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아 새벽 3시에 잤다. 잠이 안오는 동안 블로그 일기를 정리했다. 아마 일기 정리 하느라 더 잠이 안왔겠지? 새벽 4시55분에 일어났다. 그 짧은 사이에도 난 또 꿈을 꾸었다. 기억도 안 나는 꿈이다. 생각해보면 남편을 출근 보내고 다시 자는 잠이 진짜 꿈도 없이 푹 자는 잠인 것 같다.

  오늘은 남편이 회식을 할 예정으로 차를 가지고 가지 않을거라 서둘러 일어났다. 6시에는 버스를 타고 오송역까지 가서 6시 20분에 BRT로 환승을 하고 세종시로 간 이후 회사 버스를 타고 출근해야하는 험난한 코스이다. 일어나서 체중계에 올라가 무게부터 체크해본다. 어제 초코빙수를 먹었지만 -0.2kg 감소하였다. 이 정도면 선방한 셈이다. 어제 저녁 급하게 짠 식단인 현미채소비빔밥을 만들기 위해 몸무게 체크 후 바로 콩나물을 삶고 버섯과 양파를 썰고 현미비빔밥을 준비한다. 집에 있는 미역반찬도 함께 넣었다. 어린잎 채소는 왜 매번 빼먹는지 이번 비빔밥에도 빼먹었다.

  내가 밥을 준비할 동안 남편은 먼저 씻고 밥 먹고 바로 나갈 수 있게 준비를 마쳤다. 지난번 혼자 있을 때 먹었던 비빔밥보다 맛도 비쥬얼도 상대적으로 좀 떨어지는 것 같다. 급하게 만드느라 불 조절을 잘 못한게 관건이었던 것 같다. 밥을 다먹고 사과를 먹고난 후 남편은 5시40분인데도 설거지를 한다. 그냥 두라고 해도 한 개라도 하고 가겠다며 고집을 부린다. 나는 버스 놓칠까봐 조마조마한데 남편은 느긋하다. 강제로 남편을 쫓아내고 설거지를 마저했다. 설거지 후 남편이 회사버스까지 무사히 타는 걸 점검한 후 잠이 들었다. 이럴 때 내가 운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회사까지 데려다줄 수 있을텐데 뭔가 미안하다.

  4시간 정도 자고 11시에 일어나서 콩나물밥을 했다. 1인분만 맞춰 하려고 하니 물기가 없어 밥이 좀 딱딱했다. 어제 버섯밥을 먹고 남은 간장과 함께 슥삭 비볐다. 밥이 남아 있었으면 전자렌지로 만들어볼 계획이었는데 밥을 거의 하루 한끼 먹으니 남는 밥이 없다.

  새로 입주할 아파트 분양소에 전화해 중도금 납부 방법을 체크했다. 점심시간인지 전화를 너무 받지 않아서 1시 이후에야 겨우 연락이 되었다. 원래 인터넷 뱅킹으로 납부할 계획이었지만 1일 이체한도가 부족해 어쩔 수 없이 가경동 국민은행으로 갔다. 오늘 초미세먼지가 너무 좋지 않아 웬만하면 나가지 않으려 했는데 별 수 없다. 그래도 대기가 없어서 가자마자 업무를 볼 수 있었다. 대기가 길면 블로그를 정리할 계획이었는데 실현되지 않았다. 지난 번 계약금 낼 때도 그렇고 이번 중도금도 2주 정도 일찍내는거라 총 44,100원이 할인되었다. 치킨 두마리 값은 벌었다. 은행업무를 보는데 통장이 없어 계좌 이체는 안되고 이체 한도만 높혀 인터넷 뱅킹으로 납부했다. CMS 입금은 처음해봤는데 국민은행의 경우 이체창 하단에 선택정보입력을 클릭하면 CMS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가 있었고 우리 아파트의 경우 아파트 동호수를 CMS 코드로 입력 하기만 하면 된다. 남은 중도금들은 이체한도도 높혔으니 앞으로 간단하게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면 될 것 같다.

  은행에 간 김에 롯데마트에 들러 베이킹소다와 닭가슴살을 사왔다. 살림 좀 한다는 사람들은 다 베이킹소다 쯤은 구비하고 있다는데 난 살림 꽝인가 보다. 초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했는데도 목이 아팠다. 그런데 나 말고는 아무도 마스크를 안했다. 날도 더운데 마스크까지하니 너무 답답했다. 그래도 집에 와서 물로 한번 헹구니 목이 그나마 낫다. 마스크 덕분인지 금방 가라앉았다. 원치 않은 은행 행 덕분에 그래도 오늘 1.9킬로 정도 걸을 수 있었다. 날씨만 좋으면 여유좀 부리고 좀 더 돌아다녔을텐데 아쉬웠다.

  집에 와서 만물상 만능세제를 만들어 냉동실과 화장실을 청소했다.
(원래 용기에 꽉 차게 만들었는데 사진 찍는 걸 잊어 사용 중간에 찍었다)

  <만능세제 만드는법>
1. 베이킹소다 1, 주방용 세제 1, 식초 1/2, 물 1을 넣고 섞는다. (소주잔 기준)
2. 순서는 반드시 베이킹 소다, 세제, 식초, 물 순으로 넣는다. (안 그러면 넘친다.)
3. 용기는 좀 큰 것으로 준비한다. (종이컵에 만드니 용량초과로 넘침)

 
  원래 냉동실을 청소하고 냉장고도 하려고 했는데 냉장고 여니 엄두가 안나서 내일하자하고 넘겼다. 남은 세제는 화장실 청소로 소진해버렸다.  냉동실에 날짜 지난 몽쉘, 봄에 얼린 바나나, 딸기, 언제 넣은지 모르는 육계장 약간, 냉동 떡 등이 있어 일단 다 버렸다. 그래도 냉동실이 살짝 걱정된다. 임산부에게 별로 좋지 않다는 곶감도 먹어야되는데 남편은 손도 안대고 있고 인삼도 임산부 불가, 남편은 열이 많아 소진 불가다. 아로니아는 지난번에 잼을 만들었는데도 6통이나 남아있다. 어묵도 처리해야하는데 딱히 활용도가 생각이 안난다. 얼마전 어머님께 받아온 청국장도 먹어야하고, 내일 냉장고 정리하면 또 식재료 소진에 대해 생각해야해서 골치가 좀 아플 것 같다. 김치 냉장고도 정리해야하는데 평소에 대충해서 그렇지 집안일은 하려고 마음 먹으면 끝이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우리 딩턴이 공간을 만들어줘야하니 조금씩 조금씩 무리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대청소 프로젝트를 차근차근 시작해야겠다.

  청소를 하고 난 후 동영상 강의를 보았다. 오늘은 남편이 회식이라 저녁으로 혼자 고구마2개와 삶은 달걀 1개를 먹었다. 닭가슴살 월남쌈을 만드려다가 라이스페이퍼가 3개 밖에 남지 않아서 관뒀더니 오늘 먹은 단백질과 칼슘이 많이 부족하다. 임신 중기에는 단백질과 칼슘을 신경써서 먹어야한다고 했는데 내일은 조금 더 신경써봐야겠다. 저녁을 먹으며 심슨을 2편 정도 봤다. 역시 혼밥할 때는 심슨이 20분 분량이라 딱 좋은 건 같다. 이번 에피소드는 마지, 리사, 바트가 맛집 블로그를 운영하는 에피소드였는데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에디오피아 음식을 먹는 장면이 나왔다. 모험심이 부족하고 현지식에 약한 나는 아마 도전이 불가하지 않을까 싶다. 블로그를 개설하자마자 인기블로거가 된 그들이 부럽다.

  10시쯤 되니 드디어 남편이 버스를 탄다고 전화가 왔다. 술이 취한 것 같은데 세종시에서 BRT타고 오송역에서 하차 후 집까지 502번을 타고 오는 코스이다. 콩나물 김치국을 해장국으로 끓여 놓고 얼마 전 집 앞에 502번 하차 정류장이 생겨서 데리러 나갔다. 저기 멀리서 터덜터덜 인도로 걸어오다가 날 보더니 갑자기 도로 중앙선 가까이로 걷기 시작한다. -_- 반대편차선 운전자가 째려보면서 지나간다. 제발 술 먹고 안 걸어다녔으면 좋겠다. 그래도 몇 번이나 갈아타야하는 거리를 집까지 찾아온 걸보면 인간 승리인 듯 한데 그러다 사고날까 너무 걱정된다. 집에 오자마자 씻고 뻗은 남편 내일 일어나면 잔소리 폭격 좀 퍼부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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