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내일 아침에 뭘 먹을지 남편에게 식단을 짜자고 요청했는데 남편이 매번 잘 차려먹긴 내가 너무 귀찮고 힘드니까 그냥 비비고 육개장을 먹자고 했다. 밥만 예약을 해놓고 부담없이 자고 일어나서 육개장을 데웠다. 육개장과 어머님이 주신 반찬들을 챙겨 먹고 사과까지 먹고나니 배가 제법 불렀다. 남편은 한동안 가져가지 않았던 캡슐커피까지 내려 가지고 출근을 했다. 집 안에 커피냄새가 나니 기분이 좋았다. 카페인을 제한하고 있는 임산부만 아니면 나도 한 잔 마시며 여유롭게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거지를 하고 2시간 정도 잠을 잤다. 오늘은 실업급여인정일로 1시20분까지 고용센터에 방문을 해야한다. 센터는 버스로 10분쯤 걸리는 거리지만 조금 걸을 겸 1시간 일찍 나갔다.  15분 정도 기다려서 버스를 탔고 내릴 때 쯤 보니 40분의 여유가 있어 1정거장 전에 내려 걸어갔다. 사창사거리에는 한참 선거홍보중이다. 춤도 추고 인사도 하고 복잡한 분위기였다. 한 정거장을 걸어갔는데도 시간이 20분이나 남았다. 강의장 문이 열려있지 않을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문이 열려있어 강의장에 들어갔다.

  신분증과 실업급여 수첩을 보여주고 참석자 명단에 사인을 했다. 바로 실업급여수급자격 스티커를 받고 자리에 착석해 질문지와 신청서를 썼다. 추후 일정과 신청방법, 부정수급 등의 교육도 받았다. 내 경우에는 180일간 수급이 가능했다. 중간에 출산일이 포함될 것 같아 실업급여 유예를 해야할 것 같다. 2차, 3차 방문 시에는 구직활동을 1회만 해도 되는데 망설이다가 그냥 인터넷으로 제출하는 것으로 신청했다.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구직 활동은 2회가 필요하다. 설명회는 1시 20분에 시작해서 2시에 끝났다. 질문지와 신청서를 제출하고 바로 퇴실을 했다. 나오는 길에 인터넷 실업신청 매뉴얼도 특별히 챙겨왔다.

  수급자격 스티커에 내 원래 월급과 희망월급이 적혀있었는데 희망월급을 최저임금으로 기재해서인지 원래 월급의 1/3도 안된다. 마치 내 가치가 3분의 1 토막으로 떨어진 기분이다. 정성적으로는 지금이 훨씬 여유롭고 행복한데 눈에 보이는 수치가 줄어드니 우울한 기분이 드는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집에 있는 동안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봤다.

  1. 건강 관리
  2. 출산 준비 (정보수집)
  3. 영어 공부
  4. 취미생활 가지기

  회사를 다니며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과 비활동적인 생활, 과도한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것만 개선되더라도 크게 내 가치가 올랐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보면 블로그를 쓰면서 긍정적인 사고와 작은 것에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된 점도 신체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많이 건강해진 것을 느낀다. 두번째로 정한 것은 출산 준비이다. 아무래도 퇴사의 결정적 요인이 가족계획이었던 것 만큼 우리가족이 가치롭게 생각하는 것이 우리 딩턴이니까 출산준비며 이유식 등 육아와 관련된 정보들을 사전에 수집해서 좋은 엄마가 되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된다. 좋은 엄마가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나는 가치있는 사람이라고 느껴진다. 다음은 영어와 취미활동인데 이것들이 다음 내 직업을 갖는데 도움을 주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수 십년을 공부했지만 말하기 힘든 영어를 하는 것, 당장 또는 은퇴 후의 미래를 봤을 때도 마음에 맞는 취미를 가지고 있는 것도 상당히 가치로운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 앞으로 집에 있을 때에도 이 4가지에 대해 우선순위를 두고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집에 돌아와서 냉장고 청소와 빨래를 했다. 오래된 음식들을 비웠더니 원래 더 이상 무언가를 채울 수 없던 냉장고 공간이 제법 많이 생겼다. 이제 김치냉장고만 남았다. 김치냉장고는 김치가 무거워서 남편이 도와줄 예정이다. 언제쯤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통에 남겨진 반찬 냄새들은 어떻게 깔끔히 지울 수 있을까? 인터넷에는 다양한방법들이 나오긴 하는데 몇 번시도해도 냄새는 남아 있는듯 하다. 전용 청소솔을 사던지 해야겠다.

  정리를 하고 장도 봐왔다. 아침 점심에 먹은 단백질양이 작아 닭가슴살을 넣은 월남쌈을 저녁으로 계획했다. 전에 아보카도 게살 샐러드를 만들고 남은 게맛살이 남아있어 반은 게맛살을 넣은 월남쌈을 만들려고 한다. 오늘은 남편이 운동을 하고 싶다고 해서 저녁을 8시에 먹었다. 남편의 월남쌈은 특별히 청양고추를 썰어넣었더니 역시 반응이 좋다. 집에서 음식을 만들면 입맛에 맞게 변경이 가능해서 좋은 것 같다. 닭가슴살 월남쌈 8개, 게맛살 월남쌈을 8개 만들었는데 배가 불러서 난 7개, 남편은 9개를  먹었다. 임신한 와이프를 두면 남편이 살 찌는게 먹기 싫으면 다 남편에게 토스하기 때문인 것 같다. 남편의 기초대사량과 권장소비량이 나보다 훨씬 높으니 1개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 오늘 아침, 점심 모두 밥을 먹어서 저녁까지 밥을 먹으면 탄수화물이 과다해질까봐 일부러 탄수화물을 제한하고 단백질 섭취를 위해 월남쌈을 만들었는데 의외로 라이스페이퍼의 칼로리가 어마무시하다. 한 장당 23칼로리 수준으로 거의 170칼로리 수준이다. 밥 반공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식사일지 기록 후 거의 최고로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하루였던 것 같다.


  식사일지 작성을 위해 삼성헬스앱에 보니 눔코치 건강관리 환급 이벤트를 하길래 남편에게 한 번 해보라고 제안을 했다. 남편이 하루만 더 생각해보겠다고 했는데 만약 남편이 이벤트에 참가하게 되면 참가과정도 블로그에 간간히 정리를 해야겠다. 와이프는 임신으로 참가 할 수 없으니 대리만족이나 해야겠다. 퇴사 후 건강식으로 챙겨 먹으려 노력하는데 노력하는 만큼 남편도 나도 지금보다 더 건강해지고 건강을 미리 챙긴것만큼 오래오래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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