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1시도 안되서 잠들었는데 침대가 불편해서인지 날씨가 흐려서인지 몸도 찌뿌둥하고 일어날 수가 없었다. 남편은 6시부터 일어나 산책을 가자고 했는데 일어날 수가 없었다. 남편은 원래 북촌한옥마을에 가려고 했었는데 새벽 6시부터 남의 집 앞을 기웃거리는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그냥 청계천방향으로 산책을 했다고 한다. 밖에 비가와서 30분만 산책을 하고 왔는데 같이 가주지 못해 미안했다. 오늘자 네이버뉴스에 북촌한옥마을 관광객 때문에 주민들의 반발이 심하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에 이번여행에서 북촌한옥마을 관람은 포기하기로 남편과 결정했다.

  3층으로 올라가 조식을 먹었다. 냉장고에 계란이 있었는데 가스레인지는 없었다. 계란후라이는 어떻게 먹는거지? 내가 가스렌지를 못 찾는건가? 혹시라도 삶은 계란을 삶아주는 전자기기가 있을까 했는데 그것도 없었다. 계란은 포기하고 식빵에 딸기잼을 발라 먹었다. 잼 바르는 도구가 맘에 든다. 집에 하나 구비하고 싶다. 남편은 식빵 2개와 시리얼을 먹었는데 우유가 없어 두유에 먹으니 맛이 좀 이상하다고 했다. 원래 식빵은 2개만 먹을 생각이었는데 오랜만에 흰빵을 먹어서인지 2개를 더 추가해먹었다. 이게 오늘 정크푸드 먹성폭발의 시작이었다.

  조식을 먹고 남편과 숙소 근처에 있는 운현궁에 가기로 했다. 커플티까지 맞춰 입고 호기롭게 숙소를 나섰는데 비가 엄청나게 쏟아진다. 남편이 산책을 다녀올 때까지만해도 이렇지 않았다는데  우산도 한개만 가지고 나왔는데 설상가상으로 코팅이 조금 벗겨져 1, 2방울씩 안으로 뚝뚝 떨어진다. 지하철을 통해 가자고 했는데 남편이 가깝다고 그냥 지상도보를 강행했다. 어차피 캐노피 공사로 인해 운현궁쪽 4번출구는 이용불가이다. 비가 너무 쏟아져 잠시 처마밑에 대기하다가 무료입장임에도 불구하고 흙탕물로 범벅이 되어있어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했다. 입구에서 비가 좀 잦아들 때까지 기다리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아침부터 폭우를 만난 우리는 아무래도 오늘은 빨리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기차시간을 체크했는데 10시 45분차를 놓치면 1시간은 더 기다려야했다. 지금 나서면 기차를 탈 수 있을 것 같아 바로 체크아웃을 하고 서울역으로 향했다.

  원래 이태원에서 점심을 먹고 내려가려고 하다가 일정 급변경으로 서울역 맛집을 찾았었는데 10시 45분 기차를 타기로 결정함으로써 점심은 우리동네 강서빌리지에서 먹기로 했다. 서울역에 도착하니 시간이 15분 정도 여유가 있었다. 편의점에 들러 토레타를 사고 기차에 승차했다. KTX가 생겨서 참 좋은게 40분이면 그래도 오송역에 도착한다. 블로그를 정리하다보니 금방 도착했다. 오송역에서 내려 오랜만에 부산오뎅에 들러 오뎅도 사먹었다. 겨울이면 자주 먹곤 했는데 여름이라 그런지 손님이 우리밖에 없었다. 여름에 먹어도 맛있는 오뎅이다.

  버스 승강장에 가서 남편에게 조치원가는 502번과 청주가는 502번의 승차위치를 확인시켜줬다. 지난번에 술 취해서 조치원까지 갔었던 전력이 있기에 더 확실히 인지시켜줬다. 502번 버스가 오고 다행히 자리가 있어 앉아갈 수 있었다. 얼마전에 집 앞에 502번 하차 정류장이 생겨서 버스 이용이 좀 더 편해졌다.

  집 앞 주차장에 세워둔 남편차에 짐들을 우선 싣고 점심을 먹으러갔다. 남편이 계속 김치찌개를 먹고 싶어해서 안동국밥에서 김치짜글이를 시켰다. 난 밥한그릇을 뚝딱했고 남편은 밥은 손도 안댔지만 라면사리와 소주도 한 병 다 비웠다.

  밥을 먹고 나니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어서 마트에 갔다가 과자 3봉지를 집어들었다. 집에서 씻고 TV를 보며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생각 없이 집어먹으니 1천 칼로리가 훌쩍 넘는다. 아침에도 식빵 4조각을 먹어서 700칼로리였고 점심도 한 그릇 다 먹었는데 순간 정신차리고 반 봉지 남은 과자는 버려버렸다. 남편에게 이런 정크푸드는 사 먹으면 안된다고 돈도 아깝고 칼로리며 콜레스트롤이며 당류 등 몸에 안 좋은 것들이 너무 많다고 잔소리를 했다.

  반성하며 저녁은 안 먹을까하다가 단백질이 너무 부족해 두부를 삶아 총각김치와 함께 먹으며 남편과 점심에 먹은 정크푸드파티를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른도 과자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데 우리 딩턴이는 처음부터 좋은 식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잘 지도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서울여행은 날씨탓에 조금 아쉬웠지만 연극도 보고 시장도 가고 나름 많이 돌아다닌 것 같아서 재밌었다. 남편은 원래 서울시립미술관에 가볼 생각이었는데 깜박했다고 했다. 비가 오는 날 실내에서 그림을 감상하면 감수성이 폭발했을 것 같은데 살짝 아쉽다. 이번 여행의 아쉬움은 남편 휴가 때 서울여행을 한 번 더 계획하며 달래야할 것 같다. 비 때문에 아쉽지만 비 때문에 추억도 많이 생긴 여행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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