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디어 조리원에서 퇴원하는 날이다. 부지런히 짐을 챙기다가 아침을 먹고 다시 짐을 챙겼다. 조리원 입실할 때 나갈 때는 짐이 더 많아질거라고 했는데 어제 남편이 짐을 뺐는데도 여전히 한 가득이다. 퇴실시간이 9시 30분이라 부지런히 서둘렀다가 반납해야할 카드키를 쇼핑백에 넣고 까먹어서 남편한테 구박을 받았다. 정신없이 나가다가 딩턴이 배꼽도 놓고와서 청소하시던 아주머니가 챙겨주셨다. 어제 배꼽챙겨야지 계속 생각하고 있었는데 출산 후 머리가 나빠진 것 같다.

  딩턴이를 겉싸개에 꽁꽁 싸매고 남편과 딩턴이와 시간을 보냈던 하늘정원에서 퇴소 전 마지막 사진을 찍고 집으로 돌아왔다. 조리원과 집과의 거리도 가깝기도 하지만 기특하게도 딩턴이가 이동중에 얌전히 자서 수월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온 후 세팅해놓은 침대에 딩턴이를 눕혔다. 남편이 모빌을 달아놔서 알록달록인데 형님네서 모빌을 또 선물로 주셨다. 덕분에 퇴사선물로 받은 흑백모빌은 딩턴이 침대에서 쫓겨놨다. 조리원에서 나오면 애기가 적응을 못하고 뒤집어져서 멘붕이라는데 생각보다 잘 적응해주었다.

  처음 시키는 목욕이 걱정되었는데 남편이 생각보다 너무 잘해줘서 딩턴이가 목욕중 쉬를 싼것 빼고는 무탈하게 목욕도 마쳤다. 다만 둘다 초보라 꼼꼼하게 닦이고 로션 바르는 것은 아직 좀 힘들다. 신생아 목욕은 스피드가 생명이라 아직은 스피드에 집중하고 있다. 접히는 부분 위주로 잘 닦여야하는데 그부분까지 신경쓰기에는 부족함이 있는 것 같다.

  엄마가 가게 일을 마치고 반찬을 가지고 집으로 왔다. 오늘 단체손님들이 있어 힘들었을텐데 꼬리곰탕, 매실장아찌, 멸치, 장조림, 시금치, 배추쌈, 두부를 가지고 오셨다. 가게에서 우리집까지 거리도 있는데 딸내미 먹인다고 여기까지 와준 엄마한테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 딩턴이를 낳으니 엄마한테 못되게 군것들만 생각나 너무 미안하다. 앞으로 엄마한테 잘하는 착한 딸이 되어주고 싶은데 여태껏 그렇지 못해서 살갑게 구는게 어렵게만 느껴진다.

  그래도 오늘 딩턴이가 조리원에서 나온 첫날인데도 새벽에 딱 3번만 깨서 분유를 먹고 얌전히 다시 자는 아들을 보니 기특하다. 아빠도 출근해야하니 밤에는 쭉 잘자주는 아들내미가 되어주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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