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편이 안마를 하다 그대로 잠들어서 알람을 맞추지 않았나보다. 당연히 매일 남편이 알람을 맞추기에 나도 맞추지 않았더니 6시 5분전에 일어났다. 서둘러 일어나 빵을 토스트기에 굽고 어제 구우려고 잘라서 준비해둔 감자는 전자렌지로 익혔다. 계란후라이까지해서 후다닥 아침을 차렸다. 남편은 어제 10시도 안 되서 잠이 들었는데 6시까지도 일어나지 못했다.

  엊그제 만들어 놓은 오렌지쨈에 빵을 발랐는데 설탕을 많이 안 넣어서 그런지 달지가 않았다. 어머님이 보내주신 오디쨈이 훨씬 내 입에 맞는 것 같았다. 원래는 브런치처럼 스크램블 에그도 하고 소세지도 굽고 싶었는데 소세지는 건강을 생각해서 패스하고 스크램블 에그도 시간 때문에 하지 못했다. 감자는 따로 먹을 생각이었지만 빵이 좀 퍽퍽해서 토스트 안에 계란이랑 감자를 긁어 넣었다. 한결 맛이 업그레이드가 되었다. 간만에 빵을 먹었더니 더 맛있게 느껴졌다.아침부터 724kcal를 섭취한 푸짐한 식사였다.

  밥을 먹고 남편을 배웅하고 인터넷 강의를 봤다. 강의를 다 보고난 후 이력서를 썼다. 간만에 이력서를 쓰려고하니 잘 풀리지가 않았다. 인적사항과 자격증, 업무경험 등을 기재하고 자기소개서 항목을 워드에 복사해두었다. 400자씩 5개 항목이었는데 키워드만 기재하고 자기소개서는 쓰지 않았다. 학교 다닐 때 많이 써서 지긋지긋하다. 다시는 안쓸 줄 알았는데 또 쓰게 되다니 뭔가 어릴 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 것 같았다.

  공복 상태로 철분과 앱솔맘을 챙겨먹고 1시간 뒤 점심으로 어제 사둔 에그타르트 1개를 먹었다. 아침에도 빵을 먹고 점심에도 빵을 먹어 평소보다 탄수화물 수치가 월등하게 높았다. 저녁은 필히 닭가슴살을 먹어야겠다. 오랜만에 엄마가 전화가 와서 이런저런 수다를 떨었다. 어제는 아빠가 전화가 왔었는데 오늘은 엄마가 전화를 한다. 하동에 놀러간다고 하니 날도 덥고 그 멀리까지 힘들게 뭐하러 가냐며 잔소리 좀 들었다.

  하동갈 때 필요한 물품들을 장볼거리, 집에서 가져갈 것들, 갈아 입을 여벌 옷 등을 수첩에 적어 리스트를 작성했다. 원래 그렇게 꼼꼼히 챙기는 스타일이 아닌데 2박 3일 일정이라 조금 더 신경써서 챙겼다. 가져가야 할 옷들 중 세탁이 필요한 옷이 있어서 빨래를 하고 널었다.

  정리를 다 하고보니 벌써 5시다. 마트에서 닭가슴살을 챙겨왔다. 원래 괜찮았는데 마트를 갔다오니 배가 너무 아팠다. 밥만 겨우하고 계속 멍하니 쇼파에 앉아있었다. 배가 아파서 쉬고만 싶은 기분이다. 남편 올 시간에 맞춰 음식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6시가 지나도 남편이 전화가 없다. 20분쯤 지나서 전화를 했더니 아직 못 나왔다고 나갈 때 전화한다고 하고 끊었다. 안 좋은 일이 있는지 누구랑 싸우고 있는 중이라고 하는데 걱정이 된다. 10분쯤 지나니 남편이 출발한다고 전화가 와서 나도 일어나 닭가슴살 마요덮밥을 만들었다. 단백질 보충과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기 위해 밥은 검정콩을 섞어서 지었고 밥양도 130g만 맞춰서 담았다. 간장, 설탕, 물을 섞어 데리야끼 소스를 만들고 양파, 닭가슴살, 계란을 넣고 소스를 졸였다. 훈제 닭가슴살을 쓰니 소스와 섞여 닭 자체의 맛이 좀 그랬다. 아 이번에는 망했구나 싶었다. 다음에는 생 닭가슴살이나 탄두리치킨으로 도전해봐야겠다.

  남편이 집에 도착해서 밥에 요리한 닭가슴살을 얹고 하프마요네즈를 뿌리고 김을 잘라 얹었다. 비비기 전 사진을 못 찍어서 비빈 후 사진을 올리려고하니 마치 개밥 같은 비쥬얼이다. 그래도 확실히 마요네즈와 김이 추가되니 이제 제법 내가 알던 치킨 마요의 맛과 똑같아졌다. 남편도 만족스러워했고 종종 해달라고 요청을 했다. 결혼 전에는 닭가슴살하면 매일 똑같이 전자렌지에 데워 먹는게 고작이라 오래 먹지도 못하고 쉽게 질렸는데 매번 번갈아가며 요리를 하니 확실히 질리는 것도 덜하고 오래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에는 또 어떤 닭가슴살 요리를 할지 기대가 된다.

  남편에게 왜 싸웠는지 물어보려다 밥 맛이 떨어질까봐 말을 안했더니 화제가 전환되어 까먹고 못 물어봤다. 밥을 먹고 난 후 하동갈 코스들을 대충 다시 리마인드하고 준비물 리스트를 남편에게 공유하고 그 중 불필요한 것들을 지웠다. 짐을 싸야하는데 오늘 낮잠을 안 자서 너무 피곤했다. 짐은 내일 싸기로 하고 남편이 영화보자는 제안도 거절하고 일단 일찍 자려고 누웠다. 내일은 한 달만에 딩턴이 보러 병원에 갈 예정인데 남편이 "딩턴아 내일 엄마, 아빠보니까 신나지? 내일도 많이 움직이고 춤 추면서 엄마, 아빠 반겨줘. 사랑해" ^^ 라고 말한다. 진짜 딩턴이가 아빠 말대로 많이 움직일지 모르겠다. 딩턴아 내일보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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