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딩턴이 옷을 만드느라 늦게 자서인지 9시 20분까지 자버렸다. 어제 옷을 만들고 새벽에 방에 들어갔다가 남편이 깨버려 암수살인을 봤는데 잔인할 것 같아서 나는 15분정도만 보고 남편은 끝까지 다 보고 잤다고 했다. 그 바람에 남편도 평소보다는 조금 늦게 일어난 것 같았다. 남편이 뚜레쥬르에 가서 커피번과 샌드위치를 사줘서 늦은 아침을 먹었다.

  점심은 집에서 먹으려고 했는데 남편이 칼국수가 먹고 싶대서 집근처로 급히 검색해봤다. 원래는 집 바로 옆에 바지락칼국수집이 있었지만 문을 닫는 바람에 늘 용자에서 칼국수를 먹곤했는데 오늘은 용자까지 가기 귀찮아서 집근처로 찾아보았다. 백이가칼국수가 제일 리뷰도 많고 깔끔해보였다.

  리뷰대로 음식 깔끔했고 육수에서도 조미료 맛도 잘 느껴지지 않았다. 바지락과 멸치로만 육수를 내듯하다. 특히 만두가 너무 맛있었다. 리뷰를 봐도 떡만두국을 칼국수보다 많이 먹는 것 같은데 다음에는 떡만두국으로 먹어봐야겠다.

  점심을 먹고 집으로 와서 좀 자다가 2시 10분 시댁으로 출발했다. 오늘 시댁은 김장날인데 만삭인 나는 열외지만 수육을 먹으러 다녀왔다. 가는 길에 남편이 잠깐 은행에 가려고 주차를 훡 했는데 남편은 "난 참 주차를 잘하는 것 같아." 하며 으쓱댔지만 이내 딩턴이가 놀라서 딸꾹질을 시작했다. 남편의 주차실력이 머쓱해지는 순간이었다. 시댁에 도착하고도 10분은 내리지 못하고 딩턴이가 안정을 찾을 때까지 기다렸다. 시댁에 올라갔는데 혹시라도 뒷정리가 남아있을까봐 조금 일찍 갔는데도 1시 30분에 김장이 끝났다고 하셨다. 작년에는 우리 부부도 같이 했었는데도 3시가 넘어서 끝이 났었는데 올해는 배추가 더 많았음에도 일찍 끝났다. 어머님, 아버님께서 며칠 전부터 고생스럽게 준비를 많이 하신 것 같다. 내년에는 딩턴이가 있어 김장을 도와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머님께서 티비에서 보셨다며 수육을 쌍화차를 넣고 삶으셨는데 잡내없이 깔끔했다. 다만 어른 6명인데 고기를 5근이나 준비하셔서 배가 터질뻔했다. 늘상 시댁에 오면 배가 빵빵해질때까지 먹는 것 같다. 결국 남은건 집으로 포장해왔다. 어머님이 예뻐서 사셨다며 꽃으로 포장된 빼빼로를 선물로 주셨다. 어머님은 아직도 소녀감성을 많이 간직하고 계신 것 같다. 나도 나중에 예쁘고 아기자기한 물품을 발견하면 어머님께 꼭 선물로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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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이 "오늘 아침은 짜파게티야! 일어나서 먹을 준비해." 라고 하는 소리에 딩턴이가 발로 차고 반응을 한다. 신기해서 다시 짜파게티, 짜파게티하니 그럴 때마다 쿵쿵쿵!! 짬뽕, 탕수육하니 또다시 쿵쿵쿵!! 딩턴이 오늘은 중화요리니? "아빠 오늘 할머니한테 가면 짜장면이랑 탕수육 시켜달라고 해주세요. " 라고 하니 할머니가 먹을 것 많이 해둬서 안돼라고 말하는 남편이다. 어차피 지금 당장 안 먹으면 먹고 싶은 마음은 사라지니 상관없다.

  일어나서 남편이 끓여준 짜파게티를 먹고 어제 엄마가 준 복숭아를 깎아 먹으려고 냉장고를 열었다. 순간 어제 잠깐 남편이 친구와 맥주를 마시고 왔을 때 친구가 배를 줬냐며 물었다. 복숭배라고 별명을 지어줬다. 태어나서 본 복숭아 중 가장 달고 크다. 남편의 손이 일반인보다 큰 편인데도 남편 주먹보다 컸다. 한개만 잘라도 접시가 가득차고 엄마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아 더욱 맛있었다. 



  밥을 먹고 남편이 설거지와 뒷정리를 해주고 나는 씻었는데 헤어드라이기 열기에 숨이 갑자기 차서 누워서 쉬었다. 아침먹고 출발할거라고 말씀드렸는데 시간이 점점 지체되어 불안해졌다. 어머님께서 전화를 하셨는데 남편이 내가 몸이 안좋아서 누워있다고 말씀드리니 점심 먹고 천천히 출발하라고 하셨다. 통화를 마치고 제과점에 들러 남편친구네 추석선물을 고르다가 마땅한게 없어 간식빵만 몇개 샀다. 바로 옆 마트에 들러 멜론 선물세트를 산 후 배달을 마치고 시댁으로 출발했다.

  점심시간에 맞춰 도착했고 어머님이 차려주신 푸짐한 점심을 먹었다. 청국장찌개와 두부찌개, 각종 반찬들로 상다리가 휘어졌다. 점심을 먹고 임산부라 설거지조차 시키시지 않으셨다.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기 전 큰집에 인사드리고 오라고 하셔서 남편과 큰아버지댁으로 갔다. 큰집에 가니 한참 송편을 만들고 계셨다. 우리 시댁은 차례를 안지내서 명절 노동이 없고 매년 추석에는 펜션으로 여행을 가는데 이번에는 내가 만삭이라 여행은 가지 않았다. 큰집은 차례를 지내지 않음에도 송편과 명절음식들을 마련하기 때문에 형님들이 정신없이 바빴다. 명절 증후군 없는 시댁에 시집을 와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집에서 과일과 한과를 내주셔서 간식을 챙겨먹고 남편은 33도짜리 중국술을 큰아버님과 사촌형과 나눠마셨다. 사귈 때부터 남편은 명절날이면 항상내내 연락이 안되다가 취한 후 집에 가는 밤늦게 전화를 했기 때문에 점심부터 술을 먹는 남편의 모습에 살짝 긴장도 되었다. 다행히 이번에는 술한병만 뜯고 우선은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에 큰아주버님이 양갈비를 10kg이나 사오셔서 숯불구이를 할 계획이라 긴장은 늦출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오니 어머님께서 부추를 다듬고 계셔서 부추를 다듬는 것을 내가 하고 남편은 더덕무침을 하기 위해 더덕을 다듬고 절구공이로 찧는 작업을 하였다. 시댁은 음식을 만들 때도 남자들도 함께 참여해서 만들기 때문에 좋은 것 같다. 어머님은 식구들이 먹을 전을 조금 부치셨는데 원래 명절마다 내가 했지만 이번에는 임산부라 시키시지 않으셨다. 임산부 특권을 제대로 누리고 있는 것 같다. 

  가게에서 아버님이 돌아오셔서 남편과 아버님은 6시에 큰집에 가고 어머님과 나는 남아서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따로 하신다는 것을 남은 밥과 반찬으로만 먹자고 말씀드렸다. 점심에 먹은 밥도 남아 있어서 계속 새로 밥을 하면 남은 밥이 부담될 것 같았다. 역시 주부의 마음은 주부가 알아줘야하지 않나 어머님도 반기시는 눈치셨다. 남은 밥이 꽤 있어서 평소보다 많이 먹었다. 어머님과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이따가 치킨을 시켜먹자고 하셨는데 배가 불러서 아버님과 남편이 오면 그때 먹자고 말씀드렸다. 

  8시 30분쯤에 아버님이 돌아오셨는데 취하신 눈치셨고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다. 샤워를 하고 있었는데 어머님께서 계속 남편에게 전화해 빨리 들어오라고 채근하시는 소리가 들린다. 니가 안와서 며느리 잠도 못잔다며 타박하시는데 남편은 취했는지 "지금 들어가요."라고 대답만 하고 오지 않았다. 9시 20분쯤 남편이 출발한다는 전화를 했는데 취했는지 어디냐는 물음에 큰집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에 있는 건물을 얘기하길래 어머님께서 마중을 나가셨다. 그런데 취하신 아버님도 덩달아 나간다고 하셔서 아버님께 핸드폰을 쥐어드리고 "남편이 도착하면 전화드릴께요." 하고 얼른 어머님께 전화해 아버님도 나가셨다고 말씀드렸다. 다행히 5분도 안되서 남편과 아버님은 어머님과 함께 집으로 들어왔고 상황은 그렇게 종료되었다. 남편은 제대로 걷지도 못했고 카페 영수증을 들고 왔길래 카페에 갔냐는 물음에 카페에 간 적이 없다고 말을 했다. 확실히 취한 것 같다. 손발만 겨우 씻은 남편은 잠자리에 들었다. 남편 옆에 누워 작년 추석처럼 토하면 안될텐데 하는 걱정뿐이었다. 어머님은 자다가 남편이 배를 발로 찰까봐 노심초사하셨다. 다행히 남편이 생각보다 얌전하게 잠들어서 나도 10시 30분쯤에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내년 명절에는 딩턴이도 있으니 절대 술을 많이 못먹게 해야겠다. 늘상 큰집에 가면 긴장의 연속인 것 같다. 우리 딩턴이도 아빠 닮아서 술을 너무 좋아할까봐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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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남편도 나도 일찍 일어나지는 못했다. 7시에 일어나긴 했는데 또 잠이 들어 8시 가까이 되서야 일어났다. 남편은 오늘도 칠불사 산책을 가려 했는데 결국 가지 못했다. 남편이 IC 올라가는 길에 다슬기탕과 다슬기수제비를 파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자고 했는데 어제 어머님이 두부를 사 두셨다고 올라오는 길에 들를 수 있냐고 하셔서 오늘 조식은 먹지 않고 펜션과 짐을 정리하고 체크아웃을 했다. 보은은 지나는 길이 아니기에 올라가는 길이 1시간은 추가 될 것 같아 다슬기탕은 아침으로 대체해먹었다. 원래 화계장터에 들러 어머님, 아버님 드릴 선물과 쌍계명차에서 테이크아웃 음료를 사서 식당에 가려고 했는데 남편이 너무 배가 고프다며 우선 식당에 가자고 했다. 덕분에 왕복 20분은 돌아가야한다.

  섬진강 다슬기에 가서 나는 다슬기탕 남편은 다슬기수제비를 먹었다. 청양고추가 들어가 칼칼한게 딱 남편스타일이었다. 다슬기탕은 재첩국처럼 뽀얗고 투명한 국물이 특징인데 늘 된장베이스의 다슬기국을 먹다가 탕을 먹으니 새로웠다. 그렇지만 내 입엔 수제비가 더 맛있어서 남편과 바꿔 먹었다. 수제비는 다슬기탕 육수에 간장이랑 조미료가 더 들어간 느낌인데 탕보다 더 자극적이고 좀 짰지만 원래 수제비를 좋아하는지라 맛있게 먹었다. 20분 돌아가는 것이 아쉽지 않을 정도였다.


  다시 화계장터로 가서 어머님 드릴 컵을 추가로 구매하고 쌍계명차에 가서 남편은 녹차라떼, 나는 카페인 없는 루이보스 레몬에이드를 시키고 화장실에 갔다. 나는 올라가면서 마실 생각으로 남편에게 테이크 아웃잔으로 시켜달라고 요청했는데 컵에 나왔다. 그냥 먹고 가기로 하다 아무래도 아쉬워 테이크아웃 잔으로 옮겨 달라고 요청하니 100원이 추가되었다. 시원 달달한 레몬에이드로 약간 실론티 맛도 났다.

  이제 진짜 하동과는 안녕이다. 올라가는 길에 아침에 먹었던 식당은 주차할 공간이 없을 정도로 만원이다. 우리가 갔을 때도 계속 손님이 들어왔는데 아침으로 먹은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시간 가까이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벌곡휴게소에 들러 간식을 사먹었다. 호두과자, 통감자, 떡볶이에 남편은 후라이드닭꼬치를 추가했는데 다 최소단위로 구입해 나름 칼로리를 줄이고자 노력했다. 호두과자 4개, 통감자 4개, 떡볶이 8개 + 어묵 1개가 들어 있었는데 남편과 반 씩 먹었는데 400칼로리 가까이 된다. 그냥 밥 먹을 걸 그랬나 싶다.

  휴게소에서 나와 1시간 정도 더 가서 보은에 도착했다. 어머님께서 아로니아바나나우유를 챙겨주셔서 시원하게 마셨다. 양파, 손두부 2모, 오이냉국, 감자볶음, 파프리카도 살뜰히 챙겨주셨다. 피곤하다고 빨리 가라는 어머님을 보니 죄송하고 감사했다. 좀 일찍 도착했으면 같이 식사라도 했을텐데 남편이 일어난 시간을 체크하고 쉬면서 가기도 해야하고 점심을 보은에서 먹으려면 마음이 급해서 위험할 것 같다고해서 이번에는 할 수 없이 함께 식사를 하지 못했는데 계속 마음에 걸렸다.

  보은에 들렀다 드디어 집에 왔다. 반찬들을 냉장고에 넣고 씻고 낮잠을 잤다. 나는 2시간 넘게 잤고 남편은 10분 정도 잤는데 일어나서 갔다온 짐가방을 정리하고 빨래도 다 해놓았다. 오늘은 남편의 집안일데이이다. 보은까지 들리느라 4시간 가까운 운전으로 피곤할텐데도 나 힘들다고 오늘은 다 해준다고해서 너무 고마웠다.

  집에와서 몸무게를 쟀더니 임신 전 몸무게로 돌아가있다. 아니 2박 3일 밖에서 먹었다고 2.5킬로가 찌다니 나름 조절도 했는데 그냥 무조절로 먹었으면 얼마나 쪘을까? 조절을 했다고 해도 평소보다 800칼로리씩은 오버되긴 했으니 찌는게 맞겠지만 2.5킬로나 찔 줄은 몰랐다. 남편은 나보다 더 먹고 술까지 마셨는데 3킬로 증가로 나와 거의 차이가 없다. 남편은 기초대사량과 운동량이 많아 크게 걱정이 안되는데 내가 문제이다. 조만간 임당검사도 해야하는데 원래 몸무게를 찾을 때까지 식단 조절을 더 해야겠다. 딩턴이때문에 심하게 음식 섭취를 줄이거나 운동도 강하게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좀 신경써야겠다.

  오늘 저녁은 닭가슴살 먹을까하다가 오늘까지만 먹자하고 통족을 시켰다. 오늘도 역시 800칼로리 초과다. 매운게 땡겨 평소에 잘 못먹는 매운맛을 시켰는데 간만에 먹으니 맛있다. 남편에게 한 달간 외식 없다며 꼭 먹고 싶은걸로 신중하게 시키라고해서 통족을 골랐는데 내 입에도 너무 즐거웠다. 밥을 먹고 남편은 쓰레기를 정리하고 난 설거지를 했다. 매운거 먹었으니 아이스크림이 땡겨 진짜 오랜만에 빵빠레도 먹었다. 이제 당분간 폭식은 생각도 안나겠지? 폭식이 건강에는 나쁘겠지만 마음은 너무 행복했다. 그래도 내일부턴 다시 관리가 필요하기에 남편에게 다신샵에서 통밀빵과 닭가슴살, 단백질바를 구입해달라고 요청했다. 통밀빵은 예약판매라 다른 물품들도 화요일 이후 묶음배송될 예정인데 제품들이 도착하면 다시 한 번 힘을 내서 관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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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술을 마신 남편이 배가 고픈지 5시 30분부터 밥을 했다. 집에 있는 비비고 육개장 한 봉을 뜯어 해장용으로 끓여 먹었다. 비비고 육개장은 처음 보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나도 잘 먹었다. 한 그릇 반을 뚝딱한 남편은 이제 됐다 다시 자면 되겠다 하면서 잔다.

  자고 일어나서 남편과 어제처럼 산책을 했다. 아파트 주변을 한 바퀴 빙돌았다. 2킬로 정도 되는 거리였다. 남편과 어제 딩턴이랑 장미꽃도 보고 말도 걸면서 산책했다고 하니 남편도 곧 "딩턴아 저건 무슨색일까?"하며 말을 걸며 걸었다. 어제 혼자 걸을 때는 1500걸음 정도 밖에 못 걸었는데 남편과 이야기하고 노래를 들으며 걸으니 2배나 더 걸었다. 혼자 걷는 것보단 역시 같이 걷는게 더 좋은 것 같다.

  걷는 도중 감탄 떡볶이에서 떡볶이, 순대, 튀김으로 구성된 1인 세트와 쿨피스도 먹고, 남편은 명량 핫도그에서 핫도그 1개도 먹었다. 이런 주전부리를 할 수 있는 것도 산책의 즐거움인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잠깐 들러 토마토와 김, 아이스크림을 사고 아이스크림은 집 근처 벤치에 앉아 바람을 쐬며 먹었다. 남편은 와일드바디 난 튜브형 메로나, 튜브형 메로나는 처음 먹는데 원래 메로나의 각진 네모형태를 튜브에도 적용한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각이 져있어 먹을 때 살짝 불편하다. 역시 쭈쭈바는 둥글어야 깨물었을 때 잘 부숴지는 느낌이다. 그래도 메로나바는 빨리 녹아서 손이 끈적거리는데 튜브형은 그럴 염려가 없어 편하다. 집 근처 바로 앞에 자산관리공사가 있는데 늘 한옥스런 담장이 예쁘다고 생각되어 한 장 찍어보았다. 회사다닐 때 가끔 저기 입사하면 얼마나 좋을까? 출퇴근 3시간에서 3분으로 줄겠구나 하는 생각을 종종했던 기억이 난다.

  어머님께서 손두부를 사셨다고 하셔서 오늘 저녁에는 보은에 가기로 되어있다. 어머님, 아버님이 더울 때 한 잔씩 드실수 있도록 아침부터 불려놓은 흰 강낭콩물을 갈아 한통 챙겼다. 가는 길에 비가 조금씩 떨어진다. 가기 전에 마트에 들러 토마토 한박스를 사서 아버님 가게에 들른다. 아버님은 잠깐 배달가시고 어머님만 계셨다. 요즘 바쁜 시즌이라 어머님이 많이 가게에 계신 것 같았다. 몸은 괜찮은지, 먹고 싶은건 없는지 여쭤 보시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태교도 너무 잘하는 것 같고 요리도 잘해 먹어서 기특하다고 말씀해주셨다. 칭찬을 받으니 '아 그래도 내가 잘하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든다.

  아버님이 돌아오시고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들렀는데 하필 휴무라 원래 가려던 곳이 아닌 조마루 감자탕에 들러 묵은지 감자탕을 먹었다. 비가 오니 따뜻한 감자탕이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감자탕은 고기도 많고 국물에 김치가 어우러져 느끼한 맛을 좀 잡아주는 것 같았다. 특히나 위에 깻잎이 많이 들어 있어 내입에는 더 맛있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1개당 2500원이었던 값비싼 감자도 듬뿍 있어 배부르게 한 상 먹었다. 만족스런 식사를 하고 가게에 들러 두부를 챙겨 시댁으로 갔다. 아버님께서 직접 수박을 잘라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시댁은 그래도 아버님께서 집안일을 많이 도와주시는 편이라 남편도 집안일은 같이 해야한다고 교육을 받은 것 같다. 나도 딩턴이가 남자아이면 남편처럼 집안일은 같이 해야한다고 가르치는 엄마가 되고 싶다.

  어머님은 올갱이국과 어묵, 참나물, 송이버섯, 떡 등을 싸시느라 바쁘시다. 매번 보은에 갈 때마다 한아름 챙겨주시는 어머님 덕분에 마음까지 풍성해지는 기분이 든다. 짐을 한 가득 싣고 집으로 돌아와 어머님께 전화를 드리고 반찬들을 정리했다. 남편은 피곤하다며 거의 씻고 바로 잠들었고 나는 인터넷강의를 듣고 누워 있다가 잠이 들었다.

  매번 어머님을 뵈면 느끼지만 진짜 자식에게 뭐든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신 것 같다. 나도 딩턴이를 낳으면 나보다 먼저 생각하고 무한한 사랑을 줄 수 있을까? 아직 자식을 낳아 길러본 적이 없어 자신이 없다. 회사 동생의 블로그의 가보면 아기의 사진을 올려둔 폴더명이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야'이다. 처음인 초보엄마지만 좋은 엄마가 되자고 다짐해본다. 더불어 아침부터 자식 잘 되라고 절에 가서 등불을 달고 온 우리 엄마도 많이 생각이 난다. 나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된 우리 엄마, 아빠 따라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정착한 우리 엄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때는 엄마는 다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엄마면 당연히 이 정도는 해줘야된다고 생각했는데 딩턴이도 나를 그렇게 생각하겠지? 딩턴아 엄마도 엄마가 된 건 처음이라 많이 노력해볼께 서툴러도 이해해주고 엄마, 아빠도 힘내서 노력하고 있다는거 나중에 크면 이해해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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