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유건이와 함께 맞이하는 첫 번째 크리스마스 이브지만 유건이를 낳고 파티는 언감생심 꿈도 못꾸고 있었다. 사실 오늘은 오전, 오후 내내 유건이를 홀로 돌보는 첫날이라 더 긴장이 됐다. 남편이 출근을 하고 유건이가 자길래 샤워를 하고 잘 생각이었지만 샤워를 마치자마자 유건이가 깨버려서 자는 건 실패했다.

  오전 내내 책도 읽어주고 노래도 불러주며 유건이를 돌봐주다가 오후 12시 40분부터 5시까지 유건이가 꿀잠이 들었다. 자는 자세도 한 가지 자세로 쭉 잠들었는데 너무 귀엽다. 유건이가 자는 바람에 나도 1시간 동안 낮잠을 잘 수 있었다. 낮잠을 자고 나니 조금 피로감이 가셨다. 혼자 돌보는 첫날이지만 유건이가 순하게 있어준 덕분에 수월했다. 유건이가 자는 동안 복지로 어플 다운 후 아동수당 신청도 완료했다. 조만간 유건이 통장도 만들어줘야겠다.

  오늘은 남편이 이브라 연장 없이 5시에 퇴근을 했고 그래도 크리스마스인데 회나 치킨 중에 뭘 먹을지 고르라고 했다. 너무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고민하다가 회, 치킨, 족발, 모듬전, 감자탕까지 확장이 되기 시작했다. 사실 충대에 있는 둥지족발과 지리산의 모듬전 & 막걸리가 가장 먹고 싶었는데 막히는 시간대라 엄청 오래 걸릴 것 같아 회로 정했다. 남편이 삼학도수산에서 우럭회와 생굴, 그리고 그집 쭈꾸미에 가서 막걸리와 함께 투썸플레이스에서 케익도 사왔다. 올해는 그냥 넘어갈 줄 알았는데 남편 덕분에 파티타임이다.

  임신 후 회를 한 번도 먹지 못해서 회도 거의 1년만에 먹는 것 같고 막걸리 2잔과 서머스비 1병을 마셨다. 회는 거의 내가 먹고 생굴은 남편이 거의 먹었다. 생굴 한박스가 16,000원으로 엄청 저렴한 것 같다. 남편이 조만간 또 사먹을 것 같다. 오후에 꽤 오래 잔 유건이는 엄마, 아빠 파티타임에는 가끔씩 찡얼거려서 대화를 많이 못해 아쉬웠다.

  다 먹은 후 정리를 하고 유건이 목욕시키고 케익을 준비했다. 유건이는 목욕 후 바로 잠들었는데 남편이 촛불도 사왔는데 유건이가 잠들어서 아쉽다고 말하자마자 깨는 유건이다. 촛불 붙이고 사진을 찍자마다 착하게도 다시 잠들었는데 진짜 아빠 말을 듣고 사진을 찍으려고 일어난 것 같았다.

  오늘은 유건이도 많이 얌전해서 혼자 돌보기도 수월했고 간만에 회도 술도 즐기는 하루였다. 진짜 늘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 오늘도 너무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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