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에 삑삑삑삑 현관문 여는 소리가 난다. 문이 열리자마자 벌떡 일어났다. 연락 좀 하지? 핸드폰을 차에 뒀다고 한다. 술 먹고 선배들이 싸우고 그래서 경찰차까지 왔다는 다이나믹한 소리를 들었다. 좀 바가지 좀 긁다가 그래도 무사히 와서 다행이다. 안도를 한다. 밥이 없어서 남편이 햇반을 사오고 해장국도 먹였다. 내려오면서 휴게소에서 라면을 먹고와서 안먹는다는걸 강제로 먹였다. 오늘 아파트 옵션 관련해서 모델하우스에도 가야하고 입주자 모임 위임장 관련해서 봉사도 해야하기 때문에 든든히 먹였다. 2시간 정도 밖에 자지 못한 남편은 30분 정도 더 자고 모델하우스에 갔다.

  남편이 모델하우스에서 위임장 받는 일을 할동안 어제 불려 놓은 강낭콩을 삶았다. 끓는 물에 40분  정도 삶으니 비린 맛이 없다. 콩을 다 삶고 너무 졸려서 또 잠들었다가 급히 일어나서 삶은 콩을 갈아 콩물을 만들었다. 마침 남편도 점심 먹으러 돌아와 국수를 삶아 콩국수를 만든다. 원래 강낭콩으로는 콩국수 안 만드는 것 같은데 콩을 소진할 길이 없어 그냥 갈아버렸다. 나는 그냥 강낭콩맛이 강해 싫었는데 남편은 맛있게 먹었다. 오이가 없어 고명으로 참외를 올리니 색깔이 이쁘다.

  콩국수를 먹고 옵션 계약하러 갔다. 가는 길에 남편이 인감증명서며 도장이며 계약서 다 두고와서 다시 갔다왔다. 별도옵션은 욕조에 유리 추가하는 것 이외에 나중에 입주 시 공구로 구매하려고 신청하지 않았고 시스템 에어컨, 스팀 오븐, 식기세척기와 발코니 확장을 신청했다. 집 값에서 1,800만원이 추가 되는 순간이다. 계약을 하려보니 OTP도 두고왔다. 출발하기전에 챙기라고 했는데 할 수 없이 아버님께 SOS한다. 무사히 옵션계약도 마치고 위임장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와서 아까 콩국수하고 남은 국수로 김치 비빔국수를 했다. 백종원 레시피를 따라했는데 내 입에는 콩국수보다 더 맛있었다.

  밥을 먹고 남편도 나도 잠들었다. 남편이야 3시간도 못자 잔다고 쳐도 난 진짜 너무 많이 자는 것 같다. 일어나보니 저녁 8시다. 저녁으로 컵라면 1개에 밥 1공기 말아 둘이 나눠먹었다. 이로서 남편은 오늘 하루 5식을 했다. 5식 중 4식이 면이라니 안됐다. 밥을 먹고 남편은 위임장을 정리하고 나는 책을 보다 인터넷 강의를 봤다.

  남편은 피곤해서 일찍 잤고 나도 자려고 누웠는데 잠이 잘 안왔다. 그래도 남편이랑 같이 이불을 덮고 누우니 따뜻하고 포근하고 안심이 된다. 겨우 하루 떨어져 있었는데 늘 한결같은 일상의 작은 변화였고 내 옆에 변함없이 있어주는 남편의 존재가 새삼 감사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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