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오늘도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7시 30분 기상이다. 남편은 이미 6시에 일어나 푸르미에 가서 운동도 하고 왔다. 운동을 가기 전 남편이 밥을 예약해둬서 오자마자 같이 밥 먹자고 날 깨우는 것이다. 어제 먹었던 콩나물불고기가 남아 아침으로 먹었다. 하루 지나서 그런지 어제보다 맛이 별로다. 밥을 먹고 난 또잤다. 아무리 깨워도 그냥 잤다. 일어나니 11시다. 잠을 많이 잔다고 남편이 타박이다. 새벽에 늦게 자서 그런지 너무 피곤하다. 오늘도 꿈을 꿨다. 딩턴이를 출산한 것 같은데 산모가 회복되면 데리고 오겠다고 보여주지 않았다. 출산 장면은 나오지 않았지만 편안하고 수월하게 낳은 것 같은 꿈이었다. 실제로도 순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딩턴이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아들인지 딸인지 알 수가 없었다. 다음주에 병원가면 알 수 있으려나 딩턴이 성별이 무척이나 궁금하다.

  어제 TV를 돌리다가 맛있는 녀석들에서 민물매운탕이 나왔었다. 남편이 어제 민물매운탕이나 도리도리뱅뱅 또는 어죽국수를 오늘 점심으로 사먹자고했었다. 이전에도 계속계속 요청했는데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메뉴들이라 계속 거절했었다. 그래도 이미 몇 번이나 먹자고했기에 알겠다고 했는데 가자고하니 그냥 남편이 집에서 라면을 끓여먹고 싶다고 한다. 아마도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걸 알아서 먹지 않는다고 한 것 같아 신경이 쓰인다. 그냥 가서 먹어도 된다고해도 극구 사양하며 남편이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라면은 언제 먹어도 맛있지만 임신중이라 가급적 먹지 않으려 했는데 딩턴이한테 안 좋은 음식을 먹은 것 같아 미안하다.

  라면 먹고 남편이 날씨도 좋고 가까운데 드라이브나 가자고 했는데 계속 밍기적거리니 나가지 않는다고한다. 어제 날씨면 화창하고 좋은데 오늘은 좀 흐릿하고 추워보인다. 남편과 드라이브 대신 산책을 가기로 했다. 산책이라고 해봐야 동네 한 바퀴지만 남편이 좋아하는 핫도그를 사주려했는데 한사코 먹지 않는다고 한다. 밖은 역시나 가디건을 입었음에도 쌀쌀한 날씨다. 팔에 온통 닭살이 덮혔다. 산책중에 집 앞 탑골드 금은방에 들러 남편의 시계 2개의 배터리를 교체했다. 원래 지웰시티까지 가야하는데 집 근처에도 시계약을 교체해주는 곳을 발견해서 다행이다. 사실 남편은 기어핏을 차면서 시계도 반대쪽에 차고 다니는데 기어핏도 시계 기능이 분명 있는데 왜 그러는지 악세사리를 답답해하는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시계약을 갈면서 보석들을 구경했는데 반짝반짝 예쁘다. 어차피 사도 끼지 않지만 반짝반짝 한 악세사리들을 보니 기분이 좋다. 돌반지도 있고 미니 금 숟가락도 있었는데 돌반지보다는 숟가락 쪽이 더 귀여웠다. 나중에 남편 친구 부부네 아기 돌 때 사줘야하니 눈여겨보았다. 금은방에서 나와 롯데슈퍼에 들러 사과와 저녁거리들을 산다. 사과는 특대사이즈 8개에 1만원인데 집에와서 사과를 한개 먹으니 정말 새콤달콤 맛있다. 잘 구매한 것 같아 뿌듯하다.

  돌아와서 30분 정도 더 자고 저녁을 만들었다. 몇 가지 재료를 덜 사와 남편에게 추가로 구입요청을 하고 계란말이, 두부김치, 골뱅이무침을 했다. 밥은 따로 먹지 않았는데 양이 상당하다. 3가지 요리를 한 번에 하니 계란이 살짝 탈 뻔했다. 소면을 삶았는데 돌돌말이가 잘 안되었고 남편이 그릇에 막 담아 생각보다 모양이 안 예뻤다. 내가해도 뭐 별 수 없었겠지만 아무튼 남편은 임신한 나를 배려해서 특별히 내가 싫어하는 밤 막걸리를 마신다며 생색이다. 나도 술은 잘 못하는 편이지만 특히 느린마을 막걸리는 좀 좋아했는데 안주만 먹자니 아쉬웠다.

  오랜만에 둘이 앉아 음악을 들으며 천천히 저녁을 먹었다. 예전에 미국 갔던 사진들도 보고, 있었던 일을 얘기하고 그보다 더 어렸을 때 우리가 서로 모르던 시절 있었던 이야기들도 나눴다. 남편과 엊그제 본 인사이드 아웃처럼 우리의 핵심기억이 있고 버려진 기억이 있고 드문드문 가끔 떠오르는 기억도 있는데 우리가 어른이 되었지만 어릴 때를 기억하는 것처럼 우리 딩턴이도 나중에 그렇게 기억을 할테니 좋은 기억들을 많이 만들어주자고 약속했다. 꼭 비싼돈 들여 외국에 가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가 딩턴이를 많이 아끼고 사랑했다는 좋은 기억들을 많이 만들어주고 싶다. 또 우리가 이제 만난지 11년이 되었는데 오래 만나서 함께 공유할 추억이 많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우리 그때 그랬었잖아 하면 다 통하는 우리는 정말 소중한 인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니 10년 뒤, 20년 뒤 나중에 늙어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서도 우리 예전에 그랬었잖아 하는 좋은 기억들을 많이 쌓아갔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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