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먹은 된장찌개를 데워서 식사를 했다. 된장찌개를 만들 때마다 한번 먹을 분량으로 만드려고 노력하는데 늘 실패이다. 그래도 냉장고도 정리했고 퇴사 후 부지런히 음식을 만든 덕분에 좁은 냉장고가 넉넉해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냉장고에 물건을 넣기 위해서는 여기저기 비집어야했었고 뭐가 있는지도 몰라 애써 사둔 재료들을 버리곤 했는데 최근에는 많이 좋아진 것 같아 뿌듯하다.

  남편을 배웅해주고 설거지를 하고 블로그를 정리했다. 요 며칠 블로그 정리가 점점 느려져서 2일치를 함께 쓰느라 조금 오래 걸렸다. 블로그도 쓰고 인터넷으로 서울 갈 숙소도 알아봤다. 최대한 싸게 가고 싶은데 주차장이 있으면 외곽이라 지하철 이동이 어려워 진짜 고민이 된다.

  좀 졸려서 잘까? 하다가 어제 컨디션이 안 좋은 남편 덕에 나도 평소보다 일찍 잠이 들어서 약 6시간 30분이나 잤기 때문에 낮잠은 자지 않기로 하고 순환체조와 스트레칭을 연습했다. 스트레칭 중간에 클래식 음악을 틀고 눈을 감고 딩턴이에게 태담을 하는데 계속 남편이 라인을 보내서 무음으로 바꿔두었다. 온전히 나와 딩턴이의 시간이기에 방해를 받고 싶지 않았다.

 "딩턴아 내일은 아빠 생일이야. 힘들겠지만 화이팅해서 아빠가 좋아하는 음식을 엄마랑 함께 만들어보자. 오늘 엄마가 틀어주는 음악은 파헬벨의 캐논인데 엽기적인 그녀라는 영화에도 나왔고 엄마가 좋아하는 곡이야. 엄마랑 아빠랑 처음 본 콘서트는 11년 전 여름에 간 조지윈스턴 아저씨의 연주회였어. 엄마는 그 때부터 뉴에이지라는 장르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아. 딩턴이도 엄마가 좋아하는 가사 없는 연주곡을 많이 들려줘서 그런지 클래식이나 뉴에이지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 7월 22일에는 영화음악을 연주해주는 콘서트가 있는데 마침 주말이기도 하고 아빠랑 함께 손잡고 보러가자. 엄마랑 아빠는 딩턴이가 행복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엄마가 딩턴이가 훌륭하게 클 수 있도록 도와줄꺼고 아빠가 언제나 든든하게 지켜주실꺼야. 엄마랑 아빠는 딩턴이를 무지 사랑한단다. 겨울에 건강하게 만나자."

  순산체조 강의를 들으면 태담하는 시간이 있어서 집에서 체조를 할 때도 꼭 태담하는 시간을 넣어준다. 잘 안될 줄 알았는데 얘기를 하다보면 음악 한 곡이 금방 끝나버린다. 쑥쓰러워서 태담을 하지 않는 엄마들도 많다고 하는데 나는 태담을 하면서 딩턴이 엄마가 될 마음의 준비가 되고 있는 것 같아서 하루에 단 5분이라도 딩턴이와의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중에 딩턴이가 좀 커서 내 블로그를 읽을 수 있는 나이가 된다면 지금 쓰고 있는 일상들이 신기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엄마랑 아빠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많이 많이 사랑하는 아가였다고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태담을 마치고 남편에게 메신저 답변을 해주고 운동을 마무리할 때쯤 어머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내일 남편 생일이라 시댁 식구들과 저녁 식사 예정인데 집에 오실 때 이것저것 반찬과 식재료를 가져다 주시려고 집에 남아 있는 식재료들을 여쭤보셨다. 이제 칼질을 오래하시면 손도 붓고 힘드신데 챙겨주셔서 감사하고 죄송스럽다. 또 조리원에서 나오고 추가적인 산후조리도 어머님께서 해주실 의향도 있으시다고 무조건 내가 편한대로 하라고 하셨다. 산후조리는 무조건 잘해야한다고 어머님은 남편을 낳고 산후조리를 잘 못해서 그런지 지금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신 부분이 많다고 하셨는데 진짜 딸 같이 생각해주시는 마음이 느껴져서 너무 감사했다.

  오늘은 남편이 평소보다 1시간 정도 일찍 퇴근을 해서 운동을 갔다가 밥을 먹을 거라고 했다. 남편 헬스장 근처에 롯데슈퍼가 있어 같이 남편 생일상을 차려주기 위해 장을 보러갔다. 생일 당일 시댁식구들과 외식이 있기 때문에 많이 먹을 것 같다고 미역국 외에는 그 어떤 음식도 하지말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마트에 졸졸 쫓아와서 미역과 국거리용 소고기밖에 사지 못했다. 그것도 원래는 비비고 미역국 데워 달라는 것을 내가 끓이겠다고 우겨서 겨우 구입을 했다. 난 특별한 생일상을 차려주고 싶었는데 남편은 생일을 그냥 1년에 한번씩 찾아오는 정기적인 일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특별한 생일상은 무리일 것 같다.

  남편은 운동을 가고 나는 집으로 돌아와 닭가슴살을 넣은 일본 카레를 끓였다. 원래 8인분 포장이지만 내일은 아침에 생일 미역국을 먹어야하기에 2인분만 딱 만들었다. 운동을 갔다온 남편은 오랜만에 먹어서인지 오늘 카레가 특별히 맛있다며 싹싹 긁어먹고 조만간 며칠이내 또 해달라고 한다. 그래 생일날만 생일상인가? 평소에도 좋아하는 맛있는 음식 먹으면 되지하고 마음을 고쳐먹으니 생일상을 못 차려주는 것에 대한 서운함이 약간 사라졌다.


  남편이 설거지를 해주고 같이 숙소를 계속 찾아보았다. 남편은 오늘 회사가 롯데호텔과 제휴가 있어 1박당 85천원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정보를 얻어왔다. 도저히 못 찾으면 그냥 롯데호텔을 가기로 하고 1박당 85천원이하의 숙소를 찾아봤다. 결국에는 적절한 가격에 중심부에 위치한 주차시설과 피트니스가 있는 숙소를 찾긴 찾았는데 아직 코스를 다 짜진 못했기 때문에 덜컥 예약을 할 수가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남편과 내일은 꼭 예약하자고 하고 오늘은 우선 쉬기로 했다. 남편이 잠들고 나는 예전에 기내에 꽂힌 잡지에서 본 여행앱인 볼로앱을 다운받아 혼자 코스를 짰다. 내일 남편 생일 선물로 짠 하고 보여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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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다이어트에는 수육이 짱인 것 같다. 3일간 꿈쩍 않던 몸무게가 변동이 생기기 시작했다. 조금만 탄수화물 섭취에 신경을 쓰면 바로 몸무게의 변화가 생기는 것 같다. 오늘은 아침부터 닭가슴살 토스트를 만들었다. 빵을 굽고 양파를 볶고 양배추는 씻어 준비를 하고 닭가슴살도 찢어 넣었다. 남편은 칼슘 섭취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기에 특별히 칼슘치즈도 넣어주었다. 나는 두유, 남편은 우유, 요거트도 한 개씩 곁들여 먹었다. 무심결에 "오늘은 지방 폭발하겠다." 라고 말을 했는데 식사일지를 정리하던 남편이 흠칫 놀라며 "어떻게 알았어? 영양박사가 다 되었네" 라고 말해주었다. 그간에 식단을 만들고 정리한 보람이 느껴졌던 아침이었다.

  남편을 배웅하고 설거지를 하고 오늘은 순산체조를 하는 날이라 잠은 다시 자지 않았다. 휴가갈 숙소를 몇 개 후보로 정해놓고 씻고 준비하고 나갔다. 10시 5분에 집을 나섰는데도 843번 버스는 방금 전 떠났다. 843번을 타면 병원에는 다이렉트로 가지만 시간이 너무 이르다. 105번을 타고 죽림사거리에서 내려서 모태안까지 걸어갔더니 시작 20분전에 도착했다. 강의장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지난번에 사람이 바글바글 했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시간이 되서 강사님의 수업이 시작되었고 몇 몇 산모님들께 어제 뭐 했는지 여쭤보셨는데 꽃꽃이며 필라테스며 책 읽기, 바느질 등 다들 태교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회사에 얽매여있는 워킹맘들보다는 순산체조도 다니고 음악도 들려주고 책도 읽어주고 음악회도 다니고 나름 태교를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조금 부끄러웠다. 강사님이 "나의 하루가 아이의 하루이다. 시간을 헛되게 보내면 안된다." 라고 하셨는데 나는 잘 살고 있는걸까? 하는 반성이 들었다.

  순산체조를 하고 집에 돌아가는데 버스가 없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방금 전 떠났는지 2정거장을 지나쳐있다. 할 수 없이 또 800m정도를 걸어갔다. 어제 비가 쏟아졌던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화창한 날씨다. 양산이나 선글라스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래도 홈플러스만 지나가면 푸르지오 아파트 방향으로 숲길이 있어 기분이 좋다. 그늘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수분을 머금고 있는지 나무냄새도 은은하다. 차도 쪽을 유리로 막고 있어 더울지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고 매연도 막아줘서 좋은 것 같다. 숲길을 쭉 따라가다보면 버스정류장이 나온다.

  버스가 바로 와서 버스를 타고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고구마를 샀다. 오늘 점심은 고구마 1개와 감자 1개, 아침에 탄수화물 섭취가 적어 오늘은 빵대신 고구마와 감자를 먹는다. 고구마도 감자도 모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라 맛있게 먹었다. 날이 더워서일까? 땡볕에 걸어서일까? 편두통이 왔다. 바로 잠을 자기 시작했는데 2시30분부터 5시 30분까지 3시간이나 잠이 들었다. 눈을 떠도 기운이 없어서 좀 더 누워있다가 남편 올 시간이라 쌀을 씻었다. 쌀을 씻는데 남편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출발할 때는 늘 남편이 전화를 하는데 아직 안 일어난줄 알고 일부러 전화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오늘 그냥 외식을 할까? 라고 하다가 딱히 먹고 싶은게 없어서 그냥 밥을 하고 된장찌개를 끓였다. 밥을 하다보니 밖이 컴컴해지는게 비가올 듯 했다. 좀 있으니 청주는 호우주의보라는 재난알람이 왔다. 안 나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을 먹고 남편이 설거지를 해줬다. 정리 후 어머님과 통화를 해 이번주에 있는 남편 생일날 식사를 할 식당을 정했다.

  오늘은 남편이 기운이 없어 보였다. 같이 휴가갈 계획을 좀 짜다가 남편이 일찍 자고 싶다고 했다. 딩턴이에게 읽어줄 책도 내가 대신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원래 열이 많은 남편은 에어컨을 취침모드로 6시간씩 틀어놓고 자는데 오늘은 에어컨을 꺼달라고 한다. 평소 덮지 않는 이불까지 덮고 자는 모습이 안쓰럽다. 어딘가 몸이 좋지 않은 모양이다. 나도 일찍 자려고 누웠는데 생각해보니 오늘 인강을 듣지 않았다. 인강을 들을까하다가 곤히 잠든 남편이 깰 것 같아서 오늘은 나도 일찍 자기로 했다. 낮잠을 자서 잠이 안올까 걱정했지만 오늘 운동도하고 피곤했는지 나름 일찍 잤다. 다만 팔목과 발목의 관절이 아파 잠들기 전까지 좀 끙끙거렸다.

  오늘은 원래 칼로리 부족이었는데 유산균을 먹으니 적정에 맞춰졌다. 원래 없던 변비가 임신 후 생기는 것 같아 푸룬앤유산균으로 바꿨는데 포장이 터진게 있어서 좀 찝찝하다. 다 먹으면 이번엔 이지바울로 바꿔봐야겠다. 나한테 맞는 유산균 찾기가 너무나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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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남편에게 안주로 만들어주고 남은 돼지고기김치찌개를 먹었다. 요거트에 사과까지 먹으니 배가 터질 것 같았다. 남편을 배웅해주고 설거지를 한 후 다시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11시가 다 되어간다.

  철분약과 앱솔맘을 챙겨먹고 어제 순산체조에서 배운 동작들을 복기하여 따라했다. 그냥 하면 재미가 없어서 다신 트레이너앱을 통해 최대한 비슷한 동작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동작이 없는 것들은 그냥 기어를 틀어놓고 기타운동으로 30분 정도를 했다. 실제 순산체조를 할 때는 중간에 명상을 하는 부분도 있어서 모차르트의 Symphony no.29을 틀었더니 딩턴이가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어제 순산체조를 할 때는 미동도 없었는데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운동을 마치고 오랜만에 육아일기를 꺼내들었다. 병원에서 나와 바로 하동으로 놀러갔기에 그동안 딩턴이 초음파 사진을 정리해주지 못했었다. 벌써 2주나 지났는데 서울도 다녀오느라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이 다이어리는 퇴사 전 친하게 지냈던 여직원이 선물로 주었는데 다이어리를 정리 할 때마다 두고두고 생각나고 너무 고마운 것 같다.

  육아일기를 정리하고 점심으로 통밀빵 토스트를 만들어먹었다. 귀찮아서 쨈만 발라먹으면 확실히 포만감이 덜 해서 야채도 넣고 계란도 넣은 토스트로 만들어 먹는다. 하루 한끼, 특히 혼자 먹는 점심은 이렇게 토스트로 대체하는 날이 많은데 통밀이라 영양성분도 풍부하고 더부룩함이 없어 즐겨 먹어도 질림이 없는 메뉴인 것 같다.

  밥을 먹고 소화를 좀 시키다가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라는 책을 2챕터 정도 읽었다. 오랜만에 딩턴이를 위한 책이 아닌 내가 보고 싶은 책을 읽기 시작한 것 같다. 책을 보고 인터넷 강의를 봤다. 긍정적인 루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데 자는 것만 조금 줄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남편이 청주 출장이라 점심쯤 분평동에 갔다가 4시에는 퇴근이 가능하다고 연락이 왔다. 마침 분평동에 락앤락 매장이 있어 고무패킹을 청소할 수 있는 솔을 구입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인터넷에서 구입하면 1천원 초반이지만 택배비가 2,500원이기에 배보다 배꼽이 큰 격이라 부탁을 했다. 그런데 여담으로 락앤락 통 음식물 냄새제거는 왜 이렇게 힘든걸까? 아직 배워야할 것이 많은 초보주부인 것 같다.

  남편이 퇴근을 했고 같이 마트에 갔다. 요즘 단백질이 부족하기에 간단히 수육을 해서 먹자고 했다. 남편이 수육이 간단해? 라고 묻기에 끓이기만 하면 된다고 오래 걸려서 그렇지 어렵지는 않은 요리라고 설명해주었다. 수육이 되는 동안 남편은 헬스장에 갔는데 비가 미친 듯이 오고 있다. 우산을 가져가지 않은 남편이 걱정 되어서 헬스장으로 데리러 갔다. 남편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와 날 보더니 왜 왔냐며 깜짝 놀란다. 얼마나 열심히 운동을 했길래 비가 오는지도 몰랐던거지? 아무튼 넉넉한 골프우산 덕분에 비는 하나도 맞지 않고 집에 올 수 있었다. 서울에 놀러갔을 때 이 큼직한 우산을 챙겨갔으면 비는 안 맞았을텐데 아쉽다고 얘기했다.

  저녁을 수육으로 먹었더니 오늘은 완전 저탄수화물 식단이 되었다. 남편은 기특하게도 술을 한 잔도 마시지 않았다. 남편이 일찍 집에오니 저녁시간이 좀 더 여유로운 것 같다. 유연근무제는 언제 시행이 되는 걸까? 딩턴이를 낳으면 유연근무제를 신청해서 남편이 일찍 집에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녁 먹은 것들을 같이 정리하고 휴가계획을 세웠다. 이번 휴가는 서울과 파주를 갈 예정인데 일정을 정확히 짠 것이 아니라 동선이 나오지 않아 숙소구하기가 만만치가 않다. 남편은 차를 가져갔으면 하고 나는 조식서비스를 원한다. 또 파주를 갈 때를 제외하곤 지하철로 움직일 예정이기에 너무 외곽은 아니였으면 좋겠는데 그렇다면 주차장이 협소해지거나 없기에 고민이 많다. 일단 동선부터 명확하게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며칠 더 생각해보자고 하고 자기로 했는데 오늘은 130칼로리 초과이다. 현재시각 11시 45분, 15분 남은시간동안 균형칼로리를 만들기 위해 체조를 하고 제자리걸음을  했는데도 80칼로리밖에 소모하지 못했다. 오늘은 50칼로리가 초과되었구나. 균형칼로리를 맞추는 것은 진짜 어려운 것 같다. 달밤에 체조까지 했는데 실패다. 내일은 순산체조도 하는 날이고 열심히해서 균형칼로리를 맞추는 하루로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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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으로 어제 먹다 남은 청국장찌개를 데워 먹었다. 하동에서 쪘던 1킬로를 복구하지 못했는데 0.3킬로 정도가 추가로 쪘다. 서울에 가서도 무게 변동은 없었는데 내가 많이 먹어서라기보다는 이제 딩턴이가 제법 크고 있는 듯 하다. 아마도 이제 더 이상은 병원에 가도 최저몸무게는 안나올 듯 싶다.

  밥을 다 먹고 남편을 배웅하고 설거지를 했다. 예전에 인터넷에서 아침밥까진 바라지 않는데 제발 아내가 출근할 때 일어나서 인사는 해줬으면 좋겠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남편이 출근할 때는 현관 앞에서 잘 다녀오라고 손을 흔들어주는 편인데 딩턴이가 태어나면 아침밥도 배웅도 빠지는 날이 있을 것 같아 남편이 안쓰러워진다.

  정리를 하고 1시간 정도 누워 있었다. 잠이 들락말락했는데 오늘은 순산체조를 처음 가는 날이라 푹 잘 수가 없었다. 가기 전에 인터넷 강의도 들으려했는데 졸려서 일단 누워만 있었다. 씻고 준비하고 버스를 타러 갔는데 30분 뒤에나 온다고 한다. 할 수 없이 택시를 타고 시작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조리원 예약을 연장할 수 있는지 문의를 했다. 조리원은 보통 2주이고 출산 후 조리실 상황에 따라 최장 1주일만 연장이 가능하다고 듣고 왔다. 아무래도 첫애라 잘 모르기도 하고 조리원에 좀 더 머물고 싶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조리원에서 나와 강의실로 갔다. 첫날이라 많이 왔다고는 하지만 20~30명 정도 되는 인원들이 있어 운동할 때 조금 좁게 느껴졌다. 가기 전에는 유연하지 못한 내가 잘 따라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비교적 간단한 체조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안심이다. 첫 날이라 그런지 각각 태명에 대해 소개했는데 튼튼이, 사랑이가 제일 많은 것 같다. 내 차례가 되어 딩턴이라고 했더니 강사님이 뜻이 뭐냐고 질문을 하셨다. 영화 캐릭터에 패딩턴이 있는데 귀여워서 딩턴이라고 부른다고 하니 그제서야 산모들이 아~라고 반응한다. 아마 태명이 좀 특이한가보다. 특히 강의 중 좋았던 것은 중간중간 아기에게 태담을 따라하며 들려줄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온전히 내 몸과 연결되어 있는 아이와 함께 숨쉬며 배를 어루만지고 긍정적인 태담을 통해 아기도 내 마음도 안정됨을 느꼈다. 몇 번 더 해보고 다음 달에도 추가 등록해봐야겠다. 강의에는 둘째 맘, 셋째 맘들이 많았는데 내가 딩턴이 동생을 가지게 된다면 이런 강의 참여는 어려울 것 같은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첫애 때는 이것저것 강의도 듣고 하는데 한 번 낳아보면 익숙해져서 잘 안 다니게 되는데 엄마에게는 2번째, 3번째지만 뱃속의 아이에게는 첫번째입니다." 라는 강사님 말을 듣고 아직 생길지 말지도 모르는 둘째에게 벌써부터 미안해지는 마음이 든다.

  강의를 마치고 버스를 타러 갔는데 또 30분을 기다려야한다. 800m 정도 걸어가면 버스가 자주 있는 정류장에 도착하니 걸어가다가 날씨도 시원하고 햇빛도 많지 않아 이 기회에 좀 걷자하며 중간에 마트 들린 것까지 2.7킬로 총 40분을 걸었다. 생각보다 걸을만하고 전날에도 집에만 있어서인지 마음도 상쾌했다.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아 쭉 걸을 수 있었는데 종종 날씨가 좋으면 강의 마치고 집까지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와서 씻고 인터넷 강의를 다보고 머리가 아파서 1시간 정도 자고 일어났다. 한숨 자고 나니 좀 기운이 난다. 오늘 남편이 집 앞에 사는 친구랑 시간이 맞아 술 한잔 곁드린 저녁을 먹고 싶다고 혼자 저녁을 먹어도 괜찮겠냐고 물어봤었다. 밖에서 사 먹으면 술값만 1만원이 넘게 나오고 조미료도 많이 들어가 건강에도 좋지 못할 것 같아 그냥 안주를 만들어줄테니 친구집에서 먹으라고 했다. 오늘 안주는 남편이 요청한 돼지고기 김치찌개다. 집에 고기말고 모든 재료가 있어서 고기 사는데 5천원도 안들었다. 이제 내가 돈을 못버니 알뜰살뜰 절약이 필요한데 이렇게 내가 조금 움직여 아끼면 나름의 성취감이 있는 것 같다.

  남편은 찌개를 챙겨주고 나는 오늘도 단백질이 모자라 닭가슴살 마요덮밥을 먹었다. 3개월 3킬로 감량 기준으로 설정된 내 삼성헬스 프로그램 상 오늘은 운동량과 섭취량이 밸런스를 이루는 날이다. 오늘로서 식사일지와 운동량을 체크한지 한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한달에 3일 밖에 없는 귀한 성취이다. 임산부인데 3개월에 3킬로 감량 프로그램이 맞는지 모르겠어서 초과를 하더라도 크게 개이치는 않지만 그래도 내 영양과 운동상태를 체크할 수 있어서 좋다.

  9시쯤 남편이 밖에서 딩턴아 딩턴아를 외치며 문을 열고 있다. 약간 동네 창피하다. 1시간 정도 쇼파에서 재우다 허리 아플 것 같아 침대로 불렀다. 오늘 좀 걸어서 그런지 다리가 아파 잠이 잘 안온다. 이제 슬슬 혈액순환도 잘 안될텐데 좀 더 활동적으로 살아야겠다. 우리 딩턴이는 엄마의 혈액을 먹고 산다고 하니 늘 깨끗한 피를 줄 수 있도록 혈액순환에 신경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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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일어나서 비비고 미역국에 밥을 말아먹었다. 사과와 요거트도 챙겨 먹고 식사준비가 한결 간단했다. 남편을 배웅하고 여행의 피로 때문인지 설거지도 내팽겨치고 우선 잠을 보충했다. 낮잠을 자고 나니 한결 개운했다. 일어나서 블로그를 좀 더 정리하고 날씨가 너무 흐려서 기운없이 쳐져 있었다.

  점심은 아침에 먹다 남은 밥과 비비고 미역국을 함께 먹었다. 점심을 먹으며 프로듀스48 3화 재방송을 봤는데 2시 30분에 시작한 것이 4시 40분에 끝났다. 이렇게 긴 프로그램이였나? 시즌 1, 시즌 2도 보지 않았지만 우연히 돌려보니 재밌는 것 같다. 그런데 안에 있는 연습생들은 엄청난 압박을 느낄 것 같다. 등급에 따라 다른 옷 색깔부터 서는 라인까지 차별적인 요소를 많이 갖추고 있는 것 같다. 엄청난 압박감에 퇴소한 연습생도 더러 있었다. 나라도 이런 서바이벌에는 견디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중학교 때 시험을 보고 스트레스성으로 학교에 며칠 가지 못한 적이 있었다. 세상은 살아가는데 소위 말해 깡도 필요한 법인데 나는 담대한 강심장이 없는 것 같다. 나중에 직장을 구하려면 면접도 봐야할텐데 면접 상황을 정말 싫어한다. 나중에 딩턴이는 아빠처럼 작은 일에 크게 개이치 않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은 아침, 점심을 모두 밥을 먹었더니 단백질이 부족해서 단백질바도 챙겨먹었는데도 많이 부족하다. 어머님이 주신 두부도 많이 남아있어 일단 남편 메뉴로 청국장을 끓이고 나는 닭가슴살을 먹을까하다가 메뉴 2개를 챙기는 것이 귀찮아져서 나도 청국장을 먹었다. 청국장에는 두부랑 콩이 있으니 어느 정도는 보충해주겠지라며 자기합리화를 한다. 남편은 청국장을 좋아하는지라 평소보다 많은 밥 양에도 불구하고 잘 먹어서 뿌듯했다. 오늘은 밥을 할 때 감자가 너무 먹고 싶어 특별히 감자를 올려 삶았는데 난 감자가 맛있어서 청국장은 그리 많이 먹지 않았다. 오늘 세 끼 모두 밥을 먹어서 탄수화물까지 과다섭취인데 감자까지 먹어 좀 많이 오버가 되었다. 탄수화물 비율이 68%라니 식사일지 쓰고 최고 비율이었다.

  밥을 먹고 남편이 설거지를 해줘서 편하게 쉬다가 자두를 먹었다. 임신을 하고 진짜 자두를 많이 먹는 것 같다. 수박도 먹고 싶은데 수박은 태아를 너무 살찌게해서 난산을 유발한다고 해서 자제하려고 자두로 대체 하고 있다. 다행히 과일과 채소는 거의 다 좋았던 편이라 식이조절이 크게 어렵지는 않은 것 같다. 딩턴이 덕분에 인스턴트도 먹지 않고 식습관이 많이 건강해졌다.

  좀 쉬다가 남편이 딩턴이를 위해 패딩턴의 여행을 읽어주었다. 한 챕터를 넘어갔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아 그만 읽어 달라고 했다. 확실히 체력이 안 좋아졌는지 서울에서 지하철을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면 1만보씩 걸어다녔더니 다음날까지 타격이 온 것 같다. 임신 전에 관리를 잘 하지 못했던 것이 딩턴이한테 미안해서 임신 후 더 잘 관리하려고 노력하는데 확실히 임산부라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출산하고 운동도 열심히해서 앞으로 점점 더 에너자틱해질 딩턴이랑 잘 놀아주는 강철체력 엄마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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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11시도 안되서 잠들었는데 침대가 불편해서인지 날씨가 흐려서인지 몸도 찌뿌둥하고 일어날 수가 없었다. 남편은 6시부터 일어나 산책을 가자고 했는데 일어날 수가 없었다. 남편은 원래 북촌한옥마을에 가려고 했었는데 새벽 6시부터 남의 집 앞을 기웃거리는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그냥 청계천방향으로 산책을 했다고 한다. 밖에 비가와서 30분만 산책을 하고 왔는데 같이 가주지 못해 미안했다. 오늘자 네이버뉴스에 북촌한옥마을 관광객 때문에 주민들의 반발이 심하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에 이번여행에서 북촌한옥마을 관람은 포기하기로 남편과 결정했다.

  3층으로 올라가 조식을 먹었다. 냉장고에 계란이 있었는데 가스레인지는 없었다. 계란후라이는 어떻게 먹는거지? 내가 가스렌지를 못 찾는건가? 혹시라도 삶은 계란을 삶아주는 전자기기가 있을까 했는데 그것도 없었다. 계란은 포기하고 식빵에 딸기잼을 발라 먹었다. 잼 바르는 도구가 맘에 든다. 집에 하나 구비하고 싶다. 남편은 식빵 2개와 시리얼을 먹었는데 우유가 없어 두유에 먹으니 맛이 좀 이상하다고 했다. 원래 식빵은 2개만 먹을 생각이었는데 오랜만에 흰빵을 먹어서인지 2개를 더 추가해먹었다. 이게 오늘 정크푸드 먹성폭발의 시작이었다.

  조식을 먹고 남편과 숙소 근처에 있는 운현궁에 가기로 했다. 커플티까지 맞춰 입고 호기롭게 숙소를 나섰는데 비가 엄청나게 쏟아진다. 남편이 산책을 다녀올 때까지만해도 이렇지 않았다는데  우산도 한개만 가지고 나왔는데 설상가상으로 코팅이 조금 벗겨져 1, 2방울씩 안으로 뚝뚝 떨어진다. 지하철을 통해 가자고 했는데 남편이 가깝다고 그냥 지상도보를 강행했다. 어차피 캐노피 공사로 인해 운현궁쪽 4번출구는 이용불가이다. 비가 너무 쏟아져 잠시 처마밑에 대기하다가 무료입장임에도 불구하고 흙탕물로 범벅이 되어있어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했다. 입구에서 비가 좀 잦아들 때까지 기다리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아침부터 폭우를 만난 우리는 아무래도 오늘은 빨리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기차시간을 체크했는데 10시 45분차를 놓치면 1시간은 더 기다려야했다. 지금 나서면 기차를 탈 수 있을 것 같아 바로 체크아웃을 하고 서울역으로 향했다.

  원래 이태원에서 점심을 먹고 내려가려고 하다가 일정 급변경으로 서울역 맛집을 찾았었는데 10시 45분 기차를 타기로 결정함으로써 점심은 우리동네 강서빌리지에서 먹기로 했다. 서울역에 도착하니 시간이 15분 정도 여유가 있었다. 편의점에 들러 토레타를 사고 기차에 승차했다. KTX가 생겨서 참 좋은게 40분이면 그래도 오송역에 도착한다. 블로그를 정리하다보니 금방 도착했다. 오송역에서 내려 오랜만에 부산오뎅에 들러 오뎅도 사먹었다. 겨울이면 자주 먹곤 했는데 여름이라 그런지 손님이 우리밖에 없었다. 여름에 먹어도 맛있는 오뎅이다.

  버스 승강장에 가서 남편에게 조치원가는 502번과 청주가는 502번의 승차위치를 확인시켜줬다. 지난번에 술 취해서 조치원까지 갔었던 전력이 있기에 더 확실히 인지시켜줬다. 502번 버스가 오고 다행히 자리가 있어 앉아갈 수 있었다. 얼마전에 집 앞에 502번 하차 정류장이 생겨서 버스 이용이 좀 더 편해졌다.

  집 앞 주차장에 세워둔 남편차에 짐들을 우선 싣고 점심을 먹으러갔다. 남편이 계속 김치찌개를 먹고 싶어해서 안동국밥에서 김치짜글이를 시켰다. 난 밥한그릇을 뚝딱했고 남편은 밥은 손도 안댔지만 라면사리와 소주도 한 병 다 비웠다.

  밥을 먹고 나니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어서 마트에 갔다가 과자 3봉지를 집어들었다. 집에서 씻고 TV를 보며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생각 없이 집어먹으니 1천 칼로리가 훌쩍 넘는다. 아침에도 식빵 4조각을 먹어서 700칼로리였고 점심도 한 그릇 다 먹었는데 순간 정신차리고 반 봉지 남은 과자는 버려버렸다. 남편에게 이런 정크푸드는 사 먹으면 안된다고 돈도 아깝고 칼로리며 콜레스트롤이며 당류 등 몸에 안 좋은 것들이 너무 많다고 잔소리를 했다.

  반성하며 저녁은 안 먹을까하다가 단백질이 너무 부족해 두부를 삶아 총각김치와 함께 먹으며 남편과 점심에 먹은 정크푸드파티를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른도 과자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데 우리 딩턴이는 처음부터 좋은 식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잘 지도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서울여행은 날씨탓에 조금 아쉬웠지만 연극도 보고 시장도 가고 나름 많이 돌아다닌 것 같아서 재밌었다. 남편은 원래 서울시립미술관에 가볼 생각이었는데 깜박했다고 했다. 비가 오는 날 실내에서 그림을 감상하면 감수성이 폭발했을 것 같은데 살짝 아쉽다. 이번 여행의 아쉬움은 남편 휴가 때 서울여행을 한 번 더 계획하며 달래야할 것 같다. 비 때문에 아쉽지만 비 때문에 추억도 많이 생긴 여행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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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서울에 가는 날이기 때문에 주말이지만 평소와 비슷하게 일어나서 짐부터 챙겼다. 남편은 결혼식에서 밥을 먹고 나도 지인을 만나 식사할 예정이기에 아침은 간단하게 통밀빵 1개와 앱솔맘 오렌지쥬스로 대체했다. 약속장소가 남편은 삼성역, 나는 서울역이기 때문에 남편은 결혼식으로 바로 갈 수 있는 버스를 타고 나는 오송역에서 KTX를 타고 약속 장소로 갔다. 버스터미널이 훨씬 가깝지만 지하철 이동과 환승이 힘들 것 같아 기차를 탔는데 결과적으로 편하게 갈 수 있어서 좋았다.

  회사에 다닐 때는 출장을 자주 다녀서 오송역에도 자주 갔고 KTX도 자주 탔는데 퇴사 후 처음 오송역에 가니 너무 반가웠다. 원래 본정 가판대가 있던 곳은 못 보던 베이커리가 생겼다. 진짜 오랜만에 다녀온 것이 실감이 났다. 혹시나 예약한 기차를 놓칠까 일찍 나섰더니 30분이나 기다렸다. 원래 책을 가져오려고 했었는데 짐이 많아 뺏더니 딱히 할 일이 없어 오늘 약속장소인 더 베이커스테이블 서울스퀘어점에 대한 블로그 정보를 뒤적거렸다. 스프가 맛있다니 스프는 필히 시켜야겠고 음식이 짜다는 평이 많아서 살짝 걱정도 되었다.

  30분 후 기차가 왔고 서울행 열차를 탔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도 많고 기차도 꽉 찼다. 출장갈 때 출근 시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물론 월요일 출근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붐비겠지만 활기 없이 대부분 사람들이 수면을 택하는 출근시간과는 달리 북적북적 요란했다. 서울에 도착하기 전까지 어제 못 쓴 블로그를 썼다. 블로그를 거의 다 써갈 때 쯤 드디어 서울 도착, 비는 다행히 오지 않았고 약속장소인 서울스퀘어로 이동했다. 도착하자마자 최과장님도 도착하셔서 바로 식당으로 들어갔다. 미리 예약을 해 두어서 쉽게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오늘 만나는 최과장님은 같은팀에서 2년 정도 근무 했는데 우리 공장에 여자 관리자가 없었기도 하고 그 전에 워크샵에 갔다가 숙소를 같이 쓴 적도 있어서 금방 친해졌다. 언니처럼 조언도 잘해주시고 가끔 퇴근 후 맥주나 커피를 마시면서 수다를 종종 떨었던 기억도 있다. 계열사 이동 후 미국에서 2년간 근무하셔서 카톡으로만 연락드리다가  올해 퇴사 전에 한번 뵙고 오늘 퇴사 후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다음주에도 또 두달 간 미국에 가신다는데 바쁜 와중에도 우리 딩턴이 선물은 챙겨주셨다. 너무 예쁜 베넷저고리와 모자세트이다. 이전에 강아지띠인 딩턴이를 위해 만들어주려던 디자인과 비슷해서 더 마음에 들었다. 감사합니다. 과장님 ^^

  더베이커스테이블은 양이 좀 많다고 해서 스프는 1개만 시키고 모짜렐라파니니와 치킨 샐러드를 시켰다. 생각보다 짜지 않고 맛이 좋았다. 역시나 스프가 제일 맛있었다. 나는 저녁에 엄청난 폭식이 예상되기에 음료는 물로 대체했다. 스프에 떠 있는 마늘빵 덕분에 계란후라이처럼 느껴졌다. 과장님도 다음 약속이 있고 나도 2시 30분에는 연극을 봐야하기 때문에 1시간 30분 정도 밖에 시간이 없었지만 폭풍수다를 떨었다. 최근 근황들과 미국 출장 전 타 부서간 협의가 안 되어 눈치보셨던 사연, 예전 추억들 등등 오랜만에 만나니 시간 가는줄 몰랐다. 그 사이에 또 비는 한바탕 쏟아지고 있었다. 오늘 청계천에 가려고 했는데 과장님이 비 오면 위험하니 가지 말라고도 조언해주셨다.

  또 대화 중 인상 깊었던 것은 지금 내 모습이 편안해보이고 그냥 지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예전 생활에서 벗어나 지금 생활에 잘 적응하고 나한테 좋은 것, 남편한테 좋은 것, 아기한테 좋은 것들을 선택하고 가정의 틀안에서 영리하게 잘 운영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잘하고 있는거라고 말씀해주셨다. 얼마전에도 만삭 임산부가 덥고 습한 날씨에 출근하는 모습을 보고 안쓰러우셨는데 경제적으로도 당장 돈을 벌어야하는 상황도 아니고 임신해서 더 좋은 방향으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퇴사를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부럽고 너무 잘하고 있어서 기특하다고 말씀해주셨다. 잘 하고 있는거라고 말씀해주셔서 뭔가 기운이 생기는 것 같았다. 연차까지 포함해서 이제 3달 가까이 집에 있는데 남편도 나도 건강한 음식을 먹고 문화생활도 하고 치이는 삶에서는 많이 벗어났다. 삶의 질이 이전과 비교도 못 할 정도로 좋아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실업급여를 신청하고 3분의 1토막 난 희망연봉과 이력서 쓸 때마다 느껴지는 자존감 상실 때문에 마음이 좋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잘 하고 있다는 한 마디에 많은 격려를 얻을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과장님과 헤어지고 나는 남편과 만나기 위해 혜화역으로 출발했다. 남편에게 어디냐고 물으니 뚝섬이라고 해서 혜화역으로 바로 가지 않고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에서 내려 남편을 기다렸다가 같이 갔다. 혜화역에서 내려 수상한 흥신소 전용관을 찾았다. 초행길이라 헤매지는 않았지만 여기가 맞나? 계속 불안한 마음에 지도를 보고 찾아갔다. 날씨가 매우 후덥지근 했다.

  수상한 흥신소는 예전에 청주에서도 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남친이었던 남편이 싫다고 해서 보지 않았다. 남편은 연극과 뮤지컬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콘서트를 즐기는 편이다. 뮤지컬과 연극은 사귀는 9년간 각각 1편 밖에 보지 못할만큼 선호하지 않았지만 딩턴이가 생긴 이후로는 문화생활을 많이하려고 노력해주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연극도 남편이 예약을 먼저한다고 해서 놀랬다. 원래 보고 싶었던 연극이기에 너무 재밌게 봤다. 연극 시작 전부터 빵빵 터트려주었던 멀티걸 덕분에 정말 많이 웃었다. 쭉 재밌기만 한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슬픈 장면도 많이 있었다. 영혼을 볼 수 있는 남자주인공에게 각 영혼들이 나타나서 부탁을 들어달라고 의뢰를 하는 내용인데 각 죽음에는 각각의 사연이 있기에 더 슬펐었다. 극 중 대사중에  '좋아한다면 내가 뭘 해줄 수 있을지 생각하기보다는 상대방이 뭘 원하고 있는지 생각하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남편에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강요하지는 않는지 나중에 딩턴이에게도 유익하다는 이유로 딩턴이의 욕구들은 무시한 채 강요하는 엄마가 되지는 않을지 생각을 하게 하는 대사였다.

  연극을 보니 4시 30분이어서 밥을 먹기로 했는데 남편이 서울 출신 회사사람 3명에게 추천 받은 한성대 목살 맛집 돈가래에 갔다. 오로지 메뉴는 목살 1개 뿐이며 마침 혜화역에서도 1정거장이라 바로 가기로 했다. 4시 50분에 도착했는데 오픈 시간이 5시라 10분이 남아 근처 이디아에서 캐모바일레드티를 마시며 더위를 식혔다. 식사시간이 되면 줄을 서야하는 맛집이라기에 얼른 마시고 5시 5분이 되자마자 바로 입성했다. 다행히 손님은 아직 2팀이다.

  고기는 사장님께서 직접 초벌을 해주셨고 간에 딱 맞게 소금도 쳐주셨다. 밥을 안먹을 생각이었으나 비지장이 맛있다고 해 밥도 1공기 시켜서 나눠먹었다. 보통은 상추에 쌈을 싸서 고기를 먹는 쌈파인 나지만 기본쌈도 없는 상차림에도 불구하고 느끼함 없이 잘 먹고왔다. 근래 먹었던 고기중에서 제일 맛있었던 것 같다. 1인분 당 15,000원이나 하는 비싼 고기이지만 돈이 아깝지 않았고 1991년 이후로 30년 가까이 가게를 운영하신 내공이 느껴졌다.

  밥을 먹고 나오니 비가 왔다. 숙소가 있는 안국역까지는 가까운 거리지만 지하철을 타면 2번 환승해야하기 때문에 버스를 타기로 했다. 다행히 자리가 있어 앉아갈 수 있었다. 안국역에서 내리니 비가 폭탄처럼 쏟아진다. 인사동 거리를 한적하게 구경하고 싶었는데 일단 숙소부터 급하게 찾아갔다. 진짜 숙소는 버스정류장에서 10분도 안 걸리는 거리였는데 멀게만 느껴졌다.

  비 폭탄을 뚫고 K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더블로 예약했는데 싱글 2개가 붙어있네 ^^; 사진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래도 숙소는 깨끗했고 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꿉꿉한 냄새도 없었다. 다음 날 조식도 가능하고 5만원대로 저렴하게 구한지라 에어컨도 TV도 있고 화장실도 깨끗해서 나름 만족했다. 게스트하우스라 냉장고도 없을 줄 알았는데 미니 냉장고도 구비되어 있었다. 그런데 확실히 침대외에는 거의 공간이 없고 침대도 너무 딱딱했다. 자는데 허리가 너무 아팠었다. 장기투숙에는 적합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3층에 조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과 세탁기가 있었고 옥상에는 테라스도 있었지만 비가 와서 의자가 다 젖어서 이용할 수가 없었다. 적당히 선선하고 날씨 좋은 날에는 테라스도 매력적인 공간이 될 것 같았다. 좋은 날씨에 테라스에서 치맥하면 너무 맛있을 것 같다.

  아침부터 서둘렀더니 피곤해서 씻고 1시간 정도 잠을 잤다. 일어나니 7시였는데 밖에는 비가 그쳐서 광장시장에 가기로 했다. 이미 목살을 먹어 배가 불렀지만 서울 오기전부터 남편이 꼭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러서 다녀왔다. 광장시장은 빈대떡, 마약김밥, 육회가 유명한 것 같았지만 육회는 날거라 패스하고 빈대떡과 마약김밥만 먹었다. 남편은 떡볶이와 순대도 먹고 싶은 눈치였지만 배가 너무 불러서 먹지 말자고 했다.

  우선 빈대떡은 광장시장 유명식당인 순희네 빈대떡에서 먹었다. 사람이 바글바글하고 줄을 서서 먹었는데 맛있긴했지만 느끼하고 배가 불러 반도 못 먹고 나왔다. 남편은 차도 없고 분위기도 좋은지 신이 나서 막걸리까지 마셨다. 더는 먹기 싫었는데 여기까지왔으니 마약김밥 하나는 맛만 보재서 아무 가판대나가서 먹었다. 불친절하고 맛도 없었다. 와사비맛 밖에 안나는 마약김밥, 물론 내가 배가 불러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남편에 소원대로 광장시장에까지 부지런히 다녀왔지만 둘 다 한 번쯤 가보고 일부러는 안와도 되는 곳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것도 추억이겠지만 대구 서문시장 맛집탐방이 훨씬 즐거웠던 것 같다.

  숙소로 돌아갈 때까지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다. 편의점에서 먹거리를 사거나 치킨을 시켜 먹자는 남편에게 건강에도 좋지 않고 지금 배부르고 반도 못먹고 버릴거다. 돈 아깝다고 설득해서 오늘은 그냥 잤다. 남편은 테라스에서 더 시간을 보내고 싶은 듯 했으나 습한 날씨와 젖은 의자가 맘에 들지 않아 숙소에서 에어컨을 쐬며 로마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남편이 먼저 잠이 들길래 나도 잠이 들었다. 서울에 가더라도 외국인처럼 관광명소를 돌아다닌 것은 처음이기에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중에 딩턴이가 조금 자라면 한옥에서 머무르며 체험도 할 수 있게해줘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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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었다. 오늘은 콩나물국을 끓이려했는데 어제 밤에 극심한 가려움증으로 잠을 좀 설쳤더니 못 일어나서 남편이 밥을 전자렌지에 돌리고 반찬을 꺼내고 있었다. 다 차리면 깨운다고 더 누워 있으라고 했는데 그냥 일어났다. 얼려둔 밥이 제법 많다. 식사일기를 쓴 후 남편도 나도 처음으로 밥 1그릇을 다 먹은 것 같다. 아직 하동에서 찐 2.5킬로 중 0.8킬로가 덜 빠졌는데 내일 서울에 가게 되니 다시 추가로 살은 얻어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이제 18주차인데 지금부터는 한 달에 1~2킬로 정도는 찌는게 정상이라고 하는데 그 이상은 찌지 않도록 지금처럼 잘 관리해야겠다. 어제 가려움증이 나타난게 임산부 소양증이 아닐까 조금 불안하다. 증상은 다른 것 같긴한데 워낙 피부가 민감한 편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 소양증이 나타나게 된다면 현재 칼슘섭취원인 치즈, 두유도 유제품이라 못 먹을테고, 고기류, 계란도 먹을 수 없어 단백질 섭취에도 무리가 따를 것 같다. 고춧가루, 밀가루도 안된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먹을 수 있는 것은 밥, 두부, 감자, 고구마, 채소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딩턴이를 위해서라도 소양증은 반드시 걸리면 안될텐데 너무 걱정되기도 하고 한편으론 서글프기도 하다. 아픈데 병원에 갈 수 없다는게 이렇게 스트레스 받는 일인지 생각도 못했다. 그래도 자고 일어나니 간지러움은 사라져서 다행이다.

  남편을 배웅하고 남편이 출근 전 설거지를 좀 해줘서 나머지 설거지를 금방 끝냈다. 바로 인터넷강의를 들으려 컴퓨터를 컸다가 워크넷과 인크루트를 뒤져 사무보조 지원을 했다. 1명뽑을텐데 내가 100번째 지원자였다. 이것으로 실업급여 2차용 이력서 2건은 완료했다. 구직을 하다보니 자꾸 자존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 사무실 업무 자체가 TO가 적은데다가 내가 계속 해왔던 일은 생산관리이고 이 분야는 여자를 잘 뽑지도 않고 더구나 공대가 아닌 경영대라니 아무래도 경력 관리를 잘 못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뭐 일단 뽑아놓고 아무 부서나 보내버린 회사탓이겠지. 난 원래 원가팀으로 입사를 했는데 생산관리를 하게 될지는 상상도 못했다. 입사 2년차에 이전 인턴을 했던 외국계회사에서 인턴 생활을 성실히 한 나를 기억하고 원가팀으로 이직을 제안을 한 적이 있었는데 영어가 약한 나는 두려움에 거절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옮겼으면 좀 더 경력이 탄탄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리고 아무래도 임신중이라 뽑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도 커서 구직이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이력서 제출을 마치고 바로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집에만 있다보니 외부와 소통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강사님의 수다가 정겹게 느껴져 인터넷 강의를 듣는게 즐겁다. 즐겁지 않았다면 거의 매일을 안 빠지고 듣는 것은 무리였을 것이다. 열심히 듣는 만큼 영어도 늘면 좋을텐데 영어는 강의 외 거의 공부를 안해서 늘어나는 것이 전혀 없는 것 같다. 영어라도 잘해야 전공을 살려 경력은 없지만 무역회사라도 들어갈 수 있을텐데 될 듯 말듯 잘 안되는 영어 내가 노력이 부족해서겠지 쉬는동안 열심히 공부하자!!

  철분약과 오렌지쥬스를 챙겨 먹고 점심은 간단히 통밀식빵과 치즈를 먹었다. 식빵이 작아 맨 끝에 있는 자투리 식빵까지 3개를 먹었는데 별로 배가 차지 않는다. 다신샵에서 산 통밀식빵은 단백질도 많고 더부룩함 없이 깔끔하고 좋다. 빵보단 밥돌이인 남편도 잘 먹어서 아 진짜 맛있긴 한가보다 싶은 통밀식빵, 아직 1통이 더 남아 있어 당분간 내 식사를 책임져 줄 것 같아 든든하다.

  밥을 먹고 휴식을 취하다가 오늘은 공기도 깨끗하고 도서관에서 빌린책이 7월 1일까지 만료라 서울에 다녀오면 도서관 들릴 시간이 없을 것 같아 도서관에 다녀왔다. 역시나 갈 때는 앉았는데 올 때는 서서와서 좀 힘들었다. 남편오면 차를 타고 가도 되지만 저녁에는 아마 아동도서관이 문을 닫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럼 우리 딩턴이 보여줄 그림책을 다시 빌려올 수가 없어 그냥 다녀왔다. 아동 도서관은 진짜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 오늘도 빌리고 싶은 책을 빌리지 못했다. 도대체 어디 숨어있는거니? 도서관 사서분들은 다들 분실된 책을 찾느라 바쁘셔서 문의도 하지 못했다. 그래도 오늘은 우리 딩턴이 태명의 모티브가 된 패딩턴의 여행을 빌려왔다. 남편도 좋아할 것 같다. 매일 조금씩 읽어달라고 해야겠다.

  도서관에 다녀오니 거의 5시이다. 마트에 들러 다 떨어진 섬유유연제와 칼슘치즈, 자두도 사왔다. 이번엔 엊그제 산 자두보다 더 빨갛다. 새콤달콤촉촉 맛있을 건 같다. 점심도 통밀식빵으로 대충 때워서 배가 많이 고팠는데 남편이 퇴근을 하고 바로 운동을 갔기에 저녁은 천천히 준비한다. 오늘 저녁 메뉴는 닭가슴살 샌드위치이다. 집에 모든 재료가 다 있어서 준비가 수월했다. 계란을 인당 1개 넣으면 너무 빵빵할 것 같아 1개로 두 명분을 나눴다. 사진을 찍다가 닭가슴살을 빼먹어 다시 넣었던 정신 없는 요리과정이었다. 랩으로 싸주었더니 떨어지는 것 없이 깔끔하게 먹을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재료들로만 구성했기에 밖에서 사 먹는 것보다 더 내 입에 맞았다. 남편 친구가 고기 구워먹는 중이라며 남편에게 카톡으로 사진을 보냈는데 난 내가 만든 샌드위치가 너무 맛있어서 1도 부럽지 않았다. 이렇게 먹으면 야채도 많이 먹을 수 있고 포만감도 있어 과식도 방지하고 건강해질 것 같다.

  밥을 먹고 딩턴이에게 책을 읽어주었다. 역시 패딩턴의 여행을 보고 남편도 빵 터졌다. 기꺼이 즐겁게 읽어주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1편이 아닌 듯한 느낌이라 도서관 책을 검색하니 무려 8권의 책이 더 있는 것 같다. 담에는 1편을 빌려와야지 영화로 재밌게 본 패딩턴이 책으로 있을지는 꿈에도 몰랐는데 우리 딩턴이에게 좀 더 의미 있는 책이 될 것 같다.

  책을 읽고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영국편을 보았다. 며칠 째 계속보고 있는데 화면의 비치는 서울의 모습이 너무 매력적이라 빨리 가고 싶다. 낼 보자 서울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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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아빠의 59번째 생신이다. 오늘 약속있다며 계속 며칠째 생일파티라고 쿨하게 니네까지 챙기지 말라며 식사 요청도 거절한 아빠, 용돈이라도 보내드려야겠다. "아빠 생신 축하드려요."

  잠을 2시간도 채 못잤지만 어제 술 취해서 온 남편을 위해 북어국과 반찬들을 꺼내주었다. 술 냄새도 많이 나고 회사는 갈 수 있을까 걱정이다. 밥 먹는 것도 좀 시원찮다. 누가 술을 그렇게 먹였냐고 하니 수정방이 있어 본인이 자진해서 마셨다고 한다. 오늘도 오전 내내 속 앓이 좀 하겠다. 누굴 탓하랴 그런데 남편이 조치원에서 모르는 행인을 붙잡고 "아저씨 제가 청주에 가야되는데요. 제가 결혼도 하고 애기도 생겼어요. 집에 가야되는데 청주에 어떻게 가야하나요?" 아저씨가 "아이고 축하드려요. 저 쪽에 가셔서 버스타시면 되요." 라고 길을 안내해주시니 손을 꼭 잡고 "감사합니다. 이 은혜 안 잊을께요." 하고 온 기억이 난다고 한다. 왜 부끄러움은 내 몫인 걸까?

  아무튼 남편을 출근 보내고 그냥 좀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했다. 설거지도 블로그도 인터넷강의도 아무것도 하기 싫은 하루이다. 어제 밤에 2시간도 못잤으니 우선 자려고 핸드폰을 던져두고 잠을 청한다. 3시간 30분을 자고 일어나니 1시 10분이다. 일어나서 아까 못한 설거지를 하고 TV를 봤다. 점심을 챙겨 먹기도 귀찮다. 오늘은 왜 이렇게 무료하고 기운이 없는걸까?

  특별히 보고 싶은 프로그램도 없고 틀어진대로 TV를 보다가 아침에 먹다 남은 돼지고기 고추볶음과 꽈리고추 무침으로 4시쯤 점심을 먹었다. 오늘은 남편이 평소보다 30분을 일찍왔는데 순대국밥이 먹고 싶다고 해서 간만에 외식으로 순대국밥을 먹었다. 미세먼지와 비 때문에 며칠 집에만 있었더니 집 앞에서 밥을 먹으러 가는것만으로도 심박수가 120까지 올라갔다. 500m도 안되는 거리를 심호흡을 하며 걸어갔고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벌컥벌컥 물을 세잔이나 연거푸 마셨다. 밥을 먹고 산책을 할 계획이었는데 호흡이 좋지 않아 밥만 먹고 들어가기로 했다.

  남편은 순대정식을 먹고 나는 순대나 수육이랑 하나도 먹지 않고 오로지 국밥만 먹었다. 점심을 4시에 먹은 탓이기도 하고 입맛도 많이 없었다. 하루종일 의욕도 없고 컨디션도 좋지 못한 하루였다. 남편도 배가 고파서 두 그릇도 먹을 수 있다고 했는데 반 그릇도 먹지 못했다.

  집으로 돌아가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영국편을 보고 서울가는 코스를 짰다. 남편은 결혼식, 나는 지인을 만나고 혜화역 1번 출구에서 만나 2시 30분에 하는 수상한 흥신소 연극을 볼 계획이다. 남편에게 혜화역 1번 출구에서 보는거야라고 하니 우리 서울 사람 같다며 웃었다. 연극을 보고 명동성당을 구경하고 청계천 산책 후 맛집에서 저녁을 먹을 계획을 하고 있다. 숙소도 인사동의 k게스트하우스로 예약을 했다. 간만에 서울 나들이기도 하고 인사동쪽으로는 가본 적이 없어서 기대가 된다. 주말에 태풍 영향으로 비가 올 것 같은데 비가 오면 야외 산책이 좀 불편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긴 한다. 모쪼록 날씨와 상관 없는 즐거운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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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남편이 회식이라 버스를 타고 오송역에 가서 BRT로 환승을 한 후 세종시에서 회사통근으로 출근을 할 예정이다. 5시 20분에 일어났는데도 6시에 버스를 타야하기때문에 아침을 안먹겠다고 했다. 요즘 장마철이라 비 올지도 모르는데 그냥 대리운전 불러서 오라고 해도 고집이다. 마냥 굶길 수는 없어서 사과, 참외, 에너지바, 두유를 챙겨주었다.

  남편이 출발하고 클래식을 들으며 아침 명상을 5분간 하였다. 심신 안정에 좋을 것 같아했는데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 명상중에도 자꾸 딴 생각이 든다. 어쩌면 정보가 쏟아지는 현대사회에 생각을 비우는 것만큼 힘든 것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명상을 하고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인터넷 강의를 듣고 어제 6시간이나 잤음에도 불구하고 3시간 30분이나 추가로 잠이 들었다. 많이 자서 안 잘 줄 알았는데 낮잠을 줄여야할텐데 새벽에 너무 빨리 일어나서인지 자꾸 쪼개서 자게 되는 것 같다.

  아침도 과일만 먹었기 때문에 점심은 귀찮더라도 딩턴이를 위해서 좀 푸짐히 챙겨 먹었다. 단백질 보충용 두부, 칼슘, 철분 등 각종 미네랄이 풍부한 미역냉국, 식이섬유 섭취를 위한 양배추까지 보통의 점심과는 사뭇 다르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완전 혼밥데이이다. 그래도 평소에는 남편이 야근도 안하고 일찍 오는 편이라 점심만 혼밥인데 오늘은 저녁까지 혼밥이다. 그나마 남편이 아침에 과일이라도 안먹었으면 3식을 혼밥을 할 뻔 했다.

  점심은 TV를 보며 먹는 편인데 오늘은 세계테마기행에서 스위스편을 진행하고 있다. 스위스는 내가 어렸을 때 내 또래의 남매가 알프스 하이디를 찾아 떠나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쭉 가고 싶었던 나라인데 눈 덮인 알프스 산맥이 절경이다. 나도 아이를 갖기 전에 가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점심을 챙겨 먹고 이력서 쓸 곳을 좀 찾아보았다. 아무래도 임산부라 너무 작은 곳은 붙더라도 채용이 취소가 될 것 같아서 공기업 업무직 위주로 쓰려고 하는데 공고가 별로 없다. 이런 곳은 경쟁이 심해 어차피 못 붙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이래저래 생각만 많아진다.

  이력서를 찾았지만 오늘은 쓸만한 공고 찾기 실패이다. 기분 전환 겸 이번엔 걸어서 세계속으로 아이슬랜드편을 보면서 걷기 운동을 했다. 아이슬란드 편을 고른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올레 TV상 맨위에 있어서였는데 UHD특집 10부작 중 제1부작이라고 한다. 10부작 모두 조금씩 챙겨봐야겠다. 아이슬란드 편을 보니 꽃보다 청춘도 생각이 난다. 반영 당시 남편이 아이슬란드에 가고 싶어했는데 겨울에 가야 더 멋있을 것 같다고 나중에 가자 했는데 이제 애기도 생겼으니 당분간은 어렵겠지? 너무 소중한 우리 딩턴이지만 왜 자꾸 못했던 것들이 떠오르는 걸까? 30년 넘게 날 위해 살았으면 되지 자꾸 욕심이 든다.

  걷기 운동을 하고 저녁 준비를 했다. 오늘 저녁은 다신샵에서 구입한 식빵으로 토스트를 할 예정이다. 식빵에 딸기쨈을 바르고 계란 후라이와 양배추, 구운 양파를 넣은 후 케찹으로 마무리했다. 치즈를 넣었어야했는데 깜박했다. 그래도 맛있는 한끼지만 칼로리가 250칼로리 밖에 안된다. 아침도 안 먹었는데 이대로는 영양부족이라 단백할 시간 그린티맛까지 추가로 먹어준다. "딩턴아 단백질 먹고 쑥쑥 크렴." 딩턴이가 아니였으면 대충 라면이나 인스턴트로 때웠을 혼밥데이였는데 딩턴이 덕분에 엄마도 많이 건강해지는 것 같아 고맙다.

  저녁은 이전에 보다만 싱글와이프를 보면서 먹었다. 베트남, 싱가포르, 일본이었는데 우럭여사와 린다전님이 함께 한 고카야마 합장촌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일본 3대 눈이 많이 오는 지역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이 마을은 하얀 설경이 절경을 이룬다. 막상 거기에 살면 눈이 오는 것이 싫을 수도 있지만 영화배경과도 같은 풍경과 썰매를 타는 모습도 너무 재밌어보였다. 우연히 오늘 본 여행프로그램 3개 모두 하얀 눈이 너무 예쁜 곳이었다. 아직 여름이라 눈을 볼 일은 없지만 빨리 겨울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때 쯤에는 딩턴이도 우리 옆에 같이 있겠구나 육아하느라 하얀 눈을 감상하는 것은 사치가 될지도 모르겠다.

  9시쯤 되어서 남편이 먹고 싶다고 했던 꽈리고추볶음을 만들고 있는데 어머님께서 전화를 거셨다. 오늘 남편이 회식가는데 집에 왔냐는 내용이었다. 아직 안왔다하고 이제 슬슬 추적에 들어갔다. 전화를 받지 않아 남편의 탭으로 구글로 내 핸드폰 위치추적을 하니 오송역이다. 아 취했구나 멀쩡했으면 오송역까지 가서 나한테 전화를 안했을리가 없다. 3번 정도 전화를 하니 남편이 겨우 받았는데 여보세요만 하고 끊는다. 오송역에 데리러가야하나 고민하는데 전화연결이 되었다. 버스를 탔는지 버스방송소리가 난다. 그런데 정류장 이름들이 낯설다. 핸드폰 추적도 조치원방향으로 가고 있다. 남편에게 버스 잘 못 탄 것 같다고 말해주었다. 진짜 어딘지도 모르겠다고 하고 정신도 못 차려서 조치원에 가야하나 이럴 때 운전을 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너무 답답하다. 남편이 조치원에 계속 머무르길래 데리러 간다고 하니 택시를 잡아탔다. 중간중간 전화를 걸어 우리집이 어디지? 끊어 이러는데 어찌어찌 터미널까지는 다행히 왔다. 롯데슈퍼쯤 걸어나가니 남편이 보이길래 집까지 겨우 끌고왔다. 걱정하시던 어머님께 잘 도착했다고 전화를 드렸다.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잠을 도통 못잤다. 누워있는데 함성이 들리더니 1, 2분 뒤에 또 다시 들린다. 독일과의 축구를 2:0으로 이겼다고 했다. 남들은 축제 분위기인데 나는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대리비 아낀다고 버스타고 가더니 핸드폰을 보니 택시비만 4만원이다. 아마 세종시에서 오송까지도 택시를 탄 듯하다. 그냥 그럴거면 아침 먹고 대리운전하고 오지 이제 딩턴이도 태어나고 아낄 수 있을 때 아껴야된다며 괜히 고생한 남편이 서글프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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