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가기 위해 새벽 2시 30분에 일어났다가 원래는 5시에 일어나서 밥을 하려고 생각했었는데 30분 더 자야겠다는 생각으로 쌀을 씻고 밥을 예약해두었다. 원래 남편이 알람 담당인데 어제는 취해서 안 맞춰놨길래 새벽 5시 30부터 알람을 맞췄다.

  6시 알림이 다시 울릴 때까지 침대에서 꿈지럭거리다가 딩턴이를 불렀는데 확실히 이제 컸다고 소리에 민감해져서 마치 대답하듯이 꿈틀거리고 발로 찬다. 딩턴이와 조금 시간을 보내다가 일어나서 어제 밤에 끓여 놓은 아욱국을 데우고 갓된 밥을 퍼서 아침을 차렸다. 남편이 다행히도 속이 확 풀린다고 했다. 확실히 두 번 끓이니 맛이 더 깊어졌다. 사과를 깎는 동안 남편이 설거지를 다 해줘서 오늘은 설거지가 거의 없었다.

  남편을 배웅해주고 블로그를 정리한 후 50분을 더 자고 순산체조를 가야하는데 어제 필라테스를 처음해서인지 몸이 무척 찌뿌둥하고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오늘 가지 말까? 하는 유혹마저 생길정도였지만 운동을 많이 안하는편이라 이마저도 안하면 안될 것 같아서 마음을 다 잡고 일어나 씻고 버스를 타러갔다. 7분만 더 기다리면 병원 앞까지 가는 버스가 도착하지만 기다리지 않고 일부러 2천보를 걸어가는 버스를 탔다. 요즘 버스정류장에서 병원이나 우리집까지 걷다보니 그래도 4천 ~ 5천보는 강제로 걷게 되는 것 같다. 순산체조를 가는데 후배도 오랜만에 내블로그에 리플을 달며 안부를 전했고 동갑내기 회사친구도 연락이 왔다. 친구랑은 오후에 다시 통화를 하기로 했다.

  순산체조를 하는데 오늘은 신생아를 보러 온 가족들이 출동했는지 운동 내내 복도가 시끄러웠다. 강사님 말소리가 들리지 않아 태담도 따라하기 어려울정도였다. 그래서 문을 닫고 운동을 했는데 혹시나 산소부족으로 산모들이 쓰러지지는 않을지 조금 조마조마 했던 것 같다. 어제 필라테스에 여파였는지 평소에 잘 따라하던 체조가 어렵게 느껴졌다. 그래도 이제 임신후기이니 꾸준히 열심히 운동을 해야겠다.

  병원 앞에서 버스를 타고 잠깐 롯데슈퍼에 들러 바나나와 계란과 간식용으로 국물떡볶이를 샀다. 원래 구입할 리스트가 아니였는데 3천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세일을 하길래 집어왔다. 영양성분을 고려하면 당연히 사면 안되는 품목이지만 당장 안 먹더라도 쟁이고만 있어도 마음이 든든해지는 기분이다.

  집에와서 남은 아욱국에 밥 한그릇 뚝딱 비우고 TV를 봤다. 좀 지나자 회사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30분 정도 통화를 했다. 친구는 나랑 동갑으로 회사일이 힘들 때 많이 이야기를 했었는데 올해 둘째를 출산을 해서 출산휴가중이다. 육아, 교육, 앞으로의 밥벌이에 대한 고민을 나누다보니 시간이 금방갔다. 아마도 친구네 애기가 울지 않았다면 더 오래 통화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친구는 딸만 둘이라 그래도 얌전한 편이어서 좀 육아가 수월하다고 했다. 우리 딩턴이는 어떤 성향을 가지고 태어날지 궁금해진다.

  통화를 마치고 오늘 배송온 다신샵에 고구마를 간식으로 먹으며TV를 더 보다가 1시간 정도 더 잤다. 오늘은 재봉틀도 책도 별로 보고 싶지가 않다. 고구마는 맛있고 저칼로리긴한데 냉동보관인지 몰랐었다. 고구마를 넣으니 냉동실이 거의 다 찬다. 오늘 통밀빵도 배송될건데 큰일이다. 최대한 빨리 먹어치워야겠다.

  잠을 자고 일어나자마자 남편이 퇴근한다고 전화가 왔다. 오늘도 연장근로를 안해서 퇴근이 빠르다. 매일 연장을 안하고 왔으면 좋겠다. 남편은 사무직임에도 야근을 거의 하지 않고 기본으로 하는 연장근로 1시간만 빼면 매일 칼퇴를 하고 있다. 그래서 5시나 6시면 퇴근을 한다. 혼자 있는 점심에는 남편이 힘들게 번 돈을 편하게 쓰기가 싫어서 커피숍에도 안가고 떡볶이 같이 먹고 싶은 소소한 것도 잘 사먹지 않는 편인데 남편이 힘들게 안버니까 참지 말고 사먹으라고 말할 정도로 회사에서 힘든 일을 나한테 티내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텐데도 크게 개이치 않고 업무와 삶과의 경계를 잘 구분짓는다. 그렇다고 일을 못하는 편도 아니다. 동기들 중 혼자 특진을 했고 오늘은 우수사원 후보에 올랐다고 한다. 우수사원이 되면 상금과 함께 포상휴가도 받게 된다. 튀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남편은 특진도 우수사원도 모두 싫고 부담스러워하지만 그래도 자랑스러운 남편이자 우리 딩턴이 아빠이다. 덕분에 나도 회사를 그만두고 딩턴이랑 집안일, 그리고 내 취미활동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어 남편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내가 회사에 다닐 땐 스트레스도 잘 풀고 회사에서 인정도 받고 저녁에는 자기생활에 집중하는 남편이 무척이나 부러웠다. 나중에 우리 딩턴이도 아빠같이 내공이 강한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남편이 출발했다는 전화에 일어나 밥을 하고 카레를 만들었다. 집에 있는 찌개용 돼지고기를 카레에 넣었더니 오늘은 재료들이 큼직하다. 남편의 위 건강에도 좋게 양배추도 썰어 넣었는데 생각보다 괜찮다. 앞으로 카레에 양배추를 넣어도 좋을 것 같다. 카레라이스를 다 먹고도 남편은 점심이 부실해 배가 고프다고 해서 아까 사둔 떡볶이를 비장의 카드로 들었다. 집에 남은 양배추도 다 털어 넣었다. 떡볶이가 생각보다 달고 맵지 않아 기대와는 다른 맛이었지만 식샤1을 보며 싹싹 다 먹었다. 덕분에 화덕피자 먹방에도 끄떡 없었다.

  떡볶이를 먹고 잠깐 산책을 가기로 했는데 비가 한 두방울 떨어진다. 남편과 우산을 들고 핫도그가게까지만 가기로 하고 피날레를 핫도그로 장식해본다. 딩턴아 엄마는 원래 핫도그 안먹어 ㅜ 아빠 입맛과 똑같구나. 원래 입에도 안대는 핫도그를 오늘은 반이나 먹었다. 확실히 딩턴이는 아빠 입맛이다. 집에와서도 달달함이 땡겨 사과쥬스와 식혜까지 마셨다. 오늘 점심간식까진 무난했는데 저녁에 무너졌다. 오늘 도착한 다신샵 택배를 뜯어보며 내일부턴 다신 식단조절을 꼭 하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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