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5월의 마지막 날이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콩나물김치국을 끓이고 밥을 했다. 보통은 전날 미리해두거나 냉동한 밥이 있기 마련인데 오늘은 국도 밥도 없어서 일찍 일어나 서둘렀다. 피곤하긴 해도 남편이 아침을 먹고 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오늘은 남편이 저녁 약속이 있기 때문에 아침 말고는 같이 먹을 수가 없다.

  남편이 출근을 하고 난 블로그를 정리했다. 남편이 출근을 하면 블로그를 정리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빌려온 요리책을 뒤적이며 저녁에 혼자 먹을 적당한 메뉴도 찾아보다가 8시 30분 쯤 잠들었다. 자는 동안 하늘을 나는 꿈과 하늘을 노란색으로 색칠하는 꿈을 꿨다. 요즘 태교로 색칠놀이를 좀 해서 그런가 딩턴이랑 얘기를 많이 해서 그런가 나이와 어울리지 않게 동심의 세계로 돌아갔다.

  12시 40분 쯤 일어났는데 남편에게 꿈을 말해줬더니 하늘 칠하느라 오래도 걸렸겠다고 했는데 그러고보니 진짜 낮잠을 장장 4시간이나 잤다. 아침에 먹다 남은 콩나물국으로 점심을 챙겨 먹고 바로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인터넷 강의를 다보고 요리책으로 일요일까지 식단을 짜고 요리에 필요한 구입할 재료를 적어두었다.

목 저녁 채소 비빔밥
금 아침 현미버섯밥, 사과, 요거트, 브라질 넛트
금 점심 단호박 2, 고구마 1, 마시는 요구르트
금 저녁 두부전골 (특식)
토 아침 훈제 닭가슴살 월남쌈
토 점심 단호박 2, 고구마 1, 마시는 요구르트
토 저녁 두부 샐러드
일 아침 소고기 가지볶음밥
일 점심 (아마도) 외식
일 저녁 가지구이 샐러드

  간색 메뉴는 혼자 먹는 메뉴고 파란색은 바뀔 가능성이 있는 메뉴이다. 남편이 토요일에 회사직원 결혼식을 가는데 결혼식이 11시라 10시 30분에는 식사를 할 예정이라고 아침을 안 먹고 갔으면 한다고 했다. 나까지 굶을수는 없으니 남편에게 월남쌈 2~3개만 주고 그냥 해서 먹을까 생각중이다. 또 일요일 5시에는 청주 KBS 개국 73주년 기념으로 KBS 교향악단 초청 공연이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참석이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참석한다면 저녁 먹기가 조금 애매해진다. 그 때 상황에 맞춰 조금씩 변하겠지만 가급적이면 남편과 나 그리고 딩턴이 건강을 위해 식단을 잘 지켜보려고 한다. 임신 14주차에 살이 1도 안찌고 오히려 1.5 킬로 정도 빠져 있어서 너무 다이어트 식인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채소도 많고 단백질 위주로 챙겨 먹으니 괜찮겠지? 저염식이라 나중에 임산부 붓기에도 괜찮길 바라며 열심히 식단을 따라봐야겠다.

  남편이 충주로 출장을 갔다 바로 퇴근해서 오늘은 5시에 집에 왔다. 작성한 식단을 보여주고 수정이 필요한지 의견을 묻고 마트에 가자고 졸랐다. 마트에 가는 길에 적어둔 메모를 안가져온걸 확인했다. 나 바보인가? 남편이 다시 돌아갈까? 했는데 외웠다고 그냥 가자고 했다. 장보기 결과는 의외로 13개 품종 중 가지만 빼고 다 기억했다. 그런데 사야하는 부추가 롯데마트에서 안보인다. 슈퍼도 아니고 마트인데 부추가 없다니 놀랍다. 마트 장보며 걷기 운동을 하려고 했는데 살 항목들을 미리 체크해서인지 예상시간은 1시간이었는데 20분만에 장보기를 마쳤다. 900걸음만에 장보기 끝이라니 운동면에서는 아쉽다.

  집에 돌아와서 쉬다가 남편은 아파트 임시 입주자 모임에 가고 나도 가는 길에 따라가서 집 앞 마트에서 가지와 부추를 추가 구매했다. 남편은 오늘 삼겹살을 먹는데 나는 집에서 채소 비빔밥을 만들었다. 버섯을 볶아 넣었는데 풍미가 너무 좋았다. 삼겹살 안 부러운 저녁 식사였다.

  
  밥을 먹고 예술태교를 시작했다. 오늘의 그림은 너무나도 유명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다. 남편이 결혼 선물로 받은 그림이 우리 집에 있어 익숙한 그림이지만 특유의 오묘한 색 표현을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유화로 그린 그림을 색연필로 따라갈쏘냐. 또한 밑에 집들 또한 색채가 원래는 저렇게 밝지 않은데 내 맘대로 그냥 칠해버렸다. 오늘의 음악은 드뷔시의 아라베스크다. 드뷔시는 인상주의 음악가인데 인상주의 음악의 특징이 몽롱하게 퍼지는 울림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아라베스크는 내 귀에 잘 꽂히지 않았다. 오히려 드비쉬의 대표작 달빛이 더 내 취향에 맞는 것 같았다. 오늘의 율동인 스카프 놀이와 요가도 조금 따라했다. 어제 JY 선생님의 요가 동작을 따라하고 배가 아파서 오늘은 요가를 하지 않으려 했는데 예술태교에 나오기도 하고 오래하지 않을거니 따라했는데 비틀기 동작에서 또 배가 아프다. 어제 요가 동작에도 비틀기가 있었는데 배가 아픈 것은 비틀기 동작 때문이었구나. 비틀기만 제외하고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다른 동작들은 내일 따라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이제 들어간다고 뭐 사갈까 해서 쥬스를 사오라고 했는데 느낌이 쎄해서 그냥 데릴러 갔다. 괜히 술먹고 시비 붙을까봐 무서워서 웬만하면 술 먹은 날은 집 앞으로라도 데리러 가는 것 같다. 편의점 앞에서 쥬스를 사가지고 나오는 남편을 만났다. 술은 취했어도 나랑 딩턴이 먹을 쥬스는 안 까먹은 것 같다. 남편은 오자마자 씻더니 쇼파에 뻗어 버렸다. 깨워서 방에서 자라고 하고 나는 오늘 배송 온 유산균을 먹었다. 임산부가 유산균을 챙겨 먹어야 아이가 자연 분만으로 태어날 때 미생물 샤워를 해서 평생 면역을 좌우하는 유익균을 보유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산모의 산후통도 줄여준다고 하니 진작 알았어야 하는데 늦게 먹어서 미안해 딩턴아. 유산균 종류가 너무 많고 가격차이도 커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비즈 유산균이라고 하는 트루락 우먼을 구입하였다. 이지바울이 조금 저렴하고 임산부들이 많이 먹는 것 같은데 남편은 일단 비싸고 좋은 거 먹으라고 트루락 우먼을 구입해 줬다. 구슬로 되어 있어 씹으면 안된다고 하는데 몇 개는 어쩔 수 없이 씹어진다. 한달치니 앞으로 계속 추가 구매를 해야하는데 6월 말에 병원에 갈 때 선생님께 괜찮은 유산균 추천해달라고 잊지 말고 여쭤봐야겠다.

  오늘도 나름 즐겁고 여유로운 하루였다. 너무 잠도 많이 자고 게으른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활동도 많이 해야하는데 미세먼지가 있는 날에는 미세먼지 있다고 안 나가고 없는 날에는 귀찮아서 안 나가는 것 같다. 7월부터 순산체조 시작하니 조금은 나아지겠지. 그래도 지금이 임신기간 중 제일 안 힘든 시기인 것 같은데 무언가를 새로 시작해야하는 건 아닌지 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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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일어나서 꽂게탕 남은 것에 밥을 먹고 마지막 남은 사과를 먹었다. 조만간 사과를 다시 사와야겠다.

  남편이 출근을 하고 블로그를 정리하다가 9시쯤 잠이 들었다. 어제는 저녁 9시에 자서 새벽 5시에 일어났는데도 또 졸렸다. 일어나니 11시 30분이다. 집에 있는 장점 중 하나가 자고 싶을 때 잘 수 있는 것 같다. 만약 회사에 다녔으면 임신기간이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

  일어나서 바로 인터넷 강의를 봤다. 어제 간만에 강의를 안들었기 때문에 오늘도 안 들으면 나태해질 것 같아 바로 강의를 들었다. 인터넷 강의로 영어를 들으니 당분간은 안되겠지만 미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강의를 듣고 밥을 먹으려다 입맛이 없어 맛동산과 콘칲으로 대충 점심을 때웠다. 밥보다 폭탄 칼로리겠지만 입덧이 심해 막걸리만 마셨다는 어떤 블로그 글도 봤으니 딩턴아 하루만 봐줘~ 과자를 먹으며 아무 생각없이 TV를 보고 싶었다. 생각해보니 진짜 별거 아닌데 혼자 과자를 먹으며 TV 본지 꽤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슨을 4개 정도 연달아 보면서 과자를 먹었다. 나름 소확행이었다.

  오랜만에 친구한테 연락이 왔다. 이직한 회사의 상사가 정말 거지같다는 내용이었다. 이런저런 조언들을 해줬는데 친구가 굉장히 마음이 편해보인다고 했다. 솔직히 요즘에 생활이 무료하긴 하지만 행복하다. 거의 매일 집에 있지만 난 원래 집순이고 낯도 가려서 혼자 있는 것도 잘 견디는 편이기 때문에 괜찮다.

  롯데카드에서 광고문자가 왔는데 롯데제주호텔 패키지 프로모션 내용이었다. 아기와 태교여행 재밌을 것 같긴한테 평일도 47만, 주말 53만 그나마 성수기면 60만원이 훌쩍넘는다. 어차피 임신기간에 스파도 오래하진 못할 것 같은데 그래도 애착인형도 주고 바디필로우도 대여해주고 엄마들 맘을 잘 캐치한 것 같다.
http://www.lottehotel.com/jeju/ko/offer/packageView.asp?seq=2685&totalCount=332

    남편은 오늘 워크샵 후 회식을 한다고 해서 입맛도 없고 집 앞에서 꼬마김밥을 사먹었다. 5줄에 3천원이다. 가성비는 좋은 것 같은데 예전에는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이번엔 좀 짜게 느껴졌다. 아마도 외식을 거의 하지 않아서 입맛이 변한 것 같다. 가급적이면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생각보다 일찍 집에왔다. 술도 하나도 마시지 않고 8시 20분쯤 도착해서 바로 운동을 갔다.  나도 엄마의 그림책 리뷰를 드디어 마무리하고 예술태교를 시작했다. 오늘 그림은 드가의 발레연습, 음악은 들리브의 실비아 중 피치카토로 경쾌한 스타카토 음악이 인상적이다. 활동으로 발레동작도 2번씩 따라했다. 어렸을 때 방과후 활동으로 발레를 하고 싶었는데 엄마가 시켜주지 않았었다. 아마 그때 발레를 했으면 지금과 다르게 조금은 유연한 몸을 가지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와서 배우기엔 뻣뻣한 몸이라 두려움이 있다. 발레가 임산부 하체 부종에 좋다고하는데 유튜브를 보고 어렵지 않은 동작은 틈틈히 따라해봐야겠다.

  남편이 운동을 갔다와서 나랑 남편의 사진으로 아이 얼굴을 추정하는 어플을 다운 받아 딩턴이 얼굴을 추측해보았다. 나름 귀여운데 여자아이는 약간 이목구비가 뚜렷하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혹시 의심스러워서 남녀 개그맨 얼굴로도 해봤는데 그 아이도 귀여웠다. 아이라 귀여운건지 유전자가 많이 반영이 안되는건지 아무튼 딩턴이가 3살이 되면 아래사진과 비교해보고 싶다.

  어제 예술태교 중 어릴적 꿈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요즘 특별히 꿈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남편에게도 딩턴이에게 꿈을 이야기해달라고 했는데 남편의 어릴적 꿈은 대통령이었고 지금은 단기적으로 딩턴이가 건강하게 태어나서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사는 거라고 했다. 그리고 뒤에 이어진 말이 행복하게 살려면 돈이 있어야되는데 아빠 월급으로는 우리 가족 생활비정도 밖에 안되. 그래서 아빠랑 엄마는 부자가 되는 방법을 열심히 생각해볼거야라고 했다. 가장의 무게가 느껴져서 슬픈말이었다. 남편 지금도 충분히 행복하고 아끼고 검소하게 살면 되니까 너무 부담갖지마요. 그리고 나 임신하자마자 힘들다고 맞벌이 안 하게 해줘서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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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4시에 깼다. 분명 남편이 먼저 일어나서 나도 깬건데 남편은 일어난 기억이 없다고 한다. 일어나서 어제 늦게온 것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였는데 아침을 먹으며 얘기해보니 남편은 잘자고 있는 남편을 혼내려 내가 새벽 4시에 깨웠다고 말하는게 아닌가? 이게 알코올성 치매인가? ㅋ 뭔가 억울하다.

  오늘은 딩턴이 보러 병원에 가는 날이라 남편이 반차를 내고 왔다. 어머님이 주신 반찬들과 두부를 구워 점심을 챙겨 먹고 흥덕 보건소에 임산부 등록을 하고 철분제를 받으러 갔다. 그간 엽산은 임신기간 중 먹으려 사둔 것과 받은 것들이 있어 병원에 가기 전 보건소에 임산부 등록을 미뤄왔다. 그런데 13주 2일차이기 때문에 12주까지 주는 엽산도 16주부터 받는 철분제도 받지 못했다. 임산부 뺏지와 안내 책자만 받고왔다. 청주는 의료보험납부금액에 따라 건강관리사 지원, 신생아 무료쿠폰, 기저귀와 조제분유를 지원받을 수 있는데 해당이 다 안된다. 타지역은 기형아 검사쿠폰을 주는데도 있어서 살짝 기대했는데 아쉬웠다. 그래도 은근 비싼 철분제를 5개월이나 지원해주니 감사하게 생각해야지. 16주 이후 철분제 받으러 한 번 더 방문해야겠다.

  보건소에서 나와 바로 산부인과로 갔다. 1시 40분에 도착했는데 2시까지 점심시간이라 대기표를 미리 뽑아놨다. 점심시간에 사람이 제일 없기에 어설프게 오전에 가는 것보다 아예 점심먹고 스타트 될 시점에 가는게 훨씬 좋은 것 같다. 오늘도 원래 2시 30분 예약이지만 2시부터 바로 진행할 수 있었다. 초음파를 하는데 딩턴이가 너무 움직여서 자꾸 화면이 깨진다. 손과 발을 흔들며 계속 춤을 추는데 엄마, 아빠 온 걸 아는지 인사를 해주는 것 같았다. 13주라 잘하면 인터넷이나 지인들도 성별을 알 수 있을거라 해서 기대했는데 새침떼기같이 다리를 꼬고 보여주지 못해 다음 달은 되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남편은 인터넷에 올라온 다른 아가들의 성별 초음파를 하도 봐서 병원에서 초음파 봤는데 딩턴이가 아들이었다는 꿈까지 꿨다고 하는데 다음 달까지 기다려야한다니 좀 허망하다.

  딩턴이가 너무 움직여서 남편이 이게 정상인가요? 혹시 자세가 불편해서 계속 움직이는건가요? 라고 의사 선생님께 여쭤봤는데 너무 건강하고 오히려 안 움직이면 이상이 있는지 의심을 해봐야하는데 잘 움직이는게 정상이라고 말씀해주셔서 너무 안심이 된다.

  진료를 보고 기형아 1차 검사를 위해 채혈을 했다. 지난번 채혈했을 때 피가 나오지 않아 피를 2번 뺀 적이 있어 토레타를 엄청 먹고 들어갔다. 채혈할 때도 양손 다 올리고 혈관 두꺼운쪽으로 뽑아달라고 말씀드려서 오른쪽 팔에서 피를 뺏다. 이번엔 한 번에 채혈 성공했다. 계속 밥 먹는 손 피 뽑는 손을 반복해서 되뇌었다. 다음달에 가도 2차 검사를 위해 채혈해야하기에 매번 양손을 다 올릴 수 없으니 말이다. 채혈을 하고 7층 문화센터로 가서 7월에 할 뇌호흡 순산체조를 신청했다. 만들기를 좋아하면 계속 오감 만족 태교를 하라고 추천하셨는데 만들기도 그림, 바느질도 아무 것도 잘 못 하기 때문에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것 같아 신청하진 않았다. 뇌호흡 순산체조는 명상도 하고 체조도 한다고 하는데 참가비가 1회에 1만원인지 알았는데 한달 8회에 1만원이라고 해서 뭔가 금전적으로 이익을 본 기분이다.

  병원에 갔다가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 고용노동센터에 갔다. 상담을 하고 서류를 접수했는데 교육을 받지 못해 오늘 접수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집에서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고 워크넷에 이력서까지 등록해야 완료라고 한다. 제출 서류 중 임신기간이라도 업무를 수행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소견서가 추가로 필요해 인터넷으로 수강과 등록까지 마치고 소견서 추가해 월요일에 다시 방문해달라고 하셨다. 어떻게 보면 서류 접수가 1차 심사인데 서류 접수를 하려고 하시는걸 보면 잘 통과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을 해본다.

  1층에 내려가 캠토 햄토스트와 토마토쥬스를 먹고 다시 병원에 가서 소견서를 출력해왔다. 토마토쥬스는 사이다에 갈았는지 탄산이 있어 맛이 좀 오묘했다. 첫맛은 이상한데 끝맛은 토마토쥬스인 오묘한 맛 그래도 끝맛은 좋아 거의 다 먹었다.

  병원에서 돌아와 집에서 좀 쉬었다. 남편과 같이가 차가 있어서 다행이지 혼자 버스타고 병원, 고용센터, 다시 병원에 간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진짜 힘들었을 것 같다. 쉬다가 저녁으로 삼겹살을 먹으러 갔다. 원래는 청대 근처 90년대 스타일인 소쿠리삼겹살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불금이라 사람이 많을 것 같아 집 근처 제주 왕 소금구이에서 먹었다. 삼겹살은 기름이 많을것 같아 목살로 시켰다. 여기는 숯불에 굽는 곳인데 나는 집 근처에서 여기가 제일 맛있는 것 같은데 남편은 돌판으로 구운 것을 더 좋아한다. 그런데 오늘은 남편이 너무 맛있다고 잘먹어서 기분이 좋다. 함께 나오는 멜젓은 거의 먹지 않지만 가끔 찍어 먹으면 느끼함을 잡아주는 것 같다. 반찬을 리필시켰는데 가득하게 주셔서 1인분을 더 추가해서 먹었다. 임신하고는 많이 못먹었는데 오랜만에 2명이서 목살 3인분을 먹었다. 만족스런 외식이다.

  집에 돌아와서 예술태교를 했다. 오늘 그림은 프레드릭 모건의 사과따기, 사과따기 율동도 남편과 같이하고 사과도 그렸다. 원래 그림은 못 그려 거의 그려본 적이 없는데 오늘은 색칠이 아니라 그림이다. 부담스럽지만 딩턴이를 위해 그려보기로 한다. 남편이 옆에서 보다가 내가 색칠할래 하며 색칠해주었는데 사과의 광택을 표현하였는데 애벌레 2마리 같다. 오늘의 음악은 조플린의 Entertainer 인데 경쾌한 음악이 신이 났다. 어렸을 때 피아노로 쳐본 듯한 음악이다. 같은 음악가의 단풍잎 래그와 파인애플래그도 새소리, 시냇물소리, 눈 밟는 소리 등 다른 버전으로 들어봤는데 asmr이 느껴지는 듯 편안했다. 매번 혼자 태교하다가 남편이 옆에서 동참해주니 더 딩턴이도 행복할 것 같다. 지금 이렇게 여유로운 시간이 생겨서 너무 행복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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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에 남편이 덥다고 깨는 바람에 1시에 일어나 5시까지 자지 못했다. 밥을 하려고 하니 남편도 피곤하다고 그냥 밥을 먹지 않고 좀 더 자고 싶다고 한다. 나도 6시까지 자다가 일어나서 남편과 콩물이랑 사과를 챙겨 먹었다. 잠을 못자서 그런지 유달리 콩물이 먹기가 싫다. 몇 번이나 속이 울렁거리고 기침이 나던지 사과를 먼저 먹고 다시 콩물을 마시니 사과의 달달함 덕분인지 괜찮아졌다. 엽산과 비타민 D를 챙겨먹고 남편을 배웅하고 다시 자려고 누웠다. 어제도 컨디션 때문에 거의 못 먹어서 남편이 계란 노란자에 철분이 많다고 삶은 계란을 2개 삶아주고 갔다.

  누워서 12시 30분까지 잤다. 좀 자고 나니 컨디션이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일어나 계란을 챙겨 먹고 아침에 나온 설거지와 빨래를 했다. 그리고 엄마의 그림책을 드디어 다 읽었다. 흥미로웠고 유익한 정보들이 많이 있었다. 독서일기 포스팅에 상세하게 리뷰할 예정이다.

  책을 다 읽고 티비도 보고 모바일 게임도하고 좀 많이 놀다보니 남편 퇴근시간이다. 왠지 늦게 일어난 날에는 오전 시간을 다 날려 버려서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 남편은 오늘 저녁에 약속이 있어 집에는 잠깐만 들릴 예정이다. 남편과 같이 밥을 먹지 않기 때문에 남편이 도착할때쯤 밥을 했다. 밥 맛은 없지만 이미 5끼째 밥을 먹지 않고 대충 때우고 있기에 딩턴이를 생각해서라도 꼭 먹어줘야할 것 같았다. 남편이 집에 도착해 차를 주차하고 약속 장소까지 버스를 타고 간다고 해서 버스 노선을 알려줬는데 한 정거장이나 더 가서 내렸다고 한다. 덕분에 한 20분은 더 걸었다고 했다. 공기도 안 좋은데 마음이 쓰인다.

  남편이 약속장소에 도착했으니 나도 나름의 내 일과들을 진행했다. 인터넷 강의를 보고 예술태교를 하였다. 오늘의 그림은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이 그림의 등장하는 마르가리타 공주의 모습을 처음 봤을 때 너무 예뻐서 놀랐던 적이 있었는데 좋아하는 그림이 나와서 좋았다. 시녀들 이외에도 벨라스케스는 마르가리타 공주가 성장함에 따라 시기에 맞춰 초상화를 많이 그렸는데 2살 때부터 정략결혼을 한 미래의 남편감 (레오폴트1세) 에게 공주가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그림을 그려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주의 아버지인 펠리페 4세는 공주를 나의 기쁨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많이 아끼고 사랑했는데 공주의 생애가 결혼을 하고 병으로 20대에 일찍 요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그런지 공주의 어린 시절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더 안쓰럽게 느껴진다. 시녀들에 대한 EBS 해설을 아래 첨부하였다.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EBS 동영상 설명
http://naver.me/5WCzGjdM

오늘의 음악인 바흐의 미뉴엣과 더불어 대표작 G선상의 아리아를 들으며 마르가리타 공주를 색칠해보았다. 원작에서 치마가 하얀색이라 하얀색, 은색, 분홍색을 옅게 칠했는데 잘 눈에 띄지  않아 그림이 미완성처럼 보인다.

  예술태교를 하며 그림도 공부하고 클래식 음악들도 접하다보니 딩턴이에 대한 욕심이 많이 생긴다. 며칠 전만해도 분명 건강하게만 자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내 욕심을 아이에게 강요하지 말자고 하면서도 어쩐지 마음은 그게 잘 안된다.

[내가 키우고 싶은 딩턴이의 모습]
  1. 건강하고 튼튼한 아이로 키운다.
       (운동, 올바른 식습관)
  2. 바른 인성을 가진 아이로 키운다.
  3. 용돈 관리 등 경제 관념을 가르친다.
  4.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는 아이로 키운다.
       (남편은 기타를 가르칠 예정)
  5.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운다.
  6. 영어를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한다.

  진짜 욕심은 끝도 없는 것 같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인데 그리고 요즘 유행하는 하하의 세계관처럼 (인기 많고 다 잘하는데 나는 모르는) 딩턴이가 위와 같이 크면서 그렇게 커가는지 몰랐으면 좋겠다. 즉, 다시 말해 스트레스 없이 자연스럽게 생활하는 중에 위와 같은 아웃풋을 가진 아이로 자랐으면 한다. 물론 이게 가장 어렵겠지? 문제집의 범위를 정하고 오늘은 여기부터 여기까지 이렇게는 절대 키우지 않을 생각이다. 딩턴이가 스트레스 없이 내가 바라는 모습대로 크려면 나와 남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거라 생각이 된다. 우리도 공부하고, 사랑과 인내로 포용하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 위 내용은 남편이랑 전혀 상의한 바는 없지만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싶은데 남편이 늦는다. 9시에 들어올거라하고 10시에 전화했더니 30분뒤에 출발한다하고는 11시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구글 아이디로 들어가서 디바이스 찾기로 벨소리를 울리니 드디어 통화가 된다. 월요일에도 약속, 화요일에는 시댁방문, 수요일에는 상갓집, 목요일도 약속, 늦으면 늦는다고 연락이라도 해주지 나랑 딩턴이는 다른 약속들의 뒷전이 된 기분이다. 또 지난번처럼 집에 못찾아올까봐 덜컥 겁도 났다. 통화상으로도 실제로도 취한건 아니라 이번엔 무사히 귀가하였지만 늦어서 미안하다고 말도 안하고 자는 남편이 얄미워 깨워서 사과를 시켰다. 미안해 한마디하고 또 곧바로 잔다. 남편이 약속 갔을 때 마냥 기다리는 스타일도 아니고 나도 인터넷 강의보고 태교하고 내 할일을 하는데도 뭔가 너무 얄밉다. 내 생각들을 도통 얘기할 시간이 없어 더 그런 것 같다. 이번주가 매우 바쁜건 이해하지만 후배들과 약속은 다 챙기면서 나랑 딩턴이에 대해 얘기할 시간이 없는게 너무 서운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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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잠을 많이 못잤다. 새벽 2시 정도에 잔 것 같은데 늦게 일어나기도 했고 밥을 미리 안해서 자버리면 아침을 챙겨주지 못할 것 같았다. 사실 아침 한 끼 안 먹는다고 큰일 나는 건 아닌데 일요일 저녁에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다음주에는 일이 정말 많아서 걱정이야" 라고 말하는 남편을 보니 안쓰러워서 꼭 아침을 챙겨주고 싶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같이 일하는 상사가 수술로 일주일정도 공석 예정이라고 한다. 험난한 일주일을 시작할 남편이 아침을 먹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3시간만 자고 일어나 응원의 의미를 담아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아침은 남편이 좋아하는 청국장을 끓여주었다. 늘 먹던대로 사과도 챙겨주고 남편이 오늘 특별히 기분 좋게 출근을 했겠지?

  아침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모아뒀던 양말을 삶음모드로 빨아 빨래건조대에 널었다. 오랜만에 대구에 사는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 후배는 졸업하고 공공기관에서 청년인턴을 하다가 대구에 내려가 대기업 파견직으로 일을 하고 있다. 일을 하면서 노무사를 준비중인데 이번에 실수를 많이해 1, 2문제 차이로 1차 시험에 낙방했다고 했다. 내년에는 아예 서울에 가서 공부할 계획인 듯 했다. 그래도 전혀 법학 계열의 공부를 한 적이 없는데 인턴 시절에 접한 노무사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고 도전하는 모습이 대견하다. 시험 뿐만 아니라 노무사라는 직업 자체가 험난할텐데 합격을 하게 되면 잘 지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진짜 열심히 한 친구인 만큼 좋은 일들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날씨가 너무 좋아 잠깐 집 앞 산책을 했다. 아파트들 주변으로 전부 장미가 둘러싸여있다. 간간히 지나갈 때 나는 꽃 냄새에 기분이 좋다. 하늘은 파랗고 바람은 산들거리고 적당한 햇빛과 조지윈스턴의 뉴에이지 음악을 들으며 딩턴이와 대화 나누는 산책길이 여유롭고 평화롭게 느껴졌다. 더 더워지기전까지는 산책길에 매료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집에 돌아와서 아침에 남은 청국장에 밥을 챙겨먹고 이전에 도서관에서 빌려온 예술태교책을 집어들었다. 태교책 중 이 책의 구성이 진짜 너무 맘에 든다. 하루에 1챕터씩하면 13일을 할 수 있는데 처음에 화가의 그림이 나오고 동시대 음악가와 음악가의 작품 중 산모에게 좋은 음악을 소개해준다. CD에는 음악도 수록되어있는데 도서관책이라 CD는 빌려오지 못해 지니뮤직에서 검색해 들었다. 다음장에는 신체활동이 포함되어 있어 간단한 체조나 마사지를 따라할 수 있다. 그 뒷페이지에는 화가의 다른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고 색칠을 할 수 있는 컬러링북의 기능도 포함되어있다. 하루 1챕터씩 따라만해도 풍성한 태교활동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왔기 때문에 복사를 해서 색칠을 했다. 오늘 색칠한 작품은 바닷가에서 모래놀이를 하고 있는 소녀들을 그린 메리커셋의 그림인데 색칠을 하면서  딩턴이에게 아빠랑 바다에서 바나나보트를 탄 것, 갯벌에서 사진을 찍은 이야기들을 태담으로 들려주었다. 또 색칠할 때 이건 검정색이야 라며 색깔에 대해서도 알려주었다. 태담도 많이하고 시각적으로도 훌륭한 태교 같다.

  남편은 저녁에 약속이 있어 저녁을 간단히 먹고 인터넷 강의를 보고 간만에 책도 읽었다. 남편이 10시쯤 들어왔는데 오늘 부부의 날이라고 장미꽃 한송이와 옛날통닭 한마리를 사왔다. 이전에 로즈데이때 장미꽃 한송이도 안사왔다고 면박을 줘서인지, 11년 전 성년의 날에 장미꽃 한 다발을 안겨준 기억때문인지  그냥 오늘은 꼭 꽃을 사주고 싶었다는 남편, 남편은 밥도 많이 먹고 술도 좀 먹고와서 피곤해보였다.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지만 그래도 내가 다 먹을 때까지 앉아서 기다려주었다. 왠지 오늘은 남편이 내 생각을 많이 한 하루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언제나 이렇게 서로 위하고 아끼며 소소한 행복감을 느끼며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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