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먹은 갈치조림을 데우고 계란후라이를 해서 아침을 차렸다. 주말에 사온 부사 사과도 후식으로 먹었는데 진짜 달달하니 맛있었다. 빨갛고 달달한 과육으로 잘 골라온 것 같다. 남편이 씻는 동안 설거지를 끝내고 남편이 준비를 하는 동안 화장실 청소도 마쳤다. 화장실이 물때도 많이 끼고 세균 감염 위험도 있을 것 같아 원래 매주 일요일마다 남편이 화장실 청소를 해주기로 했었는데 이번주는 못해줬다. 다음주부터는 꼭 해줘야하는데 지켜봐야겠다.

  남편을 배웅해주고 미리 써둔 블로그에 사진을 업로드하고 어제 읽다만 사축일기를 다 읽었다. 사축일기를 읽고 독서일지를 쓰다가 피곤해서 조금 누웠다. 20분 정도 눈을 붙이고 씻고 외출준비를 했다. 오늘은 고용센터에 가서 4차 실업인정을 받는 날이다.

  집에서 나가는데 베리굿에 사람이 쓰러져있고 바로 엠블런스가 왔다. 순간 나도 어제 기절할 가능성이 크다는 알림을 받고 무서워졌다. 그래도 주위에 사람이 있어서 신고를 해주셨나보다. 버스를 타고 고용센터에 도착했다. 2번 창구로 오라고 해서 바로 진행될 줄 알았는데 창구별로 순번대기표가 있었다. 2번 창구 대기표를 뽑고 15분 정도 기다리니 내 차례가 되었다. 앉자마자 "전 회사에서 무슨일하셨어요? 왜 그만두셨어요?" 하시는데 "그러게요 왜 그만뒀을까요?" 하는 자조적인 대답이 나올뻔했다. 회사를 그만둔 것에 대해 후회한 적도 없고 남편이 돈을 안 벌어다 주는 것도 아니고 나는 그동안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다 배우고 있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도 직장이 없다는 것이 가끔은 나를 초라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제 만삭도 다가오고 더 이상의 취업활동은 어려울 것 같아서 들고간 산모수첩으로 구직활동을 중단하고 실업급여수급을 연기하고 돌아왔다. 이제 출산 전까지 구직활동을 하지 않아도 되니 시원하기도 하고 출산 후 직장을 잡는 일이 가능할까? 두려워지기도 한다.

 1층에 토스트파는 가게가 있지만 식비절감차원에서 먹지 않고 바로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버스에서 내린 후 마트에 들러 바나나와 찌개용 돼지고기, 팽이버섯을 구입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바나나는 매일 먹고 있는데 잘 익은 바나나가 1천원 할인을 해서 소소하게 기분이 좋았다.

  집에 도착해서 장본 것들을 정리하고 티비를 켜니 OCN에서 박물관이 살아있다3가 시작되고 있었다. 예전에 극장에서 보고 싶었는데 못 본 기억이 있어서 재미있게 봤다. 3의 배경은 영국이었는데 영국의 장면을 보니 딩턴이도 신이 나는지 신나게 움직인다. 태명을 영국 곰 이름을 따서 그런건가? 아무튼 딩턴이랑 같이 재밌게 보았다. 영화를 보면서 광고 사이에 토스트와 커피를 준비해 점심을 먹고 빨래를 돌렸다.

  영화가 끝나고 오늘은 오전에 잠을 못자서인지 피곤해서 낮잠은 1시간 30분 정도 자고 빨래를 널고 독서일기를 마무리지었다. 자고 일어났는데 배가 고파서 주말에 사다놓은 증편도 간식으로 먹었다.

  남편이 비도 오고 오늘은 운동을 안가고 소주가 먹고 싶다고 해서 아까 들어오면서 사온 돼지고기로 고추장찌개를 끓였다. 물론 남편에게는 찌개를 끓였다고 말하지 않고 주말에 사둔 생닭을 먹어야해서 치킨을 먹어야한다고 했다. 남편이 치킨에 소주를 먹어야겠다고 했지만 아쉬운 눈치였다. 역시나 다시 전화가 걸어 마트에 들러 안주를 사온다고 했다. 난 식비를 아껴야되니 안된다며 편의점에서 핫바를 하나 사오거나 집에서 파김치나 두부를 부쳐준다고 말했다. 남편이 그럼 두부를 부쳐달라고 했는데 전혀 찌개를 끓였는지 눈치 못챈듯 하다. 남편이 퇴근 후 집에 와서 찌개를 보면 얼마나 좋아할까? 비가 무서울 정도로 너무 많이 온다고 다시 전화가 왔는데 사고 없이 무사히 집으로 들어왔으면 좋겠다.

  찌개를 다 끓이고 생닭을 데쳐서 에어프라이어에 넣었다. 원래 옛날통닭 스타일로 통으로 먹고 싶어 작은 생닭으로 사왔는데도 에어프라이어의 크기가 작아서 다리살과 날개는 분리했다. 몸통 먼저 넣고 15분 돌린 후 뒤집고 다시 15분 돌려놓고 남편이 걱정되서 배웅을 갔는데 엘리베이터 1층 문이 열리니 남편이 서 있었다. 무사히 집에 와서 다행이다. 찌개 안주는 생각 못했는지 손에는 컵라면과 편의점 닭발 안주가 들려있다. 오늘의 파티타임 시작이다.

  밥은 각자 60g씩만 찌개랑 먹고 찌개와 치킨을 안주삼아 먹었다. 찌개는 담백하게 끓여졌고 치킨은 닭다리와 닭날개를 분해했더니 비쥬얼은 별로지만 기름기가 쏙 빠져서 맛있다. 집에서 만드니 소금 양도 조절할 수 있어 짜지 않아 좋은 것 같다. 휴가 때 한강에서 치킨을 시켜먹은게 마지막 배달이었는데 남은 치킨을 에어프라이어로 데우면 처음 산 것처럼 맛있다고해서 한 번 해보고 싶다.

  찌개는 반 정도 남겨서 내일 아침에 밥과 함께 먹기로 하고 치킨을 다 먹어치운 후 남편은 닭발을 먹고 나는 키위와 오렌지를 잘라 먹었다. 배가 미칠듯이 터질 것 같진 않았다. 그릇들은 내가 설거지를 하고 남편이 에어프라이어를 닦고 씻고 방에서 식샤1을 봤는데 즉석떡볶이 먹방이다. 즉석 떡볶이가 너무 먹고 싶어 남편에게 끄라고 했다. 2, 3를 볼 땐 이렇게까지 먹고 싶다는 생각을 안했는데 1은 먹방 보는 족족 먹고 싶어진다. 그래서 식샤3 댓글에 1에서의 초심을 잃었다고 쓰여있었나보다.

  식샤를 끄니 남편은 바로 잠들었고 난 블로그 정리와 인터넷강의를 듣고 추석 때 놀러갈 펜션을 찾았다. 매년 시댁은 추석 때 펜션에 갔는데 올해는 내가 임신도 했고 연휴도 짧아 가지 말자고 하셨지만 서운하실 것 같아서 찾아보았는데 가족 7명이 들어갈 수 있는 펜션을 찾기가 녹록치는 않은 것 같다. 내가 옆에서 계속 부시럭거리니 남편이 깨버려 딩턴이도 자야한다며 자장가를 틀어주었다. 펜션은 그만 찾고 우선 좀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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