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피곤에 쩔은 남편은 일찍 잤음에도 일어나지 못했고 나도 늦게 자느라 일찍 일어나지 못했다. 집에 밥도 없어 아침은 과일과 요거트로 대체했다.

  남편을 배웅해주고 설거지를 하고 오늘은 남편이 반차내고 같이 서울에 갈 계획이라 낮잠은 자지 않고 빨래를 돌리고 인터넷 강의를 미리 봐두었다. 청소기도 돌리고 화장실 청소도 하고 집 비울 준비를 마친 후 씻고 순산체조를 하러 갔다.

  다행히 843번 버스 시간과 맞아 오늘은 병원 앞에서 내리고 순산체조를 시작했다. 오늘은 엄마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본적이 있냐는 주제로 말씀을 해주셨는데 보육자라는 생각 외에는 크게 한 적이 없어 새로웠다. 엄마가 선생님이 되려고 하면 안되고 엄마 역할을 해야하는데 특히 첫 아이를 키우는 경우 엄마들이 자꾸 선생님이 되려고 한다고 말씀하셨다. 엄마의 역할은 무엇이고 어떤 컨셉을 가지고 아이를 키워야할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았다. 오늘 남편과 서울에 가면 깊은 대화를 해봐야겠다. 

  운동을 마치고 원래 남편이 퇴근하면서 데리러 오기로 했는데 좀 늦게 나올 것 같다고 해서 버스를 기다리러 갔다. 병원 앞에서 타는 버스는 24분이나 남아 1킬로 떨어진 곳에 버스를 타러 갔는데 추석 연휴내 살도 많이 찌고 운동을 안해서 인지 오늘따라 힘이 들었다. 힘은 들었지만 버스정류장 가는 길에 떡집 앞에 진열된 시루떡을 보고 얼른 사왔다. 몇 달 전부터 시루떡이 계속 먹고 싶었는데 근처에 떡집도 없고 다른 떡집을 갈 때마다 늘 시루떡이 없었는데 오늘은 럭키이다.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하니 곧 바로 남편이 와서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왔다. 역시 차가 없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니 느리긴 한가보다. 집에 와서 점심을 먹었다. 나는 밥은 거의 먹지 않고 사온 시루떡을 혼자 다 먹었다. 너무나도 잘 먹는 모습에 남편이 또 사주겠다고 했는데 칼로리가 높아 자주 먹으면 안될 것 같다.

  밥을 먹고 짐을 챙겨 서울로 출발했다. 만삭인 나를 고려해 차를 가져갔다. 예약한 카푸치노호텔에는 SUV를 5대 밖에 주차할 수 없다고해서 살짝 걱정되기도 했다. 다행히 차도 안밀리고 컨디션도 좋은 편이라 휴게소에 가지 않고 바로 호텔로 갔더니 3시 30분에 도착했다. 체크인을 하고 저녁까지 시간이 꽤 있어서 뭐해야하나 했는데 침대에 눕자마자 둘다 꿀잠이 들어 5시에 일어났다. 호텔은 모던하고 깔끔했는데 즐길 겨를이 없었다. 타공판으로 인테리어한 부분을 우리집에도 적용해서 헹거를 싹 없애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고 일어났더니 저녁 먹을 시간이라 바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저녁은 아까 점심에 운동을 마치고 버스를 타러 걸을 때 한 한우집에서 곰탕냄새가 진동을 해서 곰탕이 먹고 싶었는데 다행히 근처에 곰탕집이 있었다. 언주옥이라는 식당인데 생긴지 얼마 안되었는지 인테리어도 깔끔해서 마음 놓고 들어갔다. 난 곰탕, 남편은 특곰탕, 만두 반개를 시켰다. 만두 반판읏 한 판의 반 가격보다 1천원이 더 비싸긴했지만 반개 메뉴가 있어 참 센스있다고 생각했다. 아마 한판을 시켰으면 다 못먹었을듯 싶다.

  특 A급 한우만 써서인지 고기도 질기지 않고 담백했다. 집 근처에 이런 곰탕집이 있었으면 좋겠다. 남편도 맛있다며 만족했다. 만두는 고기보다는 두부가 가득 들어가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더 좋았다. 다만 조금 심심한 맛이었다. 다음에 근처에 가게 되면 또 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

  편의점에 들러 미에로화이바와 캔맥주를 하나 사서 호텔로 돌아왔다. 남편과 편의점에서 사온 음료를 나눠 마시고 남편은 오늘 있을 사진 교육을 받기 위해 압구정동으로 가고 나는 호텔에 남았다. 책을 읽기 위해 책도 가져가고 블로그도 쓰려고 했는데 동대문 원단가게들을 찾아보고 인터넷 사이트에서 원단을 구경하느라 블로그는 조금 밖에 정리를 못했고 책은 쳐다보지도 못했다. 원래는 호텔 1층 카페 커피가 맛있다고 해서 카페도 갈까했었는데 다 실패다. 소매로 원단을 사야해서 내일 동대문 가는 것이 살짝 무섭고 걱정도 된다.

  남편이 수업을 듣다가 30분 정도 일찍 나와서 예상보다 빨리 돌아왔다. 후지에서 하는 카메라교육인데 샌드위치도 주고 수첩에 키링까지 선물로 받아왔다. 수강료 1만원인데 가성비가 좋은듯하다. 포토샵이나 다른 강의도 있다는데 기분전환 겸 남편이 꾸준히 수업을 들었으면 좋겠다.

  남편과 호텔 17층에 있는 루프탑바에 갔는데 예약이 꽉 차서 이용이 어렵다고 했다. 루프탑 야경때문에 이 호텔에 예약한 것도 있었는데 아쉬웠다. 그래도 내일 조식은 17층 레스토랑에서 먹을 수 있다하니 야경은 아니더라도 시티뷰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저녁은 먹었지만 남편과 이 밤을 즐기려 인터넷 맛집을 열심히 검색했다. 논현동 먹자골목까지 가기에는 내가 너무 힘들 것 같고 호텔 근처에 있는 쇼긴양갈비에 가서 양갈비와 양꼬치, 김치찌개를 시켰다. 김치찌개는 참치를 넣은 것 같았는데 일반 식당에서 흔히 나오는 조미료 범벅 김치찌개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깔끔해서 맛있게 먹었고 양갈비도 비린맛 없이 맛있었다. 양꼬치는 향신료로 미리 양념을 하고 초벌되어서 개인적으로는 양갈비에 한표를 주고 싶었다. 임산부에 필요한 철분이나 다른 미네랄 성분도 많다고 하니 영양식으로 잘 먹은 것 같다. 양갈비집에서는 굽고 먹느라 정신이 없어 많은 얘기를 나누지 못했다.

  양갈비 집에 들어가기 전 맞은편에 포장마차가 있었는데 남편에게 말을 하니 못봤다고 양갈비 다 먹고 한 번 가보자고 했다. 그 포장마차는 일반 가게 앞에 천막을 펴두고 조리는 가게 안에서 하는 곳이었는데 일반 노점보다는 위생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장마차에 들어가니 운치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마다 사연들고 들어온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다. 남편과 나도 포장마차 구석에 자리를 잡고 얼마전 식샤1에서 본 오돌뼈를 안주로 시켰다.

  음식을 먹으며 남편과 우리 딩턴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실력보다는 인성, 그리고 공부보다는 체험위주로 키우자고 했다. 본인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때까지 서포트는 해주되 하고 싶은 것은 본인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그래서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 그것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수 있는 체력이나 건강, 기초적인 상식과 다양한 체험,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자고 말했다. 어차피 공부는 본인의지가 없으면 안된다. 공부를 잘하고 못하는 것도 딩턴이의 의지와 선택으로 인해 결정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도서관에 다니며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어느 정도 크면 자기가 흥미를 가지는 분야에 대해 스스로 즐기며 알아갔으면 좋겠다. 그렇게 얘기를 하다보니 우주비행사가 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보다가 스스로 우주에 흥미를 느끼고 스스로 우주 관련책을 찾으며 학습의 깊이를 더하고 결국 우주비행사가 되는 것을 이뤄내는 것도 멋진 것 같다. 물론 우주비행사가 되는 것도 다른 직업을 택하는 것도 모두 순전히 딩턴이의 선택에 맡길 예정이다. 딩턴이의 장래를 얘기하다보니 더 빨리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초보 아빠, 엄마지만 널 키우는데 항상 최선을 다할께 사랑해 우리 딩턴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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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11시도 안되서 잠들었는데 침대가 불편해서인지 날씨가 흐려서인지 몸도 찌뿌둥하고 일어날 수가 없었다. 남편은 6시부터 일어나 산책을 가자고 했는데 일어날 수가 없었다. 남편은 원래 북촌한옥마을에 가려고 했었는데 새벽 6시부터 남의 집 앞을 기웃거리는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그냥 청계천방향으로 산책을 했다고 한다. 밖에 비가와서 30분만 산책을 하고 왔는데 같이 가주지 못해 미안했다. 오늘자 네이버뉴스에 북촌한옥마을 관광객 때문에 주민들의 반발이 심하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에 이번여행에서 북촌한옥마을 관람은 포기하기로 남편과 결정했다.

  3층으로 올라가 조식을 먹었다. 냉장고에 계란이 있었는데 가스레인지는 없었다. 계란후라이는 어떻게 먹는거지? 내가 가스렌지를 못 찾는건가? 혹시라도 삶은 계란을 삶아주는 전자기기가 있을까 했는데 그것도 없었다. 계란은 포기하고 식빵에 딸기잼을 발라 먹었다. 잼 바르는 도구가 맘에 든다. 집에 하나 구비하고 싶다. 남편은 식빵 2개와 시리얼을 먹었는데 우유가 없어 두유에 먹으니 맛이 좀 이상하다고 했다. 원래 식빵은 2개만 먹을 생각이었는데 오랜만에 흰빵을 먹어서인지 2개를 더 추가해먹었다. 이게 오늘 정크푸드 먹성폭발의 시작이었다.

  조식을 먹고 남편과 숙소 근처에 있는 운현궁에 가기로 했다. 커플티까지 맞춰 입고 호기롭게 숙소를 나섰는데 비가 엄청나게 쏟아진다. 남편이 산책을 다녀올 때까지만해도 이렇지 않았다는데  우산도 한개만 가지고 나왔는데 설상가상으로 코팅이 조금 벗겨져 1, 2방울씩 안으로 뚝뚝 떨어진다. 지하철을 통해 가자고 했는데 남편이 가깝다고 그냥 지상도보를 강행했다. 어차피 캐노피 공사로 인해 운현궁쪽 4번출구는 이용불가이다. 비가 너무 쏟아져 잠시 처마밑에 대기하다가 무료입장임에도 불구하고 흙탕물로 범벅이 되어있어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했다. 입구에서 비가 좀 잦아들 때까지 기다리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아침부터 폭우를 만난 우리는 아무래도 오늘은 빨리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기차시간을 체크했는데 10시 45분차를 놓치면 1시간은 더 기다려야했다. 지금 나서면 기차를 탈 수 있을 것 같아 바로 체크아웃을 하고 서울역으로 향했다.

  원래 이태원에서 점심을 먹고 내려가려고 하다가 일정 급변경으로 서울역 맛집을 찾았었는데 10시 45분 기차를 타기로 결정함으로써 점심은 우리동네 강서빌리지에서 먹기로 했다. 서울역에 도착하니 시간이 15분 정도 여유가 있었다. 편의점에 들러 토레타를 사고 기차에 승차했다. KTX가 생겨서 참 좋은게 40분이면 그래도 오송역에 도착한다. 블로그를 정리하다보니 금방 도착했다. 오송역에서 내려 오랜만에 부산오뎅에 들러 오뎅도 사먹었다. 겨울이면 자주 먹곤 했는데 여름이라 그런지 손님이 우리밖에 없었다. 여름에 먹어도 맛있는 오뎅이다.

  버스 승강장에 가서 남편에게 조치원가는 502번과 청주가는 502번의 승차위치를 확인시켜줬다. 지난번에 술 취해서 조치원까지 갔었던 전력이 있기에 더 확실히 인지시켜줬다. 502번 버스가 오고 다행히 자리가 있어 앉아갈 수 있었다. 얼마전에 집 앞에 502번 하차 정류장이 생겨서 버스 이용이 좀 더 편해졌다.

  집 앞 주차장에 세워둔 남편차에 짐들을 우선 싣고 점심을 먹으러갔다. 남편이 계속 김치찌개를 먹고 싶어해서 안동국밥에서 김치짜글이를 시켰다. 난 밥한그릇을 뚝딱했고 남편은 밥은 손도 안댔지만 라면사리와 소주도 한 병 다 비웠다.

  밥을 먹고 나니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어서 마트에 갔다가 과자 3봉지를 집어들었다. 집에서 씻고 TV를 보며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생각 없이 집어먹으니 1천 칼로리가 훌쩍 넘는다. 아침에도 식빵 4조각을 먹어서 700칼로리였고 점심도 한 그릇 다 먹었는데 순간 정신차리고 반 봉지 남은 과자는 버려버렸다. 남편에게 이런 정크푸드는 사 먹으면 안된다고 돈도 아깝고 칼로리며 콜레스트롤이며 당류 등 몸에 안 좋은 것들이 너무 많다고 잔소리를 했다.

  반성하며 저녁은 안 먹을까하다가 단백질이 너무 부족해 두부를 삶아 총각김치와 함께 먹으며 남편과 점심에 먹은 정크푸드파티를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른도 과자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데 우리 딩턴이는 처음부터 좋은 식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잘 지도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서울여행은 날씨탓에 조금 아쉬웠지만 연극도 보고 시장도 가고 나름 많이 돌아다닌 것 같아서 재밌었다. 남편은 원래 서울시립미술관에 가볼 생각이었는데 깜박했다고 했다. 비가 오는 날 실내에서 그림을 감상하면 감수성이 폭발했을 것 같은데 살짝 아쉽다. 이번 여행의 아쉬움은 남편 휴가 때 서울여행을 한 번 더 계획하며 달래야할 것 같다. 비 때문에 아쉽지만 비 때문에 추억도 많이 생긴 여행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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