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남편이 쉬는 날이지만 새벽에 깨서 밥을 미리해두고 다시 잤다. 새벽부터 운동을 다녀온 남편이 밥을 차리려고 하길래 얼른 일어나 참치찌개를 끓였다. 몇 주전 남편이 벌초하러 가면서 김치를 시댁에서 가져오기 전까지 김치가 없어 김치로 요리를 해먹지 못했는데 오늘 간만에 김치찌개를 먹으니 진짜 꿀맛이었다.

  아침을 챙겨먹고 씻고 오늘 사진을 찍기 위해 헤어롤로 머리에 웨이브를 줬다. 곰손인 나는 고데기보단 헤어롤이 편한데 원래 친정에 있던 헤어롤을 아빠에게 오는 김에 갔다달라고 해서 다행히 머리를 무사히 할 수 있었다. 헤어롤이 없었으면 아침에 번거롭게 미용실을 다녀와야 할 뻔 했다. 오늘 같이 비가 오는 날은 정말 미용실에 가기가 싫다.

  머리를 하고 집에 있는 반찬으로 점심을 챙겨먹고 메이크업 수업을 듣기 위해 홈플러스로 갔다. 비가 왔지만 남편이 태워줘서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오늘 메이크업은 투명메이크업이다. 지난주에 배운 베이스메이크업과 눈썹을 그리고 메이크업 수업을 시작했다. 눈썹을 한번도 연습하지 않아서 걱정이 되었는데 왼쪽은 잘 그렸고 오른쪽도 산만 좀 더 그리면 괜찮을거라고 하셨다. 오늘은 아이메이크업과 치크존, 하이라이트, 점막채우기를 중점으로 배웠다.

[아이메이크업]
1. 메인브러쉬로 하이라이트 효과를 위해 펄이 조금 들어있는 눈썹아래, 눈 두덩이 위에 있는 부분에 바른다.

2. 메인브러쉬로 펄이 없는 베이스 쉐도우를 눈두덩이에 반달형태로 그린다. 그리는 범위는 쌍꺼풀라인 약간 위로 눈을 뜨거나 감아도 보여야한다. 펄이 있는 쉐도우를 사용하면 그 이후 쉐도우들의 접착이 떨어져서 잘 발리지 않는다.

3. 포인트 브러쉬로 발색을 할 쉐도우1을 쌍꺼풀라인에 맞춰 그린다. 뒤에 반쪽을 먼저 그리고 앞에 반을 그린 후 반달형태로 그려준다. 뒤로 갈수록 진해져야하고 브러쉬에 남은 잔량으로 언더도 칠해준다. 언더는 동공이 시작하는 부분부터 칠해준다.

4. 포인트 브러쉬로 발색을 할 쉐도우 2를 쌍꺼풀라인에 맞춰 그린다. 쉐도우 1과 동일하게 바르고 언더는 동공이 끝나는 부분부터 칠해준다.

[치크존 찾기]
1. 절대 웃으며 그리지 않는다. 얼굴이 비대칭이라 무표정할 때 균형이 무너진다.

2. 코 끝, 눈 앞머리를 넘어 블러셔를 바르지 않는다.

3. 블러셔는 치크 브러쉬를 톡톡 쳐서 바른다. 어두운 곳에서 문지르면 발색이 도드라지니 주의해야한다.

[하이라이트존]
1. 이마 가운데 동그란부분, 동공 위 양쪽, 콧등을 제외한 콧날, 턱, 치크존과 약간 겹치지만 볼 조금 윗부분 ~ 관자놀이 있는 부분까지 C존을 하이라이트 브러쉬로 바른다.

[아이라이너 점막채우기]
1. 속눈썹을 채운다는 느낌으로 그린다.

2. 박음질하듯 나눠서 힘을 주지 않고 그린다.

  화장은 정말 배울수록 어렵다. 메이크업을 배우더라도 안하고 다니지 않을까싶은데 특별한날 예쁘게 메이크업 할 수 있는 수준이면 만족한다. 당장 딩턴이가 태어나면 돌잔치 메이크업정도는 내가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주에 여행으로 수업을 못가는데 선생님도 사정이 생겨서 다음주 수업은 없고 다다음주에 2회 연속 수업을 하거나 그 다음주로 한주 미룬다고 하셨다. 그 다음주로 밀린다면 모유수유 수업 때문에 수업을 참가할 수 없을텐데 2회 연속수업이라면 결석 없이 모든 수업을 수강할 수 있게 되어서 행운일 것 같다.

  수업을 마치고 남편이 데리러와서 차를 타고 베일리수 스튜디오로 갔다. 원래는 커피숍에 가려고 했는데 시간이 45분 남아서 커피숍에서 외곽에 있는 스튜디오로 가는 시간만 10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시간이 애매해져서 바로 스튜디오로 갔다. 앞 타임 손님이 끝나지 않아 일찍갔지만 4시까지 기다렸다.
 
  의상을 2개 고르고 옷을 갈아입었다. 남방을 목까지 잠그고 있어서 몰랐는데 파인 드레스를 입으니 목과 화장의 색 차이가 많이나서 민망했다. 포토샵을 믿기로 한다. 그리고 헤어는 해주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머리는 장식을 씌워 주시며 조금씩 만져주셨다. 고데기를 해주진 않지만 적당히 웨이브만 하고 가면 머리는 크게 신경쓰지않아도 될 것 같다.

  촬영은 1시간이 덜 걸렸고 간만에 웨딩사진 찍는 기분이 들었다. 굽 높은 구두를 신고 찍으니 다리가 후덜덜거려 남편에게 허리를 감싸고 고정하라고 시켜서 찍었다. 사실 이미 셀프만삭사진을 찍었기에 이번 스튜디오 사진은 크게 기대가 없었는데 아기 50일 사진까지 찍으면 앨범도 무료로 주신다고 하시니 좋은 것 같다. 결혼 사진대비 의상 체인지나 헤어변경, 사진촬영도 짧아서 너무 만삭만 아니면 부담없이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촬영을 마치고 의상체인지 후 앨범에 들어갈 촬영사진 3장을 골랐다. 원본을 사려면 추가금액을 지불하라고 하셨는데 이미 남해셀프만삭사진과 추석 연휴 후에 거제도에 가서 추가 셀프만삭사진을 촬영할 예정이기에 원본은 구입하지 않았다. 백일이나 돌 등 성장앨범도 상담해주신다고 했는데 50일 사진찍을 때 듣겠다고 하고 우선 나왔다.

  스튜디오에서 나온 후 바로 우리 동네로 넘어와 재봉틀 공방에 들렀다. 챙겨온 천의 식서방향과 추가천을 구입하고 트임에 사용할 아사테이프도 추가로 구입해왔다. 집에 가서 어제 그린 패턴을 이용해 천을 재단하고 딩턴이 옷을 만들어줄 예정이다. 예쁘게 잘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원단을 구입한 후 공방 근처 새로 생긴 혼다라멘에 갔다. 혼다라멘 2개와 숯불, 참치 오니기리를 각각 주문했다. SNS 후기를 적으면 음료수를 주는 이벤트도 하는 것 같은데 나는 SNS를 하지 않기 때문에 패스하고 주문한 음식만 먹었다. 육수가 진하고 분위기도 약간 오뎅바 같은게 맘에 든다. 겨울에 오뎅과 사케를 잔술로 팔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테이블의 분리가 없어 혼밥족들에게도 너무 좋을 것 같다. 육수가 진한 사골맛이라 출산 후 집에서 몸조리를 할 때 남편이 포장해서 사다주어도 괜찮을 것 같은 메뉴이다.

  밥을 먹고 집에 와서 열심히 화장을 지웠다. 그래도 곰손 중 곰손인 내가 미용실에 가지 않고 제법 괜찮은 헤어와 메이크업을 혼자해서 뿌듯한 하루였다. 씻고 남편과 식샤1을 보다가 남편이 9시도 안되서 잠들었는데 나까지 덩달아 잠들어버렸다.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 깨보니 11시가 조금 안되었다. 잘 생각이 없었는데 잠들어버려서 머리도 말리지 못했는데 남편이 곤히 자고 있어 드라이기는 사용하지 못하고 머리가 마를 때까지 깨어있기로 했다.

  책을 볼까하다가 어제 그려둔 패턴을 대고 오후에 사둔 원단을 잘랐다. 자르기만 하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재미있어서 새벽 4시까지 딩턴이 옷을 만들었다. 남편의 라글란티셔츠를 만들어 봤기 때문에 생각보다 술술 풀렸다. 원단 쪼가리들을 모아서 내가 옷을 만들다니 여전히 신기하기만하다. 졸리기도 하고 애기는 머리가 커서 남편 옷과는 달리 옆트임을 만들어야 옷을 입고 벗기기 편한데 옆트임을 만들어본적이 없어 이 부분에서 딱 막혔다. 우선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생각보다 긴 재봉에 머리는 바짝바짝 말랐다. 옆트임 부분만 정복하고 딩턴이 옷을 몇 벌 더 만들어줘야겠다. 딩턴이용 완성품이 쌓여갈수록 점점 엄마가 되어가는 준비가 되는 것 같고 빨리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출산이나 육아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사라지는 것 같다. 태교로 재봉틀을 시작하길 참 잘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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