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또 육아휴직을 마치고 회사에 가는 꿈을 꿨다. 이제는 좀 그만 좀 꿨으면 좋겠다. 회사에 가는 꿈을 꿀 때마다 스트레스가 고스란히 딩턴이에게 전달될까 걱정된다. 이럴까봐 조직에 남는 육아휴직이 아닌 퇴사라는 초강수를 뒀는데 꿈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웬말인가? 꿈에서 육아휴직 후 복귀 첫날 너무 스트레스받아서 결국 일주일만 더 나오고 퇴사하겠다고 말을 했다. 이런걸보면 진작 그만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남편이 친구와 제법 술을 마시고 왔기 때문에 해장이 필요할 것 같아 어제 밥을 예약해뒀더니 제 시간에 맞춰 잘 되었다. 육개장과 올갱이국이 있어 둘 다 해장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라 별도로 해장국을 끓일 필요는 없었다. 남편은 두 가지 국 중 육개장을 선택해서 육개장을 데워 밥을 차려줬다. 밥을 먹고 홈메이드 요거트와 사과도 함께 먹었다.

  남편을 배웅해주고 책을 좀 더 읽다가 잠이 들었는데 9시쯤 남편친구 와이프가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못해 체조를 갈 수 없을 것 같다고 연락이 왔다. 알겠다고 답을 한 후 다시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니 벌써 10시이다. 사실 나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 하루 쉴까했었는데 그래도 폭염으로 운동을 거의 못하고 있으니 빠지면 안 될 것 같아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씻고 버스를 타러 나가니 다행히도 병원으로 바로 가는 버스를 바로 탈 수 있었다.

  제 시간에 맞게 도착했는데 오늘은 산모들이 나와 같은 마음이었는지 유달리 수강생이 적었다. 덕분에 오늘은 넓게 운동을 할 수 있었고 운동이 끝난 후 매트도 3개나 옮겨야했다. 오늘은 수강생이 적어서 그런지 강사님도 강의보다는 체조에 더욱 집중하는 날이었다. 컨디션이 안 좋아서 오늘은 유달리 운동 중에 열감이 많이 올라 거의 땀이 날 뻔 했다. 그래도 운동을 마치니 오늘 포기하지 않고 힘들어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다.

  운동을 마치고 9월달 순산체조와 필라테스도 등록했다. 필라테스는 금요일 수업밖에 없었는데 새롭게 수요일반이 편성되어 금요일에 하는 홈플러스 메이크업 강의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메이크업까지 등록하면 월 재봉틀, 화 목 순산체조, 수 필라테스, 금 메이크업으로 이어지는 코스인데 출산을 하면 집에만 있어야할테니 나를 위한 작은 사치를 부려볼까 생각을 해본다. 만삭이 가까워지고 있어 너무 힘들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강의 등록을 마치고 버스를 타러 갔다. 보통은 내가 나가면 병원 앞에서 집으로 가는 30분에 한 대 있는 버스를 바로 앞에서 놓치곤 했는데 오늘은 강의 등록까지 하고 나왔는데도 그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이 버스를 타지 못했으면 1킬로 정도 걸어서 버스를 타야했는데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인 것 같다. 아웃백에서 내려 뚜레쥬르에서 들러 식빵을 샀다. 호밀식빵을 사고 싶었지만 없어서 곡물식빵을 샀는데 칼로리가 좀 높은 것 같다. 요즘 빵이 많이 땡겨서 다른 빵들도 엄청 눈에 들어왔지만 눈물을 머금고 식빵 하나만 집어왔다.

  집에 와서 배가 너무 고파서 바나나를 하나 먹고 샤워를 했다. 오늘 청주로 병원진료를 오신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는데 아직 안끝나셨는지 받지 않으셨다. 점심부터 먹자하고 어제 계란빵을 만들고 남은 핫케익반죽으로 팬케이크를 굽고 시럽을 뿌리고 카누 디카페인 커피를 탔다. 이제 카누도 마지막이다. 추가 구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원래 사 두고도 안먹었었는데 그래도 디카페인이라 딩턴이한테는 좀 덜 미안해해도 되겠지? 그래도 아예 카페인을 먹지 않았던 임신 초기와는 달리 중기때는 카페인이 든 남편 커피도 조금씩은 뺏어 먹었던 것 같다. 집 앞에 19티가 생겼는데 카페인이 들어 있긴 하지만 밀크티와 수플레 팬케익도 많이 먹고 싶긴 하다. 모유수유동안에도 음식 조절이 필요해서 당분간은 힘든 시간이 지속될 것 같다.

  점심을 먹고 2시간 정도는 멍하게 TV만 봤다. 아까 통화가 되지 않았던 어머님께서 부재중 전화를 보시고 전화를 주셨다. 진료는 잘보셨는데 8월말과 9월중에 또 병원에 오셔야한다고 하셨다. 원래 청주에 오신 김에 같이 점심식사를 하려고 했었는데 홀몸도 아닌 며느리 더위에 고생할 거 없으시다며 바로 내려가신 어머님께 감사하면서 죄송한 기분이다. 아직 2번 더 오신다고 하시니 다음에는 병원 근처에서 같이 식사를 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어머님과 통화를 마치고 TV를 끄고 청소를 하고 인터넷 강의를 보고 이력서 쓸 공고를 찾아보았다. 2군데를 스크랩해두고 내일은 나갈 일이 없으니 이력서 하나는 꼭 끝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컴퓨터를 다 쓰고 빨래를 널고 있는데 오늘은 남편이 일찍 퇴근한다고 한다. 오늘은 카레를 만들까 했는데 10분 정도 지난 후 남편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외식하고 싶어서 전화했지? 하니 남편이 정곡을 찔렸는지 어떻게 알았냐고 되묻는다. 남편은 거짓말도 잘 못하고 한결 같아서 속이 뻔히 보인다.  오래 만나서 그런지 말 하지 않아도 아는 뭐 그런 능력이 생겼다. 다만 매번 속는 걸 보면 남편은 나한테 이 능력이 그다지 발휘되지 않는 것 같다.

  남편이 도착하고 10분 정도 외식 메뉴를 정했다. 갈비전골과 감자탕으로 고민고민하다가 오늘은 감자탕이 먹고 싶어 감자탕으로 결정했는데 마침 진순대에 사골감자탕 메뉴가 있어 갔는데 막상 가니 메뉴에 없다. 할 수 없이 나는 뼈해장국, 남편은 순대정식을 시켜 먹었다. 뼈해장국도 엄청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순대보다 더 맛있는 것 같다. 청양고추가 들어가서 칼칼하지만 느끼함은 좀 잡아주었다. 다만 고추가 너무 매워서 나는 중간중간 고추를 뼈 담는 통에 버렸다. 밥 한그릇 말아 뚝딱 먹었는데 남편은 고기가 너무 많다며 밥은 한 숟갈도 먹지 않았다.

  남편은 순대국과 함께 소주를 한병 마셨는데 소주가 부족한 눈치이다. 집에 가는길에 닭강정 매운맛 소와 고구마 튀김을 추가해서 포장해왔다. 나는 거의 고구마튀김만 먹었는데 배가 터질 것 같았다. 오늘도 폭식하는 하루가 되었다. 아무래도 내일은 또 살이 오를 것 같다.

  닭강정이 조금 남아 남은 것은 냉장고에 두고 정리를 하고 책을 좀 더 읽다가 오늘은 일찍 잤다. 술 마신 남편은 그렇다치더라도 나도 너무 졸렸다. 새벽부터 열대야가 사라질 거라고 해서 에어컨을 4시간 예약하고 잤는데 남편은 더웠는지 새벽 3시 30분에 깨버렸다. 남편이 일어나는 소리에 나도 덩달아깨서 둘다 5시까지 못 잤는데 일어난 김에 어제 일찍 자느라 못쓴 일기를 정리했다. 남편도 엄청 피곤해보이고 그냥 늦게까지 푹 자고 싶은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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