챙겨주시는 어머님 덕분에 마음까지 풍성해지는 기분이 든다. 짐을 한 가득 싣고 집으로 돌아와 어머님께 전화를 드리고 반찬들을 정리했다. 남편은 피곤하다며 거의 씻고 바로 잠들었고 나는 인터넷강의를 듣고 누워 있다가 잠이 들었다.

  매번 어머님을 뵈면 느끼지만 진짜 자식에게 뭐든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신 것 같다. 나도 딩턴이를 낳으면 나보다 먼저 생각하고 무한한 사랑을 줄 수 있을까? 아직 자식을 낳아 길러본 적이 없어 자신이 없다. 회사 동생의 블로그의 가보면 아기의 사진을 올려둔 폴더명이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야'이다. 처음인 초보엄마지만 좋은 엄마가 되자고 다짐해본다. 더불어 아침부터 자식 잘 되라고 절에 가서 등불을 달고 온 우리 엄마도 많이 생각이 난다. 나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된 우리 엄마, 아빠 따라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정착한 우리 엄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때는 엄마는 다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엄마면 당연히 이 정도는 해줘야된다고 생각했는데 딩턴이도 나를 그렇게 생각하겠지? 딩턴아 엄마도 엄마가 된 건 처음이라 많이 노력해볼께 서툴러도 이해해주고 엄마, 아빠도 힘내서 노력하고 있다는거 나중에 크면 이해해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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