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꽥꽥 소리를 지르며 시끌벅적한 소리에 새벽 3시 20분에 깨버렸다. 다시 자려고 계속 누워있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남편이 시댁에 가고 없어서 남편이 깰까 걱정도 없이 내 컨디션에 그냥 일어나기로 했다. 일어나서 어제 보다가 잠들었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이어보았다.

  영화의 내용은 비교적 원작에 충실했다. 한국과 관련된 김일성 에피소드가 빠져있긴 했었지만 내용을 이해하는데 크게 무리는 없었다. 다만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주인공이 100세 노인이라 그런지 삶에 대한 관록이 느껴지는 명대사가 많이 있다.

"아빠는 생각만 많아서 사는 게 힘들었잖니. 괜히 고민만 해봤자 도움 안 돼 미래에 대해 생각해봤자 소용 없다. 일어날 일은 어차피 일어난다."

"소중한 순간이 오면 따지지 말고 누릴 것, 우리에게 내일이 있으리란 보장은 없으니까"

  다양한 경험과 함께 100세 인생을 산 노인의 인생 철학이 느껴지는 것 같다. 인생을 살며 험난한 장애물을 만났을 때 알란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조언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다.

  영화를 보고 어제 자느라 전화를 못받아서 남편이 걱정할까봐 잘있다는 문자를 남겨놓고 다시 잠이 들었다. 피곤했는지 11시 30분까지 잠이 들어서 자연히 아침은 건너뛰고 브런치를 먹게 되었다. 다신샵의 말차큐브빵으로 허니브레드를 하나 만들고 카카오통밀빵에 크림치즈를 발랐다. 또 한스푼샐러드 콥과 카누 디카페인커피까지 추가해 풍성한 식탁을 완성했다. 개인적으로 콥샐러드 엄청나게 맛있었다. 야채섭취를 위해서라도 자주 시켜먹어야겠다. 출산 후 조리원에서 퇴원한 후에도 당분간 밥은 못할테니 건강관리랑 체중감람을 위해서라도 다신샵 도시락과 샐러드를 적극 이용해야겠다.

  밥을 먹으며 살림남을 보다가 설거지를 하고 쉬고 있으니 남편이 출발한다고 전화가 왔는데 집에는 출발시간대비 상당히 늦게 도착했다. 벌초 행렬로 차도 엄청나게 막히고 형님네도 들러 반찬을 주고 오느라 늦었다고 했다. 언제 날잡고 형님네 가서 바우러랑 젖병소독기, 유모차도 챙겨와야할텐데 집이 좁아 걱정이다. 남편은 어머님이 싸주신 김치를 비롯한 반찬과 식재료들을 낑낑거리며 가져왔다. 남편이 무거울까봐 도착할 시간에 맞춰 나갔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딱 마주쳤다. 짐을 들어줄 겨를 없이 얼른 문을 열어주었다. 남편이 씻는 동안 반찬과 식재료들을 정리하고 어머님께 바로 맛있게 먹겠다며 전화를 드렸다. 묵직한 반찬만큼 어머님의 사랑이 느껴졌다.

  남편은 피곤했는지 집에 오자마자 잠이 들었고 나는 옆에서 쉬고 있었다. 남편이 일어난 후 어머님이 함께 보내 주셨던 부침개를 간식으로 먹었더니 배가 불러서 저녁은 샐러드로 간편하게 먹었다. 저녁을 먹고 산책 겸 동네 한바퀴를 돌러 나갔다가 마침 토리모리 세일이기도 하고 화해어플에서 골라 두었던 유해성분 없는 토너와 아이크림, 그리고 메이크업 수업 시간에 쓸 스펀지도 구입했다.

  집에 들어가기 전 이디아커피에서 차를 마시며 한비야 작가의 강연을 신청하고 추석연휴 이후 놀러갈 여행지를 골랐다. 평소에 잘 못가는 강원도를 가려고 계획했는데 너무 멀기도 하고 왠지 끌리지도 않는데다가 임신중이라 회도 먹을 수가 없어서 아마도 통영이나 거제, 하동쪽으로 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 얼른 계획을 세워야할텐데 계속 미뤄지고 있는 것 같다. 나중에 딩턴이가 태어나면 당분간은 못다닐테니 부지런히 움직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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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늦게까지 재봉틀을 돌렸더니 아침에 조금 피곤했다. 남편과 운동을 가기로 했는데 30분만 더 잔다고 찡찡거리다가 8시에 일어났다. 요즘 운동이 너무 부족해서 피곤하긴 하지만 오늘은 꼭 하자는 마음으로 몸을 일으켰다. 남편도 피곤한지 원래 자전거를 좀 타다가 같이 운동을 가기로 했는데 못 일어나서 자전거도 못타러 간 것 같다.

  집 앞에서 가볍게 운동을 하고 싶었는데 남편은 좀 뛰고 싶다며 오송호수공원으로 가자고 했다. 오는 길에 도서관에도 들러 반납하려고 책도 챙겨갔다. 비가 오지 않아서 그런지 호수공원 내 호수는 바짝 말라있었다. 가볍게 준비운동을 마치고 남편은 뛰고 나는 걸었다. 날씨가 제법 선선해서 걸을만 했었는데 땡볕구간에는 쥐약이었다. 또 오랜만에 걷기를 하다보니 심박수는 130까지 올라가고 너무 지쳐서 목표치인 4킬로까지는 무리라는 판단이 들었다. 남편이 한바퀴 반을 돌고 3번째 마주쳤을 때 힘들어서 같이 차까지 걸어가자고 했다. 결국 오늘은 2.3킬로 밖에 걷지 못했다. 엄마가 꾸준히 운동하지 못한 결과인 것 같아 딩턴이에게 미안했다.

  집에 가려다 오송 파리바게트에 들러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샌드위치와 커피번, 아이스 커피를 샀는데 13,000원이 조금 넘었다. 뭔가 계산이 잘못된것 같은 찝찝함이 계속 들었는데 모아뒀던 해피포인트를 올인했더니 6천원 정도만 결제를 했다. 내가 모은 포인트를 쓴 것이긴 하지만 뭔가 이득을 본 기분이다.

  파리바게트에서 아침을 간단히 먹은 후 바로 도서관에 갔다. 어제 다 읽은 패딩턴의 여행을 반납하고 정리정돈과 관련된 책을 왕창 빌려왔다. 책 좀 보고 딩턴이가 태어나기 전 깔끔한 집으로 변신시켜놔야겠다. 내가 빌린 책이 이미 5권이었는데 8월은 여름방학 특집으로 10권까지 책을 빌릴 수 있어서 남편이 보고 싶은 책까지 함께 빌려올 수 있었다. 남편은 거의 책을 빌리고 못 읽는지라 이번에는 책을 다 읽을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도서관에서 바로 집으로 간 후 샤워를 하고 좀 쉬었다. 어머님이 핸드폰을 바꾸러 청주에 오시면서 우리집에 반찬도 가져다주실 겸 오실 예정이기 때문에 집 정리를 해야했지만 땡볕에 운동을 한 탓인지 너무 지쳤다. 12시가 가까워지자 청소는 미루고 일단 바로 점심부터 먹으러 갔다. 남편이 어제부터 베트남 쌀국수가 먹고 싶다고 해서 집 앞에 새로 생긴 사이공스퀘어에 다녀왔는데 예전에도 집 근처에 이 체인이 있었는지만 그 때 당시에는 맛이 없어 굉장히 실망 했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오늘 시킨 닭고기 숯불구이 덮밥은 소스에 비벼먹으니 내 입에 잘 맞았다. 남편은 워낙 쌀국수를 좋아하는지라 한 그릇 뚝딱 비웠다. 서비스음료로 레몬에이드까지 나왔는데 상큼하니 비타민 C 충전이 되어서 기분까지 좋았다.

  만족스러운 점심을 먹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집 정리를 했다. 너저분한 천 조각들과 책들도 싹 정리를 했다. 어머님이 도착했다는 전화를 하셔서 남편이 터미널로 모시러 갔다. 바로 핸드폰을 바꾸러 가실 줄 알았는데 반찬이 상할까 걱정이 되서 우선 집으로 오셨다. 부탁 드린 된장도 가져다주시고 열무김치와 올갱이국, 오이냉국과 주물럭 등 바리바리 싸주셨는데 덕분에 한동안은 반찬 걱정 없이 밥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친정에서 가져온 오미자차와 사과를 준비하는 동안 만들어 둔 손수건과 턱받이를 보시고 어머님이 귀엽다고 하셨다. 그냥 사지 힘들게 왜 만드냐고도 하셨는데 힘들어도 완성품을 봤을 때 뿌듯함이 있어 계속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자꾸만 생긴다.

  어머님과 남편은 핸드폰을 바꾸러 가고 나는 얼마 전 옹아리닷컴에서 구입한 속싸개 DIY를 만들기 시작했다. 장작 4시간의 걸쳐 만들었는데 삐뚤삐뚤하기도 하고 3면만 박아야하는데 4면을 모두 박는 등 실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정성만큼은 딩턴이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속싸개를 만들 동안 남편은 핸드폰을 개통하고 어머님을 오송 형님네에 모셔다드렸다. 어머님은 감기에 걸려 몸이 안 좋으셨는데도 휴가 간 형님이 한국 도착 후 다음날 바로 출근하는게 안쓰러워서 청소도 해주고 반찬도 만들어오셨다. 결혼까지 한 성인인데도 엄마 마음은 그게 아닌가보다. 남편이 올 시간이 한참 지나도 오지 않길래 추가로 운동을 하거나 어머님이 청소하시는 걸 돕나보다 싶었는데 어머님의 새 핸드폰 셋팅을 도와주느라 늦었다고 한다. 아빠나 엄마가 나한테 요청 했으면 그것도 모르냐며 엄청 짜증을 부렸을텐데 남편은 그래도 묵묵히 잘 도와드리고 온 것 같다.

  아버님이 가게를 마치고 오송에 오시면 같이 저녁식사를 하기로 되어있어서 나는 계속 속싸개를 만들었고 남편은 머리를 자르고 왔다. 머리를 자를 시간이 부족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끝이 났다. 오늘 못 잘랐으면 내일 또 미용실에 갔어야했는데 다행이었다. 아버님이 거의 다 오셨다고 전화를 하셔서 우리도 출발을 했다.

  저녁은 시골애에서 먹었는데 내가 주차장에 있는 방지턱에 걸려 넘어질 뻔 한 바람에 온 식구들이 놀랐다. 가뜩이나 배가 나오기 시작해서 균형을 잃기 쉽다고 어플에서 조심하라고 알림이 왔는데 앞으로는 특히나 더 주의해야겠다. 저녁메뉴는 낙지볶음 4인과 밥 4개를 시켰는데 요즘 먹성이 좋아졌긴 하지만 밥양이 많아 조금 남겼다. 시골애는 대전에서도, 집 근처에서도 몇 번 가봤기에 맛은 인정하고 특히나 오송점은 타 지점에 비해 매운맛이 강하지 않아서 더 마음에 들었다. 저녁을 먹고 어머님, 아버님은 내려가시고 우리도 집으로 왔다. 남편은 토요일인데도 많이 쉬지 못해서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은 듯 싶었다. 같이 카누 디카페인으로 아이스커피를 나눠 마시고 오늘 첫방인 보이스2를 봤는데 10분정도보다 꺼버렸다. 너무 잔인하고 징그럽다. 임산부인 내가 보기에는 부적합한 것 같다. 딩턴이도 놀랬는지 움직임도 빠르고 딸국질을 하는 것 같았다. 남편에게 자장가를 틀어달라고 부탁을 하고 음악을 들었다. 쇼팽의 야상곡을 듣자마자 딩턴이의 딸국질이 멈춘다. 임신 초기 때부터 자주 틀어줘서 음악에서 안정을 느끼는 것 같다. 다음부터는 출산전까지 보이스는 필히 삼가해야겠다. 

  남편은 딩턴이의 자장가소리에 바로 잠이 들었고 나는 오늘은 패스하려고 했던 인터넷 강의를 추가로 봤다. 12시가 되기 4분을 남겨 놓고 과제제출까지 완료하였다. 그야말로 Save였다. 나도 이제 자야되는데 낮잠을 안잤는데도 잠이 잘 오지 않아 일기를 쓰고 있다. 오늘은 속싸개를 완성해서 보람찬 하루였고 반찬을 가득 가져다주신 어머님께 감사한 하루였다. 내일은 정리책을 좀 보고 시간이 되면 딩턴이 좁쌀베개를 만들며 시간을 보내야겠다. 오늘 하루도 진짜 수고 했고 내일도 힘내서 보람찬 하루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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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저녁은 어제 사둔 고기로 소불고기를 해서 먹을 예정이기에 아침에는 간단하게 닭가슴살 샐러드로 하루를 시작했다. 닭가슴살은 탄두리치킨 맛으로 했더니 일반 훈제보다는 맛이 좋았다. 그런데 채소믹스는 치커리 비중이 너무 높아 씁쓸했고 먹기가 좀 힘들었다. 명색이 파프리카믹스인데 파프리카는 노란색, 빨간색 각 1조각만 있어 집에 남은 파프리카를 추가로 썰어 넣었다.  토마토도 먹고 사과도 먹었더니 제법 배가 불렀다.

  남편은 출근을 하고 난 설거지와 뒷정리를 하고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저녁에 들으면 귀찮고 하기 싫어지기 때문에 남편이 출근하고 혼자 남게되는 오전에 듣기로 마음을 먹었다. 확실히 오전에 할 일들을 미리 끝내 놓으면 마음이 편하다. 강의를 듣고 졸려서 잠깐 잔다는게 12시까지 자버렸다. 어제 저녁에 나름 일찍자서 많이 안 잘줄 알았는데 4시간이나 잘 줄은 몰랐다.

  일어나서 요거트에 시리얼을 말아먹고 어제 사둔 고기로 소불고기를 만들었다. 한우로 만들었는데 냉동으로는 처음 만드는거라 해동이 잘 안되서 많이 당황스러웠다. 나름 냉장고에 14시간을 넣어놨는데도 안녹았길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낸 방법인 40도 설탕물에 해동을 시켰다. 사과와 양파도 갈고 고기 분량에 맞게 양념 계량량을 늘렸다. 실온에 오래 두면 세균이 증가한다길래 중간중간 설거지도 안하고 재빠르게 만들었다. 고기가 해동되면서 핏물이 흐르는 바닥도 일단 완성부터 하자는 마음으로 미뤄 두었다. 오늘은 아버님, 어머님이 청주에서 모임을 하시고 총각김치와 반찬, 식재료를 가져다주신다길래 매번 받기만 하는게 죄송해서 소불고기를 넉넉하게 만들어서 시댁에도 보낼 예정이다. 그런데 분명 당근을 사고 남았는데 어디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쓰려고 꺼냈다가 버렸으면 다행인데 괜히 엄한 데서 상해서 나올까 덜컥 겁이 났다. 소불고기는 냄새를 맡으니 일단 합격점은 줄 수 있을 것 같다.


  어머님께서 반찬을 주시면 냉장고가 비좁을 것 같아 냉장고에 있는 7개 남은 오렌지를 꺼내 마멀레이드를 만드려고 계획을 했다. 끓는물에 소금을 넣고 농약을 제거하려고 노력했지만 아무래도 찝찝해서 그냥 껍질은 사용하지 않았다. 1개는 너무 상태가 안 좋아서 버리고 6개로 만들었는데 오렌지 수분이 많아서인지 양이 제법 많았다. 일단 식혀서 냉장고에 넣어놨는데 식은 뒤 상황을 봐서 더 졸여야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쨌든 덕분에 냉장고 부피가 줄어서 다행이다.

  남편에게 며칠 전부터 버릴 옷은 정리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아직도 처분하지 않은 남편의 옷들이 박스에 담겨 거실에 그대로 있어 일단 청소와 정리를 좀 하고 저녁밥을 했다. 당연히 반찬은 시식할 소불고기가 메인이다. 생각보다 달지 않고 맛이 좋았다. 1.2킬로의 양은 처음해봐서 양이 증가함에 따라 맛이 이상해질까 걱정했는데 괜찮았다. 아무래도 시부모님께도 드릴꺼라 연신 남편에게 맛 괜찮냐고 수시로 체크를 했다. 남편은 귀찮을 법도 한데 물어볼 때 마다 맛있고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남편이 설거지를 해줘서 난 청소기를 밀고 같이 마트에 갔다. 시부모님 내려가실 때 드시라고 야채음료와 보은에서는 잘 팔지 않는 아보카도도 샀다. 매번 보은에 갈 때마다 어머님은 요구르트 등을 챙겨주시며 먹으면서 가라고 해주셔서 이번엔 나도 준비해봤다. 오늘 하루종일 900걸음 밖에 안움직였는데 마트를 다녀온 덕분에 4천걸음 가까이 되었다. 남편은 집에 짐을 내려주고 바로 운동을 하러 가고 나는 블로그를 정리했다. 나름 바쁜 하루였던 것 같다. 어머님이 9시 좀 넘어서 오실거라고 하셔서 남편은 9시가 조금 되기 이전에 집에 들어왔다. 같이 축구를 좀 보다가 도착하셨다고 하셔서 준비한 것들을 가지고 내려갔다.

  어머님은 참외도 반박스나 챙겨주시고 총각김치 외에도 감자국, 호박무침과 식재료도 가져다주셨다. 이제 회사를 안 다녀서 집에서 만들어도 되는데 매번 번거로우실텐데도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가끔 수육을 먹거나 맛있는걸 먹을 때 어머님이 밥을 잘 해먹는다고 칭찬해주시면서 어머님은 요즘 다 귀찮아서 밥하기도 싫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반찬을 해주셔서 더 죄송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더더욱 내가 직접 만든 반찬을 전해드리고 싶었다. 내가 만든 소불고기가 몇 끼는 어머님께 편안함을 선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머님 아버님을 배웅하고 집에 돌아와 축구를 마저 봤다. 사실 우리는 축구에 별로 관심이 없긴 한데 남편이 어쩐일인지 같이 보자고 한다. 결과는 스웨덴에 1:0  패배, 앞으로 멕시코와 독일이 남은 상대라 16강 진출이 어려울거라는 전망도 나오는 것 같다. 왠지 축구를 보면 치킨에 맥주를 먹어야할 것 같은데 우리집은 수박만 먹었다. 나중에 딩턴이가 태어나고 다음 월드컵 때는 한 번 쯤은 야식 파티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건강도 중요하지만 먹는 즐거움과 추억도 중요하니까 하루 쯤은 괜찮을 것 같다. 어렸을 때 우리집은 연말에 시상식을 보면서 치킨을 먹으며 보신각 종소리까지 듣고 잤던 기억이 있다. 나도 딩턴이가 태어나면 우리집만의 나름 고유한 전통을 갖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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