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블로그를 정리하다가 잠이 오지 않아 3시 30분쯤 잠이 들었는데 어제 술을 마셨던 남편이 배가 고프다며 계속 깨웠다. 너무 피곤해서 한참을 더 잤는데 지속적으로 깨워서 일어나보니 8시 40분이다. 도대체 몇 시부터 계속 깨운걸까?

  집에 밥도 없고 남편도 해장할 국이 필요할 것 같아서 아침은 나가서 먹을까했는데 이 시간에 국밥집들도 거의 문을 안 열 것 같아서 집에 있는 통밀식빵과 사과, 어제 만들어둔 요거트와 두유를 먹었다. 이렇게 먹어도 400칼로리 정도 되었다. 간단히 먹는다고 먹었는데도 꽤 영양가 있는 식단이다. 서울에 다녀온 이후로 과식하지 않고 간식도 자제하다보니 다행스럽게도 오늘 아침에도 0.7킬로가 감소하였다. 이제 0.8킬로만 더 감량하면 서울로 휴가를 가기 전 몸무게로 다시 복구가 된다. 출산을 하고 나면 진짜 식단관리 하나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을 먹고 남편과 라이프 온 마스 재방송을 봤는데 드문드문 재방송으로만 봤는데도 재밌는 것 같다. 이제 이번주에 마지막회 인 것 같은데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 또 이 프로그램이 종영되면 즐겨보았던 보이스의 시즌 2가 시작된다. 장혁이 안 나와서 아쉽지만 워낙 재밌게 봤던지라 기대가 많이된다. 근데 이런류는 임산부가 보면 안되겠지? 남편 혼자 몰래몰래 보는건 아닌지 싶다.

  TV를 보며 쉬는데 남편이 운동을 간대서 절대로 못가게 했다. 괜히 갔다가 무리하면 또 아플까 걱정이 되었다. 오늘까지는 운동은 아무 것도 못하게 해야겠다. 쉬다가 점심을 먹으러 밖으로 나갔다. 남편이 계속 얼큰한걸 먹고 싶어해서 효성반점에 가서 남편은 짬뽕을 시키고 나는 간짜장을 시켰다. 리뷰에 군만두도 맛있다고 해서 군만두까지 시켰다. 짬뽕은 내가 먹기 많이 매운데 중독성 있어 국물을 몇 번 더 떠먹었다. 역시 효성반점은 짬뽕이 최고인 것 같다. 맵지만 않아도 맛있게 먹었을텐데 우리 남편처럼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꿀맛집이 될 것 같다. 간짜장은 특별할 것이 없는 맛이었지만 리뷰대로 군만두는 정말 맛있었다. 원래 중국집에서 나오는 서비스 군만두도 절대 먹지 않는데 여기 군만두는 10개 중 4개나 먹었을정도로 맛있었다. 다음에 재방문을 하게 되더라도 군만두는 꼭 시켜먹어야겠다.

  효성반점에서 나온 뒤 짬뽕이 맵기도 하고 덥기도 해서 편의점에 들러 더위사냥을 하나 사서 먹었다. 요즘 임신 초기에는 입에도 대지 않았던 카페인 섭취가 늘어나는 것 같다. 시원하게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서청주 롯데마트로 갔다. 남편이 집에 있는 공구를 또 사서 환불을 받으러 간 것이었는데 영수증이 없어서 걱정했지만 결제카드와 포인트카드만 있으니 어렵지 않게 고객센터에서 환불을 받을 수 있었다. 다행이다. 서청주 롯데마트는 30분 무료이후 주차비용을 받고 있어서 장을 따로 보지는 않고 바로 나왔고 휴가 때 사용한 기름을 롯데마트 주유소에서 채워 넣었다. 롯데마트 주유소는 기름값도 저렴하고 롯데포인트와 S오일포인트도 동시에 적립이 된다. 그야말로 핵이득이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집 앞 롯데슈퍼에 들러 바나나와 흑피수박을 샀다. 수박은 6호 밖에 안되는데도 17,900원이었다. 나는 옆에 있었던 리얼허니 꿀수박을 사고 싶었지만 흑피수박이 씨도 없고 당도가 좋다고 설명되어 있어 남편이 흑피수박을 사자고 했다. 마트에 오니 오늘은 왜 이렇게 콘프라이트가 땡기는지 집에서 실컷 영화를 틀어 넣고 팝콘처럼 먹고 싶었지만 참았다. ㅜㅜ

  집에와서 수박을 잘라 냉장고에 넣어뒀는데 씨는 없지만 너무 안달다. 그냥 아까 롯데마트 갔을 때 블랙다이아 수박이 있는지 찾아라도볼껄 후회가 된다. 가격이라도 저렴했으면 좋았을텐데 이 가격이면 블랙다이아 수박 제법 큰 사이즈를 샀을텐데 다시는 구입하지 않을 것 같은 수박이다.

  집에서 식샤 3 6편을 보고 남편이 졸리다고해서 낮잠을 자는데 나도 옆에서 깜박 잠이 들었다. 남편은 20분, 나는 2시간, 내가 잠든 사이에 남편은 또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왔다. 아플지 모르니 절대 가지 말라고 했는데 운동 중독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점심을 너무 빵빵하게 먹어서 저녁을 먹을 생각이 없어 단백질쉐이크와 과일을 먹으려고 했는데 운동을 다녀온 남편은 아무래도 배가 고픈 듯 하다. 아까봤던 식샤3의 대패삼겹살이 아른거리는지 계속 고기를 검색했다. 내가 배부르다고 하니 먹자고 말은 못하고 눈치만 보길래 검색중인 차돌박이 먹으러 갈래? 3, 2, 1 하니 바로 OK한다.

  그래서 솔밭중학교 근처에 있는 백종원의 돌배기집에 갔다. 차돌박이 2인분에 차돌찌개를 시켰는데 찌개를 시키면 밥과 함께 비벼먹을 수 있는 나물을 함께 준다. 셀프 야채바도 있어서 실컷 야채를 먹을 수 있는 것도 맘에 든다. 차돌박이는 워낙 좋아하는 메뉴라 맛있게 먹었고 소스가 느끼함을 잡아주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파절이가 있었음 더 좋았을텐데 아쉬운대로 무생채를 쌈에 넣어 먹었다.

  저녁을 푸짐하게 먹고 집에 돌아오니 엄청 배가 불렀다. 집에와서 인터넷 강의를 보고 라이프 온 마스를 본방으로 봤다. 남편은 옆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졸던 남편은 일어나더니 그것이 알고싶다를 시청하고 나는 바이어스메이커를 구경하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남편이 하루종일 휴가중이라 하루종일 같이 있을 수 있어 좋은데 내일이면 이제 휴가도 끝이라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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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아파서 그런지 평소 일찍 일어나는 남편도 8시가 넘어서 일어나고 나도 9시쯤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몸무게를 재니 0.6킬로가 줄어있다. 역시 집밥이 최고인 것 같다. 어제 저녁으로 먹고 남은 버섯야채죽을 데워서 남편과 아침을 먹었다. 오늘은 간장과 참기름으로 양념장까지 만들어 먹었더니 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죽을 싫어하지만 남편은 오늘도 너무 잘 먹어주었다. 이제는 컨디션이 제법 회복되었는지 남편이 약을 안 먹겠다고 했는데 혹시라도 안 좋아질지 모르니 한 번 더 먹으라고 했다. 오늘은 자전거도 운동도 하지말고 무조건 무리하지 말고 쉬라고 했다.

   나도 엊그제부터 이빨이 아팠지만 어차피 치과에 가도 치료받지 못할테니 참고만 있었는데 내 표정이 안 좋은 것을 본 남편이 왜 그러냐고 물었다. 이빨이 계속 아프다고 하니 아빠가 준 옥수수를 옥상에 말려서 옥수수대로 가글할 수 있는 물을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옥상에 가는 김에 어제 미처 접지 못한 빨래건조대도 접어달라고 부탁을 했다.

  옥상에 다녀온 남편은 어제 내가 먹고 싶다고 말했던 빵장수단팥빵에 가서 빵을 사오겠다고 하고 바로 나갔다. 팥은 임산부가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이기에 단팥빵은 못사오고 녹차크림치즈빵, 야끼모찌, 콘크림과 찹쌀 꽈배기를 사왔다. 오랜만에 캡슐커피도 내려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만들어 함께 먹으니 꿀맛이다. 조금만 먹으려고 했는데 식샤 3를 보면서 먹으니 어느새 다 먹었다. 칼로리 폭탄에 고탄수화물을 섭취했기 때문에 점심은 따로 안 먹기로 하고 앱솔맘과 철분제만 챙겨 먹었다.

  빵을 먹고 누우니 잠이 쏟아졌다. 어제도 이가 이파서 5시간도 못잤기 때문에 낮잠을 거의 4시간이나 잔 것 같다. 남편은 금방 깬 것 같은데 일어나보니 택배도 찾아놓고 요거트도 만들어놓고 청소도 하고 옥수수를 제거해서 옥수수대를 삶아 가글물까지 준비해줬다. 좀 쉬면서 컨디션을 회복해야하는데 어제 내가 간호해준 덕분에 다 나았다며 부지런히 움직였다.

  일어나서 남편이 찾아온 택배를 열었다. 집이 좁아서 3단으로 접을 수 있는 재단매트를 샀는데 넓고 편리하다. 다만 무거운게 단점인데 출산하고 회복되기 전까지는 재봉가위도 무겁고 재단매트도 무겁고 재봉틀은 사용하지 말아야겠다. 배송 온 매트에 대고 딩턴이 손수건을 만들어주기 위해 손수건 커트지를 잘랐다.

  오늘은 남편이 지인들과 저녁약속이 있어 혼밥을 해야하는데 남편이 가고 재봉틀을 잡다보니 밥도 안 먹고 계속 재봉틀을 했다. 실력이 좋으면 금방 끝날 것들도 아직 초보라 오래 걸린다. 남편에게 줄 책갈피를 만들고 딩턴이가 쓸 손수건도 만들었다. 딩턴이한테 줄 손수건은 6장 모두 만들려고 했는데 말아박기 노루발도 없고 바이어스메이커가 없으니 바이어스도 자꾸 실패해서 기존에 공방에서 사둔 다림질 되어 있는 바이어스만으로 겨우 1장 만들었다. 그래도 오늘은 거의 직선박기라 어제 만든 턱받이 만큼의 실패는 없었다. 재봉틀을 할수록 사아할 부자재들이 늘어나는데 하다보면 이것도 필요하구나 깨닫게되서 배송비 때문에 주문도 못하고 있다. 뭘 알아야 미리미리 주문을 해둘텐데 당분간은 재봉틀 하면서 필요한 물건들이 하나하나 생각날 듯하다.

   딩턴이 손수건 5개와 속싸개도 만들어주어야하는데 일단 바이어스메이커랑 바이어스에 맞는 실 구매부터 해결하기로 하고 오늘 재봉틀은 접었다. 저녁도 안 먹어서 두유에 단백질쉐이크와 사과쥬스를 먹고 너저분한 천조각, 실 등을 정리했다. 정리를 다 하고나니 남편이 이제 들어올거라고 전화가 왔는데 하복대부터 집까지 걸어온다는 말에 걱정이 되서 집 앞으로 데리러 갔다. 오늘은 큰 사건없이 무사히 집에 온 남편이다. 남편은 집에 오자마자 씻고 잠들었고 나는 휴가와 재봉틀에 빠져 소홀했던 인터넷강의를 들었다. 딩턴이를 낳으면 아무래도 지금보다 더 듣기 힘들텐데 현금 환급을 받기 위해서라도 미루지 말고 꾸준히 들어야겠다.

  남편이 만들어준 옥수수대 삶은 물로 가글을 했는데도 여전히 이가 아프다. 몸이 힘들고 아파도 약을 못쓰니 빨리 출산하고 싶다가도 육아가 더 힘들 것 같아 늦게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세상에 모든 엄마, 아빠들은 진짜 위대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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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에 남편이 자전거 타러 갈꺼라고 나간 것까진 기억이 나는데 몇 시였는지도 모르겠다. 운동을 마치고 돌아온 남편이 밥을 하고 깨운 시간 8시 30분, 남편은 너무 아침형 인간인 것 같다. 밥 먹기 전 일어나 몸무게를 재니 서울가기 전보다 딱 2킬로 증가했다. 아마도 더운 날씨로 인해 평소에는 잘 먹지 않는 음료수, 아이스크림, 빙수 등의 과다섭취와 여행 때 아니면 먹지 않는 치킨, 햄버거 등이 원인일 듯 싶다. 그래도 아침마다 운동을 한 남편은 비교적 체중 변화가 없었다. 또 식단조절을 시작해야겠다.

  오늘 아침은 남편이 직접 밥을 하고 비비고 미역국을 끓여서 차려 주었다. 솔직히 피곤해서 안 먹고 더 자고 싶었지만 운동하고 온 남편 밥도 못 챙겨줬는데 차린밥까지 안 먹기는 너무 미안해서 일어나기로 했다. 오랜만에 남편이 차려준 밥을 먹은 것 같았다. 남편은 여행 다녀온 옷도 다 빨아서 오늘 햇빛이 좋아 옥상에 널어주었다.

  남편이 밥을 차려 줬기에 설거지는 내가 하고 블로그도 정리했다. 블로그를 다 정리하고 남편과 휴가 때 적었던 블로그를 다시 한 번 읽어보았다. 다시봐도 재밌었던 휴가였다. 또 거실에서 핸드메이드 아기옷이라는 책을 보면서 패턴이랑 재봉순서들을 살펴보았다. 어제 이 책에서 본 턱받이 패턴을 그려두었는데 오늘 재단을 하고 재봉틀로 턱받이를 만들 생각이다.

  남편은 운동을 하러 헬스장에 가고 나는 턱받이를 만들 수 있게 손수건 커트지를 재단했다. 손수건 커트지는 4,500원을 주고 구매했는데 손수건을 8장 만들 수 있었다. 나는 손수건 대신 턱받이를 추가해 턱받이 1개에 손수건 6장을 만들 계획이다. 아직 구입해둔 재단 매트가 오지 않아 재단가위로 처음 재단을 했는데 유튜브에 올라온 전문가들은 손쉽게 자르는데 나는 진짜 민망할 정도로 삐뚤어진다. 차라리 재단칼이 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재단만 겨우 마쳤는데 남편이 올 시간이 다 되어서 닭가슴살카레를 만들었다. 그간 휴가 때 단백질이 부족했던지라 일부러 만든 특식 메뉴이다. 집에 남아 있던 파브리카까지 넣어 만드니 맛이 더 좋았다. 카레가 완성 되지 않았는데 남편이 도착했고 배가 고파 힘이 하나도 없다고 해서 마음이 조급해졌다. 5분 정도 더 끓이고 완성을 했고 얼른 밥을 차려서 먹었다. 남편은 평소보다 배가 고팠는지 한 그릇 가득 먹었다. 평소 같았으면 좀 덜 달라고 했을텐데 오늘은 처음부터 많이 많이 달라고 성화였던 남편이었다. 밥을 다 먹었는데도 설거지는 그냥 담궈만 두고 낮잠을 자자고 한다. 남편은 밥 먹고 바로바로 설거지를 하는 편이기 때문에 이것도 평소와는 다른 점이었다. 나도 결국 설거지는 내팽겨두고 낮잠을 2시간 정도 더잤다.

  자고 일어났는데 먼저 일어나있던 남편은 피곤하고 이상하게 기운이 없다며 더 자겠다고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몸이 아프다는 생각을 둘 다 못했다. 일어난 나는 아까 남은 설거지를 하고 해가 떨어지면 걷기 힘들까봐 옥상에서 빨래를 가져왔다. 빨래에서 나는 햇빛 냄새가 너무 좋았지만 잠깐 서 있었는데도 땀이 흐를 정도로 더운 날씨였다. 빨래건조대를 접으려 했는데 접히지가 않아서 안쪽으로 가져올수가 없었다. 당분간 비는 안오겠지만 비가 오더라도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옥상 위치에 빨래건조대를 세워두고 내려와서 빨래를 갰다. 빨래를 갠 후 남편이 밥을 못먹을 것 같다고 말해서 혹시 몰라 쿠첸밥솥에 버섯야채죽을 설정해두었다. 영양죽모드는 2시간 정도 걸리고 남편은 죽을 싫어하지만 그래도 기운이 없으면 죽이라도 먹이려고 만들어두었다.


  죽을 하고 오전에 재단한 턱받이를 재봉하려고 했는데 초급과정을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곡선은 처음박기에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 망쳐서 뜯으려고하면 천까지 같이 뜯어지려고 해서 고난의 연속이었다. 한방에 성공을 해야하는데 끝 쪽이 아닌 자꾸 안 쪽으로 재봉이 되었다.

  한참을 재봉틀과 씨름하는데 남편이 불러가보니 춥다고 에어컨을 꺼달라고 하고 열이 났다. 복통에 근육통에 미열과 추움, 속 울렁거림 등 인터넷에 증상을 검색하니 식중독 아니면 냉방병이다. 식중독이면 나도 같이 아플텐데 냉방병으로 인한 여름감기인 것 같았다. 남편은 안되겠는지 빨래를 걷고 약을 사오겠다고 했는데 빨래는 내가 다 걷어서 개놨고 6시가 넘은 시간이라 약국은 다 문을 닫았을테니 내가 편의점에서 약을 사오겠다고 하고 쉬라고 했다.

  편의점에서 약을 살까하다가 그래도 증상을 말하고 약을 짓는 편이 좋을 것 같아 집근처 약국을 돌았는데 5번째 만에 문 연 약국을 찾을 수 있었다. 증상을 말씀드리니 역시나 여름감기였다. 약은 2번 먹을치만 주셨는데 속이 안좋다고 하니 위장약도 함께 주셨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남편에게 약을 건네주고 먹였다. 빈속이라 남편도 걱정했는데 위장약이랑 먹어서 괜찮을거라고 안심시켰다.

  약기운이 도는지 남편은 바로 다시 잠이 들었고 그 사이 나도 턱받이를 완성했다. 원래 원형의 디자인인데 곡선박기 실패로 완전 모양이 이상하다. 그래도 브라운 저금통에 착용샷을 찍어보니 나쁘지 않은 모양새다. 주문한 벨크로는 아직 도착하지 않아 달지 못했는데 다음에 만들게 되면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삐뚤고 못생겼지만 엄마가 직접 만든거니 딩턴이도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드디어 2시간이 지나 죽이 완성 되어서 남편을 깨웠다. 생각보다 죽이 잘 되었는데 평소 밥할 때보다 쌀을 적게 씻었는데도 불어서 그런지 양이 엄청 많았다. 평소 죽을 싫어하는데도 오늘은 아파서 그런지 남편이 잘 먹어주어서 만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을 먹고 남편은 다시 바로 잠이 들었다. 내일은 건강하게 일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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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서울여행 마지막 날이자 내 블로그 일기가 100일째 되는 날이다. 100일간 하루도 빼 먹지 않은 내 끈기의 박수를 보낸다. 또 하나뿐인 오빠의 생일 날이기도 하다. 서울에 있는 관계로 축하한다는 메시지만 하나 보내줬더니 ㄹㅅㅇ이라며 의미를 알 수 없는 답장만 시크하게 보내왔다. 지금도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서울에 온 첫날, 임신으로 시력 회복을 위한 안약 투여도 중단하고 검진도 도통 못해서 온 김에 라식을 했던 강남 비앤빛 안과에 검진 예약을 했는데 예약시간이 5시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어차피 집에 가려면 IC를 지나야하기에 돌아가는 날로 예약을 했는데 오전 중 내려가려고 했던 계획과는 다르게 검진으로 인해 체류 시간이 좀 더 길어졌다. 40도에 날씨에 돌아다니면 너무 힘들 것 같아 오늘은 무리하지 않고 호텔조식을 즐기고 늦은 체크아웃을 한 후 강남으로 넘어가 점심을 먹고 영화를 보고 디저트나 먹으며 남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명동 스타즈호텔 조식이 은근 괜찮다는 후기가 꽤 있어서 기대했는데 진짜 괜찮았다. 인당 11천원의 가격이었는데 3박 4일 내내 먹었다면 물론 지겨웠겠지만 우리는 마지막 날만 먹으려고 신청했기에 지겨움 없이 맛있게 먹었다. 남편은 밥 위주로 먹었고 나는 야채죽에 바게트, 그리고 식빵을 굽고 야채를 깔고 계란후라이와 햄, 치즈, 베이컨까지 올려 토스트까지 만들어 먹었다. 평소 먹지 않는 우유까지 마시고 요거트에 과일로 마무리했는데 진짜 야무지게 조식을 잘 먹은 것 같다.

  조식을 먹고 방에 다시 올라와서 남편은 TLX 패스가 1개 남아 사우나를 가고 나는 씻고 짐을 챙겼다. 빠진 것이 없는지 꼼꼼하게 점검을 하고 남편이 와서 사용할 물품들만 빼고 냉장고의 남아 있던 두유와 앱솔맘까지 다 챙겨놓았다. 남편이 돌아오고 최종 점검 후 11시쯤에 체크아웃을 하고 주차장에서 차를 찾았다.

  을지로에서 강남까지 많이 막히지 않을까 일부러 서둘렀는데 25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아마도 출근시간을 피해서 그런듯 싶다. 원래 강남역으로 가야했지만 남편은 신한 RPM 플레티움카드 유저이기에 제휴 업체 주차장이 월 3회 무료라서 강남역에서 가장 가까운 삼성동 제일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덕분에 주차비용을 많이 아낄 수 있었다. 강남역으로 가려고 지하철역으로 가는데 오늘 정말 너무 덥다. 핸드폰을 보니 온도가 리얼 40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프리카보다 덥다는 말이 실감이 되었다.

  강남역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KT VIP로 메가박스 1시 영화를 예매했다. CGV 상품권도 있어 CGV로 갈까 했는데 12시 30분 영화라 점심을 먹다보면 시간이 촉박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은 여유 있게 메가박스로 예매를 했다. 점심은 쉐이크쉑버거에서 먹었는데 줄을 서기는 했지만 금방 줄어 들어서 생각보다 시간이 여유 있었다. 나는 쉑버거, 남편은 스모크쉑을 먹었는데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맛있긴 하지만 몇 시간씩 줄 서서 먹을 정도의 환상의 맛은 아니였다. 개인적으로는 인앤아웃버거가 훨씬 맛있는 것 같다. 또 원래 후렌치후라이를 시켰는데 주문과정에서 누락되어 먹질 못했다. 감자튀김 먹으려고 일부러 케찹도 챙겼는데 아쉬웠다. 가격도 사악한 편으로 쉑버거, 스모크쉑, 에일비어, 콜라만 계산했는데도 25천원 정도였다.

 햄버거를 다 먹고나니 12시 20분이였다. 쉐이크 쉑에서의 대기를 생각해서 넉넉히 영화시간을 고려했는데 CGV로 예매해도 될 뻔 했었다. 시간이 좀 남아 나이키매장과 메가박스 건물 내 아트박스를 구경했는데 메가박스에 걸려 있는 신과함께 현수막에 마동석이 있고 아트박스에 있다보니 베테랑에서 "나 아트박스 사장인데..." 하던 대사가 생각나서 웃음이 나왔다. 시간이 다 되어서 극장에 들어갔는데 공사중이라 동선이 복잡했고 극장도 작았다. 진짜 CGV로 갈 것 그랬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음료를 사서 상영관에 들어갔는데 광고가 20분 정도나 나왔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미션임파서블 폴아웃이 시작되었고 어제 새벽 3시에 자서 그런지 슬슬 졸리기 시작한다. 초반부는 지겹다는 생각이 들어 시계를 자주 보았고 남편은 내가 졸리다고 하니 영화 끝나고 낮잠카페라도 가자고 했다. 그렇게 영화를 보고 있었는데 후반 약 20 ~ 30분을 남기고 흥미진진한 액션이 시작되었다. 진짜 손에 땀이나고 임신중에 긴장하면 안좋을텐데 심장이 쫄깃거리면서 몰입해서 봤다. 엔딩장면에서 동료들이 폭탄 점화장치를 제거한 톰 크루즈에게 어려웠냐고 물어보니 평소와 같았어 라고 답하는 톰 크루즈에 모습에서 제목 그대로 그동안 얼마나 불가능한 미션들을 해결해왔는지 실감이 되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낮잠카페에 갈까했는데 예약시간까지 1시간 10분 정도 밖에 안 남아서 낮잠카페에 가기에는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내려가는 시간도 아낄 겸 삼성동에 가서 차를 가져오기로 했다. 지하철로 삼성역에 갔다가 시간이 좀 남아 더위도 식힐 겸 맥도날드에 들러 초코선데이와 커피를 마셨다.

  맥도날드에서 나와 바로 차를 찾고 카드로 주차비를 결제했는데 주차요금이 3만원이 결제 되었다. 원래 제휴카드로 결제하면 0원이 된다고 했는데 뭔가 잘못된 것 같았다. 영수증에는 비고란에 승인거절이라고 쓰여있었지만 결제문자는 왔기에 바로 신한카드에 확인 전화를 넣으니 확인 후 알려주겠다고 했는데 결제될 줄 알았으면 그냥 영화관에 세우고 2시간 정도 유료주차를 했겠지 화가 났다. 결과적으로 다음날 단말기 오류였다고 취소될거라고 연락을 받았지만 당시에는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차를 찾아 병원으로 가는데 지하철 2정거장밖에 되지 않는 거리임에도 30분 넘게 걸렸다. 막힘과 동시에 또 남편이 신호를 잘못 받아서 5시 5분 전에 딱 맞추어 도착했다. 병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바로 안과에 갔는데 산모수첩이나 임신을 인증할 수 있는 서류가 있으면 할인이 된다고 안내를 받았다. 그런데 또 안내해주신 분이 내 배를 보시고는 "굳이 인증할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꼭 서류가 필요해서..." 라고 말씀하셨다. 이제 누가봐도 임산부인가보다. 스캔해둔 소견서가 있어서 그걸로 인증하고 할인을 받았다. 간단한 시력검사와 망막검사를 하고 진료를 받았는데 근시가 생겨 있긴 하지만 특별히 불편하지 않으면 임신도 했고 1년 뒤 정기검진을 하자며 약물은 지금처럼 투여하지 말라고 하셨다. 의사 상의도 없이 임의로 찝찝해서 약물을 중단한 것이였는데 그냥 계속 투여했으면 부작용도 있을 수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아찔했다. 확실히 상담을 받고 나니 병원에 오길 잘 한 것 같았다.

  안과를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내려갔다. 가는 길에 전참시에서 이영자 추천 음식으로 나왔던 만남의 광장 말죽거리 소머리국밥을 먹으려고 했는데 남편이 지나쳤다. 본인이 먹고 싶다고 그랬으면서 핸드폰을 보다가 옆에 만남의 광장이 있길래 "남편 저기 가는거 아니였어?" 하니 남편이 생각없이 지나왔다며 엄청 아쉬워한다. 안성휴게소 한우국밥을 먹어야하나 하다가 그냥 집근처에서 먹기로 하고 쉬지 않고 논스톱으로 집에 도착했다. 짐을 올리고 집 앞 진순대에 가서 술국 + 불껍데기 세트와 순대국밥 1개를 시키고 남편의 친구도 불렀다. 나는 밥만 먹고 들어왔고 남편은 친구와 술을 마시며 이야기하다가 들어왔다. 먼저 들어온 내가 짐을 풀러서 미리 정리해 놓아서 그나마 남편은 수월하게 쉴 수 있었다. 이번 휴가는 더웠지만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전시회나 관광지도 가고 숙소도 좋았고 사진도 많이 남기고 나름 재밌었다. 아쉬웠던 것은 남편과 많이 얘기하지 못한 것, 숙소 근처 골뱅이 거리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실내, 야외에서 호프를 즐겼는데 즐기지 못한 것, 컨디션이 안 좋았던 것 등이 아쉽다. 이제 당분간 남편과 둘이 보내는 여름 휴가는 없겠지만 딩턴이와 함께할 내년 휴가도 많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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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가 3일차 아침이다. 남편은 운동을 하러 TLX로 구입한 패스로 근처 헬스장에 가고 나는 1시간 정도 더 자고 일어났다. 남편이 나갈 때 먹을 것을 사온다고 했는데 빈손으로 들어와서 어제처럼 단백질쉐이크와 두유를 먹었다. 나는 여기에 철분제와 앱솔맘 오렌지쥬스와 유산균까지 먹으니 배가 터질 것 같았다. 아침을 챙겨 먹고 씻고 나와서 오늘에 첫번째 목적지인 북촌 한옥마을에 가기 위해 안국역으로 갔다.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반팔도 아닌 긴팔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보니 나까지 숨이 막힌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더운 38~39도이다. 한마디로 쓰러질 것 같은 날씨였다. 한옥마을을 쭉 돌 자신도 없고 입구 정도만 둘러보다가 그나마 실내인 서울교육박물관에 가기로 했다. 박물관까지 가는 길에도 탈진할 것 같아 편의점에 들러 물을 구입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서울교육박물관은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교육과 관련된 역사들이 잘 정리되어있었다. 과거 교과서들도 보존되어있었는데 옆에 모니터를 클릭하면 PDF로 복원 되어 있는 교과서 내용도 볼 수 있었다. 또 교복의 변천사라던가 옛날 교실의 모습, 학교 뱃지 등도 수집되어 있었다. 특히 옛날 교실을 보니 나랑 남편도 추억에 잠기게 되었다. 물론 우리 세대는 그 정도의 교실 수준은 아니었지만 교실의 분위기나 그 시절과 별로 다를 바 없는 시간표 등을 보니 더 초등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아빠 세대가 와서 관람하면 좀 더 깊은 추억의 시절이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관람을 마치고 나왔는데 너무 더워서 그늘에서 쉬다가 남편이 먹고 싶다던 풍년쌀농산 떡볶이를 먹으러 갔는데 매주 화요일은 정기휴일이라고 적힌 문구와 함께 문이 닫혀 있었다. 더이상 갈 수 없을만큼 힘들고 배가 너무 땡겼다. 폭염에 조산위험이 높아질까 걱정이 되었다. 점심을 먹으러 가야되는데 걷기가 힘들었다. 일단 북촌 한옥마을에서 벗어나 안국역쪽으로 향했다. 지난 6월에 인사동에 왔을 때 오설록 건물을 보고 작년 제주도 오설록에서 먹었던 녹차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했던 것을 기억한 남편이 오설록까지만 가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쉬자고 제안해 오설록까지 이를 악물고 버텼다.

  드디어 힘들게 도착했는데 앞 손님이 증정품 관련으로 주문이 끝나지 않아 우선 나만 2층으로 올라가 자리를 잡았다. 남편이 주문을 하고 올라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녹차아이스크림도 나왔다. 같이 녹차 시럽도 나왔는데 시럽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뿌릴수록 단맛이 줄어들고 녹차의 씁쓸한 맛이 강해져서 내 입에는 더 좋았다.

  아이스크림과 함께 시원한 냉수까지 연거푸 마시니 더위는 가셨지만 배가 계속 땡겨서 걱정이 되었다. 지금 조산을 하면 22주라 딩턴이가 정상적으로 태어날 가능성이 희박해지는데 내가 휴가를 가려는 욕심 때문에 딩턴이한테 무슨 문제가 생기는건 아닌지 걱정도 되고 죄책감도 느껴져서 눈물이 났다. 남편은 딩턴이는 그렇게 약한 아이가 아니니까 절대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나를 안심 시켰고 점심만 먹고 바로 숙소로 돌아가자고 했다.

  30분 정도 앉아 있다가 처마끝하늘풍경에 가서 전복 A코스 한정식을 먹었다. 주변에 다른 한정식 집도 많이 있었지만 식샤3에서 전복 먹방을 보기도 했고 전복이 임산부에게 좋은 단백질과 무기질이 풍부해서 선택한 메뉴이다. 코스다 보니 음식이 하나하나 나왔는데 식탐은 자제가 되지 않는지라 풀버전의 사진은 찍을 수 없었다. 전복 A코스는 전복회 + 전복구이 + 전복돌솥밥 + 불고기 + 잡채, 미역국, 북어국, 김치전, 기타 밑반찬류가 나오고 가격은 인당 35,000원 정도이다. 어머님께서 휴가가서 맛있는거 사먹으라고 주신 용돈이 있어 걱정없이 먹었다. 이제 6개월차라 제법 임산부처럼 보이는지 종업원분께서 "임산부는 회보단 구이 쪽을 더 나으실거에요." 라고 말씀해주셨다. 임산부 대접 받은 건 처음이라 잘못 들은지 알고 남편에게 물었더니 남편도 똑같이 들었다고 한다. 우리 딩턴이가 그간 무럭무럭 자라줘서 기특하고 고맙다. 음식은 깔끔하니 맛있었고 후식으로 냉침한 복분자차를 마시니 달달하니 크렌베리 쥬스와 비슷한 맛이 났다.

  원래 컨디션만 괜찮았어도 수상한 흥신소2를 보려고 했는데 이 폭염에 혜화역까지 환승하면서 가는 것은 불가능 할 것 같았다. 또 아름다운 차박물관에 가서 녹차가래떡과 빙수도 먹고 싶었는데 우선은 건강관리가 최우선이라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숙소에 도착 후 씻고 발목 얼음 찜질을 하고 바로 낮잠을 잤다. 시원한 숙소에서 쉬고 일어나니 거의 4시 30분이었고 몸도 많이 좋아졌다. 딩턴이도 개운한지 꿈틀거리며 "엄마 나 괜찮아요." 하고 신호를 보내주는 것 같았다. 그래도 햇빛이 강하고 온도도 높은지라 6시까지는 숙소에 있다가 저녁을 먹으러 출발했다.

  서울에 오기 전부터 왓썹맨에서 봤던 홍대 조폭떡볶이를 남편이 꼭 먹고 싶다고 했기 때문에 홍대로 향했다. 홍대는 우리 숙소에서 환승 없이 갈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드디어 조폭떡볶이를 접하게 되었는데 방송에서는 엄청 맵다고 나왔는데 하나도 맵지 않았고 맛이 특별하지도 않았다. 맵달 떡볶이를 원했는데 그냥 평범한 떡볶이 맛이다. 남편이 근처 마늘떡볶이도 먹어보자고 했는데 거기는 줄이 많아 포기했다. 줄이 많은걸 보니 맛집일 것 같은데 먹지 못해서 아쉽다.

  남편은 저녁에 소주를 먹고 싶어했기에 떡볶이도 먹었겠다 밥을 따로 먹지 말고 저녁 겸 안두 겸 술집에 가자고 했다. 홍대에 술집이 워낙 많기에 그냥 마음 가는데 가자며 특별히 검색을 하진 않았다. 가는 길에 라인프렌즈샵은 아니지만 캐릭터샵에 있는 코니가 눈에 들어왔다. 라인캐릭터를 워낙 좋아하기에 안에 들어가 사진도 찍고 구경도 했다. 탐나는 물건도 많지만 집에 있는 물건도 비워야할 판이기에 아쉽지만 구입하지 않았다.

  술집을 찾아 헤매다 조선시대를 발견했다. 느낌이 괜찮을 것 같아 들어갔는데 인테리어가 옛스럽다. 완전 촌스럽지도 않고 옛날 분위기는 살리면서 깔끔하다. 오늘은 한옥마을에 인사동에 조선시대까지 전통스러운 하루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기본 안주는 어릴 때 먹어본 것 같던 과자였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검색 끝에 알아낸 꾀돌이뿐이고 김치조차 없었는데 은근 중독성이 있어 리필까지 해서 먹었다. 인절미 아이스크림, 아이스홍시 등도 땡겼지만 전반적으로 이 집 안주가 비싼편이라 남편 소주 안주로 얼큰 오뎅탕만 시켰는데 오뎅탕을 데우기 위해 함께 나온 워머가 탐이 났다. 나중에 이사가면 하나 사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오뎅탕은 육수도 심심하고 너구리 라면스프를 탄 것이 아닐까 의심스러운 맛이었다. 많이라도 탔으면 더 맛있었을텐데 다시마 약간과 무 조금으로는 육수를 내기 턱없이 부족한 맛이었다. 그래도 분위기가 좋으니 어차피 많이 먹으려고 간 것도 아니였기에 적당히 먹고 나왔다.

  조선시대 근처에서 조금 나가보니 벨기에 감자튀김이 눈에 들어왔다. 임신 18주차 이후 유달리 감자튀김이 많이 땡기는데 그냥 지나쳤다가 안 먹으면 후회할 것 같아 다시 돌아가서 시켰다. 7가지 소스 중 2가지 소스를 선택할 수 있는데 요거트 허니소스와 갈릭소스를 골랐다. 더운 날씨로 4시부터 오픈 합니다라는 글귀가 써있었는데 진짜 한낮에 있으면 열기 때문에 못 견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자튀김은 진짜 은혜로운 맛이었다. 남편도 안 먹는다더니 몇 개 주니까 포장해서 호텔에서 맥주와 함께 마시고 싶다고 했다.

  지하철역으로 향하다가 모자가게가 보여서 남편의 모자를 샀다. 계속 내 밀짚모자를 탐내고 리본이 달려있음에도 쓰고 다녀서 하나 골라줬다. 가격대가 다양했는데 비교적 저렴하기도 하고 내 모자랑 커플로 연출이 가능할 것 같아 마음에 들었고 남편도 굉장히 흡족해했다.

  이렇게 쇼핑까지 마치고 바로 숙소로 돌아왔다. 휴가철이라 그런지 더워서 그런지 평일이라 지옥철일줄 알았는데 서울 휴가 내내 지하철이 크게 붐비지 않았다. 임산부석도 거의 비어져있었고 그 외의 자리도 많이 있어서 이동에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청주에도 지하철이 있으면 더울 때도 추울 때도 비가 올 때도 역에서 운행차량을 기다리기도 편리할텐데 조금 아쉽다. 자려고 누웠는데 낮잠을 자서인지 잠이 오지 않는다. 후배가 또 댓글을 달아주길래 나도 댓글을 달고 블로그도 조금씩 정리를 하였다. 핸드폰을 하면 잠이 더 오지 않을 것 같아 가만히 누워 있었는데도 3시에 겨우 잠이 들었다. 뭔가 피곤하면서도 잠이 오지 않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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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명동스타즈호텔 1호점의 단점을 추가로 발견했다. 방음이 너무 안 된다는 것이다. 장기출장이나 여행으로 이런저런 숙소에 머물렀었고 평소 잠귀가 어두워 소음에 민감하지 않은 터라 방음이 안 된다는 후기는 살짝 무시해줬었다. 그런데 어제는 발목을 다쳐 컨디션이 영 아닌지라 예민해졌는지 신경이 계속 쓰였다. 가뜩이나 발이 아파 피곤한데도 불구하고 12시 40분에 잠이 들었는데 중간중간 깨버렸고 남편도 새벽에 운동을 갈거라며 5시 25분에 알람을 맞추는 통에 나도 같이 깨버렸다.  20분만 더 잠들었다가 남편이 나갈 때 일어나서 나도 다시 잠들지 못했다. 일어나서 어제 마치지 못했던 블로그를 마무리 짓고 창가의 뷰를 찍었다. 공사뷰처럼 정돈되지 않은 어지러움이 있었지만 나름 도심뷰에 서울타워가 보인다. 어제 경황이 없어 보지 못했던 야경을 오늘 밤에는 한 번 봐야겠다.

  침대에서 뒹굴거리다가 철분약과 앱솔맘을 챙겨 먹었다. 철분약을 먹다보니 문득 어제 유산균을 먹지 않은 것을 깨달았다. 일부러 일자만큼 챙겨왔는데 빼먹은 걸보면 내가 어제 정신이 없긴 없었나보다. 8시 쯤 남편이 도착했는데 벌써 7천보를 걷고 왔다. 오늘도 제법 움직이긴 할텐데 50보 걸은 나와 엄청 비교가 된다. 아침은 집에서 챙겨온 단백질쉐이크와 두유로 대체했다. 원래 남편이 운동 끝나고 스타벅스 머핀과 커피를 사오겠다고 했는데 거리가 꽤 있어서 들고 오는 것도 힘들 것 같아 됐다고 했다.

  숙소에서 좀 쉬다가 씻고 9시 10분 전 쯤에 파주로 출발했는데 직장인들이 많이 있었다. 직장인들을 보니 오늘이 새삼 출근하는 평일이라는 것이 인식되었다. 괜히 일찍 나왔으면 교통체증에 시달렸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영어마을코스는 빼려고 했지만 프로방스마을은 10시에 오픈을 하는데 도착 예정시간이 9시 40분이라 입장 가능한 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영어마을에 들르기로 했다. 도착하니 오늘 캠프에 등록하는 초등학생들로 인산인해이다. 남편은 회사 업무로 가끔 임직원 자녀들을 인솔하고 영어마을에 온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딩턴이를 낳으면 영어마을 캠프에 등록을 시키고 같이 여행을 다니자고 했다. 아직 머나먼 이야기만 같지만 작은 일탈이 될 것 같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폭염에 더운 날씨지만 미세먼지가 없어 사진이 선명하게 잘 나오는 것 같다. 영어마을에 와서 영어는 한 마디도 못써봤지만 마치 외국 같은 예쁜 건물이 멋스럽게 느껴졌다. 햄버거도 먹고 싶었는데 이른시간이라 오픈을 하지 않아 아쉬웠다.

  영어마을에 들어온지 20분만에 바로 프로방스 마을로 떠났다. 프로방스마을은 이국적인 건물에 의류나 기념품, 식당 같은 매장들이 많고 군데군데 포토존도 있지만 그리 크지는 않았다. 별그대의 촬영지로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었다고 하는데 10시 20분쯤에 도착했더니 아직 문을 열지 않은 매장이 대부분이었다. 아침은 단백질쉐이크만 먹었기 때문에 떡볶이를 먹고 싶었는데 즉석 떡볶이를 파는 상점도 아직 오픈 전이라 프로방스마을에서 제일 유명한 류재은 베이커리에 가서 마늘빵을 먹었다.

  1층에서 빵을 고르고 2층에서 커피를 사서 함께 먹었는데 피자빵도 프레츨도 완전 먹음직스러웠다. 마늘빵도 버터가 많이 들어갔는지 딱딱하지 않고 구운 마늘의 풍미가 잘 느껴졌는데 칼로리가 어마무시하다. 류재은 베이커리의 마늘빵 무게는 잘 모르겠지만 파리바게트의 마늘빵 5조각이 250칼로리 정도 된다고 하니 2개씩 먹은 나와 남편은 최소700 ~ 1,000칼로리는 먹지 않았을까 싶다.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더 돌아다니다가 너무 더워서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원래 최초에는 오전에 영어마을에 갔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 프로방스마을을 가는 일정이었는데 폭염 때문에 생각보다 일정이 빨리 끝났다.

  점심은 남편이 파주에 올 때마다 자주 먹었던 초리골 초계탕을 먹기로 했다. 거의 프로방스에서 편도 40분 거리였다. 먼 길을 달려와 도착해보니 초리골 초계탕 건물 밖에는 물이 뿌려지고 있어서 시원한 느낌이 들었지만 안은 좀 더웠다. 특이하게 닭날개는 초계탕에 포함되지 않고 별도로 세팅해주셨는데 나는 먹지 않고 남편에게 넘겼다. 처음 세팅은 초계탕 국물에 닭고기와 묵을 넣어주고 전과 물김치가 나와야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전을 주시지 않아 별도로 요청을 드렸다. 전은 바삭하니 맛있었고 여러 번 리필이 된다고 하는데 배가 불러 리필은 하지 않았다. 초계탕에서 계속 한약재 같은 맛이 나서 입에 잘 안맞았는데 먹다보니 샐러리였다. 샐러리향을 정말 싫어하는 내 입에는 별로였다. 또 묵을 다 먹었는데도 메밀면을 주지 않아 2번이나 요청한 끝에 받을 수 있었는데 두 젓가락 먹다보니 그릇에 덜은 메밀면에 초파리가 떠다녀서 더 이상 먹지 않고 나왔다. 남편이 야심차게 준비한 메뉴였는데 맛있게 먹어주지 못해 미안했다. 더운 실내에 전과 메밀국수가 늦게 세팅되었고 (이건 워낙 손님이 많고 바빴으니까 이해함) 내가 싫어하는 샐러리가 들어가 있었던 것과 초파리가 들어간 위생상태, 결정적으로 원래 새콤하고 와사비를 좋아했는데 딩턴이를 가진 후 냉채류가 입에 안 맞아진 것이 메뉴선정 실패의 원인인 것 같다.

  워낙 초계탕을 많이 못 먹었기에 남편이 파주 아울렛에 들러 자니로켓버거를 사주겠다고 했지만 더운 날씨에 이미 입맛을 잃어 그냥 지혜의 숲에 가자고 했다. 얼마 전 김비서가 왜 이럴까도 촬영했다는 지혜의 숲 도서관, 예전부터 오고 싶었는데 청주에서는 나름 접근성이 좋지 못해서 생각만 하고 오지 못했던 곳이다. 지혜의 숲은 1, 2, 3관으로 나누어져있는데 책장 높이에 우선 압도가 된다. 지혜의 숲 1, 2 섹터는 서로 붙어 있는데 사람도 많고 중간에 파스구찌도 있어 조금은 어수선한 분위기이다. 방학을 해서인지 아이를 동반한 방문객들이 많아 소란스럽고 더웠다. 지혜의 숲 3은 별도 공간에 있었는데 특히 책 읽기에는 지혜의 숲 3이 조용하고 쾌적한 것 같다. 다만 이미 자리는 만석이라 책을 읽을 수는 없었다. 지혜의 숲 3은 24시간 개방되고 윗층으로 게스트하우스 지지향이 있는데 사진으로 찾아보니 깔끔해서 나중에 한 번 묵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혜의 숲에서 2~3시간 정도 책을 읽고 나오기로 했었지만 마땅하지않다는 판단하에 근처 북카페에서 가지고 간 책을 읽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블로그를 검색을 하니 북카페 밀크티가 시원하고 좋다고 해서 갔는데 입구는 시원했지만 좌석은 역시나 더웠다. 그래도 아동용 도서가 많아 어린이들이 많았음에도 조용한 분위기라 지혜의 숲보단 책 읽기 좋았던 것 같다. 인테리어도 나름 깔끔하고 청주집 근처에도 이런 책 읽기 좋은 북카페가 생겼으면 좋겠다. 더운 날씨에 아이스아메리카노가 간절하지만 딩턴이를 생각해 생과일쥬스를 시켰는데 자두맛밖에 없었다. 자두맛 생과일쥬스는 먹어본 적이 없어 생소하지만 그래도 자두를 좋아하는지라 주문했는데 너무 시다. 남편에게 한 입 주니 나는 못 먹는 맛이라며 바로 내게 다시 넘겨 주었다. 그래도 새콤한게 더운 날씨에 비타민 보충은 잘 될 것 같다. 청주에 있으면 돈 아깝기도 하고 일단 집이라는 공간이 있기 때문에 에어컨도 틀고 책도 보고 자유롭게 머물 수 있어 카페에 갈 일이 거의 없는데 이렇게 앉아 책도 보고 블로그도 하니 여유롭고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원래 파주에서 저녁까지 있을 계획이었지만 북카페도 덥고 전반적으로 폭염때문에 일정이 빨리 끝나 저녁을 홍대나 이태원 맛집에서 먹을 계획으로 4시쯤 서울로 출발했다. 역시 서울은 서울인게 도심에서 신호도 자주 걸리고 많이 막혀서 35킬로 밖에 안되는 거리를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려 숙소에 도착했다.

  도착해서 씻고 뭘 먹을지 한참 맛집 탐방을 했지만 피곤하기도 하고 한식이 먹고 싶어서 그냥 숙소 근처에 있는 한국관이라는 식당에 가기로 결정하고 나왔다. 돼지김치찌개와 왕계란말이를 시켰는데 돌솥밥도 2개 포함되어 서빙되었다. 원래 남편과 나는 밥을 많이 먹지는 않기 때문에 돌솥밥이 나올줄 알았다면 하나만 달라고 하고 나눠 먹었을텐데 아깝게도 밥은 거의 남겼고 대신 숭늉 위주로 먹으며 라면사리와 고기사리를 추가로 시켰다. 우리가 갔을 때는 이른 시간이라 손님이 거의 없었는데 곧바로 근처 직장인들로 가득 찼다. 아마도 가성비가 좋은 식당이라 손님이 많은 것 같다. 옆 테이블에서 삼겹살을 먹었는데 다 구워 주시고 불도 붙이며 익히는데 진짜 먹음직스러웠다.

  남편은 소주를 거의 2병 가까이 마셨는데도 하나도 안 취했다며 소화 겸 청계천으로 산책을 가자고 했다. 저녁에도 더운 날씨로 인해 남편이 취할까 걱정이 되어서 산책 대신 근처 스타벅스에 가자고 했다. 각각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물론 내꺼는 디카페인으로 시켰는데 흔한 프렌차이즈 스타벅스지만 나름 스타벅스에도 우리만의 추억이 가득해서 좋다. 오늘 같은 사무실 건물 안에 있는 스타벅스를 보면 라스베가스 호텔 안 쇼핑몰에서 먹었던 스타벅스 카페가 생각이 난다. 그 밖에도 스타벅스에서 있었던 추억들을 이야기 나누며 커피를 마시니 더 커피가 맛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숙소 1층 편의점에서 내가 먹을 나뚜루 녹차아이스크림과 남편이 마실 맥주를 한 캔 더 샀는데 여자아이가 아빠에게 초콜렛을 사달라고 조르다가 사주지 않으니 "아빠 미워"를 외치며 삐쳐서 나간다. 결국 아빠 손에 이끌려 다시 편의점에 들어와 초콜렛을 구입하고 나가는데 하는 짓이 귀엽다. 우리 딩턴이도 나중에 떼쟁이 어린이가 되겠지? 제발 말썽 안 부리고 착하게 자라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방으로 들어와서 어제보단 낫지만 여전히 아픈 발목을 다시 얼음찜질을 하고 녹차아이스크림을 먹으니 시원한게 천국이 따로 없었다. 남편은 배가 부른지 맥주를 반 정도만 마시고 바로 양치를 하고 잠들었다. 나도 양치를 하고 잘 준비를 해보지만 피곤하긴 해도 잠이 잘 오지 않아 재단매트와 원단, 부자재 등을 골라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다. 원단도 고르고 옷 만드는 동영상도 살펴보니 빨리 집에 가서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호텔에서 쉬는 것도 밥 할 걱정없이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는 것도 볼거리가 많이 보는 것도 좋긴 하지만 슬슬 집이 그리워지는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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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시 20분에 일어나서 씻고 화장품을 바르고 파우치에 챙겨서 짐 가방에 넣었다. 3박 4일에 짐 가방과 분리수거 쓰레기를 버리고 운동화도 챙겨가느라 2번을 왔다갔다했다. 다행히 어제 씻은 체리는 잊지 않고 챙겨왔다. 7시에 출발하려했는데 15분 정도 지체되었다. 아침은 죽전휴게소에서 먹기로 사전에 결정했기에 죽전휴게소까지 논스톱으로 달렸다. 다행히 생각보다 차도 없고 길도 막히지 않았다. 8시 20분쯤 죽전휴게소에 도착해 자율식당에서 식사를 하였다. 남편이 서울로 출장을 갈 때마다 자율식당에 자주 들르는데 이 곳은 반찬마다 가격이 매겨져있어 먹고 싶은 반찬만 고르면 된다. 영업시간이 기재되어있지 않아 혹시나 늦게 문을 열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영업중이었고 오히려 반찬이 떨어져가는 분위기였다. 우리는 오늘 폭식 예정이기에 아침은 한 그릇으로 나눠먹기로 했는데 꽁치구이와 된장국, 김치, 김, 제육볶음을 골랐다. 1인 치고는 10,600원의 다소 비싼 식사였지만 그래도 퀄리티가 좋아 만족스러웠다. 혼밥족을 위한 자리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었는데 콘센트까지 구비되어 있어서 세심한 배려가 눈길을 끈다. 나중에 이사가면 나도 깔끔하게 식탁이나 주방 등에는 콘센트를 매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을 먹고 할리스커피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잔 구입했다. 디카페인이 있는지 문의드렸는데 없어서 그냥 남편꺼 일반 아메리카노 한 잔만 사서 나눠 마셨다. 휴게소에 들릴 때 체리를 차에 두고 내려서 체리는 출발하면서 하나씩 집어 먹었는데 여전히 시원해서 어제보다 맛있게 먹었다.

  서울에서 재봉틀 직거래를 할 예정이어서 호텔이 아닌 강서구로 향했다. 한 번 작동이 되는 걸 확인하고 싶어서 실례를 무릅쓰고 아침부터 방문을 드렸는데 흔쾌히 허락해주시고 레몬에이드도 대접해주셨다. 단란한 세 가족이 보기가 좋았고 아들이 5살이고 태교용으로 배우고 구입하셨다고 하셔서  예비 아들 맘에 태교로 재봉틀을 배우고 있는 나 역시 반가웠다. 원래 강습 받는데서 쓰던 모델이 아니라 실을 거는게 힘들었는데 직접해주셔서 무사히 시연할 수 있었고 상태도 거의 새 것 같아서 맘에 들었다. 이제 집에 가서 책상을 싹 정리하고 재봉틀 모드로 변경한 후 열심히 할 일만 남은 것 같다. 재봉틀 책도 한 권 선물로 주셔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딩턴이 손수건과 턱받이부터 우선 만들어줘야지 ^^ 휴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이 너무 기대가 될 것 같다.

  재봉틀을 챙겨서 차에 싣고 입금을 드린 후 명동 스타즈 호텔로 향했다. 모두투어에서 만든 호텔체인인데 2호점에는 주차장이 없어서 1호점으로 예약을 했다. 차는 무사히 주차했지만 10시 30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체크인은 불가능했다. 할 수 없이 우선은 첫 번째 목적지인 서울숲으로 향했다. 다행히 호텔은 을지로 3가역과 가까워서 이동에 큰 무리는 없었으나 폭염으로 인해 날씨는 매우 더웠다. 2호선을 타고 왕십리역에서 분당선으로 환승해 서울숲역으로 향했다.

  역에 도착 후 우선 밥부터 먹기로 하고 2018년 미슐랭 선정 맛집인 할머니의 레시피라는 식당에 들어갔다. 이 곳은 주재원을 오래한 부부가 외국 생활에서 집밥의 그리움으로 차린 식당이라고 하는데 간판만 보고 식당주인이 할머니일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줄을 서며 기다리지는 않았지만 맛집답게 만석이고 사람이 많아서인지 실내는 조금 더웠다. 나는 제육쌈밥세트, 남편은 제육열무비빔밥을 시켰는데 음식이 정갈하고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다. 제육쌈밥세트에는 3종류의 젓갈이 포함되지만 안 익힌 음식이기에 남편에게 양보하고 나는 먹지 않았다. 남편도 나도 외식가서 한 공기 꽉찬 쌀밥을 다 먹은 것은 참 오래된 것 같았다. 줄 서서 먹을 만큼 특별히 맛있다고는 말 할 수 없지만 집에서 먹는 것 같은 너무 자극적이지 않는 깔끔한 맛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서울숲 갤러리아 포레에 가서 르누아르전을 관람했다. 평이 워낙 극과극이라 걱정했는데 작품이 적다는 느낌은 받았지만 나름 디지털 형식이 신선했다. 주말인데도 사람들이 많이 붐비지 않아 편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이어폰을 챙기지 않아 오디오를 들으며 같이 관람하지 못해 아쉬웠다. 나와 남편은 그림에 대해 문외한이라 잘 알지 못하지만 따뜻한 색채의 그림과 어록에서 나타나는 그림을 진정으로 사랑했던 르누아르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아로마향이나 라벤더 정원 등 후각을 자극하고 연필 그리는 소리를 담은 ASMR나 딩턴이 자장가로 듣고 있는 클래식이 연주되어지고 있어서 청각적인 즐거움도 있었다. 태교로 좋은 시간이었다.

  관람을 마치고 서울숲 산책을 가려고 했는데 도저히 엄두가 나질 않아서 1층에 있는 카페에 들러 망고빙수를 먹었다. 계속 집 앞에 있는 이디아 망고빙수가 먹고 싶었는데 꾹꾹 참았었지만 오늘은 휴가이니 고삐가 풀리는 날이다. 더운 날씨에 기운을 차릴 수 있도록 망고빙수를 먹으며 바깥풍경을 바라보았다. 처음 보는 큰 개를 끌고 산책하는 사람, 이 더운 날씨에 5살 정도 되어 보이는 딸을 안고 걷는 아빠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망고빙수로 더위를 조금 물리치긴 했으나 서울숲을 산책하기는 무리라는 판단에 일단은 호텔로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2시가 조금 넘어서 도착했는데 다행히 이번에는 체크인이 되었다. 캐리어를 펴기 어려울 정도로 좁다는 평가를 본 적이 있었는데 깔끔하고 좋았다. 무엇보다 우리는 3박 4일에 20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예약했기에 이 정도 퀄리티에 이 정도 위치면 만족한다. 어느 펜션에 갔어도 절대 이 가격에 3박 4일 예약은 불가능했을 것 같다. 주변이 좀 오래된 것 같아보이지만 홍콩의 미니멀 호텔로 가는 거리도 걸었던 우리이기에 이 정도는 문제도 아니다. 또 나름 N서울타워도 보이는 뷰였다. 또 칫솔과 치약, 빗, 헤어캡, 바디스폰지 등 세면도구까지 구비되어 있어 만족스럽다. 다만 남편은 새벽에 운동을 갈 예정이기에 카드키가 1개인 것은 좀 아쉬웠다. 남편이 카드키를 가지고 가면 전원이 꺼질 것이고 안 가져가면 내가 문을 열어주어야하기에 씻거나 하는 상황이라면 좀 곤란할 수가 있다. 그래서 카드키가 2개인 곳을 선호하는데 이 점은 좀 아쉬웠다.

  호텔에 도착해서 우선 좀 씻고 남편은 낮잠을 자고 나는 잠들락 말락하다 남편이 깨는 바람에 같이 일어났다. 그래도 누워서 좀 쉬었더니 한결 컨디션이 회복되었다. 원래 한강에서 치맥을 하고 N타워에 갈 생각이었는데 중간에 호텔에 오는 바람에 두 군데를 가기에는 촉박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N타워 케이블카는 줄이 매우 길고 3분 정도 밖에 시간이 안 된다고 해서 그냥 한강에 가가로 했다. 일단 가보고 날이 너무 더우면 건대CGV에서 미션임파서블을 보고 맛집을 가기로 했다.

  2호선을 쭉 타고 오다 건대입구역에서 7호선으로 갈아타고 뚝섬유원지에 도착을 했다. 도착하자마자 전단지 공세다. 그늘에 있으면 바람이 불어서 어느 정도는 버틸만 하기에 텐트를 빌려 치킨을 먹기로 했다. 텐트는 더텐트, 치킨은 네네치킨에서 반반치킨을 시키고 배달음식 받는 곳에서 기다렸다. 텐트를 빌릴 때 테이블 주문을 잊었는데 여기서 현금 거래를 하려고 전화로 요청드리니 불법이라 안 된다고 하셨는데 서비스로 무료로 빌려주셨다. 덕분에 숙이지 않고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예전에는 남편과 캠핑을 몇 번 간 적이 있었는데 장비들 관리를 잘 못해서 지금은 거의 다 버려서 텐트를 친 것은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원터치라 3초만에 텐트가 쳐졌다.

  텐트를 다 치고 치킨이 오는 동안 남편이 편의점에서 맥주와 얼음과 토레타를 사왔다. 치맥은 할 수 없으나 얼음에 시원한 토레타를 넣어 먹으니 더위가 한풀 가신다. 그늘에 텐트를 치긴 했지만 해가 지는 도중 그늘의 위치가 자꾸 변경되어 중간중간 텐트의 위치를 옮겨야했고 남편이 가방을 두고오는 바람에 챙겨왔던 블루투스 스피커도 선풍기도 놓고온 것이 에러였다. 치킨 배달 완료 전화가 오고 남편이 치킨을 받아왔는데 그새 또 그늘의 위치가 바껴서 우리 텐트는 땡볕에 있었다. 남편이 일어나라고 해서 일어났는데 매트에 미끄러지면서 발목을 접질렀고 넘어졌다. 발목도 아프지만 넘어지다니 딩턴이 걱정이 앞섰다. 다행히 매트 위라 크게 무리는 아닐 듯 했지만 임신 후 넘어진 적이 없었던지라 너무 놀랐다. 남편은 내가 넘어지는 것을 못봐서 텐트에 도착 후 "일어나랬자나 안 일어나고 왜 앉아있어?"라고 물었다. "나 미끄러져서 넘어졌어 발목을 삔 것 같아" 라고 했는데 "바보냐? 여기 넘어질게 뭐가 있어?" 하면서 웃는데 얄미웠다. 또 나는 임산부인지라 딩턴이한테 충격은 없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파스도 안되고 침도 안 되기 때문에 앓다가 자연스럽게 치유되길 기다려야되는데 거기까지 생각 못해주는 남편이 원망스러웠다. 당장 내일 일정에 걸지 못할까도 걱정이 되었다. 이렇게 말로 해주니 그제서야 심각해지는 남편이다. 일단 살살 일어나서 텐트를 그늘로 옮기고 치킨을 먹었다. 치킨을 먹는 중에도 2번 정도 자리를 옮겼는데 운치 있고 한강뷰도 좋지만 그냥 매장에서 에어컨 쐬면서 먹는게 더 좋을 것 같다고 우리는 생각했다. 인간적으로 너무 덥다. 가을에 날씨가 좋을 때 오면 더 좋을 듯 하다.

  치킨을 다 먹고 더워지는 날씨에 텐트를 정리를 하면서 한강 라면도 먹고는 싶었지만 텐트를 잘 못 접었는지 파우치 안에 안 들어간다. 발이 아픈 나를 대신에 남편이 반납을 하고 오려했지만 안 접히는 텐트로 속수무책이다. 텐트에 테이블, 매트까지 반납하려면 2번을 왕복해야하는 상황인지라 나도 같이 가기로 했다. 발 상태는 역시 안 좋았다. 점점 더 아파지고 있지만 언제 펴질지 모르는 텐트를 들고가는 남편도 아슬아슬하긴 마찬가지이다. 7분 정도를 걸어 텐트 반납장소에 도착했고 텐트를 한 번 덜 접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도 무사히 반납을 하고 나니 마음이 놓인다. 너무 힘들어서 라면을 먹으러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바로 역으로 가서 지하철을 탔다. 그냥 들어가긴 그래서 건대입구에서 미션임파서블을 보고 가자고 했는데 7시 15분 영화는 무리일 것 같아 왕십리에서 보자고 하고 2호선 환승도 마쳤다. 발을 다치기도 했고 임산부라 당당히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발 상태가 좋지 않아서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더니 남편이 그냥 숙소로 들어가자고 했다. 남편은 그 와중에 술을 더 먹고 싶어 자꾸 을지로 맛집을 찾고 있었고 치킨까지 먹고 또 먹냐며 구박을 했더니 안 먹는다며 바로 숙소로 갔다. 오늘 자그만치 3천 칼로리를 섭취를 했다. 6월 8일 식단일기를 쓴 후 최고치이다. 남편은 아쉽고 내가 원망스러웠겠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STOP이 맞았던 것 같다.

  숙소로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남편이 얼음을 챙겨 와서 얼음찜질을 해주었다. 발이 시큰시큰하다.

  얼음찜질을 하며 식샤3 4화를 보고 남편은 일찍 잠이 들었지만 나는 가만히 있어도 발이 아파서 잘 수가 없었다. 그래도 딩턴이가 꼼지락거려주니 안심이다. 딩턴이도 엄마 걱정될까봐 나 잘 있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움직여주는거겠지? 잠도 안 오는 김에 오늘 일정들을 블로그에 정리를 했다.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하루였던 것 같다. 내일은 발목이 좀 나아서 일정에 무리가 없어야할텐데 조금 걱정이 된다. 내일은 파주일정인데 힘들면 그냥 지혜의 숲만 가서 하루 종일 책이나 읽다 와야겠다. 일정을 바꿀 수 있다는 게 자유여행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내일도 힘내서 잘 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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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 아침이다. 8시에도 일어나고 9시에도 일어났지만 다시 잠들었다가 엄마의 전화로 10시에 기상했다. 어제 VJ 특공대에서 워터파크 관련 영상이 나왔는데 휴가 때 절대 워터파크에 가지 말라고 당부 전화를 하셨다. 당연히 임산부라 사람 많은 워터파크는 갈 생각도 없었기에 안 가니 안심하라고 말씀드렸다. 일어나니 남편은 헬스장에 갔는데 밥도 다 해 놓고 갔다. 남편이 돌아오고 어제 남은 참치고추장찌개와 반찬들을 꺼내 늦은 아침식사를 했다.

  아침을 먹고 TV를 좀 보다가 도서관에 다녀왔다. 책들을 반납하고 연장할 책들만 가지고 왔는데 남편이 빌렸던 앨리스 죽이기와 내가 빌린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는 예약도서라 무인 반납이 되지 않아 창구로 갖다드렸는데 한 사람이 예약을 했다고 하셨다. 우리랑 책 읽는 취향이 비슷한 것 같아 신기했다.

  집으로 갈까하다가 나온김에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임신 후 그다지 먹고 싶지 않았던 면이 땡기는 날이었다. 쫄면을 먹을까하다가 급 짬뽕으로 선회해서 정말 오랜만에 이종구 짬뽕에 갔다. 임신 후 처음 먹는거니까 최소 6개월은 먹지 않았었다. 2시가 넘는 시간에도 손님이 엄청 많았다. 가면 밥도 무료고 보리강정도 식전 무료로 제공되고 곱배기도 무료로 업그레이드 되기에 가성비가 좋은편이라 손님이 끊이질 않는 것 같다. 날이 더워 냉짬뽕을 먹을까하다가 오랜만에 탕수육도 먹고 싶고 고르곤졸라 피자도 먹고 싶어서 그냥 항아리짬뽕세트를 시켰다. 오랜만에 먹으니 포장할 피자만 빼고 싹 비웠다. 단무지도 추가로 2번 더 리필을 했다. 물론 나트륨때문에 국물은 먹지 않았지만 폭식이다. 오늘아침에 어제보다 추가로 0.3킬로가 더 빠졌었는데 엊그제 무게로 그대로 복구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이 된다. 저녁은 좀 덜 먹어야겠다.

  집으로 돌아와서 식샤3 3화를 보고 낮잠을 잤는데 4시부터 8시까지 자그마치 4시간을 더 잤다. 자는 동안 남편은 기름도 넣고 오고 자전거 페달을 바꿀 공구도 사왔다.ㅈ오늘 아침에도 10시가 넘어서 일어났는데 오늘 중 깨어 있었던 시간이 단 6시간이라니 늘 토요일에는 유달리 잠에 약한 것 같다. 회사 다닐 때 습관이 남아있는건가? 나중에 딩턴이가 태어나면 토요일에는 남편한테 맡기고 평일에는 못잘 것 같은 잠이나 실컷 자야겠다. 대신 일요일에는 새벽에 일어나니 남편은 사이클을 타면 되고 그럴걸 생각하면 지금 패턴을 굳이 고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자고 일어나서 산책 겸 토니모리에 가서 클렌징 티슈와 비씨데이션 린넨 쿠션을 샀다. 집에 가는 길에 KT VIP 쿠폰으로 스타벅스에서 들러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었다. 나는 800원을 보태서 디카페인으로 마셨는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니 더위가 가시는 느낌이다. 커피도 마시고 내일 휴가 계획도 이야기를 했다. 

  스타벅스에서 나와 집으로 가는 길에 엄마 손을 잡은 아이, 아기띠에 안겨 있는 아이, 유모차가 보인다. 딩턴이를 갖기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었는데 이제 좀 있으면 우리 딩턴이도 합류하겠다. 그 날이 기다려진다.

  집으로 돌아와서 내일 휴가 갈 짐들을 챙겼다. 회사 다니는 동안 장기간 파견 근무로 인해 매 주말마다 짐을 쌌기에 짐 싸는데는 도사가 다 되었다. 15분만에 짐싸기를 마치고 남편이 기름 넣는 김에 마트에 들러 사온 체리와 엄마가 준 자두를 씻어 먹었다. 칼슘파우더를 쓰니 기름이 둥둥 떠있다. 체리도 농약이 많은 과일이기에 뽀득뽀득 씻어서 먹었다. 맛은 있었지만 냉장고에 넣지 않아 시원함이 덜했다. 먹고 반 정도 남은 체리도 깨끗하게 씻어서 통에 넣고 냉장고에 챙겼다. 내일 출발하면서 먹을 든든한 간식이다. 잊지 않고 챙겨야지. 내일 일찍 출발하기에 낮잠은 많이 잤지만 나름 12시 이전에 자려고 부던히 노력했다. 비교적 빨리 잤지만 새벽에 한 번 깨버렸다. 나중에 딩턴이를 낳으면 새벽 수유때문에 많이 깨버릴텐데 미리 엄마 연습을 시키는지 새벽에 자꾸 깨버린다. 그래도 내일은 휴가니까 푹 자고 즐겁게 보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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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어제 밥 없이 수육을 먹어 3일 동안 꿈쩍 없던 몸무게가 0.5킬로가 감소했다. 이제 10일 전 병원 갔을 때보다 +0.3킬로, 임신 전 -0.6킬로이다. 물론 오늘 잘 먹으면 다시 쪄오르겠지만 일단은 식단 조절이 잘 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어제 잠을 자다가 갑자기 다리에 쥐가 나서 너무 잠을 깼는데 아침에 일어났는데도 여전히 걸을 때마다 발이 아프다.

  아침에 어머님 생신 때 받았던 미역국을 데워 먹으려했는데 냉장고에 넣어뒀는데도 상한 것 같아 그냥 있는 반찬을 꺼내서 먹었다. 남편을 배웅해주고 설거지를 하고 블로그를 정리했다. 늘 똑같은 패턴이다. 다만 오늘은 순산체조도 재봉틀 수업도 없는 날이라 여유가 있었다. 날씨가 좋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남편이 출근할 때부터 오늘 공기가 안 좋으니 절대 나가지 말라고 했다. 작년 여름에도 미세먼지가 이렇게 심했었나? 사실 임신 전에는 마스크도 안하고 별로 자각하지 못했는데 임신을 하니 초미세먼지가 극성하는 날씨에 불안하다. 이제 곧 휴가인데 폭염에 미세먼지까지 더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블로그를 정리하고 쌓인 빨래들을 했다. 여름이 되니 자주 빨아도 빨래들이 산더미이다. 그래도 회사에 다닐 때는 거의 주말까지 버텼다 빨았는데 요즘은 집에 거의 섬유유연제 냄새가 빠짐없이 나는 것 같다. 아기들한테는 섬유유연제가 별로 안좋다고해서 조만간 세제도 다 바꿔야할텐데 향긋한 향을 더 이상 맡을 수 없는게 조금 아쉽다.

  빨래를 다 하고 코레일에 입사지원서를 냈다. 이것으로 3차 실업급여 구직활동은 완료하였다. 오랜만에 자소서를 쓰다보니 2시간이나 걸렸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지원한터라 최종합격은 안되겠지만 뽑아달라고 어필하는 글을 쓰다보니 나도 제법 괜찮은 사람이었구나 하는 기분이 들었다. 이력서를 다 쓰니 벌써 점심시간이다. 점심은 집에 있는 옥수수 2개와 스프를 먹었다. 혼자 먹는 점심은 언제나 간단한 메뉴로 먹게 된다. 점심을 먹고 인터넷 강의를 보고 빨래와 청소도 마쳤다. 어제 다 읽은 책을 블로그에 정리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퇴근을 했다. 오늘은 휴가 전 마지막 근무라 일찍 끝나서 5시가 안되서 집에 도착했다.

  남편은 운동을 가고 난 블로그로 글을 씀과 동시에 오랜만에 후배와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블로그 주소를 가르쳐줬는데 열성적으로 댓글을 달아주었다. 그간 기록을 목적으로만 했었는데 확실히 소통을 하면 더 블로그가 매력적일 것 같다.

  오늘 아침도 밥을 먹고 점심도 옥수수를 먹어 저녁에는 단백질 위주에 식사를 해야했지만 웬일인지 밥이 땡겨서 참치고추장찌개를 끓였다. 원래는 스팸으로 끓여서 먹고 싶었는데 스팸보다는 참치가 영양성분상 더 나을 것 같아 참치로 대체했다. 김치를 약간 넣고 감자와 호박을 잘라 육수와 함께 끓였는데 새우젓을 약간 넣으니 끓일수록 맛이 깊어졌다. 운동 다녀온 남편의 입에 한 입 넣어주니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맛이라며 탄성이 나온다. 맛있게 먹어주고 칭찬도 해주고 이 맛에 요리를 하는 것 같다. 내가 그나마 잘하는 주특기는 찌개인데 나트륨때문에 자주 먹지 못해 아쉽다.

  밥을 다 먹고 정리를 하고 엄마의 놀라운 열달책을 읽었다. 임신 후 몸의 변화를 만화로 나타낸 책인데 어린아이용의 책이라 나랑은 맞지 않은 것 같다. 임신, 출산 육아대백과를 사기 전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인데 반납 전에 급하게 다 읽었다. 남편이 빌린 앨리스 죽이기도 10페이지 읽었는데 이 책은 포기해야할 것 같다. 다른 사람이 예약도 해서 연장이 안된다. 계속 예약이 있는 핫 한 도서인 것 같은데 못 읽어서 아쉽다. 내일은 휴가 전날이라 도서관에 미리 들러 책들을 반납하고 연장해야할 책은 연장해야겠다.

  내가 책을 읽을 동안 남편은 스마트폰으로 자전거 카페를 구경하고 있었는데 문득 우리가 서로 대화를 많이 안하고 스마트폰 하는 시간이 많다고 느꼈다. 그래서 남편을 불러 쇼파에 앉히고 딩턴이 배냇저고리도 보여주고 우리 딩턴이가 요만한 옷을 입는데 신기하지? 그리고 애기들은 초점책을 보여줘야한데 하면서 내가 공부한 육아정보를 공유해주었다. 남편은 피곤한지 졸린눈으로 대충 듣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내 말을 들어주려 대답도 해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 화를 낼 수가 없었다.

  대화를 하다가 인터넷에서 본 EBS 달라졌어요에 대해 남편에게 얘기해줬는데 남편이 유튜브에서 찾아주어서 같이 한 편을 보았다. 부모님의 갈등 때문에 힘들어하는 외동딸이 신청을 한 사연이었는데 보기만 해도 답답했다. 전문가들의 참여과정에서 왜 이렇게까지 갈등이 일어나게 되었는지의 과정을 보니 당사자들의 심정이 이해가긴 했지만 그 사이의 딸은 마치 부모님의 감정 쓰레기통이 된 것만 같았다. 마지막에는 서로 잘해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나왔지만 20년의 세월을 허비한 것만 같아서 안타까웠다. 진작 소통하고 갈등을 해소하였으면 힘들었던 시간들도 많이 줄일 수 있었을텐데 가족이란 진정으로 위로가 되어야하는 존재가 아닌가. 우리 딩턴이에게는 따뜻한 가정을 만들어줄 수 있도록 남편과 대화도 많이하고 서로 배려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가족 언제까지나 행복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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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지은이: 프래드릭 배크만
출판사: 다산책방
읽은날짜 : 18.07.16 ~ 07.26
페이지: 522 page

 이 책은 빌린 것은 저자의 도서인 "오베라는 남자"와 "브릿마리 여기 있다"를 읽었기 때문인데 브릿마리 여기 있다가 이 책과 연결성이 있어서 왠지 꼭 읽어야되는 숙제와 같은 책이었다. "브릿마리 여기 있다"에 옮긴이의 말 부분에서 엘사를 괴롭히던 얄미운 브릿마리를 주인공으로 했다니와 같은 문구가 있었는데 확실히 후속작에서는 브릿마리의 시점으로 보니 그렇게 행동한 것에 대한 이해가 가는데 이 책에서 브릿마리는 너무 까칠하고 잔소리꾼으로 인식되어 놀랐다. 이 책은 이제 곧 8살이 되는 7살 엘사가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할머니의 편지를 전하면서 가족과 이웃간의 갈등을 풀고 화해를 이끌어 내는 내용의 아주 긴 소설이다.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꽤 되었는데 본격적으로 읽은 것은 소화불량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던 하루 새에 거의 다 읽은 것으로 몰입도가 굉장히 좋은 책이다. 오베라는 남자 역시 긴긴 분량에 질질 끌다가 몰아치듯 읽었던 기억이 난다.

  엘사의 할머니는 엘사를 끔찍히도 사랑한다. 엘사가 학교의 상급생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오는 날이면 할머니는 나빴던 기억이 즐거운 기억으로 바뀔 수 있도록 경찰에게 똥을 뿌린다던가, 동물원의 담을 넘는 등 기상천외한 사건을 벌여 엘사의 끔찍한 하루를 재밌는 하루로 바꿔주시곤 했다. 엘사는 7살이긴 하지만 지나치게 똑똑하고 이로 인해 학교에서의 따돌림과 선생님께는 특이한 아이라고 질타를 받는데 이럴 때 할머니는 엘사의 든든한 아군이 되어 주신다. 그러던 어느날 사랑하는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엘사는 우연히 할머니가 암에 걸렸고 곧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또한 할머니와 변호사의 대화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면 엘사는 나를 용서하지 못할꺼야." 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 일이 있은 후 얼마 뒤 할머니는 세상을 떠나게 된다. 평소 엘사와 할머니는 깰락말락나라의 동화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 나라 언어로 암호를 만들어 대화를 한다. 깰락말락나라에는 총 6개의 왕국이 있는데 미아마스 (사랑한다), 미플로리스 (슬퍼한다), 미레바스 (꿈꾼다), 마아우다카스 (도전한다),  미모바스 (춤춘다), 미바탈로스 (싸운다) 이다. 왕국의 이름이 많고 비슷해서 처음 읽을 때는 꽤나 적응이 힘들었다.

  엘사는 재혼을 한 엄마와 엄마의 애인 애오리, 그리고 엄마의 뱃속에 있는 반쪽이와 함께 산다. 이웃으로는 브릿마리와 그의 남편 켄트, 켄트의 형 알프, 그리고 무슨 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이와 그의 엄마, 그리고 늘 검정 치마를 입고 다니는 여자와 괴물이라 불리는 울프하트, 부부인 마우드와 레나르트, 그리고 엘사와 할머니가 우리 친구라고 부르던 동물 워스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사실 할머니가 해주었던 깰락말락나라의 동화 이야기는 모두 엄마와 이웃들과 함께 연결이 되어 있고 할머니는 엘사에게 죽기 전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울프하트에게 전달해달라는 미션을 남겼다. 울프하트를 시작으로 한 미션들은 연결에 연결이 되어 있었고 결국에는 온 이웃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할머니의 편지를 모두 전달하게 되고 끝으로 엘사에게 남긴 편지도 전달받게 된다. 외톨이였던 엘사는 엘사처럼 특이한 알렉스라는 친구를 사귀게 되고 더이상 외롭지가 않게 되는 것으로 이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책이 길고 중간에 동화들이 섞여 있어 내용이 뒤죽박죽 되어 있긴 하지만 끊지 않고 계속 읽을 수 있다면 몰입해서 읽기 재밌는 책이다.

 

" 세상의 모든 일곱 살짜리에겐 슈퍼 히어로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한다.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정신과에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p.11

 

"할머니가 있다는 건 아군이 있는 것과 같다. 그게 손주들의 궁극적인 특권이다. 자초지종이 어떻든 항상 내 편이 있다는 것, 내가 틀렸더라도, 사실은 내가 틀렸을 때 특히 할머니는 검이자 방패다. 학교에서 그게 무슨 잘못이라도 되는 것처럼 엘사더라 "특이하다"고 할 때 에사가 멍이 든 몸으로 집에 돌아올 떄, 교장선생님이 "튀지 않는 법을 배웡 한다"고 할 떄, 그럴 때 할머니는 지원군이 되어 엘사가 사과하지 못하게끔 한다. 가기 탓을 하지 못하게 한다. p. 75

 

" 내 아이를 모든 것으로부터 지켜줄 수 없다는 걸 인정하는 게 부모로서 얼마나 힘든지 아니? p.529

 

" 켄트보다 훨씬 좋은 남자를 만날 자격이 있다고 얘기한 적 없어서 미안해. 왜냐하면 자네는 그럴 자격이 있거든. 늙은 잡 것이기는 해도 말이지!" p. 536

 

"엘사는 옷장에 들어가서 앉는다. 할머니 냄새가 난다. 집 전체에서 할머니 냄새가 난다. 할머니네 집에는 상당히 특별한 구석이 있다. 10년, 20년, 30년이 지나도 그 냄새는 잊지 못할 것이다. 할머니의 마지막 편지가 담긴 봉투에서도 집과 똑같은 냄새가 난다. 담배와 원숭이와 커피와 백합과 세정제와 가죽과 고무와 비누와 알코젤과 단백질 바와 민트와 와인과 코담배와 대팻밥과 먼지와 시나몬 번과 담배 연기와 스펀지케이크 믹스와 양초 기름과 오보이와 행주와 꿈과 가문비나무와 피자와 멀드 와인과 감자와 머랭과 향수와 땅콩 케이크와 아이스크림과 갓난아이에 냄새가 난다. 할머니 냄새가 난다. 가장 좋은 방향으로 제정신이 아니었던 사람의 가장 좋은 냄새가 난다. p. 539

 

" 주글 수 밖에 없어서 미안해. 주거서 미안해. 나이 먹어서 미안해. 너를 두고 떠나서, 이 빌어먹을 암에 걸려서 미안해. 가끔 개떡 지수가 안 개떡 지수를 넘어서 미안해. 동와의 영원 10000개를 합친 것보다 너를 사랑해. 반쪽이한테 동와를 들려줘! 그리고 성을 지켜! 네 친구들도 지켜. 그 친구들이 너를 지켜줄테니까. 이제는 네가 성의 주인이야. 너보다 더 용가마고 똑똑하고 강한 사람은 없어. 너는 우리들 중에 최고야. 어른이 돼서도 특이해야하고 특이해지지 말라는 사람의 말은 절대 듣지마. 슈퍼 히어로들은 전부 다 특이하니까 (중략...) 비정상이었던 거 미안해. 사랑한다. 우라지게 사랑한다. p.541

 

"울프하트는 자기 집에 남는다. 청바지를 입고 다니는 여자도 자기 집에 남는다. 그들은 자기 집에서 자기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법을 배우고 그냥 존재하는데 그치지 않고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p.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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