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50분에 일어나서 화장실에 갔다가 또 잤다. 임신하고 난 후 새벽에 화장실 때문에 안 일어난 적이 손에 꼽는 것 같다. 일어난 김에 남편을 깨웠는데 잠이 안 깨는지 못 일어나길래 나도 더 잤다. 6시쯤되니 남편은 자전거를 타러 대청댐에 가고 나는 남편이 집에오고 씻을 때까지도 더 잠을 잤다. 아마 8시는 넘어서 일어난 것 같은데 같이 운동을 갔으면 좋았을텐데 좀 아쉽다.

  어제 친정에서 가져온 육개장과 어머님이 주신 반찬들로 아침을 차렸다. 아침을 먹고 식샤를합시다를 보다가 11시30분에 남편친구네 부부와 점심약속이 있어서 씻고 나갈 준비를 했다. 남편 친구의 차로 10분 정도 함께 이동해 용자1에서 칼국수와 만두를 먹었다. 다소 이른 11시 30분에 갔는데도 거의 만석이었다. 요즘 유달리 면이 안 땡기긴 하지만 그래도 용자칼국수는 역시 맛있었다. 만두까지 있어 배가 불러 많이 먹지는 못했다. 출산이 2주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남편 친구 와이프에게 선물로 아기 젖병을 주었다. 아마도 출산 전 같이 하는 마지막 식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식사를 마치고 함께 차를 타고 돌아와서 헤어졌다. 집으로 가기 전 너무 더워서 남편과 이디아에 가서 망고눈꽃빙수를 먹었다. 시원하긴 했지만 달지 않았다. 역시 내가 먹은 망고빙수 중 최고는 대만에서 먹은 스무시 빙수인 것 같다. 그래도 낮에 여유있게 카페를 오니 힐링되는 기분이다. 주변에는 카공족과 코피스족도 많이 있었다. 이디야커피는 콘센트도 잘 되어 있어서 나중에 여행계획을 세우거나 컴퓨터 작업이 필요할 때 와도 컴퓨터를 들고 와도 좋을 것 같다. 오랜만에 낮에 카페에 오니 여유롭고 좋다는 내 말에 남편이 나중에 애기 낳으면 애기는 자기가 볼 테니 일주일에 한 두번이라도 혼자 카페에 와서 책도 읽고 블로그도 쓰라고 했다. 남편은 애기를 낳으면 지금보다 할 일이 더 많아질테지만 본인이 더 많이 노력할테니 운동이나 여행, 영화나 카페에 가는 등 혼자만의 시간도 가질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항상 말을 했다. 아기를 낳으면 지금까지 내 위주였던 삶과는 완전히 달라져서 산후우울증이나 심리적인 변화를 겪게 될텐데 아직 딩턴이를 낳지 않아 혼자만의 시간이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남편이 이런 마인드라도 가져주어서 고맙다.

  카페에서 블로그를 쓰고 있는데 남편이 심심해보여 집으로 가자고 했다. 집에서 간식인 꿀꽈배기를 먹으며 아까 보다만 식샤3 9편을 이어서 보고 낮잠을 잤다. 남편은 30분 정도만 잔 것 같은데 난 오늘도 2시간 정도 잠을 잤다. 일어나니 벌써 4시가 넘어 있었다. 남편과 쉬고 있는데 남편이 이렇게 여유있게 쉬니까 너무 좋다고 했다. 예전에 남편은 가만히 있는걸 싫어했었다. 남편과 데이트를 하지 않을 때는 집에만 있고 TV나 영화만보며 낮잠을 자고 뒹굴거리는 나를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아하는 남편을 보니 직장인의 삶의 지쳤거나 나랑 10년을 넘게 있다보니 내 성향에 조금씩 물이 드는건 아닌가 싶다. 남편이 게으른 내 모습을 정말 싫어했었는데 지금 여기서 더 늘어지진 않았으면 좋겠다.

  5시쯤 되어서 밥을 해야하는데 남편도 나도 별로 밥 맛이 없어서 에어프라이어로 계란빵을 만들었다. 계란과 우유를 섞은 계란물에 핫케익가루를 반죽하고 계란과 칼슘치즈를 풀어 180도에서 15분 돌렸다. 겉면이 살짝 탔지만 아메리카노와 함께 먹으니 나름 맛있는 계란빵이었다.

  반죽이 남아 조금 더 만들까했는데 남편은 맛있긴 하지만 점심도 밀가루를 먹어서 그런지 좀 느끼해서 2개는 못 먹겠다고 했다. 좀 더 먹고 싶었던 나는 남은 반죽으로 팬케익 하나를 구웠는데 남편이 이왕 먹을 거 맛있게 먹으라며 팬케익 시럽을 사다주었다. 확실히 시럽을 뿌리니 맛이 업그레이드되었다.

  저녁을 먹고 식사3 10화를 봤는데 온갖 먹거리가 나와서 에어프라이어에 감자튀김을 또 돌렸다. 남편한테 맥주를 마실거냐고 하니 바로 편의점에 다녀왔다. 감자에 올리브유와 버터와 꿀도 첨가했더니 맛있긴하지만 골고루 익지는 않았다. 다음에는 조금 덜 넣고 많이 뒤적거려야할 것 같다. 감자튀김을 다 먹고나니 식샤에서 복어튀김과 복어회, 복지리 등 복어요리가 나왔는데 복어튀김을 보니 방금 감자튀김을 먹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 먹었어도 아마 그 장면을 보고 뭐라도 먹지 않았을까 싶었다.

  식샤를 다보고 남편과 설거지를 하고 정리를 마쳤는데 남편친구가 전화가 와서 남편은 술을 마시러 나갔다. 남편이 나간동안 어제 만들던 앞치마를 완성하기로 했다. 목부분만 달면 완성인데 한 번 박고보니 끈의 위치가 애매하게 잡혀서 다시 뜯고 다시 재봉틀을 했다. 드디어 완성이고 물을 뿌려서 방수기능을 테스트했는데 굿이다. 조만간 이모것도 완성하고 가게에 보내줘야겠다.

  앞치마를 완성하고 끈이 뜯어졌던 남편의 자전거 가방도 고쳐주었다. 별거 아니지만 이렇게 소소하게 남편에게 의뢰를 받고 그걸 해결할 때 재봉틀 배운 보람을 느끼는 것 같다. 내일은 순산체조를 다녀와서 지난번에 계획했던 수납공간을 좀 더 청소하고 딩턴이 좁쌀베개를 만들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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