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20분에 깨고 4시 50분에 다시 잠든 탓인지 알람도 하나도 듣지 못하고 6시 20분에 깨버렸다. 남편 역시 나와 똑같이 일어나고 다시 잠이 들었기 때문에 알람을 듣고도 부지런히 다시 끄며 계속 자버렸다. 그래도 금요일이라 남편이 평소보다 늦게 출발할 거라고 말을 했기 때문에 밥을 차리려했더니 그냥 밥은 안 먹는다고 한다. 빵이라도 구워주려고 했는데 먹기 싫다고 해 사과와 요거트, 바나나만 챙겨주었다.

  남편을 배웅하고 어제 새벽에 쓰다만 블로그를 마무리짓고 책을 좀 읽다가 9시쯤 다시 잠이 들었다. 오늘은 아무런 일정이 없는 날이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일정을 만들고 싶지 않아 월 수는 재봉틀, 화 목은 순산체조를 하지만 금요일은 철저하게 집에서 쉬는 날이다. 물론 9월부터는 필라테스와 메이크업을 병행하려면 쉬는 금요일도 사라지겠지만 금요일이 되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든다.

  11시가 조금 넘어 남편에게서 메신저가 오는 바람에 깨버렸다. 오늘도 많이 잤구나 요즘 계속 새벽에 깨서 쪼개서 자서 그런가 임신 후기가 다가와서 그런가 너무 피곤하고 몸도 무거운 느낌이다. 걸을 때 마다 다리에 알이 배긴 것처럼 통증도 느껴진다. 아마도 점점 딩턴이가 무거워지면서 무게에 압박이 느껴져서 그런듯 싶다.

  일어나서 인터넷 강의를 듣고 점심을 챙겨 먹었다. 뚜레쥬르 12가지 곡물식빵에 친정에서 가져온 토마토잼을 발라먹었다. 집에 이것저것 내가 만든 쨈, 어머님이 주신쨈, 친정에서 가져손 쨈 등 쨈이 가득인데 한동안 혼자 먹는 점심은 식빵만 먹어야하는것 아닌지 모르겠다. 식빵과 커피를 곁들이고 싶었는데 마침 디카페인 카누가 다 떨어져서 사과쥬스와 함께 먹었더니 입이 좀 달달하다.

  점심을 먹고 어제 봐둔 관리공단의 이력서를 넣었다. 다른 것들은 막힘 없이 썼는데 봉사한 경험이 어려웠다. 살면서 그닥 봉사를 한 경험이 없는 것 같다. 딩턴이를 위해서 조금 더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해 지역사회를 위해 무언가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실제로 실천하지는 못한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졌다.

  이력서 작성을 마치고 집 청소를 했다. 쓰레기들을 정리하고 이곳저곳 서랍을 뒤지며 유통기한 초과된 식품, 약품 등을 버렸다. 이미 버린지 알았던 커피대용 다이어트음료도 있었고 남편이 얼마 전에 구입했던 치실도 새 것이 서랍장에 남아있었다. 깔끔하긴하지만 재고파악이 불가하다는 것이 진짜 수납의 단점이다. 깔끔하면서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오랜만에 후배와 블로그에 댓글달기 놀이를 하며 놀았는데 후배는 아버지가 정년퇴직을 하면 같이 자유여행으로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고 했다. 다큐멘터리나 역사를 좋아하는 것도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인데 아버지가 TV로만 보던 장소를 실제로 보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다고도 했다. 그렇게 대화를 하다보니 나도 아빠 생각이 났다. 아빠랑 남편이랑 3월에 홍콩으로 여행을 다녀왔는데 패키지 여행에 익숙한 아빠는 직접 일정도 짜고 대중교통도 맛집도 인터넷으로 찾아다니는 우리세대의 자유여행 스타일에 문화충격을 받으셨다. 재미도 있었지만 좀 더 젊을 때 일만하고 많이 여행 다니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하시면서 가을에는 일본으로 같이 여행을 가자고 했었다. 가을 쯤에는 임신을 해서 못갈 것 같다고 했었는데 지금 일본에 가려고 계획을 하고 있다보니 아빠한테 미안함도 느껴졌다.

  오늘은 어머님이 오송 형님네에 올라오시면서  닭볶음탕을 만드셨다고 남편이 퇴근 후 오송에 들렀다온다고 했다. 그럼 나도 가겠다고 했는데 멀다고 집에 있으라고 해서 그럼 오송과 우리집 중간에 위치한 강내 도서관으로 출발할테니 도서관으로 픽업을 부탁했다. 안 그래도 빌려온 책이 오늘 만료라 낮부터 갈까말까 망설였었는데 잘 되었다 싶어 버스를 타러갔다. 버스가 도착했는데 완전 만원이었다. 할 수 없이 매달려서 가고 있는데 이제 한 눈에 봐도 임산부라 다행히 중년 남성분이 자리를 양보해주셨다. 너무너무 감사해서 감사인사를 2번이나 드렸다.

  도서관에 도착해서 일본 홋카이도, 오사카, 규슈, 오키나와 여행책과 제주도 책을 빌렸다. 몸 상태만 괜찮으면 제주도와 일본을 모두 가게 될 것 같다. 회나 초밥을 못 먹는건 좀 아쉽긴 하지만 둘만 갈 수 있는 여행이 얼마남지 않아 조금 욕심을 부리게 되는 것 같다. 남편이 오송에서 출발했다는 전화가 올 때까지 도서관에서 좀 더 책을 보다가 남편이 픽업을 와서 차를 탔다.

  차를 타니 갑자기 삼겹살이 먹고 싶어서 남편에게 말을 하니 남편도 마침 오늘 점심부터 삼겹살이 먹고 싶어서 나한테 먹자고 할까? 하고 생각 중이었다고 한다. 정말 딩턴이는 아빠랑 똑닮은 입맛인 것 같다.

  주변에 삼겹살 집은 많지만 지난번에 갔던 김가네 생고기로 가기로 했다. 거기가 다른 집에 비해 더 시원하고 셀프바라 눈치 없이 반찬을 추가할 수 있어 좋다. 지난번 갔을 때보다 김치 맛이 업그레이드 되어서 더 마음에 들었다. 반찬이 셋팅되고 나서도 식전 냉면이 나오지 않아 폭염 때문에 특별 서비스였나했는데 면 삶는 시간이 걸려서 늦게 나왔을 뿐 서비스로 여전히 제공되었다. 오늘은 김치찌개대신 된장찌개를 시켰는데 개인적으로 된장찌개가 더 맛있었다. 다 먹었을 때쯤 사장님께서 지난번에도 오셨다고 음료수를 서비스로 주신다고 하셨는데 이상하게 음료수가 안 땡겨서 다음에 주세요 하고 말았다. 지난번에도 느꼈지만 사장님이 굉장히 친절한 것 같았다.

  밥을 다 먹고 크리스피크림 도넛에 가서 오리지널 글레이즈드5개와 빠다코코넛 도넛 1개를 사왔다. 요즘 정말 폭식의 나날이다. 나는 빠다코코넛 도넛과 오리지널 글레이즈드 반개만 먹었는데 남편은 오리지널 글레이즈드를 4.5개나 먹었다. 남편은 미국에서 인턴을 할 때 아침마다 늘 크리스피도넛에 가서인지 유달리 오리지널 글레이즈를 좋아한다. 앉은자리에서 더즌 정도는 처리할 수 있다고 하니 먹방을 찍어야하나 싶다.

  한바탕 실컷 먹부림을 부리다보니 졸음이 쏟아졌다. 오늘은 남편도 피곤한지 딩턴이에게 항상 가사를 바꿔 불러주는 곰 세마리를 개사 없이 빠르게 부르고 잠들었다. 내일 임당검사라 이번주는 먹는 걸 조절하려고 했었는데 실패한 것 같다. 재검사 없이 무사히 끝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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