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 4시까지 재봉틀을 돌린 덕분에 남편이 운동가는 소리에 깨긴 했지만 다시 잠이 들어서 평소보다 늦은 8시 30분에 일어났다. 그것도 운동을 다녀온 남편이 밥을 한 후 깨워서 겨우 일어났다. 그나저나 너무 새벽까지 재봉틀을 돌려서 소음으로 불편은 없는지 모르겠다. 한 집에 살고 있는 남편이 안 일어날 정도이니 다른 집엔 안들리겠거니 생각하는데 혹시라도 불편을 줄까 걱정이 된다.

  남편이 차려준 밥을 다 먹고 내가 씻는 동안 남편이 설거지를 한 덕분에 오늘 9시 20분에 예약되있던 딩턴이 병원에 늦지 않게 도착했다.

  지난번 출혈이 있었던 것과 하복부 통증에 대해 말씀드리니 조산의 위험이 높은 시기이니 필라테스와 요가를 한달정도 쉬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동안 거꾸로 있는지도 몰랐는데 딩턴이 자세가 잘 자리잡았다고 하셨다. 딩턴이는 오늘도 엄청 활발하게 움직였고 예상과는 달리 통통아가는 아니고 주수보다 조금 작은 날씬아가였다. 그동안 나만 살찐거구나!! 아무래도 움직임이 많다보니 살이 잘 붙지 않는건가? 이제 점검기간도 짧아졌다. 그간 한달 간격인 정기검진이 2~3주에 한 번으로 바뀌었다. 점점 딩턴이를 만날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다음 예약을 마치고 우선 집으로 돌아갔다.

  점심도 남편이 차려주었는데 김치볶음밥을 해서 참치와 함께 비벼주었다. 참 맛있게 잘 먹었다. 후기가 되서 아프다, 힘들다는 말을 달고 살고 있기에 남편이 살림을 많이 도와주려고 노력해주고 있음에 너무 고맙다. 점심을 먹고 남편이 읽고 싶은 책이 있어 도서관에 다녀왔다. 책을 빌리고 기름을 채우고 양가 부모님께 드릴 용돈을 찾았다. 도서관 근처에 있는 농협마트에 사람이 북적거린다. 진짜 명절을 맞이하는 기분이 든다.

  오늘은 친정 가게에 들리는 날이라 도서관에 들렀다 바로 가려고 했는데 남편이 타이어 점검을 받아야한다고 했다. 1년 전에 못에 박힌 적도 있고 연휴 이후 거제도에 가야하기 때문에 영 찝찝하다는 것이다. 타이어 점검을 했더니 수명은 20프로 정도 남아있으나 못에 박힌 옆부분이 위험한 상태긴 하다고 했다. 그래서 타이어를 교체하고 가게로 향했다.

  가게에 가니 엄마가 배만한 복숭아를 깎아주었는데 너무 달고 맛있었다. 안 그래도 어제 남편에게 복숭아가 먹고 싶다고 해서 사준다고 했었는데 어떻게 엄마가 딱 준비를 했는지 너무 맛있게 먹었다. 복숭아 먹고 싶었다는 말에 엄마는 남편과 과일가게에 가서 복숭아 한박스를 사주셨다. 나중에 남편에게 들었는데 임신한 딸래미 줄꺼니까 제일 예쁘고 큰 것으로 달라고 하셔서 주인 아주머니가 직접 제일 좋은 것으로 골라주셨다고 했다. 임신하고도 별로 먹고 싶다는 말을 안했는데 내가 먹고 싶은게 있다는 말에 엄마가 기분 좋았던 것 같다.

  엄마는 선물세트로 받은 특 A급 등심세트를 저녁으로 구워준다고 했는데 아빠도 나한테 소고기를 사주고 싶다고 퇴근하면서 소고기를 사올 거라고 했다. 엄마가 등심은 3근이나 있으니 다른 부위로 사오라고 했다는데 내가 분명 아빠는 등심으로 사오고 소고기는 등심이 맛있다고 할거라고 했다. 아니나다를까 역시 아빠는 등심으로 1근을 추가로 사오셨다. 왠지 느낌이 그랬는데 아빠의 성향을 딱 맞추는걸 보면 아빠랑 같이 산 세월이 느껴졌다

  배가 부른데도 계속 소고기를 구워줘서 정말 배가 터지게 먹었다. 마지막 한 판은 거의 혼자 다 먹은 것 같다. 거의 한 근은 먹지 않았을까 싶다. 오랜만에 푸드파이터가 된 기분이다. 아빠는 집에서 자고 남편에게 술 한잔하고 가라고 했지만 당연히 안 자고 올 줄 알고 모든 짐을 안 챙겨와서 오늘은 그냥 가겠다고 했다. 10월에는 한 번 친정에서 자고 오는 것을 추진해봐야겠다.

  집에 돌아와서 엄마에게 받은 복숭아 중 2개를 골라 남편 친구에게 갖다주라고 하고 인터넷 강의를 보고 재봉틀을 돌렸다. 남편은 간 김에 맥주 한 잔 하고 오겠다고 해서 편히 재봉틀을 돌렸는데 오늘도 옆트임 부분에서 막힌다. 몇 번 뜯기를 반복하다가 그냥 옆트임이 없는 쪽 옆구리와 소매를 박는 것까지 완성했다. 내일은 시댁에 가야해서 오늘 꼭 완성해주고 싶었는데 너무너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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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제헌절로 남편 회사는 쉬는 날이라 주말에는 불가한 정밀 초음파로 딩턴이 보러 가는 날이기도 하다. 일어나자마자 몸무게를 쟀다. 어제 임신 전 몸무게로 돌아가 크게 살이 찐 것은 아니지만 지난달 정기검진 때보다 +2.5킬로였기 때문에 권장 몸무게 증량인 1달 +2킬로를 넘는 무게였다. 다행히 어제는 과식하지 않았더니 오늘은  -0.9킬로 감소하여 +1.6킬로이다. 살이 너무 쪄서 만삭 때 샐러드만 먹어야하면 얼마나 힘들까? 다행히 무게때문에 크게 터치 받지는 않을 듯 하다.

  오늘은 친정 가게에서 오리 백숙을 먹을 예정이기 때문에 아침은 간단하게 연두부, 두유, 요거트, 사과, 복숭아와 어제 만들고 조금 남은 브로콜리감자스프를 곁들였다. 스프는한 번 더 끓이니 어제보다 더 맛있어지긴 했지만 남편이 잘 안 먹는 메뉴이니 당분간 만드는 것은 자제해야겠다.

  밥을 먹고 씻고 딩턴이를 보러 병원에 갔다. 2층으로 계단을 올라갔는데 숨이 너무 차서 심박수가 120까지 올라갔다. 대기하는 동안 물을 마시며 안정을 찾으려 노력했다. 딩턴이도 내가 불안정함을 느껴서인지 태동이 느껴지지 않았다. 딩턴이 자는 건가? 오늘은 움직이는 것을 못보려나? 슬슬 걱정이 된다. 20분 정도 기다리니 차례가 되어서 검진을 받았다. 내 걱정과는 다르게 딩턴이는 활발하게 잘 움직이고 있었다. 너무 많이 움직거려서 검사를 하는데 시간을 기다리기도 하고 꾹꾹 누르고 흔들며 움직임을 유도하면서 초음파를 관찰했다. 지난번 기형아 검사에 이어 이번 정밀초음파 검사도 기특하게도 모두 다 정상이다. 추가로 놀라운 사실은 그동안 식단조절을 해온 탓에 딩턴이 무게가 적게 나갈 것이라 예상한 것과는 달리 최근에 많이 먹어서인지 딩턴이도 예정일보다 2일 정도 통통한 아기라고 하셨다. 하긴 엄마가 1.6킬로가 쪘으니 딩턴이도 찌는게 당연한거겠지? 이상이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최근 배가 터지도록 계속 먹부림 해온 사실이 좀 미안하기도 하고 찔리기도 했다. "엄마가 내일부터 다시 관리해줄께. 딩턴아" 초음파를 마치고 입체 초음파로 딩턴이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원래 딩턴이 주수에는 잘 안나타나는데 비교적 잘 나온 편이라고 하셨다. 이제 조금씩 얼굴형태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다음 달에 가면 조금 더 뚜렷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검진을 마치고 다음달에는 드디어 임당검사이다. 금식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는데 좀 찝찝하긴하다. 그래도 다음 예약은 3시 30분이기 때문에 밥을 안 먹을 수는 없다. 점심을 최대한 일찍 먹고 가서 검진을 받아야겠다. 늦은 시간 예약이기에 제발 두 번 검사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검진을 마치고 원래는 순산체조가 있는 날이지만 오늘은 남편도 있고해서 그냥 쉬고 대산보리밥에 들러 점심을 먹기로 했다. 집 근처에 있는 곳인데 주말에 가면 늘상 대기줄을 서야하는 곳이기도 하다. 오늘은 제헌절이긴 하지만 휴일이 아닌 평일이고 11시가 조금 넘는 다소 이른 점심 시간이라 대기 없이 바로 먹을 수 있었다. 우리는 된장찌개세트와 고등어구이를 시켰다. 딩턴이를 가지고 고등어구이는 처음 먹는 것 같다. 생선도 잘 먹어줘야하는데 수은이 걱정되기도 하고 집에서 생선을 먹기가 좀 번거로워 잘 안 먹게 되는 것 같다. 원래 청국장 세트를 시키면 고르곤졸라 피자도 무료로 주는데 둘이 먹기에는 무리가 있는 양이라 된장찌개로 시킨 건데 둘이서 밥을 다 못 먹었다. 한창 먹성 좋을 때는 둘이 밥도 다 먹고 고르곤졸라도 반판은 먹었는데 둘 다 위가 줄긴 했나보다. 밥은 너무 맛있게 먹었고 식후로 제공되는 미숫가루까지 먹고 나니 배가 터질 것 같았다. 아파트 부지 때문에 8월 1일까지만 장사하고 이전을 할 예정이라는데 좀 아쉽다. 주차도 편하고 위치도 가까워 좋았는데 이전 기념으로 고등어구이 무료쿠폰을 주셨다. 워낙 인기식당이라 이전 전까지 재방문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밥을 먹고 도서관에 들러 임신 관련책과 소설, 옷 만들기 책을 빌려왔다. 임신 관련 책은 제목으로는 몰랐는데 아동용 만화책인 것 같아 빨리 읽고 다른 정보 책으로 다시 빌려야겠다. 이제 6개월차니 신생아 돌보기 관련 정보들의 수집이 필요한 시기이다. 도서관에서 돌아오는 길에 배가 불러서인지 남편도 나도 졸음이 쏟아졌다. 집에 가자마자 씻고 자야지 했는데 주문한 임부복이 배송되어 있어 하나하나 꺼내 입어보았다. 엄청 편하고 예쁘고 가격도 저렴하다. 여름이 만삭이 아니라 있는 옷으로 버틸까 싶었는데 왜 진작 사질 않았을까? 함께 구입한 샌들도 무지 편하다. 이번 휴가 때 편하고 예쁘게 입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한숨 자고 일어나서 집에 있는 책들 중 안 보는 것을 정리해 차에 싣고 친정으로 출발했다. 책들을 친정 집에 놓고 아빠가 남편에게 선풍기 조립을 시켜서 조립을 완료하고 가게로 넘어갔다. 우리 가게는 오리백숙집을 하기 때문에 초복에 방문하기 안성맞춤이다. 엄마가 해준 음식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 남편은 원래 흘리지 않는 땀까지 흘리며 먹는다. 오늘 배부르게 먹는다고 아침부터 기대 하더니 제대로 보신을 하고 있다. 엄마는 옷 살 시간이 없어 홈쇼핑에서 한 벌 샀다며 내 옷도 한벌 주었고 오미자와 자두와 체리도 챙겨주었다. 임신한 딸래미를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이 느껴졌다.

  남은 오리백숙과 죽을 포장해서 집으로 가지고 왔다. 배가 너무 터질 것 같다. 아침보다 2.5킬로가 증가했다. 어차피 소화되면 이정도까진 아니겠지만 몸무게 변화가 하루 1킬로 이상 나지 않는 나에게는 놀라운 일이었다. 금요일에는 어머님 생신도 있어 1번의 과식이 더 있을 것 같은데 이번주에는 병원 갔다왔을 때 무게만큼 유지를 목표로 식단관리를 해야겠다. 살은 얻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친정에서 해 준 밥을 먹을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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