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8시가 좀 안되게 일어났다. 간만에 느릿한 아침이다. 일어나서 몸무게를 재니 하루에 0.2kg씩 빠져 순대를 먹고 찐 야식살은 다 복구가 되었다. 진짜 빼긴 힘들지만 찌는건 한 순간인 것 같다. 어제 고기를 먹고 남은 청국장찌개로 아침을 먹었다.

  오늘은 남편의 면허증 갱신날이다. 미리 9시 방문으로 예약을 마쳤다. 집에서 가면 꽤나 걸리는 거리인데 밥 먹고 설거지를 하다보니 8시 30분에 겨우 출발했다. 미세먼지 나쁨, 초미세먼지 매우나쁨으로 마스크 필착하고 집을 나섰다. 늦게 출발해서인지 9시에 겨우 딱 맞춰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번호표를 뽑았는데도 대기줄이 한참이다. 다행히 예약방문을 해둬서 신체검사를 마치고 바로 면허증을 찾아 30분만에 끝이 났다. 면허증을 찾을 때 우리 번호표 기준 대기가 40명이나 남아있었다. 예약방문을 하지 않았으면 진짜 오래 기다릴뻔했다. 잠깐 매점에 들러 포카리스웨트를 사고 차에 갔다.

  생각보다 일찍 끝났기도 하고 오랜만에 나온김에 옥화9경을 구경하려고 차를 끌었다. 네비도 안찍고 정확한 위치도 잘 몰라서 옥화 4경인 옥화대와 1경인 청석굴 근처에서 빙글 돌다가 그냥 미동산수목원에 가기로 했다.

  미동산수목원은 몇 년전에 한번 다녀온적이 있었다. 입장료도 무료이고 오랜만에 가니 느낌이 또 새로웠다. 운동이 부족해 일부러 좀 걸을 목적으로 간 미동산 수목원인데 군데 군데 벤치나 쉴 수 있는 공간이 많아 좋았다. 유모차나 휠체어도 빌려주고 관람코스도 완만한편이기 때문에 나중에 아이를 데려와도 산책 장소로 좋을 것 같다. 미동산수목원은 관람코스도 다양하다. 총 8.6킬로의 미동산 정산 등산로, 완만한 능선을 깎아만든 임도, 생태탐방로 등 수목원 관람코스도 있다. 나는 메타세퀘이아길을 보고 싶었는데 일단 가볍게 산책을 할 예정이었기에 거기까진 못가고 돌아왔다.

 생태체험장, 목재체험장도 있고 전시도 진행한다고하니 나중에는 선글라스며 물이며, 배낭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다시 와야겠다. 또 특정시간에 가면 숲해설가의 해설을 들으며 수목을 관람할 수도 있다. 너무 정보없이 간 것 같아 이번엔 많이 즐기진 못했지만 40분간 나무 냄새를 맡고 새소리와 물소리를  들으며 운동도 할 수 있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우리 딩턴이도 즐거운 시간 보냈길 바란다.

   미동산 수목원에서 나와 오랜만에 선녀와 나무꾼에 갔다. 이곳은 11년 전 남편과 처음 학교가 아닌 차를 타고 교외로 나와 데이트를 했던 곳이다. 11년이나 지난 만큼 처음 밥을 먹은 식당, 카페, 술집 등은 다 사라지고 영화관도 명칭이 바뀌었지만 이곳은 아직 건재하다. 오랜만에 옛날 이야기를 하며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토속적인 분위기의 음식점은 11년의 세월이 지난만큼 찜질방과 펜션까지 생기며 큰 규모를 자랑한다. 공예품 등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고 가축들도 있어 곳곳에 기르고 있었다. 예전에는 타조도 있었는데 지금은 자세히 돌아보지 않아서 어떤지 모르겠다.

  산채비빔밥과 메밀전을 먹었다. 남편은 동동주도 시켰는데 임산부인 나는 먹을 수가 없고 남편도 운전 때문에 진짜 맛 만보고 남겼다. 임신만 아님 나도 마셨을텐데 아쉽다. 메밀전은 약간 느끼해서 나는 거의 먹지 않았다. 된장찌개가 특히 맛있었다. 한참 먹성이 좋았을 때는 세트로 시켜 먹었었는데 요즘은 그런 먹성이 나오질 않는다. 우리도 나이를 먹긴한 것 같다. 밥을 먹고 계산을 하는데 계산이 잘 못 되어 5천원이 덜 계산되었나보다. 급하게 뛰어나오셔서 얼른 현금을 드렸다. 우리도 뭔가 계산이 맞지 않는것 같다고 각 메뉴의 금액을 복기하고 있었는데 동동주 값이 누락되었다고 하셨다.

  밥을 먹고 집으로 와서 씻고 낮잠을 잤다. 나는 땡볕에 걸은게 좀 힘들었는지 거의 3시간 가까이 잠이 들었다. 그동안 남편은 추가로 헬스장까지 가서 운동도 하고 왔다. 내가 일어나니 바로 남편이 사전투표를 하러 가자고 했다. 솔직히 나는 투표를 해본적이 없다. 학교다닐때는 거의 나랑 관계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회사에 다닐때는 정부 정책에 따라 내 세금이며 집값이며 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어 투표에 참여해야하는구나 하는 마음만 있었다. 그런데 딩턴이를 가지게 되니 딩턴이가 사는 세상은 좀 더 나은 세상이 되길 바라기도 하고 공동체에 기여해야된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또 환경오염과 같은 문제들과 물건의 성분들에 대해서도 예전보다는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딩턴이 엄마가 되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더 성숙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다.

  집에 돌아와서 홈메이드 요거트를 뿌린 샐러드와 어제 남은 한우와 야채볶음, 아보카도를 먹었다. 하루 밥은 2끼만 먹고 1끼는 샐러드를 먹어야 권장칼로리를 맞출 수 있는 것 같다. 그동안 얼마나 오버칼로리를 섭취한걸까? 임신을 하고 나서 영양을 고려해서 먹으니 몸도 건강해지는 것 같다. 오늘은 영양소도 골고루 섭취하고 미동산수목원과 투표소까지 걸어가서 총 4킬로를 움직였다. 건강을 챙긴 하루가 된 것 같아 뿌듯하다. 우리 딩턴이도 나중에 좋은 건강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아빠랑 엄마도 꾸준히 지금의 습관을 유지해야겠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49일차] 2018.06.11  (0) 2018.06.12
[48일차] 2018.06.10  (0) 2018.06.11
[46일차] 2018.06.08  (0) 2018.06.08
[45일차] 2018.06.07  (0) 2018.06.07
[44일차] 2018.06.06  (0) 2018.06.0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