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어제 많이 먹었더니 몇 주간 변화없던 몸무게가 0.6킬로 늘었다. 임신을 했으니 크게 다이어트를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산모가 살이 많이 찌면 태아한테도 안 좋고 임신성 당뇨도 올 수 있다고 해서 주의하려했는데 다시 건강식 관리가 필요하다.

  원래 아침 식단은 버섯볶음밥이었지만 나는 홈 메이드 요거트, 두유, 사과 반쪽, 남편은 콩물, 마시는 요구르트, 사과 반쪽으로 간단히 먹고 오송 호수공원으로 운동을 갔다.

  정말 오랜만에 오는 호수공원인데 한바퀴에 약 2.5킬로 정도 되는 듯 하다. 남편과 준비운동을 하고 남편은 2바퀴를 뛰고 나는 1바퀴를 걷기로 했다. 서로 반대방향으로 출발해 중간지점에서 만나면 하이파이브를 하고 지나가기로 약속을 했다. 클래식을 들으며 한발 한발 걷기 시작했다. 딩턴이에게 말도 많이 걸어주었다. "저기 꽃이 있네 예쁘지 딩턴아?" "공원 참 좋다. 나중에 딩턴이 태어나면 엄마랑 아빠랑 유모차 태워서 데리고 올께." "아빠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등등 요즘 예술태교를 못해준 것 같아 특히나 더 신경을 썼다. 호수 주위를 걷는데 가지, 상추, 파, 부추, 콩 등이 심겨진 조그만 밭들이 있었다. 결혼 전에도 내가 졸라서 남편과 주말 농장을 잠깐 한 적이 있어서 아직 열매가 없어도 어떤 품종인지 알 수가 있었다. 올해도 주말농장을 할까말까 고민했는데 임산부는 흙 만지는 게 좋지 않다고 해서 포기했었다. 집 앞에 조그마한 텃밭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고추모도 5개 정도만 심으면 우리가족이 먹기도 충분할텐데 요즘 요리도 많이하고 있으니 더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13분쯤 지났을 때 남편이 나타났다. 같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남편에게 음료를 건넸다. 딩턴이와도 하이파이브하고 쌩하니 지나간다. 또 딩턴이와 나만의 시간이다. 길을 걷는데 아주머니 네 분이 사진촬영을 요청한다. 선글라스도 끼고 한껏 멋을 부리고 포즈를 취하신다. 아마 여고 동창들일까? 길가에 꽃들을 찍으며 즐거워하신다. 이런 좋은 공원이 아파트 근처에 있으니 오송사람들은 좋을 것 같다. 이사가려는 아파트에도 공원이 조성되었으면 좋겠다.

  또 10분 정도 걸어가니 얼마 전 인터넷에서 보았던 장미정원이 나타났다. 남편과 어긋날까 구경을 할까말까 고민하는데 바로 남편이 나타났다. 또 다시 하이파이브를 하고 음료를 건넸다. 이번에도 딩턴이와 하이파이브를 잊지 않았다. 같이 장미공원을 구경하고 싶었는데 남편은 또 다시 뛰어간다. 딩턴이와 장미공원에 들어갔다. 들어서니 장미 꽃내음이 물씬 난다. 집 주변 아파트 둘레에도 장미들이 있지만 뭔가 더 깔끔한 분위기다. 셀카도 찍고 장미말고 다른 꽃들도 구경을 한다. 보라색 꽃도 있었는데 라벤다일까? 향기가 있었음 좋았을텐데 잘 나지 않았다.

  거의 다 도착했을 때쯤 게이트볼장에 사람들이 보였다. 갑자기 동작을 멈췄는데 현충일 추모 사이렌이 울렸나보다. 이어폰을 꽂고 있어 인지하지 못했던 나도 급하게 멈춰 호국하신 분들을 위한 묵념을 한다. 다시 발걸음을 한 발 내딛는데 저기서 남편이 뛰어온다. 2바퀴를 다 돌고 내쪽으로 더 오고 있는 중이다. 음료를 건네고 마지막 하이파이브를 한다. 마지막이라고 하니 주변이 더 보였고 학교 때 배우거나 유명한 시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선선한 바람이 불면 음악을 들으며 시를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집에 가는중 잠깐 다이소랑 롯데슈퍼에 들려 필요물품을 사고 집에 왔다. 점심으로 버섯과 무를 썰어 넣고 밥을 지었다. 밥 짓는 향이 나는 별로였는데 남편은 좋은 냄새가 난다고 했다. 무에서 생길 수분을 감안해 물을 조금만 넣었더니 밥이 좀 딱딱했다. 간장에 밥을 비비고 어제 먹고 남은 아보카도를 와사비장에 찍어 김에 싸먹으니 마치 참치회를 먹는 듯 했다. 원래 붉은 생선의 회는 선호하지 않아 참치회의 식감도 맛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이렇게라도 간접적으로 회를 느낄 수 있으니 좋다. 회와 초밥을 무지 좋아하는데 벌써 4개월을 못 먹고 지내고 있다. 조만간 남은 아보카도로 아보카도 초밥을 만들어야겠다. 초밥의 대체제가 되길 간절히 바래본다.

  운동을 갔다오고 밥을 먹고 TV를 좀 보다가 남편과 같이 잠이 들었다. 남편은 그래도 40분 정도 잔 것 같은데 난 거의 3시간을 자버렸다. 일어나니 5시가 조금 안 되었다. 저녁으로 단호박샐러드를 먹을 계획이었지만 오늘도 단백질이 부족해 고기를 사올까 고민을 하다 외식을 하기로 한다. 쭈꾸미를 먹으려 했는데 정기휴일이어서 집 근처지만 한번도 가지 않은 '오늘 하루'에 갔다. 나는 소불고기 정식, 남편은 돈까스를 시켰다. 브레이크타임이 5시 30분까지고 우리는 5시 40분에 입장했는데 먼저 온 손님도 있었고 뒤에도 많이 와서 테이블이 꽉 찼다. 늦지 않게 와서 다행이다. 오늘 하루는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았고 깔끔한 집밥을 먹는 느낌이었다. 인테리어도 여자들이 좋아하는 분위기였다. 남편은 간이 좀 쎄다고 했지만 일반 식당에 비해서 조미료가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였던 것 같다. 남편이 너무 내 요리에 입맛이 길들여 진 것 같았다.

  오랜만에 한 외식을 마치고 새로 생긴 이디아에 가서 초코 눈꽃 빙수까지 먹고 왔다. 망고 눈꽃 빙수랑 고민하다 초코를 먹었는데 초코도 나쁘진 않았지만 먹다보니 깔끔한 망고 먹을껄 그랬나 싶다. 대만의 스무시만큼 맛있는 빙수일까? 기대가 된다. 에어컨 바로 밑에 자리라 빙수까지 먹으니 매우 추웠다. 이디아커피는 안가봤던것 같은데 아메리카노 2800원의 비교적 다른 음료들도 타 카페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것 같았다. 가끔 남편 퇴근 후 블로그도 정리하고 책도 읽을 겸 같이 오자고 했다. 그나마 딩턴이 낳으면 그마저도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그 전에 몇 번 더 와봐야겠다.

  초코빙수 덕에 당연히 식단은 무너졌다. 어제보다 더 많은 479 칼로리 초과이다. 그래도 3대 영양소 비율을 적정하게 섭취하여서 조금은 위안이 된다. 내일은 남편이 회식이 있다고 하니 다시 건강식으로 돌아가서 관리해야겠다. 내일은 미세먼지 없이 좋은 날씨여서 산책을 갈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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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남편과 11년 전  첫 데이트를 한 나름 기념일인데 남편은 야유회에 가야해서 어쩔 수 없이 특별히 데이트도 못했다.

  어제 남편은 과음한 탓에 아침부터 비몽사몽에 속쓰려해서 어제 어머님이 끓여주신 아욱국에 청양고추를 송송 썰어 해장을 시키고 야유회에 보냈다. 남편이 새벽내내 낑낑대서  잠을 많이 못 자서 10시30분까지 또 잤다.

  오늘은 오랜만에 친구와 약속이 있다. 파스타가 먹고 싶다는 친구를 위해 메가폴리스 뚜띠쿠치나에 갔다. 처음 방문인데 단품보단 2인 세트가 눈에 들어왔다. 샐러드, 카프리제, 스파게티, 피자, 에이드까지 세트구성 푸짐하다. 스파게티는 크림게살로 피자는 단호박 고구마피자로 시켰다. 39,500원인데 양도 많고 가성비 갑이다. 초보블로거라 사진찍는걸 깜박했다. 다음엔 꼭 찍어와야지

  친구는 5월에 대만에 갈거라 보관중이던 이지카드를 주었다.  당분간 임신때문에 나는 못갈테니 미련없이 주었다. 오랜만에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친구는 서울에서 컨텐츠를 작성하는 업무를 하는데 이번에 이직예정이라고한다. 옮기는 직장에서도 무사히 적응하고 잘 다녔으면 좋겠다. 밥먹고 너무 배가 불러서 잠깐 집에 들렀는데 생각보다 남편이 일찍와서 다시 집앞 베리하우스로 이동했다. 배가 너무 부른데 임신중이라 커피를 안마시고 있어서 토마토쥬스를 시켰다. 너무 배가 부르다 ㅜㅜ 친구는 결혼 생각이 별로 없고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는 갖지 않을거라고했다.

  친구는 남편과 행복하게 잘 지내고 오래다니던 직장에서도 그만둔 내가 행복하고 여유있어 보여 부럽다고 했다.  다만 아기를 가진건 전혀 부럽지 않다고 했다. 나 역시도 아이를 가지는 것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삶에 지쳐있는 친구가 기댈수 있는 사람을 만나 조금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친구에게 블로그를 시작한 것도 말해주었는데 친구가 어떤 사람이 자기가 먹은 음식 사진을3년 간 매일 인터넷에 올렸다고 한다. 별거 아닌 그런 사진조차 많은 사람들이 찾아보고 이슈가 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특별한 것보다 소소한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나도 3년 간 내 일상을 블로그로 작성하다보면 특별한 일이 될 수 있겠지? 무언가 꾸준히 하는 것은 참 어려운 것 같다. 내 열정은 어디까지일까? 블로그를 얼마나 꾸준히 할 수 있을까? 아무튼 용기를 내서 꾸준히 해보자

  친구를 버스정류장까지 데려다주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남편이 전화를 걸어왔다. 짬뽕이 너무 먹고싶어 아마도 야유회에서 등산하고 마신 막걸리때문이겠지 남편과 중간지점에서 만나서 짬뽕집으로 향하던 중 갑자기 김밥집으로 가자고한다. 배가 너무 부른데 ㅜㅜ
이른 저녁을 또 먹는다. 나는 비빔국수 남편은 김밥과 콩나물얼큰라면을 시켰다. 남편은 부족한지 김밥1줄을 다 먹더니 추가로 한 줄을 더 시킨다.

  오늘은 임신하고 제일 많이 먹은날이다.

  집으로 돌아와서 블로그 일기를 쓰고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음악가의 이야기를 담은 만화로 된 책도 조금 보았다. 태교를 위해 클래식을 들어야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추가적으로 오페라에 대한 내용과 작곡가 등 관련 정보가 담긴 책을 읽고 싶은데 도서관에서 발견하기가 어렵다. Tv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도 찾기 어렵고 좀 더 검색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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