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지은이: 프래드릭 배크만
출판사: 다산책방
읽은날짜 : 18.07.16 ~ 07.26
페이지: 522 page

 이 책은 빌린 것은 저자의 도서인 "오베라는 남자"와 "브릿마리 여기 있다"를 읽었기 때문인데 브릿마리 여기 있다가 이 책과 연결성이 있어서 왠지 꼭 읽어야되는 숙제와 같은 책이었다. "브릿마리 여기 있다"에 옮긴이의 말 부분에서 엘사를 괴롭히던 얄미운 브릿마리를 주인공으로 했다니와 같은 문구가 있었는데 확실히 후속작에서는 브릿마리의 시점으로 보니 그렇게 행동한 것에 대한 이해가 가는데 이 책에서 브릿마리는 너무 까칠하고 잔소리꾼으로 인식되어 놀랐다. 이 책은 이제 곧 8살이 되는 7살 엘사가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할머니의 편지를 전하면서 가족과 이웃간의 갈등을 풀고 화해를 이끌어 내는 내용의 아주 긴 소설이다.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꽤 되었는데 본격적으로 읽은 것은 소화불량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던 하루 새에 거의 다 읽은 것으로 몰입도가 굉장히 좋은 책이다. 오베라는 남자 역시 긴긴 분량에 질질 끌다가 몰아치듯 읽었던 기억이 난다.

  엘사의 할머니는 엘사를 끔찍히도 사랑한다. 엘사가 학교의 상급생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오는 날이면 할머니는 나빴던 기억이 즐거운 기억으로 바뀔 수 있도록 경찰에게 똥을 뿌린다던가, 동물원의 담을 넘는 등 기상천외한 사건을 벌여 엘사의 끔찍한 하루를 재밌는 하루로 바꿔주시곤 했다. 엘사는 7살이긴 하지만 지나치게 똑똑하고 이로 인해 학교에서의 따돌림과 선생님께는 특이한 아이라고 질타를 받는데 이럴 때 할머니는 엘사의 든든한 아군이 되어 주신다. 그러던 어느날 사랑하는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엘사는 우연히 할머니가 암에 걸렸고 곧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또한 할머니와 변호사의 대화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면 엘사는 나를 용서하지 못할꺼야." 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 일이 있은 후 얼마 뒤 할머니는 세상을 떠나게 된다. 평소 엘사와 할머니는 깰락말락나라의 동화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 나라 언어로 암호를 만들어 대화를 한다. 깰락말락나라에는 총 6개의 왕국이 있는데 미아마스 (사랑한다), 미플로리스 (슬퍼한다), 미레바스 (꿈꾼다), 마아우다카스 (도전한다),  미모바스 (춤춘다), 미바탈로스 (싸운다) 이다. 왕국의 이름이 많고 비슷해서 처음 읽을 때는 꽤나 적응이 힘들었다.

  엘사는 재혼을 한 엄마와 엄마의 애인 애오리, 그리고 엄마의 뱃속에 있는 반쪽이와 함께 산다. 이웃으로는 브릿마리와 그의 남편 켄트, 켄트의 형 알프, 그리고 무슨 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이와 그의 엄마, 그리고 늘 검정 치마를 입고 다니는 여자와 괴물이라 불리는 울프하트, 부부인 마우드와 레나르트, 그리고 엘사와 할머니가 우리 친구라고 부르던 동물 워스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사실 할머니가 해주었던 깰락말락나라의 동화 이야기는 모두 엄마와 이웃들과 함께 연결이 되어 있고 할머니는 엘사에게 죽기 전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울프하트에게 전달해달라는 미션을 남겼다. 울프하트를 시작으로 한 미션들은 연결에 연결이 되어 있었고 결국에는 온 이웃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할머니의 편지를 모두 전달하게 되고 끝으로 엘사에게 남긴 편지도 전달받게 된다. 외톨이였던 엘사는 엘사처럼 특이한 알렉스라는 친구를 사귀게 되고 더이상 외롭지가 않게 되는 것으로 이 이야기는 마무리 된다. 책이 길고 중간에 동화들이 섞여 있어 내용이 뒤죽박죽 되어 있긴 하지만 끊지 않고 계속 읽을 수 있다면 몰입해서 읽기 재밌는 책이다.

 

" 세상의 모든 일곱 살짜리에겐 슈퍼 히어로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한다.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정신과에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p.11

 

"할머니가 있다는 건 아군이 있는 것과 같다. 그게 손주들의 궁극적인 특권이다. 자초지종이 어떻든 항상 내 편이 있다는 것, 내가 틀렸더라도, 사실은 내가 틀렸을 때 특히 할머니는 검이자 방패다. 학교에서 그게 무슨 잘못이라도 되는 것처럼 엘사더라 "특이하다"고 할 때 에사가 멍이 든 몸으로 집에 돌아올 떄, 교장선생님이 "튀지 않는 법을 배웡 한다"고 할 떄, 그럴 때 할머니는 지원군이 되어 엘사가 사과하지 못하게끔 한다. 가기 탓을 하지 못하게 한다. p. 75

 

" 내 아이를 모든 것으로부터 지켜줄 수 없다는 걸 인정하는 게 부모로서 얼마나 힘든지 아니? p.529

 

" 켄트보다 훨씬 좋은 남자를 만날 자격이 있다고 얘기한 적 없어서 미안해. 왜냐하면 자네는 그럴 자격이 있거든. 늙은 잡 것이기는 해도 말이지!" p. 536

 

"엘사는 옷장에 들어가서 앉는다. 할머니 냄새가 난다. 집 전체에서 할머니 냄새가 난다. 할머니네 집에는 상당히 특별한 구석이 있다. 10년, 20년, 30년이 지나도 그 냄새는 잊지 못할 것이다. 할머니의 마지막 편지가 담긴 봉투에서도 집과 똑같은 냄새가 난다. 담배와 원숭이와 커피와 백합과 세정제와 가죽과 고무와 비누와 알코젤과 단백질 바와 민트와 와인과 코담배와 대팻밥과 먼지와 시나몬 번과 담배 연기와 스펀지케이크 믹스와 양초 기름과 오보이와 행주와 꿈과 가문비나무와 피자와 멀드 와인과 감자와 머랭과 향수와 땅콩 케이크와 아이스크림과 갓난아이에 냄새가 난다. 할머니 냄새가 난다. 가장 좋은 방향으로 제정신이 아니었던 사람의 가장 좋은 냄새가 난다. p. 539

 

" 주글 수 밖에 없어서 미안해. 주거서 미안해. 나이 먹어서 미안해. 너를 두고 떠나서, 이 빌어먹을 암에 걸려서 미안해. 가끔 개떡 지수가 안 개떡 지수를 넘어서 미안해. 동와의 영원 10000개를 합친 것보다 너를 사랑해. 반쪽이한테 동와를 들려줘! 그리고 성을 지켜! 네 친구들도 지켜. 그 친구들이 너를 지켜줄테니까. 이제는 네가 성의 주인이야. 너보다 더 용가마고 똑똑하고 강한 사람은 없어. 너는 우리들 중에 최고야. 어른이 돼서도 특이해야하고 특이해지지 말라는 사람의 말은 절대 듣지마. 슈퍼 히어로들은 전부 다 특이하니까 (중략...) 비정상이었던 거 미안해. 사랑한다. 우라지게 사랑한다. p.541

 

"울프하트는 자기 집에 남는다. 청바지를 입고 다니는 여자도 자기 집에 남는다. 그들은 자기 집에서 자기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법을 배우고 그냥 존재하는데 그치지 않고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p.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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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일인데도 새벽부터 꿈을 꿔서 평일과 다름없는 5시에 일어났다. 다시 잠을 자려다가 그냥 일어나서 밥을 차렸다. 밥과 어머님이 주신 반찬과 1끼 분량 딱 남은 육개장을 먹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몸무게를 쟀는데 어제 뷔페에서 폭풍 먹방을 펼쳤음에도 병원에 다녀온 5일 전보다 +0.4kg 정도밖에 찌지않았다. 아직 임신전 몸무게보다 -0.5킬로로 안정선에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오늘은 미세먼지가 심하기도 하고 남편의 자전거도 업체에 세차를 맡겼기 때문에 활동이 없는 하루다. 평소 낮잠을 자지 않는 남편도 힘이 하나도 없다면서 아침을 먹고 또 잠이 들어서 3시간 정도를 추가로 잤다. 나는 잠든 남편 옆에서 블로그를 정리하다 9시가 조금 넘어서 잠이 들어서 1시간 30분 정도를 더 잤다. 잠들기 전 중고나라에서 ncc재봉틀을 찾아보다가 앨리스 50 37만원짜리를 발견했다. 원래 앨리스 10이면 충분한데 앨리스 10도 33만원 수준이라 패턴기능이 80개나되는 50을 사는게 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실 사용은 3회 정도라는데 구입기간이 1년은 되어서 as가 1년도 안남은 것과 실 등 부자재가 미포함인 것은 아쉽긴하다. 어차피 재봉틀 수업을 들으면 실은 계속 구입해야하긴 하니까 크게 상관이 없을 것 같다. 패턴 관련 책도 몇 가지 찾아봤는데 일단 책도 원단도 재봉틀도 구입하고 질러서 만들어봐야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계속 할 수 있을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어제 저녁부터 남편이 아주 매운 떡볶이를 먹고 싶다고 해서 점심에는 떡볶이를 먹기로 했다. 원래는 내가 계속 일요일은 짜파게티~♪라며 노래를 불렀지만 남편이 일요일은 매운 떡볶이~♬하며 반격을 했기에 원 계획대로 떡볶이를 먹기로 했다. 미세먼지 때문에 나가기 싫어서 엽기 떡볶이나 배달을 시켜먹을까 했었는데 그냥 집 앞 뽀끼캠프에 다녀왔다. 매운맛으로 떡볶이를 시키고 고구마튀김 1, 오징어튀김 1, 쿨피스를 시켰다. 먹다보니 조금씩 맵긴 했지만 남편이 원하는 극강의 매움은 아니였기에 남편은 조금 실망하는 눈치였지만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나는 덕분에 많이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떡볶이를 다 먹어치우고 남편은 배가 불러 더 이상 못 먹겠다 했지만 이런 국물에 밥을 안 먹으면 예의가 아니라고 밥까지 냅다 비벼먹었다. 막상 밥이 나오자 못 먹겠다는 남편은 어디 갔는지 나랑 똑같이 반을 다 먹어치웠다. 그럼 그렇지 어차피 먹을거면서 튕기기는...

  점심을 먹고 매운 맛을 달래기 위해 남편은 월드콘, 나는 브라브바를 먹었다. 브라브콘 바 버전인데 텁텁한 콘 과자를 먹지 않아도 되서 끝까지 시원하게 먹을 수 있어 더 좋은 것 같다. 이렇게 아이스크림 포함 많이 먹은 이유는 남편이랑 저녁에 쫄쫄이 호떡 하나만 먹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점심에는 칼로리를 좀 과다하게 섭취를 했다.

  어차피 오늘 활동은 글렀기에 집에 돌아와 에어컨을 쐬며 책을 읽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남편도 나도 거의 하루 종일 먹고 자는 일요일이었다. 오랜만에 남편이 운동이나 다른 할 일 없이 편하게 푹 쉬는걸 보니 다행이다 싶다.

  일어나서 오늘은 친한 친구 생일이라 안부문자를 보냈다. 근처에 있었음 같이 밥도 먹고 직접 축하해줬을텐데 학교다닐 때와는 다르게 서로 바쁘고 지역도 다르다보니 만나기가 쉽지가 않다. 또 내가 결혼하기도 했고 그래서 그런지 점점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생일을 맞은 만큼 오늘 하루 즐겁고 행복한 시간 보내길 바란다.

  5시 쯤에 시내에 가서 쫄쫄이 호떡을 샀다. 예전에는 그래도 파는 곳이 제법 있었는데 이제 시내 중앙공원 옆에 딱 한 군데에서만 파는 것 같다. 공원에 앉아 호떡을 먹고 있으니 참새며 비둘기며 주위에 엄청 모여들었다. 엄청난 무리에 갑자기 달라들어 호떡을 뺏어갈까 무서워졌다. 그래도 상도덕은 있는지 가까이만 올 뿐 호떡으로 돌진하진 않았다. 호떡을 다 먹고 apm떡볶이를 사먹을까 하다가 더워서 그냥 나왔다. 남편은 쫄쫄이 호떡 1개만 먹는다더니 길거리 음식 찾기에 삼매경이다. 그래도 꾹 참고 먹질 않았다. 난 괜찮은데 남편은 계속 배가 고픈 눈치이다.

  시내에서 나와 예술의전당으로 출발했다. 오늘은 몇 주전부터 손꼽아 기다리던 이피아니스티의 영화음악 콘서트가 있는 날이다. 익숙한 음악들로 구성되어 있어 기대가 컸고 무료공연이라 좋았다. 딩턴이가 음악을 좋아하기에 신나게 춤도 춰주길 기대했다. 30분 정도 일찍 갔는데 중학교쯤 되는 학생들이 단체로 왔는지 대기 내내 진짜 시끄러웠다. 남편도 짜증나는 눈치고 더운 날씨에 나는 애먼 사과쥬스만 들이키며 평정심을 찾으려 노력했다. 드디어 문이 열리고 입장을 했다. 소극장이라 그런지 자리가 거의 만석이라 맨 앞줄에서 볼 수 있었는데 공연이 생각보다 실망이다. 사회는 순서가 틀리기도 했고 영어로 된 노래제목들도 거의 틀리게 소개했다. 무료공연이라 그런지 관객들의 매너도 꽝이었다. 아이들도 많았고 뒤에서 계속 시끄럽게 칭얼거리고 솔직히 그 정도면 부모님이 제지를 시키든 사과를 해야하는거 아닌지 남편 의자를 계속 차는데도 사과도 없다. 중간에 계속 들락날락거리고 촬영금지인데 곳곳에서 계속 촬영을 했다. 연주는 원래 좋아하는 그여자작사 그남자 작곡의 OST way back into love 나 인어공주 삽입곡 under the sea, 알라딘의 a whole new world가 특히 내 맘에 들었고 플루트소리가 좋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박자도 잘 안맞는 것 같고 학예회를 보는 것 같았다. 진짜 돈 주고 봤으면 열불나는 상황이었다. 공연장도 덥고 남편은 옆에서 한숨 쉬고 딩턴이는 엄마가 스트레스 받아서인지 꿍짝꿍짝 좀 큰소리가 날 때 빼고는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 같은 무료공연이라도 예전에 봤던 불멸의 베토벤은 좋았는데 진짜 실망스러웠다. 오늘이 토요일도 아니고 일요일 저녁 7시에 시작했는데 내일 출근해야하는 남편을 생각해서 1시간만 보고 나왔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OST를 듣고 싶었는데 남편이 옆에서 계속 한숨 쉬고 밥도 안 먹고 간건데 진짜 짠해서 더는 있을 수가 없었다.
(물론 공연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셨겠고 각자 연주자만이 아닌 다른 역할이 있으신대도 불구하고 시간 쪼개서 노력하셨겠지만 내년 10주년 때는 조금 더 프로페셔널하게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시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고 상처가 되었다면 죄송합니다)

  집에 돌아오면서 아까 구성되어있던 노래를 리스트업해서 지니뮤직으로 틀어주니 딩턴이가 꿈틀대기 시작한다. 아빠 닮아서 음악에 민감한지 박자가 안 맞아서 춤을 안춘건가 싶을 정도로 많이 움직였다. 딩턴이도 괜히 고생시킨 것 같아 미안했다. 중간에 나왔기 때문에 8시 30분이라 완전 늦지는 않아서 집 앞 안동국밥에 들러 김치짜글이를 먹었다. 호떡만 먹기로 했지만 고생한 남편이 굶고 자는건 너무 미안했다.

  즐겁게 저녁을 즐기고 집에 돌아와서 샤워를 하니 뽀송뽀송 개운해져 기분전환이 되었다. 남편은 일찍 잠들고 난 잠이 안오기도 하고 화장실도 들락날락하느라 1시에 잠이 들었다. 이제 다음주 한 주만 지나면 휴가이다. 미세먼지가 없고 날씨가 좀만 선선해졌으면 좋겠다. 거의 코스가 실외 위주인데 폭염이 지속되면 코스를 수정해야하는거 아닌지 걱정이 된다. 8월 7일에 청주에서 있을 팝스콘서트도 예매해야하는데 가수 린도 온다고 하니 오늘 공연과는 다른 프로페셔널한 공연 기대해봐야겠다. 딩턴아 그 때는 즐겁게 관람해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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