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밥을 예약해놓지 않아서 5시에 일어나 서둘러 밥을 해놓고 두부를 굽고 계란찜을 했다. 아침부터 풍부한 단백질 식단이다. 아무래도 밥 될 시간을 고려해서 남편에게는 먼저 씻고 회사 갈 채비를 하라고 했다. 예전에는 국이나 찌개만 가지고 밥을 먹었는데 요즘은 가급적이면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국을 먹지 말자는 남편의 제안때문에 원래 아침에는 국에 말아 먹는 습관을 가진 나는 밥을 먹기가 좀 힘든 것 같다.

  정리를 하고 8시쯤 잠들어 2시간 정도 잤다. 오늘도 잘못 걸린 전화에 깼는데 귀찮아서 무음으로 해두고 자다보니 컨트롤이 되지 않아 너무 많이 자게 되어 알람용으로 잘 되었다 싶다. 이제 선거는 끝났으니 여론조사 전화는 더 이상 안오겠지?

  블로그 일기를 정리하고 남편도 다이어트를 위해 식사일기를 쓰고 있어 점심 먹고 영양성분을 캡쳐해서 보내달라고 요청했는데 탄수화물과 지방이 턱없이 부족하고 칼슘 역시 부족이다. 삼성헬스앱 상 남편의 권장칼로리는 2,800칼로리인데 1,300칼로리 밖에 먹지 않았다. 그러면서 저녁은 닭가슴살 샐러드로 메뉴를 요청한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영양상태라 저녁은 무조건 밥을 먹겠다고 결심했다. 저녁에 칼로리를 섭취하게 될 것 같아 점심은 간단하게 바나나와 오디를 우유에 갈아먹었다. 칼슘이 부족해서 고칼슘치즈도 함께 먹어줬다. 나는 영양사가 아닌데 요즘은 영양관리를 철저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인생 최고 몸무게에서 임신을 해 최대한 살을 안찌우려고 관리중이다. 나도 50킬로 초반대부터 스타트했으면 이 정도로 관리하진 않았을 것 같다. 현재 임신 16주 임신전 무게 -1.8킬로이다. 입덧, 먹덧, 토덧이 없어 다이나믹한 무게 변화는 없다. 인터넷에 임산부 몸무게를 검색하니 입덧으로 4~6킬로 정도 빠지거나 진짜 10킬로 이상 찌신분들도 많은 것 같다. 그런 분들에 비하면 나는 고생도 덜하고 상대적으로 건강관리에 신경쓸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 다만 물을 좀 마셔야할텐데 순수 물은 신경써서 500~700ml 정도 밖에 못 먹는 것 같다.


  점심을 간단히 섭취 후 옷 정리를 했는데 아직 여름옷도 꺼내지 않고 있었다. 대충 3벌을 돌려입으며 버틴 것 같다. 이제 배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는 것 같긴 한데 언제까지 내 옷을 입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름 옷을 꺼내면서 긴팔들을 정리하고 버릴 옷들도 꺼내놓았다. 진짜 아끼던 옷들도 있고 감흥 없는 옷들도 있고 어렸을 때 입었던 짧은 옷들과도 이제 안녕해야할 듯 싶다. 또 회사옷은 왜 그렇게 많은지 진짜 회사잠바만 한 짐거리이다. 이제 다시는 입을 일 없는 옷들, 회사 다닐 땐 정말 입기 싫었는데 이제 입을 일이 없다고 생각하니 아쉽기도 하다. 마치 졸업한 이후에 남은 교복을 보는 기분이 든다. 내 옷은 작년 정리할 때도 많이 버려서 이제 꽤 적어졌다. 그런데 정리한 가을 옷들은 아마 올해는 임부복을 입어야할테니 못 입을 듯 싶다.

  옷장에 대부분 남편옷들이 가득하다. 저 중에 반은 비워야할텐데 중학교 때부터 현재 키와 덩치를 유지했던 남편은 (키 180에 80킬로) 그 당시 사둔 옷들도 입는 것 같다. 시댁에서 안가져 온 옷들도 아직 많고 이제 20년 가까이 된 옷들은 버렸으면 좋겠다. 셔츠도 늘 입는 것만 입는데 작년에 세탁소에 맡기고 안입는 옷들이 주렁주렁하다. 남편 옷은 내 맘대로 정리할 수가 없기에 일단 박스에 정리해서 넣어 놓고 시간 있을 때 버릴 옷들을 정리해달라고 요청해야겠다. 남편 옷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딩턴이 옷도 보관할 공간이 나올 것 같다. 딩턴이 공간도 마련해야하고 내후년에 지어지는 아파트로 수월하게 이사를 가기 위해서라도 미니멀라이프를 실현해야된다고 생각한다. 미니멀리스트가 되기 위해 일단 남편 옷 정리는 필수고 다음은 책들을 정리해야겠다. 내 옷들을 정리하고 박스를 쌓는 동안 잘못해서 배를 부딪혔다. 임신한 후 배에 이런 타격을 당한게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 일단 작업종료하고 바로 누웠다. 딩턴아 괜찮아? 엄마가 미안해하면서 배를 쓰담아주었다. 이럴 때 태동이라도 강하게 느껴지면 안심할텐데 16주라 태동을 느끼기가 어렵다. 그래도 초기가 아니고 안정기때 겪은 일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한 출혈이나 외상이 없어 일단은 괜찮을 거라고 마음을 추스렸다.

  널려 있던 옷들을 정리하고 마트에 가서 닭가슴살과 사과, 느타리버섯을 사왔다. 사과는 8개에 만원이었는데 상태가 안 좋은 것들이 많이 섞여있어 고르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집에 와서 밥을 하고 닭가슴살을 삶고 야채들을 준비했다. 오늘 메뉴는 닭가슴살버섯카레볶음밥과 어린잎샐러드이다. 역시 희정님의 레시피를 참조했다. 닭가슴살은 삶아 큐브로 잘라 준비하고 먼저 기름에 마늘을 볶아 향을 낸 후 느타리버섯, 표고버섯, 닭가슴살, 부추를 넣고 볶다가 후추와 카레가루, 밥을 넣고 조금 더 볶으면 되는 간단한 레시피이다. 카레를 만들면 양이 많아 며칠씩 먹어야하는 곤욕이 있었는데 이 조리법은 밥 분량에 맞게 카레가루를 넣고 볶으면 되니 남는 카레가 없어 좋다. 닭가슴살을 그냥 먹는건 곤욕인데 이렇게 볶음밥이나 월남쌈 형태로 먹으니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영양 균형도 권장량을 딱 맞추서 기분이 좋다. 근데 임산부 권장칼로리가 아니라 주 0.25킬로 저강도 감량 칼로리로 설정하고 있어 유지어터버전으로 설정해야하는지 고민이다. 마의 20주가 지나면 급속히 살이 찐다고 하던데 허리나 관절이나 무리가 많이 갈 것 같아 최대한 안찌는 범위까지는 버텨볼 생각이다. 


  밥을 먹고 집 앞을 산책했다. 아파트 주변을 걷지 않고 큰 길가로 빙둘러갔는데도 어제보다 0.5킬로 덜 걸었다. 그런데 똑같이 걸었는데 남편과 내거리 측정에 차이가 있는건 왜 일까? 심지어 남편이 내 핸드폰도 들고있어 남편의 기어도 내 핸드폰도 남편 걸음 기준이었을텐데 의구심이 든다.

  아무튼 산책을 한바퀴 돌고 개운히 샤워 후 수박도 먹고 영화 챔피언도 봤다. 챔피언은 며칠 전부터 찔금찔금 보고 있는데 드디어 어제 다 봤다. 반전없이 뻔한 스토리라는 평이 많았는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근데 그런 스토리는 당연히 주인공이 이겨 관객들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중간에 개그코드가 있고 아역들이 너무 귀여웠던 영화였다. 올레티비로 결제해 내일 저녁 9시까지라 혹시라도 못볼까 싶어서 남편이 졸린데도 꾸역꾸역 보게했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남편은 뻗어서 잔다. 오늘따라 부시럭거리면서 자꾸 배 위에 다리를 올려놓는다. 이제 예전보다 훨씬 더 불편하다. 딩턴이도 제법 크고 있는데 주의를 줘야겠다. 좀 있으면 배가나와서 바로 누워자기도 힘들다고 하던데 그 전에 최대한 편한자세를 발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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