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0시에 잠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침 8시 30분에 일어났다. 남편이 밥을 하고 어머님이 주신 미역국을 데워서 아침상을 차려주었다. 밥을 먹고 뒷정리를 하고 문의 마동창작마을과 청남대 국화축제에 가려고 했었는데 국화축제는 다음주부터라 갈 수 없었고 마동창작마을도 점심시간과 걸쳐져 애매해질 것 같아 그냥 동네를 산책 하기로 했다.

  산책을 나가려는데 숨이차 심박수를 확인해보니 127이었다. 그래도 일단은 힘들면 들어오기로 하고 가볍게 산책을 강행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도 많지 않고 가게들도 열지 않은 곳이 많아 한적했다. 딩턴이 핫도그 사주려고 했는데 11시부터 오픈이라 문을 열지 않았다. 20분 정도 지나면 문을 열 것 같아서 좀 더 걸었다. 남편에게 순산체조를 할 때 가끔 걸어왔던 명품 가로수길을 보여주겠다며 가경동 주공아파트 쪽으로 데리고 갔다. 작아서 민망하지만 확실히 표지판도 있고 단풍도 들고 있어서 화창한 날씨와 잘 어울렸다. 남편이 연신 셔터를 눌러대며 사진을 찍어줬는데 씻지도 않고 나와서  너무 꾀죄죄했다. 문 닫힌 호프집에 비비디바비디부, 하쿠타마타타 등 모든 일이 잘 될거라는 긍정적인 문구가 써져있었는데 남편이 제법 느낌있게 사진을 찍었다. 특히 남편은 '맥주는 건강에 좋아요.' 라는 문구가 마음에 드는 듯 했다. 반고흐 미디어전을 알리는 광고문도 있었는데 서울에서 봤던 르누아르전과 비슷할까? 출산 전 태교 겸 반고흐 미디어전도 가보고 싶다. 사진을 찍으며 아침 산책을 하니 늘 다니던 평범한 동네도 제법 근사한 느낌이 든다.

  드디어 11시 핫도그 가게에 가서 핫도그를 사서 먹고 갑자기 커피번이 먹고 싶어서 뚜레쥬르에 갔다가 사라다빵, 찹쌀도너츠, 초코슈크림빵까지 덤으로 사왔다. 남편이 뚜레쥬르 앞 우체통이 느낌이 있다며 사진을 찍는 바람에 신호를 두번이나 놓쳤다. 그래도 사진은 건진 듯하다. 집으로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찌개용 돼지고기와 과자, 쌍쌍바, 캔맥주를 하나씩 사왔다.

  집으로 돌아와서 남편과 쌍쌍바를 나눠먹는 것을 시작으로 영화 '나를 차버린 스파이'를 보며 빵을 먹기 시작했다. 희안한게 분명 커피번을 먹고 싶어서 빵을 샀는데 커피번만 빼고 다 먹었다. 원래 점심으로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하려고 했는데 빵으로 배를 채워서 저녁에 먹어야겠다.

  영화를 보다가 졸려서 낮잠을 잤다. 남편은 일찍 일어났는데 나는 2시간 40분이나 자버렸다. 일어나보니 5시 가까이 되서 저녁을 준비했다. 오늘 메뉴는 돼지김치찌개에 계란말이이다. 예전에 남편과 산남동 오모가리김치찌개에 몇 번 갔었는데 그 이후로 돼지김치찌개를 먹을 때 계란말이는 같이 먹어야하는 음식처럼 인식이 되는 것 같다. 오늘 계란말이는 제법 성공적으로 완성이 되었고 김치찌개는 실패 없는 메뉴이니 당연히 맛있었다. 남편이 저녁 만들어주느라 고생했다며 설거지를 자청해 편히 쉬었다.

  저녁을 먹고 아까 못봤던 영화를 마저 봤다. 임산부가 보기에 다소 징그러운 부분이 좀 있었다. 그래도 간만에 빔으로 영화를 보니 극장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남편은 영화를 보고 피곤한지 일찍 잠이 들었고 나는 낮잠을 많이 자서 잠이 오지 않아 인터넷강의를 보고 재봉틀을 돌렸다. 딩턴이 가디건의 목 시보리를 수정하고 주머니에는 레이스도 달고 밑단과 옆구리선도 연결해줬다. 소매를 만드는데 밑실을 다 썼는데 다시 감기 귀찮아서 마무리는 안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완성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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