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씻는 소리에 잠을 깼다. 밖이 깜깜하길래 5시 40분쯤 되었나? 했는데 시계를 보니 6시 44분이다. 남편이 밥을 먹을 시간은 안될 것 같아서 사과와 요거트, 바나나를 챙겨 아침을 차려주었다. 씻고 나온 남편에게 몇 시에 일어났냐고 물으니 남편도 5분 전에 일어났다며 어제 알람을 맞추는 것을 깜빡했다고 한다. 남편은 목요일 오후부터 반차를 낸 후 회사를 가지 않았기 때문에 업무도 상당히 밀려있을텐데 늦잠까지 잤으니 오전은 허둥지둥 보내겠구나 뭔가 안쓰럽다.

  얼마 안되는 설거지를 하고 밀린 블로그를 정리했다. 여행가서 입은 빨래도 돌리고 오늘은 정수기 소독을 위해 관리자분이 방문하신다고 하셔서 여행 후 너저분한 집안도 정리했다. 12시에 방문하기로 되어 있으셨는데 1분도 늦지 않고 정확하게 도착하셨다. 소독을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내 배를 보시며 예정일이 언제냐고 물어보셨다. 자연스럽게 대화 주제는 육아로 넘어갔다. 담당자분은 아들이 둘인데 5살터울이라고 한다. 터울이 많으니 학년 차이도 많이나서 같이 공감하거나 어울리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셨다. 엄마, 아빠가 조금 키울 때 힘들더라도 터울 없이 둘이 놀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는게 더 좋은 것 같다고 하셨는데 둘째를 낳더라도 첫째가 동생에 대해 이해하고 인지할 때 낳으려고 했던 내 생각과 전혀 달라서 아이를 진짜 위하는게 어떤 것인지 헷갈려졌다. 진짜 육아에는 정답이 없는 것 같다.

  정수기 소독을 마치고 빨래를 널고 점심을 먹었다. 뭘 먹을까 고민을 하다가 남편의 통신비 할인용 하나카드 실적이 1천원 정도 부족해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오기로 했다. 대학교 자취생때는 정말 삼각김밥을 자주 먹었는데 진짜 오랜만에 마주한 삼각김밥인 것 같았다. 전에 사두었던 팔도비빔면과 함께 먹으니 거의 1천 칼로리로 오늘 먹을 칼로리는 다 먹은 것 같다. 남해에 다녀온 이후로 추가로 살이 더 쪄서 지난주 병원갔을 때보다 일주일 사이에 2.5킬로나 쪘는데 탄수화물 폭풍섭취를 멈출수가 없다. 원래 중후기에는 이렇게 많이 먹는건가? 후기에 많이 먹으면 애기한테 다 살이가서 난산을 겪을텐데 지금은 계속 탄수화물이 땡긴다.

  밥을 먹고 누워서 남해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좀 쉬었다. 그냥 재봉틀을 갈껄 그랬나 너무 무료하게 하루를 보낸 것 같았다. 저녁 시간이 되서 마트에서 불고기용 고기를 사서 제육볶음과 양배추쌈을 만들었다. 어제 역류성 식도염으로 남편이 새벽에 깨서 아파하기에 위에 좋은 양배추를 준비했는데 정말 오랜만에 요리를 하는 것 같다. 이번달이 끝나지도 않았지만 벌써 식비만 130만원을 썼다. 더워서 그랬는지 요리하기도 싫고 먹고 싶은 것은 많아지는 요즘이다. 9월에는 식비예산을 좀 줄이고 아껴써야겠다.

  남편과 저녁을 먹고 쉬다가 일찍 잤다. 10시도 안되서 잔 것도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여행을 다녀와서 그런지 유독 피곤하지만 여행은 언제나 즐거운 것 같다. 다음 여행지는 또 어디가 될지 기대가 된다. 다음 여행지에서도 만삭사진도 찍고 남편과 단둘이 좋은 추억 만들고 와야지 이제 둘이 있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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