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수육을 실컷 먹었는데도 몸무게의 변화가 없다. 남편은 오히려 몸무게가 빠졌다. 똑같은 칼로리를 먹더라도 어떤 재료를 쓰는지, 어떤 조리법으로 조리하는지에 따라 몸이 받아들이는게 다르다. 무작정 굶기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교적 계획대로 식단을 잘 지키고 있는 것 같다. 임신 전에 진작 관리를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남편과 두유와 바나나를 챙겨 먹고 호수공원에 다녀왔다. 나는 한바퀴 걷고 남편은 반대방향으로 두바퀴 뛰었다. 처음엔 블로그를 쓰면서 걷다보니 속도가 좀 떨어졌는데 뒤편으로 돌면 길이 좁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어 TBS eFM을 들으면서 걸었다. 오늘은 한국에서 미혼모로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사연이 너무 슬펐다. 임신 중 아기 아빠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었고 아기 아빠의 사업이 잘 되야 우리 가족이 행복할 거라는 믿음으로 경제적 지원도 지속했는데 결국엔 헤어졌다는 내용이었다. 임신을 하니까 남편 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간다. 아기를 낳으면 적어도 집안일을 하는 동안은 남편이 아기를 케어해줬으면 좋겠는데 모든걸 혼자서 다 해내야 한다면 진짜 자신이 없다. 우리나라는 미혼모에 대한 시선이 너무 안 좋은데 보통의 마음가짐으로는 여자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다. 아직은 예비엄마지만 똑같은 엄마로서 대단하다는 마음을 담아 응원하고 싶다.

  2.5킬로의 운동을 마치고 도서관에 들러 남편이 읽고 싶어했던 베리 포틀랜드가 남편이 원하는 책이 아니기때문에 반납을 하고 다 읽어준 딩턴이 동화책도 반납을 했다. 추가로 하동에 가기 때문에 하동이 배경지인 토지 2권과 딩턴이 그림책을 추가로 빌려왔다.

  집으로 돌아가려던 중 남편이 배가 고프니 집에서 밥을 하지 말고 먹고 들어가자고 한다. 밥도 안해놓고 운동을 갔기에 최소한 1시간은 지나야 밥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남편의 의견대로 외식을 하기로 했다. 오늘은 간만에 용자1에 가기로 했다. 몇 년 전에 남편이 티비에 비빔칼국수가 나오는 것을 보고 청주에도 비빔칼국수를 하는 집이 있나 찾아보다 우연히 발견한 곳인데 맛이 너무 좋아서 종종 가곤 했다. 임신을 하고 식단조절을 하기 시작한 이후로는 밀가루는 가급적이면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갈 기회가 없었는데 오랜만에 가게 되서 들떠있었다.

  남편은 비빔칼국수, 나는 그냥 칼국수를 시켰다. 건강을 생각해서 콩칼국수를 먹을까 정말 고민하다가 오늘은 진짜 먹고 싶은 걸 먹자고 해서 칼국수를 시켰다. 내가 용자를 좋아하는 이유는 국수 맛도 좋지만 오픈 주방이라 믿을만 하고 특히 김치가 매콤하니 맛있기 때문이다. 칼국수는 좀 먹다가 급하게 찍어서 양이 적어보인다. 나트륨때문에 국물은 자제해야하는데 계속 먹게 되는 마성의 맛이다.

  기분 좋게 오랜만에 외식을 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남편은 씻자마자 잠깐 나갔다온다며 어디가는지 행선지도 말하지 않고 급하게 나갔다. 친구랑 편의점에서 맥주마시려고 하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 선물용으로 기어핏 2를 사왔다. 남편과 나는 기어핏 1이 있었고 남편은 2를 가지고 싶다는 이유로 2를 사서 쓰고 있어 우리집에는 기어핏이 3개나 있는데 또 사온 것이다. 당장 환불해오라고 했는데 중고나라에서 10만원에 미개봉 상품을 거래한것이기 때문에 환불이 안 된다고 했다. 운동 열심히하고 가치있게 쓰라고 하는데 남편이 힘든게 번 돈을 있는 물건을 사는데 썼다는게 속이 상했다. 남편은 기껏 사왔는데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아 속상해하는 것 같았다. 기능이 확실히 더 좋긴 한 것 같다. 기어핏1은 내 V20에 연결이 안되었었는데 2는 잘 연결이 된다. 최근 남편의 주식 수익률이 올라서 그 수익금으로 샀다고 생각하고 부담없이 쓰자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

   낮잠을 좀 자다가 하동에서 묵을 숙소와 일정을 좀 짜봤다. 숙소는 몇 개를 골라놓고 예약은 하지 않았다. 다음주에 최종 결정을 할 것 같다.

  저녁으로 어제 먹은 청국장에 두부를 추가로 넣고 계란후라이를 해서 열무국수와 반찬을 넣고 비벼먹었다. 어렸을 때 엄마가 가게를 닫고 집에오면 오빠랑 같이 엄마랑 양푼에 반찬을 넣고 쓱쓱 비벼먹은 기억이 많기 때문에 난 비벼먹는걸 좋아하는데 남편은 양푼에 비벼먹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오늘은 내 의견을 받아들어 쓱쓱 비벼먹었다. 이상하게 비벼 먹으면 그냥 먹는 것보다 훨씬 배부른 느낌이다.

  소화겸 문암생태공원에 가서 2킬로를 추가로 걷고 왔다. 트랙이 넓을 줄 알았는데 한 바퀴를 도니 1.5킬로 정도인 것 같다. 아직 해가 안떨어져서인지 바베큐가 한창이다. 취사는 캠핑장이나 지정된 바베큐장에서만 가능한데 지정된 곳이 아님에도 곳곳에서 고기를 굽고 있다. 또 텐트나 그늘막도 안되고 음주도 안되는데 안 지키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공원은 깔끔하고 정돈이 잘 되있는데 그런 권리는 누리면서 지켜야하는 의무는 무시하는 현실이 좀 씁쓸했다. 문암생태공원은 밤 7시가 되면 분수에도 불이 켜지고 곳곳이 환해져서 더 예쁘게 느껴진다. 날씨도 선선해서 기분 좋게 다녀왔다.

  돌다보니 배가 좀 땡겨서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운동을 참 많이한 하루여서 뿌듯했다. 딩턴이도 엄마가 운동을 한 덕분에 건강하게 잘 크고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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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이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깼더니 아직 7시도 안되었는데 운동을 간다고 한다. 나도 급하게 일어나 따라나섰다. 지금 안 하면 오늘도 운동을 안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가기 전에 두유를 하나씩 나눠 마시고 남편이 콩나물밥을 해뒀다. 편의점에 들러 운동 틈틈이 마실 레몬 워터도 구매하였다. 당이 높긴 하지만 운동을 할 땐 약간 당이 있는 음료를 마셔야 더 에너지가 나는 기분이다.

  호수공원에 도착했는데 제법 쌀쌀했다. 가볍게 준비운동을 마치고 남편은 달리기, 나는 걷기를 시작한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서로 반대방향으로 시작하였다. 지난번에 햇빛 때문에 좀 고생해서 오늘은 선글라스까지 준비하였다. 클래식을 들으며 딩턴이에게 쫑알거리며 걷기 시작했다. 지난번과 비슷한 시점에 남편과 만나 하이파이브를 하고 음료를 건넨다. 반대방향에서 출발하니 언제 마주칠까? 지난번보다 내가 더 많이 가야지라는 동기부여가 되서 더 열심히 걷는 것 같다.

  클래식을 들으며 걷다가 TBS EFM 라디오로 변경해 영어 뉴스를 잠깐 들었다. 요즘 강의를 듣고 있는 EBS 강사님이 추천해주신 채널인데 어제 동영상 강의를 듣지 못했기 때문에 보충 겸 들었다. 아무래도 요즘 이슈인 선거에 대한 뉴스가 나왔다. 영어 라디오를 진짜 조금 들었는데 남편이 저 멀리서 뛰어온다. 더 이상 안 뛰고 그냥 나랑 같이 걷는다고 해서 라디오를 끄고 장미정원에서 사진도 찍고 꽃 구경도 했다. 회사를 그만두는 동안 영어만 잘 하게 되어도 내 나름의 발전은 있는거니 앞으로 TBS EFM과 친하게 지내야할 것 같다.

  집으로 돌아와서 씻고 아침에 미리 남편이 해둔 콩나물밥에 간장을 넣어 비벼먹었다. 예전에는 가끔 남편이 밥을 해줬었는데 요즘은 내가 집에 있다보니 정말 오랜만에 받아보는 남편밥상이었다. 밥을 먹고 아침 10시쯤부터 1시간 정도 다시 잠을 자고 시댁이 있는 보은에 갔다. 어머님이 열무김치를 담그시고 오디를 따서 쨈도 만드셨다고 와서 가져가라고 하셨다. 원래는 저녁에 오라고 하셨는데 남편이 내일 출근해야한다고 그냥 점심에 간다고 우겨서 좀 빨리 내려갔다왔다.

  원래 저녁에 내려갔으면 어머님께서 등갈비 김치찜을 하려고 하셨는데 점심에 가게 되서 근처 그집 쭈꾸미에서 외식을 했다. 우리집 앞에도 그집 쭈꾸미가 있는데 손님도 많고 맛있어 가끔 외식을 간다. 그런데 집 근처보다는 좀 맛이 못했던 것 같다. 아버님, 어머님도 기름이 좀 많게 느껴졌다고 하셨다. 아버님 가게에 가서 참외도 먹고, 오디도 먹고, 오렌지도 먹었다. 집에 들러서 반찬도 가지고 왔다. 열무김치, 무장아찌, 고추잎 무침, 가지무침과 오디쨈, 얼린 오디, 생오디도 가져왔다. 또 식재료인 마늘, 쪽파, 감자, 카레도 얻어왔다. 매번 양손 가득 안겨주시는데 감사하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다. 우리가 해서 드리기도 부족한데 매번 얻어오기만 하는 것 같다. 다리도 아프신데 오디도 4시간이나 따서 바로 쨈을 만드셨다고 하셨는데 어머님 몸이 약하신편이라 앓아누우시진 않을지 걱정이 된다.

  양손 가득 가지고 집에 도착했다. 가져온 반찬들을 차곡차곡 냉장고에 넣었다. 냉장고가 작아서 고생을 좀 했다. 지난번에 서랍이 아니라 그냥 냉장고를 정리해야했던 것 같다. 마늘과 양파는 김치냉장고에 저장해야하는데 안들어간다. 조만간 김치냉장고도 정리해야겠다. 

  집에 와서 또 다시 낮잠을 잤다. 오늘 호수공원 갈 때 생전 안 먹고 싶던 소곱창이 먹고 싶다고하니 남편은 신나서 곱창집을 검색한다. 내장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 때문에 어쩌면 남편에게 약간 금기 음식이었는데 그 금기가 풀렸으니 신날 수 밖에 없었겠지? 계속 곱창집을 보여주며 가고 싶다고 졸랐다. 칼로리가 상당하고 임산부에게 유익한 철분을 포함하고는 있지만 대부분 지방으로 이루어진 곱창을 먹기는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곱창집까지 걸어가는 것 + 음주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OK를 했다. 딩턴이 임신 2주쯤 시점에 생전 먹지 않던 양평해장국의 양곱탕을 먹고 싶어 임신한 것 같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엔 소곱창이라니 아무래도 딩턴이는 아빠 입맛을 닮은 것 같다. 술먹는 것은 제발 닮지 않기를 바란다.

  편도 1.5킬로를 걸어 곱창집에 도착했다. 나혼자 산다에서 화사 곱창 먹방 때문인지 테이블이 꽉찼다. 음식이 나오기전 꽤 오랫동안 기다렸다. 나는 딱히 그 방송을 보고 간 것은 아닌데 딩턴아 왜 하필 이 타이밍에 먹고 싶은거니? 내 시야안에 계속 아이유의 이슬 톡톡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계속 보니까 먹고 싶은 기분이 들어 남편에게 이슬 톡톡은 먹어도 된다고 했다. 임산부 대리만족이라도 하려고 했는데 남편은 톡톡은 빼고 이슬 주세요 라고 말한다. 톡톡이라고 해야지 하니 그냥 이슬이요. 이 속은 기분은 뭘까? 음식은 무난하게 맛있었는데 바쁜 것은 이해하지만 앞접시 달라는것도, 추가 반찬 요구도 그냥 다 무시다. 몇 번을 다시 요청해도 대꾸조차 없었다. 서비스가 좋지 않아 다시는 가지 않을 식당이 되었다. 볶음밥을 시켜먹으려고 했는데 또 주문하면 안나올까봐 괜히 30~40분 기다릴 것 같은 느낌에 안먹고 나왔다. 남편은 배가 안찬다며 근처 길거리 토스트를 먹었다.

  다시 편도 1.5킬로를 걸어 우리동네로 넘어왔다. 남편이 태교책을 구경하고 싶다고 해서 영풍문고에도 들렀다. 조만간 집에 있는 상품권을 들고 재방문해야겠다. 회사 다닐 때는 상품권을 1년에 최소 30만원은 받았었는데 회사를 그만두니 상품권은 좀 아쉬운 것 같다.

  아침에 호수공원도 가고 곱창집도 걸어간 덕분에 오늘 칼로리 소모가 꽤나 크다. 물론 칼로리 섭취도 크지만 말이다. 평소에도 이 정도는 움직여야할텐데 걷기 말고 다른 운동이 훨씬 칼로리 소모는 클테지만 아직은 겁이 나서 다른 운동은 못할 것 같다. 7월부터 순산체조 배우면 집에서도 틈날 때마다 따라하면서 체력을 좀 길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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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나 어제 많이 먹었더니 몇 주간 변화없던 몸무게가 0.6킬로 늘었다. 임신을 했으니 크게 다이어트를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산모가 살이 많이 찌면 태아한테도 안 좋고 임신성 당뇨도 올 수 있다고 해서 주의하려했는데 다시 건강식 관리가 필요하다.

  원래 아침 식단은 버섯볶음밥이었지만 나는 홈 메이드 요거트, 두유, 사과 반쪽, 남편은 콩물, 마시는 요구르트, 사과 반쪽으로 간단히 먹고 오송 호수공원으로 운동을 갔다.

  정말 오랜만에 오는 호수공원인데 한바퀴에 약 2.5킬로 정도 되는 듯 하다. 남편과 준비운동을 하고 남편은 2바퀴를 뛰고 나는 1바퀴를 걷기로 했다. 서로 반대방향으로 출발해 중간지점에서 만나면 하이파이브를 하고 지나가기로 약속을 했다. 클래식을 들으며 한발 한발 걷기 시작했다. 딩턴이에게 말도 많이 걸어주었다. "저기 꽃이 있네 예쁘지 딩턴아?" "공원 참 좋다. 나중에 딩턴이 태어나면 엄마랑 아빠랑 유모차 태워서 데리고 올께." "아빠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등등 요즘 예술태교를 못해준 것 같아 특히나 더 신경을 썼다. 호수 주위를 걷는데 가지, 상추, 파, 부추, 콩 등이 심겨진 조그만 밭들이 있었다. 결혼 전에도 내가 졸라서 남편과 주말 농장을 잠깐 한 적이 있어서 아직 열매가 없어도 어떤 품종인지 알 수가 있었다. 올해도 주말농장을 할까말까 고민했는데 임산부는 흙 만지는 게 좋지 않다고 해서 포기했었다. 집 앞에 조그마한 텃밭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고추모도 5개 정도만 심으면 우리가족이 먹기도 충분할텐데 요즘 요리도 많이하고 있으니 더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13분쯤 지났을 때 남편이 나타났다. 같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남편에게 음료를 건넸다. 딩턴이와도 하이파이브하고 쌩하니 지나간다. 또 딩턴이와 나만의 시간이다. 길을 걷는데 아주머니 네 분이 사진촬영을 요청한다. 선글라스도 끼고 한껏 멋을 부리고 포즈를 취하신다. 아마 여고 동창들일까? 길가에 꽃들을 찍으며 즐거워하신다. 이런 좋은 공원이 아파트 근처에 있으니 오송사람들은 좋을 것 같다. 이사가려는 아파트에도 공원이 조성되었으면 좋겠다.

  또 10분 정도 걸어가니 얼마 전 인터넷에서 보았던 장미정원이 나타났다. 남편과 어긋날까 구경을 할까말까 고민하는데 바로 남편이 나타났다. 또 다시 하이파이브를 하고 음료를 건넸다. 이번에도 딩턴이와 하이파이브를 잊지 않았다. 같이 장미공원을 구경하고 싶었는데 남편은 또 다시 뛰어간다. 딩턴이와 장미공원에 들어갔다. 들어서니 장미 꽃내음이 물씬 난다. 집 주변 아파트 둘레에도 장미들이 있지만 뭔가 더 깔끔한 분위기다. 셀카도 찍고 장미말고 다른 꽃들도 구경을 한다. 보라색 꽃도 있었는데 라벤다일까? 향기가 있었음 좋았을텐데 잘 나지 않았다.

  거의 다 도착했을 때쯤 게이트볼장에 사람들이 보였다. 갑자기 동작을 멈췄는데 현충일 추모 사이렌이 울렸나보다. 이어폰을 꽂고 있어 인지하지 못했던 나도 급하게 멈춰 호국하신 분들을 위한 묵념을 한다. 다시 발걸음을 한 발 내딛는데 저기서 남편이 뛰어온다. 2바퀴를 다 돌고 내쪽으로 더 오고 있는 중이다. 음료를 건네고 마지막 하이파이브를 한다. 마지막이라고 하니 주변이 더 보였고 학교 때 배우거나 유명한 시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선선한 바람이 불면 음악을 들으며 시를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집에 가는중 잠깐 다이소랑 롯데슈퍼에 들려 필요물품을 사고 집에 왔다. 점심으로 버섯과 무를 썰어 넣고 밥을 지었다. 밥 짓는 향이 나는 별로였는데 남편은 좋은 냄새가 난다고 했다. 무에서 생길 수분을 감안해 물을 조금만 넣었더니 밥이 좀 딱딱했다. 간장에 밥을 비비고 어제 먹고 남은 아보카도를 와사비장에 찍어 김에 싸먹으니 마치 참치회를 먹는 듯 했다. 원래 붉은 생선의 회는 선호하지 않아 참치회의 식감도 맛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이렇게라도 간접적으로 회를 느낄 수 있으니 좋다. 회와 초밥을 무지 좋아하는데 벌써 4개월을 못 먹고 지내고 있다. 조만간 남은 아보카도로 아보카도 초밥을 만들어야겠다. 초밥의 대체제가 되길 간절히 바래본다.

  운동을 갔다오고 밥을 먹고 TV를 좀 보다가 남편과 같이 잠이 들었다. 남편은 그래도 40분 정도 잔 것 같은데 난 거의 3시간을 자버렸다. 일어나니 5시가 조금 안 되었다. 저녁으로 단호박샐러드를 먹을 계획이었지만 오늘도 단백질이 부족해 고기를 사올까 고민을 하다 외식을 하기로 한다. 쭈꾸미를 먹으려 했는데 정기휴일이어서 집 근처지만 한번도 가지 않은 '오늘 하루'에 갔다. 나는 소불고기 정식, 남편은 돈까스를 시켰다. 브레이크타임이 5시 30분까지고 우리는 5시 40분에 입장했는데 먼저 온 손님도 있었고 뒤에도 많이 와서 테이블이 꽉 찼다. 늦지 않게 와서 다행이다. 오늘 하루는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았고 깔끔한 집밥을 먹는 느낌이었다. 인테리어도 여자들이 좋아하는 분위기였다. 남편은 간이 좀 쎄다고 했지만 일반 식당에 비해서 조미료가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였던 것 같다. 남편이 너무 내 요리에 입맛이 길들여 진 것 같았다.

  오랜만에 한 외식을 마치고 새로 생긴 이디아에 가서 초코 눈꽃 빙수까지 먹고 왔다. 망고 눈꽃 빙수랑 고민하다 초코를 먹었는데 초코도 나쁘진 않았지만 먹다보니 깔끔한 망고 먹을껄 그랬나 싶다. 대만의 스무시만큼 맛있는 빙수일까? 기대가 된다. 에어컨 바로 밑에 자리라 빙수까지 먹으니 매우 추웠다. 이디아커피는 안가봤던것 같은데 아메리카노 2800원의 비교적 다른 음료들도 타 카페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것 같았다. 가끔 남편 퇴근 후 블로그도 정리하고 책도 읽을 겸 같이 오자고 했다. 그나마 딩턴이 낳으면 그마저도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그 전에 몇 번 더 와봐야겠다.

  초코빙수 덕에 당연히 식단은 무너졌다. 어제보다 더 많은 479 칼로리 초과이다. 그래도 3대 영양소 비율을 적정하게 섭취하여서 조금은 위안이 된다. 내일은 남편이 회식이 있다고 하니 다시 건강식으로 돌아가서 관리해야겠다. 내일은 미세먼지 없이 좋은 날씨여서 산책을 갈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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